중고생들,돈벌며 더위식힌다…에버랜드서 아르바이트

  • 입력 1997년 8월 5일 08시 54분


「아르바이트는 꼭 대학생들만 해야 되나요」. 「내가 직접 땀흘려 번 돈은 쓸 때도 함부로 쓰지 않아요」. 여름방학을 맞아 1318들의 건전한 아르바이트가 늘고 있다. 학기중 주유소나 편의점 술집 등에서 부모 몰래 음성적으로 하던 이상한(?) 아르바이트와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고등학교 2학년 전광호군(17·수원 S고).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 수영장 안에 있는 식음료 코너에서 간식을 팔거나 테이블 치우는 일을 한다. 학교친구 5명도 같은 일을 한다. 광호는 지난해에도 학교추천으로 일요일마다 에버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7일 동안 일을 한 뒤 받은 돈은 14만원. 광호는 이 돈으로 평소에 사고 싶었던 록그룹 CD들을 샀다. 올해에는 방학기간 중 20일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원한 수영장에서 피서도 하고 돈도 벌고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쉽지만은 않다. 수영복 입은 피서객 사이로 나홀로(?)쟁반을 들고 뛰어다니다 보면 사우나에 온 것처럼 땀이 주르르 흐른다. 어쩌다가 얼굴을 알고 지내는 여자 애들이라도 마주치면…. 하지만 오후 6시 근무가 끝난 다음에는 광호의 피서시간. 물속에 풍덩 뛰어들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광호는 이번 아르바이트로 벌게 될 50만원 중에서 일부는 친구들과 동해안에 다녀올 경비로 쓸 생각이다. 나머지 돈은 엄마에게 맡겨 둘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캐리비안 베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미영양(17·Y고 3년). 친구들 사이에 아르바이트에 관해서라면 도사급으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주유소에서 일을 했는데 한마디로 더위를 먹었다. 그래서 올해는 시원한 피서지를 선택했다. 이번에 생긴 돈으로는 우선 청바지를 하나 사고 나머지는 친구들과 1박2일로 놀러갈 생각이다.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캐리비안 베이만 빼고 어디든 좋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 유흥비 마련하려고 「이상한」 아르바이트하는 1318들 이야기가 나온다지만 광호나 미영이처럼 건전하고 시원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1318들도 많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리를 구하긴 쉽지 않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하루 1천2백여명. 이중에 1318은 1백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학생들. 어른들은 1318에게 아르바이트시키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 건전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아진다면 친구들이 이상한 곳을 기웃거리지 않을텐데…. 〈전 창기자〉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