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카지노 한국인 『북적』…동아일보 현장잠입 취재

  • 입력 1997년 7월 11일 20시 59분


내국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주한미군부대 영내의 카지노와 슬롯머신장에 한국인들이 빈번하게 출입하면서 하룻밤에 수백∼수천달러를 날린다는 소문이 본보 취재진의 현장 잠입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 2일 밤10시. 주한미군 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의 한 미군기지 정문. 기지내 카지노에 구내전화를 걸어 『카지노에 왔다』고 말하자 잠시후 한국인 카지노직원 한명이 정문으로 나왔다. 직원은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인들의 신분증을 부대 일일출입증과 교환해 나눠준 뒤 일행을 정문 바로 옆에 있는 메인포스트 클럽건물로 안내했다. 이곳은 평소 미군들이 나이트클럽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 1층내 주방. 직원은 『매주 수요일마다 나이트클럽 대신 카지노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2백평 정도의 홀안에는 블랙잭 9개, 바카라 2개, 포커 테이블 4개와 룰렛 1개, 주사위게임 1개 등 카지노 기구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홀안에는 이미 1백50여명이 게임을 하고 있었고 이중 1백여명이 한국인이었으며 한국여성도 10여명 보였다. 특히 25달러에서 50달러까지 걸 수 있는 블랙잭 고액테이블과 25달러에서 1백달러까지 「베팅」할 수 있는 바카라테이블은 모두 한국인이 차지했다. 규정상 칩은 달러로만 교환할 수 있었으나 직원에게 『달러가 없다』고 말하면 곧바로 한국돈을 달러로 바꿔줬다. 자정경 『2천달러를 잃었다』며 포커판을 떠나던 40대 중반의 남자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오후 5시경 개장하자마자 이곳에 들어와 문을 닫는 오전 2시가 돼서야 떠나는데 하룻밤에 2,3천달러를 잃는 경우가 흔하다』고 전했다. 클럽건물 1층의 슬롯머신장에도 30여대의 슬롯머신기 대부분을 한국인이 차지했다. 게임장을 나가던 50대 초반의 한국인 여자는 『오늘 2천달러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틀후인 4일 밤9시반. 경기 동두천시에 있는 주한미군 캠프케이시 기지 정문. 용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문에서 카지노로 전화를 걸었더니 카지노 직원 한명이 정문으로 나왔다.용산과는 달리 자신의 승용차로 1㎞정도 떨어진 카지노장까지 데려다 주었고 신분증을 부대 일일출입증으로 교환할 필요도 없었다. 카지노장앞 주차장에는 한국인들이 타고 온 서울번호판의 승용차 10여대가 서 있었으며 충북번호판을 단 승용차도 눈에 띄었다. 1백50평정도의 홀에는 70여명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곳 역시 내장객의 70%가 넘는 50여명이 한국인들. 특히 한국인 10여명은 이틀전 용산기지내 카지노에서 본 사람들이었다. 〈이현두·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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