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들이 두려워요』…「아버지의 전화」상담 분석

  • 입력 1997년 6월 11일 19시 58분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남편이 늘고 있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이여야 할 아내와의 갈등 때문에.

남자들의 고민상담을 목적으로 지난 1월 개통한 「아버지의 전화」 (02―208―0660)가 4개월간의 상담사례 1천6백25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내와의 성격차이, 아내의 과소비 및 폭언 등 「아내와의 갈등」으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은 사례가 20.45%로 가장 많았다.

아내와 관련한 상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내의 가출」(13.06%) 「아내의 외도」(10.79%)가 3위와 4위를 차지했으며 「아내의 이혼요구」(5.68%)「아내의 도박, 술」(3.97%)도 각각 6위, 8위를 차지해 아내에 관한 상담이 절반을 넘었다.

「아버지의 전화」 대표 鄭松(정송)씨는 『최근 들어 아내의 폭언에 시달린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남편들과 아내가 가출했으니 찾아달라고 하는 남편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남자들 고민의 상당수가 아내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고 말했다.

하루 30여통에 달하는 상담전화를 걸어오는 계층도 다양하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부터 고위 공무원 교사 심지어는 성직자까지. 정씨는 『특히 성직자나 교사는 주로 남의 고민을 들어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고민은 딱히 털어놓을 데가 없다며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아내와의 갈등」 다음으로 가장 많은 상담건수는 자녀의 학습부진 가출 교우관계 등을 주제로 한 「자녀교육문제」(20.45%)였으며 「명예퇴직」(6.25%)으로 인한 고민은 5위를 차지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자살기도」(2.27%·9위) 「자녀에 의한 폭행」(1.33%·12위) 등의 하소연도 있었다.

한편 「아버지의 전화」를 찾는 아내들의 상담전화도 20%가량을 차지했다. 총 3백26건의 상담사례 분석결과는 「남편의 외도」(25.13%) 「남편의 폭행」(11.76%) 「성적 불만」(10.82%) 「시댁과의 갈등」(10.29%) 「남편의 무능」(8.87%)순이었다.

<금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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