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새참도 추억속으로…간편함 선호-일손부족 겹쳐

  • 입력 1997년 6월 2일 08시 56분


힘들게 광주리를 이고온 주인 아낙네와 품앗이 이웃간에 정다운 대화가 오가며 새참을 든 뒤 푸짐한 찌개를 안주삼아 오가는 막걸리잔. 농번기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런 정경이 추억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배달된 자장면이나 도시락으로 새참을 때우는 것이 요즘 농촌들녘의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 숭늉과 보리차 역시 생수와 커피로 대체된지 오래다. 이같은 변화는 생활방식이 간편함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다 농촌아낙네들이 대개 농공단지 등 공장에 다니고 있어 음식준비가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 이 때문에 농번기만 되면 농촌의 중국집이나 인근 읍내 도시락 전문점들은 배달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M도시락 주인 李喜淑(이희숙·41)씨는 『농번기에는 하루 3백∼4백개씩 주문이 들어온다』며 『점심으로는 한식을, 새참으로는 김밥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연기군 동면 응암리 농어민후계자 權泰集(권태집·39)씨는 『최근 기계농법 확산으로 주인들이 음식만 배달시켜주고 아예 나와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여〓지명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