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 30년」박종회씨『격식 파괴』…5일부터 전시회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홍찬식기자] 30년 넘게 문인화에만 고집스레 매달려온 화가 박종회씨가 자신의 작가생활을 정리하고 나름대로 문인화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대규모 개인전을 마련, 미술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공평아트센터(02―733―9512). 문인화란 과거 사대부들이 정신수양이나 예술의 향기에 접하기 위해 즐겨 그렸던 그림으로 난이나 대나무 매화 등 선비들의 지조와 품격을 강조하는 소재들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 시대감각에 맞지 않고 고루한 것으로 인식돼 문인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화가는 찾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같은 상태에서도 이번 행사는 규모면에서 일반 개인전을 압도해 미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동일대에서 가장 전시장이 큰 공평아트센터 전관을 빌렸으며 모두 6백여평의 전시장에 1백호이상 1천4백호까지 대형작품 40여점을 포함, 모두 1백여점의 문인화를 선보이는 것. 작품내용면에서도 문인화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 과거 문인화에서 사용하지 않던 수박 사과 인물 고양이 등 소재를 다양하게 택하면서 색채나 조형적인 측면에서도 화려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문인화에 즐겨 들어가는 시 구절 역시 한자 위주의 과거 격식에서 탈피, 현대시를 한글로 써넣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81년 동아미술제(동아일보 주최) 대상 수상작가인 그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대형화집을 펴냈으며 서울 전시회가 끝나면 광주시립미술관에서도 전시회(20일∼3월2일)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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