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조성하기자」중부 태백산맥에서 가장 높은 고개 대관령(해발 1,077m) 서쪽 바로 밑의 평창고원(해발 750m). 높은 고개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는 구름 탓에 흐린 날이 많다. 그래서 이름까지도 「흘리(屹里)」라고 했던가. 우리나라 최초의 유럽풍 스키산장 「오스트리아」가 50년대말 터를 잡았던 이곳. 그로부터 40년후인 지금은 한국 스키리조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용평리조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한국의 자연과 경관을 살린 한국형 사계절 산악휴양지의 효시, 용평리조트와 그 주변을 소개한다.
태백준령을 넘는 구름도 숨이 차 쉬었다 간다는 대관령. 그 험한 고개 너머에는 검푸른 동해가 넘실댄다. 용평리조트는 그 동해물을 등지고 달리는 분수령 태백의 산자락 서쪽 오름새 턱 밑에 자리 잡았다. 해발 7백50m.국토의 7할이 산인 한국에서도 이 정도 높이의 산이면 낮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구절양장 대관령 오르막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달리던 영동고속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출구로 나가면 고원마을 횡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눈 앞에 펼쳐지는 넉넉한 느낌의 순탄한 구릉이며 그 주위를 둘러싼 평창고원의 부드러운 산세는 도시를 도망치듯 빠져나온 여행자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안겨 준다. 아담한 마을의 중앙로를 지나 한겨울이면 명태덕장이 서는 맑은 개천을 끼고 고원의 구릉지대를 옆으로 돌아들면 표고 3백∼5백m의 높지 않은 산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계곡이 다소곳이 손님을 맞는다. 그 계곡에 바로 용평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언덕을 올라 입구 초소를 지나면 왼편으로는 잔잔한 인공호수와 퍼블릭코스 골프장의 잔디가, 오른편으로는 야트막한 용평콘도가 보인다. 정면의 계곡 중앙으로 드래곤밸리 호텔이 보이고 다시 그 전방 왼쪽으로 아담한 유럽형의 빌라콘도와 키가 껑충 높은 고층의 타워콘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라운딩해 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골프클럽, 「한국스키의 본산」 횡계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는 명문 스키슬로프, 해발 7백50m 고원에서 느낄 수 있는 청정한 자연의 냄새, 그리고 조용하고 편안한 숙박시설은 용평리조트만의 자랑거리다. 98년 월드컵스키대회, 99년 동계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고 난 뒤 변모될 그 모습이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