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한탄의 귀양살이, 찬탄의 귀양살이
조선시대에 아주 유행했던 ‘승경도 놀이’에서는 9품에서 1품까지 관직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주사위를 잘못 던지면 ‘귀양살이’로 떨어지고 만다. 조선의 선비에게 벼슬길과 귀양살이가 동전의 양면과 같았음을 보여준다. 요즘 말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형과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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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아주 유행했던 ‘승경도 놀이’에서는 9품에서 1품까지 관직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주사위를 잘못 던지면 ‘귀양살이’로 떨어지고 만다. 조선의 선비에게 벼슬길과 귀양살이가 동전의 양면과 같았음을 보여준다. 요즘 말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형과
눈을 감는다.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드디어 도톰한 장밋빛 입술과 가까워지는 순간, 가빴던 숨과 세상은 멈춘 듯하다. 이 짧고도 긴 순간 두 남녀가 공유한 건 황홀감뿐이었을까. 두 남녀는 키스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몸의 화학적 반응, 냄새, 촉감을 통
위인이 되기 위한 법칙이 있다면 첫째, 약간의 불행이 뒤따라야 한다. 정신병을 앓았던 니체, 20년간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살을 시도했던 피카소, 평생 인간 혐오자로 살다 결핵으로 요절한 로코코 양식의 대가 장 와토 등 위인들의 삶에는 그림자처럼 불행이 따라다녔다. 둘
모든 스포츠엔 원시 사냥의 흔적이 녹아 있다. 먹잇감을 쫓다 보면(달리기), 개울을 훌쩍 뛰어넘어야 하고(멀리뛰기, 장대높이뛰기), 강을 건너(수영, 카누, 카약), 돌(포환, 해머, 원반)을 던지거나 창 혹은 화살(양궁, 사격)을 날려야 한다. 때론 먹잇감과 드잡이(펜싱, 레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의 묘입니다.”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에서 조선인 강제징용 고발 시민단체 활동에 평생을 매달리고 있는 배동록 씨가 자신의 키보다 두 배 이상 커 보이는 풀을 손으로 젖히며 안내했다. 그런데 묘지나 비석처럼 보이는 것은 눈에 띄
《오늘날 인터넷에서는 소셜네트워크 ‘얼굴책(facebook)’ 열풍이 뜨겁다. 세계인들이 각기 조그만 얼굴 사진을 하나 내걸고 자신의 일상을 소통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훔쳐보는 타인의 일상은 실제생활과는 거리가 먼, ‘얼짱 각도’로 윤색된 현실이다. 소셜네트워크에 내
동양철학박사이자 동아일보 기자인 저자가 국내에 번역된 수많은 ‘한글 논어’ 책을 보고 어색한 대목을 고쳐 다시 번역했다.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나이 마흔을 두고 불혹(不惑)이라 일컫는 부분에 대해 기존 한글 논어에서는 “사십 세가 되어서 사물의 이치에
제목은 ‘문명(The Civilization)’이지만 부제는 ‘서양과 나머지 세계(The West and the Rest)’다. 3월 3일 영국에서 출간되면서 서구 중심적 서술로 뜨거운 관심과 함께 논란도 일으켰던 책이다. 서양이 지난 500년 동안 그 외의 나라들보다 우월할 수 있었…
1680년 5월 20일. 서대문 밖 여염집에서 장독(곤장을 맞아 생긴 상처의 독)에 신음하던 윤휴에게 사약이 내려졌다. 마지막 말을 남기기 위해 먹과 붓을 요청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그는 역모에 가담했을까. 하지만 죄목 어디에도 ‘역(逆)’이란 말은 없었다. 윤휴는 “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는 2000∼2500Cal다. 하지만 목축을 하는 케냐 마사이족의 어느 여성이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단 800Cal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 사는 세 아이의 한 엄마는 간식을 포함해 하루 1만2300Cal의 음식을 먹는다. 권장량의 6배에 이른다. 하루에 먹는 …
‘벌집 군집 붕괴 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벌집에 가득 찬 꿀과 수많은 애벌레, 심지어 여왕벌까지 남겨둔 채 수천 마리의 일벌들이 실종되는 현상.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체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기묘한 현상이다. 2007년 미국에서 처음 목격됐고…
《역사와 소설의 경계에서 방대한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천년 전 일을 어제 기억처럼 풀어내는 작가, 시오노 나나미. 독서가들 사이에서 ‘로마의 여인’으로 불려온 그가 귀환했다. 이번에는 로마 이후 예루살렘 성지를 되찾기 위해 200년간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십자군의
“중국에 가서 물건을 살 때는 부르는 값의 반을 깎아야 한다.”(조선시대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 “(조선인들은) 오래된 술, 소주 등 대체로 술 종류는 모두 좋아함.”(조선통신사를 접대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대마도 사람들의 매뉴얼) “동생 한 명을 팔아 부귀영화를
네덜란드 신문기자인 저자는 유럽대륙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가 평범한 사람들과 특별한 지역들에 남긴 자취를 좇았다. 드레퓌스 사건으로 시작해 코소보 사태로 끝나는 이 유럽사 대장정은 기행문 형식을 띤 부담 없는 역사교과서 같다.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배고프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당연한 음식으로 여겨온 밥. 최초의 야생 쌀에 관한 이야기부터 옛날 감옥에서 콩밥을 준 이유, 비빔밥과 볶음밥에 얽힌 역사 등 밥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옛날 사람들은 밥을 짓는 데 필요한 쌀을 신들의 땅에서 자라는 쌀나무
《TV 홈쇼핑을 보면 속옷을 많이 판다. 보통 여성 속옷의 경우 팬티와 브래지어 5종을 묶고 팬티 다섯 장을 더해 판매하는데, 가격은 10만 원 내외다. 12개월 할부로 구입하면 한 달에 나가는 비용이 1만 원 미만이다. 팬티 한 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0원에서 1500원 남짓
책의 부제는 겸손하게도 난독일기(亂讀日記)다. 잘나가는 건축가이자 대학교수인 저자가 여러 책을 읽고 쓴 서평 모음집이다. 그는 힘을 쫙 뺐다. 격식이나 부담도 없다. 저자가 쓴 서문대로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그러나 짧은
일본은 대표적인 노인 국가다. 꽃집과 병원엔 노인 고객이 가득하다. 부자나라 일본은 노인복지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과연 그것만이 진실일까. “주먹밥이 먹고 싶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굶어 숨진 노인, 한여름 전기료가 없어 열사병으로 사망한 고령자, 쪽방에
대양을 헤엄치다 알을 낳기 위해 고향을 찾던 연어가 지금은 양식의 대상이 돼 평생 그물망 속에서 살아야 한다. 거대하고 장엄한 물고기의 대명사인 참치가 횟감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도 고작 50여 년 전 스포츠낚시를 통해서였다. 인간은 자신의 탐욕적인 식습관을 위해
외출할 때마다 여인들은 화장을 하고 팔과 겨드랑이의 털을 뽑은 후 향수를 뿌렸다. 보석함에는 상아 분 주걱과 금속 족집게, 나무 뼈 조개껍데기로 만든 빗, 그리고 잔털 제거용 면도날 등 치장을 위한 소품들을 보관했다.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 주인공에게 어울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