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찰 27일부터 시작]“대통령宮도 샅샅이 뒤진다”

  • 입력 2002년 11월 26일 18시 54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여부를 사찰하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27일 전쟁과 평화를 가름할 역사적 사찰활동에 돌입한다.

25일 입국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이집트인들로 구성된 사찰단 1진 17명은 98년 이라크에서 철수하기 직전 대량살상무기 제조 의혹지역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 등 감시장비들을 점검하는 것으로 첫 활동을 개시한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라크와 불필요한 갈등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 사찰은 일단 워밍업 수준에서 실시될 것이지만 장비가 보강되고 사찰 인원이 100명에 이르는 연말이 되면 예측불허의 지역을 사찰하는 등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사찰단이 대량살상무기 제조 증거를 찾아내는 ‘정공법’ 등 크게 3가지 사찰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공법 외에 이라크측의 사찰 방해와 속임수 등을 기록하는 한편 특히 12월8일로 예정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실태 보고의 허위 사항들을 적발해내는 전략이 동원될 예정이다.

또한 사찰단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를 가진 과학자를 인터뷰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91년에도 이라크 망명자로부터 이라크의 핵 개발 정보를 알아내 개발계획을 사전 차단한 적이 있어 이 전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찰단의 일원인 멜리사 플레밍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변인은 “엄청난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첨단장비를 이미 공수해왔으며 헬기 8대를 이번 주중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찰단은 12월8일 2진 30여명이 도착하고 성탄절쯤에는 100명 선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98년 사찰 당시 이라크와 갈등을 일으켰던 대통령궁 사찰은 이번에도 긴장 요인이 되고 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본격 사찰에 앞서 2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을 통해 “가장 민감한 문제인 ‘대통령궁 접근’에 대해 이라크 관리들이 ‘정부 부처나 공장에 들어가는 것처럼 출입할 수 있는 건 아니잖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내의 모든 시설 모든 장소에 대해 동등한 조건으로 접근한다는 기본 원칙을 이라크측에 환기시켰다”고 밝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