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長考… 청와대 착잡

  • 입력 2002년 6월 26일 18시 14분


청와대는 착잡한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 내의 거세지는 ‘탈(脫) DJ’ 논의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26일 “민주당에서 나오는 이런저런 얘기를 보도를 통해 봤으나 민주당에서 (직접) 들은 얘기는 없다. 청와대가 민주당에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다”며 반응을 자제했다.

그러면서도 박 수석은 ‘민주당의 공식의견이 전달된다면 청와대가 입장을 표명하느냐’는 질문엔 “청와대는 만약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내치(內治)에서 손을 떼라는 것은 초헌법적 발상이다. 5년을 책임지라고 국민이 뽑아줬는데 대통령에게 직무를 유기하라는 것이다. 남은 기간은 ‘식물 의전 대통령’으로 지내라는 것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도 내부적으로는 월드컵 이후 정국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오는 목소리들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돼야 하는 것 아니냐. 아태평화재단 해산 문제 등은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사안인만큼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편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서울시내 모처에 머물며 거취를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지역구(목포)에서 상경해 국회 의원회관에 잠깐 들렀으나 탈당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당내에서는 “얼마 전까지도 ‘내가 왜 탈당해야 하느냐’며 강경한 반응을 보이던 김 의원이 침묵하는 것은 기존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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