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진필중 구원왕 불안 ?

  • 입력 2002년 6월 26일 17시 15분


다른 건 몰라도 올해 구원왕 레이스 하나 만큼은 두산 진필중(사진)의 독무대인 것처럼 보였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두산의 막강 화력과 두터운 불펜진, 그리고 투수출신 김인식감독의 한수 앞을 내다보는 투수진 운용까지 네박자가 한데 어우러져 나온 예상이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 25일 현재 진필중이 20세이브포인트(SP·3구원승 17세이브)로 2위 그룹인 기아 리오스와 삼성 노장진(이상 15SP)을 5SP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긴 하지만 시즌초 리오스는 슬럼프를 겪었고 노장진은 뒤늦게 마무리에 합류했다.

진필중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이들의 최대 장점은 각각 선두와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의 상승세.

이에 비해 99,2000년 구원왕 진필중은 지난해 LG 신윤호에게 타이틀을 내준 빚을 갚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올시즌 최근들어 가장 나쁜 투구 밸런스를 보이고 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3승4패로 승보다 패가 많고 평균자책은 구원투수치곤 하위권인 3.76까지 올라갔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아직은 제도권 밖에 있지만 LG 이상훈이 레이스 동참을 선언했다는 점. 이상훈은 지난달에야 국내 무대에 복귀했지만 한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평균자책 1.30의 언터처블 위력을 선보이며 4구원승 5세이브를 기록하는 초스피드 구원행진을 벌였다.

LG 김성근감독의 독특한 용병술도 이상훈의 구원 포인트 쌓기에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감독은 쌍방울 시절인 97년 중간계투인 김현욱을 다승왕에, 지난해에는 마무리 신윤호를 다승 구원왕에 동시 등극시켰을 정도로 ‘마운드의 조커’ 활용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이에 따라 올 구원왕 경쟁은 시즌 막판 진필중과 이상훈의 이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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