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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4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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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사회를 상징했던 ‘게임만 잘 해도 먹고산다’는 속설이 깨졌다.
KTF 삼성 등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던 업체들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속속 게임단을 해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8개에 이르던 프로게임단의 수가 올해 들어 4개로 줄었다. 2000년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를 출범시키며 프로게임시대를 열었던 배틀탑은 이미 지난해 8월 게임리그를 접었다. 온·오프라인 게임대회 주최업체인 프로게임코리아오픈(PKO)도 최근 사업을 중단했다.
게임단이 해체되고 프로게임 주최 업체들이 게임리그를 중단하는 이유는 돈이 안되기 때문. 게임의 특성상 체육관이나 강당에 관중이 모여서 관전을 하기 힘들다. 그나마 흥행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게임전문 케이블TV 등과 제휴를 해야 하는데 방송사들이 속속 자체 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게임 주최 업체의 설자리가 없어졌다. PKO의 임영주 사장은 “레저 스포츠용품 유통사업으로 변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게임단을 갖고있는 기업들도 홍보효과 이외에는 남기는 게 없는 실정. 현재 진행 중인 메이저 게임대회는 케이블TV ‘온게임넷’의 ‘스타리그’, ‘겜비시’의 ‘KPGA투어’, 스카이라이프 ‘겜TV’의 ‘스타리그’ 등 3개. 게임단과 국내 프로게이머 300여명이 ‘먹고살기’에 이들 대회가 한 해 내 놓는 상금 2억여원은 턱없이 모자란다. 게다가 임요한 등 스타급 프로게이머 10여명이 이 상금을 거의 싹쓸이, 나머지 게이머들은 수익이 거의 없는 실정.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는 연봉 1000만∼1500만원이 보장되지만 그나마 게임단 수가 줄어 이마저 여의치 않다.
프로게임 종목도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유일해 팬들이 식상해 하기 시작하는 것도 문제. 프로게임 주최측은 프로게임 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꾸준히 다양한 게임을 시도하고 있지만 ‘스타크’처럼 대중성이 큰 작품이 없어 고민 중이다.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데다 선수층이 두터워 선수생활을 오래할 수 없는 것도 문제. CF에 출연하기도 한 ‘스타크의 황제’ 이기석씨도 1년여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겜비시’의 이상호 팀장은 “게임도 하면서 게임분석가 새 게임 테스터 등의 직업을 병행하지 않는 이상 프로게이머로 생계를 꾸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