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구조조정 본격화…'서든데스'시행후 13사 퇴출

  • 입력 2002년 3월 24일 17시 42분


올 들어 부실기업을 증시에서 즉시 퇴출시키는 ‘서든데스(sudden death)’ 제도가 시행되면서 청구 한보철강 등 12월 결산법인 13개사가 무더기로 상장 및 등록폐지 결정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의 구조조정에 이어 증시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부실기업이 신속하게 솎아지면 투자자의 불안감이 사라져 증시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누가 퇴출되나〓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24일 현재 외부감사 결과 부실기업으로 판정돼 퇴출이 결정된 종목은 13개, 퇴출이 거의 확실한 종목도 15개다.

거래소에서는 외부 감사 결과 ‘의견거절’ 또는 ‘부적정’ 판정을 받은 것이 확인된 삼익건설 이지닷컴 등 11개 종목이 상장폐지절차를 밟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휴먼이노텍이 외부감사인에게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고 삼한콘트롤스는 외부감사가 중단돼 등록이 폐지된다.

퇴출 가능성이 높은 종목도 15개에 이른다. 상장기업인 핵심텔레텍 삼미 동성 등 3개 회사는 외부감사인에게서 ‘의견거절’ 또는 ‘부적정’ 판정을 받은 상태로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또 2001년 회계연도 외부감사 결과 2년 연속 자본 전액 잠식인 것으로 나타난 서광 선진금속 대선주조 쌍용 등 12개 회사도 이달 말까지 자본 전액 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퇴출이 확정된 회사의 주식은 상장폐지 예고공시에 이어 15일(거래일 기준) 동안의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 폐지된다.

▽관리 종목도 무더기〓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 의견을 받은 유화 신화실업 GPS 등 3개사는 퇴출은 면했지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인큐브테크 라미화장품 대호 등도 감사보고서상 1년째 자본 전액 잠식으로 나타나 이달 말까지 자본금을 늘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다른 이유로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진로산업 조일제지 세양선박 씨크롭 삼익악기 등도 자본전액잠식 상태다.

▽증시 구조조정 더 필요하다〓상장 또는 등록 종목이 이같이 대규모로 퇴출되는 것은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이종우 미래에셋 투자전략실장은 “과거에는 부실회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퇴출을 미루거나 면하면서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았다”며 “부실기업은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투자를 가로막기 때문에 빨리 퇴출될수록 증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상장 또는 등록기업에 대한 시장조치 현황
구분확정된 회사가능성있는 회사
퇴출삼익건설 이지닷컴 고합 오리온전기 대우전자 대일화학공업 대우통신 KEP전자 한보철강 한별텔레콤 청구 휴먼이노텍(이상 감사의견‘부적정’또는‘의견거절’) 삼한콘트롤스(외부감사를받지못함)동성 삼미 핵심텔레텍(이상 감사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로 조회공시 요구) 서광 선진금속 대선주조 쌍용 맥슨텔레콤 동신 동국무역 휴넥스 삼호물산 우성식품 한신공영 경남모직(이상 2년째 자본전액잠식)
관리종목지정유화 GPS 신화실업(감사의견이 ‘감사범위제한에 의한 한정’)인큐브테크 라미화장품 대호(이상 1년째 자본전액잠식)
자료:증권거래소,코스닥증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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