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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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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년 9월 국회에서 강화도 마니산에 올라 정도(正道) 세정을 다짐하고 4·19세대의 기백과 용기로 언론사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입만 열면 조세정의와 정도세정을 부르짖던 사람이 검찰총장의 동생이 찾아와 사채업자의 세금을 깎아달라고 부탁하자 그 자리에서 세금 감면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안정남식 정도 세정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권력의 주문에 따른 세무조사는 정예 인력을 집중 투입해 이 잡듯이 뒤져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로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검찰총장 동생이 부탁하면 전화 한 통화로 사채업자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조세정의인가.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용호(李容湖)씨가 회장인 지앤지(G&G)그룹 계열사 KEP전자가 안씨와 친한 세무사를 선임해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법이 발효되기 직전에 슬그머니 외국으로 나가 모친 상중에도 들어오지 않는 정황을 보면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이 더욱 짙어진다.
평생 공무원을 한 사람이 서울 강남 금싸라기 땅에 부동산 가족타운을 조성해 놓았다. 그의 첫째 동생은 무안공항의 골재 납품을 독점한 의혹이 제기됐고 둘째 동생은 서초구 일대에 주류를 공급하는 상사의 이사로 들어갔다. 주류도매업은 국세청의 감독을 받는 업종이다. 이렇게 약점투성이라 검찰총장의 동생이 찾아오자 전화 거는 장면을 확인까지 시켜 주는 친절을 베풀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썩어빠진 고위 공직자가 개국 설화가 어린 강화도 마니산과 4·19정신을 희화화했다. 안씨를 붙잡아와 법의 심판을 받게 하지 않고서는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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