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해 첫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참석자의 얘기다. 최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얘기를 받아 적지 말라”고 내각에 지시한 이후 국무회의 분위기를 전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 말씀을 메모하다 보면 고개를 숙이게 돼 자연스럽게 편안한 자세가 되지만, 메모를 하지 않으려다 보니 마땅히 시선을 둘 데가 없어 오히려 자세가 뻣뻣해지고 어색하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TV 화면에는 과거에 비해 자연스러운 모습이 비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대통령이 10여분간 얘기하는 동안 줄곧 메모를 한 사람은 언론 브리핑을 해야 하는 국정홍보처장뿐이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