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갈등' 박수로 덮었지만…쌓인 앙금은 여전

  • 입력 2002년 1월 7일 18시 23분


어색한 악수
어색한 악수
민주당 전당대회 시기 논란은 7일 당무위원회의에서 박수갈채 속에 매듭지어졌지만,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주장했던 일부 대선 예비주자들의 얼굴은 썩 밝지 않았다.

▼당무위원회의▼

그간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했던 위원들이 서로 덕담을 주고받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김기재(金杞載) 상임고문은 “어제 상임고문들이 거의 모든 문제에 합의한 것은 감동적이었다. 정대철(鄭大哲)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고문 등의 결단에 감사한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쇄신연대 측의 정대철 장영달(張永達) 의원과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도 “당의 화합을 위해 만장일치로 처리하자”고 박수를 유도했다.

설훈(薛勳) 의원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7월에 전당원 직선제로 대선후보를 뽑는 것이 옳다”고 소신을 밝히고, 박병석(朴炳錫)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한 명은 여성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일사천리 물결에 묻혔다.

당무위원들은 회의 시작 1시간 만인 9시30분 당 쇄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이어 4월20일 전당대회 개최안 역시 박수갈채로 인준하고 만세삼창을 불렀다.

▼여전한 앙금▼

이인제(李仁濟) 진영 대 반(反)이인제 진영 간의 대립 양상으로 전개된 전대 시기 논쟁에서 이인제 고문은 한화갑 고문 및 쇄신연대 측과 시종 부닥쳤다. 양측은 서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비워라”고 공격하곤 했다.

양측 주장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자 이 고문은 “이런 식이라면 중대결단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쇄신연대 측은 “(이 고문이) 자기 이익만 생각한다”며 성토했고, 정대철 고문은 이 고문 면전에서 “무슨 중대결단을 한다는 것이냐”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한화갑 고문은 막후협상 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광옥(韓光玉) 대표의 지도력 부재를 문제삼는 등 한 대표와도 줄곧 냉랭했다. 안동선(安東善) 김옥두(金玉斗) 의원 등 동교동 구파도 ‘지방선거 전 전대론’과 ‘호남후보 불가론’을 강조, 한 고문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김근태 고문도 맺힌 게 많은 듯 “이번 논의과정에서 (이인제 고문이) 권력정치를 하듯 몰아붙인 측면이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몇몇 주자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후보 인책론까지 거론하면서 이 고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러한 당내 세력 간 앙금은 각종 연대의 변수로 작용, 경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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