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프는 과학”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7시 19분


골프만큼 첨단과학이 총동원된 스포츠종목이 있을까. 특히 정규대회에서는 국제기준을 뛰어넘는 성능을 지닌 클럽과 공의 사용은 금지될 정도로 장비의 발달은 눈부시다.

연습장에서 꾸준히 샷을 연마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측면에서 골프에 대한 ‘눈’을 뜨는 것도 기량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스윙〓골퍼가 지닌 힘을 클럽을 통해 공에 전달하는 것이 골프스윙이다. 그런데 움직이는 물체(클럽)의 힘(운동량)은 물체의 질량(클럽헤드의 질량)X속도(헤드스피드).이론적으로는 가능한한 무거운 클럽으로 빨리 휘두를수록 공은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늘릴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 헤드를 무겁게 한 탓에 헤드스피드가 감소하면 의미가 없다. 때문에 세계정상급 프로들은 자신의 근력과 기량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수 있는 클럽을 맞춤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개인차는 있지만 공이 클럽페이스에 머무는 시간은 불과 2000분의 1초. 골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찰나’에 공의 방향과 거리가 결정되는 예민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클럽〓이론적으로 보면 샤프트길이 43인치 보다 46인치 짜리 일명 ‘롱드라이버’가 공을 더 멀리 날려버릴수 있다. 같은 힘으로 휘두른다면 롱드라이버의 헤드스피드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롱드라이버의 ‘맹점’은 그것을 부담없이 휘두를수 있는 근력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쥐약’이라는 것.

헤드무게가 똑같더라도 샤프트가 길면 실제 스윙과정에서 헤드는 더 무겁게 느껴지고 임팩트의 정확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미스샷 가능성이 크다.

무거운 클럽헤드를 가지고 무리한 힘을 쓰느니 아마추어들은 헤드가 가벼운 클럽으로 스윙속도를 높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로봇스윙머신으로 실험해 보니 헤드스피드를 4.5%만 증가시키면 헤드무게를 2배로 만든 것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공〓골프공의 핵심은 공기의 저항을 줄여주는 딤플(dimple). 만약 골프공 표면에 옴폭 들어간 딤플이 없다면 제아무리 드라이버를 힘차게 휘둘러도 45g에 불과한 골프공은 엄청난 공기저항과 중력 때문에 200야드를 날아가기도 버거울 것이다.

공의 딱딱한 정도인 경도는 80∼100으로 표시된다. 경도가 가장 높은 것은 100이며 공의 표면에 숫자로 표시한 것도 있고 포장에 인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단단한 공이 더 멀리 날아가지만 프로골퍼들은 무조건 경도 100의 공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비거리보다 공의 컨트롤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임팩트시 충격으로 페이스면이 흔들리기 쉬운 단단한 공을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닐 것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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