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르윈스키는 유대인 스파이?

  • 입력 2001년 8월 16일 18시 36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의 스캔들을 학문적 연구대상으로 삼은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시카고대 영문과의 로렌 벌랜트 교수와 뉴욕대 미국학과의 리사 더건 교수가 편집한 ‘우리의 모니카, 우리 자신:클린턴 사건과 전국적 흥미’라는 제목의 책이 그것. 클린턴 전 대통령과 르윈스키씨의 관계에서 이른바 ‘몸의 정치학’을 읽어낸 여러 학자들의 글을 모은 이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했다.

▽르윈스키씨가 유대인이라는 점에 대해(마조리 가버·하버드대 영문과 교수)〓르윈스키는 자신이 유대인임을 언제나 당당하게 밝혔다. 르윈스키씨는 과연 연약한 기독교인 남자를 잘못된 길로 이끈 유대인 스파이였을까. 네이션 오브 이슬람의 지도자인 루이스 파라칸은 르윈스키씨가 중동 평화협상을 붕괴시키려는 시온주의자들의 음모의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국방장관도 같은 얘기를 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의 한 인기 있는 잡지는 르윈스키씨가 아직 어린아이이던 냉전시대에 소련 비밀경찰( KGB)이 미국 대통령을 함정에 몰아넣고 미국 정부를 뒤흔들 공작원으로 그녀를 미국에 파견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인 하류층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미키 맥엘리야·뉴욕대 박사학위 과정)〓토니 모리슨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가난한 노동계층 가정에서 태어나 편모 슬하에서 자랐고, 색소폰을 부는 등 흑인다운 특징들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보여주었던,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들은 백인 하류층의 특징이다.

▽열린 공간에서 관계를 가진 르윈스키씨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앤 크베트코비치·텍사스 대 영문과 교수)〓르윈스키씨와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과 서재 사이의 복도에서 옷도 벗지 못하고 선 채로 관계를 가졌다. 르윈스키씨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내 손을 깨문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공간적인 의미에서 그 복도는 동성애자 남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성행위를 할 때 이용하는 화장실이나 공원 등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 복도는 또한 흑인 노예인 해리엇 제이콥스가 북부로 도망칠 기회를 엿보며 7년간 숨어지냈던 지붕 밑의 공간과 비교될 수 있다. 지붕 밑 공간이 노예제도의 억압을 상징한다면 백악관의 복도는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구속을 상징한다.

(http://www.nytimes.com/2001/08/05/weekinreview/05WOR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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