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5월의 사나이' 이승엽 12호포

  • 입력 2001년 5월 15일 23시 07분


삼성 ‘국민타자’ 이승엽은 5월이면 펄펄 날았다.

본격적으로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97년 이후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터뜨린 160개의 홈런 가운데 5월에만 38개(23.8%)를 집중시켰다. 최다 기록인 54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등극한 99년에는 27.8%인 15개를 작렬하기도 했다.

1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5월의 사나이’ 이승엽은 3회초 무사 상황에서 롯데 투수 박지철의 슬라이더 초구를 힘껏 받아쳤다. 경쾌하게 ‘딱’ 소리를 내며 배트를 떠난 볼은 맞는 순간 이미 홈런임을 예고했으며 그대로 오른쪽 경기장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비거리 135m. 기세를 올린 이승엽은 8-4이던 8회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경기 2홈런은 자신의 올 시즌 처음.

9일 광주 해태전 이후 6일만에 시즌 11호와 12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장종훈(한화), 호세(롯데)의 2위 그룹을 3개차로 따돌리며 단독 1위를 굳게 지켰다. 5월 들어서만 13경기에서 6개째.

잠실에선 두산이 타선의 응집력에 힘입어 ‘한 지붕 라이벌’ LG에 역전승했다. 두산은 1회초 LG에 4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4회말 13타자가 나와 7점을 얻으며 단번에 분위기를 뒤집었다. 두산 2번 타자 장원진은 3-4로 뒤진 상황에서 통렬한 2타점 왼쪽 안타를 때려 승리를 이끌었다.

청주에선 외국인 투수 테일러의 호투가 돋보인 현대가 공동 3위였던 한화를 6-1로 꺾고 단독 3위에 올랐다. 선발 테일러는 7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6승째를 올려 다승 단독 1위로 뛰쳐나갔다. 한화 선발 송진우는 정삼흠(LG코치)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타자 상대(8023타자)와 최다 이닝 투구(1899이닝) 기록을 깨뜨렸으나 패전의 멍에와 함께 빛이 바랬다.

안재만의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개의 포물선을 그린 SK는 광주 원정 경기에서 해태를 7-2로 물리쳤다. 4월29일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안재만은 2회와 3회 잇따라 홈런을 날려 새 둥지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장환수·김종석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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