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씨 군 비호세력 밝혀질까

  • 입력 2001년 4월 30일 19시 01분


박노항(朴魯恒)원사의 군내 배후 비호세력의 존재가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원사가 “그만 통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병역문제의 ‘해결사’로 행세할 수 있었고, 2년11개월 동안이나 장기간 도피할 수 있었던 데는 주변에서 그를 도와준 군내인사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주목받는 이들은 헌병대와 합동조사단 상사 및 동료들. 박원사가 도피한 뒤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수사당국에 포착된 Y준위와 박원사의 전임자였던 예비역 B준위 등은 박원사와 선후배 사이로 하사관 시절부터 한 ‘라인’으로 불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합조단장을 지낸 예비역 C소장도 ‘박원사 말이라면 만사 오케이’였을 정도로 박원사를 총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도 눈총을 받고 있다. 모 언론사가 기무사 장성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보도하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던 기무사지만 또다시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군 관계자는 “올초 조성태(趙成台) 당시 국방장관이 ‘다시 박노항 검거에 나서라’고 지시했으나 기무사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발을 뺐고 대신 군 검찰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도 박원사 비리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군 수사관계자는 “박원사 추적과정에서 박원사의 도움으로 아들 병역민원을 해결한 한 야당의원이 다른 의원에게 박원사를 직접 소개시켜줬다는 꽤 신빙성있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이 과연 이 같은 배후 의혹에 대해 박원사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원사의 동료였던 합조단 관계자는 “박원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코 자기 식구들을 다치게 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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