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또 충격요법…양준혁 홍현우 등 2군행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29분


위에서부터 양준혁 홍현우 발데스
위에서부터 양준혁 홍현우 발데스
“더 이상 선수들의 이름에 연연하지 않겠다.”

16일 김성근 2군감독을 수석코치로 올렸던 LG가 25일 간판타자인 양준혁 홍현우와 내야수 안재만, 외국인투수 발데스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또 한번의 극약처방을 내렸다.

전날 현대와의 잠실경기에서 대패한 뒤 밤늦도록 코칭스태프 회의를 연 LG는 이들 4명을 1군 현역 선수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대신 내야수 허문회 권용관 윤현식과 투수 박재형을 1군에 등록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준혁 등은 앞으로 최소 10일 동안은 1군 복귀가 불가능하다.

시즌 중 이례적으로 1, 2군 코칭스태프를 물갈이했던 LG가 이번에 주축선수마저 대규모로 교체한 것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육책. 시즌 초 10경기에서 6연패를 포함해 1승9패의 부진에 빠졌고 김성근 수석코치가 1군에 올라온 뒤 4연승으로 재기 가능성을 보였으나 24일까지 또다시 3연패에 빠져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자 2차 충격요법을 단행한 것.

특히 이번 결정은 그동안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김성근 수석코치에게 내주다시피 한 이광은 감독의 아이디어였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 내의 미묘한 기류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93년 입단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8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양준혁과 올초 자유계약선수가 돼 사상 최고액인 4년간 18억원에 해태에서 이적한 홍현우는 난데없는 2군행 통보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

양준혁은 “24일 밤늦게 소식을 듣고 한순간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원래 늦게 시동이 걸리는 스타일인데…”라고 말꼬리를 흐렸지만 “2군에 가서 열심히 경기에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양준혁은 올시즌 17경기에 모두 나갔지만 타율 0.246에 1홈런 10타점으로 이름값을 못했고 마라톤 선수들이 자주 걸리는 ‘족저건막염’을 앓고 있는 홍현우는 타율 0.186에 1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또 용병투수 발데스는 4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이 7.20으로 외국인 선수치곤 이례적으로 2군 강등의 수모를 당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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