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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26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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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단은 JP가 20일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과 함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축하 만찬에서 부시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만나 “한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려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는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의 브리핑에서 비롯됐다. JP를 수행한 정의원은 주미 한국대사관 직원을 통해 이런 얘기를 워싱턴의 한국특파원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한최고위원이 23일 워싱턴특파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당시 만찬장에 100여명이 넘는 사람이 있어서 JP는 부시 전대통령과 따로 환담을 나눌 수 없었고 내가 대신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밝히면서 얘기가 엇나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전해들은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26일 아직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최고위원과 급히 전화통화를 한 뒤 “한최고위원도 ‘JP가 부시 전대통령에게 정상회담에 대한 얘기를 했다’고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당시 만찬장에 동행했던 한 인사는 26일 “JP와 한최고위원이 일반 리셉션룸이 아닌 VIP접견실에서 부시 전대통령 부부와 제임스 베이커 전국무장관, 카드 비서실장 등과 만났으며 미측 인사들이 JP와의 인연을 얘기하며 반기자 JP도 흡족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한최고위원이 이 자리에서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카드 비서실장에게 한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필요성을 거론하자 카드 실장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는 것.변대변인은 이에 덧붙여 “한최고위원이 베이커 전국무장관과 얘기하기에 앞서 JP가 부시 전대통령과 인사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빨리 열 필요가 있다는 말을 꺼냈고, 부시 전대통령은 아들인 현 대통령에게 전하겠다고 화답한 것을 확인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JP, 한최고위원과 동행했던 한 인사도 “한최고위원이 실질적인 얘기를 했고 JP는 전직총리로서 예우를 받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를 재론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데 전달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면담 후 누구 명의로 이를 언론에 알리느냐를 놓고 논의하다가 의전상 JP 이름으로 하자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기치 않은 ‘뻥튀기’ 논란이 불거지자 자민련 관계자들은 “한최고위원이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려다 오버한 것 같다”며 섭섭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양당 공조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역설했고 JP를 누구보다 깍듯이 모시는 한최고위원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에 대해 한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정진석의원의 브리핑 내용을 알지 못한 한최고위원이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 상황을 전한 것을 거두절미하고 ‘JP가 역할한 게 없다’는 식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난감해 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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