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眞夏기자」 15일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440 한양주택단지. 구파발역에서 일산방
향으로 통일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오른쪽에 나타나는 이 동네에는 담이 없다.
단층 단독주택 1백94가구가 담 대신 잘자란 쥐똥나무 향나무 상나무 등으로 경계
를 삼고 있다. 단정하게 손질된 나지막한 생울타리는 총길이만도 8.3㎞.
넓지 않은 마당이지만 집집마다 감 대추 살구나무 따위를 알뜰히 심어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울타리 바깥으로 잘 익은 얼굴을 내밀고 있다. 행정구역은 분명 서울이
지만 공기좋고 조용한 시골에 와있는 것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주민 梁慶燮씨(58)는 『두길 높이로 담을 쌓고 철조망까지 친 집에서 살다가 이곳
으로 이사왔을 때 처음엔 허전한 생각도 들었지만 살다보니 담을 칠 필요를 전혀 느
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벨트인 이곳은 지난 79년 단독주택지로 조성되면서 담없는 마을 시범동네가
됐다. 주민들은 자연스레 꽃과 나무를 심고 생울타리를 치게 됐다. 집집마다 한 그
루이상의 나무를 심도록 자체규약을 만들어 새로 이사오는 가정에 권하고 있다. 梁
씨는 『부촌이 아니니 도둑걱정도 없고 눈에 보이는 담이 없는 것처럼 이웃간에도
마음의 벽이 없다』며 『생울타리는 우리 동네의 전통이고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 동네는 서울시가 올해 처음 시행한 마을단위 우수녹화사례 공모에서 15일 최우
수마을로 선정됐다.
우수마을은 △용두동 65(골목길 녹화)△구기동 중앙하이츠빌라(조경관리) △상계7
동 751 아파트단지(생울타리조성) △연남동3 75 단독주택(공터 꽃밭조성) △봉천1동
산116 단독주택(마을뒷산 녹화) △잠실5동 주공아파트516동(벽면녹화) △천호2동 3
37(공터 꽃밭조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