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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크게 하락하며 1973년 리처드 닉슨 2기 행정부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국과 협상이 진행되며 증시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관세정책의 향방에 따라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4월 29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75%), S&P500지수(+0.58%), 나스닥종합지수(+0.55%)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한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과 관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다우지수와 S&P500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1월 20일 출범한 뒤 지난달 29일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 100일간의 증시 성적을 따져 보면 참담하다. 다우지수(―6.8%), S&P500(―7.3%), 나스닥(―11.0%) 모두 크게 하락하며 닉슨 2기 행정부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초반 100일 동안 다우지수 10.1%, S&P500 9.7%, 나스닥 19%가 하락했던 바 있다. 당시는 미국 경제가 오일 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던 때였다. 임기를 시작하고 첫 100일은 보통 향후 4년 동안 펼칠 정책의 방향을 밝히고, 시장도 적응해 가는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허니문’ 기간 증시는 상승세를 탄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규제 완화, 감세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해 증시에도 긍정적이었다.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와 완전히 달라진 증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은 관세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우방국을 대상으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공격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지난달 3일과 4일 이틀 동안 증시가 폭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세 혼란과 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강행, 연방 직원의 대량 해고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고 S&P500은 1929년 이래 7번째로 빠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달러 가치도 닉슨 행정부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달러인덱스는 약 9% 하락해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의미한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정책을 뒤집으며 못 미더운 모습을 보여준 탓에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린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향후 선진국처럼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에 접근할 수 있다며 양적완화(QE) 등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도입에 대해서도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0.2%)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본격 진입한 가운데 기존의 통화정책이 앞으로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30일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개최한 ‘우리나라 통화정책 수단의 운용 과제 및 시사점’ 정책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우리 경제는 저출산·고령화 심화,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도 선진국처럼 정책금리가 제로 하한 수준에 근접하게 되면 양적완화와 같은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지,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양적완화를 활용하기 어렵다면 보완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적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대규모로 매입해 시장에 돈을 푸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다. 보통 기준금리가 제로(0)에 가까워져 더 이상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하기 힘든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사용해왔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상황에서도 양적완화 없이 기준금리 조정을 활용해 대응해 왔다. 이 총재는 “한은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몇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며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면서도 “이제는 일시적 보완을 넘어 우리 경제를 둘러싼 통화정책 여건의 중장기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은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데 집중해 온 공개시장운영 정책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서학개미 등 거주자들의 해외 증권 투자가 늘며 수급 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정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은이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을 일정기간 사들여 시중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요국 대차대조표 정책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최동범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요국의 사례를 보면 정책금리가 제로금리에 도달하면서 양적완화 시행 등이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며 “자산매입 정책의 최적 형태나 효과는 각국의 경제구조나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대표 기술 기업들 ‘터리픽10(T10)’의 주식 규모가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가 올 들어 주춤한 사이 T10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과 ‘딥시크 충격’의 여파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처도 변화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학개미’들이 보유한 T10의 주식 규모(넷이즈 제외)는 25일 13억1626만 달러(1조8921억 원·종가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1일(6억7544만 달러)과 비교하면 94.9% 증가한 규모다.T10은 홍콩 등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 기업 10곳을 일컫는 신조어로, 이들 기업은 올해 9.5% 상승한 항셍지수의 상승을 주도 중이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가 된 BYD의 주가는 올해 들어 43.0% 상승했는데, 투자자들이 보유한 BYD의 주식 규모는 2억2748만 달러에서 두 배 이상인 5억1398만 달러로 늘었다. e커머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바바(39.8%), 스마트폰·가전·전기차를 생산하는 샤오미(37.7%) 등도 올 들어 주가가 급격하게 뛰었고 중학개미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아온 M7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22년 말 챗GPT가 촉발시킨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2023년과 지난해 급격하게 성장한 M7은 올 들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2%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선방한 수준으로 대부분 올해 10%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말보다 29.2% 하락했다. 이로 인해 서학개미들이 올해 들어서도 미국 빅테크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 금액은 17%가량 감소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불러일으킨 충격이 컸다. 올 1월 딥시크는 오픈 AI의 챗GPT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사용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였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중국 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재평가하게 됐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을 비롯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BYD 왕촨푸(王傳福) 회장, 샤오미 레이쥔(雷軍) 회장,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梁文鋒)과 좌담회를 가진 것도 중국 정부 차원의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로 해석됐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음 달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를 상장할 예정인데, 미래에셋운용이 중국 ETF를 내는 것은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한화자산운용(PLUS 차이나AI테크TOP10)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도 T10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매그니피센트7(M7)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구글, 테슬라 등 미국 기술 기업 7개를 묶어 부르는 용어.터리픽10(T10)BYD,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SMIC, 지리차, 바이두, 징둥, 넷이즈 등 중국 기술 기업 10개를 묶어 부르는 용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돌파 시점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이나 늦춰졌다.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내년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대만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됐다.28일 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 추정치는 3만4642달러로 지난해(3만6129달러)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3만7675달러였던 추정치가 6개월 새 8% 꺾이며, 2022년(3만4822달러)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달성하는 시점도 2029년까지 밀렸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3∼4% 수준의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 2029년 4만341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 당시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7년 4만1031달러, 2029년 4만4347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9%가량 하향 조정됐다.당장 내년에는 대만에 뒤처질 수도 있다. IMF는 내년 대만의 1인당 GDP가 3만6319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한국의 1인당 GDP 전망치(3만5880달러)보다 높은 수치로, 한국이 대만에 1인당 GDP가 밀리게 되면 이는 2002년 이후 24년 만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201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를 연 한국 경제의 4만 달러 돌파 시점이 시야에서 더 멀어진 데는 미국발 관세전쟁의 영향이 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제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여기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부진과 고환율도 겹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선진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일본(0.6%)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25일(현지 시간)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1인당 GDP, 대만>한국>일본 전망성장 전망이 꺾이면서 한국의 1인당 GDP 전망도 내려앉았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7년 4만1031달러로 처음 4만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6개월 만에 수정해 2029년(4만341달러)에야 4만 달러 턱걸이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내년이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 중인 대만에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인당 GDP를 역전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대만 모두 수출 의존도와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이 관세의 영향 아래 놓인 한국의 타격이 더 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IMF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부터 한국이 대만에 줄곧 뒤처지다가 2030년에야 한국의 1인당 GDP(4만1892달러)가 대만의 1인당 GDP(4만1244달러)를 재역전한다. 다만 IMF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일본의 1인당 GDP는 2030년까지 한국의 1인당 GDP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1995년 처음 1인당 GDP 4만 달러를 넘긴 뒤 등락을 반복하며 2012년 4만9175달러까지 올랐으나 2022년 3만4080달러까지 하락했고, 이후 한국보다 낮은 1인당 GDP를 보이고 있다.● 2만 달러 → 3만 달러 9년 걸렸는데… 높은 ‘4만 장벽’IMF의 1인당 GDP 통계가 달러로 환산되는 만큼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후 이어진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높아진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있다. IMF의 올해 이후 1인당 GDP 통계는 1450원대 중후반 수준의 원-달러 환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2022년(1292.2원), 2023년(1305.9원), 지난해(1364.38원) 등의 평균 환율 수준으로 원화 가치가 회복될 경우 현 예상보다 1인당 GDP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과거 같은 고속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1인당 GDP가 처음 1만 달러를 넘긴 것은 1994년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잠깐 8000달러 선으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바로 1만 달러를 재돌파했다. 성장을 거듭한 한국의 1인당 GDP는 2005년 2만 달러를 넘겼다. 1만 달러 달성 후 11년 만이다. 한국보다 먼저 1인당 GDP 1만 달러를 넘긴 대만은 19년 만에야 2만 달러를 경신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였다. 이어서 한국은 불과 9년 만인 2014년 선진국 기준으로 여겨지는 1인당 GDP 3만 달러의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저성장이 고착화되며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까지 15년 이상 걸리게 됐다. 미국(7년), 캐나다·영국(2년), 프랑스(3년) 등 주요 선진국이 성장에 탄력이 붙어 4만 달러를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침체, 글로벌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과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성장 속도를 재현하는 건 쉽지 않다”며 “차기 정부에선 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시급히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돌파 시점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여파를 크게 입은 한국의 1인당 GDP가 내년 대만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46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3만4822달러)보다도 낮다. 지난해 10월 IMF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7675달러로 전망했는데 6개월 만에 8%나 낮아졌다.중장기 전망 시나리오도 하향 조정했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내년 3만5880달러,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 완만하게 성장해 2029년(4만341달러)에야 4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027년 4만1031달러로 처음 4만 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에서 2년이나 후퇴한 셈이다. 또 지난해 전망에서는 2029년 4만4347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망치가 약 10%가량 줄었다.또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1인당 GDP 역전 가능성이 커졌다. IMF가 전망한 대만의 1인당 GDP도 지난해 10월보다 낮아졌지만 한국보다는 조정 폭이 작았다. 다만 2022년 1인당 GDP를 한국에 따라잡힌 일본의 상황은 203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전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무역전쟁의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은 2.0%에서 1.0%로 하향조정됐는데,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줄라이(July·7월)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통상 의제를 7월 초까지 일괄 타결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속도전을 시사해 온도 차를 보였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2+2’ 재무·통상장관 통상 협의는 약 85분간의 대화 후에 끝났다. 정부는 미국 측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우리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줄라이 패키지에는 관세 및 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 정책 등 4개 분야 이슈가 담겨 있으며 양국은 내주부터 실무 협의를 시작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은 협의의 틀을 마련한 것이다. 전체 패키지가 합의돼야 한다”며 6월 3일 대선 후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협의 직후 “이르면 내주 양해에 관한 합의와 기술적 조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시각차를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통상 정책을 (한국 측에) 강조했고, 균형 잡힌 무역을 향해 신속하고 의미 있는 진전”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이나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어 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빠른 협상을 바랄 것”이라며 “반면 한국은 현 정부와 차기 정부 간 협상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의는 미국과의 공동 보도문이 발표되지 않아 미국이 요구한 ‘청구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방위비 재협상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앞서 미일 통상 협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직접 방위비 압박에 나섰지만, 최 부총리는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요구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반도체, 조선, 건설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개선됐지만 아직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9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개선됐다. 2월 이후 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하긴 했으나 지난해 11월(91.8)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을 웃돌면 장기(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보다 낙관적, 그보다 낮으면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제조업 CBSI는 신규 수주, 제품 재고 등의 상황이 개선돼 전월 대비 1.2포인트 오른 93.1로 집계됐다. 관세 전 물량 확보를 위한 수출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었고, 조선·기타 운수의 신규 수주가 늘었다. 비제조업 CBSI는 84.5로 제조업보다는 비관 전망이 우세하나 전월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의 매출과 업황이 개선됐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미국 품목 관세가 발표된 자동차 업종은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수출기업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대표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슈드(SCHD)’를 모델로 한 이른바 ‘한국판 슈드’의 열기가 점차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월평균 순매수 규모가 전년 대비 10분의 1로 쪼그라들고, 2월에는 처음으로 순유출이 나타났다. 해외 주식 ETF 절세 혜택이 사라지고 증시 및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자산 유형이 ‘배당’인 ETF 34개 중 ‘다우존스 미국배당 100’을 기초지수로 삼는 ETF는 10개다. 종목 수로는 30% 미만인 이들 ETF의 순자산총액은 총 5조479억 원으로, 배당 ETF 34개 전체 순자산총액 6조6230억 원의 76.2%를 차지한다. 다우존스 미국배당 100지수는 고배당 기업 중 재무 비율,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을 고려해 선정한 코카콜라, 셰브론, 버라이즌 등 100개의 우량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인 슈드가 이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상품이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2023년 3억9214만 달러, 지난해 8억5445만 달러 규모의 슈드를 순매수했는데, 2년 연속 전체 해외 종목 순매수 순위 3위였다.슈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한국판 슈드’도 큰 인기를 누렸다.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상장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 순매수는 2023년 월평균 1082억 원에서 지난해 월평균 2728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올 1월에는 6154억 원 규모 순매수하며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인기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2월에는 1753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2021년 한국형 슈드가 첫선을 보인 이래 월간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에도 246억 원 순매수에 그치며 지난해 월평균 순매수 규모의 9%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부터 해외 주식 ETF 분배금에 주어지던 ‘절세 혜택’이 사라진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의 분배금에 부과된 현지 세금을 국세청이 우선 환급해준 뒤 나중에 국내 세율로 원천징수해 왔는데, 올해부터 환급 절차가 사라졌다. 특히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나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과세이연 효과를 누리던 이들의 불만이 크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국내외 증시와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지수 움직임의 2∼3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레버리지 ETF로, 안전 지향 성향의 투자자들은 현금성 자산이나 금 ETF 등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배당 선호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년 연속 배당 증가 기업’, ‘높은 배당 수익률의 대형주’, ‘배당 성장 높은 가치주’ 등 다양한 ETF 선택지가 있는 미국과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과 목표, 전략 등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여러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동양생명은 저해지(해약환급금 일부지급형) 구조로 보험료 부담은 낮추고 노후보장은 강화한 무배당 ‘수호천사 5배 더 행복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보험은 사망보험을 주계약으로 하는 15년납 상품으로 납입 기간 동안 표준형 해약환급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저해지 구조를 적용했다. 납입 완료 시점 이후부터는 해약환급금을 15년 시점의 표준형 해약환급금의 100%로 고정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표준형 대비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 또 15년납 상품으로 설계된 만큼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한 고객을 위해 납입 10년 및 15년 시점에 장기 유지 보너스를 지급하며 이에 따라 10년 경과 시 최대 110%, 15년 시점에는 최대 120% 수준의 환급률을 제공한다. 또 ‘수호천사5배더행복한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 체증과 연금 전환 기능을 통해 물가상승에 따른 보험금의 실질가치 하락을 보완하고 미래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지원한다. 이 상품의 사망보험금은 가입 1년 후부터 증가해 10년간 매년 30%씩 정액 체증되며 이후 15년까지는 연 20%씩 늘어나 최초 가입 시점 가입금액 대비 최대 500%까지 증가한다. 또 다양한 연금 형태로 고객이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자금은 물론 사망 시 유가족을 위한 사망보험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을 통해 새롭게 탑재된 연금 유형인 ‘암케어연금형’은 보험 기간 중 암을 진단받지 않고 생존하면 생존연금액의 100%를 지급하며 암 진단 후에는 10년간 생존연금액의 100%를 추가로 확정 지급한다. 최초 가입금액 대비 최소 5배의 보장 금액을 지급하는 ‘5배플러스종신연금형’은 보장 금액을 종신까지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으며 사망 시에는 기지급된 연금액을 제외한 사망보험금도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고지 형태에 따라 일반심사형 또는 간편심사형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가능 나이는 25세부터 최대 65세까지다. 주계약 가입금액 1000만 원 일반심사형으로 가입 시 월 보험료는 40세 남성 기준 16만5820원, 40세 여성 기준 14만8450원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고객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더욱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은 낮추면서 안정적인 보장과 노후 대비까지 고려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삶에 실질적인 가치를 더하는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현대캐피탈은 자동차를 살 때, 탈 때, 팔 때 등 생애주기를 고려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자동차를 새로 살 때부터 구매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보통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이용할 금융상품과 대출액 규모, 대출금리, 월 납입금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DSR) 등을 고려한다. 현재 대다수 금융사는 신차 할부 기간과 이에 따른 금리 정도만 제공하며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전속 금융사에 걸맞게 차량과 고객 특성에 맞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다. 그중 가장 많은 고객이 이용하는 상품으로는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할부’와 ‘기아 M할부’가 있다.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상품 이름은 다르지만 성격은 같다. 현대차 전용 카드 혹은 현대카드 M계열 카드로 선수금을 결제하면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통 현대캐피탈 할부상품 중 금리가 가장 낮다. 여기에 매달 테마에 따라 일부 차종에 대한 특별 할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매달 조건이 달라지지만 일반 상품보다 금리가 더 저렴해지기 때문에 프로모션이 걸린 차종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고려해볼 수 있다. 현대캐피탈 신차 할부는 고정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변동금리 상품은 현대캐피탈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상품으로 고객의 상품선택권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준금리 하락이 예상될 때 금리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고객들이 선택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시장 금리 상황에 따라 고객의 대출금리가 3개월 단위로 변한다. 변동금리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고시하는 CD수익률의 단순 평균수익률로, 현대캐피탈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실시간 기준금리 확인이 가능하다. 선수율이 1% 이상인 경우 선수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보다 금리가 0.8%포인트 낮기 때문에 선수금을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동차를 탈 때는 할부기간 중 월 납입금 부담을 크게 낮춘 상품과 유용한 자동차 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우선 자동차 교체 주기가 짧으며 저렴한 월 납임금으로 자동차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현대차 차량반납유예 할부’ ‘기아 K밸류 할부’가 있다. 기간과 차종에 따라 할부 원금의 최대 70%를 유예해 계약만기 시점에 납부할 수 있어 일반 할부 상품보다 월 납입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만기가 되면 유예해 둔 원금을 상환하면 된다. 만약 그때 여유 자금이 없다면 타던 차를 매각한 뒤 그 비용으로 상환하고 새로운 차로 바꿔 탈 수 있다. 자동차를 사지 않고 빌려 타는 리스·렌트 고객을 위해 자동차 리스·렌트에 다이렉트 금융의 특장점을 결합한 상품도 있다. 일반 상품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모든 차종 첫 달 월 납입금 무료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는 두 달 월 납입금이 무료다. 견적 산출부터 계약 신청까지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계약 이후 출고까지 대기 기간이 긴 인기 차종도 빠른 시일 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언젠가는 자동차를 팔고 새 차를 사야 하는 시기가 온다. 문제는 중고차 가격이 시장 상황이나 판매 채널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의 차량반납유예할부(현대차)나 K밸류(기아) 할부 상품을 이용하면 중고차 가격 변동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용 차량이나 기간에 따라 신차 가격의 최고 70%까지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4개월부터 60개월까지 차량의 잔존가치를 보장해준다. 기아는 36개월부터 잔존가치 보장이 가능하다. 만기 시 중고차 시세가 잔존가치보다 더 높은 경우 그 차액을 환급해준다. 또 현대캐피탈 고객은 앱에서 ‘내차팔기’를 신청할 수 있다. 전문평가사가 무료로 평가를 진행하고 입찰 경쟁에 들어가 고객의 중고차 판매를 돕는다. 중고차 판매 입찰에는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와 오토플러스, 오토핸즈 등이 참여한다. 또 기존 현대캐피탈 렌트 서비스 이용 고객이 다시 현대캐피탈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재이용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계약 종료 후 신차 렌트 선택형 상품을 다시 이용하는 고객에게 월 납입금 중 20만 원을 1회 할인해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신한카드가 우수고객 확보를 위해 혜택의 폭을 넓힌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한다. 이용 금액의 최대 2%를 포인트 또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등 리워드 혜택으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카드 ‘The-BEST-X(더 베스트 엑스)’다. 더 베스트 엑스는 백화점 상품권·호텔외식이용권·항공 및 여행 이용권·마일리지 등 다양한 기프트 옵션도 제공한다. 신한카드가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한 것은 2019년 2월 ‘The BEST+(더 베스트 플러스)’ 카드 이후 6년 만이다. 더 베스트 엑스는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국내외 가맹점 이용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마이신한포인트형’과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스카이패스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프트 옵션도 신세계백화점 20만 원 모바일 교환권, 플래티넘 호텔 외식 23만 원 이용권, 마이리얼트립 23만 원 이용권, 에어프레미아 항공 25만 원 이용권, 대한항공 1만 마일리지 적립 등 여러 옵션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이용권은 ‘마이신한포인트형’에서만 가능하고, 대한항공 1만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형’에서만 선택 가능하다. 마이신한포인트형은 국내외 이용 금액의 1%를 적립해주며 전월 300만 원 이상 이용 시 0.5%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스카이패스형은 국내외 이용 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며 전월 300만 원 이상 이용 시 3000원당 추가 1마일리지를 월 최대 5000마일리지까지 적립해준다. 마이신한포인트형과 스카이패스형 모두 국내에서 신한SOL페이로 결제할 경우 이용 금액의 0.5%포인트를 월 최대 3만 포인트까지 추가 적립해준다. 해외 결제 시에는 일시불 이용 금액 1%를 추가 포인트로 제공한다. 또 연간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17만 원의 캐시백도 지급한다. 연간 누적 3000만 원 이용 시 7만 원, 누적 6000만 원 이용 시 10만 원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전문점에서 2000원, 택시 이용 금액의 7% 등 생활 할인 서비스도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더 라운지’ 서비스도 연 10회 제공한다. 마스터 브랜드 카드의 경우 인천공항 및 특급 호텔의 발레파킹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더 베스트 엑스 카드의 연회비는 마이신한포인트형 국내 전용 29만7000원, 해외 겸용 30만 원이다. 스카이패스형은 국내 전용 31만7000원, 해외 겸용 32만 원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외국인투자가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8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은 11억6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연속해서 국내 주식을 팔았다. 누적 순유출 규모는 206억 달러(약 29조3200억 원 상당)에 이른다. 2007년 6월부터 2008년 4월까지 11개월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던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길다. 다만 지난달 순유출 규모(11억6000만 달러)는 2월(18억1000만 달러)보다는 줄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483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차익거래 유인이 커지며 채권투자자금은 48억3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채권투자자금 유입으로 전체 증권투자자금은 36억7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한편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과 변동률은 4.3원과 0.29%로 올 1, 2월 대비 축소됐으나 이달 들어 미국의 관세정책 여파로 크게 확대됐다. 이달 1∼18일 기준 일평균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11.7원에 달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신한투자증권은 금융 사고 등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진을 포함해 모든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는 원칙을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손실 사건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지난달까지 내부통제, 조직문화, 인적혁신 등 다양한 과제를 설정 추진해 왔다. 이번 성과급 일괄 차감 조치는 특정 임원에게 책임을 한정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내부통제 이슈를 전 회사 임원이 공동으로 부담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다만 내부통제 관련 임원은 업무 특성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부서 평가도 내부통제 중심으로 진행한다. 내부통제 평가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미흡할 경우 평가 점수와 관계없이 성과평가 등급 최저까지 하향이 가능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21일 주식시장 활성화 공약을 발표하며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공약으로 더 강력한 상법 개정안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상법 개정 재추진 방침을 밝히며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도 선임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가 정부의 거부권 행사와 재표결 끝에 폐기된 기존 상법 개정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며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상법 개정안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기업 경영권 위축 우려에도 상법 개정안은 물론 자사주 소각 등 기업 지배구조 개혁 방침을 밝힌 것은 ‘개미(개인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재계 반발에 대해 “이기적 소수의 반항”, “힘 있는 특정 소수의 저항”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 원인 중 하나”라며 “국제 경쟁을 하겠다는데 집 안에서 규칙을 안 지키고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서 어떻게 글로벌 경쟁을 하고 살아남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비정상적 요소만 대대적으로 걷어내도 (코스피) 3,000은 넘길 수 있고, 몇 가지 (대책을) 추가하면 5,000은 넘길 수 있다”며 주가 조작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등을 공약했다.李 ‘어대명’ 탄력받자, 경영권 위협 논란 상법 개정 다시 꺼내[더 독해진 상법개정안]집중투표-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땐… 한경협 “상장 유지비용 12.8% 늘것”李 “나도 한때 큰 개미, 복귀 99.9%상장회사 자사주 소각 의무화… 코스피 5000시대 실현” 공약도“정치를 그만두면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99.9%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재계의 우려와 국민의힘 반발에도 21일 상법 개정안 재추진을 공약한 것은 지난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이어 ‘개미’(개인투자자) 표심을 공략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 주식투자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휴면 개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당 순회 경선에서 누적 9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대세론’을 굳힌 다음 날 더 독해진 상법 개정안을 내놨다”는 반응이 나왔다.● 李 “나도 한때 큰 개미”… 상법 개정안 재추진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최근) 상법 개정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해야 할 것 같다”며 재추진 방침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재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두 항목은 당초 민주당이 발의했던 초안에 포함돼 있었으나, 국민의힘과 재계를 설득하기 위해 삭제됐던 조항들이다. 이 전 대표 경선 캠프 관계자는 “해당 안이 국회 재표결에서 결국 폐기된 만큼 공약에선 보다 전면적인 개정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의결권을 선임하는 이사의 수만큼 부여하는 제도다. 주주들이 부여받은 의결권을 한 명의 이사 후보에게 모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기 유리한 제도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현재 1명의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별도로 선출하고 있는데 이를 순차적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제도가 도입되면 소액주주 의결권을 강화할 수 있지만,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올 초 국내 600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이사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모두 담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장 유지 비용이 12.8%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상법 개정안은) 여러 부작용과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개정을 먼저 해보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경제는 안중에도 없이 표심만 얻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시장 물 흐리는 기업 정리해야” 이 전 대표는 상법 개정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코스피 5,000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대선 때도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한 바 있는데, 3년 전 목표치를 다시 제시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상법 개정과 함께 주가 조작 방지 공약도 내놨다. 그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한 번이라도 주가 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 들일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특히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겠다”며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자사주 소각을 유도할 구체적 방법으로는 기업의 자사주 보유 한도 제한이나 소각 시 세액공제 등이 거론된다. 또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배당소득세 조정과 배임죄 폐지 등 당근책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배당소득세) 조정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세수 감소를 감당할 만큼 긍정적인지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 관련 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관련 ‘테마주’로 소문난 기업이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10배 넘게 뛰었다가 2거래일 만에 34%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 대부분이 지인, 지연 등 막연하게 친할 것이라는 추정적 관계에 의지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락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코스닥 상장사 상지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1%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18일(―12.3%)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7일 종가 대비 주가가 34.3%나 빠졌다. 대규모 전환사채(CB) 물량 출회 소식이 하락에 불을 댕겼다. 상지건설은 18일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다음 달 22일 230만 주가 새로 발행된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기존 발행 주식(398만1814주)의 57.8%에 해당한다.앞서 상지건설은 2일부터 17일까지 무려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중간에 두 차례의 거래정지도 급등을 막지 못했다. 1년 전에 임기를 마친 상지건설의 전직 사외이사가 이 전 대표의 지난 대선캠프에 참여한 적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영향이다. 고급주택 건설이 핵심 사업인 상지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217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이 전 대표의 공약과 엮인 주식들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유식 등 영유아 식품을 만드는 에르코스는 저출산 관련 수혜주로 묶여 이달 들어서만 268.6% 올랐다. 에르코스는 “특정 정치인과 관련 없다”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세종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겠고 약속한 여파로 충청권 건설사 계룡건설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시공테크 등 테마주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전후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테마주로 분류된 평화홀딩스는 3거래일 연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로 여겨지는 원티드랩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창업한 안랩도 2거래일 연속 20%대 상승했다. 다만 이후 지지율 변화 등에 따라 10% 이상씩 급락하거나 다시 급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정치인 테마주는 빠르게 오른 만큼 빠르게 떨어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테마주로 분류됐던 진양산업, 진양화학은 14일 하한가를 찍으며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졌다.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들과 유력 정치인의 관계가 실제로 긴밀한 경우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2년 20대 대선 테마주 8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대선 후보와 기업 경영진 사이 공통 지인(44%), 경영진과 사적 인연(18%), 학연(16%), 종친(6%), 지연(5%) 등 해당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업의 사업이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상승한 만큼 테마주는 결국 어느 순간 하락 전환할 수밖에 없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대선 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낙선자는 물론이고 당선자 관련 테마주도 선거일 직후 가격 하락이 관측됐다”며 “투자자들은 정치 테마주의 이런 특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 상황에 빠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온 느낌이라 밝아질 때까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1분기(1∼3월) 역(逆)성장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만 0.25%포인트 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환율이 불안정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후 원-달러 환율이 1410∼1480원대에서 출렁이고 있는데, 미국과의 금리 차(현 1.75%포인트)가 더 벌어지면 원화 유출에 속도가 붙어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 총재는 “미국 관세정책의 강도, 주요국의 대응이 단기간에 급격히 변해 현재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렵다”며 “거주자 해외증권 투자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며 외환 수급 부담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이 총재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국제 정세 변화를 “어두운 터널에 들어온 것 같다”고 비유했다. 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취지다. 이 총재는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중앙은행도 금리를 동결했는데, 거의 비슷한 이유로 동결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악화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는 숨기지 않았다. 이 총재는 “1분기 성장 부진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성장률은 2월 전망치 1.5%를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관세정책이 2월 전망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강화된 것도 성장률을 낮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전망이 낙관적이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다음 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새 전망을 발표하는데 한은이 파악하기로는 상당 폭 낮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내수 부진이 더해졌다. 한은은 “대형 산불, 일부 건설사의 공사 중단,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 이연 등의 요인을 반영하면 1분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5월 이 같은 요소를 모두 반영한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이에 5월 29일로 예정된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향후 3개월 내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2월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2인이 금리정책 인하 의견을 보였었다. 이 총재는 “신성환 위원은 부동산, 환율 등의 우려가 사라지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발표한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이 총재는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재정정책의 효과를 더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지원이 시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관세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올 1분기 수출이 지난해 4분기보다 역성장하는 등 내수와 수출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정-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졌을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던 2월보다도 경제전망이 나빠졌지만,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이 커져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한국은행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방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1분기(1~3월)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중가했고,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봤다.실제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관세정책 및 중국의 대응,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반락했다. 지난달 말 1472.9원까지 갔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1426.7원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주가는 경기 및 기업 실적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한 뒤 일부 반등했다.그럼에도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은은 올해 2월 성장률 전망(1.5%)을 밑돌 수 있다고 봤는데, 이는 이미 1.9%에서 1.5%로 하향한 전망치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상여건이 악화되는 등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됐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내수부진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통상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한 수출 둔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주택시장은 서울 지역의 가격 오름세 및 거래량이 크게 확대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됐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일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난달 수입물가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 143.04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올랐으나 2월부터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수입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내린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 평균 1445.56원에서 지난달 평균 1456.95원으로 0.8%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2월 평균 배럴당 77.92달러에서 지난달 평균 배럴당 72.49달러로 7%나 하락했다. 그 결과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 가격이 전월 대비 3.3% 떨어졌다. 다만 원재료 중 커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9% 상승했다. 전 세계적인 작황 부진으로 국제 원두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급등한 상태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2월 0.6% 하락했으나 지난달 상승으로 전환했다. 농림수산품은 1.6%, 공산품은 0.3% 전월 대비 올랐다. 공산품 중에선 플래시메모리(6.1%), D램(0.9%) 등의 가격이 전월 대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약세는 향후 물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관세에 따른 영향은 미지수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두바이유가 5.4%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0.3% 상승했다”며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유가 하락이 수입 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영향에 대해 이 팀장은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정책과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도 증시가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인도 증시가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대형 기업 50곳으로 구성된 니프티50은 지난달 11일 대비 이달 11일 1.5% 올랐다.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상장 기업 30곳을 묶은 센섹스 지수도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9%), 나스닥종합지수(―4.1%), S&P500(―3.7%) 등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그 여파로 한국 코스피(―4.1%)와 코스닥(―3.6%)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핵심 표적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4.2%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2.1%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8.7%), 대만 자취안지수(―11.5%) 등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증시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비중 덕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12%로 세계 평균(23%)은 물론이고 중국(19%)보다 낮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낮은 인도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셈이다. 인도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무역 협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26%의 관세를 부과한 뒤 인도 정부는 무역 조건에 대한 협상에 들어갔다.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보복관세를 공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 결과 인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낙폭도 다른 아시아 증시 대비 작았다. 상호관세 부과 이후 홍콩 항셍지수(―7.7%), 닛케이225(―4.9%), 자취안지수(―8.4%) 등이 급락했지만 니프티50은 2.2%, 센섹스지수는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거듭되는 정책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인도 경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 대비 크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등보다 관세 장벽이 낮은 인도에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