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호

홍석호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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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신문 기자가 돼 사회, 경제, 산업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6월부터 재계를 출입하며 기업의 고민, 전략 등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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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산업47%
기업17%
경제일반14%
기획7%
인사일반5%
사회일반2%
국제일반2%
인물/CEO2%
정치일반2%
대통령2%
  • ‘베트남서 뭔 항공 엔진?’ 우려 씻고 140종 부품 생산-年18% 성장

    “베트남에서 무슨 항공 엔진이냐고들 했죠.” 1일 베트남 하노이 호아락 하이테크 단지의 한화에어로엔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법인) 공장에서 만난 남형욱 법인장은 한화가 베트남에 항공기 엔진 부품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을 당시 엔진 업계 반응에 대해 이같이 기억했다. 베트남의 항공엔진 산업은 대부분 3차 공급사로 이뤄져 있다. 첨단 공장도 거의 없었다. ‘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에도 한화는 2017년 9월 호아락 하이테크 단지에 한화에어로엔진 1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첫 해외 엔진 생산기지다. 중국 대비 절반 수준 인건비로 채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무역이 자유롭다는 점 등 베트남이 가진 강점이 컸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베트남의 3대 무역국은 중국, 미국, 한국이며 이들 3국이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한화에어로엔진의 첫 제품 출하는 2018년 11월 이뤄졌다. 남 법인장은 “공장을 짓고 난 뒤 시설을 둘러본 고객사들의 시선은 처음과 달라졌다”며 “제품을 하나둘 생산할 때마다 ‘생각보다 잘하네’ 같은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부품당 100개에 달하는 초미세 공정 1일 찾은 한화에어로엔진 1공장에선 항공기 엔진에 들어갈 터보팬의 회전체 생산이 한창이었다. 미국에서 공급된 거친 표면의 40cm 높이의 원형 니켈·티타늄 원자재를 미세하게 가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항공기 엔진은 15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특수합금을 사용해야 하고 그만큼 가공이 어렵다. 미세한 온도 차에도 팽창이나 수축이 일어날 수 있어 작업장 온도도 20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부품 하나에 20∼100개의 밀링·용접·세정 등의 공정을 거친다. 각 공정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단위의 작업으로 이뤄진다. 미세한 작업을 위해 베트남 현지 직원들은 최소 6개월의 교육을 받은 뒤 라인에 투입된다. 베트남 직원들은 타고난 손재주가 좋은 데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의욕도 강하다. 베트남에서 보기 드문 첨단 제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도 크다. 실제로 항공기 엔진은 아무나 생산할 수 없다. 독자적인 전투기 엔진 개발 기술은 전 세계에서 단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만이 가지고 있다. 민항기용 엔진은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 프랫앤드휘트니(P&W), 영국 롤스로이스, 프랑스 사프랑 등만 생산할 수 있다. 항공기 엔진 부품도 마찬가지다. 엔진에는 1만5000∼2만 개(볼트나 너트 등을 제외한 주요 부품은 500여 개)가량의 부품이 사용된다. 엔진 제작사들은 부품 공급사에 주문할 때 소재 공급사를 지정하고 각 생산 단계마다 품질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깐깐하다. 공정이 바뀔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고, 소재 절단 단면의 상태까지 보고해야 하는 식이다. 1979년 항공기 엔진 사업에 뛰어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P&W의 지분참여형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국제공동개발사업(RSP)까지 따내며 글로벌 항공엔진 부품 1차 공급사 가운데 최상위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팬데믹에도 멈추지 않은 출하 한화에어로엔진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 각국의 봉쇄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엔진은 단 한 번의 셧다운(공장 폐쇄) 없이 주문받은 부품을 생산해 공급했다. 당시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이 회사 건물 한편에 텐트를 치고 먹고 자며 공장을 가동한 덕분이다. 팬데믹을 계기로 기초적인 부품 공급에 만족한 엔진 제작사들은 더 높은 차원의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부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셧다운 없이 공장을 가동하며 경험을 쌓은 인력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고객사의 주문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팬데믹 당시 수요가 급감하자 연쇄적으로 직원을 내보냈던 항공업계가 엔데믹 이후 후폭풍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에어로엔진 매출은 2021년 575억 원에서 2022년 1157억 원, 지난해 1773억 원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30년까지 연평균 18%의 성장이 예상된다. 2025년 3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생산할 수 있는 항공기 엔진 부품도 수십 개 수준에서 점차 늘어 현재 140여 종에 달한다. 남 법인장은 “베트남에서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노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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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대 엔진 생산’ 한화에어로, 독자 전투기 엔진 개발 박차

    12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의 스마트 팩토리.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에 탑재될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이곳에서는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조립로봇, 연마로봇, 물류이송로봇 등 로봇으로 이뤄진다. 모든 작업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항공기 엔진 부품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공정 자동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GE에어로스페이스의 ‘리프(LEAP)’ 엔진에 탑재되는 고압 터빈 케이스 등 40종의 제품에 대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덕에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할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 사업장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마더 팩토리’(핵심 생산시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엔진 창정비(모든 부품을 완전히 분해해 검사한 뒤 재조립) 생산을 시작한 뒤 15일까지 누적 1만 대의 항공기, 헬기, 선박 엔진을 생산했다. 유도미사일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 1800대 이상의 엔진은 독자기술로 개발 및 생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대 중후반까지 정부와 함께 1만5000파운드급 엔진 개발에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을 생산한다. 핵심 부품 대부분을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공급받은 뒤 약 40%에 해당하는 부품을 생산해 조립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전투기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에 이은 7번째 전투기 독자 엔진 기술 보유국이 된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전투기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민항기, 수송기 등 민간 영역까지 파급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창원=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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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질 인력-낮은 인건비’ 베트남 항공부품 시장, 보잉-에어버스도 관심

    민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보잉과 프랑스 에어버스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베트남의 항공 부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자의 기술력이 높은 데다 인건비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15일 KOTRA 등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대부분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해외 기업의 현지 법인이다. 베트남 국영 기업인 비엣텔그룹 계열사 일부도 항공기 부품을 생산 중이다. 이들은 글로벌 공급망 가운데 부속품 생산을 주로 맡고 있다. 에어버스는 2014년 베트남에서 항공기 날개 부품 ‘샤크렛’을 처음 공급받기 시작한 뒤 베트남산 부품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영국 메깃은 호찌민에 법인을 세워 전자 기계 장비를, 일본 니키소는 하노이에 공장을 세워 광동체(통로가 2개인 대형 기종) 항공기 부품을 에어버스에 공급 중이다. 지난해 3월 호앙찌마이 에어버스 베트남 지사장은 베트남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한 베트남이 양질의 인력을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과 함께 베트남 정부가 에어버스 기종을 적극 채택하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 국적 항공사에서 소유한 항공기는 227대로 이 중 198대(87.2%)가 에어버스 기종이다. 보잉은 일본 미쓰비시그룹의 베트남 자회사, 비엣텔그룹 계열사 VMC 등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보잉은 2021년 베트남에 상설 사무소를 개설한 뒤 현지 항공사들과 협력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스티븐 비건 보잉 수석부사장이 베트남 산업무역장관과 만나 앞으로 항공 부품 장비 공급망 개발 및 투자 관련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항공기 제조사들이 새로운 파트너 후보군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하노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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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美워싱턴 반도체 행사 기조연설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사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반도체 행사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곽 사장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상원 러셀빌딩에서 퍼듀대가 주최한 ‘칩스 포 아메리카, 글로벌 성공을 위한 실행’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다. 곽 사장은 ‘AI 시대의 글로벌 성공을 위한 파트너십’을 주제로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았다. 곽 사장은 AI 반도체의 발전 과정과 인재 육성 등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곽 사장 외에 미국 마이크론과 IBM, 대만 TSMC,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 등의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선다. SK하이닉스는 퍼듀대가 위치한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공장을 짓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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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규제 개혁’ 법안 44% 국회문턱 못넘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각종 규제혁신 관련 법률 개정안의 약 44%가 다음 달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14일 동아일보가 대한상공회의소 규제혁신팀과 함께 국무조정실에서 공개한 규제혁신법안 국회 통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윤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국회에 제출한 223개 규제혁신법안 중 98개(43.9%)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223개 법안은 정부 출범 이후 각 부처에서 규제 개혁을 위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회에 제출한 법률들이다. 21대 국회는 다음 달 29일 임기가 종료되는데, 그 전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정부가 ‘이것만은 풀어야 한다’고 꼽았던 6대 킬러 규제 혁파 법안 중 2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6대 킬러 규제 혁파 법안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선정됐는데, 외국인고용법과 산업입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윤 정부 출범 이후 ‘규제개혁 1호’ 안건으로 선정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1300일이 넘도록 국회 상임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무일에 온라인 배송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야당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시일이 얼마 없는 만큼 여야가 국가 경제 활성화에 뜻을 모아 조속히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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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력 비자 완화’ 150일째 발묶여… 尹 ‘규제개혁 1호’도 공전

    “외국인 근로자라도 4년 넘게 일했으면 용접공 중에서도 핵심 인력이고, 근무도 착실히 한다는 게 검증됐습니다. 비자 전환 없이도 장기 근속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4일 “제조업 기피 현상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는 현장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서 외국인고용법이 하루빨리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외국인고용법에 따르면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E-9 비자 취득)는 4년 10개월 근무하면 본국에 돌아가 6개월 이상 체류한 뒤 다시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재취업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 5만 명대에 머물렀던 E-9 비자 발급량은 지난해 12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6만5000명이 이 비자로 입국할 예정이다. 윤 정부는 6대 ‘킬러규제’ 중 하나로 외국인고용법을 꼽고, 그 법을 개정하려 했다. 하지만 외국인고용법 개정안은 150일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5월 29일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계류 중인 법안들은 자동 폐기된다. ● 킬러규제 법안조차 자동 폐기 위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규제혁신법안 98개 중에는 윤 정부의 킬러규제와 관련된 법안 2건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킬러규제 혁파 법안 중 하나인 산업입지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된 지 80일째를 맞고 있다. 산업입지법은 1960년대 경제개발 당시 산단 내 업종 변경을 막아두고 난개발을 막기 위해 만든 규제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현재 대부분의 산단이 노후화되고 편의 시설이 부족해 지역 청년층의 유입이 줄고 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단지 내에서 제한돼 있는 토지용도 변경 및 복합용지 신설 절차를 완화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 산업입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산단 내에도 생활·편의 시설을 만들고 재생 사업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 달이면 법안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 산업단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SK와 현대자동차 등이 울산시와 협력해 산업단지 경관을 개선하고 문화 공간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지자체도 환영하고 있지만 법 개정이 안 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환경영향평가법, 산업집적법 등 나머지 킬러규제 관련 법안 4건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 사이 국회를 통과했다.● ‘규제개혁 1호’ 법안도 1300일 넘게 공전 윤 정부의 규제개혁 1호 추진 과제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1304일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을 하는 날엔 새벽 배송이나 온라인 주문이라도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죽는다”는 야권의 반대로 공전하고 있다. 인체 위해성이 낮은 디지털 의료기기의 허가 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기기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소프트웨어(SW) 등 위험이 크지 않은 의료기기는 임상심사시험위원회(IRB)의 심사만 거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이나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한 법적 근거 역할을 할 인공지능기본법도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규제혁신법안으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경제계가 법률 개정을 호소하는 다수 법안도 자동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경우 투자세액공제를 직접 환급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현행법에선 이익이 발생해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첨단산업의 경우 초기 대규모 투자 후 이익 실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경제계는 영업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해선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법 개정을 촉구해 왔다. 재계의 한 임원은 “남은 한 달여 기간 동안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2대 국회에서 법을 재추진해야 해 법 통과까지 기약 없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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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국내 대기업 직원 0.1% 줄고 임원 2.1% 늘어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직원 수는 줄어든 반면 임원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 500대 기업 중 지난해 임직원 수를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337개 기업의 미등기 임원과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 임원은 2.1% 늘었고 직원은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임원을 제외한 직원 수는 131만855명으로 전년 대비 1697명 줄었다. 반면 임원 규모는 1만2182명으로 255명 늘었다. 임원 1명당 직원 비율은 2022년 110명에서 지난해 107.6명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은행권의 임원 1인당 직원 수 비율이 366.8명으로 전년(405.8명) 대비 가장 많이 줄었다. 유통업,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전기·전자, 철강 등도 비율이 떨어졌다. 반면 통신, 운송업 등은 임원 1인당 직원 수 비율이 늘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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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대기업 임원 2.1% 늘고 직원 0.1% 줄었다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직원수는 줄어든 반면 임원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 500대 기업 중 지난해 임직원 수를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337개 기업의 미등기 임원과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 임원은 2.1% 늘었고 직원은 0.1% 감소했다고 밝혔다.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임원을 제외한 직원수는 131만855명으로 전년 대비 1697명 줄었다. 반면 임원 규모는 1만2182명으로 255명 늘었다. 임원 1명당 직원 비율은 2022년 110명에서 지난해 107.6으로 줄었다.업종별로는 은행권의 임원 1인당 직원 수 비율이 366.8명으로 전년(405.8명) 대비 가장 많이 줄었다. 유통업,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전기·전자, 철강 등도 비율이 떨어졌다. 반면 통신, 운송업 등은 임원 1인당 직원 수 비율이 늘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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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반도체업계 “美 규제 무작정 동참은 곤란”

    미국 정부가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국에 대중 반도체 규제 수위를 높일 것을 요청하면서 한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과 네덜란드가 가세한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명분보다는 실익을 따져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에 자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에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규제 대상은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에 대한 기술 및 장비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규제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한미 당국도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동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을 찾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앞으로 통제 수준이 어느 정도로 바뀔 것인지는 긴밀하게 협의해 결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동맹국에 바라는 규제 수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첨단 장비가 아니더라도 첨단 반도체 제조 목적에 쓰일 수 있는 장비와 관련 서비스를 모두 수출하지 말라는 요구다. 로이터통신의 7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 업체의 ASML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심자외선(DUV) 장비 유지 보수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강화된 규제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무작정 규제에 동참하기보다는 실익을 따진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호소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장비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 진출까지 어려워지면 한국 기업들만 큰 손해를 볼까 우려된다”며 “외교도 중요하지만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국내 산업만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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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주협, 사이비 언론 명단 공개… “악의적 기사 빌미 광고-협찬 강요”

    한국광고주협회는 기사를 빌미로 광고나 협찬을 요구하는 사이비 언론 명단을 공개하는 등 유사언론 행위에 대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광고주협회는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유사언론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상반기(1∼6월) 중 유사언론 행위가 가장 심각한 ‘워스트(Worst) 언론’을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포털사이트 및 관련 기관 등에도 결과를 전달하고, 회원사에는 조사 결과를 광고 집행 기준에 반영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이 광고비를 줄이자, 일부 매체가 악의적으로 부정적 기사를 보도한 뒤 이를 빌미로 광고 또는 협찬을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광고주협회는 설명했다. 광고주협회는 ‘어뷰징(의도적 조작) 목적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달기’, ‘과거 부정 이슈 짜깁기’, ‘기사 내용과 무관한 최고경영자(CEO) 사진 삽입과 실명 언급’, ‘경영 데이터 왜곡 보도’ 등으로 광고 협찬을 강요하는 등의 사례를 유사언론 행위로 설명했다. 조사 공정성 담보를 위해 외부 학회와 조사업체 등에 조사를 맡기고 학계와 법조계 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워스트 언론 조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인 과정을 검증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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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최종건-최종현 회장 수원 생가 복원해 공개

    SK그룹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생가가 기념관으로 재탄생해 대중에 공개된다. SK그룹은 8일 창립 71주년을 맞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생가를 복원해 기념관 ‘SK고택’(사진)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고 밝혔다. 총 1111m² 규모 대지에 조성된 SK고택은 75m² 규모의 한옥 형태 기념관과 94m² 규모의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기념관에는 최 창업회장이 회사를 설립하고, 최 선대회장이 사업 고도화에 전념한 1950, 60년대 모습을 담았다. 내부는 실제 사용했던 유품과 시대상을 반영한 전시품으로 채웠다. 처마에는 창업자의 고향이라는 의미를 담은 ‘학유당(學楡堂)’을 새긴 현판을 붙였다. 과거 직물을 보관하던 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SK그룹의 경영철학과 역사를 담은 시청각 자료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최 창업회장),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최 선대회장) 등 붓글씨로 쓰인 두 사람의 어록도 전시했다. SK그룹은 2022년 2월부터 평동 부지에 한옥을 개축하고 전시관을 신축하는 등 2년여에 걸쳐 복원을 진행했다. SK고택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15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관람료는 없으며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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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나무 외교’ 베트남, 美中 사이 균형… 희토류 매장 세계2위

    단단한 뿌리 위에 유연하게 가지가 휘는 대나무처럼 강대국들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이른바 ‘대나무 외교’를 내세운 베트남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그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해안선이 길어 수출입에도 유리하다. 베트남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52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16건을 맺고 있다. 베트남의 FTA 체결 건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역내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베트남의 상위 3대 교역국은 중국, 미국, 한국 순으로 전체 베트남 교역액의 절반 이상이 이들 국가에서 발생한다. 한국은 지난해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534억8900만 달러(약 72조 원)어치를 수출해 275억50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1억 명의 인구를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연령인 중위연령은 32세로 젊은 편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도 전체 인구의 70%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이 연평균 7.4% 오르는 등 빠른 임금 인상 추이를 보이긴 하지만, 노동자의 월평균 최저임금은 325만∼468만 동(약 17만∼25만 원)으로 한국에 비해 훨씬 낮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베트남은 희토류·보크사이트(세계 2위), 텅스텐(3위), 주석(10위), 티타늄(12위) 등의 자원이 풍부한 강국이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자체 광물자원 개발 대신 민간·외국인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앞으로 자원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시장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2년 기준 도시화율이 41.7%로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인구 10명 중 4명꼴로 도시에 산다는 의미다. 중산층(소비자 구매력평가 기준 하루 11달러 이상 소비 가능) 비율도 2000년에는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었으나 2022년에는 40%까지 늘었다. 2030년에는 7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령화로 인한 청년 인구 감소는 불안요소다. 베트남 국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인구 고령화로 ‘인구 황금기’(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55% 이상인 시기)가 2038년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의 법인세는 20%지만,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은 평균 12.3%의 법인세율을 적용받아 왔다. 일부 대형 프로젝트는 5% 미만까지 혜택이 제공됐다. 하지만 베트남이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글로벌 최저한세(15%)를 도입하면 세제 혜택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하노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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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대체 공장’의 변신… 굿모닝, R&D 베트남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그룹 계열사 국내외 개발자 100여 명이 참여한 코딩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 우승자는 LG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 법인의 후인떤이 책임이었다. LG그룹 국내 개발자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 온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베트남 출신이 최고의 코딩 실력을 보였다. 중국을 대신할 ‘차세대 공장’과 성장하는 시장으로 여겨졌던 베트남이 R&D 전진기지로 진화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에 있는 LG전자 베트남 R&D 법인에선 현재 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전장) R&D 인력 1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 직원은 주재원 6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현지 채용 직원이다. 2019년 R&D 인력이 200여 명이었는데, 규모가 빠르게 커져 지난해 1월 750여 명의 R&D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베트남이 R&D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정부 정책 변화의 영향이 컸다. 베트남 정부는 아웃소싱 생산기지 역할에 국한된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nam)’을 넘어 자체적인 생산 역량을 갖춘 ‘메이크(Make) 인 베트남’을 목표로 하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현지 대학들은 IT 전문 인력을 길러내며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탰다. 관광지 이미지가 강한 다낭시는 SW파크를 꾸려 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자체들도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탄 LG전자 베트남 R&D 법인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의 주문을 분석해 기초적인 전장 기능 개발 및 테스트를 주로 맡아 온 베트남 개발자들의 역할이 핵심 기능의 설계까지 확장됐다.“인구 1억 베트남시장 선점”… 생산기지서 R&D거점으로 진화 [창간 104주년][신성장엔진 아시아 뉴7]〈3〉 베트남 글로벌 전진기지 삼은 LG세탁기 공장 자동화, 북미시장 수출… ‘현지 판매 1위’ 中-日경쟁서 우위개발자에 본사 직원과 협업 제공… LG 코딩전문가 베트남서 절반 배출“처음에는 전체 연구개발(R&D) 과정 중 20%를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60%까지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고요.” 2020년 2월부터 베트남에서 R&D 조직을 이끌고 있는 정승민 법인장은 베트남 개발자들의 역량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베트남 R&D 법인은 LG전자의 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전장)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을 맡고 있다. 베트남에선 매년 약 6만 명의 정보기술(IT) 관련 전공자가 배출되지만 한국만큼 능력을 갖췄는지는 미지수였다. 정 법인장은 ‘성장하고 싶다’는 베트남 개발자들의 동기를 중촉시키는 방향으로 길을 터줬다. LG전자 SW 전문가로 선정되면 매달 별도 수당을 지급하고 ‘1인 1과제’ 형식의 개인 프로젝트 기회를 줬다. 우수 개발자에게 한국에서 본사 직원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그랬더니 베트남 개발자들이 쉬는 날에도 회사에 나와 스터디 모임을 가질 정도로 자기계발에 욕심을 냈다. 그 결과 지난해 LG전자가 선정한 코딩 전문가 10명 중 5명이 베트남 R&D 법인에서 배출됐다. 1등도 베트남 개발자가 차지했다. 국내외 1000여 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경연을 진행한 결과다. 지난해 11월 열린 LG전자 해킹대회에서도 베트남 개발자 3명으로 이뤄진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베트남에서 LG전자 R&D 법인은 ‘경쟁이 강하고 기회가 많은 곳’으로 통한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약한 베트남에서 지난해 이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R&D부터 생산, 판매까지 베트남서 완결 2일 오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2시간가량 동남쪽으로 달려 도착한 항구 도시 하이퐁 장주에 공단에 위치한 LG전자 생산공장. 총 3개 동 중 1동 2층에서는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부품인 텔레매틱스가 한창 생산되고 있었다. 자동화율을 높여 케이스에 배터리, 인쇄회로기판(PCB)을 설치하고 나사를 조이고 검사하는 과정 대부분이 로봇으로 이뤄졌다. 직원들은 검사 공정 중 일부에만 참여했다.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을 때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강점은 단연 저렴한 인건비다. 베트남은 지역마다 최저임금이 다른데 가장 높은 1지역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월 468만 동(약 25만 원)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나 선전 등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 그친다. LG전자 하이퐁 공장의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을 생산·조립하는 라인에선 직원 수십 명이 일렬로 서서 컨베이어벨트 위로 지나가는 부품을 점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LG전자 하이퐁 공장은 향후 경쟁력까지 고려해 자동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탁기 모터를 생산하는 라인의 경우 40개 공정 중 알루미늄 선을 꺾어 고정하는 공정 단 하나를 제외한 모든 공정에 자동화를 적용했다. 원자재 가격 등 중국보다 뒤처지는 부분까지 감안해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인프라 등 생산 여건을 고려해 동남아 거점마다 주력 제품을 두는 방식으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태국은 에어컨, 인도네시아는 TV, 베트남은 세탁기와 전장을 맡는 식이다. 베트남에서 생산한 27인치 드럼세탁기와 모터는 북미 시장으로 보내진다. 현재 3개 동으로 이뤄진 하이퐁 공장에는 3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LG전자 전장 제품의 약 절반, 세탁기의 약 10%를 생산하고 있다.● 한중일 격전지 베트남서 세탁기 1위 베트남은 작년 4월 인구 1억 명을 돌파한 인구 대국이다. 하노이가 중심이 된 북부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영향을 받아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가 크다. 또 습도가 높아 탈수·건조 성능도 중요하게 본다. 반면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은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다. 열대 기후지만 건기엔 습도가 낮아 실외 활동을 많이 한다. LG전자는 베트남 세탁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에서 팔린 세탁기 4대 중 1대꼴로 LG 제품이다. LG전자는 빠른 탈수와 건조 기능 등 기술력과 특허를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특히 하노이 프리미엄 시장에선 세탁기와 건조기가 한 몸으로 이뤄진 워시타워가 인기를 끌며 ‘기술력=LG전자’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호찌민에는 베트남 ‘도이머이 세대’(1986년 도이머이 정책 수립 후 태어나 자본주의 경제를 체험하며 성장한 2030)를 겨냥한 체험공간 ‘어나더 사이공’을 조성했다. 총 5층 건물에 게임이나 프리미엄 가전 ‘오브제컬렉션’ 등으로 전시공간을 꾸렸다. LG베스트샵과 같은 브랜드 매장이 아닌 현지 유통업체 중심 가전 판매가 이뤄지는 베트남에선 보기 힘든 체험공간이다. 현재 베트남 가전 시장에서는 한중일 경쟁이 거세다. 세탁기는 LG전자, 에어컨은 일본 다이킨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도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향후 베트남 가전 시장의 승부는 증가하는 중산층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중저가 제품 위주로 소비 중인 베트남 고객이 프리미엄, 신가전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면 LG전자는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이퐁·하노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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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 로봇청소기 ‘걸레 냄새’ 해결… 中에 반격 나선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중국 로보락에 대항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격에 나선다. 그간 국내 업계에는 없었던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및 세탁 건조 기능이 한 제품에 들어간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이달 중 출시하면서다. 1일 생활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LG전자도 이달 중 앞다퉈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4300억 원 규모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점유율 35.0%), 에코백스(13.0%) 등 중국 업체들이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1위 로보락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S8 프로 울트라’ 제품은 일체형 로봇청소기다. 로봇청소기 한 대가 먼지 흡입, 물걸레 청소를 다 하고 청소기가 머무는 스테이션(정거장)에서 먼지통 청소와 걸레 세척까지 해주는 제품이다. 사람의 손이 덜 가는 만큼 로봇청소기 중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여겨진다. 가격도 160만 원대로 고가이지만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사태가 날 정도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이 크다. 2020년 11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로보락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그간 물걸레와 먼지 흡입 두 가지 기능이 한 번에 들어갈 경우 청소 성능이 떨어지거나 ‘걸레 냄새’가 날 수 있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일체형 제품 출시를 미뤄왔다. 흡입 로봇청소기와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따로 출시하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페어링(연결)을 통해 순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편의성을 앞세운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잠식해나가자 일체형 제품을 내놓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LG전자가 이달 중 내놓을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은 걸레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위해 전용 세제를 개발해 제품 구입 시 제공한다. 또 AI 기술을 적용해 장애물과 바닥 재질을 감지하고, 삼성과 로보락에 이어 자사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다(LiDAR) 센서를 채택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통해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을 감지해 자율주행차에 주로 쓰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공개한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콤보’를 이번 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제트봇 콤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물 인식·주행 성능을 높였다. ‘AI 바닥 감지’ 기능을 통해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재질에 따라 흡입 강도를 조절하는 등 맞춤 청소를 할 수 있다. 카펫을 만나면 자동으로 물걸레를 들어 올려 오염물질이 묻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3차원(3D) 센서와 사물 인식 카메라로 1cm 높이 장애물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다. 인식된 사물에 따라 거실, 주방 등 집 안 공간을 자동으로 구분해 매핑(지도 그리기)도 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1년 2100억 원에서 2022년 29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4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그간 로보락에 이어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 기업들이 뛰어들며 일체형 로봇청소기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지만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제 국내 기업들이 참전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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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사와 손잡고 XR 신사업… “헬스케어-클린테크 육성도 박차”

    LG전자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빅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트너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변화에 속도를 낸다. 생활가전 사업에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고객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한다. LG전자는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방한에 맞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양 사 최고경영진이 만나 확장현실(XR) 신사업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양 사 협업은 제품부터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등 각자 보유한 역량을 결집해 미래 가상공간 영역의 고객경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LG전자가 TV 사업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서비스 역량을 메타의 플랫폼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이르면 내년 메타와 협력한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기존 가전사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온디바이스 AI 구현에도 속도를 낸다. 조주완 사장(CEO)은 “메타의 초거대 AI 모델(라마3)을 전 세계 5억 대 이상의 LG전자 제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적용한다면 어떤 고객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를 보면 양 사의 협력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노바)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과도 협업한다. 재무 관점에서 단기 투자 대신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 투자를 추진한다. LG노바의 스타트업 육성 펀드는 1억 달러(약 134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말 설립된 LG노바는 지난해 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전문 투자기업 등과 손잡고 향후 5년간 헬스케어, 클린테크 등의 분야에서 미래 사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LG노바를 통해 선발된 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LG전자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과 협업해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제품(HW) 중심 사업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 무형의 사업을 더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로 전환한다. 글로벌 고객들에게 판매한 수억 대의 LG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관계 중심 사업모델을 만드는 시도다. 우선 TV 사업에서는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웹 운영체제(OS)를 앞세워 전환을 시도 중이다.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 원 이상 투자해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낸다. 외부 TV 브랜드에 웹OS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TV 외 타 제품군에도 웹OS를 적용해 고객 접점을 넓혀간다. 또 구매 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 분야에서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시킨 ‘서비스형 홈(HaaS)’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제품 경쟁력에 고객이 집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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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 사업 밸류체인 구축-폐플라스틱 재활용 확대

    GS칼텍스는 지속가능 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딥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전사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으로 디지털, 녹색산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바탕으로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저탄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수소,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의 사업도 준비 중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디젤,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바이오케미컬 등 바이오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원료 생산을 준비 중인데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5년 2분기(4∼6월) 상업 가동 목표인 정제시설에서는 연간 50만 t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 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글로벌 탄소배출 감축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대한항공과 함께 정부의 바이오항공유(SAF) 실증연구 추진 계획에 따라 SAF 실증 시범운항을 국내 최초로 진행했다. SAF는 동물성 유지,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생산하는 항공유로 탄소배출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 줄일 수 있다.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바이오선박유 실증에 참여해 HMM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 중이다. 바이오선박유는 해운 분야 탄소 감축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의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폐플라스틱에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혼합해 성능과 품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물리적 재활용 사업은 2010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한 저탄소 복합수지는 자동차 내·외장재나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된다. 또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저탄소 복합수지 제품에 대해 국제재생표준인증(GRS)을 획득했다. 저탄소 복합수지 제품 생산 모든 과정의 이력을 추적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여수공장의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 운영 경험과 주유소·충전소 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쌓아온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외 파트너들과 수소 및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분야 신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여수공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관련 CCUS 전체 사업 영역 개발에 참여해 청정수소 공급 기회까지 확장해나갈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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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서 바이오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

    LG화학은 2030년 매출 60조 원을 달성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지속가능 비즈니스’, ‘배터리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신약’ 등 3대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3대 성장동력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빠른 변화가 요구되는 분야다. 고객들의 수요와 성장 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터 정보기술(IT) 소재, 전지 소재 등 첨단소재와 친환경 소재, 바이오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지난 20년간 10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해답은 고객과 시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추구하며 ‘톱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설비투자에 3조400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부터는 매년 4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6조6000억 원 수준인 신성장동력 매출이 2030년에는 4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신성장동력 비중도 같은 기간 21%에서 57%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장동력 중 배터리소재는 연평균 20%대의 확고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LG화학은 양극재뿐만 아니라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 부가소재사업을 육성한다.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연구개발(R&D)을 적극 추진한다.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한·중·미·유럽으로 이어지는 양극재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갖춰 지난해 12만 t 규모인 생산능력을 2028년 47만 t까지 확대한다. 또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외 신규 글로벌 고객사 비중도 4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일본 도요타와 2조9000억 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 2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25조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재활용, 생분해·바이오, 재생에너지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해 저탄소 비즈니스 리더십을 강화하고 관련 매출도 2022년 1조9000억 원에서 8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 10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공략을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또 혁신 신약 분야에서는 항암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5개 상용화 목표를 세워 향후 5년간 약 2조 원의 R&D 투자를 진행한다. 현재 20여 개의 신약 과제(전임상∼임상)를 보유 중이며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암 시장인 미국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FDA 승인 신약 ‘포티브다’를 보유한 미국 아베오사를 인수했고 항암신약 개발 가속화 및 유망 신약물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성장동력을 앞세워 LG화학은 탈탄소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국내 업계 최초로 재무적 관점의 손익 검토와 투자 우선순위 등 의사결정 지원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탄소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생산량, 에너지 원단위 같은 기초 데이터는 물론이고 신·증설 투자 및 생산계획 등 전반적인 사업계획까지 연계한 탄소 배출 전망치를 산출할 수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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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유 한국’ 이끈 기술경영인, 조석래 회장 별세

    35년간 효성그룹을 이끌어 온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1982∼2017년 2대 회장으로 그룹을 이끌며 ‘기술경영’을 앞세워 한국 섬유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고인이 회장 시절 내놓은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와 타이어 코드(타이어 보강재)는 글로벌 시장 1위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1학년을 마친 뒤 일본 유학길에 올라 히비야고,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공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이던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효성물산에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고인은 효성그룹의 주력인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을 맡았다. 부친 조 창업주 회장이 별세하기 2년 전인 1982년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해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날 때까지 그룹을 경영했다. 공학도 출신인 고인은 재계 대표 기술 중시 경영인이다. 고인은 동양나이론 기술자들이 기술연수를 받고 있던 이탈리아 포를리로 신혼여행을 가 직원들과 함께 연수를 받을 정도로 기술에 대해 집념을 보였다. 그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생각으로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조 창업주 회장 때부터 강조해온 ‘산업입국(産業立國)’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축적 기술이 없던 상태에서 독자 개발을 결정했다. 효성은 1990년대 초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타이어 코드와 함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은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고강력 섬유소재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해왔다.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과감히 철폐되거나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협은 이날 류진 회장 명의의 추도사에서 “항상 ‘국민 모두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인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주요 경제인과 활발한 협력 활동을 벌였다.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중재계회의 등에서 30년 이상 경제협력을 지원했다. 고인은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FTA 체결 이후에는 미 의회를 찾아 협정 인준을 설득했으며, 한미 양국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비자 면제가 필요하다고 미국을 설득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소탈한 경영인으로도 손꼽혀 왔다. 대부분의 일정에 홀로 움직였다. 중국 귀국길에 마중 나온 임원들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려고 하자 “내 가방은 내가 들 수 있고 당신들이 할 일은 이 가방에 전략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고 한 이야기도 유명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와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장례는 효성그룹장(5일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4월 2일 오전 7시, 영결식은 오전 8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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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스판덱스·타이어코드 1위 이끈 주역

    35년간 효성그룹을 이끌어 온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1982~2017년 2대 회장으로 그룹을 이끌며 ‘기술경영’을 앞세워 한국 섬유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고인이 회장 시절 내놓은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와 타이어 코드(타이어 보강재)는 글로벌 시장 1위다.1935년 경남 함안에서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1학년을 마친 뒤 일본 유학길에 올라 히비야고,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공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이던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효성물산에 입사하며 그룹경영에 참여했다.고인은 효성그룹의 주력인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을 맡았다. 부친 조 창업주 회장이 별세하기 2년 전인 1982년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해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날 때까지 그룹을 경영했다.공학도 출신인 고인은 재계 대표 기술 중시 경영인이다. 고인은 동양나이론 기술자들이 기술연수를 받고 있던 이탈리아 포를리로 신혼여행을 가 직원들과 함께 연수를 받을 정도로 기술에 대해 집념을 보였다. 그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생각으로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조 창업주 회장 때부터 강조해온 ‘산업입국(産業立國)’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축적기술이 없던 상태에서 독자개발을 결정했다. 효성은 1990년대 초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타이어 코드와 함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은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고강력 섬유소재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해왔다.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고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과감히 철폐되거나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협은 이날 류진 회장 명의의 추도사에서 “항상 ‘국민 모두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인이었다”고 추모했다.고인은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주요 경제인들과 활발한 협력 활동을 벌였다.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중재계회의 등에서 30년 이상 경제협력을 지원했다. 고인은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FTA 체결 이후에는 미 의회를 찾아 협정 인준을 설득했으며, 한미 양국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비자 면제가 필요하다고 미국을 설득하기도 했다.조 명예회장은 소탈한 경영인으로도 손꼽혀왔다. 대부분의 일정에 홀로 움직였다. 중국 귀국길에 마중 나온 임원들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려고 하자 “내 가방은 내가 들 수 있고 당신들이 할 일은 이 가방에 전략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와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5일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4월 2일 오전 7시, 영결식은 오전 8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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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경영권 분쟁’ 형제가 이겼다…OCI와 통합 무산

    2개월간 이어진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싸움이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한미그룹 모녀가 추진하던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무산됐다. OCI는 형제가 표 대결에서 승리하자 입장을 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 재추진 계획도 없다”고 결별을 선언했다. 한미그룹 경영을 둘러싸고 그룹 회장과 부회장인 모녀와 한미약품 전 사장들인 형제 간에 충돌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제안한 이사진 선임 건 5개가 박빙의 차이로 모두 가결됐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을 포함해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사봉관 변호사 등의 이사진 선임 건이 51∼52% 찬성률로 통과됐다.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진 9명 가운데 과반인 5명을 형제가 장악한 것이다. 반면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추천한 이사진은 약 48%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주주총회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행사인 만큼 100여 명의 개인주주가 참석해 의결권을 던졌다. 한미와 통합을 추진하던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표결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결과를 예상한 듯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렇게 (준비 없이) 할 일인가 싶다”며 다소 격앙된 모습으로 주총장을 미리 떠났다. 모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두 형제만 참석했다. 주총 시작 전까지만 해도 모녀 측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약 13%의 지분을 가진 개인주주들이었다. 주총장에서는 양측 편이 갈려 고성이 오갔다. 주총 전날까지 형제가 확보한 우호 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 지분을 포함해 약 40%, 모녀 측 지분은 국민연금(7.66%) 지분까지 총 43%였다. 소액주주들은 한미사이언스가 두 그룹의 통합을 위해 신주 발행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을 우려해 통합을 반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한미그룹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총이 끝난 뒤 한미약품은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도 성원을 부탁드린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OCI홀딩스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형제의 승리로 우선 사장직에서 해임된 형제가 한미약품 등 그룹사 사장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녀 중심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격화될 소지도 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앞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약품의 생산 제품을 케미컬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확대해 시가총액 50조 원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총이 끝난 뒤 임 전 사장은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결과에 속상하겠지만 앞으로 50조 시총을 만들려면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같이 가길 바란다. (OCI와는) 지금처럼 복잡한 구조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녀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400여억 원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임 전 사장이 지분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상속세를 해결할 방안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두 형제가 상속세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모녀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경영권 탈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화성=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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