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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가 늘고 있지만 집안일과 돌봄의 70% 이상은 여전히 여성이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 등으로 가사 부담이 커지는 30대 후반 남녀 간 가사 노동 격차는 7배 넘게 벌어졌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에 따르면 국내 무급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2024년 기준 58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청소, 음식 준비, 자녀 돌봄처럼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무급 가사 노동 생산액은 425조8000억 원으로 전체의 73.1%에 달한다. 남성은 156조6000억 원으로 여성의 36.8% 수준이다. 전체 가사 노동 생산액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76.2%)보다 3.0%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70%를 웃돈다. 가족에게 제공한 가사 노동 가치가 제공받은 가치보다 많으면 흑자, 반대면 적자로 본다. 남성은 32세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44세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여성은 26세부터 흑자로 진입한 뒤 84세가 돼서야 적자로 전환했다. 집안일이 유급 노동이라면 여성은 26세부터 돈을 벌기 시작해 84세가 돼서야 은퇴하는 셈이다. 가사 부담이 가장 큰 시기의 격차는 더욱 컸다. 남성의 1인당 가사 노동 흑자액은 38세 때 250만 원으로 가장 컸지만, 여성은 39세 때 1919만 원까지 늘었다. 육아 등으로 가사 부담이 가장 큰 시기에 여성이 남성보다 7.7배 많은 가사 노동을 떠안은 셈이다. 다만 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는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의 가사 노동 생산액은 5년 전보다 35.3% 늘면서 여성 증가율(15.2%)을 크게 웃돌았다.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년층의 가사 노동도 늘고 있다. 노년층은 2024년 138조 원어치의 가사 노동을 제공하고 129조7000억 원어치를 받았다. 받은 집안일과 돌봄보다 해준 가사 노동이 8조 원 이상 더 많았다는 뜻이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남성의 집안일과 돌봄 참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무급 가사 노동의 70% 이상은 여성이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84세가 돼서야 집안일과 돌봄을 해주는 양보다 받는 양이 많아졌다. 남성은 이보다 40년 빠른 44세부터 받는 양이 더 많아졌다.23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청소, 음식 준비, 아이 돌봄과 같이 돈을 받지 않고 하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통계다. 한 사람이 가족 등에게 해준 집안일과 돌봄이 많은지, 반대로 자신이 받은 집안일과 돌봄이 많은지를 계산한 것이다.성별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여성이 한 무급 가사 노동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425조8000억 원이었다. 남성은 156조6000억 원으로 여성의 37% 수준에 그쳤다.전체 무급 가사 노동에서 여성이 차지한 비중은 73.1%, 남성은 26.9%였다. 집안일과 돌봄의 남녀 비율이 약 3대 7 수준인 셈이다.다만 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는 늘어나는 추세다. 남성의 가사 노동 생산액은 5년 전보다 35.3% 증가했다. 여성 증가율(15.2%)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남성의 가사 노동 참여가 늘면서 격차가 줄었지만, 실제 여전히 여성에게 부담이 쏠려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남성은 32세부터 자신이 받은 집안일과 돌봄보다 해준 양이 많아졌다. 38세에 그 부담이 가장 컸고, 44세부터는 다시 받는 양이 더 많아졌다. 반면 여성은 26세부터 가족에게 해주는 가사 노동의 양이 더 많아졌고, 39세에 부담이 가장 컸다. 평균적으로 84세가 돼서야 집안일과 돌봄을 해주는 양보다 받는 양이 많아졌다.전체 나이 기준으로는 39세의 가사 노동 부담이 가장 컸다. 39세는 자신이 받은 집안일과 돌봄보다 해준 가치가 1인당 1035만 원 더 많았다. 자녀 양육과 가정관리 부담이 30대 후반에 집중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65세 이상 노년층도 집안일과 돌봄을 받기만 하는 계층은 아니었다. 노년층은 2024년 가사 노동을 138조 원어치 생산하고 129조7000억 원어치 소비했다. 해준 가사 노동이 받은 것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조3000억 원 많았다는 뜻이다. 따로 사는 손자녀를 돌보는 등 다른 가구에 제공한 돌봄이 많았기 때문이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6월 1~20일 수출액이 62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0.4% 증가한 619억9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올해 3월 1∼20일(543억 달러)로 석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조업일수는 15일로 1년 전보다 하루 많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41억3000만 달러로 1년 새 49.7% 늘었다.반도체가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25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88.4% 증가했다. 이 역시 매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1.2%로 1년 전보다 18.3%포인트 상승했다.인공지능(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은 293.3% 급증했다. 승용차와 석유제품 수출도 각각 2.3%, 39.0% 증가했지만, 자동차부품은 9.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86.9%, 미국 53.9%, 베트남 75.5%, 유럽연합(EU) 13.6%, 대만 103.6%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중국·미국·베트남 등 상위 3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0%에 달했다. 수입액은 44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3.2% 증가했다. 반도체 55.5%, 원유 18.8%, 반도체 제조 장비 51.9%, 기계류 2.8%, 가스 8.3% 등이 늘었다. 원유·가스·석탄을 합친 에너지 수입액은 19.9% 증가했다.중동전쟁과 고환율 등의 영향을 받은 원유 수입액은 1년 전보다 18.8% 증가한 54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전월 1~20일(60억 달러)보다는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41.1%, 미국 26.0%, EU 16.4%, 일본 14.2%, 대만 33.8% 등에서 수입이 증가했다.수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75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8년 만에 부활한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에서 기관장 24명이 낙제점인 ‘미흡’ 이하 등급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인 ‘아주 미흡’을 받은 7명 가운데 재임 중인 김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과 장원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등 2명은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이들 모두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됐다. 나머지 5명은 중도 퇴임했거나 임기가 종료돼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기관장이 미흡 이하 기관(16곳)보다 많았다. 기관과 별개로 기관장 개인의 성과, 실행력, 내부통제 책임 등을 따로 물은 것이다. 기관장에 대한 자체 평가가 이뤄진 건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이승철 공공기관 기관장평가단장은 “기관장 개개인의 재임 중 리더십, 경영계약 이행 여부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그 책임을 직접 묻는 책임경영 체계를 복원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낮은 점수를 받은 기관장들은 성과 목표 설정과 실행 과정 등이 부진했다. 평가단은 일부 기관장이 기관 전체 성과지표를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성과지표로 삼거나,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았다고 봤다. 예컨대 공무원연금공단은 기관 평가는 ‘보통(C)’이었지만 김 이사장은 ‘아주 미흡’을 받았다. 평가단은 공단이 9개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도 실제 사업 재편이나 인력 재배치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단 이사회 13회 중 3회가 서면으로 열렸고, 횡령 사건과 개인정보 유출, 내부 청렴도 하락 등도 감점 요인이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올 8월까지지만 정부는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코이카는 기관 평가와 기관장 평가가 모두 최하위였다. 평가단은 코이카의 100여 개 단위 사업이 폐지됐지만, 장 이사장이 그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이카 이사회 10회 중 5회는 안건 통지 기한을 지키지 않았고, 참석률은 68.8%였다. 고객만족도가 우수에서 보통으로 떨어진 점도 반영됐다. 장 이사장의 임기는 내달 종료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여부 등 공공기관 안전 책임을 강화하려는 이재명 정부 기조도 평가에 반영됐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사망사고 중대재해가 발생한 15개 기관 가운데 재임 중인 기관장 11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가 이뤄졌다. 평가단은 사망 사고가 많았던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도로공사 등의 기관에 안전 관련 지표 최저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기관 평가에서는 ‘미흡(D)’ 13곳과 ‘아주 미흡(E)’ 3곳 등 총 16곳이 미흡 이하 성적표를 받았다. 미흡 이하 기관은 사업 성과가 부진하거나 재무·안전관리가 미흡한 곳이었다. 해외자원개발 손실로 부채가 20조 원을 웃도는 한국석유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기관 평가가 D·E인 16곳은 2027년도 사무실 운영비와 출장비 등 운영비 예산이 최대 1% 삭감된다. C등급 이상 기관 임직원에게만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지급되고 D·E등급 기관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탁월(S)’ 기관은 없었고, 15곳이 ‘우수(A)’ 기관으로 평가됐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8년 만에 부활한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김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과 장원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등 2명이 최하위 평가를 받아 해임될 처지에 놓였다. 기관 평가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에스알(SR) 등 16곳이 ‘미흡’ 이하를 받았다. 정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88곳을 대상으로 한 기관 평가에서 국립공원공단과 코이카, 코바코 등 3곳이 ‘아주 미흡’을 받았다. SR, 한국석유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13곳은 ‘미흡’이었다. 정부는 이 16개 기관의 내년 경상경비를 0.5∼1.0% 삭감할 예정이다. 기관장 평가에선 공무원연금공단, 코이카, 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국가철도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SR 등 7곳이 최하위 등급인 ‘아주 미흡’을 받았다. 이 가운데 기관장이 재임 중인 곳은 공무원연금공단과 코이카뿐이라 두 기관장에 대해서만 정부가 해임을 건의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치솟는 달걀값… “폭염에 더 오를 수도”수개월째 7000원을 웃도는 달걀 한 판 가격이 일부 마트에서 9000원까지 올랐다. 폭염이 시작되면 달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밥상 단골 메뉴인 달걀값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충북 청주시에 사는 주부 임춘빈 씨(60)는 최근 달걀 한 판(30구)을 1500원 할인해 주는 행사가 시작되는 오전 10시에 맞춰 대형마트를 찾았다.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걀 판매대로 향하는 이른바 ‘오픈런’에 나섰다. 평소보다 저렴한 행사 상품은 물량이 한정돼 조금만 늦어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 씨는 “달걀값이 많이 올라 반찬을 줄여야 하나 걱정된다”며 “행사 시작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달걀이 진열대에 몇 판 남지 않아 서둘러 집어야 했다”고 말했다. 달걀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돼 알을 낳을 닭이 부족한 이유가 크다. 정부는 신선란 수입, 대형마트 할인 지원 등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달걀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달걀 한 판 7500원 육박… 2월 이후 상승세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1∼17일 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749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6880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8.9% 올랐다. 달걀 한 판 가격은 지난해 8월 7088원까지 오른 뒤 할인 지원과 생산량 회복 등의 영향으로 같은 해 11월 6499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겨울철 AI가 확산하면서 다시 올라 올해 5월 7404원으로 상승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접하는 가격은 더 비싸다. 할인 상품을 제외한 일반 달걀은 일부 동네 마트와 슈퍼에서 한 판에 9000원을 넘거나 1만 원 이상에 팔리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정부 지원을 받아 달걀을 6000원대에 내놓으면서 구매 수량을 1인당 한 판으로 제한했다. 온라인에서는 할인 상품이 일시적으로 동나기도 했다. 자영업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세종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미현(가명·43) 씨는 “김밥과 계란말이 등 주요 메뉴에 달걀이 많이 들어가지만 가격이 올라도 사용량을 줄이기 어렵다”며 “다른 식자재 가격까지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달걀값 상승이 장기화하면 김밥과 빵, 과자 등 외식·가공식품 가격의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고병원성 AI 유행에 생산 감소… 폭염도 변수고병원성 AI 유행에 따른 생산 감소가 달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 농장들이 산란계를 살처분하면서 달걀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겨울철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1134만 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의 약 14%에 해당한다. 지난달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은 4579만 개로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살처분이 끝나더라도 공급이 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산란계 병아리가 자라 안정적으로 달걀을 생산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AI가 발생한 농장도 방역 절차와 시설 정비를 마친 뒤에야 닭을 다시 들일 수 있어 생산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 올해 1∼4월 산란계 병아리 입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늘었지만, 이 병아리들이 실제 알을 낳을 수 있는 닭으로 자랄 때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여름 폭염도 변수다. 닭은 더위에 약하다. 기온이 크게 오르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알을 덜 낳는다. 농가는 냉방과 환기 설비를 가동해야 해 전기료와 관리비 부담이 커진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 8월까지 생산량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달걀값은 더 오를 수 있다. 환율이 상승하고 사료비가 오르면서 달걀값은 더 비싸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양계농가는 옥수수와 콩깻묵 등 사료 원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한다. 그러다 보니 환율에 민감하다. 국제 곡물 가격과 해상 운임이 올라도 사료값이 비싸져 농가 생산비가 늘어난다.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비까지 오르면 농가가 출하 가격을 낮추기 어려워진다. 산란계 사육 면적 기준 강화도 공급 늘리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 면적을 기존 0.05m²에서 0.075m²로 넓힌 기준을 2027년 9월부터 시행한다. 현재는 농가의 자율적인 시설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기준이 시행되면 같은 시설에서 기를 수 있는 닭이 줄어드는 만큼 생산 기반 확충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생산자단체가 산지 가격을 정해 알리던 관행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산란계협회가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역과 달걀 크기별 기준가격을 정해 회원 농가에 통지해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5억9400만 원을 부과했다. 다만, 협회는 가격 발표를 중단한 이후에도 달걀값이 오른 것은 AI에 따른 공급 감소가 원인이라고 반박한다.● 신선란 3123만 개 수입… 한 판 1500원 할인정부는 달걀 공급을 늘리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식품부는 미국, 태국에 이어 브라질로까지 수입국을 넓혀 올해 1∼7월 신선란 3123만 개를 들여올 계획이다. 지난달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224만 개는 홈플러스와 GS더프레시, 지역 중소마트 등에서 30구당 5990원에 판매됐다. 다만 3123만 개는 국내 하루 생산량의 약 70%에 해당한다. 수개월에 걸쳐 들여오는 전체 물량은 국내 생산량의 하루치에도 못 미친다. 국내 전체 수급을 바꿀 정도의 효과를 내긴 힘들다. 정부는 다음 달 1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특란 30구를 살 때 제공하는 할인액을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높였다. 농협도 하나로마트에 공급하는 달걀 납품단가를 낮추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제과·제빵업체 등이 사용하는 달걀 가공품 8000t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비용을 낮출 방침이다.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는 달걀 거래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농가와 유통업체가 가격과 규격, 계약 기간 등을 미리 정하는 표준거래계약서 도입을 추진하고, 산지 가격 조사와 발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생산자단체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달걀 산업 발전 협의체를 운영해 재고와 수급 전망을 공개하고, 현재 4곳인 온라인 도매 거래 공판장을 2030년까지 10곳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달걀 가격이 낮을 때 액란 등 달걀 가공품으로 만들어 민간 냉동시설에 보관한 뒤 AI 등으로 가격이 급등하면 시장에 공급하는 비축 사업도 검토한다. 신선란은 보관 기간이 짧지만 액란이나 분말로 만들면 비교적 오래 저장할 수 있어 제과·제빵용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 특히, 병아리 입식을 늘리는 동시에 달걀을 여름철 중점 관리 품목으로 정해 생산량과 산지·소매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병아리가 본격적으로 달걀을 낳는 7월 이후 생산량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격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더 오르거나 공급 차질이 커지면 추가 할인과 수입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통 투명성 높이고 AI 방역 강화해야”정부 전망대로 가격이 내려갈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에도 병아리 입식 증가로 가을부터 생산량이 회복됐지만 겨울철 AI가 다시 확산하면서 가격 안정 흐름이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도 폭염이나 추가 가축 질병이 생기면 가격이 안정되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할인하더라도 공급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나중에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입과 할인은 단기 대책인 만큼 유통 구조와 방역 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표준거래계약서 도입과 온라인 공판장 확대 등 정부 대책이 실제 거래 관행을 바꾸려면 이행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올해 겨울철 AI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위원은 “농가와 유통업체가 가격과 규격, 계약 기간 등을 미리 정하는 표준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온라인 공판장 거래를 늘려 실제 거래 가격과 재고·수급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고병원성 AI로 인한 생산 공백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 중심의 방역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철새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위험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밀집 사육 지역의 시설 개선과 농장 분산 등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성철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과장은 “겨울철 농장 출입 차량과 인력에 대한 소독과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대규모 산란계 밀집단지를 중심으로 질병이 확산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올겨울에는 이를 막기 위한 강화된 방역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8년 만에 부활한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에서 기관장 24명이 낙제점인 ‘미흡’ 이하 등급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인 ‘아주 미흡’을 받은 7명 가운데 재임 중인 김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과 장원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등 2명은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이들 모두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됐다. 나머지 5명은 중도 퇴임했거나 임기가 종료돼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19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이 따르면 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기관장이 미흡 이하 기관(16곳)보다 많았다. 기관과 별개로 기관장 개인의 성과, 실행력, 내부통제 책임 등을 따로 물은 것이다. 기관장에 대한 자체 평가가 이뤄진 건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이승철 공공기관 기관장평가단장은 “기관장 개개인의 재임 중 리더십, 경영계약 이행 여부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그 책임을 직접 묻는 책임경영 체계를 복원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낮은 점수를 받은 기관장들은 성과 목표 설정과 실행 과정 등이 부진했다. 평가단은 일부 기관장이 기관 전체 성과지표를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성과지표로 삼거나,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았다고 봤다.예컨대 공무원연금공단은 기관 평가는 ‘보통(C)’이었지만 김 이사장은 ‘아주 미흡’을 받았다. 평가단은 공단이 9개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도 실제 사업 재편이나 인력 재배치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단 이사회 13회 중 3회가 서면으로 열렸고, 횡령 사건과 개인정보 유출, 내부 청렴도 하락 등도 감점 요인이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올 8월까지지만 정부는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코이카는 기관 평가와 기관장 평가가 모두 최하위였다. 평가단은 코이카의 100여 개 단위 사업이 폐지됐지만, 장 이사장이 그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이카 이사회 10회 중 5회는 안건 통지 기한을 지키지 않았고, 참석률은 68.8%였다. 고객만족도가 우수에서 보통으로 떨어진 점도 반영됐다. 장 이사장의 임기는 내달 종료된다.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여부 등 공공기관 안전 책임을 강화하려는 이재명 정부 기조도 평가에 반영됐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사망사고 중대재해가 발생한 15개 기관 가운데 재임 중임 기관장 11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가 이뤄졌다. 평가단은 사망사고가 많았던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도로공사 등의 기관에 안전 관련 지표 최저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기관 평가에서는 ‘미흡(D)’ 13곳과 ‘아주 미흡(E)’ 3곳 등 총 16곳이 미흡 이하 성적표를 받았다. 미흡 이하 기관은 사업 성과가 부진하거나 재무·안전관리가 미흡한 곳이었다. 해외자원개발 손실로 부채가 20조 원을 웃도는 한국석유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기관 평가가 D·E인 16곳은 2027년도 사무실 운영비와 출장비 등 운영비 예산이 최대 1% 삭감된다. C등급 이상 기관 임직원에게만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지급되고 D·E등급 기관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탁월(S)’ 기관은 없었고, 15곳이 ‘우수(A)’ 기관으로 평가됐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8년 만에 부활한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김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과 장원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등 2명이 최하위 평가를 받아 해임될 처지에 놓였다. 기관 평가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에스알(SR) 등 16곳이 ‘미흡’ 이하를 받았다.정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88곳을 대상으로 한 기관 평가에서 국립공원공단과 코이카, 코바코 등 3곳이 ‘아주 미흡’을 받았다. SR, 한국석유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13곳은 ‘미흡’이었다. 정부는 이 16개 기관의 내년 경상경비를 0.5~1.0% 삭감할 예정이다.기관장 평가에선 공무원연금공단, 코이카, 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국가철도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SR 등 7곳이 최하위 등급인 ‘아주 미흡’을 받았다. 이 가운데 기관장이 재임 중인 곳은 공무원연금공단과 코이카뿐이라 두 기관장에 대해서만 정부가 해임을 건의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가 정해지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속도가 붙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은 뒤처지면서, 앞으로는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이를 반도체 공장 등으로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의 건설 필요성 등을 재검토했지만, 올 1월 국민 여론조사와 전력 수요 전망 등을 토대로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확대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발전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형 원전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은 원전 건설이 한 차례 중단됐던 지역이다.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대는 2012년 천지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7년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 이번 결정으로 14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원전 건설이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영덕에 들어설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설비용량 1.4GW인 한국형 원전 APR1400으로 지어진다. 두 원전의 전체 설비용량은 2.8GW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전력 수요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부산 기장 SMR을 2035년, 영덕 대형 원전 2기를 각각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원전은 경제성을 위해 보통 2기를 함께 짓는다.24년 만에 신규 원전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지질·지진·해양환경 조사와 환경 영향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과 실시계획 승인도 필요하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동의를 확보한 뒤 직접 신청하는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 부지 확정 이후 통상 2, 3년이 걸렸던 주민 설득 절차를 공모 단계로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문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로 보낼 송전망 확충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원전이 예정대로 준공되더라도 송전선로가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충분히 보내기 어렵다. 발전소와 송전망의 건설 속도 차가 커지면 신규 원전이 전력 공급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국내 전력 발전설비가 최근 5년간 20% 넘게 증가하는 동안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선로는 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발전소 등 발전설비는 빠르게 짓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병목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AI 데이터센터 확충 등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발전설비는 2020년 13만3655MW(메가와트)에서 올해 16만3224MW로 22.1% 증가했다. 발전전력량도 같은 기간 57만7112GWh(기가와트시)에서 63만4470GWh로 9.9% 늘었다. 반면 송전선로는 3만4665C-km(서킷킬로미터·선로 길이X회선 수)에서 3만6184C-km로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력망 확충 속도가 발전설비 증가 속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전력을 운반할 송전망이 부족하다 보니, 기껏 세운 발전소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을 줄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전력 수요보다 공급이 많거나 송전망이 부족하면 태양광·풍력 발전량을 줄이는데, 이를 출력제어라고 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는 24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다. 생산한 전기를 제때 보내지 못해 발전을 중단하거나 생산을 적게 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사례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밀집한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전남에선 출력제어 횟수가 2023년 2회에서 2025년 82회로, 2년 만에 40배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송전망 문제가 국가 산업 경쟁력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한국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만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지금처럼 송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전력 공급 불안 때문에 제대로 확충할 수가 없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송전망이 확충되는 속도가 느려지면 전기가 필요한 곳에 제때 전기를 공급하지 못해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단지처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곳에 전력이 제대로 흐르도록 정부가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을 적극 활용해 주민을 설득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이,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 신규 원전 후보지가 정해진 것은 2012년 영덕 천지원전(현재 백지화) 부지 선정 이후 14년 만이다. 실제 완공된 원전을 기준으로는 경북 울진군 신한울 1∼4호기 이후 24년 만이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 신규 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신규 원전 후보지를 의결했다. 대형 원전 평가에서는 영덕군이 91.01점으로 울산 울주군(82.63점)을 앞섰다. SMR 평가에서는 기장군(87.11점)이 경북 경주시(84.56점)보다 높았다. 평가위는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분야를 종합 평가했다. 이번 공모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회 동의서를 첨부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 수용성도 중요하게 반영됐다. 영덕에 세워질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1.4GW급으로 완공되면 60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기장 후보지의 SMR은 대형 원전 1기 출력의 절반 수준인 0.7GW급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번 선정은 후보 부지를 정한 단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원개발사업 예정 구역으로 지정해야 부지가 최종 확정된다. 정부와 한수원은 2031년 착공해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2037년, 2038년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 원전 건설 허가가 난 것은 2024년 9월 신한울 3·4호기로 2032∼2033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이,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 신규 원전 후보지가 정해진 것은 2012년 영덕 천지원전(현재 백지화) 부지 선정 이후 14년 만이다. 실제 완공된 원전을 기준으로는 경북 울진군 신한울 1~4호기 이후 24년 만이다.17일 한국수력원자력 신규 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신규 원전 후보지를 의결했다. 대형 원전 평가에서는 영덕군이 91.01점으로 울산 울주군(82.63점)을 앞섰다. SMR 평가에서는 기장군(87.11점)이 경북 경주시(84.56점)보다 높았다.평가위는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분야를 종합 평가했다. 이번 공모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회 동의서를 첨부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 수용성도 중요하게 반영됐다.영덕에 세워질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1.4GW급으로 완공되면 60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기장 후보지의 SMR은 대형 원전 1기 출력의 절반 수준인 0.7GW급으로 지어질 예정이다.이번 선정은 후보 부지를 정한 단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원개발사업 예정 구역으로 지정해야 부지가 최종 확정된다. 정부와 한수원은 2031년 착공해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2037년, 2038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 원전 건설 허가가 난 것은 2024년 9월 신한울 3·4호기로 2032~2033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가 정해지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속도가 붙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은 뒤처지면서, 앞으로는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이를 반도체 공장 등으로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의 건설 필요성 등을 재검토했지만, 올 1월 국민 여론조사와 전력 수요 전망 등을 토대로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확대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발전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대형 원전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은 원전 건설이 한 차례 중단됐던 지역이다.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대는 2012년 천지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7년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 이번 결정으로 14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원전 건설이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영덕에 들어설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설비용량 1.4GW인 한국형 원전 APR1400으로 지어진다. 두 원전의 전체 설비용량은 2.8GW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전력 수요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부산 기장 SMR을 2035년, 영덕 대형 원전 2기를 각각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원전은 경제성을 위해 보통 2기를 함께 짓는다.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지질·지진·해양환경 조사와 환경 영향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과 실시계획 승인도 필요하다. 토지 보상, 주민 의견 수렴 과정 등에서 갈등이 불거지면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 새울 3·4호기는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각각 24년과 25년이 걸렸다.정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동의를 확보한 뒤 직접 신청하는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 부지 확정 이후 통상 2, 3년이 걸렸던 주민 설득 절차를 공모 단계로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문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로 보낼 송전망 확충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원전이 예정대로 준공되더라도 송전선로가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충분히 보내기 어렵다. 신규 대형 원전 부지가 정해지며 발전설비 확충이 본격화한 가운데 송전망 건설은 송전탑 설치에 대한 주민 반발과 보상 갈등, 인허가 지연 등으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발전소와 송전망의 건설 속도 차가 커지면 신규 원전이 전력 공급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농협 개혁안을 두고 정부와 농협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원 직선제로 개편하고 감사 기능을 외부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담은 2차 개혁안도 마련해 이르면 7월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에 따르면 1차 농협 개혁안에는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을 떼어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 감사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중앙회 내부 감사위원회가 감사하는데, 이를 독립기관에 맡겨 감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농협은 외부 감사위원회가 조합 감사권까지 가져가면 자율성이 훼손되고 기존 조직과 기능이 겹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은 “자율성을 강조하려면 책임성과 조직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회장 직선제 비용을 놓고도 양측의 계산이 엇갈린다. 농협은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전체 조합원 187만 명이 투표하면 총 406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직선제 비용을 208억∼228억 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2028년 선출되는 차기 중앙회장의 임기를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1년 줄이기로 하고, 2031년부터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협 개혁안의 핵심은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화”라며 “여러 비판을 반영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더라도 이 두 가지 내용은 끝까지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법 개정안은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감사위원회 독립과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싼 농협과 정부의 이견으로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농협 개혁안을 두고 정부와 농협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원 직선제로 개편하고 감사 기능을 외부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담은 2차 개혁안도 신속하게 마련해 이르면 7월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에 따르면 1차 농협개혁안에는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을 떼어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 감사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중앙회 내부의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가 각각 일선 조합과 중앙회·지주·자회사 등을 감사하고 있다. 이를 독립기관에 맡겨 감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농협은 외부 감사위원회가 조합 감사권까지 가져가면 자율성이 훼손되고 기존 조직과 기능이 겹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운영에 450~500명의 인력과 1400억~15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추진단은 농협이 인력과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조합 감사 210명, 지주·자회사 감사 20명, 운영지원 20명 등 약 250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기존 감사조직의 지출 수준을 고려하면 500억 원 안팎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은 “자율성을 강조하려면 책임성과 조직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외부 감사위원회는 이런 기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중앙회장 직선제 비용을 놓고도 양측의 계산이 엇갈린다. 농협은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전체 조합원 187만 명이 투표하면 위탁 경비 318억8000만 원과 선거운동비 87억4000만 원 등 총 406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가 직선제 선거를 추진하는 만큼 비용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반면 농식품부는 직선제 비용을 208억~228억 원으로 추산했다. 최소 추산액이 농협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다. 선거 비용은 공직선거처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선거는 농협법에 따라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8년 선출되는 차기 중앙회장의 임기를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1년 줄이기로 하고, 2031년부터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러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은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화”라며 “여러 비판을 반영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더라도 이 두 가지 내용은 끝까지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농협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감사위원회 독립과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 추진단은 2차 개혁안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금융·경제 지주의 지분을 모두 보유해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추진단은 2차 개혁을 통해 두 지주회사를 중앙회에서 분리하고, 주식을 지역농협이나 조합원에게 나눠 중앙회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단은 7~8월 중 2차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농협이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올해 8876억 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감면해 약 9만 명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기로 했다. 15일 농협중앙회는 올해 장기연체채권 6870억 원을 소각해 약 6만4000명의 신용 회복을 돕겠다고 밝혔다. 고령자와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보유한 3년 이상 연체채권 2006억 원에 대해서는 원금을 최대 90%까지 감면하고 미수이자는 전액 면제한다. 아울러 앞으로 5년간 총 15조3000억 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에 8조5000억 원, 서민·취약계층 금융 지원에 6조8000억 원을 배정했다. 전국 농축협에는 금융 취약계층 전용 창구를 운영한다. 청년·농업인 대상 저금리 상품도 확대한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또 갈아치웠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3.4% 증가한 878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372억9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167.7% 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3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제품(49.1%), 선박(15.8%), 무선통신기기(8.3%) 등의 수출이 늘었지만, 승용차(―7.5%), 자동차 부품(―7.8%)은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80.8%), 미국(59.4%), 베트남(61.4%), 대만(76.9%), 유럽연합(3.2%) 등에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중동 사태의 영향으로 중동 수출은 7.5% 줄었다.같은 기간 수입액은 60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0.7% 증가했다. 원유(24.8%)와 메모리 반도체(139.6%), 제조용 장비(68.3%) 등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중동 사태의 여파로 원유 수입단가는 배럴당 117.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1.9% 뛰었다. 무역수지는 270억 달러 흑자로 1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한국이 마약을 비싸게 팔아 수익을 많이 남길 수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어 국제 마약조직의 표적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행객을 통한 마약 밀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밀반입과 온라인 유통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불법 거래된 필로폰 1g당 가격은 1년 전(300달러)보다 33.3% 오른 400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태국은 13.5달러, 인도네시아는 78.78달러, 미얀마는 5.55달러였다. 한국에서 마약이 태국보다 29.6배 비싸게 거래된 셈이다. 한국에서 마약류가 비싸게 거래되니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이 한국 마약 밀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커진다. 문제는 국내에서 마약을 1회 투약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리 비싸진 않다는 점이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은 약 0.03g으로 추산되는데 비용이 약 12달러(약 2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마약류를 불법 구매하기도 쉬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국내 마약 시장이 암암리에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항공 여행객을 통한 필로폰 밀수 적발량은 199kg으로 1년 전보다 87.7% 늘었다. 항공화물 적발량도 16kg에서 3배가 넘는 56kg으로 불어났다. 2020년 이후 비밀 마약 제조시설 3곳이 적발되는 등 국내에서 마약류를 직접 제조하는 시도까지 늘고 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화로 7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데다 한국의 높은 노인 빈곤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2% 증가했다. 7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121만9000명이었던 70세 이상 취업자는 2021년 156만6000명으로 150만 명을 넘어선 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7% 이상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4.5%에서 지난해 7.5%로 3.0%포인트 올랐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70세 이상 남성 취업자(111만3000명)와 여성 취업자(104만9000명)는 1년 전보다 각각 9.6%, 8.7% 늘었다. 70세 이상 여성 취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이 고령층 취업자가 늘어난 데는 인구 구조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70세 이상 인구는 2018년 502만5000명에서 지난해 682만2000명으로 약 35.8% 증가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도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생계 때문에 은퇴하지 못하고 노동을 이어가는 빈곤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소득 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4.8%)의 두 배를 웃돌았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화로 7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데다 한국의 높은 노인 빈곤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2% 증가했다. 7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121만9000명이었던 70세 이상 취업자는 2021년 156만6000명으로 150만 명을 넘어선 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7% 이상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4.5%에서 지난해 7.5%로 3.0%포인트 올랐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70세 이상 남성 취업자(111만3000명)와 여성 취업자(104만9000명)는 1년 전보다 각각 9.6%, 8.7% 늘었다. 70세 이상 여성 취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이같이 고령층 취업자가 늘어난 데는 인구 구조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70세 이상 인구는 2018년 502만5000명에서 지난해 682만2000명으로 약 35.8% 증가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도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그러나 생계 때문에 은퇴하지 못하고 노동을 이어가는 빈곤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소득 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4.8%)의 두 배를 웃돌았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선진국 수준의 보유세 부담을 강조하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다주택과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동산 세금 조정에 따른 효과를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을 다각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세금 감면 혜택 축소 등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초고가 정조준해 세금 올릴 듯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공개한 ‘2026 대한민국 조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비중은 0.9%로 미국(2.7%), 캐나다(2.6%), 프랑스(1.9%), 일본(1.9%) 등 주요 선진국보다 크게 낮다. 주요 7개국(G7) 평균인 1.9%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취득세, 상속세 등 다른 재산 관련 세금을 포함한 재산과세 전체 기준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택이) 거의 사치품화돼 있다. 서구, 선진국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며 보유세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6·3 지방선거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벨트 표심이 정부여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에도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재정경제부는 세제 개편안 발표 시기인 7월 말까지 재산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과세 전반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수차례 실거주 보호 원칙을 강조한 만큼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거론되는 방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다. 주택 공시가격에서 각종 공제를 뺀 뒤 이 비율을 곱하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과표)이 된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통상 80% 정도였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이 비율을 95%까지 올렸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다시 낮췄다. 비율 조정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입법 과정 없이 가능하다. 비율만 높여도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종부세 과표구간을 더 세분화해 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촘촘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종부세는 과표 3억 원 이하부터 94억 원 초과까지 7단계로 나눠 0.5∼2.7% 세율을 적용한다. 초고가 주택에 한해 구간을 더 세분화한 뒤 현재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을 2주택 이상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0.5∼5.0%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중과세율은 과거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됐다. 그러다가 2023년부터 지역 구분 없이 3주택 이상으로 축소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선 종부세 개편을 통한 보유세율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신중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장기 ‘보유’ 아닌 ‘거주’만 세금 감면 검토비거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는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실거주자에게만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미 국회에도 발의돼 있다. 현재 집을 팔 때 1주택자는 보유와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각각 10년 이상)씩 80%까지 공제를 받는다. 여기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없애고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 공제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 장특공제는 현재 거주 요건 없이 5년 이상 집을 보유하면 최대 50%까지 받는데, 이를 거주 기준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매입 임대아파트 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매입 임대는 등록 임대사업자 유형 중 하나로, 사업자가 의무 임대 기간을 지키고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리지 않으면 양도세 중과 배제, 종부세 합산 배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아파트 매입임대는 2020년 폐지됐지만 이전에 등록한 아파트는 임대기간이 끝나도 집을 팔 때 양도세 중과에서 배제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매입임대 아파트는 4만3682채에 이른다. 이에 중과 배제 적용 기한을 설정해 임대사업자들이 그 전에 집을 팔도록 해 매물을 늘리려는 것이다.● “거래 절벽 막을 보완책 병행돼야”보유세 인상안이 현실화하면 올해 집값 상승에 따라 오를 내년 부동산 세금 인상 폭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높이려면 양도세는 낮추는 등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보완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세금을 강화해도 이로 인한 매물 증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져 거래 위축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주요국 대비 취득세, 양도세 등 거래세 부담이 매우 큰 편”이라며 “보유세를 높이려면 거래세 부담은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만 올리면 거래가 끊긴 채 가격은 내리지 않는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양도세를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