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

이상환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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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상환 기자입니다.

paybac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사회일반74%
사건·범죄17%
남북한 관계3%
금융3%
인사일반3%
  • 경찰, ‘횡령·배임 의혹’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비공개 조사

    경찰이 수십억 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을 불러 조사 중이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이호진 전 회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고 장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룹 소유 골프장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경찰은 최근까지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사무실, 그룹 주요 관계자 자택 등을 대상으로 세 차례 압수수색했고, 관계자들을 참고인 조사를 했다. 또,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회장은 회삿돈 421억 원을 횡령하고, 약 9억 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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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지킨 제복의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필리핀의 우리 교민들이 ‘당신(경찰)이 있어 이 지역이 살기 좋아졌다’고 해주신 말씀이 제게는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토 안팎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동료 앞에 부끄럽지 않게 근무하겠습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울 송파경찰서 윤종탁 경감(47)은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던 2022년 9월 중국인 조폭 조직에 납치됐던 국민을 구해 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이 2012년 제정된 이래 해외 교민을 지킨 공로로 대상을 받은 이는 윤 경감이 처음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 있는 국민 보호도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윤 경감은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 아니면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는 현지 교민분들을 생각했다”라며 “스무 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결국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낸 기억이 나를 아직도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200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한 뒤 2012년 간부후보생 60기로 재입직한 윤 경감은 수사 부서에서 보이스피싱 및 기획부동산 사기 조직을 여럿 검거했다. 특히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며 중국 범죄조직에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했다. 그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킨 보이스피싱 총책 등 현지 조폭 범죄집단 21명을 검거하는 데도 기여했다. 2021년 9월에는 현지에서 살인 청부업자로 악명을 떨쳤던 40대 이모 씨를 검거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윤 경감은 다음 달 말이면 말레이시아로 다시 해외 근무에 나선다. 국내에 2명뿐인 국제 공조 전문 수사관 중 한 명인 그는 “국제 공조 분야에서 최우수 수사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2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대상 1명, 제복상 6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1명, 위민해양경찰관상 1명 등 11명에게 시상했다.“국군외상센터가 내 최전선” 군의관 아빠… 아홉살 딸 “멋져요” 보이지 않는 곳서 국민 위해 헌신경찰-소방관-군인 등 11명 수상동료 잃은 소방관 “딛고 일어설 것”작전중 부상 경찰 “현장 지키겠다” “오늘 오전에도 수술을 하고 오는 길입니다. 바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도 있는 이들’을 구할 때는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문기호 중령(41·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외상제2진료과장)은 명패를 바라보며 “같이 일하는 병원 동료들과 함께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중령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로운 제복상을 수상했다. 문 중령은 2011년 최전방 경계부대(GOP)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을 시작으로 장기 복무로 전환해 13년째 군의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군내에서 ‘후방의 영웅’으로 평가된다. 접경에서 총을 들지는 않지만, 국가에 헌신하다가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국군외상센터가 바로 그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문 중령은 2022년 10월 표정호 병장이 국군수도병원으로 실려 온 날이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표 병장은 지뢰 사고로 오른쪽 발뒤꿈치가 완전히 절단된 상태였다. 자칫 잘못하면 발목 전체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모두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절망했지만, 문 중령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즉시 뼈와 인대를 이식하고 허벅지 근육을 떼어내 뒤꿈치를 재건하는 고난도 수술을 17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제 표 병장은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꽃다발을 안고 시상식장에 온 문 중령의 딸 시원 양(9)은 “온종일 수술하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싶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영예로운 제복상에선 문 중령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기여하는 제복 공무원이 여럿 수상자로 뽑혔다. 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 서해지구대 백성욱 경위(36)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5월 “극단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로 출동해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남학생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자칫 투신자와 같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던진 결과였다. 백 경위는 “극단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현장에서 그런 이들을 볼 때마다 사명감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는 동료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한 11명의 경찰과 소방관, 군인 중 3명은 작전 중 큰 부상을 입었다. 심사위원들은 큰 부상에도 개의치 않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며, 많은 제복 공무원들의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 신현혁 소방위(45)는 화재 진압 작전 중 큰 부상을 당하며 동료 3명을 잃었다. 2022년 1월경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서 일어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할 때였다. 그날 화재 진압을 위해 창고로 진입한 신 소방위는 창고 내부에 고립됐다. 자욱한 연기로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폭발하는 화염에 몸이 튕겨 나간 것. 부상보다 힘든 건 그날 함께한 동료 3명의 순직이었다. 이 충격으로 신 소방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어 공무상 요양에 들어갔으나, 해당 기간이 채 끝나기 전인 2022년 9월 그는 자진해서 현장에 복귀했다. 신 소방위는 “그날 작전의 충격으로 아직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두렵다”며 “그래도 힘든 상황에 처한 동료와 후배들에게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이번 시상식을 찾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 신영환 경위(42)는 지난해 3월 외국인 신분증 위조 사범 검거 중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으려다 우측 아킬레스힘줄이 파열되며 전치 29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는 “놓치지 않으려고 범인의 다리를 붙잡아, 5m 넘게 끌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퇴원 이후에도 바로 현장에 복귀한 뒤 수사와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위민경찰관상 수상자인 이재원 경장(37)은 음주 측정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피의자를 잡으려다가 부상을 당했지만 “앞으로도 현장을 지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수상자들도 있었다. 위민해양경찰관상을 수상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 주진홍 경위(42)는 낚싯줄에 걸린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던 일회용 주사기를 단서로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폭력조직을 포함한 마약 사범 29명을 일망타진했다. 그는 “이번 상금을 마약을 단절하기 위한 곳에 쓸 생각”이라며 “마약 사범을 검거할 때 필요한 방탄 장갑과 삼단봉을 구매해 동료들에게 나눠 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사범을 잡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는데, 방탄 장갑 등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 ◇대상윤종탁 경감(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제복상문기호 중령(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김창곤 중령(육군 32보병사단)백성욱 경위(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양승춘 소방경(경기소방재난본부 성남소방서)이종욱 소방위(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김건남 경감(동해지방해양경찰청 포항해양경찰서)◇위민경찰관상신영환 경위(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이재원 경장(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위민소방관상신현혁 소방위(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위민해양경찰관상주진홍 경위(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심사위원 김진태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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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김광호 서울청장 오늘 불구속 기소할듯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은 19일 김 청장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 전인 2022년 10월 14일부터 같은 달 29일 참사 당일까지 ‘대규모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기동대 배치 등 대비책을 지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지난해 1월 김 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검찰의 결정은 이달 15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 등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 청장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서부지검 수사팀은 김 청장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 의견 등을 바탕으로 검토에 들어갔고, 결국 기소 방침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민의힘은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정했다”며 “(야당 단독 처리는)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 계속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별법이 정부에 이송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협상을 하다가 야당이 일방적으로 특별법을 처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야당에 재협상을 제안한 상황 등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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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서 홀로 ‘인슐린 주사’… 당뇨 합병증 위험 안고사는 아이들

    여덟 살 난 막내는 아직도 매일 제 형을 찾는다. 형이 떠난 지 여덟 달이 지났건만. 15일 서울 은평구의 자택에서 만난 황유순 씨(43)는 사진 속 셋째 아들 이주환 군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사진을 버리려고 했어요.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져서. 그런데 막내가 말리더라고요. ‘형아 기억이 없어질까 봐 싫다’면서….” 주환이는 평생 중증·난치성(1형) 당뇨(소아당뇨)를 앓다가 지난해 5월 열다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뇨 합병증이었다. 스스로 혈당 조절(인슐린) 주사를 놓다가 용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얻은 합병증이었다. 유순 씨는 “만약 법이 지금 같지 않아서, 학교에서 보건교사 선생님이 주사를 놔줄 수 있었다면 주환이가 덜 아프지 않았을까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교서 직접 주사 놓다가 합병증 사망 2008년 4월 태어난 주환이는 생후 2개월에 소아당뇨로 진단됐다. 다섯 살 때부터 매일 4번 인슐린 주사를 맞았다. 인슐린을 자동으로 넣어주는 펌프는 피부 알레르기 때문에 쓰지 못했다. 초등학교에선 점심마다 유순 씨가 들르거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누나가 주사를 도와줬다. 문제는 중학교에 가면서부터였다. 학교가 집에서 먼 탓에 주환이는 스스로 주사를 놓아야 했다. 보건교사가 있었지만 주사를 대신 놔주지 못했다. 학교보건법(제15조의2)상 보건교사가 투약할 수 있는 약물 목록에 인슐린이 포함되지 않은 탓이었다. 어린 주환이는 혈당치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해야 하는 주사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때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한 달이 멀다 하고 합병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그러다 지난해 5월 4일 ‘그날’이 왔다. 새벽에 집에서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옮겨진 주환이는 잠시 정신을 차리더니 “엄마, 나 검사 끝나면 맛있는 거 사줘요”라며 애교를 부렸다. 평소 못 먹는 단 음식을 사달라는 그 말이 주환이의 마지막 말이 됐다. 주환이는 다음 날 뇌사에 빠졌고, 3주 후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유순 씨는 “정부는 늘 ‘아이들을 잘 치료해주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필요할 땐 곁에 없었다. 다시는 주환이처럼 떠나는 아이가 없게 해달라”고 말했다.● 엄마는 생업 포기하고 점심마다 ‘주사 등교’ 소아당뇨 치료의 사각에서 고통받는 아이는 주환이만이 아니다. 16일 오전 11시 반, 세종시 한 초등학교 보건실 침대에 앉은 박율아 양(8)은 덜 여문 손으로 아랫배를 붙들고 주삿바늘을 꽂았다. 점심을 먹기 전에 인슐린을 투약한 것. 보건교사 이은희 씨는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여유가 있을 땐 제대로 주사하는지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지만, 다른 업무와 겹칠 때면 꼼꼼히 못 살필 때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경남 함안군에 사는 강성빈 양(14)도 비슷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 서미경 씨(39)는 성빈이가 소아당뇨로 확진된 2017년부터 어린이집 교사 일을 그만두고 매일 점심마다 학교를 찾아 인슐린 주사를 놔줬다. 사는 곳에 소아당뇨를 제대로 관리하는 병원이 드문 탓에 성빈이와 엄마는 서너 달마다 고속철도(KTX)를 타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닌다. 11일 취재팀과 만났을 때도 성빈이는 ‘5분 진료’ 후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진료실을 나와야 했다. 소아당뇨 환자의 부모 중 한 명이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잦은 또 다른 이유는 혈당 관리가 24시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3시 21분, 율아의 혈당치가 떨어져 자동 경보가 울리자 부모가 급히 깨워 포도 주스를 먹였다. 잠결이라 주스 섭취를 거부하는 아이를 달랜 부모는 이후로도 30분 넘게 아이의 혈당 그래프를 지켜봐야 했다. ● “마약 의심 신고 받기도”… 편견과 싸워야 소아당뇨를 앓는 아이와 그 가족은 사회적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주환이는 공원에서 주사를 놓다가 ‘마약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파출소에 간 적도 있다. 유순 씨는 “아이 투병 일기를 보여주고 간신히 풀려나오면서 서글펐다”고 말했다. 성빈이는 학교에서 인슐린을 주사할 때 친구들이 볼세라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간 적이 있다. 위생도 문제지만, 혹시 급성 합병증으로 쓰러져도 자칫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율아의 아버지도 딸이 식당에서 구석 자리를 찾으며 “여기선 주사 놓는 거 안 보이겠다”고 말해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율아는 요즘 “나쁜 사람을 잡아서 혼내주는 멋진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율아 아버지의 고민은 깊어진다. 어떻게 하면 상처가 되지 않게 말할까. 우리나라에선 소아당뇨가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있는 질병’으로 분류돼 경찰관 결격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세종=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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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이 집앞에 데려다준 취객 한파속 사망… 법원, 벌금형… 경찰 “비현실적 판결” 반발

    한파 속에서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집 앞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이 남성을 집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던 경찰관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경찰 내부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사와 경장 2명에게 지난해 11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 원과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판결 이후 이들은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1월 말 ‘주취자가 거리에 쓰려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만취한 상태였던 60대 남성 A 씨를 오전 1시 반경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A 씨 자택 앞으로 데리고 갔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철수했다고 한다. 당시 영하 8도까지 기온이 떨어져 한파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A 씨는 문 앞에서 잠이 들었고 6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출동했던 경찰관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불원서를 냈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이들을 약식 기소했다. 경찰 내부에선 “매일 주취 신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모두 집까지 데려다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주취자 관련 출동은 많을 땐 하루 수십 건에 달하는데 이들을 모두 집까지 데려다주려면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도의적 책임을 질 순 있지만 법적으로 처벌하는 건 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주취자 관련 112 신고 건수는 465만5144건으로 매년 평균 93만 건에 달한다. 윤희근 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찰이 추진한 주취자 보호조치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선 경찰의 주취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경찰청은 주취자를 보호하기 위해 임시 보호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담은 ‘주취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들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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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소아당뇨 치료병원, 非수도권 시군 90%엔 없어

    “병이 낫게 해달라고 추석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는데….” 10일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 소아당뇨 투병 중 9일 오전 태안군의 한 주택에서 부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A 양(8)의 빈소를 찾은 초등학교 담임교사 B 씨(57)는 이렇게 말했다. B 씨는 “A 양은 누구보다 착하고 활발한 학생이었지만 투병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빈소 입구에는 A 양 부모가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이 걸려 있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사진을 보다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A 양의 유족은 “지난해 8월경부터 A 양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불가능한 제1형 당뇨(소아당뇨) 판정을 받았다”라며 “인근에 소아당뇨를 제대로 치료할 병의원이 없어서 120km 떨어진 대학병원에 열흘간 입원하는 등 고생이 컸다”고 전했다. A 양의 부모가 딸의 투병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가운데 소아당뇨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원정진료’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 따르면 소아당뇨를 원활히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76곳뿐인데, 절반인 38곳이 수도권에 있었다. 비수도권 126개 시군 가운데 113개 지역(89.7%)에는 소아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전무했다. 소아당뇨 병원 찾아 400km 원정진료… 진단 늦어져 악화도 소아당뇨치료 지방 소외非 수도권-광역시 병원 13곳 불과… 의료인프라 모자라 빨리 발견못해“인슐린 투약기 비용만 月 50만원”… 아이 돌보기 위해 직장 그만두기도전남 영광군에서 소아당뇨를 앓는 12세 아들을 키우는 최모 씨(45)는 석 달마다 4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는다. 집 주변엔 소아당뇨를 제대로 치료할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 의료진 부족해 ‘늦은 진단→악화’ 악순환 소아당뇨 환자를 치료할 병원이 부족한 현실은 지역의료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는 의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의료진 부족이 비수도권, 특히 의료 인프라가 더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서 먼저 나타난 것이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가 제작한 ‘소아 내분비 병의원 목록’에 따르면 소아당뇨를 원활히 치료할 수 있는 비수도권 병원은 38곳뿐인데 그나마 상당수가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에 몰려 있었다.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가운데 이런 병원을 둔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이 목록은 협회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실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안내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다. 정부 통계에서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잡혀도 실제론 의사가 없는 등 치료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아 알음알음으로 만든 것이다. 의료 인프라의 부족은 ‘늦은 진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경남 함안군에서 소아당뇨 아들을 키우는 서모 씨(39)는 “아이가 별다른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 시작해 동네 병원에 갔더니 ‘애들이 크는 과정이다’라고 했다”며 “상태가 나아지질 않아 서울의 큰 병원에 갔더니 1형 당뇨라고 진단했다”고 했다. 그는 “8개월 만에 살이 20kg 넘게 빠지고 혈당도 낮아져 힘들었을 텐데, 그때 아이 상태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어린 소아당뇨 환자들의 경우 음식 섭취만으로도 상태가 악화돼 급하게 병원을 찾아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한 소아당뇨 환자 부모는 “방울토마토만 먹어도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를 만나 상담하려면 100km 넘게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교사 투약 가능 약물에 인슐린 없어 소아당뇨 환자 부모들은 치료비용 중 상당액을 환자가 짊어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현행 건강보험 기준상 ‘중증질환 산정 특례’가 적용되면 본인 부담률이 낮아지지만, 소아당뇨는 ‘진단 및 치료에 드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경우’라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환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진료뿐 아니라 인슐린 주입 펌프와 주사기 등 가정 내에서 해야 하는 관리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1세짜리 소아당뇨 환자 딸을 키우는 남모 씨(37)는 “펌프와 주삿바늘 등 비용이 석 달에 150만 원 가까이 들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유치원이나 초중고교에 다니는 환자도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보건교사가 이를 대신해 줄 수 없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인슐린은 초중고 보건교사가 투약할 수 있는 약물 목록에 없다. 인슐린 투약을 못 해 나타나는 저혈당 쇼크 같은 응급 시에만 보건교사가 쇼크 치료제 등을 투약할 수 있다. 이마저 보건교사들이 혹시 발생할지 모를 법적 책임을 우려해 소극적이다.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둔 B 씨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간호인을 고용하면 매달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 텐데, 지원이 없다 보니 (고용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만4480명(2022년 기준)에 달하는 소아당뇨 환자 지원 체계를 하루빨리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정 아주대병원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인슐린 투약 장비 구입비 등 병원 외적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보건교사 투약 가능 목록에 인슐린을 넣으면 학부모 부담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태안=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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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세 딸 소아당뇨에 너무 힘들다”… 일가족 3명 숨진채 발견

    충남 태안에서 부부가 소아당뇨를 앓던 8세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부부는 딸을 수개월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5분경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편 A 씨(45)와 아내 B 씨(38), 8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A 씨 모친으로부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들었던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 있는 차량 안에서 A 씨 일가족을 발견했다.● “기부까지 했던 가장” 지인들 충격 차량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A5용지 크기의 노트에 부부가 각각 쓴 2쪽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남편 A 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딸이 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 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직장에서 퇴직한 뒤 2022년부터 최근까지 PC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었던 A 씨가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도 하며 주변을 잘 챙겨 왔기 때문이다. A 씨의 한 지인은 “자율방범대 소속으로 봉사 활동을 해왔던 A 씨는 지난해 말 대원들과 함께 성금 300만 원을 지역 면사무소에 기부하기도 했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의 다른 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 딸이 자주 아팠는데 8개월 전쯤 소아당뇨 진단을 받아 A 씨 부부가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한 달에 몇백만 원씩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소아당뇨 치료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전문가들은 소아당뇨를 앓는 아동에 대한 지원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겹쳐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당뇨 환자는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치원이나 초중고 보건교사가 대신 주사할 수 없어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이 돌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소아당뇨는 중증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해 진료비의 20∼60%를 환자가 내야 해 부담이 크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에선 의사나 병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9세 미만의 ‘1형 당뇨병’ 환자는 1만4480명에 달한다. 2018년(1만1473명)과 비교해 4년 새 26% 넘게 늘었다. 이같이 소아당뇨 환자가 늘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월부터 소아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주입할 때 사용하는 인슐린 펌프의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금액은 기존 170만 원에서 최대 450만 원까지 늘어나고, 환자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간병인 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선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방울토마토나 과자만 먹어도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 24시간 관리해야 하는데 전문 간병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양육자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관계자는 “예민한 사춘기 시기를 겪는 소아당뇨 환자와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심리 상담 지원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태안=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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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소아당뇨 힘들어”…태안서 일가족 3명 숨진채 발견

    충남 태안에서 부부가 소아당뇨를 앓던 8세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부부는 딸을 수개월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9일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5분경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편 A 씨(45)와 아내 B 씨(38), 8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A 씨 모친으로부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들었던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 있는 차량 안에서 A 씨 일가족을 발견했다.● “기부까지 했던 가장” 지인들 충격차량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A5용지 크기의 노트에 부부가 각각 쓴 2쪽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남편 A 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딸이 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 씨는 친정 식구들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직장에서 퇴직한 뒤 2022년부터 최근까지 PC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경찰은 부부가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었던 A 씨가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도 하며 주변을 잘 챙겨 왔기 때문이다. A 씨의 한 지인은 “자율방범대 소속으로 봉사 활동을 해왔던 A 씨는 지난해 말 대원들과 함께 성금 300만 원을 지역 면사무소에 기부하기도 했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의 다른 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 딸이 자주 아팠는데 8개월 전쯤 소아당뇨 진단을 받아 A 씨 부부가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한 달에 몇백만 원씩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소아당뇨 치료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전문가들은 소아당뇨를 앓는 아동에 대한 지원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며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당뇨 환자는 매일 인슐린 투약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치원이나 초중고 보건교사가 대신 주사할 수 없어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이 돌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소아당뇨는 중증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해 진료비의 20~60%를 환자가 내야 해 부담이 크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에선 의사나 병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9세 미만의 ‘1형 당뇨병’ 환자는 1만4480명에 달한다. 2018년(1만1473명)과 비교해 4년 새 26% 넘게 늘었다.이같이 소아당뇨 환자가 늘어나자 복지부는 2월부터 소아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주입할 때 사용하는 인슐린 펌프의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금액은 기존 170만 원에서 최대 450만 원까지 늘어나고, 환자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진다.전문가들은 간병인 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선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방울토마토나 과자만 먹어도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 24시간 관리해야 하는데 전문 간병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양육자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관계자는 “예민한 사춘기 시기를 겪는 소아당뇨 환자와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심리 상담 지원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태안=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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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이 문 두드려 포격 대피”… 27곳중 18곳 “방송 못들어”

    “대피해야 하는 줄도 모르고 혼자 정자에 앉아 있었네요.” 8일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모 씨(86)는 “대피 방송이 울린 줄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대피령이 내려진 5일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한 최 씨는 홀로 마을 정자에 앉아 있다가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이웃 주민들이 데리러 온 뒤에야 대피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북한이 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연평도 등 서해 접경 지역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주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연평도 내 민가와 상점 27곳을 취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8곳이 “대피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중 9곳은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했고, 나머지는 “음질 불량 등으로 대피 안내 내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평도 주민에 대한 대피 안내는 크게 확성기를 통한 방송과 재난 문자메시지로 이뤄진다. 이 중 대피 방송은 우리 군이 옹진군과 연평면사무소에 통보하면 각 마을 이장을 거쳐 내보낸다. 연평도 주민 대다수가 고령층이라서 실제 대피는 대피 방송에 의존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연평도 주민 2085명 중 415명(19.9%)이 65세 이상이었다. 하지만 연평도 내 확성기 총 15대 중 상당수는 마을 외곽에 설치돼 있어, 대피 방송이 민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취재팀이 연평도 남서부 마을 2곳을 살펴본 결과 확성기가 모두 마을 외곽에 설치돼 있었다. 특히 ‘귀가 어두운’ 노인들의 경우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연평도 주민 오모 씨(73)는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온 줄도 모르고 거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며 “이장이 와서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대피해야 하는 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 씨를 비롯한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대피 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방송을 늦게 들어 탈출이 늦어질 경우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발전소 인근에 있는 확성기 1대는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어 인근에선 방송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연평도 마을 주민 A 씨는 “올해 사격이 계속 있을 수도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안내 방송 장비도 허술해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곧 보수 업체를 불러 (고장 난 확성기를) 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연평도=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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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또 北포격 할지 몰라… 대피 침낭 챙겨다녀”

    “쿵쿵쿵!” 7일 오후 4시경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 북한이 발사한 포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민 문모 씨(63)는 혼비백산해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침낭을 찾기 위해서였다. 문 씨는 “언제 대피하게 될지 몰라 (침낭을) 아예 챙겨 다니려고 한다”며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가 매일 ‘무섭다’며 우는데 아예 (섬 밖으로) 이사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2010년 트라우마 떠올라 불안”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5일 200발이 넘는 포를 연평도 방향으로 발사한 데 이어 6일에도 60여 발, 7일 90여 발을 각각 퍼부었다. 사흘째 서해 접경 지역에 사격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취재팀이 만난 연평도 주민들은 연이은 포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6일 오후 4시경에도 ‘쾅’ 하는 포성이 민가의 창문을 뒤흔들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자 주민들이 연평면사무소 앞에 모여 “이게 무슨 일이냐”며 발을 굴렀다. 특히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경험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연평도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A 씨는 “시어머니가 심장 수술을 하셨고, (2010년 당시) 집도 포탄에 한 번 맞았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 씨(63)는 “연평도에 산 지 4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며칠 내내 사격 소리가 이어지고 대피까지 한 건 처음”이라며 “정말 전쟁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계에 지장이 생길 것도 우려했다. 주민 상당수는 연평도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주 고객인 군인들의 외출·외박 금지가 길어질 경우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 연평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54)는 “포격도 무섭지만 이틀 넘게 장사를 못 하는 것도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평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6)는 “손님이 크게 줄어 하루 만에 60만 원 넘게 손해를 봤다”며 “(사격 도발이) 길어지면 어떻게 해아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안내 방송 못 들어 5시간 만에 대피” 장비 문제 등으로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포격 시 마을 안내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대피 장소 등을 안내하는데, 스피커가 노후화돼 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연평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 씨(68)는 “이 동네는 스피커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들려도 대피 방송인지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5일에도 대피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은 뒤 오후 2시경에야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이 시작된 지 약 5시간이 지난 후에야 대피가 이뤄진 것. 다른 아파트 주민 채모 씨(59)도 “안내 방송이 울리긴 했는데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며 “이웃이 대피 위치 등을 말해줘 겨우 대피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와 연평도 주민 등에 따르면 대피 안내 방송 자체도 도발이 시작된 지 약 4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연평면은 5일 낮 12시경부터 주민들에게 대피 장소인 연평초중고로 이동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백령·대청면의 경우 오후 1시가 넘어서 대피 방송을 했고, 안내 문자는 오후 1시 22분경에야 발송됐다고 한다. 연평도 주민인 A 씨는 “대피 장소에서 방송이 왜 늦었는지 이장에게 따지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군부대 측에서 요청한 뒤에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방송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게 규정”이라며 “군 측의 통보가 늦어지며 안내 방송과 문자메시지 발송도 늦어졌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연평도=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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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용 칼, 흉기로 개조해 범행… 사무실엔 칼 가는 도구 2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모 씨(67)가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 씨의 주거지와 일터를 압수수색하면서 과도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이 대표가 싫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김 씨에 대해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압수수색 통해 흉기 추가 확보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김 씨는 날 길이 12cm, 칼자루를 포함한 길이 18cm의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칼자루를 빼고 테이프로 해당 부위를 감는 등 흉기를 개조했다고 설명했다. 칼날 부위를 A4 종이로 감싸서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씨의 충남 아산시 거주지와 차량,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압수수색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충남 아산시에 있는 김 씨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과도와 칼 가는 도구, 개인용 PC와 노트북 등을 압수했다. 압수수색 현장을 참관했던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과도 1개와 칼 가는 도구 2개를 이곳에서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전날인 1일 고속철도(KTX)로 아산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이날 부산에서 울산역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역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과 약 10km 거리에 있다. 경찰은 이 대표가 2일 부산 일정 이후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던 점에 비춰 볼 때 김 씨가 이 대표 동선을 사전에 답사한 게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은 김 씨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이 대표 참석 행사에 참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실제로 해당 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전에 이 대표의 동선 등을 파악하기 위해 당원으로 가입한 건 아닌지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 씨 “이재명 싫어서 범행” 진술 김 씨는 검거 당일 자신의 신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묵비권을 행사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조사가 이어지자 범행 동기에 대해 “이 대표가 싫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의힘과 민주당 협조를 받아 당원명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당법에 따라 당적 확인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수개월에 걸쳐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범행을 사전에 모의한 공범 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동선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김 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과대망상적 사고를 할 가능성 등이 있어 경찰이 정신감정 의뢰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아산=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아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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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이재명 대표 급습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모 씨(67)가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 씨의 주거지와 직장을 압수수색하면서 과도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경찰은 김 씨로부터 “이 대표가 싫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김 씨에 대해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압수수색 통해 흉기 추가 확보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김 씨는 날 길이 12cm, 칼자루를 포함한 길이 18cm의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칼자루를 빼고 테이프로 해당 부위를 감는 등 흉기를 개조했다고 설명했다. 칼날 부위를 A4 종이로 감싸서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씨의 충남 아산시 거주지와 차량,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압수수색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충남 아산시에 있는 김 씨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과도와 칼 가는 도구, 개인용 PC와 노트북 등을 압수했다. 당시 압수수색 현장을 참관했던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과도 1개와 칼 가는 도구 2개를 이곳에서 확보했다.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전날인 1일 KTX로 충남 아산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이날 부산에서 울산역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역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과 약 10km 거리에 있다. 경찰은 이 대표가 2일 부산 일정 이후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던 점에 비춰 볼 때 김 씨가 이 대표 동선을 사전에 답사한 게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경찰은 김 씨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이 대표 행사에 참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실제로 해당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전에 이 대표의 동선 등을 파악하기 위해 당원으로 가입한 건 아닌지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 씨 “이재명 싫어서 범행” 진술김 씨는 검거 당일 자신의 신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묵비권을 행사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조사가 이어지자 범행 동기에 대해 “이 대표가 싫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협조를 받아 당원 명부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당법에 따라 당적 확인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수개월에 걸쳐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범행을 사전에 모의한 공범 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동선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경찰은 필요할 경우 김 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과대망상적 사고를 할 가능성 등이 있어 경찰이 정신감정 의뢰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아산=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아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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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이려고 했다”… 이재명 습격한 67세 남성은 부동산 중개업자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 씨(67)는 충남 아산시에 살며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당적 보유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하는 등 이 대표의 목숨을 빼앗을 목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유무 등을 수사 중이다.● 아산시 사는 공인중개업소 사장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아산시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이 대표를 습격할 당시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왕관 모양 종이 머리띠를 쓰고, 1일 이 대표의 김해 봉하마을 일정도 따라갔던 것을 근거로 민주당 지지자라는 얘기가 나왔다. 습격 당시 김 씨는 ‘총선 승리 200석’이라고 적힌 피켓도 들고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가 파악한 (당원) 정보에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국민의힘 책임당원이었다가 탈당하고 민주당에 ‘위장 입당’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관계자는 “김 씨가 아산 지역에는 1, 2일만 머물고 주로 수도권에서 경제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며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민주당 모임에서 ‘내가 이재명’이라고 크게 외쳤다는 증언도 나왔다. 민주당 부산시당 건물에서 일하는 김모 씨(57)는 “지난달 당사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었는데 (김 씨와) 분명 같은 사람”이라며 “특이한 사람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2일 오후 김 씨는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 이송되면서 “공범이 있나” “민주당 당원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김 씨는 체포된 뒤에도 줄곧 묵비권을 행사하다 경찰이 설득을 이어가자 범행 동기와 인적 사항 등에 대해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 대표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 씨의 증언과 흉기를 미리 구매한 점 등을 근거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전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소심하고 말 없는 성격” 주변 증언을 종합하면 김 씨는 공인중개업소 인근 아파트에서 부인, 자녀와 함께 평범한 가장으로 살았다고 한다. 김 씨 지인들은 “평소 소심한 성격에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충격적이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씨 사무소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공무원 생활을 한 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다”며 “상가 입주민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한 인물이었다. 다들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소 정치적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씨의 사무소에서 3년 가까이 일했다는 진모 씨는 “저소득층이나 외국인 등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선한 사람이었다”며 “정치적인 언행을 하는 걸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씨와 평소 알고 지냈다는 B 씨는 “2006년 김 씨를 통해 집을 얻은 뒤로 20년 가까이 알고 지냈는데, 튀는 성격은 아니었다”며 “매일 오전 8시 사무소 문을 열고, 바둑을 즐겨 하는 차분한 사람이었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김 씨가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사무소가 있는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C 씨는 “부동산 중개가 잘 안 돼 4∼5개월분 월세가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지인은 “평소 성격이 괴팍하고 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부산=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아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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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총장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 특별수사팀 설치”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도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리고 신속히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날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경찰과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는 한편 관련자를 엄정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부산지검은 박상진 1차장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강력부가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다만 검찰은 경찰이 살인미수를 적용한 이 사건이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대상이 아닌 것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속히 청구하는 등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사건이 송치되면 엄정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총선을 앞두고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철저히 대비하고, 정치적 폭력행위에 대해선 엄단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윤희근 경찰청장 지시로 부산경찰청에 68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장은 2022년 서울 이태원 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장이었던 손제한 부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맡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하는 대로 김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당 대표가 경찰의 공식 경호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윤 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부산=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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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습격 67세男, 부동산중개소 운영…“민주당원” 증언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피습을 당한 가운데 현장에서 붙잡힌 피의자 김모 씨(67)는 충남 아산시에 살며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당적 보유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하는 등 이 대표의 목숨을 빼앗을 목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유무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아산시 사는 공인중개소 사장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아산시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이 대표를 피습할 당시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왕관 모양 종이 머리띠를 쓰고, 1일 이 대표의 김해 봉하마을 일정도 따라갔던 것을 근거로 민주당 지지자라는 얘기가 나왔다. 피습 당시 김 씨는 ‘총선 승리 200석’이라는 피켓도 들고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가 파악한 (당원) 정보에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국민의힘 책임당원이었다가 탈당하고 민주당에 ‘위장 입당’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관계자 또한 “김 씨 이름을 처음 듣는다. 당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부산시당 행사에서 김 씨를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민주당 부산시당 건물에서 일하는 김모 씨(57)는 “지난달 당사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는데 (김 씨와) 분명 같은 사람”이라며 “특이한 사람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2일 오후 김 씨는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 이송되면서 “공범이 있나” “민주당 당원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김 씨는 체포된 뒤에도 줄곧 묵비권을 행사하다 경찰이 설득을 이어가자 범행 동기와 인적 사항 등에 대해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 대표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 씨의 증언과 흉기를 미리 구매한 점 등을 근거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전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소심하고 말 없는 성격” 주변 증언을 종합하면 김 씨는 공인중개소 인근 아파트에서 부인, 자녀와 함께 평범한 가장으로 살았다고 한다. 김 씨 지인들은 “평소 소심한 성격에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충격적이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씨 사무소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공무원 생활을 한 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다”며 “상가 입주민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한 인물이었다. 다들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소 정치적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씨의 중개소에서 3년 가까이 일했다는 진모 씨는 “저소득층이나 외국인 등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선한 사람이었다”며 “정치적으로 언행하는 걸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씨와 평소 알고 지냈다는 B 씨는 “2006년 김 씨를 통해 집을 얻은 뒤로 20년 가까이 알고 지냈는데, 튀는 성격은 아니었다”며 “매일 오전 8시 사무소 문을 열며 출근하고, 바둑을 즐겨 하는 차분한 사람이었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김 씨가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중개소가 있는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C 씨는 “부동산 중개가 잘 안 돼 4~5개월분 월세가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지인은 “평소 성격이 괴팍하고 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부산=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아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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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이선균 마지막 길… 유족-지인 눈물로 배웅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이선균 씨(48)의 발인식이 2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유족과 지인 등 130∼150명은 빈소를 찾아 이 씨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발인식을 비공개로 마친 뒤 중학생인 이 씨의 큰아들은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을 나서 운구 차량으로 향했다. 부인 전혜진 씨(47·배우)는 작은아들의 어깨에 기댄 채 흐느끼며 뒤따르다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면서 울음을 삼켰다. 그 모습을 본 조문객들은 말을 잊은 채 눈물을 흘렸다. 생전 이 씨와 함께 활동했던 동료 배우들도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영화 ‘끝까지 간다’ 등을 통해 이 씨와 인연을 맺은 배우 조진웅 씨를 비롯해 이성민, 설경구, 박성웅, 류수영 씨 등이 발인식을 지켰다. 운구 행렬을 뒤따르던 이성민 씨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오열했다. 이날 발인이 끝난 뒤에도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입구 벽에는 빈소를 찾은 팬들이 남기고 간 메모로 가득했다. 팬들은 벽에 “굿바이 ‘나의 아저씨’” “최고의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었다”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를 남기고 갔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경기 광주시 삼성엘리시움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 씨는 올해 10월 28일과 지난달 4일, 이달 23일 세 번에 걸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은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이 나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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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나의 아저씨”…故이선균, 유족-지인 눈물 속 영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이선균 씨(48)의 발인식이 2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유족과 지인 등 130~150명은 빈소를 찾아 이 씨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발인식을 비공개로 마친 뒤 중학생인 이 씨의 큰아들은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을 나서 운구 차량으로 향했다. 부인 전혜진 씨(47·배우)는 작은아들의 어깨에 기댄 채 흐느끼며 뒤따르다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면서 울음을 삼켰다. 그 모습을 본 조문객들은 말을 잊은 채 눈물을 흘렸다. 생전 이 씨와 함께 활동했던 동료 배우들도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영화 ‘끝까지 간다’ 등을 통해 이 씨와 인연을 맺은 배우 조진웅 씨를 비롯해 이성민, 설경구, 박성웅, 류수영 씨 등이 발인식을 지켰다. 운구 행렬을 뒤따르던 이성민 씨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오열했다. 이날 발인이 끝난 뒤에도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입구 벽에는 빈소를 찾은 팬들이 남기고 간 메모로 가득했다. 팬들은 벽에 “굿바이 ‘나의 아저씨’” “최고의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었다”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를 남기고 갔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경기 광주시 삼성엘리시움에 안치될 예정이다.이 씨는 올 10월 28일과 지난달 4일, 이달 23일 세 번에 걸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은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이 나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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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실하고 착했던 약사… 남은 가족은 어떡하나”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가 있어요….” 성탄절 새벽 불길 속에서 두 딸을 구한 뒤 숨진 30대 가장 박모 씨(33)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28일 오전 8시경 고인의 가족과 지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이 엄수됐다. 참석한 이들은 오열하거나 눈물을 훔치며 박 씨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숨진 박 씨의 발인식에서 유족 일부는 활짝 웃는 박 씨의 영정 사진이 빈소에서 나오자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운구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유족과 지인들은 “남은 우린 어떡하느냐”며 오열했다. 일부는 차량이 떠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한 조문객은 “남은 엄마와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씨의 부인 정모 씨(34)와 두 딸은 이날 발인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 씨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어깨와 허리 골절상 등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간호사 출신인 정 씨는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일하며 남편의 약사 시험 준비를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빈소에서 만난 지인 박건영 씨(55) 부부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사고가 날 줄 몰랐다.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세 딸을 재활용 포대 위에 던지고, 7개월 딸은 안은 채 떨어지며 두 딸을 살린 박 씨는 서울의 한 대학 약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약사 시험에 합격해 약사로 일해 왔다. 빈소에서 만난 박 씨의 지인 박모 씨(63)는 “대학 시절부터 주말에 감기약 등 의약품을 취약 계층에 전달하는 교회 봉사활동에 자주 참여했다”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했던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성탄절 아파트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뒤 비상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임모 씨(38)의 발인식도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을지대병원에서 엄수됐다. 임 씨는 가족을 먼저 대피시키고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다 목숨을 잃었다. 이날 운구를 앞두고 임 씨의 아버지는 “미안하고 고맙다, 우리 아들”이라며 목멘 상태로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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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동 화재, 숨진 아빠가 두 딸 모두 구했다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숨진 30대 가장이 두 딸을 모두 구한 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전날 화재로 숨진 박모 씨(33)를 부검한 결과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에 의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아래층에서 난 불이 위로 빠르게 번지자 베란다로 나가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가족들과 탈출을 시도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2세 딸을 먼저 1층 재활용 종이 포대 위로 던지고 난 뒤 7개월 된 딸을 안은 채 뛰어내렸다”며 “이어 아내 정모 씨가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 씨가 2세 딸을 아래로 던진 뒤 박 씨보다 먼저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정 씨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정 씨와 두 딸은 목숨을 건졌지만 박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박 씨는 서울 소재 대학 약대를 졸업한 후 약사로 일해 왔다. 박 씨의 대학 동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심성이 착해 여러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도와주던,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면서 “수업 중에 교수님이 급성 발작을 일으켰는데 박 씨가 가장 먼저 나서서 부축하기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후 비상계단 11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임모 씨(38)의 사인은 화재 연기 흡입으로 나타났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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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대기, ‘기업인사 개입설’ 정보지 수사 의뢰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자신의 ‘기업 인사 개입설’이 사설정보지(지라시) 형태로 유포되는 것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최근 김 실장 측이 “지라시 최초 작성자와 유포자를 찾아달라”며 수사 의뢰한 사건을 접수하고 정식 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 정계와 경제계에는 “김 실장이 A기업 회장 인사에 개입하려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지라시가 급속히 유포됐다고 한다. 특히 김 실장 측은 일부 지라시에 “특정 인사를 A기업 회장 자리에 앉히려 하는 게 김 실장의 아들 때문”이라는 등 자신의 가족 관련 내용까지 언급되자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련해 “성공 가능성이 낮은 걸 알면서도 보고하지 않고, 유치 과정에서 친분 있는 기업인을 밀어줬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재 지라시 최초 유포자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수사 의뢰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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