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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26일로 30일째를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제로코로나 정책’이 위기에 봉착했다. 경제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상하이항 운영 차질로 전 세계 공급망 대란까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에서 1만6980명이 신규 확진됐다. 24일 2만1995명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는 24일 51명, 25일 52명으로 이틀 연속 50명대를 보였다. 역대 최다 수치다.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서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 상하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전까지 중국 내부에서 제로코로나 정책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방역 실패가 사실상 굳어지면서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의 불만이 깊어지고 있고, 베이징 등 다른 주요 도시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 짓는 10월 당 대회를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공산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경제성장도 더뎌져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5.5%로 잡았지만 1분기 성장률은 4.8%에 그쳤다. 상하이 봉쇄 여파가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4.4%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은 3.9%까지 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 경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그동안 억눌러 왔던 정치적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밖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가 제 기능을 못 하면서 국제 물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일 현재 상하이항 등 중국 항구에 접안을 기다리는 선박은 506척에 달한다. 상하이 봉쇄 전인 2월(260척)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물가 상승도 우려된다. 중국 내 물류 처리가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중국에서 원료와 부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또 오르기 때문이다. 상하이항이 정상화돼 중국 내에 쌓였던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에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항구들이 이를 일시에 감당해야 해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공급망 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6일 중국 수도 베이징 하이뎬구에 있는 런민대 광장에는 학생들과 교직원 수백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베이징 북서쪽에 있는 하이뎬구는 베이징대, 칭화대, 런민대 등 명문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차오양구 주민 35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기로 했던 베이징시의 방침이 하루 만에 확대돼 하이뎬구를 포함해 총 12개 구(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12개 구의 인구는 2000만 명으로 베이징 인구 약 2188만 명의 90%를 차지한다. 일주일 안에 사실상 베이징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베이징 전역에 대한 봉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베이징 시내 곳곳 검사 행렬 1km시청구, 하이뎬구, 스징산구 등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수검사 지역에 포함됐다. 검사 대상자가 너무 많다 보니 이날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늘어선 행렬이 짧게는 200∼400m, 길게는 1km에 달했다. 줄을 서 있던 대학생 쉬(徐·21)모 씨는 “전날 밤부터 교내 슈퍼마켓에 물건이 완전히 동났다”면서 “학교 단위로 봉쇄될지, 건물 단위로 봉쇄될지 알려진 정보가 하나도 없다 보니 두려움이 더 커졌고 대학생들마저 사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날 1차 검사를 마친 차오양구 주민들 사이에선 확진자 발생 지역 등 각종 소문이 퍼지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정 지역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른 불안감이 사재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문화공연, 체육행사 금지”베이징시 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무증상 확진자를 통한 무차별적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의 경우 봉쇄 직전인 지난달 27일 전체 확진자 3550명 가운데 무증상 확진자가 거의 대부분인 3500명에 달했다. 선제적이고 광범위한 전수검사를 하지 않으면 상하이처럼 무증상 확진자를 통한 ‘조용한 확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5일 베이징에서는 33명이 신규 확진됐다. 전날 14명에서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30일부터 중국의 5월 황금연휴인 노동절 연휴(30일∼5월 4일)가 시작된다. 그 전에 확진자를 찾아내 이들의 활동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쉬허젠(徐和建) 베이징시 대변인은 25일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외출이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회의, 포럼 등 호텔 행사도 모두 중단하고, 문화공연이나 체육행사, 전시회 등 대규모 행사도 열어선 안 된다”며 사실상 금지 명령을 내렸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도 “연휴 동안 불필요하게 베이징 외부로 나들이를 가거나 외식을 하는 등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루 새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사실상 봉쇄지역인 임시 관리통제구역도 확대됐다. 전날 차오양구 남부 판자위안(潘家園) 일대 가로 2.8km, 세로 2.5km 크기였던 관리통제구역이 26일 동쪽으로 1km가량 더 확대됐다. 이 지역 주민은 2주 동안 출입이 금지된다.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홍콩 밍보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까지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공항과 다싱(大興) 공항의 항공기 취소율이 80%에 달했다. 이날 서우두 공항에 예정된 990개 항공편 중 791편이 취소됐고 다싱 공항에서는 902편 중 728편이 취소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6일 중국 수도 베이징 하이뎬구에 있는 런민대학 광장에는 학생들과 교직원 수백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베이징 북서쪽에 있는 하이뎬구는 베이징대, 칭화대, 런민대 등 명문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차오양구 주민 35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던 베이징시의 방침이 하루 만에 확대돼 하이뎬구를 포함해 총 12개 구(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12개 구의 인구는 2000만 명으로 베이징 인구 약 2188만 명의 90%를 차지한다. 1주일 안에 사실상 베이징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베이징 전역에 대한 봉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베이징 시내 곳곳 검사 행렬 1㎞ 시청구, 하이뎬구, 스징산구 등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수 검사 지역에 포함됐다. 검사 대상자가 너무 많다보니 이날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늘어선 행렬이 짧게는 200~400m, 길게는 1㎞에 달했다. 줄을 서 있던 대학생 쉬(徐·21)모 씨는 “전날 밤부터 교내 슈퍼마켓에 물건이 완전히 동났다”면서 “학교 단위로 봉쇄될지, 건물 단위로 봉쇄될 지 알려진 정보가 하나도 없다보니 두려움이 더 커졌고 대학생들마저 사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날 1차 검사를 마친 차오양구 주민들 사이에선 확진자 발생지역 등 각종 소문이 퍼지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정 지역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른 불안감이 사재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문화공연, 체육행사 금지”베이징시 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무증상 확진자를 통한 무차별적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의 경우 봉쇄 직전인 지난달 27일 전체 확진자 3550명 가운데 무증상 확진자가 거의 대부분인 3500명에 달했다. 선제적이고 광범위한 전수검사를 하지 않으면 상하이처럼 무증상 확진자를 통한 ‘조용한 확산’이 이뤄질지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5일 베이징에서는 33명이 신규 확진됐다. 전날 14명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30일부터 중국의 5월 황금연휴인 노동절 연휴(30일~5월 4일)가 시작된다. 그 전에 확진자를 찾아내 이들의 활동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쉬허젠(徐和建) 베이징시 대변인은 25일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외출이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회의, 포럼 등 호텔 행사도 모두 중단하고, 문화공연이나 체육행사, 전시회 등 대규모 행사도 열어선 안 된다”며 사실상 금지 명령을 내렸다. 팡싱훠(龐星火)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도 “연휴 동안 불필요하게 베이징 외부로 나들이를 가거나 외식을 하는 등의 움직임을 최소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루새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사실상 봉쇄지역인 임시 관리통제구역도 확대됐다. 전날 차오양구 남부 판자위안(潘家園) 일대 가로 2.8㎞, 세로 2.5㎞ 크기였던 관리통제구역이 26일 동쪽으로 1㎞가량 더 확대됐다. 이 지역 주민은 2주 동안 출입이 금지된다.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홍콩 밍보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까지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공항과 다싱(大興) 공항의 항공기 취소율이 80%에 달했다. 이날 서우두 공항에 예정된 990개 항공편 중 791편이 취소됐고 다싱 공항에서는 902편 중 728편이 취소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수도 베이징까지 일부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봉쇄됐다. 베이징 중심가를 포함하는 차오양구는 인구 350만 명의 이곳 일부를 주민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관리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베이징 시민들은 봉쇄에 대비해 식료품 사재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6일까지 30일째 봉쇄 중인 상하이에서는 주민을 집 안에 가두려는 ‘철제 펜스’가 등장했다. 신규 확진자 급증, 강도 높은 봉쇄 조치 등으로 중국 양대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 주민의 불안감과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강도 높은 봉쇄에도 24일 상하이에서만 51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고, 2만 명대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 베이징 식료품점 “1시간 만에 물건 동나”23일과 24일 각각 22명과 1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베이징은 일부 지역이 봉쇄됐다. 당국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차오양구 중심지 약 15km²를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이곳에 사는 주민은 해당 구역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베이징의 주요 회사들 또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식당, 영화관,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노래방 등의 운영도 잠정 폐쇄됐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베이징 곳곳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 급증에도 줄곧 봉쇄는 없다고 주장하던 상하이 당국 또한 말을 뒤집고 전격 봉쇄를 택한 것을 목격한 탓이다. 이른바 ‘상하이 학습 효과’ 때문에 25일 차오양구 내 각종 상점에서는 채소와 과일 등 생필품이 오전부터 일찌감치 동났다. 기자가 찾은 한 과일 및 야채 전문매장 직원은 “오전 7시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한 시간 만에 모든 제품이 팔렸다”고 했다. 당국은 “생필품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어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봉쇄 여파로 주식시장과 위안화 가치 또한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3%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1년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져 자본 유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상하이에선 집 대문 앞에 철제 펜스BBC 등은 24일 중국 방역당국이 상하이 일부 지역의 출입구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BBC에 “사흘 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집 앞에 철제 펜스가 생겼다. 아무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웃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자마자 아파트 1층 정문이 쇠사슬로 묶이고 폐쇄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상하이 도심 거리에서 녹색 펜스가 쳐진 주택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에 관해 당국에 문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도 녹색 철제 펜스가 설치된 아파트 입구 동영상과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웨이보에는 “철제 펜스가 쳐진 건물에서 화재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당국은 울타리에 갇힌 주민들의 인권을 고려하고 있는가” 같은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25일 텅신왕 등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여성 가사도우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집주인이 격리되고 아파트마저 폐쇄돼 갈 곳이 없어지는 바람에 무려 닷새 동안 공중전화 박스에서 노숙했다.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고향인 안후이성 닝궈(寧國)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닝궈에서 온 구급대원들이 그를 고향으로 데려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중 국방장관이 2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하지만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양국의 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군용기를 진입시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대만은 미사일 시험발사로 응수했다. 다음날에도 중국 관영매체는 물론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까지 미국 비판에 가세하는 등 미중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이날 처음으로 45분가량 전화 통화했다. 오스틴 장관이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15개월 만이다. 지난 1년여 동안 미중은 전화통화 당사자들의 서열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미국은 오스틴 장관과 전화 통화 대상으로 웨이펑허 부장 대신 서열이 더 높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을 희망했지만 중국이 이를 거부해 왔다. 결국 미국이 중국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이번 통화가 이뤄졌다. 어렵게 이뤄진 전화 통화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위기 발생 시 소통 채널을 개선하는 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웨이 부장은 “중국은 미국과 건강하고 안정적인 대국 관계를 수립을 원한다”면서 “미국은 국가의 이익과 존엄을 지키려는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웨이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해 “대만은 중국에서 뗄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양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측에 해상 군사도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모함하고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통화에서 드러난 양측의 입장차는 군사적 움직임으로도 이어졌다. 대만 쯔유시보는 20일 중국군 훙(轟·H)-6 폭격기 2대, 젠(殲·J)-16 전투기 7대, 윈(運·Y)-8 전자전기 1대, 쿵징(空警·KJ)-500 조기경보기 1대 등 11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과 갈등이 표출될 때마다 대만 ADIZ에 군용기를 진입시키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만은 미사일 시험 발사로 응수했다. 대만 롄허보 등에 따르면 20일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은 대만 남쪽 해상으로 미사일 2기를 시험 발사했다. 일부에서는 이 미사일이 최대 사거리 1200㎞인 슝성(雄昇) 미사일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 주석과 중국 관영매체도 미국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21일 사설에서 “미국이 중국과 충돌하고 싶지 않다면 군사 도발을 멈추고 중국 땅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갈등을 일으키고 위기를 조성한 것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적극적인 행동으로 중국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군함과 군용기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활동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사 교류를 늘리는 것, 미국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 등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 주석은 에둘러 미국을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방식으로 국가 간 이견과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중 잣대를 적용하거나 독자 제재와 확대 관할(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을 남용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되며, 각 나라가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 방식과 사회 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발언은 모두 미국의 움직임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협력과 단결을 강조하면서 “제로섬 게임 대신 대화와 협력, 봉쇄와 배척 대신 개방과 포용, 유아독존 대신 교류와 상호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아시아가 응당 가져야 할 포부와 기개”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견제 의미로 해석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7일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대신하기 위해 중국 최대 음식배달 서비스 ‘메이퇀(美團)’ 앱을 열었다. 주요 음식점마다 ‘배달원을 구하지 못해 배달이 지체되고 있다’는 사과문이 떴다. 유명 돼지고기 요리 음식점에 주문을 했는데 평소라면 10∼20분 이내 도착했을 음식이 80분 만에 도착했다.》 배달원 쉬러(徐樂·28)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다 보니 주문이 급증했다. 확진자가 나타나 폐쇄된 일부 지역에는 배달원이 들어가지 못해 배달 지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남부 푸젠성 출신인 그는 2017년부터 베이징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다며 “벌이가 좋을 때 월 최대 1만4000위안(약 271만 원)을 벌었다”고 했다. 중국의 대졸 평균 초임이 6000위안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반려동물 대신 산책 서비스도 원래부터 외식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가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배달원 규모는 약 13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음식을 배달한다. 당국이 분류한 직업 분류 목록에 ‘음식 배달원’이란 직업이 신설될 정도다. 각종 배달 서비스의 편리함이 소비자로 하여금 게으른 삶을 즐기도록 해 준다는 이유로 ‘란런경제(懶人經濟)’의 첨병이란 말까지 나왔다. 란런의 사전적 의미는 ‘게으른 사람’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바쁜 일상 때문에 끼니는 주로 배달 음식으로 해결하고 가사노동 또한 남의 손을 빌리는 2030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가사 노동을 맡길 때도 스마트폰만 몇 번 클릭해 해결한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심지어 새우, 가재 등의 갑각류를 먹을 때 껍데기를 대신 까주는 ‘바오샤스’, 반려 동물을 대신 산책시켜 주는 ‘류거우스’, 옷장 정리사 등도 등장했다.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게으른 사람이 경멸의 대상으로 취급받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소비자의 게으름이야말로 전 산업의 혁신과 효율을 증진하는 촉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음식 배달 서비스가 주도했던 중국의 란런경제가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매체 진룽제(金融界)는 최근 “중국의 란런경제는 과거 ‘효율적 게으름’을 추구했지만 이제 ‘고품질 게으름’으로 향해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이런 변화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확진자가 단 1명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15억 인구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재택 소비 또한 증가했다는 이유다. 이에 집을 뜻하는 ‘자이(宅)’를 사용해 란런경제 대신 ‘자이경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KOTRA 상하이 무역관은 지난해 말 ‘중국, 란런경제 3.0 시대에 접어들다’ 보고서에서 란런경제를 3단계로 구분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가 주도했던 초기의 란런경제를 ‘란런경제 1.0’, 이어 청소와 빨래 설거지 등 각종 가사 서비스, 반려견 산책 등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들을 대행하면서 분화하고 있는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는 ‘란런경제 2.0’으로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란런경제 3.0’은 5세대(5G) 이동통신, 빅데이터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해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스마트 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모든 제품 30분 내 배달 특히 란런경제 2.0은 배달 물품 및 서비스에서 개인화, 맞춤화를 특징으로 한다. 중국의 주요 배달 앱에서는 꽃, 음료수, 술, 과일, 채소, 영유아 용품, 반려동물 용품, 의약품, 도서 등을 주문하면 대부분 30분∼2시간 안에 받을 수 있다. 특히 꽃, 술, 의약품 등 소비자 개개인의 기호와 필요가 완전히 다른 물품조차 주문 후 불과 몇 십분 만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 또한 시간을 절약하고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데 익숙해졌다. 소비자가 지정한 물품이 아니라 대강의 가격과 품목을 정해주면 소비자를 대신해 배달원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일부터 시작해 배송까지 책임지는 일종의 ‘쇼퍼’ 서비스도 등장했다. ‘모든 제품의 30분 이내 배달’을 모토로 하는 배달업체 메이퇀산거우(美團閃購)는 자사의 매출 및 이익 증가를 이끄는 핵심 품목이 꽃, 약품 등 기존에 많이 배달하지 않는 제품이었다고 밝혔다. 란런경제 2.0은 요식업계의 변화 또한 이끌고 있다. 최근 중국호텔협회가 발표한 ‘2021 중국 케이터링 산업 연간 보고’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와 스낵식품 매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특히 미리 만들어진 요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1980, 90년대 출생한 중국판 MZ 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간편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에서 완제품 혹은 반제품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고 평했다. 최근에는 삶의 질 향상으로 자가 운전 여행, 레저 여행 등 관광산업이 성장하면서 캠핑 등에 쓰이는 냉동식품 시장의 성장세 또한 상당하다. 중국의 냉동식품 산업 규모는 연간 1200억 위안(약 23조2200억 원).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냉동 국수(640억 위안·12조3880억 원)와 냉동 전골 재료(400억 위안·약 7조7428억 원)이다. 스마트 가전 사용도 활발 IT 기술을 활발히 접목한 란런경제 3.0은 로봇 청소기, 각종 세척기, 음식 조리기 같은 스마트 가전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게으름뱅이 도구 즉 ‘란런선치(懶人神器)’라고 한다. 중국의 주요 포털에서도 란런선치가 핵심 검색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국에서도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식기 세척기를 필두로 신발 세척기, 채소 세척기, 액세서리 세척기 등 각종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각종 채소와 양념을 넣으면 자동으로 음식을 볶아 주는 음식 조리기, 해바라기씨 ‘과즈’를 담은 상자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해 동영상을 시청하며 해바라기씨를 먹을 수 있는 과즈 상자 등도 중국 젊은 층이 애용하는 스마트 가전이다. 시장조사회사 CBN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소비자가 스마트 가전 등 각종 스마트 기기에 지출한 금액은 2020년을 기점으로 이미 1000억 위안(약 19조3750억 원)을 넘어섰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기기의 소비자 또한 대부분 1990∼1995년에 출생한 중국판 Z세대다. 텅쉰왕은 4일 “중국에서 흔히 알려진 ‘996’(아침 9시 출근, 밤 9시 퇴근, 주 6일 근무) 근무방식으로 직장 내 스트레스가 커진 젊은이들이 가정에서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다 보니 스마트 가전의 수요 또한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인구 70만 명의 남태평양 소국 솔로몬 제도가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이 19일 솔로몬 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하자 미국 역시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사진)을 이번 주 안에 솔로몬 제도로 급파하기로 했다. 특히 AFP통신 등 외신은 안보협정 초안에 중국 함정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거점 괌과는 약 3000km, 호주와는 약 2000km 떨어진 이곳에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합법적 통로를 마련함에 따라 남태평양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 또한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이곳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군함을 상시 파견해 미국 호주 영국 3국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中-솔로몬 제도 안보협정 전격 타결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제레마이아 마넬레 솔로몬 제도 외교장관이 양국 정부를 대표해 최근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의 전면적인 협력을 위한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고 밝혔다. 서명 시점 및 협정 전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협정은 두 주권국 간의 정상적인 협력”이라며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두 나라가 안보협정 초안을 공개한 후 격렬히 반발해 온 미국과 호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솔로몬 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미국과 협력했다.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질적 경제난 등으로 반정부 시위대가 총리관저를 파괴하는 등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 또한 당시 폭도들이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았다는 점을 군대 파견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앞서 NSC는 18일 “캠벨 조정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주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우리의 제안과 역내 다른 큰 국가(중국)의 제안을 비교하는 일은 솔로몬 제도에 맡기겠다”며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때 솔로몬 제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선임행정관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중국이 솔로몬 제도를 중심으로 남태평양에 교두보를 확보하면 미군의 군수품 공급 등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더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솔로몬 제도와 마찬가지로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이웃 키리바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키리바시는 미국의 또 다른 군사거점 하와이에서 약 3000km 떨어져 있다.○ 美-필리핀 국방장관 “남중국해 협력”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미 국방부는 두 사람이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에 남중국해의 필리핀 군함 및 공공 선박, 항공기도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J-20’을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 및 항공기를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미 CNN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외국 군용기를 J-20으로 격추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에 그쳤다.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된 경제수도 상하이의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4∼6월) GDP는 1분기보다 더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소비-고용-부동산 모두 빨간불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7조178억 위안(약 5220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2%)보다는 높지만 당국이 지난달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5.5%)에 많이 모자란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 발전이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세부 지표 또한 좋지 않다. 중국 GDP의 약 65%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완전히 닫고 있다는 의미다. 외식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요식업 또한 1분기에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부동산 투자 또한 고작 0.7% 늘었다. 3월 실업률 또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5.8%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9.3% 늘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기초인프라 건설 고정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돈을 풀고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보여준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또한 15일 지급준비율을 0.25% 인하해 100조 원대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투자금 이탈…인구 감소도 우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가계 수입이 감소하고 소비 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는 잠금장치”라고 지적했다. 세계 투자자들 또한 중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17일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사모펀드의 1분기 조달금액이 14억 달러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며 “상하이 봉쇄 장기화, 중국의 러시아 편들기 등으로 국제 자금이 중국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37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영국 아르테미스 자산운용 또한 최근 보유한 중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중국 인구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정빙원(鄭秉文) 사회과학원 국제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17일 학술 포럼에서 “올해 처음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인구 역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노령층 부양비가 크게 증가해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에 그쳤다.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된 경제수도 상하이의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GDP는 1분기보다 더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소비-고용-부동산 모두 빨간 불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7조178억 위안(약 5220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2%)보다는 높지만 당국이 지난달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 5.5%에 많이 모자란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 발전이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세부 지표 또한 좋지 않다. 중국 GDP의 약 65%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비 3.5%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완전히 닫고 있다는 의미다. 외식 비중이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요식업 또한 1분기에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부동산 투자 또한 고작 0.7% 늘었다. 3월 실업률 또한 전월비 0.3%포인트 상승한 5.8%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비 9.3% 늘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기초인프라 건설 고정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돈을 풀고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보여준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또한 15일 지급준비율을 0.25% 인하해 100조 원대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투자금 이탈…인구 감소도 우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가계 수입이 감소하고 소비 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제로코로나 정책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는 잠금장치”라고 지적했다. 세계 투자자들은 또한 중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17일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사모펀드의 1분기 조달금액이 14억 달러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며 “상하이 봉쇄 장기화, 중국의 러시아 편들기 등으로 국제 자금이 중국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37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영국 아르테미스 자산운용 또한 최근 보유한 중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중국 인구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정빙원(鄭秉文) 사회과학원 국제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17일 학술 포럼에서 “올해 처음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인구 역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노령층 부양비가 크게 증가해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8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22일째를 맞는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의 격리 후폭풍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자기 집이 격리시설로 징발된 주민들이 격렬하게 항의하고, 일부 부유층의 상하이 ‘특혜 탈출’이 도마에 올랐다. 봉쇄되는 도시들이 늘어나자 중국 전역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상하이 봉쇄로 중국의 4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최대 3%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임원, 인맥 동원해 탈출”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중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만6016명 중 상하이에서만 2만4820명이 발생했다. 상하이는 열흘 연속 2만 명대다. 1주일 정도 예상했던 봉쇄 기간이 3주를 넘어서면서 주민들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15일 “상하이 당국이 한 아파트 11개 동을 임시 격리시설로 지정하고 퇴거 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주민 1800여 명이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저항하여 격리 시설 지정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당시 집단 항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경찰들이 시위 주민을 끌어내자 일부 주민이 무릎을 꿇고 퇴거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울부짖는 장면이 담겼다. 한 주민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상하이에서 이런 미친 짓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상하이 관료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탄식했다. 상하이 일부 부유층이 인맥을 동원해 상하이를 탈출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임원인 자양칭(賈揚淸)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어로 “18일간 상하이에서 격리를 경험했고, 지금은 상하이를 떠나 미국으로 왔다”고 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자양칭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인맥을 활용해 상하이를 빠져나갔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건조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CMP는 17일 “상하이 장난(江南)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세 번째 항공모함의 주요 부품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당초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3주년 기념일인 23일 진수할 예정이었으나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 혼란이 커지면서 ‘제로코로나’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하이 제2군사대학병원 창정병원 전 부원장 머우샤오후이(繆曉輝)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일반 환자 피해가 오미크론 환자 피해를 훨씬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망자보다 치료받지 못해 숨진 일반 환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베이징서 한인 고3 격리시설 강제 수용”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15, 16일 상하이에서 “모든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확진자 제로’를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도 17일자 논평에서 “제로코로나 방침을 견지해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만 큰 싸움에서 빨리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봉쇄되는 지역도 늘고 있다. 17일 텅쉰왕 등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 인근 쿤산시를 비롯해 산시성 성도(省都) 시안과 허난성 성도 정저우도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인구 1300만의 시안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33일간 전면 봉쇄된 바 있다. 봉쇄 불안감은 멀리 떨어진 수도 베이징에서도 커지고 있다. 14일 밀접접촉자로 판정된 베이징의 한국인 고교 3학년생이 강제로 격리 시설에 보내지자 교민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산 의류 등을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몰면서 한국인을 기피하거나 만나길 꺼리는 중국인도 나타나고 있다. “교민들이 불안해하는데도 정권교체기라서 그런지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두 도시는 거대 중국을 둘로 나눠 북방과 남방을 대표한다. ‘중국 도시’라는 사실만 빼고 지리 환경 음식 역사 문화 등 모든 것이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 외관을 통해 두 도시의 차이를 설명한다. 베이징 근처 만리장성에서 따와 베이징을 ‘성(城)문화’, 상하이 명소 와이탄(外灘)에서 따와 상하이를 ‘탄(灘)문화’라고 규정한다. 성은 울타리다. 폐쇄를 전제로 안과 밖을 구분한다. 성 안 사람들끼리는 똘똘 뭉치지만 성 밖 사람들에 대해선 배타적이다. 지금 이 성에는 세계에서 가장 은밀하면서도 강력한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들어서 있다. 탄은 물가를 뜻한다. 안팎을 가르는 울타리가 없다. 개방적 속성을 가지며 구애받는 것을 싫어한다. 배를 타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외부 사람들과도 쉽게 융화할 수 있다. 현재 상하이 탄 주변에는 마천루가 즐비하고 전 세계 많은 기업인이 몰려 있다. ‘제로코로나 정책’은 이런 상하이에 적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이 아니었다. 철저한 봉쇄와 폐쇄로 대표되는 제로코로나 정책은 다른 도시에서는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상하이에서는 16일로 도시 봉쇄 20일째가 되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의 피로감은 임계점에 이른 듯하다. 13일 한 방송국이 시민들을 위로하겠다며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한 콘서트를 개최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무산됐다. “돈이 남으면 먹을 것을 달라” “당장 배가 고픈데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볼 마음이 있겠느냐”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상하이의 불만은 베이징의 위험이다. 모든 면에서 베이징의 대척점인 상하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적(政敵)인 ‘상하이방’의 정치적 기반이다. 시 주석은 집권 내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세력 숙청에 공력을 쏟아 왔다. 중국공산당은 상하이의 불만이 시 주석을 향하지 않도록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11일 “상하이시가 광범위한 확진자 발생 상황에 대해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하이시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이 발언 이후 시 주석 최측근이자 상하이시 서열 1위인 당서기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 봉쇄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후퇴에 대한 책임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질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이날 지방 경제 관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 분야에서 역풍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인정했다.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경제적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리 총리는 한때 중국 최고 권력을 놓고 시 주석과 경쟁했지만 권력이 시 주석에게 집중되면서 올해를 끝으로 퇴진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경제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책임을 묻기 좋은 구도다. 시 주석은 10월 제20차 당 대회에서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처음으로 장기 집권(3연임)을 노린다. 이런 그에게 정적들이 반발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는 실패와 결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중국공산당은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상하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무(無)오류의 가짜 신화를 써가고 있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산(産)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중국의 백신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펼쳐 온 ‘백신 외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 수출은 지난해 11월 2억3500만 회분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출이 급감해 1월 5160만 회분, 2월 3600만 회분, 3월 1150만 회분까지 떨어졌다. 3월 수출 분량은 지난해 11월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SCMP는 중국산 백신에 의존해온 저소득 국가와 개도국들이 이제 중국 백신보다 효능이 더 좋은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화이자 등이 생산한 백신은 지난해까지 선진국들에 집중돼 다른 나라들에 공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개선돼 저소득 국가나 개도국들도 수입이 가능해졌다. 중국 백신의 최대 구매국이었던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올해 중국산 백신 수입을 중단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면서 백신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이유다. 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수요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했다. 아프리카연합(AU)과 코백스는 모더나 백신 1억1000만 회분을 먼저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에 중국산 백신을 공급하면서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백신 외교’를 펼쳐왔다. 독일 외교위원회의 데트레프 놀테 교수는 “백신 외교가 먹히는 시기는 지났다”고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산(産)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중국의 백신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개도국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펼쳐온 ‘백신 외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 수출은 지난해 11월 2억3500만회 분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출이 급감해 1월 5160만회 분, 2월 3600만회 분, 3월 1150만 회분까지 떨어졌다. 3월 수출 분량은 지난해 11월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SCMP는 중국산 백신에 의존해온 저소득 국가와 개발도상국들이 이제 중국 백신보다 효능이 더 좋은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화이자 등이 생산한 백신은 지난해까지 선진국들에 집중돼 다른 나라들에 공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개선돼 저소득 국가나 개발도상국들도 수입이 가능해졌다. 중국 백신의 최대 구매국이었던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올해 중국산 백신 수입을 중단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면서 백신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이유다. 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수요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했다. 아프리카연합(AU)과 코백스는 모더나 백신 1억1000만회 분을 먼저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에 중국산 백신을 공급하면서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백신 외교’를 펼쳐왔다. 독일 외교위원회의 데트레프 놀테 교수는 “백신 외교가 먹히는 시기는 지났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이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최신작에서 등장인물의 동성애 관계를 묘사한 6초 분량 대사를 삭제했다. 방송 영화 게임 등에서 냥파오(娘炮·여성스러운 남자)와 동성애 등을 철저히 배격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움직임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는 “중국 당국 요청에 따라 신비한 동물사전 3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에서 일부 대사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잘린 대사는 마법학교 호그와트 교수 덤블도어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가 과거 사랑하던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영화 ‘해리 포터’의 프리퀄 시리즈다. 앞서 영화 원작자 J. K. 롤링은 2007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출간 팬 행사에서 덤블도어는 동성애 캐릭터라고 밝혔다. 워너브러더스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 당국의 편집 요청을 이 지역 요건에 맞추기 위해 수용했다”면서도 “이 영화 정신은 훼손되지 않았다. 사소한 편집과 상관없이 중국 관객이 영화를 즐길 기회를 얻는 것이 우리에게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워너브러더스가 일부 대사를 없앴고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과거 묘사가 검열됐다”며 “삭제된 대사는 극의 캐릭터를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지난해 9월 방송·연예계 관련 공지문에서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면서 “냥파오와 동성애 소재 등을 철저히 배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 일부 매체는 “냥파오 문화 확산은 중국 남성을 나약하게 만들려는 서구의 음모”라고 주장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지역 인근의 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기업들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고, 섬은 군사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사업상 필요를 명분으로 내세워 남태평양에 있는 솔로몬 제도와 남아프리카 엘살바도르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필리핀 인근의 섬을 대상으로 토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문제가 됐던 곳이 솔로몬제도다. FT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인 센티앤(森田·영문명 삼그룹)은 2019년 9월 솔로몬제도의 한 지방정부와 툴라기섬 전체를 75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진행했다. 툴라기섬은 인구 1000명 정도의 작은 섬이지만 수심이 깊어 군항으로 활용 가치가 큰 곳이다. 과거 영국 해군과 일본 해군이 이 섬에 남태평양 사령부를 설치하기도 했다. 계약 사실이 알려지자 솔로몬제도 중앙정부는 계약 투자자인 센티앤 그룹이 중앙 정부와 논의하지 않았으며, 해외 투자자 지위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계약 무효를 선언했다. 하지만 센티앤은 이후 솔로몬제도의 공식 외국인 투자자 지위를 획득했고 다시 중국 해군을 위한 섬 임차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도 맺었다. 공개된 안보 협정 초안에는 현지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질서유지 등을 위해 중국군의 파견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솔로몬제도와 가까운 호주는 반발하고 있다. 특히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두고 시작된 중국-호주 갈등이 무역 분쟁과 군사적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호주의 앞마당 격인 솔로몬제도에 중국군이 진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호주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호주 정보당국 수장들은 7일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경위 파악과 함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중국이 2017년 홍해 입구에 있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임차 형태로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를 확보한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 군사 진출을 시도하면서 미국과의 갈등 및 경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필리핀 푸가섬에서도 전자장비 거래, 스마트시티 건설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2017년 임대차 계약을 시도했고, 캄보디아에서도 부동산 개발업을 내세우며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고 했지만 보류중인 상태다. 이외에 엘살바도르 등지에서도 각종 사업을 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FT에 “중국 기업들이 각국의 전략적 요충지격인 섬들에 진출하는 것은 현대판 동인도회사를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인도회사는 17세기 초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아시아 진출을 목적으로 세운 회사로, 무역과 식민지 점거를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됐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지난달 28일부터 15일째 경제 수도 상하이를 봉쇄하며 강력한 제로(0)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하이에서는 하루 2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달 4일로 봉쇄가 끝날 것이란 당국의 말은 허언이 됐고 언제까지 봉쇄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장기 봉쇄에 지친 주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한다. 수도 베이징 당국은 확진자와 동시간대에 10분 이상 64만 m²(가로세로 각각 800m) 안에 머문 이들을 이른바 ‘시공(時空)동반자’라는 이름까지 붙여 3일 이상 격리하면서 반발이 거세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9일 중국 전체의 신규 확진자는 2만6355명이다. 이 중 대부분인 2만4943명이 상하이에서 나왔다.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봉쇄 첫날인 지난달 28일 4477명이었지만 봉쇄 후 되레 급증하고 있다. 이달 7일 처음 2만 명을 넘어섰고 9일까지 3일간 계속 2만 명을 웃돌았다. 봉쇄 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만 15만 명에 육박한다. 격리 인원도 급증했다. 당국이 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확진자와 접촉한 최소 30만 명이 격리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강도 높은 격리 정책 탓에 자고 일어나면 이웃이 사라진다’는 흉흉한 괴담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이 마트를 약탈하는 모습, 아파트 주민들이 보급품을 달라며 항의하는 영상 등도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확산하고 있다. 2500만 명의 상하이 시민이 소량의 식료품이 담긴 ‘랜덤박스’에 의존해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말 그대로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속에 어떤 식품이 들었는지는 박스를 열어 봐야 아는 상품이다. 당국은 대형 컨벤션센터 등을 개조해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긴급 개조하고 있지만 확진자 급증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당국은 7일 9명, 8일 6명, 9일 3명 등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활용해 ‘시공동반자’를 철저히 가려내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성과 없는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속출하는데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표창 행사에서 “중국의 방역 정책은 금메달감”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미국 국무부는 8일 “중국의 방역 관련 법률이 독단적 자의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인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확진된 어린아이를 부모와 떼놓는 사실상의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는 특히 주의하라고 했다. 미국은 상하이 주재 미 영사관에서 긴급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직원 및 가족에게 자진 출국을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이유 없는 비난”이라며 반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지도부가 미국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핵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WSJ는 중국 지도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부터 핵전력 증강을 추진 중이었고 이번 전쟁을 통해 확신을 얻게 됐다”면서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과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워 이에 맞대응하기 위한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처럼 미국의 직접 개입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서부 사막 지역인 간쑤성 위먼(玉門) 인근에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 격납고 의심 시설 100여 곳 건설의 마무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월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격납고를 가리고 있던 임시 장막이 모두 제거됐다. 이는 정보 노출이 우려되는 민감한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둥펑-41의 최대 사거리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는 1만5000km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 격납고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핵탄두 수백 개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대 말 1000여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지도부가 미국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핵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 시간) WSJ은 중국 지도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부터 핵전력 증강을 추진 중이었고 이번 전쟁을 통해 확신을 얻게 됐다”면서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과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워 이에 맞대응하기 위한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처럼 미국의 직접 개입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서부 사막 지역인 간쑤성 위먼(玉門) 인근에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 격납고 의심 시설 100여 곳 건설의 마무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격납고를 가리고 있던 임시 장막이 모두 제거됐다. 이는 정보 노출이 우려되는 민감한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둥펑-41의 최대 사거리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는 1만50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 격납고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핵탄두 수백 기를 보유했다고 추정 중하고 있다. 2020년대 말 1000여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지난달 28일부터 15일째 경제 수도 상하이를 봉쇄하며 강력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하이에서는 하루 2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달 4일로 봉쇄가 끝날 것이란 당국의 말은 허언이 됐고 언제까지 봉쇄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장기 봉쇄에 지친 주민 불만도 극에 달한다. 수도 베이징 당국은 확진자와 동시간대에 10분 이상 반경 3600㎡(가로 세로 각각 800m) 안에 머문 이들을 이른바 ‘시공(時空)동반자’라는 이름까지 붙여 3일 이상 격리하면서 반발이 거세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9일 중국 전체의 신규 확진자는 2만6355명이다. 이중 대부분인 2만4943명이 상하이에서 나왔다.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봉쇄 첫날인 지난달 28일 4477명이었지만 봉쇄 후 되레 급증하고 있다. 이달 7일 처음 2만 명을 넘어섰고 9일까지 3일간 계속 2만 명을 넘어섰다. 봉쇄 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만 15만 명에 육박한다. 격리 인원도 급증했다. 당국이 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확진자와 접촉한 최소 30만 명이 격리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강도 높은 격리 정책 탓에 자고 일어나면 이웃이 사라진다’는 흉흉한 괴담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이 마트를 약탈하는 모습, 아파트 주민들이 보급품을 달라며 항의하는 영상 등도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확산하고 있다. 2500만 명의 상하이 시민이 소량의 식료품이 담긴 ‘랜덤박스’에 의존해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말 그대로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속에 어떤 식품이 들었는지는 박스를 열어봐야 아는 상품이다. 당국은 대형 컨벤션 센터 등을 개조해 수 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긴급 개조하고 있지만 확진자 급증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당국은 7일 9명, 8일 6명, 9일 3명 등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방역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활용해 ‘시공동반자’를 철저히 가려내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성과 없는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속출하는데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회당에서 개최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표창 행사에서 “중국의 방역 정책은 금메달감”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미 국무부는 8일 “중국의 방역 관련 법률이 독단적·자의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인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확진된 어린아이를 부모와 떼놓는 사실상의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는 특히 주의하라고 했다. 미국은 상하이 주재 미 영사관에서 긴급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직원 및 가족에게 자진 출국을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이유 없는 비난”이라며 반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와 서방 중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고 표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등 중-러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경우 정치적 통제력이 약해져 올가을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3연임) 확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中 다큐 “푸틴, 러 자긍심 되살린 영웅” 4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공산당이 전국 관리들을 대상으로 101분 분량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고 토론하는 내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다큐멘터리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의 자긍심을 되살린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에는 올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러시아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웃 국가들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위대한 전시(戰時)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 스탈린의 위상을 복원시켰고, 러시아 국민들의 애국적 자긍심을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소련을 망하게 한 정치적 독소를 청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 영상은 소련의 붕괴를 ‘서방 자유주의에 유혹당하지 말라’는 중국에 대한 교훈으로 묘사하면서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등으로 대표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전례를 따라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소련 해체 30주년을 맞아 “소련 붕괴는 사회주의 체제 때문이 아니라 소련이 사회주의를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중국공산당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 버금가는 경쟁자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NYT는 중국공산당이 소련의 붕괴를 타산지석으로 강조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을 서방의 지배에 맞선 ‘동지’로 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랏첸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NYT에 “이 모든 사상교육에는 어떠한 표현의 자유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통제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혼란과 경제성장 둔화에 직면한 시 주석이 정치적 통제력까지 상실할 경우 장기집권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 주석은 10월 예정된 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당 간부들의 충성심을 유지시키는 작업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대학들도 “우크라 전쟁 서방 때문” 사상 교육 중국 대학들에서도 주입식 사상 교육이 시작됐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해외와 교류하고 있는 중국 청년들이 러시아에 관대한 중국 정부를 비판할 가능성을 의식한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류쭤쿠이(劉作奎) 연구원은 중국 동부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생존 공간을 압박하며 동진(東進)했기 때문에 전쟁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등 관영 매체들이 사설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본인은 러시아의 안보를 약화시킨 미국과 나토’라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