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 한달째… 역풍 맞은 시진핑 ‘제로 코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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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까지 확산 사실상 방역 실패
시민들 불만 고조… 中성장도 타격
시진핑 3연임에 위험요인 부상

무인 배달차량으로 생필품 공급 25일 중국 상하이 동부 자딩구에서 한 노인이 무인 배달 차량에서 생필품을 꺼내고 있다. 26일로 30일째 봉쇄 중인 상하이에서는 최근 무인 시스템을 통한 생필품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신화 뉴시스
무인 배달차량으로 생필품 공급 25일 중국 상하이 동부 자딩구에서 한 노인이 무인 배달 차량에서 생필품을 꺼내고 있다. 26일로 30일째 봉쇄 중인 상하이에서는 최근 무인 시스템을 통한 생필품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신화 뉴시스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26일로 30일째를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제로코로나 정책’이 위기에 봉착했다. 경제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상하이항 운영 차질로 전 세계 공급망 대란까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에서 1만6980명이 신규 확진됐다. 24일 2만1995명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는 24일 51명, 25일 52명으로 이틀 연속 50명대를 보였다. 역대 최다 수치다.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서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 상하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전까지 중국 내부에서 제로코로나 정책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방역 실패가 사실상 굳어지면서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의 불만이 깊어지고 있고, 베이징 등 다른 주요 도시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 짓는 10월 당 대회를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공산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경제성장도 더뎌져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5.5%로 잡았지만 1분기 성장률은 4.8%에 그쳤다. 상하이 봉쇄 여파가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4.4%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은 3.9%까지 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 경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그동안 억눌러 왔던 정치적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밖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가 제 기능을 못 하면서 국제 물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일 현재 상하이항 등 중국 항구에 접안을 기다리는 선박은 506척에 달한다. 상하이 봉쇄 전인 2월(260척)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물가 상승도 우려된다. 중국 내 물류 처리가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중국에서 원료와 부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또 오르기 때문이다. 상하이항이 정상화돼 중국 내에 쌓였던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에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항구들이 이를 일시에 감당해야 해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공급망 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상하이 봉쇄 한달째#제로 코로나#방역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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