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분기 성장률 4.8% 그쳐… 상하이 봉쇄 반영되면 더 추락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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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연간 목표치 5.5% 밑돌아… ‘GDP 65% 차지’ 내수 얼어붙어
3월 소매판매 2년만에 첫 감소… 고용-부동산 지표도 모두 빨간불
“봉쇄에 국제자금 中 떠나기 시작”… 올해 中인구, 건국후 첫 감소 전망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에 그쳤다.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된 경제수도 상하이의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4∼6월) GDP는 1분기보다 더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소비-고용-부동산 모두 빨간불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7조178억 위안(약 5220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2%)보다는 높지만 당국이 지난달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5.5%)에 많이 모자란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 발전이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세부 지표 또한 좋지 않다. 중국 GDP의 약 65%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완전히 닫고 있다는 의미다. 외식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요식업 또한 1분기에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부동산 투자 또한 고작 0.7% 늘었다. 3월 실업률 또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5.8%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9.3% 늘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기초인프라 건설 고정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돈을 풀고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보여준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또한 15일 지급준비율을 0.25% 인하해 100조 원대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투자금 이탈…인구 감소도 우려

15일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 수용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 칸마다 침대가 놓여 있고 격리자들의 옷이 걸려 있다. 상하이=AP 뉴시스
15일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 수용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 칸마다 침대가 놓여 있고 격리자들의 옷이 걸려 있다. 상하이=AP 뉴시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가계 수입이 감소하고 소비 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는 잠금장치”라고 지적했다.

세계 투자자들 또한 중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17일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사모펀드의 1분기 조달금액이 14억 달러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며 “상하이 봉쇄 장기화, 중국의 러시아 편들기 등으로 국제 자금이 중국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37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영국 아르테미스 자산운용 또한 최근 보유한 중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중국 인구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정빙원(鄭秉文) 사회과학원 국제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17일 학술 포럼에서 “올해 처음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인구 역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노령층 부양비가 크게 증가해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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