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가격 격차도 17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똘똘한 한 채’ 수요로 이어지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보인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서울 183.8, 지방 105.2로 집계됐다.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2017년 11월을 기준(100)으로 산출했다. 즉, 2017년 11월 대비 올 7월 서울 아파트 가격이 83.8% 오른 반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5.2%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의 지방 대비 비율은 1.747배로 2006년 1월 통계 산출 이후 사상 최대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도 152.0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의 지방 대비 비율은 1.445배로 2008년 8월(1.455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의 격차는 2023년 본격적으로 크게 벌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풀린 유동성 영향 등으로 인한 상승국면(2020∼2021년), 금리 인상에 따른 하락국면(2022년)까지는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지방 아파트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집값 양극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이 8일(현지 시간) 동시에 이례적으로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진단한 데 이어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중앙은행과 IMF의 경고에도 미 주식시장에서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같은 날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증시가 올해만 30번 넘게 신고가를 갈아치우자 2000년 닷컴버블 때와 비슷하다는 ‘AI 거품론’도 커지고 있다. 이에 맞서 지금의 AI발 투자 열풍은 과거 버블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엔비디아, 사상 최고치로 마감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2% 상승한 23,043.38, S&P500은 0.58% 오른 6,753.72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33번째, 나스닥은 32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일부터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시작했지만 시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셧다운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은 오히려 AI 산업에 대한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최근 6개월간 컴퓨팅 수요가 많이 증가했고, AI 관련 투자와 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2.2% 상승한 주당 189.11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의 경쟁자인 AMD의 주가도 11.37% 올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3.57%),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5.84%)도 상승 마감했다.● AI 거품론 찬반 주장 팽팽연일 질주하는 AI발 미 증시 상승세에 25년 전 닷컴버블의 재연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AI 산업화의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는데 기대감만 높아져 투자금이 지나치게 몰렸다는 지적이다.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7(M7)이 모두 AI에 투자한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AI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심리가 갑자기 뒤바뀔 수 있으며 그 충격이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현재 주식시장 평가 가치는 25년 전 인터넷 붐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행의 금융정책위원회도 이날 공개한 회의록에서 “(미 증시의 경기 순환 조정 주가수익비율은) 닷컴버블 정점기에 맞먹는 수준”이라며 “급격한 시장 조정의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하지만 빅테크 수장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 CEO는 ‘AI 거품론’에 대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2000년(닷컴버블 시기)에 일어났던 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당시 인터넷 기업들을 다 합쳐봐야 시가총액이 300억∼400억 달러 정도에 불과했고, 현재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초대형 클라우드, AI 기업)들은 이미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실질적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최근 “지금의 AI 투자는 좋은 거품이고, 금융적 투기가 아니라 산업적 혁신을 이끄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그래서 뭐 사면 되는데?”올 1월 증권 출입을 시작한 뒤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질문이다. ‘내가 알 정도면 이미 다 아는 정보야’ ‘여의도에도 삼전 높은 층에서 구조대 기다리는 사람 많아’ ‘지수 투자하고 앱을 보지마’ 같이 답해도 집에 금송아지 숨겨둔 사람 보듯 미심쩍어하면, 시퍼렇게 질린 증권 계좌를 보여줬고 자연스레 다른 주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아쉽게도 현명한 투자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매일 투자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를 쓰며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로 감히 풍월을 읊어보자면, 손절을 잘해야 한다.손절은 참 어렵다. 팔기 전까진 손실이 아닌데…, 팔았는데 다음날 주가가 불기둥을 뿜어버리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에 그 작은 버튼 하나 누르는 게 정말 힘들다. 마치 인간관계 같다. 만나봐야 나를 갉아먹는 사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오랜 관계를 유지해 와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원래 인간이 그렇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에 따르면 머릿속에서 두 가지 편향이 동시에 작동하며 손절을 어렵게 만든다. 우선 인간은 100만 원을 벌었을 때의 기쁨보다 100만 원을 잃었을 때의 아픔을 훨씬 크게 느낀다. 그래서 손실을 확정 짓는 것이 힘들다. 또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가지지 못한 것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반등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게 되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물타기’를 하며 평단(평균 매수 단가)을 낮춘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특정 종목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손절의 중요성은 고수들도 입 아프게 강조한다. 한국의 전설적인 트레이더 성필규(필명 알바트로스) 전 PK투자자문 회장은 손절이 단순히 손실을 줄이는 소극적인 매매가 아니라, 잘못된 매매를 줄여 제대로 된 매매를 늘릴 기회를 만드는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저서 ‘돈을 이기는 법’은 336쪽 분량인데 손절에 대한 언급이 69번이나 나온다. 절반은 손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쓰였고, 나머지 절반은 자신이 손절하지 못했던 순간에 대한 회고 과정에서 사용됐다. 고수도 손절에 능숙해지기란 쉽지 않다.물론 손절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미국의 투자 대가 켄 피셔는 대표적인 손절 무용론자다. 손절이 효과적이려면 과거 흐름으로 미래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계열 상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주식시장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계적인 손절을 반복하다 보면, 손절 이후 반등을 놓칠 수밖에 없어 손실이 불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10%, 15%라는 손절 기준을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도 손절의 비합리성을 보여준다고 꼬집는다. 10, 15%라는 숫자가 11.385%, 19.4562% 같은 기준보다 더 낫다는 통계적 이유가 없다는 거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길은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기’다.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기 위한 방법은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두 가지다. 미래 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 중인 주식을 사는 ‘투자’, 더 많은 사람이 더 비싼 가격에 사려는 주식을 사는 ‘트레이딩’.때문에 ‘칼 같은 손절은 모든 상황에서 옳다’는 명제는 반쪽짜리 정답이다. 트레이딩에서 손절은 효과적이다. 그 주식에 대한 공급(매도)보다 수요(매수)가 많아 상승 모멘텀(동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매수했는데, 그 동력이 훼손됐다면 빨리 털어내야 한다. 반면 투자 중 주식 가격이 10% 빠진 것은, 햄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10% 할인 행사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 기업의 가치와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트레이딩을 하는데 손절하지 못했다면 ‘반려주식(반려동물+주식)’을 입양한 꼴이고, 투자하려 했는데 단기 조정을 버티지 못하고 손절했다면 금융회사에 수수료만 갖다준 꼴이다.투자에 대해 풍월을 읊다 보니, 손절의 기준이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찾은 부동산 사장님이 미덥지 못하다면, 그를 통해 알아본 매물과 시간이 아깝더라도 새로운 부동산을 찾는 게 낫다. 반대로 자녀가 버릇없게 행동했을 때 부모가 할 일은 손절이 아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더라도 진심으로 훈육하는 것이다.다만 세상사가 이렇게 명쾌한 구분이 되지 않는 데서 어려움이 온다. 믿고 지지해 줘야 할 관계를 손절하거나, 손절해야 할 관계를 질질 끌고 가곤 한다. 이제 그런 순간이 닥치면 한 발짝 떨어져서 관계를 바라보려 한다. 이 사람과 나는 서로에게 투자인가 트레이딩인가. 칼럼 마감을 독촉하는 회사 선배와의 관계는 투자인가 트레이딩인가. 너무도 어렵다.[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종종 씁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한국 증시는 추석 연휴와 한글날이 이어지며 긴 휴장에 들어갑니다. 3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모든 거래소가 문을 닫으며 정규장과 시간 외 거래가 모두 중단됩니다. 긴 휴장 후 10일 하루 개장한 뒤 다시 주말을 맞습니다. 연휴 직후라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아시아 증시 중에선 중국 증시가 6~8일, 홍콩증시가 7일 휴장입니다. 미국 뉴욕증시는 휴일 없이 개장될 예정이지만, 미 연방 정부가 1일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에 들어가면서 고용 동향지수, 무역수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도매 판매 지표 등 각종 통계 발표는 중단됩니다. 10일로 예정된 미시간 소비자 심리 지수 등 민간에서 발표하는 경제 지표는 예정 대로 발표됩니다. 미국 미시간대는 현재 및 미래의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과 소비 의향을 조사한 심리 지수를 매달 발표합니다.8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됩니다. FOMC 회의록은 통화정책 결정일로부터 보통 3주가 지난 뒤 공개됩니다. 지난달 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두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지난달 FOMC에서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연설도 예정돼 있습니다. 6일에는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8일에는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연설에 나섭니다. 외환시장이나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됩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불확실성,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값이 고공 행진 중이다. 여기에 국내 수요가 유독 커지며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시세의 괴리)이 10% 넘게 커졌다. 한미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g당 19만131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82% 하락했지만, 지난달 1일 종가(15만6840원) 대비 22% 올랐다. 금 현물은 한 돈(3.75g) 기준 71만7400원 수준이다. 올해 금값은 거침없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1일 온스당 3485.5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지난달 30일 온스당 3866.57달러로 10.9%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46.8%나 상승했다. 국제 금값이 고공 행진 중인 것은 우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가치가 약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108.49였던 달러 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1일 97.64로 11%가량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금리 인하를 시작한 것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금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또 최근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리며 수요가 불었다. 국내에서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된 탓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기자 원화가 아닌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다. 이에 국내외 금값의 괴리도 커졌다. 실제로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 미만이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긴 지난달 24일 5%대로 커졌다. 또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지속적으로 상회하자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11.7%까지 늘었다. 국내 금값에 붙은 거품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실제로 1일 국제 금값은 달러와 원화 기준 0.1% 하락하는 등 약보합 흐름이었지만 국내 금값은 장중 1.6% 상승하며 g당 20만3000원까지 치솟았다가 18만 원까지 하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 금값은 큰 변화가 없는데도 거품이 낀 김치 프리미엄 내에서 변동이 커진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지난달 KRX 금시장 일평균 가격이 국제 금 가격 대비 높게 형성됐다”며 “명절 장기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급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불확실성,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국내 수요가 유독 커지며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시세의 괴리)이 10% 넘게 커졌다. 한미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1g당 19만131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82% 하락했지만, 지난달 1일 종가(15만6840원) 대비 22% 올랐다. 금 현물은 한 돈(3.75g) 기준 71만7400원 수준이다.올해 금값은 거침없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1일 온스당 3485.5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지난달 30일 온스당 3866.57달러로 10.9%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46.8%나 상승했다.국제 금값이 고공행진 중인 것은 우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가치가 약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108.49였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1일 97.64로 11%가량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금리 인하를 시작한 것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금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또 최근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리며 수요가 불었다.국내에서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된 탓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기자 원화가 아닌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다. 이에 국내외 금값의 괴리도 커졌다. 실제로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 미만이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긴 지난달 24일 5%대로 커졌다. 또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지속적으로 상회하자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도 지난달 30일 11.7%까지 늘었다.국내 금값에 붙은 거품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실제로 1일 국제금값은 달러와 원화 기준 0.1% 하락하는 등 약보합 흐름이었지만 국내 금값은 장중 1.6% 상승하며 1g당 20만3000원까지 치솟았다가 18만 원까지 하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 금값은 큰 변화가 없는데도 거품이 낀 김치 프리미엄 내에서 변동이 커진 셈이다.한국거래소는 이날 “지난달 KRX금시장 일평균 가격이 국제 금 가격 대비 높게 형성됐다”며 “명절 장기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급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 시장은 현물 대비 선물 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김치 프리미엄이 종종 발생하고 금방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김치 프리미엄이 부담스럽다면 선물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자영업자 이모 씨(42)는 여윳돈이 생기는 족족 미국 나스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산다. 팬데믹 당시 국내 증시에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봤다던 그는 “이제 ‘국장(국내 증시)’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씨가 투자했던 종목이 자회사를 분할하고 중복 상장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수익을 대부분 잃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7)는 올 6월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갖고 있던 국내 반도체 기업과 방산 기업의 주식을 모두 팔았다. 김 씨는 “당시 수익률이 100%가 넘었는데 지금 더 오른 주가를 생각하면 아쉽다”면서도 “한국에선 아직 주식보단 부동산이 좋은 투자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올해 들어 코스피가 40% 넘게 오르고 ‘불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양 의지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의 고점을 예상하면서 유례없는 순매도에 나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8조98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중 17조6580억 원(93%)을 3분기(7∼9월)에 팔아치웠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9조7113억 원 순매도하면서 지난해 2월(8조4120억 원 순매도) 기록을 깨고 월별 최대 순매도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개인의 행보는 3분기 외국인(11조6356억 원)과 기관(2조1205억 원)이 대규모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3분기에 삼성전자(7조635억 원)와 SK하이닉스(1조1888억 원)를 합쳐 8조2523억 원어치나 사들였다.올 6월 이후 코스피가 25.5% 상승했지만 개인은 매달 순매도 중이다. 다만 세제 개편안 여파로 주가가 3.88%나 급락했던 지난달 1일,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 확대 및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2.45% 급락했던 이달 26일 등 시장이 출렁일 때는 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보유를 늘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2192억2500만 달러(약 309조 원)로 6월 말 1844억5400만 달러(약 261조 원) 대비 18.9%나 늘었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ETF 중 1위를 포함해 4개가 미국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인 반면, 코스피를 추종하는 ETF는 5위와 10위뿐이었다. 상대적으로 선진 시장인 미국 증시 투자가 쉬워진 데다 국내 증시에 대한 여전한 불신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는 이유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이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원하던 방향으로 마무리됐지만, 크지 않은 이슈로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면서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기업들의 혁신성이나 수익성이 나아질지, 주주 환원을 늘릴지 등에 대해서도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스스로 ‘개미 투자자’라고 밝힌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대표 기업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하고 있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는 코스닥 개별 종목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5월 28일 유튜브에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ETF에 각각 2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다른 ETF에는 매달 100만 원씩 5년간 적립식 투자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코스피와 코스닥의 개별 종목에 투자해 2018년에는 주식 투자 규모가 13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후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인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전부 매도했다. 이 대통령이 투자한 코스닥150 추종 ETF의 수익률은 24일 종가 기준 20.8% 수준이다. 별도의 적립식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코스닥 ETF의 평가 이익은 약 416만 원으로 추정된다.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18.4%)보다 높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릴레이를 주도 중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코스닥150 ETF가 포함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5일부터 매달 5일 100만 원을 코스피200 ETF와 코스닥150 ETF에 절반씩 투자했다. 11개월 동안 총 1122만 원을 투자했고 이달 11일 기준 약 20%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날 개설한 절세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도 코스닥150 ETF에 1000만 원어치를 투자했다. 코스피200이 코스피 대표 종목 200개로 구성된 지수인 것처럼 코스닥150은 코스닥 대표 종목 150개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코스피 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있지만, 코스닥 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없다. 코스닥 진흥을 위해 만든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ETF 2개를 제외하면 모두 코스닥150을 추종하거나 코스닥150을 바탕으로 레버리지나 정보기술(IT)·바이오 기업만 집중해 추종한다. 코스닥 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따로 없는 이유는 코스닥이 워낙 변동성이 크고 개별 종목의 유동성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은 1796개로, 코스피 상장 종목(958개)의 두 배에 가깝지만 시총이 작은 종목이 많다. 실제로 코스닥의 전체 시총은 24일 종가 기준 454조5220억 원으로 코스피(2858조4300억 원)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이유에서 한국거래소가 올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아우르는 지수 KRX TMI(토털 마켓 인덱스)를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나오질 않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네이버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와 간편결제 플랫폼의 결합으로 금융업과 코인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핀테크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그룹의 금융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연간 결제 규모만 80조 원으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간편 송금과 대출부터 보험, 증권, 부동산 등까지 종합 금융 플랫폼 회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나무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4위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두 회사의 결합이 국내 디지털 산업에 가져올 지각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업비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유통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테더와 서클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중심으로 유통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연간 80조 원 규모의 네이버 결제·커머스 인프라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를 넓히고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네이버와 두나무는 올해 7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해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현실화됐을 때 해당 코인의 발행 규모가 2030년 5조 원까지 성장하며 시장점유율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은 또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절감하게 되는 카드·밴사 지급 수수료를 2030년 1450억 원으로 추정했다. 양사는 핀테크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스타트업 등에 대해서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가 구상하는 기술 생태계 투자 규모는 10년간 수십조 원 규모로 알려졌다.시장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만큼 합병 비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4조∼7조 원, 두나무는 10조 원이 훌쩍 넘는 기업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해 주고, 기존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부 네이버파이낸셜이 갖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두나무의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25.53%)이다.한편 네이버의 두나무 자회사 편입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1.4% 오른 25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두나무의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네이버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해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와 간편결제 플랫폼의 결합으로 금융업과 코인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핀테크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그룹의 금융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연간 결제 규모만 80조 원으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간편 송금과 대출부터 보험, 증권, 부동산 등까지 종합 금융 플랫폼 회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나무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4위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두 회사의 결합이 국내 디지털 산업에 가져올 지각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면, 업비트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핵심 유통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테더와 서클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중심으로 유통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연간 80조 원 규모의 네이버 결제·커머스 인프라는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처를 넓히고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네이버와 두나무는 올해 7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사업 진출을 위해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현실화됐을 때 해당 코인의 발행 규모가 2030년 5조 원까지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은 또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절감하게 되는 카드·밴사 지급 수수료를 2030년 1450억 원으로 추정했다. 양사는 핀테크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스타트업 등에 대해서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가 구상하는 기술 생태계 투자 규모는 10년간 수십조 원 규모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만큼 합병 비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4조~7조 원, 두나무는 10조 원이 훌쩍 넘는 기업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해 주고, 기존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부 네이버파이낸셜이 갖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두나무의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25.53%)이다. 한편 네이버의 두나무 자회사 편입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11.4% 오른 25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두나무의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거래소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활성화를 돕기 위해 4차례에 걸쳐 릴레이 실무 간담회에 나선다. 지난해 5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시행한 뒤 현재까지 총 162개 기업(코스피 126곳, 코스닥 36곳)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기업이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소통 등의 과정을 거쳐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을 돕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49.8%에 달하는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공시에 참여하는 등 대기업 중심으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상장사의 적극적인 참여 확대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4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개최한다. 한국거래소는 간담회를 통해 상장기업 및 해외 투자자와 밀접하게 소통하고 회계·컨설팅 법인, 법무법인, 외국계 증권사 등 전문가들의 현장 의견도 청취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우고 공시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과 제도적 제언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을 현장에서 모을 예정이다. 간담회는 주요 그룹별로 나눠 총 4차례에 걸쳐 실무자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달 8일 1차 간담회를 시작으로 마지막 간담회는 다음 달 1일 진행한다. 한국거래소는 다양한 시장 참가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우리 자본시장에서 주주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운용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연금 자금 유입세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디폴트옵션 현황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BF1’은 연간 수익률 17.4%로 전체 퇴직연금사업자의 310개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일정 기간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을 매수하지 않을 때 사전에 지정한 운용 방법으로 금융기관이 자동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올해 2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중립투자형 포트폴리오2’는 11.66%의 연간 수익률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안정투자형 포트폴리오2’ 역시 7.19%로 해당 부문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균이 적극투자형 7.73%, 중립투자형 5.89%, 안정투자형 4.6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 수익률이 공시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1∼3월) 이후 매 분기 우수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 2분기까지 전체 6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전체 사업자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증권업권 내에서는 6개 분기 연속 선두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품 구성의 차별화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상품은 모두 ‘한국투자MySuper알아서펀드’ 시리즈를 편입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최초로 연금 선진국 호주의 제도를 참고해 설계한 상품이다. 호주 주식, 미국 물가연동국채와 대체자산, 미국 대형 성장주, 국내 채권 등 전 세계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한다. 고위험·중위험·저위험 등 투자성향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물가상승률과 장기 수익률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성과를 바탕으로 퇴직연금 자금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6월 말까지 증권사로 순유입된 퇴직연금 자산(DC형+IRP 기준)은 1조3000억 원 규모다. 이 중 43.7%에 해당하는 5700억 원이 한국투자증권으로 몰렸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글로벌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출시한 ‘한국투자 골드만삭스 미국 테크’ 펀드는 설정 첫날 2160억 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이 중 약 30%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 유입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장내 채권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고채 및 우량 회사채를 실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예상 수익률 시뮬레이션과 세금 계산 기능까지 제공해 DC·IRP 가입자의 투자 편의를 높였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ETF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출시하며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자동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카드는 토스와 함께 ‘토스 삼성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토스 삼성카드는 토스페이, 토스쇼핑, 토스프라임 등 토스 주요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첫 제휴 카드다. 토스 삼성카드는 국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토스페이 결제 고객에게 15% 할인을 제공한다. 토스쇼핑에서 결제할 때도 1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토스프라임,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인앱결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결제할 때도 50% 할인을 월 최대 1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토스 삼성카드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10% 할인을, 쿠팡,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삼성카드 쇼핑 등 온라인 쇼핑몰 결제금액의 10% 할인을 제공한다. 토스페이·쇼핑 15% 할인, 온라인 영역 10% 할인 혜택은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3만 원까지 제공된다. 전월 실적 30만 원 이상인 경우 스타벅스 이용 금액 중 월 최대 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해외 가맹점에서 온·오프라인 결제할 때는 전월 실적 관계없이 상시 2% 혜택이 주어진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해외 겸용(마스터) 모두 1만5000원이다. 이벤트와 카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뉴욕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글로벌 유동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경고할 정도다. 올해 들어 나스닥 지수는 29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8번 신기록을 경신했다. ‘인공지능(AI) 거품’ ‘중국의 기술 위협’에도 AI 기술 리더십을 앞세운 기술주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까지 이어진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며 증시의 급격한 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3차 AI 랠리’ 힘입어 증시 상승23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미국 대표 대기업 500곳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올해 13.2% 상승했다. 기술주가 중심이 된 나스닥종합지수는 16.9%나 상승했다. 나스닥은 2023년 53.8%, 지난해 28.6% 상승하는 등 3년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미국 기술주의 강세는 AI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2023년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며 불이 붙은 AI 열풍은 영역을 넓히며 확장됐다. 초기에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챗봇 등의 서비스를 내놓는 빅테크 기업과 AI 반도체 기업들이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다가 2차 랠리가 이어졌다. AI 가속기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되며 엔비디아 주가는 5년 동안 13배가 올랐고 시가총액도 4조 달러(약 5599조 원)를 넘겼다. 빅테크들이 경쟁하듯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수록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메모리 기업,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AI의 산업화가 3차 랠리에 불을 붙였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팔란티어도 존재감이 커졌다.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도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전력 효율을 대폭 개선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소형모듈원자로(SMR), AI 추론 모델을 위한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도 AI 훈풍을 읽을 수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가장 처음 발표한 마이크론은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마이크론은 매출(113억2000만 달러)과 주당순이익(3.03달러) 모두 시장 전망(각각 111억6000만 달러, 2.86달러)을 뛰어넘었다. ● 연준 의장이 불붙인 고평가 논란증시가 상승하는 만큼 거품 논란도 커지고 있다. 23일 파월 의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연설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지표로 볼 때 현재 주가는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락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낙폭을 키웠다. 엔비디아(―2.82%), 마이크로소프트(―1.01%), 아마존(―3.04%) 등 미국 대표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이 전부 하락했다. 최근 뉴욕 증시는 각종 지표에서 고평가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종가 기준 미국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7배다. S&P500 종목들이 향후 12개월 동안 올릴 순이익의 22.7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10년 평균 PER이 18.5배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M7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인 35%(22일 기준)까지 치솟아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했던 투자자 하워드 마크스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주식시장 거품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6월 말 자산의 약 30%를 현금화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약 1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버핏이 투자할 만한 저평가된 기업을 찾지 못할 만큼 시장이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뉴욕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글로벌 유동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경고할 정도다. 올해 들어 나스닥 지수는 29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8번 신기록을 경신했다. ‘인공지능(AI) 거품’ ‘중국의 기술 위협’에도 AI 기술 리더십을 앞세운 기술주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까지 이어진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며 증시의 급격한 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3차 AI 랠리’ 힘입어 증시 상승23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미국 대표 대기업 500곳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올해 13.2% 상승했다. 기술주가 중심이 된 나스닥종합지수는 16.9%나 상승했다. 나스닥은 2023년 53.8%, 지난해 28.6% 상승하는 등 3년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미국 기술주의 강세는 AI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2023년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며 불이 붙은 AI 열풍은 영역을 넓히며 확장됐다. 초기에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챗봇 등의 서비스를 내놓는 빅테크 기업과 AI 반도체 기업들이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다가 2차 랠리가 이어졌다. AI 가속기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되며 엔비디아 주가는 5년 동안 13배가 올랐고 시가총액도 4조 달러(약 5599조 원)를 넘겼다. 빅테크들이 경쟁하듯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수록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메모리 기업,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여기에 AI의 산업화가 3차 랠리에 불을 붙였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팔란티어도 존재감이 커졌다.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도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전력 효율을 대폭 개선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소형모듈원자로(SMR), AI 추론 모델을 위한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도 AI 훈풍을 읽을 수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가장 처음 발표한 마이크론은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마이크론은 매출(113억2000만 달러)과 주당순이익(3.03달러) 모두 시장 전망(각각 111억6000만 달러, 2.86달러)을 뛰어넘었다.● 연준 의장이 불붙인 고평가 논란증시가 상승하는 만큼 거품 논란도 커지고 있다. 23일 파월 의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연설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지표로 볼 때 현재 주가는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하락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낙폭을 키웠다. 엔비디아(―2.82%), 마이크로소프트(―1.01%), 아마존(―3.04%) 등 미국 대표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이 전부 하락했다.최근 뉴욕 증시는 각종 지표에서 고평가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종가 기준 미국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7배다. S&P500 종목들이 향후 12개월 동안 올릴 순이익의 22.7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10년 평균 PER이 18.5배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M7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인 35%(22일 기준)까지 치솟아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특정 종목이 상승을 주도할수록 하락할 때 낙폭이 커질 수 있다.‘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했던 투자자 하워드 마크스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주식시장 거품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6월 말 자산의 약 30%를 현금화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약 1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버핏이 투자할 만한 저평가된 기업을 찾지 못할 만큼 시장이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500조 원을 회복하는 등 반도체주 강세가 이어지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3,486.19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3000억 원 넘게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개인만 순매수에 나서면서 전날보다 0.25% 하락한 872.21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44%, 2.85%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반도체 투톱의 시총(우선주 포함)은 총 819조856억 원으로 늘면서 코스피 전체 시총(2869조8425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5%로 커졌다. 이는 지난해 8월 28일(28.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상승한 종목의 두 배에 달하는 등 온도 차가 분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상승 마감한 종목은 272개인 반면 하락 마감한 종목은 602개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하락 종목(1088개)이 상승 종목(549개)의 두 배 수준이었다. 금융, 화장품, 소비재, 엔터 등의 업종은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원전 등의 업종이 조정 이후 상승을 재개하며 코스피 신고가를 이끌고 있다”며 “다만 소수 대형주를 제외하면 증시 전반은 혼조세가 나타났고, 외국인 매수세와 달러인덱스 하락에도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등 불안정한 지표들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달러 공급이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00원대를 넘보며 1390원대에 갇힌 모양세다. 주가가 오르면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는 경향성이 깨지며 주가와 환율의 ‘디커플링’ 현상이 강해진 것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9원 오른 1398.5원으로 출발해 장중 1399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로 전거래일 대비 1원 내린 1392.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48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달러 약세에 대비해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1∼22일 코스피를 7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증시를 순매수하면 원-달러 환율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코스피를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10일, 12일, 16일은 코스피가 1% 넘게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3∼10.1원까지 하락했다. 17일에는 137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1390원대로 뛰어오른 상태다.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지 않고 1390원대로 오른 것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럽 재정 불안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이 있다. 재정건전성 악화로 프랑스가 두 차례에 걸쳐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영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며 유로와 파운드가 약세를 보인 탓에 달러가 상대적 강세 움직임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6일 이후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리면서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줬다.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9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6억2436만 달러(약 2조2600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4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이며 7, 8월 합산 순매수 규모보다도 크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것도 원-달러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외 여러 자산을 활용하더라도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려면 달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기업과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 증가가 계속되는 한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외환시장의 글로벌 충격이 다른 주요국 대비 특히 취약하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17개 국가 가운데 금융·외환시장 심도(깊이)가 16위였다. 글로벌 충격이 나타났을 때 환율과 금리 스프레드가 더 큰 폭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반면 일본의 금융·외환시장은 글로벌 충격을 받았을 때 오히려 안전한 시장으로 여겨졌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전고점을 뚫은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증시를 견인해 온 주도주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투 톱’의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서만 150조 원 가깝게 증가한 반면 상반기 주가를 이끌었던 조선이나 원전주는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8.1% 상승했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6% 하락하긴 했으나 3,445.24로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3,400대 종가를 기록했다. 아직 7거래일 남아 있긴 하지만 월 8%대 상승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6월(13.9% 상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 달릴 때 조선-원전 주춤이달 상승 국면에서 업종마다 온도 차가 분명했다. 가장 뜨거웠던 업종은 반도체였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두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각각 14.4%, 31.2%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 시총은 78조8082억 원(우선주 포함), SK하이닉스 시총은 70조6162억 원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주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도 이달 들어 20% 넘게 상승했다. 반면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조선, 원자력, 금융주 등은 이달 랠리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와 미국과의 ‘마스가(MASGA)’ 협력 기대감으로 힘을 받았던 조선주는 이달 들어선 HD현대중공업(―3.3%), 한화오션(―4.0%) 등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 전력 수요 확대로 기대가 커진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들어 2% 상승했지만, 코스피 상승 폭(8.1%)에 미치지 못했고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 배당 분리과세 확대 등으로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는 상승하긴 했으나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실제로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둘째 주에는 각 9.9%, 16.3%나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셋째 주에는 ―2.4%, ―0.2% 하락했다. 반도체가 2주 연속 강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 소외, 실적 악화 겹친 자동차·배터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총 100대 기업(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전망 기업 83곳) 중 64곳(77.1%)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조선, 방산, 원자력 등 증시 주도 업종들이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자동차, 배터리 등은 증시 상승 국면에서 소외된 데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한 상태다. 미국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2.7%)와 기아(―4.0%)는 이달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뒷걸음쳤는데, 영업이익도 각각 지난해 3분기 대비 24%,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0.7%), 삼성SDI(―1.9%) 등도 마찬가지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글로벌 기술주들의 동반 강세, 외국인의 국내 수급 확대로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더라도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기존 주도주 가운데 최근 부진하며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코스피가 이틀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저평가 우량주’의 대표로 꼽히는 금융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를 크게 웃돌았다. 배당 분리과세 최고 세율 하향과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지주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어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도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0.76% 하락한 11만7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하긴 했지만 KB금융은 올해 들어 주가가 41.6%나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44조7837억 원까지 증가해 시총 순위 6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KB금융뿐만 아니라 신한지주(44.8%), 하나금융지주(59.5%), 우리금융지주(69.8%)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53.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4.3%)보다 9.6%포인트나 높다.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7.4%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6%)보다는 소폭 낮지만 삼성전자(15.5%), SK하이닉스(31.2%) 등 시총이 큰 반도체 기업들이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이 주력 계열사인 4대 금융지주사들은 안정적인 배당이 강점인데, 정부가 배당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하향하는 등의 ‘당근’을 제공하면서 주주환원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이 기업 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금융주들은 기술·바이오기업처럼 급등할 잠재력을 가지거나, 반도체·석유화학처럼 상승 국면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모델과 배당이 안정적이라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가도 저평가된 탓에 18일 기준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4이다. 금융주들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라는 뜻이다. 정치권에서 금융지주가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한다며 비판하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고신용자에겐 낮은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게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이 예대마진으로 연 30조∼40조 원 수익을 내면서 십몇% 이자를 받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냐”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과징금 등도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주가 규제 리스크에도 주주환원 확대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건전성, 규제 리스크 등에도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저평가된 금융사들의 주가와 확대 예정인 주주환원 정책 매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이 올해 상반기(1∼6월) 지식서비스 무역에서 45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과 브랜드에 주는 로열티(사용료)가 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공지능(AI) 등의 구독이 늘어난 영향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적자는 45억3000만 달러(약 6조26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37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7억7000만 달러 커졌다. 유형별로는 정보·통신서비스(19억6000만 달러), 문화·여가서비스(4억4000만 달러)에서는 흑자가 늘었지만, 지식재산권 사용료(―24억5000만 달러), 전문·사업서비스(―44억8000만 달러) 적자가 커졌다. 특히 넷플릭스와 챗GPT 유료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컴퓨터 및 모바일소프트웨어 저작권 적자가 지난해 하반기(7∼12월) 6조1000억 달러에서 올 상반기 10억7000만 달러로 커졌다. 올해 5월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따르면 한국의 유료 구독자 수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35억7000만 달러 흑자를 거뒀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각각 37억7000만 달러, 21억8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