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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전용기 내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교 전략, 국정 운영 기조, 국내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약 30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외교, 지지율, 추경, 인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차례로 답했다. G7 참석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불참을 검토했지만, 향후 외교 일정을 고려해 참석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정상외교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보다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통상 국가인 대한민국이 민생과 경제를 중시하려면 외교적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문화산업과 신산업 분야까지 국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첫 국정 지지율 58.6%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출발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더 높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선 “소비 진작만을 목표로 하면 보편 지급이 적절하지만, 소득 지원 성격이 있다면 저소득층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두 가지를 혼합하는 방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한주 국가기획위원장 관련 의혹에 대해선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한주 위원장은 공직자가 아니지만 검증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간담회 말미에는 대통령실의 언론 대응과 기자단 구성 관련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 기자 인원을 최대한 늘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변인실 체계가 아직 완비되지 않아 초기에는 소통이 부족했던 면이 있었다”며 체계 개선을 예고했다.이번 간담회는 대통령이 직접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첫 비공식 질의응답 자리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외국인 관광객들이 만세 포즈를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네요. 이들은 훗날 한국을 어떤 모습으로 추억할까요?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 3일 일정의 첫 해외 순방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이번 순방은 지난해 비상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에 따른 6개월간의 외교 공백 이후 이뤄지는 것으로, 외교 채널 복원 및 정상 외교 재개를 위한 첫 행보다. 대통령실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 양자 정상회담이 성사될지가 주요 관심사다. 미국은 최근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상태이며, 유예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로 설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조속한 협상 타결이 필요한 상황이다.한국 정부는 관세 문제를 포함해 방위비 분담 등 통상 현안에 대해 정상 간 협의를 추진 중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은 경제통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 실무 협상에 정치적 동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협상팀에 한미 간 긴밀한 조율 방침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대통령실은 “미국, 일본과의 회담은 일정 조율이 진행 중이며, 다자회의장에서의 양자 협의는 변동 가능성이 있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2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샘플래그십논현’에서 모델들이 주방 가구 ‘키친바흐’ 신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곳에는 최근 리뉴얼 론칭한 키친바흐 신제품 ‘스모크드 오크’와 ‘내추럴 오크’가 전시됐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소통 행보를 사흘 연속 이어갔다.이 대통령은 12일 정오쯤 용산 대통령실 내 사진기자실과 영상기자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기자들을 격려했다.앞서 10일에는 대통령실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먹은 뒤, 구내 매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과 즉석 ‘티타임’을 가졌다. 약 30분간 진행된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악수를 나누거나 기념사진 촬영에도 응했다.11일에는 다시 구내 식당을 찾아 기자들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황인권 경호처장도 각기 다른 테이블에 앉아 기자들과 함께 식사 시간을 가졌다.10일의 ‘깜짝 티타임’과 11일 ‘기자 식당 점심’에 이어, 12일 사진, 영상기자실 방문까지 사흘 연속 이어진 이 대통령의 일정은 출입기자들과의 거리 좁히기 행보로 풀이된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 장통교에서 열린 ‘2025 이동노동자 생수나눔 공동 캠페인’에서 서울시노동센터협의회 관계자들이 이동노동자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제주삼다수 10만 병을 기부했다. 서울 시내 31개 노동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1일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발장구를 치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22일까지 상류 구간(청계폭포∼광통교)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청계천의 상류 구간이 20년 만에 처음 개방됐다. 전국이 30도 안팎의 더위를 보인 11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열린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즐거워했고 직장인들은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발을 담그며 잠시나마 한낮의 열기를 잊는 듯했다.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2025 워터서울(Water Seoul)’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2005년 복원 이후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던 청계 폭포에서 광통교 사이 구간을, 오는 22일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참가자들은 제공된 신발을 신고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얕은 물살을 따라 걸으며 도심 속 물길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서울시는 이번 개방을 통해 청계천의 생태와 도시재생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수변 공간을 활용한 도심 피서지의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생태 복원과 도시열섬 완화 등 다양한 효과를 갖춘 공간”이라며 “이번 개방을 계기로 청계천의 공공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재발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어른들이 만세를 부르며 작은 바이킹을 즐기고 있네요. 꼭 거창하거나 화려해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강원 춘천시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에 반발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6~7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벌어진 시위에서 당국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과 유리병을 던지며 맞서며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제까지 체포된 불법 체류자는 최소 120명에 달한다.시위는 6일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LA 도심 패션 지구와 홈디포 매장 등에서 불법 이민자를 대거 단속하며 시작됐다. 체포 현장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이는 지역으로, 한인과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단속 직후 항의 시위는 도심 전역으로 확산됐다. 특히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인 패러마운트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홈디포 앞에 모여 ICE 요원들과 충돌했고, 일부 차량이 불타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거리 곳곳에 퍼진 최루가스를 피해 시위대가 우유로 얼굴을 씻는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시위의 진원지로 떠오른 패러마운트는 LA 남동부에 있는 도시로, 인구의 약 82%가 히스패닉계, 외국 태생 비율도 36%에 이른다. 이곳은 과거 농업지역에서 항만 노동과 의류 제조업 중심 지역으로 변모하면서 이민자 밀집지가 됐다. 중위소득이 LA 평균보다 낮고, 주거 취약층과 일용직 노동자가 밀집해 있는 이 지역은 ICE 단속의 집중 표적이 됐다.사태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 방위군을 LA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개빈 뉴섬 주지사가 시위를 제대로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민권운동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주지사 승인 없이 앨라배마에 방위군을 파견한 이후 60년 만의 사례다. 뉴섬 주지사는 “군 투입은 사태만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단속 강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강경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밀러는 최근 ICE에 “하루 3000명 이상 체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연간 100만 명 추방’ 공약을 달성하려는 조치다.일각에서는 1992년 로드니 킹 사건 당시 코리아타운이 약탈 피해를 본 전례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한인 사회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위대는 8일에도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8일 유엔참전국 후손 교류캠프에 참가한 청년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가 주관하는 이 캠프는 6·25전쟁 참전국과의 인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행사다. 국내외 참전 용사 후손 등 130명이 참가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유엔참전국 후손 교류캠프’에 참가한 13개국 청년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서울시는 이들을 초청해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담은 ‘감사의 정원’ 조성 취지를 설명했다.이날 현장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받던 75년 전, 대한민국을 위해 22개국 195만 명의 젊은이가 연대했다”라며 “여러분은 그 역사를 잊지 않고 계승하는 청년 리더들”이라고 말했다.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연간 2500만 명이 찾는 상징 공간으로 ‘감사의 정원’을 2027년 완공 목표로 조성하고 있다. 지상에는 22개 참전국에서 기증받은 석재로 제작한 기둥 조형물 ‘감사의 빛 22’가 들어서며, 지하에는 참전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월이 마련될 예정이다 ‘감사의 빛 22’의 기본 설계는 지난달 마무리됐으며, 내년 봄 시민들에게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이날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경복궁을 방문했다.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고궁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국가보훈부가 주관하는 이번 캠프는 유엔 참전을 계기로 형성된 국제 연대를 미래 세대로 이어가기 위한 행사로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6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의 후손으로 한림대에 유학 중인 학생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네덜란드 참전 용사의 후손 등 총 130명이 참가했다.캠프는 전쟁기념관과 유엔평화기념관 방문, 비무장지대(DMZ) 견학,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 체험, 명사 강연, 조별 학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역사와 평화, 문화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4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취임 후 첫 회의지만, 국무회의 회차는 연도별로 새로 집계되기 때문에 ‘제24회’라는 표현이 사용됐다.이날 회의에서는 통상 개시를 알리는 의사봉 절차가 생략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 후 곧바로 모두발언으로 이어졌다.의사봉은 단순한 개시 도구를 넘어, 회의의 공식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요소로 인식돼 왔다. 대통령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장면은 보도 사진에서 상징적인 컷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사용해 회의를 시작한 바 있다.이번 생략이 의전팀의 실수였는지, 혹은 대통령의 의도된 선택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취임 후 첫 국무회의였다는 점에서 절차 하나하나가 주는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다.이날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적갈색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착용하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참석자들이 기립해 맞이하자 “앉으세요, 앉으십시오”라며 착석을 권했고, 회의는 곧바로 시작됐다. 초반에는 “진행은 원래 행안부가 하나요?”라며 의전 절차를 확인했고,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는 말로 긴장을 누그러뜨리기도 했다.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아직 체제가 명확히 정비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그동안 국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하고 있다”며 “그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여러분은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부처 단위로 현안을 직접 점검하고 싶다”고 밝혔다.이날 회의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석우 법무부 차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등 19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는 장관이 공석이어서 차관이 대참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친 뒤 안전치안 점검 회의을 열어 국가 안전 시스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4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 계양 자택을 나서자 한 주민이 창문에 “소년공 꼭 성공하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붙였다. 아파트 단지에는 “우리 아파트의 자랑,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대통령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수를 치는 지지자들 사이로 첫 출근길에 나섰다.이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당선 직후 현충원을 찾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카메라의 앵글도, 국기에 대한 경례 장면도, 방명록을 쓰는 모습까지 익숙하다. 같은 장소, 같은 의식이라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의 메시지는 매번 다르다. 참배의 절차와 형식은 매번 비슷하지만 방명록은 대통령이 직접 눌러쓴다.이재명 대통령은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함께 사는 세상’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애국지사와 순국선열의 혼을 기리는 공간’인 현충원에서 대통령의 첫 메시지가 시작된다는 건 단지 예를 갖추는 차원이 아니다.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위에 어떤 미래를 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대통령이 직접 쓴 첫 문장. 그 문장은 앞으로의 5년을 예고하는 듯 하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왕들의 거처였던 궁궐 안 한 마루에 돌에 고정시킨 부채가 눈에 띄네요. 바람에 맞춰 살랑살랑. 이것이 조선의 선풍기였나 봅니다.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The Stringer’가 베트남전의 비극을 상징하는 ‘네이팜탄 소녀’ 사진 촬영자 닉 우트의 저작권에 의문을 제기했다. 요즘처럼 촬영 시간과 카메라 기종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디지털 시대였다면, 애초에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필름 시대엔 사진기자들이 필름을 언론사에 맡긴 뒤 현상과 인화가 끝날 때까지 자신이 어떤 장면을 담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통신사 내부의 업무 처리 방식, 프리랜서 사진기자의 불안정한 입지, 그리고 전장의 혼란 속에서 뒤섞였을지도 모를 필름. 한 장의 사진을 두고, 네 명의 기억이 충돌한다. 관련 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색해 보았다.① 닉 우트(AP통신 기자·퓰리처상 수상자) 1972년 6월 8일, 나는 사이공(현 호찌민) 외곽에서 벌어진 전투를 취재하고 있었다. 동료들과 철수하려던 찰나, 뜨랑방에 네이팜탄이 떨어졌다. 불붙은 들판을 헤치며 아이들이 달려나왔다. 그중 아홉 살 소녀 판티킴푹은 옷이 모두 타버린 채 울부짖었다. 그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그러고 난 뒤 다친 아이들을 취재 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 나는 그때 찍은 사진으로 퓰리처상과 세계보도사진상을 받았다. 내 삶을 바꾼 그 사진은 지금도 거실 한편에 걸려 있다.② 응우옌타인응에(스트링어) 나는 NBC 팀의 보조로 일하고 있었다. 평소엔 장비를 나르고 취재 차량을 몰았지만,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폭격이 마을을 덮쳤을 때 나도 카메라로 아이들의 모습을 찍었다. 나는 그 필름을 AP통신에 넘겼고 20달러를 받았다. 그런데 다음 날 내 사진은 닉 우트의 것이 됐다. 그는 정직원이었고, 나는 스트링어(비정규직 프리랜서)였다. 그는 유명해졌고, 나는 잊혔다. 왜 이제서야 고백하냐고? 그땐 누구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기억은 점점 더 선명해지더라. 그 사진을 찍은 건 분명히 나였다.③ 칼 로빈슨(포토 데스크) 나는 사이공 AP 편집국에서 포토 데스크를 맡고 있었다. 그날 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과 함께 필름이 도착했고, 현상된 필름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문제는 필름에 촬영자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사진부장 호르스트 파스가 조용히 말했다. “우트가 찍은 걸로 해.” 그때는 프리랜서보다 사내 기자의 이름이 우선시되는 게 당연하던 시절이었고, 그게 조직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때 내가 덮어버린 진실에 나는 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④ 데이비드 버넷(스트링어) 나는 당시 타임지와 라이프지에 사진을 제공하던 스트링어였다. 그때 나는 필름을 빼내고 있었다. 내 라이카 카메라는 필름 교체가 유독 까다로운 기종이었다. 그 순간, 멀리서 불기둥이 솟구쳤고 아이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우트가 제일 먼저 뛰쳐나갔다. 젠장! 겨우 필름을 갈아 끼운 나는 30초가 지나서야 그를 따라잡았다. 그 30초 때문에 나는 우트가 킴푹을 카메라로 담는 순간을 눈으로만 봐야 했다. 몇 시간 뒤, 나는 암실 밖에서 사진이 나오길 기다렸다. 이윽고 우트가 막 인화한 5X7 흑백 사진 한 장을 들고 나왔다. 그 사진은 다음 날 아침 전 세계 신문 1면을 장식했다. 반면, 그날 내가 찍은 사진들은 수십 년 넘게 아카이브에 잠들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AP통신은 자체 조사 끝에 90페이지가 넘는 장대한 보고서와 함께 우트의 저작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월드프레스포토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며 촬영자 미상으로 처리했다. ‘네이팜탄 소녀’ 사진은 현재 밀착 인화 한 장 없이, 단 두 컷짜리 필름 조각으로만 남아 있다. 촬영자를 특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영화 ‘라쇼몽’을 통해 하나의 진실을 두고도 각기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트는 자신이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응에는 그 사진이 자신의 것이라 기억한다. 로빈슨은 이름을 정해야 했고, 버넷은 우트가 찍는 걸 눈으로 봤다. 시간은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고, 주관만을 선명하게 남긴다. 라쇼몽의 숲이 아닌, 뜨랑방 들판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당신이라면 누구의 셔터를 믿겠는가. 그리고 그 믿음은, 확실한가?송은석 사진부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질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가 27일 서울 강서구 경호안전교육원에서 취임 퍼레이드 및 특수 경호 훈련을 했다. 사진은 경호관들이 대통령 차량 퍼레이드 훈련을 하는 모습. 경호처가 훈련을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 중년 남성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 4대로 무언가를 골똘히 봅니다. 복잡한 세상을 따라가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필요한가 봅니다. ―서울 서초구 몽마르뜨공원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대통령경호처는 27일,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을 일주일 앞두고 경호 훈련 현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취임식 경호 준비 과정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1963년 경호처 창설 이후 처음이다.이번 공개는 국내외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철저한 경호 태세를 통해 새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겠다는 경호처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이날 훈련은 취임식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을 가정해 퍼레이드 동선 내 차량 행렬(모터케이드) 대응, 특수 기동 훈련, 전술 사격 훈련, 위기 대응 종합 조치 등으로 구성됐다.돌발 상황 대응 훈련에서는 카퍼레이드 도중 정체불명의 차량이 고속으로 진입하자, 선두 차량이 이를 저지하고 요원 세 명이 하차해 총기로 운전자를 제압했다.전술 사격 훈련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의 정밀 사격과 신속한 대응을 통해, 요원 개개인의 임무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위기 대응 종합 훈련은 VIP가 행사장에 입장하던 중 폭음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경호 요원들은 곧바로 VIP를 몸으로 보호한 뒤 차량으로 신속히 대피시키는 절차를 수행했다.전체 훈련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의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다.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식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가적 경축 행사이자, 대한민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자리”라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 원수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고,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 아이가 바닥 분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홀딱 젖은 것을 보니 우비는 괜히 입은 것 같네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