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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세제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다”며 이번 대책에 직접적인 증세 방안이 담기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규제지역과 대출 규제 확대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일각의 요구를 반영해 보유세 강화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세 조작 등 국민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 교란 행위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불법·편법 부동산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 카드’로 보유세 강화 예고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구 부총리는 부동산 대책 관련 질의에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데 (정책의)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세제 관련 방향성만 이번 대책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1주택자에게 주는 감면 혜택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부추긴다는 지적에는 그도 “문제의식은 충분히 있다”고 공감했다. 이에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체계 전반을 개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형평성을 위해 주택 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자는 주장에 구 부총리는 “집이 하나 있는데 20억 원이고, 다른 사람은 5억씩 세 채라 15억 원이면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실거주하는 집 한 채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20∼30년 장기 보유한 주택을 팔 때 주는 혜택을 줄이는 데 대한 반발도 예상돼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부동산 거래 감독 및 세무조사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과장 광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범람하고, 부동산 시세 조작도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계 부처가 이런 시장 질서 일탈 행위를 바로잡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이날 ‘디지털 토크 라이브’ 행사에서 “부동산 시장을 소위 교란하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자기 돈으로 산 것이라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 교란과 관련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국세청이나 감독 조직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세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의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조사해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전역+경기 일부’로 규제지역 확대정부는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카드도 들여다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서울 마포·성동구 중심의 ‘한강벨트’와 경기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실제 거주할 집만 살 수 있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2개 이상 시도에 대해 투기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권으로 이를 지정할 수 있다. 현재는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와 용산구 일부 지역 등이 지정돼 있다.서울 전역을 포함해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안양시 등 경기 일부 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만 지정돼 있다. 규제지역에서는 집을 살 때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어들고,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등으로 세금도 더 내야 한다.주택 대출과 관련해서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에 대해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DSR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는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갭투자가 집값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전세대출도 규제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DSR은 ‘내가 번 돈 중 대출 갚는 데 쓰는 비중’으로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하지만 전세대출마저 옥죄면 서민의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이 보이자 금융당국이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이미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와 함께 금융권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지난해처럼 올 연말에도 ‘대출 보릿고개’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신한-농협은 초과… 하나-국민도 턱밑까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농협은행은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로 2조1200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해 말보다 2조3202억 원(목표 대비 108.9%) 늘어났다. 8월 말(3조8246억 원)에는 목표 대비 180.4%까지 불었고, 이후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해 대출 총량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달 말 기준 1조9668억 원으로 목표치(1조6375억 원)의 120.1%에 달한다. 다른 은행들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8651억 원, KB국민은행은 1조7111억 원으로 각각 목표 대비 각각 95.0%, 85.3% 수준까지 올라왔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581억 원으로 목표 대비 32.8%였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 역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입주자 잔금 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까지 내려오다 보니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규제 예고… 연말 ‘대출 보릿고개’ 우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허용 한도를 낮추는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은행권은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가계대출 총량을 조절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 주담대 등 자금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지난해 연말처럼 올해도 대출 절벽이 재현될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량 관리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일부 은행이 신규 대출 물량을 제한해도 모든 은행이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출 절벽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자체 관리 방안에 돌입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도 대출 여력이 많지 않아 연말이 될수록 신규 대출을 내주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대출 규제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대출 문턱을 더 높이는 규제 등 모든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민주당이 1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의한 대로 이번 주 내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연말 대출 절벽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실수요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이번 주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협의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넉 달여 만에 내놓는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이번 대책에는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를 강도 높게 줄이고, 전세대출도 대출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이번 주 내 적절한 시간에 (주택시장)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 불안은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치고 가계 부담 증가, 소비 위축 등으로 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할 수 있는 국가적 현안”이라며 “당정은 높은 경계감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규제지역 LTV는 40%인데 당국은 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이 한도를 줄인다. 또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에 전세대출을 포함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으로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를 막을 방침이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규제지역)을 확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부동산 ‘불장’ 조짐이 다시 일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 넉 달여 만에 ‘3차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려는 이유는 앞선 6·27, 9·7 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번 대책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에 대해 대출 한도를 강도 높게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주택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아 이를 ‘핀셋 규제’하려는 것이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도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DSR은 ‘내가 번 돈 중 대출 갚는 데 쓰는 비중’으로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DSR에서 제외됐다. 전세대출마저 옥죄면 서민의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집을 사는 ‘갭투자’가 집값을 끌어올려 전세대출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국토교통부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규제 지역)을 확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 외에 마포, 성동, 경기 성남 분당 등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이 거론된다.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보유세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은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한 공시가격에 공정비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올해 공동주택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은 평균 69%다.다만 세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공정비율 상향처럼 세제를 직접 건드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류다. 이 때문에 이번 대책에서 공정비율 상향 등 보유세 인상안은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3차 대책의 효과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정부의 공급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에 수요 억제로 집값을 잡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 확실한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정부가 세제 카드를 미적거리는 점도 부동산 기대심리를 못 꺾는 이유”라고 꼬집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정부가 6·27 가계부채 대책과 9·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들은 정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0%~4.11%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연 4.00%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이 연 4.11%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모두 4%대를 기록한 것이다.은행들이 금리 문턱을 높여 대출 증가세를 막고 있는 것은 정부가 내놓은 6·27 가계부채 대책 때문이다. 은행들은 하반기(7~12월)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였고 수도권 주담대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됐다. 9·7 대책은 규제 지역 내 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등 대출을 옥죄는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됐다.주담대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동안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변하지 않는 한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과 예금금리간 격차(예대금리차)는 평균 1.572%포인트였다. 지난해 8월(0.314%포인트) 대비 1년 새 1%포인트 넘게 뛴 것이다.서울 집값 상승폭이 4주째 확대되는 등 부동산 시장 ‘불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츤도 나온다. 최근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성동·마포·광진 등 ‘한강벨트’ 지역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세대출에도 적용하는 방안이 다시 논의될 수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이 방안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뤄왔었다. 하지만 전세대출이 사실상 매매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시행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6·27에 이은 9·7 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만큼 규제만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정부의 주담대 규제가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지고 연말이 되면 은행권이 최대 수익을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국 대출 실수요자들만 고통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추가 규제 카드를 즉각 발표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버전의 규제들을 검토 중”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불법 사금융업자가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계속 연락해 추심한다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하면 된다.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이미 돈을 갚았다면 금융감독원에 무효 소송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원리금 반환뿐만 아니라 불법 추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2일 “7월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후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건수가 약 33% 늘어났다”며 국민들이 주로 궁금해한 내용들과 구체적 대응 방안 등을 안내했다. 이자 또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을 맺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추심 연락을 계속할 경우 금감원 혹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할 수 있다. 무료 채무자 대리인 지원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연락과 추심을 전부 대리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제도다. 채무자 대리인이 선임되기 전에도 금감원이 불법 추심자에게 법적 대응 중인 사실을 알리고 추심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하는 등 초동 대응에 나선다. 불법 사금융업자가 SNS에 신상과 대부 계약서 등 개인정보를 유포했을 경우에는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신고하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다. 원금과 이자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돈을 이미 갚은 경우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 무효 소송을 통해 이를 반환받을 수 있다. 지인 추심 등 불법 추심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반사회적 대부 계약 피해자도 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불법 사금융업자가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계속 연락해 추심한다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하면 된다.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이미 돈을 갚았다면 금융감독원에 무효 소송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원리금 반환뿐만 아니라 불법 추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금융위원회는 2일 “7월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후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건수가 약 33% 늘어났다”며 국민들이 주로 궁금해한 내용들과 구체적 대응 방안 등을 안내했다.이자 또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을 맺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추심 연락을 계속할 경우 금감원 혹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할 수 있다. 무료 채무자 대리인 지원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연락과 추심을 전부 대리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제도다. 채무자 대리인이 선임되기 전에도 금감원이 불법 추심자에게 법적 대응 중인 사실을 알리고 추심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하는 등 초동 대응에 나선다.불법 사금융업자가 SNS에 신상과 대부 계약서 등 개인정보를 유포했을 경우에는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신고하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다.원금과 이자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돈을 이미 갚은 경우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 무효 소송을 통해 이를 반환받을 수 있다. 지인 추심 등 불법 추심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반사회적 대부 계약 피해자도 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불법 사금융업자가 연 이자율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선이자 등을 부당하게 공제할 경우엔 금감원 홈페이지 ‘불법 사금융 지킴이’ 내 이자율 계산기 메뉴에서 연 이자율을 직접 계산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내년부터 채무가 탕감되거나 조정된다.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총 113만4000명의 빚 16조4000억 원을 탕감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새도약기금을 이용하는 방법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 ―새도약기금 지원을 받으려면 직접 신청해야 하나.“별도 신청 절차는 없다. 새도약기금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를 완료한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한다.” ―내가 지원 대상인지, 어떤 절차가 진행되고 있나 궁금하다.“새도약기금 홈페이지(www.newleap.or.kr), 새도약기금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인 채무 매입 여부, 상환능력 심사와 결과, 채권 소각(탕감)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본인 채무 매입 여부는 이달 말부터 금융업권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니 그 이후부터 조회할 수 있다.” ―채무 탕감 혹은 조정 절차는….“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한다. 향후 1년간 협약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하면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 재산, 소득을 심사한다. 심사가 끝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 없이 올해 중 우선 탕감을 추진한다.” ―7년 이상 장기연체됐지만 빚이 5000만 원 이상이어도 혜택을 받나.“새도약기금은 1인당 5000만 원 한도로만 소각(탕감)한다. 1인당 5000만 원 초과 채권 매입분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로 매각된다. 캠코의 일반적인 채권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 ―탕감 기준인 ‘갚을 수 없는 경우’는 무엇인가.“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는 월 소득 154만 원)이거나 생계형 재산(1t 이하 화물차, 생계용 어선 등)을 제외하면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다.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이다. 중위소득이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재산이 있지만 채무를 갚을 능력이 현저히 모자라는 경우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한다.” ―금융권에서 4400억 원을 기여하는데 업권별 기여 금액은….“은행권 3600억 원, 생명보험사 200억 원, 손해보험사 200억 원, 여신전문회사 300억 원, 저축은행 100억 원이다. 각 금융회사는 이사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새도약기금의 연체채권 매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여금을 납입한다.” ―연체 기간이 7년보다 짧거나, 7년 이상이지만 이미 채무조정을 받았다면 혜택을 못 받나.“5년 이상 연체자에게는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원금 감면 최대 80%, 분할 상환 최대 10년)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3년간 지원한다. 7년 이상 연체했는데 이미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사람들은 1인당 최대 1500만 원 한도로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3∼4% 금리 대출 프로그램(총 5000억 원 규모)을 3년간 이용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거의 20년 만에 제 이름으로 된 통장이 생겼어요.” 방과후 교사 장봉준 씨(55)는 몇 년 전 본인 명의의 통장을 갖게 됐다며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1억5000만 원이 넘는 빚을 졌다. 건설업 일용직까지 전전했지만 빚은 줄지 않았다. 그렇게 약 20년을 버티다 코로나19 직전 정부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에 지원해 빚을 탕감받았다.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고 통장을 만들 수 있으니 급여를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취업할 때도 더 떳떳하다. 자영업자들은 빚 탕감 이후 경제 활동의 ‘족쇄’가 풀린 것 같다고들 말한다. 빚이 장기간 연체되면 빚을 카드나 사금융 등으로 돌려막으며 빚이 더 불기 쉽다. 또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통장, 신용카드를 만들기 힘들고 취업에도 제약이 생겨 막막한 이들이 많다.● ‘새도약기금’ 출범으로 채무조정자 확대 1일 출범한 새 정부의 배드뱅크 ‘새도약기금’은 앞으로 약 113만 명의 채무를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무 조정 규모는 16조4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한 소액연체자 지원사업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업을 한 소상공인 중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폐업이나 휴업으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 신청자는 누적 14만9545명으로 15만 명에 육박했다. 이들의 채무액은 누적 24조308억 원 규모다. 빚 탕감 구제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캠코 등은 전체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 채무자 중 누적 4만3788명의 채무 원금 약 3조9745억 원을 일부 매입하는 방식으로 약 70%의 원금을 감면했다. 과거 채무탕감 수혜를 본 이들은 이런 제도 덕에 인권도 보호받았다고 느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에 경기 의정부시에서 음식점을 차렸던 정모 씨(37)도 채무조정으로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정 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개점 1년 만에 절반 넘게 줄어 2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 급하게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로 막아보려 했지만 빚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가게마저 헐값에 내놔야 했다.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의 빚 상환 독촉에 시달린 그는 “나름의 유명한 저축은행도 사채업체만큼 고압적으로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며 “빚을 탕감받고 나서야 독촉이 끝나 다시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류 판매업을 하던 박모 씨(47)는 빚 6500만 원가량을 1500여만 원으로 조정받았다. 그는 “빚이 탕감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살았다’는 안도감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수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고통 받았는데 드디어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고 털어놨다.● “수혜자의 상환 능력 엄격히 심사할 필요” 다만 채무탕감 정책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사를 엄격히 하고 채무자들을 위한 컨설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내주되, 갚을 능력이 있는지 좀 더 엄격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며 “배드뱅크 규모가 커지면 대출을 내주는 금융기관들 역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어떤 기준으로 채무조정 규모를 정할지 상식적인 수준을 제시해야 채무탕감에 대한 반발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과 SK가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초대형 AI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뒤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규모가 워낙 커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밝혔다. 김 실장은 “2029년 기준이지만, 지금 삼성과 SK의 월 생산 웨이퍼양과 거의 버금가는 양을 한 회사가 사겠다고 의향을 밝혔다”고 말했다.오픈AI와 삼성, SK는 이날 5000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미국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메모리 반도체 협력 파트너십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준으로 현재 생산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김 실장은 “지금 SK와 삼성이 운용하는 공장을 이론적으로 봐도 2배 정도 새로 지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산업 정책이나 제조업 및 실물경제에도 너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재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산분리 빗장 43년만에 풀릴듯… “AI 투자 위해 정부 할수 있는 모든 지원”[한미 기업 ‘AI 동맹’] “금산분리 완화 검토”금융사 통한 자금조달 걸림돌 제거… 대통령실 “국민펀드 30조 AI투자”李, 삼성-SK-오픈AI 협력에, “글로벌 시장 이끌 상생 파트너십”올트먼 “한국과 함께 성공 써갈것”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규제다.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지배해 편법 승계 등에 악용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1982년 도입됐지만 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막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구글이나 소프트뱅크 산하 펀드처럼 기업 주도 초대형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행 금산분리 제도는 또 금융계열사와 비(非)금융계열사 간의 대출과 투자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금융사들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선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참석했던 기업 관계자들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완화하거나 아예 기업 펀드 운용사(GP)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기업 GP를 금융업으로 간주해 금산분리 규제에 위반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큰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도 유망 스타트업을 보는 선구안이 부족한데 선구안을 가진 대기업이 주도해 기업 GP가 허용되면 은행들이 믿고 같이 투자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같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2021년 대기업 지주회사 소속 CVC 설립을 허용했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소속 CVC는 100% 자회사 형태로만 설립할 수 있다. 또 외부 자금 조달 역시 총출자액의 40%만 할 수 있어 수백억 원 수준의 소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 임원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때 자금 조달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CVC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대해 “AI 투자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 삼성과 SK 등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풀어주겠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30조 원 이상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번에 만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이런 메가 프로젝트의 에너지나 반도체 같은 중요한 전략 산업에 조인트(합작)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12월 출범할 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트먼 CEO와의 접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한국은 모범적인 AI 선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I 확산은 반도체 없이 불가능하고 반도체는 삼성과 SK가 글로벌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기업이 체결한 LOI는 글로벌 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픈AI와의 협업이 국내 수출 확대,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삼성과 SK가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AI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 제조업 베이스가 세계 최고고, 전 세계가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한국과 함께 성공을 써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픈AI와 국가 AI 대전환 및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AI 생태계 지원, AI 기반의 지역경제 발전, 공공 AI 전환(AX) 촉진, AI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해 한국이 AI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해 가기로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과 SK가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초대형 AI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뒤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규모가 워낙 커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밝혔다. 김 실장은 “2029년 기준이지만, 지금 삼성과 SK의 월 생산 웨이퍼양과 거의 버금가는 양을 한 회사가 사겠다고 의향을 밝혔다”고 말했다.오픈AI와 삼성, SK는 이날 5000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미국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메모리 반도체 협력 파트너십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준으로 현재 생산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김 실장은 “지금 SK와 삼성이 운용하는 공장을 이론적으로 봐도 2배 정도 새로 지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산업 정책이나 제조업 및 실물경제에도 너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재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규제다.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지배해 편법 승계 등에 악용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1982년 도입됐지만 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막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구글이나 소프트뱅크 산하 펀드처럼 기업 주도 초대형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행 금산분리 제도는 또 금융계열사와 비(非)금융계열사 간의 대출과 투자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국내 기업과 금융사들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선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참석했던 기업 관계자들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완화하거나 아예 기업 펀드 운용사(GP)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기업 GP를 금융업으로 간주해 금산분리 규제에 위반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큰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도 유망 스타트업을 보는 선구안이 부족한데 선구안을 가진 대기업이 주도해 기업 GP가 허용되면 은행들이 믿고 같이 투자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같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2021년 대기업 지주회사 소속 CVC 설립을 허용했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소속 CVC는 100% 자회사 형태로만 설립할 수 있다. 또 외부 자금 조달 역시 총출자액의 40%만 할 수 있어 수백억 원 수준의 소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 임원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때 자금 조달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CVC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대해 “AI 투자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 삼성과 SK 등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풀어주겠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실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30조 원 이상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번에 만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이런 메가 프로젝트의 에너지나 반도체 같은 중요한 전략 산업에 조인트(합작)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12월 출범할 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날 올트먼 CEO와의 접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한국은 모범적인 AI 선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I 확산은 반도체 없이 불가능하고 반도체는 삼성과 SK가 글로벌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기업이 체결한 LOI는 글로벌 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픈AI와의 협업이 국내 수출 확대,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삼성과 SK가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AI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올트먼 CEO는 “한국 제조업 베이스가 세계 최고고, 전 세계가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한국과 함께 성공을 써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픈AI와 국가 AI 대전환 및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AI 생태계 지원, AI 기반의 지역경제 발전, 공공 AI 전환(AX) 촉진, AI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해 한국이 AI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해 가기로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내년부터 채무가 탕감되거나 조정된다.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총 113만4000명의 빚 16조4000억 원을 탕감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새도약기금을 이용하는 방법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새도약기금 지원을 받으려면 직접 신청해야 하나.“별도 신청 절차는 없다. 새도약기금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를 완료한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한다.”―내가 지원 대상인지, 어떤 절차가 진행되고 있나 궁금하다.“새도약기금 홈페이지(www.newleap.or.kr), 새도약기금 콜센터(1660-070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인 채무 매입 여부, 상환능력 심사와 결과, 채권 소각(탕감)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본인 채무 매입 여부는 이달 말부터 금융업권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니 그 이후부터 조회할 수 있다.”―채무 탕감 혹은 조정 절차는.“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한다. 향후 1년간 협약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하면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 재산, 소득을 심사한다. 심사가 끝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 없이 올해 중 우선 탕감을 추진한다.”―7년 이상 장기연체됐지만 빚이 5000만 원 이상이어도 혜택을 받나.“새도약기금은 1인당 5000만 원 한도로만 소각(탕감)한다. 1인당 5000만 원 초과 채권 매입분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로 매각된다. 캠코의 일반적인 채권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탕감 기준인 ‘갚을 수 없는 경우’는 무엇인가.“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는 월 소득 154만원)이거나 생계형 재산(1t 이하 화물차, 생계용 어선 등)을 제외하면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다. 개인 파산에 준하는 수준이다. 중위소득이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재산이 있지만 채무를 갚을 능력이 현저히 모자라는 경우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한다.”―금융권에서 4400억 원을 기여하는데 업권별 기여 금액은.“은행권 3600억 원, 생명보험사 200억 원, 손해보험사 200억 원, 여신전문회사 300억 원, 저축은행 100억 원이다. 각 금융회사는 이사회 등 내부절차를 거쳐 새도약기금의 연체채권 매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여금을 납입한다.”―연체 기간이 7년보다 짧거나, 7년 이상이지만 이미 채무조정을 받았다면 혜택을 못 받나.“5년 이상 연체자에게는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원금 감면 최대 80%, 분할 상환 최대 10년)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3년간 지원한다. 7년 이상 연체했는데 이미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사람들은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저리 대출을 총 5000억 원 한도 내에서 3년 간 받을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소상공인, 개인의 7년 이상 연체·5000만원 이하 빚 탕감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 ‘새도약기금’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해 내년부터 총 113만4000명의 빚 16조4000억 원을 탕감해준다. 혜택 대상자들은 별도 신청절차 없이 채무가 탕감되거나 조정된다.1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 및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새도약기금 출범식’을 개최했다. 새도약기금은 이재명 정부 배드뱅크의 새 명칭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되는 새도약기금은 캠코가 출자하고 금융권이 기여하는 구조다. 금융권은 총 4400억 원을 기여한다. 은행권 3600억 원, 생명보험업권 200억 원, 손해보험업권 200억 원, 여신전문업권 300억 원, 저축은행권 100억 원이다. 금융당국은 “각 금융회사는 이사회 등 내부절차를 거쳐 새도약기금의 연체채권 매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여금을 납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한 후 향후 1년간 협약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하면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 재산 소득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가 끝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올해 중 우선 소각을 추진한다.다중채무자의 경우 매입채권 총액이 5000만 원 이상이 될 수 있지만 새도약기금은 1인당 5000만 원 한도로만 소각한다. 금융당국은 “1인당 5000만 원 초과 매입분은 캠코로 매각해 캠코의 일반적인 채권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채무자는 새도약기금 지원을 받기 위해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새도약기금이 협약 참여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 완료한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될 예정이다.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 이후부터는 새도약기금 홈페이지(www.newleap.or.kr)를 통해 본인 채무 매입 여부, 상환능력 심사 결과, 채권 소각 여부 등 조회가 가능하다.사행성·유흥업으로 인한 장기연체자, 외국인 장기연체자는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채무 조정을 통해 장기 연체자들의 제도권 경제 복귀를 돕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통한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며 “특히 장기 연체자들은 불법 사금융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분들로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고 강조했다배드뱅크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7년 이상’보다 짧은 장기연체자, 7년 이상됐지만 이미 채무조정을 받은 연체자에 대한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5년 이상 연체자에 대해서는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원금 감면 최대 80%, 분할상환 최대 10년)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3년간 지원한다. 7년 이상 연체하고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채무자들에 대해선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저리 대출을 총 5000억 원 규모로 3년간 지원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금융권이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단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만기 연장, 이자 유예, 금리 조정, 신규 자금 투입 등 금융 지원에 나선다. 다만 금융당국은 석화업계를 향해 자구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며 “과잉 생산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압박했다. 은행연합회는 30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17개 은행과 정책금융기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맺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매우 난도가 높은 작업인 만큼 주채권은행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기업의 자구 노력과 계획을 엄밀히 평가하고 타당한 재편계획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강조하며 석화업계를 압박했다. 애초 사업재편 계획을 내는 기한을 연말로 설정했지만 빠를수록 좋다고도 했다. 권 부위원장은 “산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산단별, 기업별 구체적 감축계획과 자구노력의 그림이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이 때를 놓치면 채권단 역할도 ‘관찰자, 조력자’로만 머무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구조조정 지원을 신청하면 주채권은행은 해당 기업 채권을 보유한 은행을 대상으로 자율협의회를 소집한다. 자율협의회는 외부 공동실사를 통해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자율협의회 의결 요건은 채권액 기준 4분의 3 이상 찬성이다. 사업재편 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를 악용해 정부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사기)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는 문자메시지 인터넷주소(URL)를 통해 금융 앱(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치 파일을 제공하거나 임시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라고 요구하지 않으니 절대 클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3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정자원 화재 상황을 악용해 △금융 앱을 가장한 악성 앱 설치 △신분증 사진 등 개인정보 요구 스미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때도 카카오톡 설치 파일로 위장한 악성 앱 유포나 사용자 확인을 빌미로 피싱사이트를 통해 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스미싱이 기승을 부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문자메시지 URL을 통해 금융 앱 설치 파일을 제공하거나 임시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입력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사기범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가짜 웹페이지를 제작해 정보를 탈취한다”며 “금융회사를 사칭한 문자메시지 URL을 접속하면 개인정보 노출, 금융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절대 클릭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반드시 구글플레이, 애플스토어 등 정식 앱마켓을 통해서만 앱을 내려받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보낸 앱 설치 요구는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악성 앱이 설치되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신분증, 문자메시지, 연락처 등 모든 개인정보가 탈취될 수 있다. 또 피해자 휴대전화에 표시되는 발신전화번호가 112 등 임의의 번호로 조작될 수 있다. 악성 앱은 휴대전화의 통화 기능을 제어해 전화도 가로챌 수 있다. 원격 제어 기능으로 휴대전화의 모든 기능을 통제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또 사기범이 정부 전산시스템 장애를 빌미로 임시 본인인증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할 때는 즉시 진행을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안심차단 서비스를 적극 이용해 본인도 모르게 대출이 발생하거나 신규 계좌가 개설되지 않게 사전에 차단해 달라”고 말했다. 안심차단서비스는 거래 중인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은행 모바일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스미싱 의심 문자를 받았거나 악성 앱 감염이 의심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상담센터(118번)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국정자원 화재 관련 신규 스미싱 시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피해 사례가 많이 나오면 소비자경보를 격상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부 여당이 금융조직 개편안을 전격 철회하면서 기사회생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장들이 29일 첫 긴급 회동을 가졌다. 두 수장은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의 공공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의 각오로 금융 행정과 감독 전반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조직·기능·인력·업무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연말까지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소비자보호총괄본부로 격상한다. 또 각 권역 본부가 민원·분쟁, 상품심사, 감독·검사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도록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두 기관은 해킹 사고, 불완전판매 등을 엄정히 감독하면서 소비자 보호 국정과제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원팀이 돼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연합회장, 20개 국내 은행장들과 취임 후 첫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은 다른 기업과 달리 이익을 낼수록 비판받아 왔다”며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곧 출범할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배드뱅크)과 관련 은행권이 연체채권 매입 대금 민간 기여분의 대부분을 분담하는 등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부터 빚이 감당할 수 없게 불어나서 지금까지도 빚을 다 못 갚았어요.” 4.5t 트럭 운전사인 이모 씨(63)는 약 5년 전 코로나19가 퍼지던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빚의 굴레’에 갇혔다. 당시 야심 차게 골동품 가게를 시작했지만 장사가 되지 않아 은행에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도 팬데믹 확산에 손님이 끊겨 돈을 벌지 못하니 대부업체까지 이용하게 됐다. 열심히 벌어 갚았는데도 빚이 약 8000만 원 남았다. 그는 “해병대 직업군인으로 일하다가 양로시설 총무, 고시원 사장을 거쳐 퇴직금까지 투자해 골동품 장사를 했는데 남은 건 빚뿐”이라며 한숨 지었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빚을 낸 자영업자들은 빚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듬해 반짝 성장하는 듯했던 경제는 저성장 추세가 뚜렷해지고 소비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잘 늘지 않으니 빚을 못 갚고 연체 기간을 늘리게 된다. 결국 폐업에 이른 이들은 빚을 상환할 길을 찾지 못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60대 이상 자영업자 연체액, 4년 만에 8배로코로나19 확산기 이후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그중에서도 은퇴해 소득이 마땅치 않은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들의 채무액이 많이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말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1598명이었다. 이후 점점 증가하다가 지난해 말 2만1883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연체액은 같은 기간 8817억 원에서 7조827억 원으로 뛰었다. 연체액이 4년 만에 8배로 불어버린 것이다. 연령대별로 봤을 때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강 의원은 “은퇴 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고령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환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공인중개사 자영업을 시작했던 신모 씨(52)도 빚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봐 두렵다. 코로나19 때 갑자기 늘어난 빚을 갚을 길이 요원해 보이기 때문이다. 신 씨는 “2018년 부동산 관련 기업 강사를 하며 입소문이 나 1년 치 강의도 잡혀 있을 정도였는데 코로나19가 터졌다”며 “모든 교육이 취소돼 수입이 끊기고 아내의 무릎수술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를 하며 근근이 살았는데 2023년 연체가 시작돼 아직 갚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42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조치는 이달 종료된다. 하지만 이번에 약 97%는 재연장된다. ● 자영업자 신용점수도 ‘양극화’ 자영업자들의 신용점수는 양극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신용점수 650점 이하와 가장 높은 구간인 951점 이상 자영업자 수는 각각 51만9282명, 99만7303명이었다. 하지만 올 6월 말 기준 각각 53만7560명, 100만3244명으로 모두 늘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영업자들에게 금융 지원 중심으로 ‘호흡기’를 달아 주니 신용점수가 낮은 자영업자가 더 양산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연체가 심각해지면 금융회사 부실도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자영업자 대출차주 중 취약차주의 비중이 14.2%였다. 2022년 6월 말 10.7% 이후 상승세다. 한은은 “다수의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취약차주의 특성상 차주의 부실이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의 채무조정 제도를 활성화하되 정부의 지원이 비정기적이고 단발적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줘 도덕적 해이는 발생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석 달 넘게 못 갚은 자영업자가 10만 명을 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진 2020년 이후 4년간 10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불안정한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이 각각 14배로 늘어 어려움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서 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90일 이상 대출을 연체한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 10만161명이었다. 2020년 말 1만350명이었는데 4년 만에 약 10배로 급증한 것이다. 이들의 채무액도 같은 기간 7배로 늘었다. 2020년 말 자영업자들이 석 달 넘게 연체한 대출금은 3조7695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27조493억 원까지 불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251명→3602명)와 60대 이상(1598명→2만1883명)에서 연체 자영업자 수가 각각 약 14배로 늘었다. 연체액 기준으로는 60대 이상(8817억 원→7조827억 원)에서 8배가량으로 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연체 자영업자 수와 채무액은 급증 추세다. 올 6월 말 3개월 이상 연체 자영업자 수는 11만3601명, 이들의 채무액은 31조9536억 원이다. 반년 만에 각각 1만3440명, 4조9043억 원이 늘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금융지원은 물론이고 사업 컨설팅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