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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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bjk@donga.com

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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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佛 “티웨이 파리 취항 안돼”… 복병 만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프랑스 항공당국이 대한항공과 국토교통부 등에 “티웨이항공의 파리 노선 취항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의 파리 취항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내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허가 조건 중 하나다. 티웨이항공이 취항하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된다. 이를 막으려면 대한항공이 올해 파리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파리 노선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대한항공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항공당국은 한국 정부 및 항공업계에 티웨이항공의 프랑스 취항은 협정 위반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양국 협정에 따라 인천∼파리 노선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 항공사만 취항할 수 있는데, 티웨이항공이 추가되는 것은 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한-프랑스는 2007년 복수 취항에 합의했다. 34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인천∼파리 노선에 한국 항공사 2곳이 취항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대한항공은 주 7회, 아시아나항공은 주 6회 운영한다. 문제는 EC가 올해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독점이 우려되는 인천∼파리 노선에 대해 “대체 항공사를 취항시키라”고 요구한 것과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 상충된다는 것이다. EC의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을 대체 항공사로 지정하고 ‘A330-200’ 항공기 5대와 승무원 약 100명을 이관하며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르면 6월 말 파리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티웨이항공이 취항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등 총 3개 항공사가 운항을 하게 돼 항공협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사가 늘어나면 자국 항공업계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과 국토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프랑스 협정대로 2개 항공사만 운항을 하게 되면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 중 하나는 해당 노선에서 빠져야 한다. 아직 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철수를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이 빠지면 통합이 무산된다. 대한항공이 빠지면 파리 올림픽 등 특수를 놓치게 돼 실적에 치명적이다. 파리 노선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알짜 노선 중 하나다. 향후 프랑스가 티웨이항공을 신규 운항사업자로 인정하더라도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가진 운수권이나 슬롯(공항에서 특정 시간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을 축소하며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3개 항공사가 취항할 수 있도록 프랑스 항공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양국 항공당국 간에 긴밀히 소통 중으로 조만간 협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EC가 조건부 통합 승인을 내주는 과정에서 프랑스 항공당국과 조율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가 간 협정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 정부가 또 나서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것 자체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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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조, 창사 55년만에 첫 단체행동

    삼성전자 노동조합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7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 행동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획득한 뒤 단체행동에 나선 건 1969년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노조 추산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집회를 열고 조합원 발언 및 공연 등을 진행했다. 당초 집회를 DSR 1층 로비에서 열 계획이었지만 사측이 안전상의 문제로 진입을 막아 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사측이 지난 주말 로비에 화단을 조성한 것을 두고 노조 측은 “집회를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지난해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과 휴가 제도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인상률로 5.1%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6.5%를 주장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한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15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전삼노는 이달 8일 쟁의행위 돌입에 대한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률 74%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는 내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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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한종희 부회장 “하반기 생활가전 웃을 것”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사진)이 하반기(7∼12월) 생활가전(DA) 사업부의 반등을 자신했다. 한 부회장은 1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DA가 아직은 1등은 못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삼성 제품의 사용자 경험이 더 좋아지게 됐다”며 “지난해 많은 투자를 했다. 하반기부터는 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가전 분야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AI 기능을 강화한 비스포크AI 가전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날 막을 올린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MDW) 2024’에서도 AI 기능과 연결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비스포크 인덕션,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 빌트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다음 달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고급형과 일반형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AI와 연결을 잘 하면 애플과도 겨뤄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소비자가 불편한 일, 하기 싫은 일을 해소해 주는 것”이라며 “애플이 AI를 못 해 어려워할지 누가 알았겠느냐”고도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탑재한 가전과 스마트싱스로 대표되는 가전끼리의 연결을 극대화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 부회장은 “결국 기기들이 다 연결될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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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규 SK이노 사장 “전기차 전환 옳아… 성과 확신”

    “올해 초부터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고 있다. 직면한 어려움을 패기와 용기를 갖고 돌파하자.” 1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올 2월부터 임직원들과 릴레이 워크숍을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 및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구성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사업 방향 및 계열사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진 않았지만 ‘카본 투 그린’(석유 산업에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으로 대표되는 미래 투자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1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워크숍에서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전기차 시장 상황이 안 좋은 건 사실이나, 전기차로의 추세는 예정된 미래”라며 “전략적 방향성은 맞다는 확신이 있다. 포트폴리오 점검이 끝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 경영은 2∼3년이 아니라 5∼10년 앞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SK그룹의 주력인 석유·화학도 힘든 시기를 거쳤고, 카본 투 그린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4일과 11일 진행된 임원 워크숍에서도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그린테크 사업은 마라톤으로 치면 35km 지점쯤에서 오르막을 마주하고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르막 상황에서 다른 경쟁자들도 비슷하다.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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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회장 “인디애나 투자는 백악관 공약 이행한 것”

    “2022년 백악관에서의 약속을 이행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트인에 글을 올리고 SK하이닉스의 미국 인디애나주 투자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일(현지 시간)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지역 대학과 반도체 연구 및 개발 협력을 하기로 했다.최 회장은 이날 글에서 “2022년 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제조업, 혁신, 고용 기회를 강화하기 위한 SK의 지원을 공유했다. 이번 달 그 약속을 지키는 SK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줘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디애나에 대한 투자는 미국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에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SK를 환영해주신 인디애나 지역 사회에 감사드린다. SK는 AI(인공지능)에서 청정에너지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앞서 2022년 백악관을 찾은 최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SK그룹이 미래 산업 분야에 220억 달러(약 30조4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150억 달러, 그린 에너지에 50억 달러, 바이오 과학 등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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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현 삼성 반도체 사장, 대만 AI서버사 방문… “HBM 협력 행보”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이 대만을 찾아 미국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서버 파트너사인 퀀타클라우드테크놀로지(QCT)와 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칩셋 업체 미디어텍 등을 방문했다. AI 서버 생산의 핵심 지역인 대만에서 AI 산업과 관련한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16일 대만 언론 롄허보와 QCT 등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과 함께 대만 타오위안 QCT 본사를 방문해 량츠전(梁次震) 퀀타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을 만났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인 미디어텍도 방문했다. AI 서버 제조사인 QCT는 엔비디아의 협력사다. 애플 ‘맥북’ 조립업체로 유명한 노트북 제조사 퀀타컴퓨터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경 사장은 QCT 본사를 방문해 QCT와 인텔이 공동으로 구축한 5세대(5G) 오픈랩을 둘러보고 최신 서버와 데이터센터 솔루션 등을 찾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22년 QCT와 서버용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을 검증하는 등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QCT는 12일(현지 시간) 자사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 대표와 량 부회장이 본사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경 대표를 본사에서 맞이하고, 최신 기술 진보를 공유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경 사장이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대만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싱크탱크 MIC에 따르면 전 세계 AI 서버 생산 및 조립의 90%를 대만 기업들이 하고 있다. 대만 폭스콘은 최근 AI 서버 생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퀀타도 AI 서버 생산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상태다. SK하이닉스와 TSMC가 생산 협력을 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HBM 분야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5%, 마이크론이 9% 순이었다. 롄허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경 대표의 방문 목적은 삼성의 최신 HBM 홍보와 대만 공장과의 AI 협력”이라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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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종국의 육해공談]왜 반도체는 비행기로만 실어 나를까

    지난해 국내 공항에서 항공기에 실려 해외로 수출된 품목의 총액은 1835억 달러(약 256조 원)였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였다. 반도체 품목의 총수출액은 970억 달러(약 136조 원)로 항공 화물 전체 수출액의 약 53%에 달했다. 수출입 통계가 본격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반도체가 항공 화물 수출액 1위 자리를 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반면, 지난해 국내 항만을 통해 나간 반도체 품목은 16억 달러에 불과했다. 주력 수출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항만 수출액은 ‘0’원이었다. 사실상 반도체를 항공기로만 실어 나른 셈이다. 국제 상품 이동의 95%는 항만을 이용한다. 그렇다면 왜 반도체만 항공기로 실어 나르는 걸까?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과 품질 문제 때문이다. 화물기는 배보다 빠르고 운항 일정이 정확하다. 공항만 있으면 세계 어느 곳이든 운송할 수 있다. 반도체는 매우 예민하다. 작은 충격이나 흠집, 심지어 물 한 방울만 닿아도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 선박은 이송 도중 집채만 한 파도를 만날 수 있다. 염분과 해풍, 고온 또는 혹한의 날씨, 습도 등에 오래 노출되는 건 반도체 품질에 치명적이다. 화물기의 경우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화물기 화물칸의 온도 범위는 4∼29도인데, 조종사들은 반도체를 운송할 때 화물칸 온도를 대개 ‘로(LOW)’ 상태(4∼10도)로 해 놓는다. 반도체 성능에 지장을 주지 않는 온도다. 운항 고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습기 걱정도 없다. 화물기 바닥에는 고박장치가 있고, 상품 자체를 벨트로 여러 번 둘러 꽁꽁 싸매기 때문에 난기류를 만나도 반도체에는 충격이 거의 없다고 한다. 반도체와 항공기는 불가분의 관계다. 화물기를 운용하는 항공사가 있기에 반도체 수출이 가능하다. 반대로 반도체도 항공사들을 먹여 살린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 덕분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화물 운임이 급등했던 것이 호실적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반도체와 같은 국가대표 수출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대만의 중화항공도 2020년 코로나 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대만에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1970년대부터 반도체를 수출해 왔다. 대한항공은 1971년 처음 화물기 사업을 시작했다. 반도체와 화물기가 서로 없이는 못 사는 관계가 될지 그땐 상상이나 했을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매각이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조건으로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조건을 제시하면서다. 업계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양사의 통합은 국가 물류망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항공 화물은 사이클 사업이라서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가면서 온다. 적자를 낸 기간도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솔직히 화물은 돈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화물 사업을 유지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면 그저 모든 게 좋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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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에 반도체 보조금 8.9조… 바이든 “일자리 2만개 창출”

    《美, 삼성에 8.9조원 반도체 보조금… 인텔-TSMC 이어 3번째 규모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에 최대 64억 달러(약 8조864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15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포함해 미국에 총 400억 달러 이상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에 대한 보조금은 인텔(85억 달러),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인텔과 TSMC가 각각 1000억 달러, 6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투자액 대비 보조금 규모는 삼성전자가 가장 크다.》삼성전자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받는 보조금 최대 64억 달러(약 8조8640억 원)는 미국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약 16%, TSMC가 10.2%, 인텔이 8.5%로 삼성전자가 가장 높다.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 규모를 17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 이상으로 대폭 높인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메모리 분야 1위이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겸하는 삼성의 경쟁력이 발휘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이번 보조금 협상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분야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 기지를 확대하게 됐다. 미국 입장에서는 TSMC와 인텔에 이어 삼성까지 투자를 유치하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 美, 삼성전자에 64억 달러 보조금 지급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 시간)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삼성전자는 4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 2기를 짓는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R&D) 전용 공장 등 총 4개의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내 완공되는 파운드리 공장에서는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과 함께 차세대 2나노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2027년 양산에 돌입하는 두 번째 공장에선 2나노 로직(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 첨단 패키징 공장에는 AI 시대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HBM은 물론이고 첨단 메모리 제품에 대한 패키징 설비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97년 건설된 오스틴 공장에서는 첨단 의료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방위산업체를 위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4000만 달러를 별도로 투자해 테일러 일대의 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로 미국 텍사스 중부의 첨단 반도체 생태계 역할을 공고히 하게 됐고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됐다”며 “한미동맹이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 “원스톱 생산… TSMC 넘는 삼성의 강점” 앞서 미 상무부는 인텔과 TSMC에 각각 최대 85억 달러,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이 투자하는 금액은 각각 1000억 달러와 650억 달러다. 삼성은 이보다 적은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도 TSMC와 비슷한 보조금을 받게 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의 입지를 감안한 것이다. 일례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은 SK하이닉스의 HBM을 받아 TSMC가 최종 생산한다. 최근 대만 강진은 반도체 공급망을 한 곳에 의존하는 것이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TSMC는 파운드리만 하지만 삼성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고 있어 미국에서 원스톱 생산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된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TSMC보다 삼성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의 공장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보안을 고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앞세워 TSMC와 인텔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에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몰려 있는 만큼 이들로부터 파운드리 수주를 대거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세계 점유율은 11.3%였다. 삼성전자는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향후 20년간 300조 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시에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150곳을 유치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삼성전자 측은 “한국에서의 투자는 전혀 차질이 없다. 인텔과 TSMC와 달리 미국 정부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지원받지 않은 것도 투자 여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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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스마트폰… 애플 제치고 1위 탈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개 분기 만에 미국 애플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010만 대로 시장 점유율 20.8%로 집계됐다. 애플은 5010만 대로 점유율 17.3%에 그치며 지난해 4분기(10∼12월) 차지했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삼성에 내줬다.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24.7%, 삼성전자가 16.3%였다. 올 1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이어 샤오미(14.1%), 트랜션(9.9%), 오포(8.7%) 등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 점유율 3∼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양사의 격차는 3.5%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포인트(삼성전자 22.5%, 애플 20.7%)보다 확대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실적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 AI 인기 등이 반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 제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빌라 포팔 IDC 리서치국장은 “상위 5개 기업들 사이에서 판도 변화가 있는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며 “샤오미와 트랜션이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몇 개 분기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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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전 나온 갤S22로… AI 실시간 통역 확대

    삼성전자가 2년 전 모델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다. 갤럭시 S23과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에 이어 이전 모델까지 AI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14일 삼성전자 멤버스는 최근 신규 소프트웨어(원 UI 6.1) 업데이트 계획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업데이트를 안내했다. 안내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초 갤럭시 S22F, 갤럭시 폴드4·플립4, 갤럭시 탭 S8F에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는 원 UI 6.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에는 갤럭시 S23 FE와 동일한 수준의 AI 기능이 지원된다.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서클 투 서치’, 글 요약 기능인 ‘노트 어시스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갤럭시 S21F, 갤럭시 Z폴드·플립3 시리즈도 5월 초에 업데이트를 한다. 다만 해당 제품은 최신 모델들보다 사양이 낮아서 서클 투 서치 등 일부 AI 기능만 적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올해 1월 갤럭시 언팩행사에서 “연내 1억 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해당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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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 희망퇴직… “신성장 위한 구조조정”

    LG화학이 첨단소재사업본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신성장 분야 투자를 늘리기 위한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 근속 5년 이상 생산기술직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정년퇴직까지 잔여 기간이 1년 미만인 직원은 제외다. 근속 5∼10년인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일 기준 기본급 30개월 치를, 10년 이상이면 60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학자금도 자녀 수 제한 없이 1인당 중학교 300만 원, 고등학교 700만 원을 준다. 대학교는 4학기 범위에서 학기당 400만 원이 지급된다. 희망 퇴직원이 제출되면 심사를 거쳐 5월 중으로 퇴직 발령이 이뤄진다. 첨단소재사업본부에는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담당하는 양극재사업부와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 등이 있다. LG화학 측은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지난해 9월 사업본부 산하 IT소재사업부가 담당하던 IT필름(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매각한 데 따른 인원 조정 차원”이라며 “업황 부진을 겪는 석유화학이나 전기차 관련 분야는 이번 퇴직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편광판 사업을 약 1조1000억 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는 IT소재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사업부로 전환 배치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대산·여수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와 친환경, 신약 등 신성장 분야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과 인력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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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2년전 모델 ‘갤 S22’에도 AI 실시간 통역 지원

    삼성전자가 2년 전 모델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다. 갤럭시 S23과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에 이어 이전 모델까지 AI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14일 삼성전자 멤버스는 최근 신규 소프트웨어(원 UI 6.1) 업데이트 계획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업데이트를 안내했다. 안내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월 초에 갤럭시 S22F, 갤럭시 폴드4·플립4, 갤럭시 탭 S8F에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는 원 UI 6.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에는 갤럭시 S23 FE와 동일한 수준의 AI 기능이 지원된다.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서클 투 서치’ , 글 요약 기능인 ‘노트 어시스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갤럭시 S21F, 갤럭시 Z폴드·플립3 시리즈도 5월 초에 업데이트를 한다. 다만 해당 제품은 최신 모델들보다 사양이 낮아서 서클 투 서치 등 일부 AI 기능만 적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올해 1월 갤럭시 언팩행사에서 “연내 1억 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해당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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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 생존시대, 분산 에너지 활성화 필요”

    분산 에너지를 활성화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내 첨단 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분산 에너지란 에너지가 필요한 곳 인근에서 생산 및 공급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고품질 전기를 확보한 국가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전(電)자 생존’ 시대가 도래한 만큼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에서 지역에서 직접 생산·사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분산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수급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6월 시행을 앞둔 분산 에너지활성화특별법(분산에너지법)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에너지 선도 기업을 적극 유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역에 따라 발전량 및 에너지 생산 방식이 다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60%가 충남과 경북, 경기, 전남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전력 소비량은 서울·경기 지역 비중이 커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하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전력의 비중이 높아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SGI는 분산 에너지법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전기차와 전력망 간 양방향 전력 송전 등 신기술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자는 것이다. 박경원 SGI 연구위원은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신사업 발달과 대규모 에너지 공급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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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의존 탈피… 싱가포르를 ‘도시광산 허브’로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있는 SK 테스(tes) 공장에는 트럭들이 수시로 밀려들어 왔다. 트럭에는 낡거나 망가진 노트북, PC,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 폐기물이 가득했다. 인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해 온 것들이다. 이 폐기물들은 공장 안에서 요란한 소음을 내며 파쇄됐다. 종이와 플라스틱을 걸러내고, 다시 자석으로 철을 분리해 비철금속만 남긴다. 거기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구리와 알루미늄, 코발트, 리튬, 흑연 등을 뽑아낸다. SK 테스는 천연 광산이 아닌 도시에서 배터리의 핵심 광물 등을 채취하는 것이다. SK그룹은 2022년 약 1조 원을 들여 테스를 인수했다. SK온이란 배터리 계열사를 가진 SK로선 배터리 광물을 조달받을 수 있어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물리적 위치, 정부 정책도 테스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싱가포르항은 세계 항만 중 두 번째로 물동량이 많기에 폐기물 수입과 광물 수출에 유리하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기에 SK 테스 공장에서 가공한 광물로 배터리를 만들어 전기차에 장착해도 미국으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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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희귀금속 의존 낮추려 싱가포르로… 98조 폐가전 활용 시장 공략

    “저기 쏟아져 나오는 검은 가루 보이시죠? 저기에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희귀금속들이 포함돼 있어요. 이 공장을 ‘도시광산’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있는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전문 기업 SK 테스(TES) 공장. 오종훈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가 관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검은색 가루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가루는 ‘이웨이스트(E-Waste)’라고 불리는 전기·전자 폐기물을 분쇄한 것이다. SK 테스는 도시에서 배터리 원료 등 광물을 채굴하고 있었다. ●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춰라” SK그룹은 2022년 테스를 인수할 때 그냥 두면 폐기물에 불과한 이웨이스트지만 가공하면 무한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이웨이스트 가공 시장이 2024년 730억 달러(약 98조 원)에서 2032년 241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테스 인수에 영향을 미쳤다. SK온을 비롯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과 코발트, 흑연 등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약 90%다. 이런 구조에선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해 수출 통제에 나서면 곧바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오 부사장은 “SK 테스에서 얻은 금속들은 SK온과 협력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업체들에 공급한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공급량이 많지 않지만 SK 테스 공장 가동을 늘릴수록 자체 조달 금속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가 있는 싱가포르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라는 것도 이점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FTA 체결국인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지는 광물이 미국 전기차에 사용되면 각종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SK 테스는 볼보자동차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독일의 유명 자동차 업체들과 폐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과 희귀금속 제공 계약도 함께 맺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 테스 측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폐배터리 처리와 희귀금속 회수를 동시에 원하는 추세”라며 “이런 자원 순환 생태계를 갖추면 배터리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 싱가포르 정부테스는 현재 23개국에서 4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 테스는 지난해 세계 항만 중 두 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한 싱가포르항을 바퀴의 축처럼 활용하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 등에 있는 해외 테스 공장들은 바큇살이 돼 이웨이스트를 모아 싱가포르로 보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수출입되는 폐기물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형태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수입되는 폐기물에 대해 수입가액의 5∼9% 관세를 부과한다. 오 부사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전담하는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아예 테스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놨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면 담당자가 곧바로 관련 지원 및 정책을 검토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며 “심지어 공무원이 동종 기업인들 모임을 만들어서 교류하게 한다. 모임을 통해 신규 투자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이웨이스트 가공 사업을 하려면 ‘바젤 퍼밋(Basel Permit)’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바젤 퍼밋은 배터리 및 전기·전자 폐기물 등을 다른 나라로부터 받아오기 위해 필요한 국제 허가다. 아시아에서 바젤 퍼밋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나라는 싱가포르와 한국, 일본 정도다. 테스는 애초 싱가포르 기업이어서 현재 약 30개국으로부터 바젤 퍼밋을 확보했다. ● 뜨거워지는 한중일 도시광산 경쟁 지난달 한 일본 기업인이 SK 테스를 방문했다. 그는 “도시광산 협력을 할 수 있느냐”고 타진했다.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 도시광산 확보 및 이웨이스트 가공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최근 2030년까지 도시광산을 통해 회수하는 금속 자원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관이 나서 동남아 국가들로부터 폐기물을 받아오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고, 그 차원에서 SK 테스에도 협력 타진이 온 것이다. 한국은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던 일부 중소기업이 도시광산에 관심을 가지는 수준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다 보니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폐기물 처리 기업들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사정이 복잡하다. 중국 내부에는 여러 폐기물 재활용 기업이 있고 규모도 크다. 하지만 중국은 바젤 퍼밋 요건을 갖추지 못해 중국 밖에서 전기·전자 폐기물을 가져올 수 없다. 중국 내부에 있는 폐기물만 처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 해외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면 자원 공급망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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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 美반도체 공장에 최대 9조원 보조금”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66억 달러(약 9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다음 주쯤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7일 미국 정부는 TSMC에 보조금 66억 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85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액을 지원받은 TSMC는 미국 투자액을 기존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리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440억 달러 이상으로 투자액을 늘릴 것이며,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대한 투자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2047년까지 622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1월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착공 시점을 2026년 말로 발표했는데, 환경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AI 반도체 분야에 9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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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법인 4000개 싱가포르 진출… 글로벌 도약 발판으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선정 2023년 국가 경쟁력 아시아 1위,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1위, 세계은행 선정 물류 성과지수 1위…. 싱가포르가 지난해 달성한 주요 경제 관련 성과들이다. 글로벌 경제조사기관들이 경제 자유도 및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꼽을 때도 싱가포르는 항상 높은 순위에 들었다. 그만큼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다국적 기업 약 4200곳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본부를 뒀다. 한때 싱가포르와 경쟁했던 홍콩의 경우 아시아 지역본부 수는 1336개에 그친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홍콩은 점차 외면받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 및 정보기술(IT), 물류, 제조업 등의 허브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싱가포르는 한국에도 없어서는 안 될 경제 동반자다. 한국은 1975년 싱가포르와 수교를 맺었는데, 수교 이래 한국의 대싱가포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교 당시 7100만 달러(약 956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입 규모는 지난해 223억 달러로 31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양국은 2006년 3월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싱가포르는 칠레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FTA 파트너였다. FTA 직후인 2007년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은 2020년을 제외하고 수출액이 1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187억 달러로, 수출액 기준 한국의 7번째 교역국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아시아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160여 개의 기업이 싱가포르 상공회의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개인 기업 등까지 포함하면 싱가포르에 진출한 법인 수는 4000여 개에 이른다. 진출 분야도 반도체와 전기·전자, 자동차, 정유, 화학, 금융, IT 등으로 다양하다. 9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9∼2023년 싱가포르에 생긴 한국 신규 법인 수는 741개였으며, 국내 기업들의 싱가포르 투자 규모는 약 141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한 규모(281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중 무역 규모가 한-싱가포르의 9배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 보면 상당한 투자라는 평가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싱가포르에서는 없는 글로벌 기업을 찾기가 더 어렵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다 보니 한국 기업들이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투자자들도 한국 기업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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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들, 실적 감소에도 R&D 투자 늘려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전년 대비 9.4%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R&D 비용을 공시한 224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R&D 투자액은 총 73조4238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67조1413억 원)보다 6조2825억 원(9.4%)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22년 3.07%에서 2023년 3.39%로 0.32%포인트 증가했다. 조사 기업 중 R&D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28조35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4236억 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14.3% 감소했지만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0조 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어 LG전자(4조2834억 원)와 SK하이닉스(4조1884억 원), 현대자동차(3조9736억 원), 기아(2조6092억 원), LG디스플레이(2조3995억 원), LG화학(2조857억 원), 네이버(1조9926억 원), 현대모비스(1조5941억 원), 카카오(1조223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R&D 투자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4조18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69억 원(14.6%) 줄었다. R&D 투자 감소액 2위는 넷마블이었다. 넷마블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670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873억 원(21.8%) 감소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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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도 고령화… 탄소 흡수력 좋은 나무 심어 산림 순환을”

    《‘기후위기, 숲에서 길 찾다’ 세미나기후 위기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숲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최종현학술원은 ‘기후 위기, 숲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산림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산림 자원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기후적 가치 △산림이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산림 보전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산림은 핵심 탄소 흡수원으로 적절한 관리를 통해 기후 변화 완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똑같은 숲이라도 어떻게 관리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산림 관리를 통해 탄소 흡수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8일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기후 위기, 숲에서 길을 찾다’ 세미나에서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숲의 질적 관리를 강조했다. 단순한 양적 관리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31%가 산림을 통해 흡수된다”면서 수준 높은 질 관리를 통해 산림이 탄소 흡수원으로 제 역할을 하게 되면 기후 변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에 따르면 1970년 666만 ha(헥타르)였던 한국의 산림 면적은 2020년 기준 629만 ha로 감소했다. 50년 사이에 37만 ha가 줄어든 것인데, 서울시(약 6ha) 6.6개 면적만큼의 산림이 사라진 셈이다. 산림이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전망에 따르면 국내 산림에서 51년생 이상인 나무들의 비율은 약 10%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그 비율이 70% 이상으로 늘어난다. 50년생 나무의 탄소 흡수량은 20년생 나무의 60% 수준인데, 어린나무 비율이 줄어들면 탄소 흡수량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2017년 기준 4570만 t이다. 산림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 이후 산림 흡수량은 2000만 t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래현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 연구관은 “기후변화협약인 파리협정에서도 탄소 흡수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림과 토지의 황폐화만 막아도 이산화탄소 배출의 11%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산림 조성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자연 기반 해법’을 주장했다. 이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하게 활용·관리·복원해 기후 변화 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산림 속 오래된 나무들은 베어낸 뒤 탄소 흡수력이 좋은 나무로 채우고, 베어낸 나무는 목조 주택 등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손 교수는 “산림이 노령화됐다는 건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어 내는 순환이 필요하다”면서도 “벌채에 따른 토사 유출이나 생물 다양성 훼손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해소할 과학적인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목재는 탄소를 저장함과 동시에 콘크리트 등을 대체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다. 이에 해외 국가들은 산림 순환 차원에서 목재 사용 비율을 늘리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은 공공건물을 새로 지을 때 특정 비율 이상을 목재 등 친환경 소재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갖추고 있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후 위기에 대응을 못 하면 한국의 경제적 비용이 2050년 232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산림 생태 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과 재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민간과 공공기관 건물을 대상으로 한 목재 제품 소비 의무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경 ㈜다비오 신사업전략그룹 이사는 산림 관리에 인공지능(AI) 및 인공위성 등 신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는 “인공위성 정보를 AI로 분석해 1년 걸리는 고사목 파악을 이틀 만에 해냈다”면서 “베트남 등 해외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해 산림 황폐화와 산림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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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영업익 10배로 늘어… “반도체 긴 터널 끝났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과 신작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 호조로 1분기(1∼3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1년 전의 10배로 뛰었고 반도체(DS)부문은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반도체 업계의 긴 터널이 끝났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1조 원,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 증가해 5개 분기 만에 70조 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1.3% 뛰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넘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5조4000억 원을 22.2%나 넘어선 수치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직격탄을 맞았던 DS부문이 1조대 원 후반의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DS부문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연간 14조87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022년 4분기(10∼12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지난해 2분기(4∼6월) 삼성전자로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메모리 상승 국면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서버 수요 증대에 기댄 측면이 크다”며 “모바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까지 회복되려면 미국 기준금리 완화 등 세계 경기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반도체-AI 갤럭시’ 쌍끌이 깜짝 실적… 美금리-中경기가 변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D램 감산효과, 재고 줄고 가격 올라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 늘어폰 출하 6000만대 회복, 영업익 3.8조 삼성전자가 5일 발표한 1분기(1∼3월) 잠정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DS)부문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끌고, 세계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가 뒤에서 밀어주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적 호조세를 장기간 이어가기 위해선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재개)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영업이익 1조 원대 회복 전망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5조4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약 1조2000억 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깜짝 실적의 대부분이 DS부문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DS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평균 4000억 원 수준에서 1조6000억∼1조9000억 원으로 높였다. 1분기 반도체 실적 호조의 가장 큰 배경은 감산 효과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 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차례로 메모리 감산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반도체 재고가 줄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 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1.30달러로 바닥을 찍고 10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올해 3월 기준 1.8달러로 회복했다. 이에 반도체 수요 기업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가수요가 붙으며 메모리 판매량 또한 회복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회사가 재고로 비축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 상승분이 이익으로 잡힌 효과도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영업이익에 (재고 가치 평가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1조7000억 원가량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탑재 스마트폰 출시와 더불어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앞서 1월 말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HBM3(4세대 HBM)와 HBM3E(5세대)를 포함한 선단 제품의 비중이 올해 상반기(1∼6월) 중 HBM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9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 터널의 끝은 다른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글로벌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올해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58억2000만 달러(약 7조9000억 원), 주당 순이익이 0.42달러를 기록했다며 월가 전망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이달 2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증권가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AI 스마트폰 호조… 세계 경기 회복 관건 올해 1월 첫 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은 모바일경험(MX)사업부도 1분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MX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8000억 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슷하고 직전 분기 대비 1조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SK증권에 따르면 MX사업부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000만 대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고급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가 판매 호조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1분기와 같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바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회복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 선제 조건들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시스템 반도체 수요 부진과 관련해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회복이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1분기와 같은 깜짝 실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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