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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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bj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산업55%
기업21%
경제일반16%
칼럼3%
모바일/인터넷3%
인사일반2%
  • 삼성전자, 2년전 모델 ‘갤 S22’에도 AI 실시간 통역 지원

    삼성전자가 2년 전 모델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다. 갤럭시 S23과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에 이어 이전 모델까지 AI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14일 삼성전자 멤버스는 최근 신규 소프트웨어(원 UI 6.1) 업데이트 계획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업데이트를 안내했다. 안내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월 초에 갤럭시 S22F, 갤럭시 폴드4·플립4, 갤럭시 탭 S8F에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는 원 UI 6.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에는 갤럭시 S23 FE와 동일한 수준의 AI 기능이 지원된다.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서클 투 서치’ , 글 요약 기능인 ‘노트 어시스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갤럭시 S21F, 갤럭시 Z폴드·플립3 시리즈도 5월 초에 업데이트를 한다. 다만 해당 제품은 최신 모델들보다 사양이 낮아서 서클 투 서치 등 일부 AI 기능만 적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올해 1월 갤럭시 언팩행사에서 “연내 1억 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해당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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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 생존시대, 분산 에너지 활성화 필요”

    분산 에너지를 활성화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내 첨단 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분산 에너지란 에너지가 필요한 곳 인근에서 생산 및 공급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고품질 전기를 확보한 국가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전(電)자 생존’ 시대가 도래한 만큼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에서 지역에서 직접 생산·사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분산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수급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6월 시행을 앞둔 분산 에너지활성화특별법(분산에너지법)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에너지 선도 기업을 적극 유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역에 따라 발전량 및 에너지 생산 방식이 다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60%가 충남과 경북, 경기, 전남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전력 소비량은 서울·경기 지역 비중이 커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하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전력의 비중이 높아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SGI는 분산 에너지법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전기차와 전력망 간 양방향 전력 송전 등 신기술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자는 것이다. 박경원 SGI 연구위원은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신사업 발달과 대규모 에너지 공급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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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의존 탈피… 싱가포르를 ‘도시광산 허브’로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있는 SK 테스(tes) 공장에는 트럭들이 수시로 밀려들어 왔다. 트럭에는 낡거나 망가진 노트북, PC,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 폐기물이 가득했다. 인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해 온 것들이다. 이 폐기물들은 공장 안에서 요란한 소음을 내며 파쇄됐다. 종이와 플라스틱을 걸러내고, 다시 자석으로 철을 분리해 비철금속만 남긴다. 거기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구리와 알루미늄, 코발트, 리튬, 흑연 등을 뽑아낸다. SK 테스는 천연 광산이 아닌 도시에서 배터리의 핵심 광물 등을 채취하는 것이다. SK그룹은 2022년 약 1조 원을 들여 테스를 인수했다. SK온이란 배터리 계열사를 가진 SK로선 배터리 광물을 조달받을 수 있어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물리적 위치, 정부 정책도 테스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싱가포르항은 세계 항만 중 두 번째로 물동량이 많기에 폐기물 수입과 광물 수출에 유리하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기에 SK 테스 공장에서 가공한 광물로 배터리를 만들어 전기차에 장착해도 미국으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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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희귀금속 의존 낮추려 싱가포르로… 98조 폐가전 활용 시장 공략

    “저기 쏟아져 나오는 검은 가루 보이시죠? 저기에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희귀금속들이 포함돼 있어요. 이 공장을 ‘도시광산’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있는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전문 기업 SK 테스(TES) 공장. 오종훈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가 관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검은색 가루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가루는 ‘이웨이스트(E-Waste)’라고 불리는 전기·전자 폐기물을 분쇄한 것이다. SK 테스는 도시에서 배터리 원료 등 광물을 채굴하고 있었다. ●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춰라” SK그룹은 2022년 테스를 인수할 때 그냥 두면 폐기물에 불과한 이웨이스트지만 가공하면 무한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이웨이스트 가공 시장이 2024년 730억 달러(약 98조 원)에서 2032년 241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테스 인수에 영향을 미쳤다. SK온을 비롯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과 코발트, 흑연 등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약 90%다. 이런 구조에선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해 수출 통제에 나서면 곧바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오 부사장은 “SK 테스에서 얻은 금속들은 SK온과 협력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업체들에 공급한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공급량이 많지 않지만 SK 테스 공장 가동을 늘릴수록 자체 조달 금속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가 있는 싱가포르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라는 것도 이점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FTA 체결국인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지는 광물이 미국 전기차에 사용되면 각종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SK 테스는 볼보자동차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독일의 유명 자동차 업체들과 폐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과 희귀금속 제공 계약도 함께 맺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 테스 측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폐배터리 처리와 희귀금속 회수를 동시에 원하는 추세”라며 “이런 자원 순환 생태계를 갖추면 배터리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 싱가포르 정부테스는 현재 23개국에서 4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 테스는 지난해 세계 항만 중 두 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한 싱가포르항을 바퀴의 축처럼 활용하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 등에 있는 해외 테스 공장들은 바큇살이 돼 이웨이스트를 모아 싱가포르로 보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수출입되는 폐기물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형태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수입되는 폐기물에 대해 수입가액의 5∼9% 관세를 부과한다. 오 부사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전담하는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아예 테스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놨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면 담당자가 곧바로 관련 지원 및 정책을 검토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며 “심지어 공무원이 동종 기업인들 모임을 만들어서 교류하게 한다. 모임을 통해 신규 투자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이웨이스트 가공 사업을 하려면 ‘바젤 퍼밋(Basel Permit)’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바젤 퍼밋은 배터리 및 전기·전자 폐기물 등을 다른 나라로부터 받아오기 위해 필요한 국제 허가다. 아시아에서 바젤 퍼밋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나라는 싱가포르와 한국, 일본 정도다. 테스는 애초 싱가포르 기업이어서 현재 약 30개국으로부터 바젤 퍼밋을 확보했다. ● 뜨거워지는 한중일 도시광산 경쟁 지난달 한 일본 기업인이 SK 테스를 방문했다. 그는 “도시광산 협력을 할 수 있느냐”고 타진했다.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 도시광산 확보 및 이웨이스트 가공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최근 2030년까지 도시광산을 통해 회수하는 금속 자원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관이 나서 동남아 국가들로부터 폐기물을 받아오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고, 그 차원에서 SK 테스에도 협력 타진이 온 것이다. 한국은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던 일부 중소기업이 도시광산에 관심을 가지는 수준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다 보니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폐기물 처리 기업들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사정이 복잡하다. 중국 내부에는 여러 폐기물 재활용 기업이 있고 규모도 크다. 하지만 중국은 바젤 퍼밋 요건을 갖추지 못해 중국 밖에서 전기·전자 폐기물을 가져올 수 없다. 중국 내부에 있는 폐기물만 처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 해외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면 자원 공급망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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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 美반도체 공장에 최대 9조원 보조금”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66억 달러(약 9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다음 주쯤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7일 미국 정부는 TSMC에 보조금 66억 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85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액을 지원받은 TSMC는 미국 투자액을 기존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리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440억 달러 이상으로 투자액을 늘릴 것이며,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대한 투자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2047년까지 622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1월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착공 시점을 2026년 말로 발표했는데, 환경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AI 반도체 분야에 9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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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법인 4000개 싱가포르 진출… 글로벌 도약 발판으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선정 2023년 국가 경쟁력 아시아 1위,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1위, 세계은행 선정 물류 성과지수 1위…. 싱가포르가 지난해 달성한 주요 경제 관련 성과들이다. 글로벌 경제조사기관들이 경제 자유도 및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꼽을 때도 싱가포르는 항상 높은 순위에 들었다. 그만큼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다국적 기업 약 4200곳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본부를 뒀다. 한때 싱가포르와 경쟁했던 홍콩의 경우 아시아 지역본부 수는 1336개에 그친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홍콩은 점차 외면받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 및 정보기술(IT), 물류, 제조업 등의 허브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싱가포르는 한국에도 없어서는 안 될 경제 동반자다. 한국은 1975년 싱가포르와 수교를 맺었는데, 수교 이래 한국의 대싱가포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교 당시 7100만 달러(약 956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입 규모는 지난해 223억 달러로 31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양국은 2006년 3월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싱가포르는 칠레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FTA 파트너였다. FTA 직후인 2007년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은 2020년을 제외하고 수출액이 1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187억 달러로, 수출액 기준 한국의 7번째 교역국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아시아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160여 개의 기업이 싱가포르 상공회의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개인 기업 등까지 포함하면 싱가포르에 진출한 법인 수는 4000여 개에 이른다. 진출 분야도 반도체와 전기·전자, 자동차, 정유, 화학, 금융, IT 등으로 다양하다. 9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9∼2023년 싱가포르에 생긴 한국 신규 법인 수는 741개였으며, 국내 기업들의 싱가포르 투자 규모는 약 141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한 규모(281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중 무역 규모가 한-싱가포르의 9배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 보면 상당한 투자라는 평가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싱가포르에서는 없는 글로벌 기업을 찾기가 더 어렵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다 보니 한국 기업들이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투자자들도 한국 기업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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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들, 실적 감소에도 R&D 투자 늘려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전년 대비 9.4%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R&D 비용을 공시한 224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R&D 투자액은 총 73조4238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67조1413억 원)보다 6조2825억 원(9.4%)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22년 3.07%에서 2023년 3.39%로 0.32%포인트 증가했다. 조사 기업 중 R&D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28조35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4236억 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14.3% 감소했지만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0조 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어 LG전자(4조2834억 원)와 SK하이닉스(4조1884억 원), 현대자동차(3조9736억 원), 기아(2조6092억 원), LG디스플레이(2조3995억 원), LG화학(2조857억 원), 네이버(1조9926억 원), 현대모비스(1조5941억 원), 카카오(1조223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R&D 투자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4조18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69억 원(14.6%) 줄었다. R&D 투자 감소액 2위는 넷마블이었다. 넷마블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670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873억 원(21.8%) 감소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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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도 고령화… 탄소 흡수력 좋은 나무 심어 산림 순환을”

    《‘기후위기, 숲에서 길 찾다’ 세미나기후 위기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숲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최종현학술원은 ‘기후 위기, 숲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산림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산림 자원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기후적 가치 △산림이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산림 보전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산림은 핵심 탄소 흡수원으로 적절한 관리를 통해 기후 변화 완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똑같은 숲이라도 어떻게 관리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산림 관리를 통해 탄소 흡수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8일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기후 위기, 숲에서 길을 찾다’ 세미나에서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숲의 질적 관리를 강조했다. 단순한 양적 관리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31%가 산림을 통해 흡수된다”면서 수준 높은 질 관리를 통해 산림이 탄소 흡수원으로 제 역할을 하게 되면 기후 변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에 따르면 1970년 666만 ha(헥타르)였던 한국의 산림 면적은 2020년 기준 629만 ha로 감소했다. 50년 사이에 37만 ha가 줄어든 것인데, 서울시(약 6ha) 6.6개 면적만큼의 산림이 사라진 셈이다. 산림이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전망에 따르면 국내 산림에서 51년생 이상인 나무들의 비율은 약 10%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그 비율이 70% 이상으로 늘어난다. 50년생 나무의 탄소 흡수량은 20년생 나무의 60% 수준인데, 어린나무 비율이 줄어들면 탄소 흡수량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2017년 기준 4570만 t이다. 산림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 이후 산림 흡수량은 2000만 t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래현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 연구관은 “기후변화협약인 파리협정에서도 탄소 흡수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림과 토지의 황폐화만 막아도 이산화탄소 배출의 11%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산림 조성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자연 기반 해법’을 주장했다. 이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하게 활용·관리·복원해 기후 변화 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산림 속 오래된 나무들은 베어낸 뒤 탄소 흡수력이 좋은 나무로 채우고, 베어낸 나무는 목조 주택 등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손 교수는 “산림이 노령화됐다는 건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어 내는 순환이 필요하다”면서도 “벌채에 따른 토사 유출이나 생물 다양성 훼손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해소할 과학적인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목재는 탄소를 저장함과 동시에 콘크리트 등을 대체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다. 이에 해외 국가들은 산림 순환 차원에서 목재 사용 비율을 늘리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은 공공건물을 새로 지을 때 특정 비율 이상을 목재 등 친환경 소재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갖추고 있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후 위기에 대응을 못 하면 한국의 경제적 비용이 2050년 232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산림 생태 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과 재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민간과 공공기관 건물을 대상으로 한 목재 제품 소비 의무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경 ㈜다비오 신사업전략그룹 이사는 산림 관리에 인공지능(AI) 및 인공위성 등 신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는 “인공위성 정보를 AI로 분석해 1년 걸리는 고사목 파악을 이틀 만에 해냈다”면서 “베트남 등 해외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해 산림 황폐화와 산림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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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영업익 10배로 늘어… “반도체 긴 터널 끝났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과 신작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 호조로 1분기(1∼3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1년 전의 10배로 뛰었고 반도체(DS)부문은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반도체 업계의 긴 터널이 끝났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1조 원,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 증가해 5개 분기 만에 70조 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1.3% 뛰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넘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5조4000억 원을 22.2%나 넘어선 수치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직격탄을 맞았던 DS부문이 1조대 원 후반의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DS부문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연간 14조87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022년 4분기(10∼12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지난해 2분기(4∼6월) 삼성전자로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메모리 상승 국면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서버 수요 증대에 기댄 측면이 크다”며 “모바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까지 회복되려면 미국 기준금리 완화 등 세계 경기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반도체-AI 갤럭시’ 쌍끌이 깜짝 실적… 美금리-中경기가 변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D램 감산효과, 재고 줄고 가격 올라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 늘어폰 출하 6000만대 회복, 영업익 3.8조 삼성전자가 5일 발표한 1분기(1∼3월) 잠정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DS)부문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끌고, 세계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가 뒤에서 밀어주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적 호조세를 장기간 이어가기 위해선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재개)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영업이익 1조 원대 회복 전망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5조4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약 1조2000억 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깜짝 실적의 대부분이 DS부문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DS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평균 4000억 원 수준에서 1조6000억∼1조9000억 원으로 높였다. 1분기 반도체 실적 호조의 가장 큰 배경은 감산 효과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 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차례로 메모리 감산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반도체 재고가 줄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 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1.30달러로 바닥을 찍고 10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올해 3월 기준 1.8달러로 회복했다. 이에 반도체 수요 기업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가수요가 붙으며 메모리 판매량 또한 회복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회사가 재고로 비축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 상승분이 이익으로 잡힌 효과도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영업이익에 (재고 가치 평가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1조7000억 원가량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탑재 스마트폰 출시와 더불어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앞서 1월 말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HBM3(4세대 HBM)와 HBM3E(5세대)를 포함한 선단 제품의 비중이 올해 상반기(1∼6월) 중 HBM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9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 터널의 끝은 다른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글로벌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올해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58억2000만 달러(약 7조9000억 원), 주당 순이익이 0.42달러를 기록했다며 월가 전망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이달 2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증권가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AI 스마트폰 호조… 세계 경기 회복 관건 올해 1월 첫 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은 모바일경험(MX)사업부도 1분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MX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8000억 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슷하고 직전 분기 대비 1조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SK증권에 따르면 MX사업부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000만 대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고급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가 판매 호조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1분기와 같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바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회복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 선제 조건들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시스템 반도체 수요 부진과 관련해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회복이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1분기와 같은 깜짝 실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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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지진피해 예상보다 커”… ASML, 韓직원 대만 보내

    대만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피해가 회사가 밝힌 수준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TSMC가 3일(현지 시간)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주요 장비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진 발생 직후 EUV 제조사인 네덜란드 ASML의 한국법인 직원들이 대만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외신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어 ASML이 대만 현지 조직을 중심으로 복구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ASML코리아 직원 일부도 대만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인한 TSMC의 손실이 최소 6200만 달러(약 83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TSMC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2%에 달한다. 이에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TSMC가 만드는데, 여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위로문을 발표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대만 내 마이크론 D램 공장이 피해를 입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진에 따른 파운드리 생산 차질은 단일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D램 고객사들은 공급 부족을 우려해 주문량을 늘리면서 D램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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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시장 둔화에 LG엔솔 영업익 75% 급락…美세액공제 빼면 ‘적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75% 급락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5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한 6조1278억 원, 영업이익은 75.2% 하락한 15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 원이 포함돼있다. 이를 제외하면 316억 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영업손실을 낸 건 2021년 3분기(7~9월)다.영업이익 둔화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때문이다. 전기차 판매량과 배터리 사용량 성장이 둔화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메탈가격이 떨어지면서 배터리 판매 가격이 하락한 것도 영업 손실의 배경으로 꼽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지만, 짧게는 1년 뒤부터는 다시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수익처를 다변화 하면서 실적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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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F 두고 경쟁 불붙은 정유업계

    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인증을 받은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항공산업에 대한 선진국들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항공업계가 SAF 사용을 늘려가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SAF 생산 지침과 급유 인프라 등이 부족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코르시아(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 인증을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아직까지 양산을 위한 설비는 없지만 에쓰오일이 향후 생산한 SAF를 해외 항공사에 수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의미다. 지속가능성 및 저탄소 정유 제품에 대한 국제 인증 제도인 ISCC도 취득했다. SAF는 석유가 아닌 동식물성 바이오 기름이나 합성원유(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원유) 등에서 추출한 항공유다. 기존 화석연료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90% 줄일 수 있다. 에쓰오일은 올 1월부터 폐식용유와 팜 잔사유(팜유 생산에서 나오는 부산물) 등을 활용해 시험 생산에 나서 이번에 국제인증을 받았다.다른 정유사들도 SAF 인증 및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SAF 생산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SAF의 재료가 되는 폐식용유 등 원료 확보를 위해 중국과 한국, 미국 업체들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대한항공과 SAF 시범 운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SAF를 공급받아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 화물기를 통해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원료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정제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대한항공과 SAF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SAF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의 탄소 배출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SAF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억6720만 달러에서 2027년 215억6520만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의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산업 활성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SAF 생산에 관한 법적인 근거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시행령은 없는 상태다. SAF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비율로 생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등이 없는 상태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생산 시설 구축 계획을 갖고도 실제 생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공항들이 SAF 저장 및 공급, 유통, 급유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항공유 생산 및 수출 강국인데 미적거리다가 SAF 분야에서 선진국들에 뒤처질 우려가 있다”며 “제도 마련에 더해 SAF 생산 및 시장 촉진을 위한 정부의 세제 혜택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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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AI가전, 우리가 시초” 포문에… 삼성전자 “실생활 적용 더 많아” 맞불

    처음이냐, 규모냐. 가전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세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가전 시장을 두고 맞붙었다. 지난달 26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업(UP)가전’”이라고 선전포고를 하자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3일 올해 출시할 AI 가전 라인업을 공개하는 미디어데이에서 “(AI가) 실제 제품으로 실생활에 적용된 것은 삼성이 제일 많다”고 응수했다.● 삼성·LG, AI 가전서 격돌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를 열고 AI 기술을 통해 편의성을 대폭 향상한 비스포크 신제품과 ‘스마트싱스’로 대표되는 가전끼리의 연결 생태계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공개할 AI 제품은 15종에 달한다. △스스로 식재료를 인식하고 유통기한 관리도 해주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이나 국·탕류가 끓어 넘치기 전에 미리 화력을 조절해 주는 ‘비스포크 AI 인덕션’ △170만 개의 사물 데이터를 학습해서 장애물을 피해 다니며 바닥 상태에 따라 맞춤형 청소를 하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등이다. 한 부회장은 “신제품이 나올수록 계속해서 AI 가전들은 연결이 될 것이고, 소비자들의 하기 싫은 일과 불편한 일을 없애 줄 수 있다. AI는 시초보다도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내놓을 신제품 라인업을 밝히며 AI 가전의 시작은 LG였음을 강조했다. LG전자는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원격으로 제품 모니터링을 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었다”며 “2022년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업가전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LG는 올해 2월 세탁물의 무게, 습도, 재질에 맞춰 세탁 및 건조를 해주는 AI 세탁건조기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였다. 올해 추가로 로봇청소기와 에어컨, 냉장고 등 신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픈손가락’ 가전 도약 위해 대대적 행사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도 비스포크 AI 공개 행사를 일제히 열었다. 지난해 비스포크 AI를 소개하는 소규모 행사를 열긴 했지만,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AI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는 행사를 대규모로 기획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가전 사업의 도약이 필요한 삼성전자가 AI 가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에서 약 26조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2년(27조3600억 원)보다 4.8% 하락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H&A) 사업본부 매출이 30조1395억 원이었다. LG전자 내 단일 사업본부가 연간 매출 30조 원을 돌파한 건 H&A 사업본부가 처음이다. 한 부회장은 “MX(무선사업)나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비해 DA(디지털 가전)가 약간 처진 것은 사실”이라며 “집안에서 쓰는 제품이라고 하면 삼성의 DA 사업부를 찾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 사업 부문의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계획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을 앞으로 더 탄탄하게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도 M&A가 필요하다”며 “그 두 가지 축에 해당하는 여러 회사를 지금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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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 방위-우주 산업 집중위해 인적분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력 사업인 방위·우주·항공에 집중하기 위해 인적 분할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인적 분할을 계기로 그룹 내 사업 및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 인적 분할 안건을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우주·항공 사업부문은 존속회사에 남고, 연결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 비주력 사업 부문을 신설 지주회사 아래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인적 분할은 주주 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나뉘는 수평적 분할이다. 기존 주주가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 주식을 지분대로 나눠 갖기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이 덜한 방법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 분할이 그룹 승계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인적 분할 후 존속법인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맡고, 신설 지주회사는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우주, 방산 등의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김 부사장은 최근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낙점한 가운데, 기계솔루션 기업인 한화정밀기계와 광학 및 영상 업체인 한화비전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정밀기계는 과거에도 사업 특성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며 “사업 재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면서, 삼형제의 후계 구도는 더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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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취임後 첫 현장경영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첫 현장 경영으로 여수, 울산 공장과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이네오스화학을 방문했다. 2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전남 여수에 있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에는 첨단소재 사업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안전, 환경, 사고 예방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현장의 근간”이라며 “현장의 저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와 더욱 안전한 사업장 조성을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과 영국 이네오스와의 합작사인 롯데이네오스화학을 방문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산 및 초산비닐(VAM)을 생산하는 기술력 등을 점검했다.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 고기능 소재 확대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수소에너지, 전지 소재 사업의 빠른 안착을 통한 내실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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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연 회장, 5년 4개월 만에 현장경영… 한화에어로 대전 연구개발 캠퍼스 방문

    “한화의 우주를 향한 도전,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에 방문해 방명록에 이같이 글귀를 남겼다. 김 회장은 이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여 글로벌 챔피언이 됩시다”라고 적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 성과를 축하했다. 김 회장이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엔진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김 회장이 찾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는 발사체 전 분야의 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센터다. 이날 자리에는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함께했다. 김 회장은 연구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며 “우주 시대를 앞당겨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연구원들은 간담회 후 김 회장과 사진을 찍거나 김 회장의 친필 사인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격려 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특히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게 될 누리호 4차 발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2025년으로 예정된 4차 발사를 성공시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자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우주 사업에만 지난 5년간 9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우주 관련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전남 순천 율촌 산단 내에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센터가 완공되면 민간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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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車 수요 둔화에도… 韓배터리 ‘소부장’ 수주 활기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잇달아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 기업 삼기이브이는 2026년부터 5년 동안 SK온과 포드의 미국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에 배터리 핵심 부품인 엔드 케이스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645억 원으로, 삼기이브이 연결 매출의 71%에 해당한다. 알루미늄 부품 소재 기업 알루코도 2026∼2030년 블루오벌SK에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을 공급한다. 거래 금액은 8000억 원이다. 엔드 케이스와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달 25일에는 엘앤에프가 SK온과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 말까지로 계약 금액만 13조 원이 넘는다. 계약 물량은 30만 t으로 전기차 30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와 약 44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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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지오센트릭-율촌화학 “재활용 플라스틱 포장재 개발”

    SK지오센트릭과 율촌화학이 재활용하기 쉬운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기술 개발에 나선다. 31일 양 사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고기능 플라스틱 연포장재를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흔히 비닐로 불리는 필름·시트형 연포장재는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온도·습도 변화로 제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소재를 층층이 쌓아 만들기 때문이다. SK지오센트릭과 율촌화학은 하나의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강도를 갖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단일 소재를 쓰기 때문에 재활용이 쉽고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플라스틱 연포장재는 국내에서만 연간 36만 t이 사용된다”면서 “여러 소재를 쓰다 보니 분리가 잘 안 돼서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 재질로 포장재를 만들면 재활용이 수월해져서 자원 순환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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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업계, 개발-양산-납품 “내가 최초” 공방[재계팀의 비즈워치]

    반도체 업계가 ‘최초’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미국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8단 ‘HBM3E’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2분기(4∼6월) 출시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된다”고 밝힌 게 시작입니다. 바로 그날 삼성전자는 8단보다 4개 층을 더 쌓아 처리 용량을 끌어올린 12단 HBM3E를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곧 SK하이닉스가 반격에 나섰습니다. 19일 “5세대 8단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 고객사에 납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고객사는 엔비디아입니다. 마이크론은 다시 맞불을 놓았습니다. 20일(현지 시간) “지난 2분기(미국 기준 지난해 12월∼올해 2월) HBM3E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누가 최초 양산일까요?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모두 HBM3E 양산에 돌입한 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마이크론이 초기 단계라면 SK하이닉스는 실제 제품 탑재를 위한 대량 양산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엔비디아도 대량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최초라고 확인해 준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 방식으로 따지면 SK하이닉스도 올 초부터 매출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초 싸움을 벌이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아직 메모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시장은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인공지능(AI)발 HBM 훈풍이 ‘반도체의 봄’을 이끌고 있습니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의 성공 방식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자본을 대거 투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서는 선도적인 기술과 안정적인 수율(합격품 비율)을 바탕으로 고객사로부터의 신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최초 타이틀은 기선을 제압하는 데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급성장할 AI 시장에선 기술과 수율, 신뢰 등이 모두 완벽함에 다가가야 ‘최고’라는 승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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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18조 ‘통 큰 베팅’… A350기 33대 산다

    대한항공이 약 18조 원을 들여 프랑스 에어버스의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 ‘A350’ 33대를 구매한다. 창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인 데다 A350 기종을 도입하는 것 또한 처음이다. 하나의 대형 기종을 수십 대씩 구매하는 ‘통 큰 투자’는 항공기의 종류를 단순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실용 경영 행보로 분석된다. 현재 A350을 운영 중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대한항공은 ‘A350-1000’ 항공기 27대, ‘A35-900’ 항공기 6대 등 총 33대의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1일 공시했다. 금액은 약 137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로 단일 항공기 구매 계약건 기준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A350-1000 항공기는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로 복도가 2개인 광동체(廣胴體) 항공기다. 엔진이 2개로 연료효율성이 다른 장거리용 항공기보다 약 20~30%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속 거리는 최대 1만6000km로 인천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A350-900의 항속거리는 최대 1만5370km로 인천~뉴욕을 운항할 수 있다.이번 항공기 도입 결정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운영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은 다양한 항공기를 사들여 운영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한항공엔 없는 비행기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장남인 조 회장은 반대다. 조 회장은 “항공기 종류를 최대한 단순화해야 한다”라는 방침을 줄곧 피력해 왔다. 외연 확장보다 실용을 추구하겠다는 최근 젊은 총수들의 기조와 비슷하다.항공기를 단순화하면 정비와 승무원 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항공기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마련할 수 있고, 증편 및 신규 노선 취항에도 용이하다. 이런 이유에서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도 항공기 종류를 단순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운영 중인 장거리용 ‘A380’과 ‘B747’ ‘A330’ 등은 차차 정리할 계획이다. A380과 B747은 엔진이 4개여서 유지 비용이 많이 들고 A330은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대한항공의 장거리용 항공기는 A350과 ‘B787’ ‘B777’로 단순화된다.이번 A350 구매 결정에 대한항공이 품질 논란을 겪고 있는 보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 초 미국에서 비행 중이던 ‘B737맥스 9’ 여객기에서 이륙 직후 기체 일부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보잉의 생산이 지연되며 대한항공이 2019년 30대 구매 계약을 맺은 ‘B787-9’과 ‘B787-10’ 가운데 단 3대만 도입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기존에 있던 항공기의 파생형 모델을 주로 사는 경향이 있는데, 한 번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A350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보잉과 에어버스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A350-900 15대를 운영 중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비해 기재를 선점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본격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조 회장의 실용 경영 행보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은 소형기인 에어버스 ‘A220’ 10대에 대한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말 에어버스 항공기 자산담당팀이 대한항공을 찾아 매각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220은 140석 규모의 소형기로 국내에서는 대한항공만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 및 엔진 문제 등이 있고 좌석 수가 적어서 운영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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