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가전, 우리가 시초” 포문에… 삼성전자 “실생활 적용 더 많아” 맞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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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편의성 향상 ‘비스포크 신제품’… 가전끼리 연결 생태계 대거 공개
한종희 부회장 “소비자 혜택이 중요”
LG “스마트가전 시대 연 주인공”
올해 신제품 라인업 발표해 응수

처음이냐, 규모냐.

가전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세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가전 시장을 두고 맞붙었다. 지난달 26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업(UP)가전’”이라고 선전포고를 하자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3일 올해 출시할 AI 가전 라인업을 공개하는 미디어데이에서 “(AI가) 실제 제품으로 실생활에 적용된 것은 삼성이 제일 많다”고 응수했다.

● 삼성·LG, AI 가전서 격돌

삼성전자가 3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데이에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을 강화한 로봇청소기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3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데이에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을 강화한 로봇청소기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를 열고 AI 기술을 통해 편의성을 대폭 향상한 비스포크 신제품과 ‘스마트싱스’로 대표되는 가전끼리의 연결 생태계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공개할 AI 제품은 15종에 달한다. △스스로 식재료를 인식하고 유통기한 관리도 해주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이나 국·탕류가 끓어 넘치기 전에 미리 화력을 조절해 주는 ‘비스포크 AI 인덕션’ △170만 개의 사물 데이터를 학습해서 장애물을 피해 다니며 바닥 상태에 따라 맞춤형 청소를 하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등이다.

한 부회장은 “신제품이 나올수록 계속해서 AI 가전들은 연결이 될 것이고, 소비자들의 하기 싫은 일과 불편한 일을 없애 줄 수 있다. AI는 시초보다도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인공지능(AI)모터를 탑재해 옷감 손상을 줄이면서 세탁과 건조를 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인공지능(AI)모터를 탑재해 옷감 손상을 줄이면서 세탁과 건조를 한다. LG전자 제공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내놓을 신제품 라인업을 밝히며 AI 가전의 시작은 LG였음을 강조했다. LG전자는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원격으로 제품 모니터링을 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었다”며 “2022년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업가전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LG는 올해 2월 세탁물의 무게, 습도, 재질에 맞춰 세탁 및 건조를 해주는 AI 세탁건조기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였다. 올해 추가로 로봇청소기와 에어컨, 냉장고 등 신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 ‘아픈손가락’ 가전 도약 위해 대대적 행사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도 비스포크 AI 공개 행사를 일제히 열었다. 지난해 비스포크 AI를 소개하는 소규모 행사를 열긴 했지만,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AI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는 행사를 대규모로 기획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가전 사업의 도약이 필요한 삼성전자가 AI 가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에서 약 26조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2년(27조3600억 원)보다 4.8% 하락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H&A) 사업본부 매출이 30조1395억 원이었다. LG전자 내 단일 사업본부가 연간 매출 30조 원을 돌파한 건 H&A 사업본부가 처음이다.

한 부회장은 “MX(무선사업)나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비해 DA(디지털 가전)가 약간 처진 것은 사실”이라며 “집안에서 쓰는 제품이라고 하면 삼성의 DA 사업부를 찾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 사업 부문의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계획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을 앞으로 더 탄탄하게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도 M&A가 필요하다”며 “그 두 가지 축에 해당하는 여러 회사를 지금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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