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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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문화 일반44%
문학/출판33%
연극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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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3%
산업3%
  • 류재춘 화가 개인전 ‘한국의 달’ 6월 6~29일 개최

    류재춘 화가(54)가 개인전 ‘한국의 달(Korean Moon)’을 6월 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 도올에서 개최한다. 먹으로 달을 그려온 그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달을 통해 다양한 은유를 표현하고 있다. 환한 빛과 꽉 찬 기운을 머금은 달은 산, 바다와 어우러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분홍 바위꽃’을 비롯해 ‘달과 파도’ 시리즈, 소나무 사이로 하얀 달이 가득한 ‘월하’ 시리즈, 샛노란 달이 까만 하늘을 꽉 채운 ‘만월’ 등을 선보인다. 달을 주황색, 초록색으로 변주하고 ‘흐르는 달 파랑’, ‘흐르는 달 빨강’처럼 원형이 아닌 형태로 표현했다. 류 작가는 “꿈에서 본 월하를 그리기 시작해 월하가 진화되고 있다. 파도 소리, 비를 담고 숲에서 얻은 에너지를 점이나 물방울로 표현하기도 한다. 소나무와 바위를 그렸는데 느껴지는 대로 그리다보면 이들이 동그라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빛은 흐른다. 우리가 마주하는 대상이 달빛을 머금은 장면을 나만의 느낌으로 담아내니 원형에서 벗어나 형태는 더 자유로워지고 단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작가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활발하게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화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성균관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그는 동국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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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의 운동법? 심폐 체력·근력 훈련…‘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미국의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48)은 신체 나이를 18세로 돌리겠다며 아들의 피를 수혈하고 집에 피부과에 준하는 시설을 갖춰 피부 나이를 22년이나 젊게 만들었다. 운동과 식단 관리도 과학자들이 한다. 한데 운동 방법이 특별하진 않다. 맨몸 운동이 기반이 돼 심폐 체력 훈련과 근력 훈련을 병행한다. 차이라면 엄격하게 제한된 양의 훈련만 한다는 것. 에세이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샘터)를 쓴 박정은 트레이너(32)는 “억만장자도 운동법은 소시민과 별 차이가 없다. 운동은 많이 하면 좋은 게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만큼 해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10년째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서 마음이 급해지는 이들이 많다. 운동으로 몸이 극적으로 변한 사람에겐 큰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박 작가는 “보여지는 몸에 집착하면 건강을 망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확하게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운동과 멀어지게 만든다”며 “움직이는 것 자체가 운동이기에 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출간한 이 책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화여대 체육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박 작가는 서울 마포구에서 여성 전용 퍼스널 트레이닝(PT)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박 작가를 지난달 29일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책의 편집자인 이은주 샘터 과장(32)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2일 만났다. 책을 기획하게 된 건 2021년이었다. PT를 받기 시작한 이 과장이 운동에 관심이 생긴 것. 이 과장은 “운동을 주제로 삶이 녹아든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트레이너 중 글을 쓸 사람을 찾다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웨일북)를 낸 박 작가를 발견했다. “운동으로 놀라운 변화를 겪은 체험기나 인플루언서가 쓴 책은 많습니다. 그런 책을 보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지만 한편으론 먼 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박 작가님은 운동을 친근하게 여기게 해서 ‘이 분이다!’ 싶었죠. 저처럼 운동을 잘 못하고 운동과는 거리가 먼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박 작가는 흔쾌히 수락했다. 다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본격적인 집필은 2023년부터 하게 됐다. “평소 하던 말을 글로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기에게 바르게 움직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아기는 계속 이리저리 시도하다 몸에 맞는 움직임을 찾아요. 일단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하는 만큼 되는 게 맞는데, 일단 되는 만큼 하는 게 먼저입니다.”박 작가는 보기 좋은 몸을 만들려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미스터 올림피아 8관왕에 오른 전설적인 보디빌더 로니 콜먼은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수술을 열 번도 넘게 받았어요. 지금은 걷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요. 보디빌딩 대회 참가자 중에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도 많아요. 일반 대회와 별도로 약물 복용을 안 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내추럴 대회가 따로 있을 정도니까요.”그는 운동과 몸에 대해 강박을 가진 이들을 많이 봤다.“체질적으로 땀이 잘 안 나는데 땀이 나야 운동을 했다고 여겨서 무리하다 5일간 근육통을 앓는 분도 있어요. 체지방률도 낮추려고 애쓰는데요, 여성은 체지방률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무월경이 오기도 해요. 갑상선 호르몬 분비도 저하되고요.” 그는 사람들이 뭘 위해 살을 빼려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엄격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강도 높게 운동하는 등 시간 노력 비용을 엄청 투입하는데요, 단기간에 살을 빼면 얼마 지나 이전 상태로 돌아옵니다. 너무 불필요한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면 좋겠어요.”그는 체질량지수(BMI), 칼로리 등 수치에 연연하지 않길 바랐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칼로리는 100년도 더 전에 서양인을 기준으로 소화 흡수율을 고려해 계산한 수치인데 지금 서양인의 신체는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 아시아인의 신체는 더욱 거리가 있다. 그는 “아시아인은 췌장 크기가 서양인과 다르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다”고 했다.보디 프로필 열풍이 불 때 박 작가도 보디 프로필을 찍었다. “근육이 선명하게 보이도록 보정해주는 건 알았지만 사진을 보니 머리도 작게 보정돼 몸이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더라고요.(웃음) 제 몸을 싫어한 적이 없었는데 보정한 보디 프로필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일이 자주 생겼어요. 다시 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까지 수개월이 걸렸죠. 보이는 몸과 숫자에 연연하지 않아야 몸이 가벼워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그는 책에서 제자리걸음, 호흡도 운동이라고 하고 유난히 피곤한 날에는 16시간 단식해 보라고 권한다. 특정 운동이 너무 싫으면 조금 덜 싫은 운동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박 작가는 “운동하길 어려워하는 사람이 좌절하지 않도록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한 박 작가는 ‘운동 심리학’(김병준 지음)을 읽고 체대에 진학했다. 그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학생 시절 도서관에 오랜 시간 머물렀던 그는 “책 사이에서는 숨이 잘 쉬어진다”고 말한다. 박 작가와 이 과장은 책을 만들 때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한다. 중복되는 내용이나 너무 전문적인 내용을 빼다보니 10꼭지 정도 덜어냈다. 이 과장은 “글을 줄이는 게 작가에겐 쉽지 않은데 박 작가님은 시원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제목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박 작가의 아이디어였다. 이 과장은 “주제를 잘 드러내 바로 와 닿았다”고 했다. 부제로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의 운동과 함께 사는 법’을 달았다. 박 작가는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책을 알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독립서점에서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들은 “되는 만큼 하면 이미 충분한 큰 걸음을 내딛는 거라고 일깨워준다”,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줘 조금 더 움직이고 싶어진다”는 리뷰를 올렸다. 박 작가는 “제 마음이 전해져 반가웠다”고 했다. 이 과장은 “책을 내자는 약속을 3년 만에 지키게 돼 안도했다”며 웃었다.이 과장도 책을 만들면서 변화가 생겼다. “작가님이 제게 맞는 운동을 해보라고 권해서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요가 수업에 참가했어요. 해보니 좋아서 한국에 돌아와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 과장은 내추럴 와인을 다룬 실용서, 강아지를 다룬 에세이를 비롯해 소설, 학술서까지 두루 만들었다. “실생활과 연결되는 지식을 재밌게 전달하면서도 독자들이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책의 형태도 완전히 새롭게 해 소장욕을 자극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박 작가는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으로 돕고 싶다고 했다. “업무나 인간 관계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조절하기는 쉽지 않아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운동이 유일합니다. 부담 없이 움직이며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을 하다 보면 운동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샘터·2024년)는….10년차 트레이너인 박정은 작가가 운동은 어려운 게 아니라 움직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운동과 몸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운동과 거리가 멀거나 운동을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운동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게 해준다. 이화여대 체육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박 작가는 서울 마포구에서 여성 전용 피트니스 트레이닝(PT)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그는 보기에 좋은 몸이 건강한 몸은 아니라고 말한다. 전설적인 보디빌더 로니 콜먼은 허리 통증으로 열 번 넘게 수술을 받았고 걷지 못해 휠체어를 탄다. 어깨 통증 등에 시달리는 트레이너도 상당수다. 그는 체질량지수(BMI)와 칼로리 등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보여 지는 몸이나 체중보다는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운동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을 내려놓고 일단 되는 만큼 움직여보라고 권한다. 그게 익숙해지면 훈련으로서의 운동을 하면 된다는 것. 싫은 운동이 있으면 더 싫은 것과 덜 싫은 것을 구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자는 달리는 건 싫지만 경사를 오르며 걷는 건 좋아한다는 걸 발견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휴식법과 운동법, 식사법도 넣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허밍을 하면 호흡의 질이 올라가고 폐의 더 많은 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을 가르칠 때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이 적절한지 고민하고, “계단 올라가는 게 안 무섭다”, “아이를 더 오래 안을 수 있게 됐다”는 회원의 말에 뿌듯함을 느끼는 등 트레이너로서의 일상도 담겼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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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 급상승 중고생, 비결은 독서…‘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초등학생 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후 성적이 빠르게 오르며 원하는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쓰기를 해왔다는 것. 비결이라기엔 너무 평범해 보이지만 독서 습관을 기르는 건 쉽지 않다. 초등학교 3, 4학년만 되어도 영어, 수학 공부를 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운동을 잘 할 수 있듯이 독서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26년째 독서 교육을 해온 김수미 논술화랑 대표(48)의 말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논술화랑은 1년 넘게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 김 대표는 중고등학생 때 두각을 내는 학생들과 어린 시절엔 주목받았지만 중고등학생이 된 후 고전하는 학생들을 숱하게 봤다. 이를 가른 차이는 독서였다. 김 대표는 나이대별 독서 교육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빅피시)을 올해 3월 출간했다. 책은 나온 지 두 달 만에 2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독자들은 “아이 교육에 대한 고민이 일순간 해소된 느낌이다”, “이렇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은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는 리뷰를 남겼다. 김 대표를 서울 강남구 논술화랑에서 19일 만났다. 책을 출간한 빅피시 출판사의 박지숙 이사는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 책은 김 대표가 쓴 첫 책이다. 여러 출판사로부터 집필 제안을 받아왔지만 오랜 시간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 “연구하고 가르친 바를 책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논술화랑을 운영하고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빅피시는 지난해 4월 김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본 후 출간 제안서를 보냈다. “교육열이 가장 높은 대치동에서 제일 인기 있는 독서논술 학원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대치동 같이 성적으로 바로 성과를 내야 하는 곳에서 독서 교육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더구나 국어 내신 관리가 아니라 제대로 읽고 생각하는 독서 교육을 한다는 데서 더욱 호기심이 생겼고요.”(박 이사)김 대표는 책 목차까지 담은 제안서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논술화랑은 광고를 한 적이 없어서 알려진 정보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도 논술화랑에 대해 최대한 알아보고 목차를 정리한데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책을 끝낼 수 있게 도움을 드리겠다’고 해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10년 가량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치 이를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김 대표)김 대표는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책을 읽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열 살도 안 된 아이에게 문제를 풀고 단어를 외우게 하는 건 금물이다. 저학년 때는 책을 여러 번 정독하고 자유롭게 생각해 본 후 이를 글로 써보게 하라고 당부한다. 글은 첨삭하지 말고 잘한 부분을 칭찬해 주는 게 좋다고 말한다. 연령별로 추천하는 그림책, 동화, 고전소설, 비문학, 장르소설 등의 목록과 함께 글쓰기를 막막해하는 아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문장 예시를 포함한 글쓰기 양식도 담았다. 학부모들에게는 저학년인데도 지식을 얻고 생각하는 능력이 뛰어난 이른바 ‘유니콘 아이’를 봐도 불안해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태어난 지 3일 만에 걸어 다니고 활을 쐈다는 신화를 언급하며 유니콘 아이 얘기를 들으면 “그 집 아이는 건국을 하려나 보다”라고 쿨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책을 만드는 데는 8개월 넘게 걸렸다. 김 대표는 “며칠간 씻지도 않은 채 ‘폐인 모드’로 살며 넉 달 가량 초고를 썼다”며 웃었다. 박 이사는 “첫 책인데도 쉽고 흥미롭게 쓰셔서 문장을 별로 고칠 게 없었다”고 했다. 다만 원고 분량이 많아 이를 줄이는 게 만만치 않았다. 수정 원고가 수없이 오갔고 결국 토론과 발표를 다룬 내용은 덜어냈다.“곁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도대체 몇 번째 바꾸는 거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웃음) 출판사에선 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셨어요. 오랜 시간 교재를 만들다보니 글씨 모양과 디자인 등에 대한 저만의 기준이 있거든요. 소제목 크기와 색깔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다 박 이사님에게 혼났어요.(웃음) 이사님이 ‘작가에게 창작권이 있는 것처럼 출판사에는 편집권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희를 믿고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정중하게 말씀하셨어요. 아차, 했죠. 책을 만드는 데는 그분들이 전문가니까요. ”(김 대표) 제목을 정할 때도 진통이 이어졌다. 제목에 ‘국어’, ‘문해력’이 들어간 책들이 많아 두 단어는 제외했다. ‘독서력’이란 단어는 김 대표가 만들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성적’, ‘초등’이라는 단어를 원치 않았지만 출판사에서는 타깃 독자층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성적’은 큰 제목에, ‘초등’은 부제목에 각각 넣었다. 이렇게 해서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머리, 초등에서 완성하라’가 나온 것.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입소문이 나면서 빠르게 판매됐다. 김 대표는 “책에 대한 애착이 크신 부모님이 매우 기뻐하셨다”고 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가 독서 교육에 몸담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대학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낸 아버지는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한 후 강원도 탄광으로 가 광부가 되셨어요. 탄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탄광 안전에 대해 삽화를 넣어 쓴 책 20권을 회사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석탄 산업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때였죠. 이후 서울 영등포에 ‘시민서림’이라는 작은 서점을 열었습니다. 아버지는 ‘지식은 사회에 진 빚이기에 지식을 가진 사람은 사회와 나누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김 대표는 초등학생 때부터 서점에서 여러 책을 마음껏 읽었다. 중학생 때는 만화책에 푹 빠져 부모님 몰래 만화방에 가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는 고전에 매료됐다. “아버지가 1997년 ‘독서문화연구원’을 세워 독서 교육을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대학생이어서 이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죠. 처음엔 복사를 하다 교재 만들기, 광고, 재무까지 점점 업무가 늘었어요. 연구부에서도 일했고요. 두 오빠는 이 일에 관심이 없었어요.”그 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는 이 일을 계속 할지 몰랐다고 한다. 회사는 5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지만 이후 점점 기울었고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2005년 김 대표가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 ‘글쓰기 스타 강사’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방배동 지하창고를 얻어 ‘독서문화연구원’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가 과외 수업을 해서 번 돈으로 직원들 월급을 줬고요. ‘논술화랑’이라는 이름도 지었습니다.”그는 쓰러진 회사를 20대에 다시 일으키며 온갖 풍파를 겪었다. 새로 출간된 그림책, 동화책은 모두 보며 교육안을 만들었다. 250페이지 가량의 동화책을 매일 7, 8권씩 읽기도 했다. “하루 1, 2시간 쪽잠 자면서 일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있으면 책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모든 길을 열어줬던 건 항상 책이었고, 고비고비마다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책을 통해 받았던 혜택을 책으로 돌려주고 싶습니다.” ■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빅피시·2025년)은….김수미 논술화랑 대표가 연령대별 독서 교육 방법을 정리했다. 그는 중고등학교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는 학생들은 꾸준히 책을 읽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글쓰기를 해 왔다고 말한다. 아이의 성장 과정에 맞는 책을 읽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아기 때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며 아이가 독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한글을 익혔다고 해서 곧바로 혼자 책을 읽게 하는 건 지양하라고 말한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아이가 혼자 읽는 것을 병행하는 시기를 3~4년쯤 갖는 게 좋다. 자동차운전면허를 땄다고 해서 곧장 홀로 운전하는 게 가능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정확하게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쉬운 책을 반복해 읽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장르를 계속 읽는 것이 좋다. 정독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한 책을 9번 정도 읽은 후 그 내용을 자신의 경험 등과 연결해보고, 생각과 느낌을 글로 써 보는 게 좋다. 정독 습관이 자리 잡으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한다. 독서 습관이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2~3년 정도 아이가 매일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 휴대전화, TV, 게임기 등 책보다 더 재미있어하는 건 치워야 한다. 책 내용이 아이에게 어려운 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나이별로 읽으면 좋은 그림책, 동화, 고전문학, 비문학, 장르소설 목록도 담았다. 글쓰기는 꼭 필요하다. 글쓰기를 막막해할 경우 아이가 말하는 대로 쓰게 하고 칭찬해 줘 자신감을 갖게 만든다. 비문이거나 맞춤법이 틀려도 바로 지적하기보다는 계속 써보게 하는 게 중요하다. 첫 문장부터 쓰기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건~’, ‘내가 잘하는 건~’, ‘~에서 있었던 일이다’처럼 첫 문장 예시를 알려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으면 점점 길게 쓸 수 있다. 그러면 서론, 본론, 결론으로 개요를 짜서 써보게 한다. 서론은 경험이나, 질문, 인용 등으로 시작할 수 있다. 본론에는 인상적인 장면 혹은 줄거리, 자기 생각, 예시 등을 쓸 수 있다. 결론은 앞선 내용을 정리하거나, 주장 강조하기, 해결방법 제시하기 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독서를 수행 평가, 진로 탐색, 생활기록부 관리 등 중학교 생활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법도 담았다. 김 대표는 “아이의 나이에 맞는 난도의 책을 재밌게 읽는다면 문해력은 잘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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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 탄력부터 클렌징까지, 신선한 차로 향기롭게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할 기회가 많아지는 시기다. 화장품을 비롯해 향기로운 차 등 받는 이의 취향에 맞춰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선물하기 좋게 여러 제품으로 구성한 기획 세트도 다양하다. 피부에 영양 가득, 차로 향긋하게 설화수는 지함보 포장 서비스가 포함된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윤조에센스 기획 세트’는 윤조에센스 본품에 자음생크림 리치, 순행클렌징폼, 윤조에센스 견본을 함께 구성했다. ‘자음생크림 리치 기획 세트’는 자음생크림 리치 본품에 자음생캡슐세럼, 윤조에센스, 순행클렌징폼까지 3종의 견본이 함께 들어있다. ‘설화수 탄력 3종 세트’는 설화수 자음수EX, 자음유액EX, 탄력크림EX로 구성됐다. 본품과 별도로 견본 4종도 함께 포함돼 있다. 설화수는 ‘카카오톡 기프트X 서비스’를 통해 서울 종로구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에는 설화수와 비주얼 아티스트 사키(saki)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카카오톡을 통해 ‘설화수 X saki 콜라보 기프트’를 선물 받은 고객은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도슨트 투어, 사키 아트웍 포토존 사진 촬영, 인삼 클래스, 다과를 즐길 수 있다. 참여자들에게는 윤조에센스와 윤조마스크, 순환 마사저 등을 증정한다. 설화수는 “인삼 클래스에서는 자기만의 인삼 입욕제를 직접 제작한다”며 “설화수 브랜드의 정수를 체험하고 제품도 소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5월 25일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설화수 X saki 콜라보 기프트’를 선물 받은 고객이 신청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6월 1일까지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진행되며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4회 운영된다.오설록은 종이를 오려 붙인 기법으로 식물 소재의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마키토이 작가와 협업해 ‘감사의 달’ 상품을 선보였다. 잡지 형식의 책 패키지에 오설록의 여러 차를 담은 ‘티 베리에이션 오’, 인기 티백 10종을 담은 ‘프리미엄 티 컬렉션’, ‘포레스트 티 박스’가 있다. 마키토이 작가의 상상력이 담긴 ‘오설록 X 마키토이 해차 세트’도 내놓았다. 올해 첫 수확한 오설록 골든픽 2025 2종과 콜라보 파우치, 유리머그, 티스트레이너, 티백홀더로 구성됐다. 5월 15일 오전 8시 반에 진행하는 ‘카카오 쇼핑 라이브’에서는 ‘포레스트 티 박스’ 등 여러 선물세트를 보자기 포장과 굿즈 증정 프로모션으로 제공한다. 오설록 티뮤지엄과 티하우스, 백화점에서 마키토이 작가 협업 제품을 구매할 경우 협업 그래픽으로 만든 티백홀더와 쇼핑백에 달아 장식하는 페이퍼 참을 제공한다. 오설록은 매년 봄 차나무의 새싹을 따 한정 수량만을 생산하는 ‘골든픽’을 선보이고 있다. 고급차인 일로향과 우전, 세작의 신선한 해차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촉촉한 쿠션, 영양 담은 립 세럼 라네즈는 신제품 ‘네오 쿠션 뮤이’를 선보였다. 네오 쿠션 라인을 확장한 제품으로 가볍고 매끈하게 발리며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라네즈는 “네오 쿠션 뮤이는 ‘89% 스킨 케어링 에센스’를 함유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수분 증발도 막아준다. 통기성 좋은 가벼운 파우더를 사용했고 퍼프는 피부와 눈가 굴곡면에 사용하기 좋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네오 쿠션 뮤이의 모델로 발탁됐다. 라네즈는 ‘글레이즈 크레이즈 틴티드 립 세럼’도 한국에 내놓았다. 립밤, 틴트, 립글로스 효과를 모두 담았다. 라네즈는 “올해 2월 미국 시장에 출시한 후 ‘도넛 립 세럼’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도넛에서 착안한 6가지 색상(슈거 글레이즈, 스트로베리 스프링클, 피치 글레이즈, 메이플 글레이즈, 시나몬 슈거, 라즈베리 잼)과 각기 다른 향을 담았다. 끈적임 없이 얇게 발리며 입술이 광채로 빛나게 한다. 덧바르기 쉬워 원하는 대로 색상을 겹쳐 바를 수 있다. 라네즈는 “입술 탄력에 도움을 주는 폴리펩타이드, 항산화 효능이 있는 석류씨 오일, 피부 보습 장벽을 강화하고 영양을 주는 아르간 세라마이드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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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 질환 어린이 돕고 걷기 먹거리 공연 즐긴다

    한국맥도날드가 5월 2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평화의공원평화광장에서 개최하는 걷기 행사인 ‘해피 워크’가 호응을 얻고 있다. 참가 티켓 5000장은 3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행사는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성인 기준 참가비는 5만 원으로 수익금은 모두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그 가족을 돕는데 사용한다. 올해는 배우 유승호 씨가 동참한다. 참가자들에게는 한정판 맥도날드 굿즈인 모자와 양말, 티셔츠를 증정한다. 코카콜라, 매일유업 등 협력사 부스에서 간식도 제공한다. 완주 후에는 무대 행사도 즐길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맥도날드 패밀리 워킹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는 3000명 규모로 진행했는데 호응이 커서 올해에는 참가자를 5000명으로 늘렸다”며 “해피 워크는 의미 있게 기부하며 건강도 챙기고 재미와 먹거리, 볼거리까지 갖춘 문화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모바일 헬스케어 앱 ‘캐시워크’와 연계한 걸음 기부 행사도 5월 1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전체 참여자의 누적 걸음 수가 10억 보를 달성할 경우 한국맥도날드는 추가 기부를 할 예정이다. 한국맥도날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브랜드에 성원을 보내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행사에 대한 기업의 취지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는 어린이와 가족에 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이 입장을 금지한 ‘노 키즈 존’(NO KIDS ZONE)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한국맥도날드는 어린이와 가족을 환영하는 메시지와 함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스 키즈존(YES KIDS ZONE)’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메뉴를 주문한 자리로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매년 5월 맥도날드가 진행하는 ‘패밀리 캠페인’ 기간에는 색칠하기, 스티커 붙이기, 풍선 놀이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도 ‘패밀리 컬러링 이벤트’를 열고 있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종이에 색칠한 뒤 개인 인스타그램과 맥도날드 이벤트 신청 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우수작으로 선정되면 선물을 증정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재단장을 마치고 올해 4월 30일 다시 문을 열 서울 종로3가점에서 ‘행복의 버거’ 전달식을 열었다. 인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쪽방촌 주민을 대상으로 맥치킨, 빅맥, 음료 등을 전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행복의 버거’ 캠페인은 13년째 진행하고 있다. 산불, 수해 등 재난 현장에도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25만 개 이상의 제품을 기부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중증 질환을 앓는 어린이와 가족이 지낼 집을 짓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해피밀’ 메뉴와 연말에 운영하는 ‘행운 버거’ 판매 수익 일부를 적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냈고 8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맥도날드는 “고객 중심 경영에 집중하고 어린이와 가족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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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퇴직연금 ‘퇴직로보일임’ 이벤트

    삼성증권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내 퇴직연금 로보일임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올해 7월 말까지 실시한다.퇴직연금 로보일임에 100만 원 이상∼300만 원 미만을 가입할 경우 5000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3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퇴직연금 로보일임은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어드바이저를 합친 말)가 알고리즘, 빅데이터분석을 통해 자동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로보일임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난해 12월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 로보일임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과 노후 소득 재원 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평가받으며 일상에서 여러 업무로 바쁜 투자자들이 연금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직연금 로보일임에 가입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상황에 맞춰 알아서 운용한다. 삼성증권은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맞춰 운용사의 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서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전략적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투자여서 장기투자하는 퇴직연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삼성증권은 로보 어드바이저 운용에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쿼터백자산운용과 디셈버앤컴퍼니의 핀트, 2개사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연금고객이 삼성증권 모바일앱 엠팝(mPOP) 등을 통해 직접 운용사를 고르고 투자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이성주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적의 연금 관리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든든한 연금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삼성증권의 ‘퇴직로보일임, 가입하고 혜택 받자!’ 이벤트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앱 엠팝(mPOP)을 참고하거나 패밀리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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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外

    《자신이 가고 싶은 길과 세상의 기대 속에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두 길의 사이에서 각각의 선택을 내린 이들을 조망한 창작 뮤지컬을 살펴본다.》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족이란 울타리 속 미안함과 화해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동생들을 뒷바라지해 온 사남매의 맏이 동욱. 음악 교사인 동욱은 결혼한 여동생들의 살림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어느 날 집을 떠난 막내 동현이 동욱의 생일날 7년 만에 불쑥 찾아온다. 결혼까지 미룬 채 동생들만 챙기는 동욱을 보며 동현은 미안함과 함께 답답함이 치밀어 오른다. 서먹해 하는 형제 앞에 웨딩 이벤트 회사 직원 미리가 갑자기 들이닥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창 밖에선 하염없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두 형제는 가슴에 맺혀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터뜨리기 시작하는데…. 1995년 첫 선을 보인 창작뮤지컬로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초연 무대에 섰던 남경주 남경읍 최정원을 시작으로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김소현 오나라 오만석 박은태 카이 윤공주 등 숱한 별들이 작품을 거쳐 갔다. 2008년 일본에 수출됐다. 사남매가 단란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한 겹 벗겨보면 서로에 대한 미움, 원망, 미안함 등이 복잡하게 엉켜 있다. 같은 일도 서로에게 완전히 다른 색깔로 기억된다. 어디서부터 이 실타래를 풀어야 할까. 쉽사리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두 형제의 모습은 가족 간 소통이 쉽지 않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자아낸다. 집을 잘못 찾아온 미리로 인해 두 형제의 마음 속 자물쇠가 열리는 과정은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무대 위 두 대의 피아노를 통해 선사하는 화음은 두 형제가 각각 다른 음으로 서로를 보듬는 것처럼 느껴진다. 창문을 통해 공연 내내 흘러내리는 빗물과 종종 들리는 빗소리는 가족 간의 응어리와 복잡다단한 감정을 씻어 내는 듯하다. 담백한 이야기와 풍성한 음악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동욱 역은 김형묵 송용진 최대철이 맡았다. 동현은 데니안(그룹 god), 후이(펜타곤), 김재한(OMEGA X), 조환지, 종형(DKZ)이 연기한다. 미리 역에는 박가은 안현아가 발탁됐다. 7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6만6000∼8만8000원.뮤지컬 ‘니진스키’천재 발레리노의 비상 그리고 좌절 ‘춤의 신’이라 불린 러시아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1890∼1950)가 프랑스 파리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지만 시대를 앞서 간 모험으로 인해 추락한 과정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세계 각지에서 뛰어난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프랑스 파리. 니진스키는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단한 제작자 디아길레프의 제안을 받고 발레 뤼스에 들어간다. 천재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도 이들과 함께 한다. 세 사람은 의기투합하고 때론 팽팽하게 대립한다. 이들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껏 고무된다. 하지만 달콤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마음껏 펼치고 싶었던 니진스키는 디아길레프를 제외한 모두의 반대 속에 새 작품의 공연을 강행하지만 처참한 실패를 맛본다. 모두의 외면 속에 니진스키는 서서히 무너지고 정신 분열에 이른다.예술을 향한 천재의 고뇌와 갈등을 클래식 선율과 함께 우아하면서도 처절하게 녹여냈다. 분신 역의 배우는 니진스키의 내면을 거울에 비추듯 그려낸다.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예술을 구현하고 싶은 욕망과 관객이 원하는 바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생기는 파열음을 가감 없이 비춘다. 영국 런던 정신병동에 있는 니진스키를 찾아간 디아길레프. 상대방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디아길레프가 건넨 발레 슈즈를 어루만지며 아이처럼 황홀해하는 니진스키는 애틋하다. 2019년 초연 후 2022년 두 번째 공연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공연 중이다. 쇼플레이의 인물 뮤지컬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쇼플레이는 지난해 창작뮤지컬 ‘디아길레프’를 공개한 데 이어 ‘스트라빈스키’도 선보일 예정이다. 니진스키 역은 정휘 박준휘 신주협이 맡았다. 디아길레프는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이 연기한다. 스트라빈스키 역에는 김도하 박선영 김재한이 발탁됐다. 니진스키의 아내 로몰라 역은 이다경 남가현이, 분신 역은 이지명 박준형이 각각 맡았다. 6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 1관. 14세 이상 관람 가능. 5만∼7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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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간 애틋함 그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천재 발레리노의 비상과 좌절 뮤지컬 ‘니진스키’

    자신이 가고 싶은 길과 세상의 기대 속에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두 길의 사이에서 각각의 선택을 내린 이들을 조망한 창작 뮤지컬을 살펴본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족이란 울타리 속 미안함과 화해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동생들을 뒷바라지해 온 사남매의 맏이 동욱. 음악 교사인 동욱은 결혼한 여동생들의 살림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어느 날 집을 떠난 막내 동현이 동욱의 생일날 7년 만에 불쑥 찾아온다. 결혼까지 미룬 채 동생들만 챙기는 동욱을 보며 동현은 미안함과 함께 답답함이 치밀어 오른다. 서먹해 하는 형제 앞에 웨딩 이벤트 회사 직원 미리가 갑자기 들이닥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창 밖에선 하염없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두 형제는 가슴에 맺혀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터뜨리기 시작하는데…. 1995년 첫 선을 보인 창작뮤지컬로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초연 무대에 섰던 남경주 남경읍 최정원을 시작으로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김소현 오나라 오만석 박은태 카이 윤공주 등 숱한 별들이 작품을 거쳐 갔다. 2008년 일본에 수출됐다. 사남매가 단란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한 겹 벗겨보면 서로에 대한 미움, 원망, 미안함 등이 복잡하게 엉켜 있다. 같은 일도 서로에게 완전히 다른 색깔로 기억된다. 어디서부터 이 실타래를 풀어야 할까. 쉽사리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두 형제의 모습은 가족 간 소통이 쉽지 않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자아낸다.집을 잘못 찾아온 미리로 인해 두 형제의 마음 속 자물쇠가 열리는 과정은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무대 위 두 대의 피아노를 통해 선사하는 화음은 두 형제가 각각 다른 음으로 서로를 보듬는 것처럼 느껴진다. 창문을 통해 공연 내내 흘러내리는 빗물과 종종 들리는 빗소리는 가족 간의 응어리와 복잡다단한 감정을 씻어 내는 듯하다. 담백한 이야기와 풍성한 음악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동욱 역은 김형묵 송용진 최대철이 맡았다. 동현은 데니안(그룹 god), 후이(펜타곤), 김재한(OMEGA X), 조환지, 종형(DKZ)이 연기한다. 미리 역에는 박가은 안현아가 발탁됐다. 7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니진스키’천재 발레리노의 비상 그리고 좌절‘춤의 신’이라 불린 러시아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1890~1950)가 프랑스 파리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지만 시대를 앞서 간 모험으로 인해 추락한 과정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세계 각지에서 뛰어난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프랑스 파리. 니진스키는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단한 제작자 디아길레프의 제안을 받고 발레 뤼스에 들어간다. 천재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도 이들과 함께 한다. 세 사람은 의기투합하고 때론 팽팽하게 대립한다. 이들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껏 고무된다. 하지만 달콤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마음껏 펼치고 싶었던 니진스키는 디아길레프를 제외한 모두의 반대 속에 새 작품의 공연을 강행하지만 처참한 실패를 맛본다. 모두의 외면 속에 니진스키는 서서히 무너지고 정신 분열에 이른다.예술을 향한 천재의 고뇌와 갈등을 클래식 선율과 함께 우아하면서도 처절하게 녹여냈다. 분신 역의 배우는 니진스키의 내면을 거울에 비추듯 그려낸다.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예술을 구현하고 싶은 욕망과 관객이 원하는 바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생기는 파열음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영국 런던 정신병동에 있는 니진스키를 찾아간 디아길레프. 상대방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디아길레프가 건넨 발레 슈즈를 어루만지며 아이처럼 황홀해하는 니진스키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하다. 2019년 초연 후 2022년 두 번째 공연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공연 중이다. 쇼플레이의 인물 뮤지컬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쇼플레이는 지난해 창작뮤지컬 ‘디아길레프’를 공개했고, ‘스트라빈스키’도 선보일 예정이다. 니진스키 역은 정휘 박준휘 신주협이 맡았다. 디아길레프는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이 연기한다. 스트라빈스키 역에는 김도하 박선영 김재한이 발탁됐다. 니진스키의 아내 로몰라 역은 이다경 남가현이, 분신 역은 이지명 박준형이 각각 맡았다. 6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 1관. 14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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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과 다르다고? 당연한 거야”…햇살 같은 소녀의 짜릿한 모험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어 말하지 못하고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소통하는 열한 살 소녀. 사람은 각각 다르며 자기 역시 그렇다고 여기기에 밝고 씩씩하다.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생각을 읽는 능력을 지녔다. 이를 활용해 사건을 짜릿하게 해결해 나간다. ‘빅 픽처’, ‘원더풀 랜드’ 등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쓴 동화 ‘오로르’ 시리즈의 주인공 오로르다.더글라스 케네디에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아들은 런던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산다고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자폐성 장애를 멋지게 활용할 줄 아는 인물, 일상의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밝은세상)가 2020년 국내 출간된 후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2021년),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2023년)가 나왔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시리즈 3권의 누적 판매량은 5만 권이 넘는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독자들은 “사랑스럽다”, “스릴이 넘친다”, “아이가 다음 책도 궁금해 한다”, “마음이 맑아진다”고 말한다.오로르 시리즈를 출간한 밝은세상의 김민희 과장(35)을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에서 지난달 30일 만났다. 국내에 나온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모두 밝은세상에서 출간됐다. 김 과장은 “더글라스 케네디를 비롯해 기욤 뮈소, 샤를로테 링크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은 쭉 이어 내고 있다. 작품 몇 개가 아니라 ‘작가를 데려와야 한다’는 게 출판사의 철학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김 과장은 오로르 시리즈의 첫 책을 보고 두 번 놀랐다고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 같은 시니컬한 작가가 동화를 썼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어요. 회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색채가 짙은 글을 쓰니까요. 글을 보고선 더 놀랐어요. 너무나 사랑스럽고 반짝이는 아이가 나오는 거예요! 작가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웠고, 이혼한 경험도 있기에 이에 대한 깊은 고민도 녹아 있었어요. 장애가 있든 없든 사람은 누구나 다른 게 당연하다는 메시지도 와 닿았고요.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을 꾸준히 번역해 온 조동섭 번역가의 매끄러운 번역도 책의 완성도를 높였죠.” 한데 아동서는 처음이었다. 그는 “아동서는 독자층, 마케팅 방식 등이 완전히 달라 모든 걸 맨땅에서 시작했다”며 웃었다. 오로르 시리즈의 그림은 프랑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조안 스파르가 그렸다. “그림이 너무 프랑스적이어서 한국 독자들이 거리감을 느끼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한국 작가에게 다시 그림을 의뢰할까 생각했지만 단순히 장면을 묘사하기보다는 조안 스파르의 상상력과 해석이 들어 있어 글과 절묘하게 어우러졌어요.” 독자들이 오로르를 선입견 없이 만날 수 있게 우리말 제목을 지을 때는 물론이고 책을 알릴 때도 장애는 최대한 드러내지 않게 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나 가족이 혹여 상처받지 않을까 모든 과정이 조심스러웠어요. 판타지 요소가 있기에 너무 꿈같은 얘기로 여겨질 수 있고요. 출간 후 국립장애인도서관 관계자와 통화했는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아주 좋은 책’이라고 하셔서 비로소 안심했습니다. 자신감도 생겼고요.”책은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기에 독자층은 아이와 성인으로 함께 정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대신 국공립 도서관 사서를 비롯해 교사, 장애 관련 사회활동가 등에게 책을 보냈다. “책을 보낼 분들은 한 분 한 분 찾았어요. 도서관별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조직도를 보고 어느 분이 적합할지 가늠했죠. 선생님은 독서법에 대한 책을 쓴 분을 비롯해 소셜미디어 활동을 많이 하는 분들을 검색한 다음 의견을 여쭤보고 책을 보냈고요.”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독자가 늘었다. “당시 서점을 운영하던 배우 박정민 씨에게도 책을 보냈는데요, 1년 뒤 서점에서 블라인드 북으로 선정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어요.” 시리즈지만 순서에 관계없이 볼 수 있기에 책에 번호를 붙이지 않고 제목만 표기했다. 오로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지녔고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건 판타지지만 오로르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묘사는현실을 반영했다. 부모가 이혼해 오로르와 언니 에밀리는 엄마랑 살며 아빠는 주말에 만난다. 에밀리는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다. 오로르는 수업 시간에 별, 동화에 대해 말해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자 아이들에게서 “잘난 척 한다”며 공격받기도 한다. 장애가 있는 형제나 자매를 둔 아이가 느끼는 소외감도 다룬다. 에밀리는 부모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오로르에게 더 많이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자주 서운함을 느낀다. “다른 책에 비해 독자들의 피드백을 3~4배 이상 받았어요. 성인 독자도 많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태어나면 읽게 해주고 싶다’, ‘어린 시절 이불을 끌어안고 울었던 나 자신이 생각났다’는 리뷰가 기억에 남습니다.”표지는 원서 표지에 책 순서대로 각각 쨍한 보라색, 초록색, 꽃분홍색 커버를 씌우고 오로르가 돋보이게 달 모양, 원 모양으로 구멍을 냈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는 올해 양장본으로 바꾸고 갖고 다니기 수월하게 판형을 줄였다. “오로르 시리즈가 누구에게나 망설임 없이 건넬 수 있고 위로를 주는 책이면 좋겠어요. 책을 만드는 동안 저 역시 위로받았어요. 살다보면 차별, 외로움은 어떤 형태로든 겪게 되잖아요. 많은 분들이 읽게 만들고 싶어요. 이처럼 강한 확신이 드는 책을 만나긴 쉽지 않거든요. 장르물 작가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새로운 면도 보여줄 수 있고요.”그는 독자에게 뿌듯함을 선사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책을 잘 보지 않던 분이 손에 쥐었다가 너무 재미있고 완독했다는 성취감을 느껴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 시작점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오로르’ 시리즈(밝은세상·2020년부터)는….프랑스에 사는 열한 살 소녀 오로르는 말을 못 한다. 사람들은 ‘자폐’라고 하지만 오로르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거라고 여긴다. 가정 교사인 조지안느 선생님으로부터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기에 대화하는 데도 문제없다. 오로르에겐 사람의 눈을 보면 생각을 읽는 능력이 있다. 오로르는 이 능력을 이용해 각종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에선 놀이동산에서 사라진 언니 친구 루시를 찾아 나선다. 평소 루시가 뚱뚱하다며 괴롭히던 아이들이 놀이동산에서 마주친 루시를 ‘코끼리’라고 놀리고, 이에 루시가 울면서 뛰어간 후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에선 사건의 강도가 세진다. 오로르의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된 주베 형사가 오로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절도, 살인 혐의를 받는 여성에 대해 수사를 하게 된 것. 학교에서 오로르를 괴롭히던 아이도 사건 관계자들과 얽혀 있었다. 알고 보니 말 못할 어려움도 겪고 있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오로르가 기지를 발휘해 난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에선 뉴욕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렸다. 유명 사업가의 아들이 새어머니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한다. 낯선데다 언어조차 다른 뉴욕에서 오로르가 위기를 돌파해 내는 과정이 숨 가쁘게 이어진다. 사건 규모는 더 커지고 강도 역시 한층 높아진다. 외모 혹은 행동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이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아이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겪는 복잡한 상황 등 현실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도 사실적으로 녹였다.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럼에도 늘 당차고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오로르는 맑고 따뜻하다. 모르는 단어를 접할 때면 물어보거나 사전을 찾아보며 자기 나름의 해석을 하는 모습도 귀엽다. “내 아이도 이렇게 단단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독자의 리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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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과 예술 융합한 아이디어의 사업화 함께 지원”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기술과 예술을 융합해 인재를 육성하고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김현우 SBA 대표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사람은 “기술과 예술이 자유롭게 협업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융합 지원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SBA는 서울시의 산업 거점 활성화와 기업 창업, 연구개발(R&D), 수출을 종합 지원한다. 서울 마곡지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G밸리)에서 기업과 대학연구소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K콘텐츠를 세계에 선보일 수 있도록 글로벌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을 서울시와 함께 두 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 창작 기반을 조성하고 차상위 계층이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연극, 뮤지컬, 무용, 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 활동을 비롯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김 대표는 정 위원장에게 마곡 융복합 R&D 클러스터에 대해 설명했다. 마곡산업단지에 자리한 이 클러스터에서 SBA는 지난해까지 입주 기업 R&D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 및 글로벌 R&D 파트너를 발굴, 국제 공동 R&D에 참여하도록 해외 진출을 도왔다. 정 위원장은 2022년부터 운영 중인 기술과 예술 융복합 아이디어 발굴 프로그램인 ‘에이프 캠프(A.P.E. 캠프)’를 소개했다. ‘예술가(아티스트) 기획자(프로듀서) 기술전문가(엔지니어)가 모여 융합적 DNA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에이프 캠프는 국내외 청년 예술가와 기획자, 기술진 100여 명이 서울에 모여 2박 3일간 무작위로 팀을 구성해 각종 과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낸다. 참가자들은 창작을 위한 새로운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우수 참가자에게는 융복합 기술이 앞선 나라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수 아이디어는 민간 기업과 지역 재단, 공공기관, 해외 협력기관 지원을 받아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에이프 캠프에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기관들과 협력했다. 올해 에이프 캠프는 다음 달 25∼27일 열린다. 이에 앞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다음 달 23, 24일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확장현실(XR)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활동을 선보인다. 김 대표와 정 위원장은 에이프 캠프에서 나온 우수한 아이디어가 산업 부문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과 연계해 에이프 캠프에서 탄생할 뛰어난 아이디어들이 새 사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의 창조 역량을 높이고 산업과 문화를 접목해 혁신을 이어가는 기업이 늘어나는 서울형 융복합 창의 생태계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에이프 캠프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과 문화예술 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 이번 협력을 기관 협력 혁신 사례로 만들어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 일상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SBA와 협력해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프로젝트 운영을 강화하고 국제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 정책과 연계한 후속 사업 진행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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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잃은 당신에게 건넵니다…‘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네가 했던 말 중 가장 용감했던 말은 뭐니?” 소년이 묻는다. “‘도와줘’라는 말.” 말이 대답한다. “네 컵은 반이 빈 거니, 반이 찬 거니?” 두더지의 물음에 소년은 말한다.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두더지는 말한다. “내가 아는 나이 든 많은 두더지들은 그동안 자신의 꿈보다 내면의 두려움에 더 많이 귀를 기울였다는 걸 후회해.” 인생을 바라보는 신선한 시각. 가슴에 물결이 일렁인다. 읽을 때마다 의미가 색다르게 다가와 여러 번 곱씹게 된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서정적인 그림은 이야기와 보드랍게 어우러진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상상의힘)이다. 영국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표지 디자이너로 일하는 찰리 맥커시가 글과 그림을 그린 이 책은 2020년 4월 국내에 출간된 후 5년간 10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영국에서 2019년 출간된 이 책은 ‘현대판 어린 왕자’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1000만 권 이상 판매됐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2022년 공개됐고, 이듬해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을 출간한 김동언 상상의힘 기획실장(64)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21일 만났다. “아마존에서 신간을 살펴보다 책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림이 좋고 내용도 쉬우면서 철학적이어서 마음이 움직였어요. 컵에 담긴 물의 양에 개의치 않고 컵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는 신선한 시각이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죠.” 다만, 판단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이 책은 그림책이어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에게는 계몽적인 내용을 강조해 잔소리처럼 여겨지는 건 지양하는데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내용이 혹시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지 궁금했습니다.”가까운 출판인과 작가들에게 물어보니 한 명도 예외 없이 “책이 참 좋다”고 했다. 작가는 평소 친구들과 삶, 용기 등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중증장애를 치료하는 병원과 청소년학교, 군대 내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센터 등에서 이를 사용해도 되는지 문의하는 메일이 쏟아졌다. 이에 책으로 출간된 것. 길을 잃은 소년이 거친 들판에서 두더지, 여우, 말을 차례로 만나 집을 찾아가며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곧바로 판권을 구입했습니다. 이 책이 영국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할 무렵이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샀습니다. 관심을 보인 국내 다른 출판사도 없었고요.”책을 만드는 과정에선 상당히 많은 시간과 품이 들었다. 글씨체는 물론 크기, 글 간격, 그림의 색채, 종이 종류까지 영국 현지 출판사 및 작가와 여러 차례 논의해야 했기 때문이다. “외서의 경우 판권을 구입한 현지 출판사에 제작을 일임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찰리 맥커시 작가는 원서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길 원했습니다. 원서는 손으로 글씨를 썼기에, 한글 역시 손글씨 느낌이 나는 글씨체를 찾아야했죠. 글씨체를 100개 넘게 살펴본 결과 ‘꽃길체’를 발견했어요. 딱 맞춤이었죠. 감사하게도 이를 만든 회사가 꽃길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더라고요.”글이 한 편의 시와 같기에 표현을 다듬는데도 공을 들였다. “이진경 번역가를 비롯해 편집자와 함께 여러 번 회의하며 표현을 손질했습니다. 단어, 조사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에 계속 다듬어나갔죠.”책을 출간한 후 지역 서점 중심으로 알렸다. “상상의힘은 저를 포함해 직원이 3명 정도 되는 작은 출판사여서 대규모 마케팅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담당 편집자로,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달 작가가 작은 서점에 일일이 연락해 책을 소개했어요.(이달 작가는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말’의 글 작가다) 손품과 발품을 많이 들였죠. 책방지기와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 시기여서 위로를 건네고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가닿은 것 같습니다.”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유명 유튜브에서 책을 소개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독자들은 “10분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10년 넘게 읽을 책”, “지칠 때 어느 곳이나 펼쳐 마음을 얹기 좋은 책”, “읽을 때마다 새롭게 와 닿는 책”이라고 했다. 올해 4월에는 교보문고 이달의 책으로도 선정됐다. 후속책은 올해 10월 영국과 한국을 비롯해 16개국에서 동시 출간된다. 원제는 ‘올웨이즈 리멤버(Always Remember)‘로, 한국책 제목으로는 ‘언제나 기억해’(가제)를 검토하고 있다. 김 실장은 “소년, 두더지, 여우, 말은 계속 나오고 새로운 이가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책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후 애니메이션을 담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애니메이션 스토리’도 지난해 1월 출간했다. 상상의힘은 2010년 설립된 후 오랜 기간 적자가 이어졌다고 한다. 김 실장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에 대해 “출판사를 흑자로 전환시켜주고 출판사가 굴러가게 하는 효자이자 기둥이 된 고마운 책이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해 왔을 뿐인데 뜻밖의 대답을 들은 것 같다”며 웃었다. “덜 알려진 작가의 좋은 작품을 발굴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좋은 책은 누군가 꼭 알아봐주거든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을 통해 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2020년·상상의힘)은….거친 들판에서 길을 잃은 소년이 두더지, 여우, 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난 아주 작아”라고 하는 두더지에게 소년은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라고 말한다.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쓸데없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소년의 질문에 두더지는 답한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두더지는 케이크를 무척 좋아한다. “처음 시도해서 잘 안 되면 케이크를 먹어라”는 말을 좋아할 정도로. 둘은 쇠 덫에 걸린 여우를 발견한다. 두더지는 이빨로 덫을 갉아내 여우를 풀어준다. 사라졌던 여우는 두더지가 강물에 빠지자 어느새 나타나 구해준다. 그리고 함께 걷는다. 말도 만난다. 소년이 “네가 했던 말 중 가장 용감했던 말이 뭐니?”라고 묻자 말은 “‘도와줘’라는 말”이라고 한다. 이어 덧붙인다. “도움을 청하는 건 포기하는 게 아니야. 그건 포기를 거부하는 거지.”두더지는 말한다. “가장 심각한 착각은 삶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여우는 말이 없다. 소년과 두더지, 말은 그래도 여우와 함께 있는 그 자체를 좋아한다. 여우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솔직히 말하면, 내겐 얘기할 만큼 흥미로운 게 없어.” 말이 대답한다. “솔직한 건 늘 흥미진진해.”두더지는 “자신에게 친절한 게 최고의 친절이야”라며 덧붙인다. “우린 늘 남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기만을 기다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겐 지금 바로 친절할 수가 있어.”말은 당부한다. “누군가가 널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고 너의 소중함을 평가하진 마.”먹구름이 몰려와도 이들은 계속 나아간다. 삶의 의미, 용기, 우정에 대해 울림을 주는 대화가 간결하면서도 포근한 그림과 함께 빛난다. 매번 읽을 때마다 눈길이 머무는 곳이 달라진다. 자신의 마음과 상황에 따라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오래 곁에 두고 힘들 때마다 펼쳐보고 싶어진다. 원제는 ‘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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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WTI 선물 추종하는 ETN 3종 상장

    삼성증권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3종을 이달 17일 상장했다.이번에 상장된 ETN은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 선물 ETN B’,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로,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선물 가격으로 산출되는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1배, +2배, -2배 추종한다.이들 상품은 다음달 7일까지 거래 가능한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과 기초지수가 동일하다.삼성증권은 “새로 상장한 ETN 3종은 WTI 선물 가격 방향성에 따라 전략적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국제 정세가 급변동함에 따라 원유 공급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WTI 유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이들 상품을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상장한 ETN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노출된 환노출 상품이다. ETN 운용보수(제비용)는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 선물 ETN B’는 연 0.60%,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는 연 0.75%,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는 연 0.75% 다.펀드가 청산되지 않는 한 만기가 없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이번에 발행한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 선물 ETN B’는 만기일이 2030년 4월 29일이며 2030년 4월 25일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새로 선보인 ETN 3종을 활용해 유가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삼성증권은 국내외 주식, 선물,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ETN을 발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4월 14일 기준으로 삼성증권의 ETN 누적 거래대금은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모바일 앱 ‘엠팝(mPOP)’을 참고하거나 패밀리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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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의 설렘 그리고 성장… 뮤지컬 ‘너의 결혼식’ 外

    《자신을 찾아가는 건 혼자 해내기 어렵다. 숱한 이들의 도움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여러 존재와의 인연을 통해 성장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 창작 뮤지컬을 소개한다.》뮤지컬 ‘너의 결혼식’첫사랑의 설렘 그리고 성장 고등학교 3학년 때 전학 온 여학생 환승희를 처음 본 순간 반해 버린 황우연.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떡볶이를 먹고 사진도 찍으며 승희와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지만 어느 날 승희가 갑자기 사라진다. 대학에 갈 생각이 없던 우연은 승희가 한국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혼신의 노력 끝에 한국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승희에겐 남자 친구가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뜻밖에 다시 만나게 된 둘은 차츰 가까워진다. 그리고 드디어 연인이 된다. 하지만 승희가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반면 우연은 취업에 실패하면서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삐걱대기 시작하는데…. 10년간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며 상대방은 물론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풋풋하게 그렸다. 박보영 김영광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2018년)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영화의 큰 틀을 유지하고 주요 대사를 사용하면서도 일부 작은 장치나 상황을 무대에 맞게 바꿨다.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배우들은 맡은 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우연의 친구 옥근남, 구공자, 최수표는 우연이 승희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이들 역시 사랑으로 가슴앓이하는 청춘이다. 여자 친구와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끙끙거리고 분위기를 깨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어떤 사람을 첫 눈에 알아보거나, 알던 사람이 달리 보이는데 걸리는 시간 3초를 노래하는 넘버를 비롯해 발랄하고 때론 묵직한 넘버는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우연은 승희와 연인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 자꾸 처하자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라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단단한 관계로 맺어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은 공감을 자아낸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내달리던 풋풋한 열정을 떠올리게 한다. 황우연 역은 김인성 노윤 홍주찬이, 환승희 역은 강혜인 이봄소리 유소리가 각각 맡았다. 옥근남은 이종석 박준형이, 구공자는 조현우 남민우가 연기한다. 최수표 역은 성재 최반석이 맡았다. 윤근 역에는 박세훈 노현창이, 은영 역에는 이미주 방가희가 발탁됐다.6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 5만5000∼8만8000원.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긴긴밤’생명과 보살핌에 대한 아름다운 수채화지구상에 단 한 마리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은 함께 바다를 찾아간다. 어린 펭귄이 세상을 만나기까지 여러 아버지들이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노든이 처음 기억하는 건 코끼리 고아원이다. 자신이 코뿔소라는 걸 알게 된 후 세상으로 나아간 노든은 다른 코뿔소를 만나 가족을 이루지만 행복한 시간은 찰나였다. 인간에 의해 가족을 잃은 노든은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복수만 생각하는 노든은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뿔소 앙가부와 이야기하며 조금씩 마음을 연다. 한데 뿔 사냥꾼들에게 앙가부마저 목숨을 잃는다. 전쟁이 터지고 동물원이 불바다가 되자 노든은 길을 나서고, 알을 소중하게 품는 펭귄 치쿠를 만난다. 치쿠가 알을 품게 된 건 펭귄 윔보 때문이다. 치쿠의 단짝 윔보는 버려진 알을 발견하고 품었지만 폭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굶주림과 더위에도 알을 포기하지 않던 치쿠마저 눈을 감는다. 슬픔 속에 앞발로 알을 감싸고 있던 노든은 알을 깨고 나온 펭귄을 키우며 바다로 향한다. 베스트셀러인 루리 작가의 동명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초연된 후 올해 두 번째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원작이 지닌 힘과 아름다움을 무대에서 빼어나게 구현했다. 서로 보듬어가며 생명을 키워내고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는 방식을 통해 늘 함께 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펭귄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이기에, 어린 펭귄을 마침내 바다로 떠나보내는 노든. 받은 걸 남김없이 쏟아내 다른 생명을 지키는 이들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는 게 뭔지 묻는 어린 펭귄에게 “살아가는 건 그렇게 걸어가는 것”이라는 노든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응원 같기도 하다. 고통스러운 긴긴밤을 견딜 수 있는 건 반짝이는 순간이, 마음을 나눈 이들이, 곁에 혹은 기억 속에 있기 때문이다.후반부로 접어들면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단체 관람을 와 극 초반에 장난치던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은 차츰 조용해지더니 훌쩍이기 시작했고, 객석의 불이 켜진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노든 역은 홍우진 김다흰 강정우 이형훈이, 어린 펭귄 역은 연지현 이정화 설가은 최은영이 맡았다. 앙가부·윔보는 박근식 윤철주가 연기한다. 치쿠 역에는 유동훈 이규학이 발탁됐다. 5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 5만5000∼6만6000원. 7세 이상 관람 가능.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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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피부 관리… 자외선 차단 기본, 수분 공급 주름 개선도

    햇살이 점점 강해지는 봄날, 피부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크림을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선크림은 종류가 다양해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여러 제품을 살펴보고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매끈하고 환한 피부로 에스트라는 민감한 피부를 위한 선크림 제품 ‘더마UV365 비타C광채 수분 선크림’을 선보였다. 에스트라는 “피부 장벽이 손상된 민감한 피부는 자외선이 쉽게 침투해 금세 칙칙해지고 흔적이 오래 남는다. 자외선 차단은 물론 피부 장벽까지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마UV365 비타C광채 수분 선크림은 세라마이드와 미백 기능성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장벽을 회복시켜 주고 잡티 생성을 막아준다. 칙칙해진 피부색을 환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에스트라는 “인체적용시험 결과 일주일 만에 잡티가 10%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눈가 자극, 눈 시림 등을 염려하지 않고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마몽드는 ‘플로라 글로우 로즈 틴티드 선세럼’을 내놓았다. 자외선 차단과 함께 주름 개선, 미백 관리가 가능하다. 촉촉하게 발리면서 피부가 매끈하고 빛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마몽드는 “로즈 펩타이드와 8종 히알루론산 등을 배합한 수분 결광 에센스 성분을 70%를 함유해 수분 에센스처럼 촉촉하다”며 “피부의 칙칙함이나 노란 기를 감춰주고 어떤 피부색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밝혔다. 이어 “파운데이션 같은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함께 사용할 경우 화장 색상과 밝기가 12시간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봄, 여름에는 땀으로 인해 화장이 무너지기 쉬운데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준다”고 덧붙였다. 비건 인증을 받았다. 라네즈는 ‘워터뱅크 유브이 베리어 선크림’을 출시했다. 라네즈 모델 원지와 함께 개발했다. 라네즈는 “야외 활동이 많은 여행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원지는 평소 자외선 차단제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Lazy, but not stupid’(게으르지만, 스마트하게 산다)는 본인의 소신을 담은 선크림을 개발하기 위해 라네즈와 협력했다. 끈적임, 뻑뻑함, 답답함이 없는 선크림을 만들기 위해 33회가 넘는 품평을 거쳐 제품을 공동 개발했다”고 설명했다.손상된 피부 장벽도 개선해 준다. 라네즈는 “스킨케어 성분을 78.3% 함유해 24시간 동안 촉촉하다. 열을 차단하고 미세 먼지가 달라붙는 걸 방지하는 기능도 갖췄다”고 밝혔다. 마몽드, 혁신성 계승하며 젊은층 겨냥 브랜드로 재탄생1991년 탄생한 마몽드는 2023년 10월 ‘하이퍼 플로라의 힘으로 피어나는 나다운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재단장했다. ‘하이퍼 플로라’는 꽃에서 발견한 유효 성분과 부스팅 성분의 배합으로 피부 시너지를 생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마몽드는 프랑스어로 ‘나의 세계’라는 의미를 담아 만든 합성어다. 처음 브랜드가 탄생했을 때 ‘나의 삶은 나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인생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신세대 여성상을 제시했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내츄럴 커버 로션’을 비롯해 여러 혁신 제품들을 선보이며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다.2000년대부터는 꽃의 생명력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성분과 이야기, 제품 디자인을 재단장하며 자연주의 브랜드로 정체성을 확보했다. ‘토탈 솔루션 크림’, ‘퍼스트 에너지 세럼’, ‘무궁화 세라마이드 크림’, ‘로즈 워터 토너’는 꽃의 효능 성분과 힘을 담은 대표 제품이다. 2010년 중후반부터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이에 마몽드는 ‘하이퍼 플로라’, ‘경계 없는 혁신성’, ‘나다운 아름다움’이라는 3가지 철학을 통해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했다. 마몽드는 모델로 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를 발탁했다. 마몽드는 “윈터는 자신감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Z세대의 모습을 지녔다”고 밝혔다. 수분 결광(플로라 글로우 로즈 라인), 모공 피지(어메이징 딥 민트 라인), 모공 탄력(포어 슈링커 바쿠치올 라인), 흔적 진정(카밍샷 아줄렌 라인) 등 기능을 갖춘 새 제품 라인을 구축했다. ‘로즈 리퀴드 마스크’는 빠르게 각질을 정돈하고 피부결을 매끈하게 만들어주며 화장이 들뜨지 않게 한다. 마몽드는 “로즈 리퀴드 마스크는 화장이 잘 먹는다는 뜻의 이른바 ‘화잘먹’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며 매출이 빠르게 늘어 CJ올리브영 등 여러 판매처에서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마몽드는 지난해 9월 다이소 전용 세컨드 브랜드인 ‘미모 바이 마몽드(MIMO by MA MONDE)’를 선보였다. 마몽드는 “10, 20대의 피부 고민을 고려해 만든 미모 바이 마몽드는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선보이는 다이소 전용 스킨케어 브랜드다”라고 밝혔다. 토너부터 앰플까지 총 8종의 기초 제품 가격이 1000∼5000원대다. 마몽드는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판매량이 100만 개를 넘었다”고 했다. 수분광 효능이 있는 ‘로지-히알론 라인’과 모공에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피어니-티놀’ 라인으로 구성됐다. ‘로지-히알론 리퀴드 마스크’는 수분을 빠르게 공급하고 묵은 각질을 정리해 준다. ‘피어니-티놀 트러블 밤’은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피부를 진정시켜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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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과 보살핌 그린 뮤지컬 ‘긴긴밤’-첫사랑의 설렘 뮤지컬 ‘너의 결혼식’

    자신을 찾아가는 건 혼자 해내기 어렵다. 숱한 이들의 도움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여러 존재와의 인연을 통해 성장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 창작 뮤지컬을 소개한다.●뮤지컬 ‘긴긴밤’생명과 보살핌에 대한 아름다운 수채화지구상에 단 한 마리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은 함께 바다를 찾아간다. 어린 펭귄이 세상을 만나기까지 여러 아버지들이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노든이 처음 기억하는 건 코끼리 고아원이다. 자신이 코뿔소라는 걸 알게 된 후 세상으로 나아간 노든은 다른 코뿔소를 만나 가족을 이루지만 행복한 시간은 찰나였다. 인간에 의해 가족을 잃은 노든은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복수만 생각하는 노든은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뿔소 앙가부와 이야기하며 조금씩 마음을 연다. 한데 뿔 사냥꾼들에게 앙가부마저 목숨을 잃는다. 전쟁이 터지고 동물원이 불바다가 되자 노든은 길을 나서고, 알을 소중하게 품는 펭귄 치쿠를 만난다. 치쿠가 알을 품게 된 건 펭귄 윔보 때문이다. 치쿠의 단짝 윔보는 버려진 알을 발견하고 품었지만 폭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굶주림과 더위에도 알을 포기하지 않던 치쿠마저 눈을 감는다. 슬픔 속에 앞발로 알을 감싸고 있던 노든은 알을 깨고 나온 펭귄을 키우며 바다로 향한다. 베스트셀러인 루리 작가의 동명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초연된 후 올해 두 번째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원작이 지닌 힘과 아름다움을 무대에서 빼어나게 구현했다. 서로 보듬어가며 생명을 키워내고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는 방식을 통해 늘 함께 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펭귄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이기에, 어린 펭귄을 마침내 바다로 떠나보내는 노든. 받은 걸 남김없이 쏟아내 다른 생명을 지키는 이들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는 게 뭔지 묻는 어린 펭귄에게 “살아가는 건 그렇게 걸어가는 것”이라는 노든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응원 같기도 하다. 고통스러운 긴긴밤을 견딜 수 있는 건 반짝이는 순간이, 마음을 나눈 이들이, 곁에 혹은 기억 속에 있기 때문이다.후반부로 접어들면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단체 관람을 와 극 초반에 장난치던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은 차츰 조용해지더니 훌쩍이기 시작했고, 객석의 불이 켜진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노든 역은 홍우진 김다흰 강정우 이형훈이, 어린 펭귄 역은 연지현 이정화 설가은 최은영이 맡았다. 앙가부·윔보는 박근식 윤철주가 연기한다. 치쿠 역에는 유동훈 이규학이 발탁됐다. 5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 7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너의 결혼식’첫사랑의 설렘 그리고 성장 고등학교 3학년 때 전학 온 여학생 환승희를 처음 본 순간 반해 버린 황우연.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떡볶이를 먹고 사진도 찍으며 승희와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지만 어느 날 승희가 갑자기 사라진다. 대학에 갈 생각이 없던 우연은 승희가 한국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혼신의 노력 끝에 한국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승희에겐 남자 친구가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뜻밖에 다시 만나게 된 둘은 차츰 가까워진다. 그리고 드디어 연인이 된다. 하지만 승희가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반면 우연은 취업에 실패하면서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삐걱대기 시작하는데…. 10년간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며 상대방은 물론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풋풋하게 그렸다. 박보영 김영광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2018년)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영화의 큰 틀을 유지하고 주요 대사를 사용하면서도 일부 작은 장치나 상황을 무대에 맞게 바꿨다.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배우들은 맡은 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우연의 친구 옥근남, 구공자, 최수표는 우연이 승희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이들 역시 사랑으로 가슴앓이하는 청춘이다. 여자 친구와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끙끙거리고 분위기를 깨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어떤 사람을 첫 눈에 알아보거나, 알던 사람이 달리 보이는데 걸리는 시간 3초를 노래하는 넘버를 비롯해 발랄하고 때론 묵직한 넘버는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우연은 승희와 연인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 자꾸 처하자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라는 걸 깨닫는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단단한 관계로 맺어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은 공감을 자아낸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내달리던 풋풋한 열정을 떠올리게 한다. 황우연 역은 김인성 노윤 홍주찬이, 환승희 역은 강혜인 이봄소리 유소리가 각각 맡았다. 옥근남은 이종석 박준형이, 구공자는 조현우 남민우가 연기한다. 최수표 역은 성재 최반석이 맡았다. 윤근 역에는 박세훈 노현창이, 은영 역에는 이미주 방가희가 발탁됐다.6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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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따·비만으로 힘겨웠던 소녀, 고민 해결 동화로 잭팟 터뜨리다[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키 145㎝에 몸무게 56㎏로 비만인 초등학교 5학년 현주. 급식을 두 번이나 먹지만 금방 배고프다. 우연히 발견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배 빵빵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식욕이 사라졌다. 살은 쑥쑥 빠졌다. 난민 같다는 걱정까지 듣게 됐지만 좋았다. 한데 노래를 부르려 해도 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자꾸 짜증이 났다. 울상이 된 현주는 엄마가 만든 닭죽을 먹자 입맛이 돌아온다. 예전 모습이 된 현주는 살 쪘다고 놀리는 아이에게 성악가가 되려면 든든하게 먹고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차게 말한다. 2023년 출간된 ‘이상한 무인 가게 아이스크림’(라곰스쿨) 속 이야기 중 하나다. 학원을 많이 다녀 힘든 소미가 ‘거울 아이스 찹쌀떡’을 먹자 자신과 똑같은 아이가 생겨나 대신 학원에 다니고 숙제도 해준다. 이어 출간된 ‘이상한 무인 문구점’(2023년), ‘이상한 무인 편의점’(2024년), ‘이상한 무인 사진관’(2024년)에서도 아이들은 각자의 고민을 해결한다.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4권의 누적 판매량은 최근 10만 권을 넘었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창작 동화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다섯 번째 책인 ‘이상한 무인 라면 가게’가 이달 7일 나왔다. 시리즈는 대만에 5권 모두 판매됐다. 저자는 검사 출신 변호사인 서아람 작가(39)다. 서 작가와 최지연 라곰스쿨 대표(43)를 경기 수원시 서아람법률사무소에서 8일 만났다.서 작가는 “어릴 때부터 추리 소설을 엄청 좋아했고 글쓰기를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서 작가는 10년간 검사로 일하다 2022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 소설(‘암흑 검사’, ‘검사님의 보육일지’, ‘왕세자의 살인법’ 등)을 쓰고 공저 에세이(‘여자, 사람, 검사’)를 냈다. 서 작가를 눈여겨본 최 대표는 동화를 써보면 좋겠다고 2022년 제안했다. “서 작가님은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쓰는 솜씨가 탁월해요. 어린이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작가님이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서 작가는 흔쾌히 수락했다.“초등학교 1학년 아들, 7살 딸을 키우고 있는데요, 더 크면 제가 쓴 책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검사 시절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는데 아이들은 ‘뽀로로 보면 안 돼?’라며 관심이 없더라고요.(웃음)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책을 통해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최 대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웹소설을 종이책으로 만들면 원고를 그대로 묶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최 대표님은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덜어낼 부분은 빼는 등 공들여서 완성도를 높이시더라고요. 이런 분이라면 함께 작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은 머리를 맞대고 회의했다. 책은 꾸준히 낼 수 있게 시리즈물로 정했다. 아이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하기로 했다. 서 작가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떠올렸다.“변호사가 된 직후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훔친 초등학생을 상담하게 됐어요. 아이 어머니는 ‘체크카드도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으셨죠. 아이에게 물어보니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 없는데 아이스크림을 훔치면 알아챌까 궁금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무인 가게는 사람이 없는데 물건이 팔리는 신기한 곳이자 양심의 시험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내용은 단조로워, 고민을 들어주되 결국 아이 스스로 이를 해결해나가는 구조로 바꿨다. 물건은 돈을 내는 대신 장기 자랑, 게임 등을 해서 가진다. 가게는 오래 전 ‘이팔청춘 불로장생 아이스케-키’를 훔쳐 먹은 남자 아이가 계속 소년의 모습을 한 채 그림자라는 존재의 지시를 받아 운영한다. 서 작가는 “물건에 대한 정보를 줘야 하기 때문에 남자 아이가 스피커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이 쓰는 말투, 행동을 담아 현실감을 높였다. “학교 폭력,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을 많이 만났어요. 요즘 아이들은 굉장히 논리적이고 성숙해요.” 서 작가는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아이들의 고민을 목록으로 만들었다.“작가님에게 동화 작법 참고용으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 중 한 권을 드렸는데요, 밤새 책 내용 모두를 타이핑하고 이야기 구조는 물론 글자 수까지 세면서 분석하셨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서 작가는 “한 번 꽂히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며 웃었다. 하지만 첫 원고는 완전히 다시 써야 했다. “교훈을 강조하며 글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고 합의했기에, 조심스럽지만 작가님에게 다시 써 달라고 했어요. 그림을 그린 안병현 작가님이 어린이책에 대해 꼼꼼하게 조언해 주시기도 했고요.”서 작가는 시원하게 받아들였다.“다른 사람이 읽지 않는 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글은 대표님이 전문가니까 따라야죠.”책에는 서 작가의 어린 시절도 일부 반영돼 있다.“고등학교 때 몸무게가 80㎏이 넘었어요.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눈이 작아서 고민인 아이도 나오는데요, 제가 쌍꺼풀 수술을 하기 전에 실눈이었어요. 사진사 아저씨가 ‘눈 감지 말고 떠야지’라고 했을 정도였죠.” 첫 책에 1권이라는 번호는 넣지 않았다. 최 대표는 “1권이 잘 안 되면 2권은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평단을 모집하고 소셜 미디어와 육아 카페 등에 홍보했다. 독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엄마 없이 혼자 등하교 하는 걸 겁내는 아이, 치과 가기 무서워하는 아이 등 주위에서 각종 고민 제보(?)가 쏟아졌다. 이를 반영해 후속 책을 썼다. 독자들은 “아이가 책을 정말 재밌게 본다”, “자기와 비슷한 고민을 다룬 내용에 흥미로워한다”는 리뷰를 올렸다. 최 대표는 “2~3년 사이에 종류별 무인 가게가 많이 생겨 독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서 작가는 “시리즈 저작권의 절반은 대표님이 가져야 한다”며 웃었다. ‘이상한 무인 라면 가게’는 책에 나오는 라푼젤면, 수달 라면 그림을 넣은 라면을 책과 같이 포장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교보문고와 협업해 라면 그릇 굿즈도 만들었다.서 작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왕따를 1년간 당한 적이 있다. 이 경험도 시리즈에 녹아 있다. “저를 왕따 시킨 일진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지내고 싶어 이 악물고 공부했어요. 지금은 힘들고 불행하게 느껴지는 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서 작가는 어린 시절 드라마 ‘판관 포청천’을 보며 판결에 관심을 가졌고 드라마 ‘애드버킷’ 에서 배우 송유나가 연기한 검사가 멋져 검사를 꿈꿨다. 책은 무척 좋아했다.“세 살 위인 오빠는 저랑 안 놀아줬어요. 외로웠지만 책을 읽으면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았어요. 형편이 빠듯한데도 부모님은 읽고 싶은 책을 다 사주셨어요. 대학생이 돼 집에 있는 책이 3000권이 넘는 걸 보고 가슴이 찡했습니다.”친구가 발레를 배우는 걸 보고 자신도 하고 싶다고 조른 적도 있다. “어머니가 ‘너는 팔다리가 짧아 발레를 잘 하기 어렵다. 우리집은 발레를 할 형편도 안 되고. 꼭 배워야 하는 게 수영, 서예, 글쓰기인데 이중 골라 봐라’고 하셨어요. 글쓰기를 선택하니 동네 유치원 원장님 딸인 문예창작과에 다니는 언니에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2년간 글쓰기를 배우게 해주셨어요. 어머니가 문학 소녀였거든요. 동시, 소설 등을 썼고 언니가 제 글을 타이핑해 문집을 7권 만들어 줬어요. 신기하고 벅찼습니다.”중고등학생 때는 그룹 H.O.T. 팬픽(팬 픽션의 준말로 팬이 쓴 소설)을 썼고 PC통신에 애니메이션 패러디물을 올렸다. 대입준비를 하고 검사가 돼 바쁘게 일하며 10년 넘게 글을 쓰지 않았다. 한데 결혼 후 난임 치료를 받으며 깊은 우울증을 겪었다. 변호사인 남편이 “뭐라도 해 보라”고 당부해 문화센터에서 글쓰기 수업을 들은 후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썼다. ‘검사님의 보육일지’, ‘왕세자의 살인법’은 드라마 제작이 확정돼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암흑 검사’도 드라마 판권이 팔렸다. 그가 쓴 책은 20권이 넘는다. “글을 쓰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힐링이 돼요. 스스로 성장하는 게 느껴지고요. 끙끙대며 쓴 건 100% 재미없더라고요. 망한 책도 많아요.(웃음) 안 써지는 글은 빨리 접습니다.” 법조인으로, 엄마로, 작가로, 1인 3역이 벅차진 않을까. “변호사가 되니 제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요. 하루 7시간 이상 잡니다. 필라테스도 매일 하고요.” 최 대표는 서 작가를 만난 게 행운이라고 했다. “제가 생각한 게 글로 구현되고, 그 이상의 결과물이 나와 놀랍고 재밌어요. 다양한 책을 같이 내고 싶어요.”서 작가는 쓰고 싶은 걸 20분의 1도 못 썼단다.“검사, 변호사를 하며 흥미로운 사건과 사람을 많이 만나 글쓰기에 더없이 좋아요.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는 종류별 가게가 생각날 때까지 쭉 쓰고 싶습니다.”■‘이상한 무인 가게’(라곰스쿨·2023년부터) 시리즈는….아이들이 특이한 무인 가게에 들어가면서 고민을 해결하게 되는 내용을 그린 동화다.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으로 ‘이상한 무인 문구점’, ‘이상한 무인 편의점’, ‘이상한 무인 사진관’, ‘이상한 무인 라면 가게’까지 5권이 나왔다. 똑똑해지고 싶은 지성이는 무인 라면 가게에 들어가 ‘교양이 쑥쑥 자라면’을 먹은 후 역사, 시사 상식을 척척 말하게 된다. 퀴즈 대회 결승까지 올라가지만 수학 문제를 못 풀어 우승하지 못한다. 항의하러 라면 가게에 다시 갔다가 수학, 과학, 한자 등을 다 잘하려면 각각의 라면을 모두 먹어야 하는데다 한 그릇당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한데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된다는 걸 알게 된다.자기도 모르게 자꾸 거짓말을 하는 은찬이는 ‘진실의 참이라면’을 먹은 후 사실만 말하게 되면서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걸 깨닫는다. 공부 잘하는 누나와 비교당하던 라온은 시험 답안을 척척 쓰는 샤프를, 밤만 되면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는 다운은 자신감을 주는 보조배터리를 각각 갖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물건 없이도 혼자 해나가는 법을 터득해 나간다.가게는 수십 년 전 ‘이팔청춘 불로장생 아이스케-키’를 훔쳐 먹은 남자 아이가 계속 소년의 모습을 한 채 그림자의 지시를 받아 운영한다. 아이들과는 스피커로 대화하며 제품에 대해 설명한다. 제품은 돈 대신 장기 자랑, 비밀 얘기, 게임 등을 통해 가질 수 있다.친근한 공간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실제 고민하는 여러 문제를 현실감 있게 그렸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을 만나면 공감하게 된다. 아이들이 어떤 문제로 속앓이 하는지도 엿볼 수 있다. 아이들은 신비한 물건이나 먹거리로 쉽게 고민을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이겨내는 힘은 자기 안에 있다는 걸 자연스레 깨닫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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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강대-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 스타트업 육성·산학협력 협약 체결

    서강대(총장 심종혁)는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모트렉스, 이녹스첨단소재, 에스트래픽, 와이엠씨와 함께 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 스타트업 육성 및 산학협력 협약을 27일 체결했다. 서강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첨단 모빌리티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산학협력의 허브로 캠퍼스를 운영할 예정이다.서강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올해 3월부터 판교 위든타워에 총 1만㎡ 규모의 공간을 확보하고 AI, 반도체 분야와 기술 경영등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성남시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협력해 반도체 설계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국내 AI 기업들과 함께 ‘서강 AI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해 대학과 기업이 한 공간에서 AI 연구와 스타트업 육성을 진행한다. 창업 전문 기업과 딥사이언스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벤처캐피털과 공동으로 투자 펀드를 조성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 아시아 사무소를 비롯해 인도 및 중국등의 혁신 기술 지원 기관도 입주할 예정이다. 서강대 학생들은 서울캠퍼스에서 창업 교육을 받은 후 판교에 입주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국내외에서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은 “서강대는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연구·교육·창업이 융합된 혁신 캠퍼스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며 “AI·반도체·기술경영 분야의 개방형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대학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에 참여한 모트렉스, 이녹스첨단소재, 에스트래픽, 와이엠씨는 각각 차량 전장 및 모빌리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반도체 공정 혁신, 스마트 교통 인프라 분야 기업이다.  이형환 모트렉스 대표이사 회장은 “기업과 대학이 긴밀하게 협력해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서강대는 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팹리스 반도체 재직자 교육을 시작하며 올해 7월까지 연구소와 스타트업 입주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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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도 하고 싶은 게 있는 인간입니다…‘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아들 한스는 89세인 내가 반려견 식스텐을 돌보는 게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 한다. 내 곁에 늘 있는 건 식스텐 뿐인데. 부엌 소파에서 식스텐과 같이 자는 게 편하지만 한스는 소파가 딱딱하다며 상의 없이 버리고 리모콘으로 등받이가 조절되는 침대를 들여놓는다. 침대는 너무 푹신해 불편하다. 치매를 앓아 3년 전 요양원에 간 아내의 냄새를 기억하고 싶어 아내의 스카프를 항아리에 넣어뒀는데 손가락이 뻣뻣해 뚜껑조차 열기 힘들다.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 한스에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89세 남성 보의 시선으로 노년의 심리와 생활을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북파머스)이다. 스웨덴 작가 리사 리드센(37)의 데뷔작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간된 후 3개월 만에 2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지만, 문학 독자층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스웨덴 작가의 데뷔작이 이처럼 호응을 얻은 것은 이례적이다. 스웨덴은 소설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지음), ‘밀레니엄 시리즈’(스티그 라르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등이 인기를 얻었지만 국내 독자에게 그리 친숙한 나라는 아니다. 독자들은 “인생 끝자락에서 엉킨 감정을 풀어가는 내용이 삶을 뒤돌아보게 한다”, “죽음에 직면하게 될 때쯤 경험하게 되는 내 의사와 상관없는 일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소설”, “가슴이 먹먹해져 눈물이 핑 돈다”는 리뷰를 남겼다. 이 책의 편집자인 조혜영 책읽어주는남자 북파머스 브랜드의 팀장을 21일 경기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조 팀장은 지난해 초 에이전시가 보낸 뉴스 레터를 통해 책에 대해 알게 됐다.“현지에서 지난해 1월 출간된 후 4주 만에 미국 랜덤하우스 계열 출판사를 비롯해 18개국에 수출됐더라고요.(이후 판권 계약 국가는 더 늘어 32개국이 됐다.) ‘오베라는 남자’의 편집자가 ‘책을 읽고 친구들에게 얘기하며 많이 울었다.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에이전시에 요청해 검토용으로 작성된 전체 영문 원고를 곧바로 받았다.“보가 식스텐을 보내기 싫어 현관문을 잠갔는데, 아들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오자 결국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펑펑 울었어요. 항상 곁에 있던 유일한 존재와 억지로 헤어지는데 따른 엄청난 상실감이 전해져 왔거든요. 감정이 완전히 이입돼 몰입하며 읽은 책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조 팀장은 바로 계약하자고 에이전시에 연락했다. 그가 뉴스레터를 받은 지 이틀만이었다. “원고 검토 기간은 보통 2주 정도 되는데요, 마음이 급했어요. 전승환 대표님도 ‘그렇게 확신이 선다면 빨리 진행하라’고 하셨고요.”여러 출판사가 관심을 보여 판권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경쟁했다. “판권은 엄청나게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아주 적은 비용도 아니었어요. 책을 꼭 내고 싶어 금액을 올려서 샀습니다.”소설의 분위기에 맞춰 가을이나 겨울에 책을 내고 싶은 마음에 서둘렀고, 지난해 12월 출간할 수 있었다. 해외 첫 출간 기록을 세운 것. 지난해 9월 스웨덴 예테보리도서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영문판은 올해 8월경 출간될 예정인데 미국서점협회 선정 도서에 올랐다.)“북유럽의 큰 문화축제인 예테보리 도서전은 유럽에서도 주목받는 도서전이에요. 이 책은 스웨덴은 물론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손화수 번역가가 스웨덴어로 바로 번역할 수 있었던 것도 출간 속도를 높였다. 손 번역가는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소설(‘샤이닝’, ‘멜랑콜리아1-2’)도 번역했다. “손 번역가님도 ‘부모님을 보살피는 상황이라 그런지 소설이 먹먹하고 묵직하게 다가왔다’고 하셨어요.”일부 독자 사이에서는 번역이 다소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보가 아내를 주로 ‘당신’, 아버지는 ‘노인’으로 칭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대명사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보는 아내 프레드리카를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계속 ‘당신’이라고 불러요. 폭력적이었고 많은 상처를 준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커서 ‘아버지’라 부르고 싶어 하지 않고요. 호칭에는 보의 감정이 반영돼 손 번역가님과 상의한 끝에 원문 그대로 옮기기로 했습니다.”원제 ‘두루미가 남쪽으로 가는 날’은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로 옮겼다. 두루미는 먹이를 최대한 먹어 살을 찌우며 가을이 오기 전에 떠날 준비를 한다. 보는 눈을 감을 무렵 남쪽으로 날아가기 위해 두루미들이 모여드는 소리를 듣는다. 표지는 나무가 우거지고 들판에 꽃이 가득 핀 가운데 나이든 남성과 반려견이 집 앞에서 함께 한 그림을 담았다. “원서 표지는 그림자가 있고 밤이 오는 느낌이지만 이 소설은 희망적이고 따뜻한 내용이라 생각했기에 이를 표현했습니다.” 요양보호사가 기록한 일지가 사이사이 배치돼 보의 상황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게 한다. 5월부터 보가 눈을 감는 10월까지, 6개월간을 그렸지만 보의 회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오가며 보의 부모, 보, 아들 한스, 한스의 딸 엘리노르까지 4대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저자의 실제 경험이 많이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소설이지만 심리와 상황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현실적이죠. 할아버지가 임종을 앞두고 가족에게 쓴 메모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습니다. 저자는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 자주 가서 목욕도 시켜드리며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해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가 정말 재밌었고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저자는 작가 아카데미에 다니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조 팀장은 책을 통해 우리가 노인의 생각과 마음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보는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곰팡이 맛이 난다며 입에도 대지 않는데 아들은 이를 모르고 종종 사와요. 우리도 부모님을 대할 때 그러는 것 같아요. 노인도 감정이 있고 계속 하고 싶은 뭔가가 있는 존재인데 이를 간과하죠.” 독자 중에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매우 외로웠겠다. 그럼에도 행복한 삶이었기를 바란다”는 리뷰도 있다. 책은 ‘가족, 화해’를 앞세워, 가족을 주제로 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찾아 홍보했다.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읽은 소감을 담은 콘텐츠도 소셜 미디어로 알렸다.“노년, 죽음보다는 가족, 사랑, 화해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보는 눈 감기 전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침내 해냅니다. 저자가 시상식에서 ‘내 책이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져 기쁘다’고 말한 것도 고려했습니다. 저자는 노인을 보호받거나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최후까지 존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어요. ‘어머니, 할머니의 상황이 이해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은 등 많은 독자들이 공감해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조 팀장은 소설은 물론 에세이 인문서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만든다.“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을 많이 내고 싶어요. ‘이 책은 꼭 읽으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을 만들겠습니다.”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2024년·북파머스)은….89세 남성 보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6개월간을 보의 시선에서 세밀화처럼 그린 소설이다. 치매를 앓는 아내는 3년 전 요양원으로 갔고, 보는 반려견 식스텐을 키우며 혼자 지낸다. 아들 한스는 보가 식스텐을 돌보기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한다. 보는 크게 분노한다. 잠잘 때도 함께 하는 식스텐은 항상 곁에 있는 유일한 존재다. 요양보호사들은 기저귀를 차라고 당부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 차라리 바지와 속옷을 적시고 갈아입는 게 낫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아래가 젖으면 당혹스럽기만 하다. 부엌 소파에서 자는 게 편하지만 아들은 푹신한 침대를 놔두고 딱딱한 소파를 고집하는 보를 이해하지 못한다. 보는 한스가 어릴 적 낚시를 함께 다니고, 친구 투레의 오두막에서 셋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 순간부터 멀어졌다. 대학에 진학한 한스가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모습에 이질감을 느낀다. 보는 어릴 때부터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자신은 아버지와 다르다고 여겼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아들과 서먹해진 건 마찬가지다. 나이가 드니 입맛도 변해 단맛 외에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피곤해지고 잠이 쏟아진다. 식스텐을 산책시키고 아내에게 쓴 편지를 직접 부치는 등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많다. 하지만 아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은 불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로, 노인의 신체 상태와 심리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앤서니(앤서니 홉킨스)의 시선으로 일상을 그린 영화 ‘더 파더’(2021년)가 떠오른다. 소년이 자라 제재소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리고, 손녀를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할아버지가 된 지금까지, 보가 통과해 온 시간이 펼쳐진다. 보는 아들과의 엉킨 매듭을 풀기 위해 마지막까지 애쓰고, 마침내 이를 해낸다. 두루미들이 먹이를 최대한 먹으며 남쪽으로 떠날 준비를 하듯, 생의 끝을 향해 담담히 나아가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꺼내 보이는 보의 모습이 긴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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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밍글스 5위, 온지음 10위… 한국식당 4곳 선정

    올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국내 식당인 ‘밍글스’, ‘온지음’, ‘세븐스도어’, ‘이타닉 가든’이 이름을 올렸다.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25일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서 밍글스는 5위에 올라 국내 식당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다. 온지음은 10위, 세븐스도어는 23위였다. 이타닉 가든은 25위로, 지난해(64위)보다 순위가 크게 뛰었다. 밍글스와 온지음은 지난해 각각 13위, 21위를 차지했다. 올해 1위는 태국 방콕 ‘가간(Gaggan)’이 차지했다. 2위는 홍콩 ‘더 체어맨(The Chairman)’, 3위는 홍콩 ‘윙(Wing)’, 4위는 일본 도쿄 ‘세잔느(Sezanne)’였다. 올해 10위 안에는 한국 2곳을 비롯해 일본, 홍콩, 태국이 각각 2곳, 싱가포르 1곳, 마카오 1곳이 포함됐다. 시상식에 앞서 발표된 아시아 51~100위 레스토랑에는 국내 식당 중 본앤브레드(51위), 솔밤(55위), 스와니예(57위), 알라프리마(61위), 권숙수(62위), 정식당(90위)까지 6곳이 포함됐다. 이탈리아 미네랄 워터사 산펠레그리노-아쿠아파가 후원하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매년 음식평론가, 셰프 및 식당 경영자 등이 식당을 평가해 선정한다. 올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가 공동 주관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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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인 다이닝도 짧은 시간에 강렬함 선사해야”…亞 유명 셰프들, 미식계 변화 분석

    “MZ세대는 임팩트 있는 요리로 구성된 짧은 식사를 원합니다.”(싱가포르 ‘잔 바이 커크 웨스타웨이’의 수석 셰프 커크 웨스타웨이)‘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25일 열린 가운데, 이탈리아 워터사 산펠레그리노가 아시아 유명 셰프들이 미식계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를 열었다. 산펠레그리노-아쿠아파나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후원사다.서울 강남구 정식당에서 ‘브링 유어 퓨처 투 더 테이블’(Bring Your Future to the Table)을 주제로 25일 열린 행사에는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 경연 대회에 심사위원, 멘토, 경연자로 참가한 셰프들이 참가했다.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교육, 멘토링,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셰프들은 MZ세대가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파인 다이닝도 식사 시간이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로 줄고 있다고 했다. 과거처럼 4~5시간씩 길게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싱가포르 ‘잔 바이 커크 웨스타웨이’의 수석 셰프인 커크 웨스타웨이는 “젊은층은 파인 다이닝이라도 길지 않은 시간에 강렬한 느낌을 즐기며 식사하길 원한다. 음식의 양도 풍부한 걸 선호한다”고 했다. 대만 ‘무에’의 오너 셰프 리치 린도 “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메뉴 숫자도 줄였다”고 했다. 이어 “MZ세대는 요리 재료, 종류 등 요리에 대해 선택하는 폭이 넓어지길 원하기에 이런 흐름을 반영해 메뉴를 개발하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들은 점점 더 특별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에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술 소비가 줄어든 것도 공통된 현상이다. 리치 린은 “술은 적게 마시거나 안 마시는 고객도 많아져 특정 음식에는 특정 술을 곁들이도록 권하는 것은 피한다”고 했다. 또 “요리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셰프의 요리 철학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건 고객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라비린스’의 오너 셰프인 엘지 한도 “고객이 원하는 요리와 셰프가 하고 싶은 요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고객과 셰프 모두 만족하는 요리를 찾으려 애쓴다”고 말했다.정식당을 운영하는 임정식 셰프는 아시아 음식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임 셰프는 “아시아는 다른 대륙에 비해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가 살아 숨쉰다. 아시아는 이제 세계의 중심에 서 있고, 아시아의 미식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롤라’의 오너 셰프 조한 시는 “저를 포함해 여성 셰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셰프가 자주 보이면 이들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지 않게 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미식계에서도 유리 천장을 깨는 여성이 많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셰프 10명이 요리를 선보였다. 커크 웨스타웨이는 ‘캐비어 팬케이크’를, 엘지 한은 날생선을 야채와 먹는 샐러드인 유생 타르트를 선보였다. 임정식 셰프는 고로쇠물과 함께 울릉도 나무와 돌,이끼 모양으로 만든 디저트 ‘울릉도 메이플’을 내놨다. 제효 안다즈서울강남 셰프는 ‘새우 만두’를, 김재호 안다즈서울강남 셰프는 ‘꿩만두’를 각각 선보였다. 김 셰프는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경연 대회 2024-2025’ 아시아 결선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제효 셰프는 멘토로 함께 참가했다. 세계 결선 대회는 올해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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