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한 시장경제는 현재 우리의 사회적 환경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모습입니다. 시장은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경제민주화’ 구호로 훼손하기엔 너무도 소중한 우리 사회의 지식입니다.” 소설가 복거일 씨(사진)가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S-타워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경제민주화 제대로 알기 연속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최근의 경제민주화 논의를 비판했다. 그는 “보다 나은 제품과 기업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형태는 환경에 맞게 진화한다”며 “현재의 기업지배구조는 우리 사회의 도덕, 법, 문화 풍토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구조이며 이보다 더 나은 것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복 씨는 “경제민주화가 매력적인 구호이다 보니 (시장경제) 체제에 적대적인 사람들이 각종 시장 간섭정책을 경제민주화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의 핵심은 결국 재벌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재벌을 향한 거친 공격을 경제민주화로 포장하는 것은 유권자를 현혹시키려는 시도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해롭다”고 덧붙였다. 복 씨와 함께 발제를 맡은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역사를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의 이념적 고향인 독일에서조차 더이상 이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각종 언어적,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식품업체인 크래프트는 빈곤층에 식량을 배급하는 비정부기구(NGO)인 ‘피딩 아메리카’와 함께 최근 미국 전역에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자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맥도널드는 어린이 비만 예방을 위해 지역 커뮤니티에 야외 운동공간을 지어주고 있고, 타임워너는 빈곤 문제 해결에 쏟던 비용을 젊은 예술가 지원에 몰아주기로 했다. 세 회사의 공통점은 자사(自社)의 사업과 밀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추구하는 사회공헌 트렌드이기도 하다.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월마트 등 140개 글로벌 기업을 회원사로 둔 ‘기업사회공헌촉진위원회(CECP)’의 마거릿 코디 위원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많은 기업이 ‘무조건 퍼주던’ 식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가장 자신 있는 전문영역에 투자하는 것으로 사회공헌 방식을 바꾸고 있어요. 이제 한국 기업도 전략적으로 기부의 대상과 방식을 정해야 합니다.” 1999년 배우 폴 뉴먼이 설립한 CECP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13년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확산 및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더 나은 기부 방안을 논의한다. 포럼의 초청을 받은 기업만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올해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전자 미국 사업부가 유일하게 회원사로 활동 중이다. 코디 위원장은 한국생산성본부가 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연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회적 변화’ 세미나의 기조연설차 방한했다. “한국 대기업이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데도)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전략 없이 퍼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도 사회공헌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 단체에 일괄적으로 나눠주기보다 기업의 사업과 연관된 단체에 같은 금액을 ‘올인(다걸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최근 국내 327개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국내 민간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매년 매출액의 0.07%에 해당하는 63억8000만 원을 사회공헌비용으로 쓰고 있다. 지난해 CECP 보고서에 따르면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비용 비율은 이보다 조금 많은 0.09%다. 문제는 국내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 국내 응답 기업 중 ‘자사의 비즈니스와 연계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는 곳은 41%에 그쳤다. 코디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공헌도와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기업의 기부를 냉소적으로 보는 사회에서는 기업 사회공헌도도 낮아집니다. 결국 기업의 사회공헌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사회의 몫입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일과 가정은 끝내 양립할 수 없는 평행선 위에 있는 걸까.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대·중소기업 308개사를 조사해 8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2.4%가 최근 강화되는 추세인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에 경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이 부담스럽다는 답이 가장 많았고(73.1%·이하 중복 응답), 3개월짜리 ‘가족 돌봄 휴직’(69.8%),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58.1%), ‘산전산후 휴가’(53.9%) 등도 부담스러워 했다. 대기업은 70.5%가, 중소기업은 74.2%가 “부담 된다”고 답해 부담감을 느끼는 데에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 없었다. 대한상의는 “직원이 쉬는 동안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인력을 구해도 숙련도가 낮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물긴 하지만 경영자의 의지와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혁신한 결과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회사들도 있다. 1999년 창립한 중견 홍보업체 ‘PR게이트’는 사장부터 막내까지, 직원 30명 전원이 여성이다. 이 회사는 임신부에겐 매달 월차 외에 ‘임신 휴가’를 하루씩 더 준다. 매달 적어도 이틀은 병원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아이를 유치원, 학교에 보내느라 출근이 힘든 직원들을 위해 월차는 원하는 대로 쪼개 쓸 수 있게 했다. 하루를 쉬는 대신 한 달에 5일을 평소보다 두 시간 늦게 출근하는 식이다.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안식월은 임신을 준비하는 여직원들에게 좋은 기회다. 올해 결혼을 앞둔 조국희 차장(31)은 “내년 임신계획에 맞춰 안식월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강윤정 PR게이트 대표(40)는 “팀장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튼튼한 백업 시스템을 마련해 둔 것이 비결”이라며 “모든 업무는 3명씩 팀을 짜 맡도록 했고 10년차 이상 경력자들로만 구성된 ‘백업팀’을 따로 운영해 팀장이 자리를 비운 팀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 역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보니 일하면서 가정생활에도 충실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이 같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설립 당시 입사했던 여직원 6명 모두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13년째 근속 중이다. 롯데그룹도 9월부터 출산한 모든 여직원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없이 1년간 쉴 수 있는 ‘의무 육아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매년 전체 직원 7만 명 가운데 600명이 출산휴가를 떠난다. 이전까지는 3개월 출산휴가에 이어 1년 육아휴직을 쓰는 비율이 68%에 그쳤지만 이제 전원이 육아휴직을 떠난다. 이 역시 오너의 의지와 시스템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수한 여성 인재가 출산과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지론을 바탕으로 육아휴직을 의무화한 것이다. 휴직에 들어가는 여성 직원을 대신할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떠난 사람의 일은 남은 팀원들이 나눠 처리한다. 인사팀 관계자는 “전 직원에게 ‘육아휴직은 언젠간 나에게도 보장되는 혜택’이라는 점을 꾸준히 홍보해 ‘업무 품앗이’가 가능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국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면 세계 어디서든 최고의 ‘스펙’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에티오피아 출신 슈멜리스 타예 씨·24) “무서울 정도로 업무에 집중하는 한국 기업 특유의 문화를 배워서 돌아갈 거예요. 한국 기업 출신이라면 고향의 어느 회사라도 반겨줄 겁니다.”(말레이시아 국비장학생 히다야 씨·23·여) 국적도, 출신 학교도 다르지만 그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는 비슷했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채용 박람회’장을 가득 메운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기업에서 쌓은 경력은 어떤 나라에서든 대접받는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KOTRA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립국제교류원이 5, 6일 이틀에 걸쳐 열고 있는 박람회에는 한국 대학과 대학원으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 3000여 명이 몰렸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이력서 사진 촬영 부스는 오전 일찍부터 지원자들로 북적거렸다. 지원자가 이력서를 들고 관심 있는 회사 부스를 찾아가면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와 일대일 면접을 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SPC그룹, 아모레퍼시픽, 제일모직, CJ 등 업종별 주요 기업을 비롯해 국내 유망 중견·중소기업 89곳이 부스를 차렸다. 외국인 인재를 잡으려는 열기가 치열해 선착순 경쟁에서 밀린 10개 업체는 부스를 차리지 못하고 서류 접수만 받았다. 나윤수 KOTRA 글로벌인재사업단장은 “외국인 직원을 뽑아 본사에서 2, 3년간 교육시킨 뒤 해외 현지 법인으로 보내려는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해외 현지에서 직원을 선발하면 언어를 비롯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가 되자 주요 기업의 부스마다 면접을 보려는 외국인 지원자 수십 명이 줄을 섰다. 식품업체 오뚜기 부스에서 면접을 마치고 나온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 소로키나 안나 씨(24·여·영남대 대학원 졸업)는 “모스크바에 한국 백화점과 호텔이 들어서면서 러시아에서도 한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한국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모스크바로 돌아가 양국 간 무역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 장학생으로 한국에 온 린지에 씨(25·여·이화여대 대학원 언론홍보영상학과)는 “한국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일까지 하고 왔다고 하면 중국 내에서도 대우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답변도 적지 않았다. 몽골 출신 오윤 에르덴 씨(21·여·인천대 경영학과)는 “한국 회사의 월급은 몽골의 2배 이상”이라며 “보험이나 각종 복지 혜택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히다야 씨도 “한국 컴퓨터 회사에서 한 달간 인턴으로 일했는데 말레이시아의 정규직 월급보다 많아 놀랐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온라인 모의고사를 풀고 나면 자동으로 오답노트를 정리해주는 기능’ ‘인터넷 강의에 접속하는 동시에 수강생의 컴퓨터를 원격 제어해 게임 접속 등을 차단하는 기능’ ‘강의 도중 즉석 퀴즈를 내 정답률에 따라 학업 성취도를 결정하는 기능’…. 미래 학원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최근 특허청에 출원된 ‘스마트’한 인터넷 강의 관련 신기술들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8일)을 35일 앞두고 인터넷 강의 관련 기술들이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다. 최근 수능 시험이 EBS 인터넷 강의와 교재에서 70% 이상 연계 출제되는 데다 언제 어디서든 강의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오프라인 학원이나 과외보다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찾는 학부모 및 학생이 늘면서 대학이나 대형 학원, 학원 강사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특허 기술을 출원하고 있다. 4일 특허청에 따르면 인터넷 강의 관련 특허 출원은 2004년 인터넷 강의 문화가 시작된 이후 2008년까지 꾸준히 늘어 2008년 한 해 동안 121건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관련 특허 기술 출원도 2009년 99건으로 줄어들더니 2010년에는 78건까지 떨어졌다. 인터넷 강의 관련 특허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대입 수험생들 사이에서 EBS 인터넷 강의 열풍이 불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다. 지난해에는 94건이 출원된 데 이어 올해 말까지는 104건이 출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출원된 기술들은 사전 녹화된 강의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는 것이 특징이다. 모의고사 등 문제지를 풀면 틀린 문제만 따로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오답노트 기능이 있는가 하면 온라인 강의 도중 수시로 수강생에게 관련 문제를 출제한 뒤 정답률을 즉시 서버로 전송해 이에 따라 자동으로 학습 진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인터넷 강의에 접속하는 동시에 수강생의 컴퓨터를 자동으로 원격 제어해 동영상 강의 시청 외에는 그 어떤 인터넷 홈페이지나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기능도 학부모들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대학과 기업들도 발 빠르게 관련 특허 출원에 나서고 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온라인 수강생의 출석 현황, 과제물 및 시험 성적 평가, 수업 참여도 평가를 분석해 가중치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경희대도 오프라인 논술학원 못지않게 온라인으로 수강생의 논리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논술 훈련 시스템으로 특허를 냈다. 대형 학원 프랜차이즈인 메가스터디는 학생의 단말기와 강사의 단말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온라인으로 논술문제 첨삭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60%에 이르면서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강의 관련 특허가 전체 특허 출원의 21.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등록된, 수강생이 문제를 모두 풀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학원 서버로 사진을 전송하면 답안과 정답을 자동 비교 채점해 학업 능력을 평가해주는 기술이다. 김동엽 특허청 전자상거래심사과장은 “유비쿼터스 시대에 발맞춰 인터넷 강의 분야 특허 출원과 기술 개발에 대한 경쟁이 더욱 활발해져 궁극적으로는 수요자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편리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근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김에 중앙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대학 동창들을 만났다. 한 명은 8개월 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입사 6개월 만에 사표를 쓰고 금융 공기업 입사시험에 대비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도서관을 둘러보니 연륜(年輪)이 느껴지는 ‘고(高)학번’들이 적지 않았다. 도서관 지하 사물함에는 ‘7급 공무원 되기’, ‘공기업 한 번에 통과하기’ 등의 책이 널려 있었다. 입사 후 1년도 안 돼 회사를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전체의 23.6%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늘구멍보다도 좁다는 요즘 취업문을 통과한 신입사원들이 조기(早期)에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했다.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근무환경이 열악해서라는 응답도 있었지만 2년 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올해 가장 눈에 띈 원인은 ‘공무원·공기업 취업 준비 및 대학원 진학(유학)’이었다. 특히 대기업은 신입사원의 40.6%가 이 같은 이유로 조기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창은 주중에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사관학교’로 통하는 학원에 다니고 주말마다 자신처럼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온 ‘조기 퇴사생’들과 책에 파묻혀 산다고 했다. 그는 “함께 입사한 회사 동기 90명 중 30명 이상이 이미 사표를 냈다”며 “조금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백수’라는 타이틀이 싫어 대학원에 적만 두고 공기업 입사 시험을 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금세 뛰쳐나온 조기 퇴사자들은 “졸업하고 백수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합격시켜주는 회사에 입사했던 게 문제였다”라고 했다. 그러고도 또 백수는 되고 싶지 않아 다시 수십 장의 입사지원서를 쓰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사는 당사자는 물론 기업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 손실을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신입사원 한 명을 교육하는 데 평균 39일 걸리고, 돈도 217만 원이 든다고 한다. 매년 수십억 원을 낭비하는 것도 아깝지만 최종면접에서 이들에 밀려 탈락한 지원자들이 겪어야 할 열패감(劣敗感)은 누가 보상해야 할까. 기업은 어렵게 뽑은 인재들이 왜 만족하지 못하고 퇴사하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하고, 입사 준비생들도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김지현 산업부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초 신입사원 90명을 선발한 국내의 한 대형 식품업체는 최근 새내기 사원들의 잇단 ‘엑소더스’ 때문에 충격에 빠졌다. 최종 합격자 발표 직후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 5명이 불참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3, 4명씩 사표를 썼다. 지금까지 30명 이상이 회사를 그만뒀다. 이모 씨(27·여)는 3월 동료와 함께 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백수’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원치 않는 회사에 입사한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퇴사한 동기들 중 일부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다른 회사로 적을 옮겼지만 나처럼 공무원 시험을 보려는 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직장을 구한 신입사원들의 조기(早期) 퇴직률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 ‘바늘구멍’을 뚫고 직장인이 된 신입사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92개 기업을 조사해 3일 발표한 ‘신입·경력사원 채용 실태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1년 이내 퇴사율은 23.6%였다. 2010년 조사(15.7%) 때보다 7.9%포인트 높아졌다. 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입사를 포기하는 입사 포기율도 7.6%나 됐다. 전체 신입사원 채용시험 합격자를 100명이라 한다면 1년 뒤에도 해당 업체에 다니는 사원은 70.6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신입사원들의 퇴사 러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심각했다. 대기업의 최종합격자 입사 포기율은 6.2%, 1년 내 조기 퇴직률은 8.6%였다. 100명을 선발했다고 가정했을 때 1년이 지나고도 남는 인원은 86명으로 14명의 인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입사 포기율이 25.1%이고 1년 내 조기퇴직 비율도 30.6%에 달해 평균적으로 100명의 합격자 중 1년 뒤 남아 있는 인원은 52명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이탈 현상이 대기업의 3.4배에 이르는 셈이다. 신입사원들이 조기 퇴직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업들은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43.1%)를 꼽았다. 이어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23.4%)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14.2%)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는 ‘공무원 및 공기업 취업 준비’(12.4%) 또는 ‘진학 및 유학’(6.4%)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다는 응답의 비율이 2010년(9.6%)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김동욱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달리 올해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아진 국내 경기 상황을 반영하듯 공무원 시험 및 유학 준비 비율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직의 원인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달랐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경우 공무원 준비 및 대학원 진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다는 비율이 40.6%였다.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가 원인이라는 응답은 43.8%였고 ‘급여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이라는 답은 15.7%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은 ‘급여 및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이 29.2%였고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이 17.5%로 나타나 절반 가까운 인원이 회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조기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호원 특허청장(사진)이 “최근 다국적 기업들 간에 벌어진 ‘특허전쟁’은 국제 지식재산 시스템이 맞닥뜨린 최대의 위기”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국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0차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총회에 참석해 “삼성-애플, 코오롱-듀폰 소송처럼 최근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는 특허분쟁은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WIPO가 분쟁 해결에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세계 지식재산권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지식재산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지식재산권 관련 대표들은 향후 특허분쟁 및 지식재산 격차 해소 이슈를 WIPO의 주요 의제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이 28일 본사 처장급(1직급) 직위자 26명 중 17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한수원은 “근무 기강을 바로세우고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본사 처장급을 대폭 바꿨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이번 인사에서 부장급을 본사 처장 직위에 발탁하는 등 본사 주요 보직에 젊고 혁신적인 인물을 전진 배치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감사실장 손태경 △홍보실장 김용집 △품질보증실장 이상돈 △지역상생협력처장 심재훈 △인사노무처장 박동원 △자재처장 김기홍 △정보시스템실장 최승경 △발전처장 이강덕 △발전운영실장 이재동 △정비전략실장 손도희 △설비기술처장 송호분 △설비개선실장 신선동 △건설처장 봉기형 △건설기술처장 조태형 △양수처장 서영찬 △신재생사업실장 전병기 △고리본부 본부장 배한경(직무대행) △〃 경영지원처장 황현(직무대행) △〃 제1발전소장 전휘수 △〃 신고리제2발전소장 석기영 △〃 신고리제2건설소장 문진영 △월성본부 경영지원처장 강영모 △〃 대외협력실장 김관열 △〃 신월성건설소장 이용희 △울진본부 대외협력실장 김재혁 △〃 제1발전소장 반재하 △〃 제3발전소장 윤청로 △〃 신울진건설소장 양승현 △예천양수발전소장 박경수 △한수원중앙연구원 연구지원실장 설동욱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 전용 온누리상품권을 부정 유통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히 제재하기로 했다. 중기청은 27일 “추석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현금깡’ 등 부정 유통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철저히 점검해 적발된 상점에 대해서는 가맹을 취소하고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청이 최근 적발한 사례에 따르면 한 상품권 전문 할인업자는 서울시내 전통시장 두 곳에 점포를 낸 뒤 상품은 거래하지 않고 상품권만 환전하다 은행 직원의 신고로 걸렸다. 부인이 시장 앞에서 상품권거래소를 운영하면서 할인 구매한 상품권을 재래시장 가게를 운영하는 남편을 통해 환전한 사례도 적발됐다. 중기청은 다음 달 중 기존 가맹점 업주 중 시장 상인이 아닌 부적격자가 있는지 전면 조사하는 한편 연말까지 상품권 환전경로 단속을 강화해 상품권 할인업체와 손잡고 환전을 대행한 가맹점을 가려낼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2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신용수 씨(28)는 취업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친구들과 달리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기로 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였다. 신 씨는 2010년 가을 뜻밖의 사기를 당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수중(水中) 3차원(3D)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던 그는 국내에서는 관련 장비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6개월간 꼬박 방에 틀어박혀 장비를 개발했다. 그런데 그 설계도를 제조업체에 뺏기고 만 것이다. 그는 민사소송을 준비하다 ‘아직 젊으니 차라리 창업을 하자’고 마음먹고 이듬해 3월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생으로 입학했다. 졸업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신 씨는 연 매출 2억 원을 바라보는 수중 3D 장비업체 ‘3D아이픽처스’의 사장이다.○ 매출, 고용 인원, 지식재산권 ‘쑥쑥’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을 준비하는 39세 미만 청년들을 선발해 창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1기생 241명은 학교에서 사업 준비 3개월, 제품 개발 6개월, 졸업 준비 3개월 등 1년간의 과정을 거치면서 평범한 학생, 직장인에서 창업가로 변신했다. 변리사, 벤처캐피털 임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코치진과 교수들은 매달 이들의 창업활동을 평가했다. 사업화 진척도와 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해 총점이 100점 만점에 60점 밑으로 떨어지면 곧바로 퇴교당하는 ‘무시무시한’ 과정이다. 실제로 두 차례 중간평가와 졸업 직전 최종평가에서 29명이 퇴교당하거나 자진 포기했다. 끝까지 살아남은 212명은 3월 각자 사업체 대표가 돼 졸업했다. 평균 나이 33.6세의 야심만만한 청년 창업가들이 배출된 것이다. 학교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졸업 후에도 3개월 단위로 이들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졸업 후 홀로서기 6개월째를 맞는 현재, 이들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이들 212명이 올린 매출액 누계는 졸업을 앞둔 지난해 말 140억 원에서 올해 3월 219억 원으로, 6월에는 29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들이 창출해낸 일자리도 지난해 12월에는 본인을 포함해 550명에 그쳤지만 올해 3월에는 657명으로 늘었고 6월에는 682명이 됐다. 출원한 지식재산권 건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2월 342건에서 올해 3월 704건, 6월에는 758건으로 껑충 뛰었다. 우철웅 중진공 기술창업처 과장은 “일반적으로 창업 기업이 신제품을 만들어 매출을 내기까지 평균 3년이 걸리는데 졸업생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활동 중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졸업생들이 말하는 모교 1기 졸업생들은 학교의 커리큘럼을 ‘창업 과정의 교과서’라고 부른다. 강지훈 씨(40)는 “의욕만 앞세워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울산대 재료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2005년 한 차례 창업을 했다가 2년 만에 접은 아픈 경험이 있다. 그는 “어떤 사업 아이템을 선택할지, 연구개발 자금은 어떻게 확보할지 등 짜임새 있는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니 과거 왜 실패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돌이켰다. 강 씨가 창업한 고기능성 척추치료기기 제조업체 강앤박메디컬은 창업 1년 만에 1억5000만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직원도 4명 채용했다. 특수카메라를 이용해 360도 시청이 가능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김윤정 카몬 대표(36·여)도 학교에서 ‘창업의 ABC’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영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회사에만 다니다 보니 직접 창업하는 과정이 이처럼 복잡한지 몰랐다”며 “제품 개발부터 회계, 재무까지 사회에서 돈 주고 배울 수 없는 노하우를 압축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카몬은 현재 국내 주요 방송사 및 음원유통사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신용수 사장은 1기 졸업생들의 끈끈한 동료애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문회를 만들어 졸업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학교를 찾아갑니다. 대학생, 박사, 직장인 등 출신은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꾸기에 서로 돕고 좋은 정보를 나누는 ‘파트너’들이지요.”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런던 올림픽 5위의 신화를 달성한 박종길 대한체육회선수촌장(66·사진)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포럼에 연사로 나서 런던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끈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선수촌장으로 임명받고 보니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선수들이나 선수촌 지원요원들 모두 해이해진 상태였다”며 “외신도 대한민국은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따기도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말했다. 선수촌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처음 손댄 것은 시설이었다. 식당은 외부 전문업체에 맡겼고 경기장도 런던 현지 경기장과 동일하게 리모델링했다. 복싱 헤드와 글러브 등 사소한 운동도구까지 모두 새 것으로 교체했다. 이어 선수들의 마음가짐 다잡기에 나섰다. 박 선수촌장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 50여 명을 체크해 매일 악수와 포옹을 했다”며 “아침마다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을 10바퀴씩 뛰었고 경기장 20여 곳도 매일 방문했다”고 말했다. 박 선수촌장이 관심을 갖고 챙긴 선수들은 대부분 메달을 땄다. 박 선수촌장은 “선수들이 있는 곳엔 선수촌장도 늘 같이한다는 열정을 보여 준 것이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앞으로 1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14개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재료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7개 출연연구기관은 25일 분야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14가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8가지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거나 객관적인 기준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산업기술연구회는 이 기술로 기대되는 경제효과가 직접적인 것만 따져도 연평균 10조 원, 10년 동안 최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장호남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14개 과제 외에도 지속적으로 세계 1위 기술에 도전하는 연구 과제를 발굴하고 연구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기관은 지난해부터 매년 ‘세계 1등 연구과제’를 지정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27개 과제 중 6개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인정받은 데 이어 올해는 16개 가운데 14개가 목표치를 달성했다. 연구기관들은 이번 14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146건의 국제 특허를 출원했으며,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도 278편 작성했다. 이미 벌어들인 기술이전 수입도 606억 원 이상이며, 향후 기대되는 사회적 파급효과는 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14가지 신기술은 모두 3∼5년 이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세계 1위 수준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과학자들의 패기와 열정,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들은 수년 동안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묵묵히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세계 1등 기술 개발뒤엔 이들의 열정이…‘정답은 반드시 있다.’ 2년여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이 주문처럼 외워 온 말이다. ETRI 차세대통신연구부문 광인터넷연구부 광가입자연구팀 연구원 16명은 2010년 3월부터 기존 제품보다 100배 빠른 광인터넷 연구에 착수해 최근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2년 내내 밥 먹듯 야근하고 주말까지 반납하는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연구과제의 정답은 반드시 존재하며, 그걸 우리가 먼저 찾느냐 미국 애플의 연구진이 먼저 찾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했더니 기대보다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아줌마 연구원의 패기 ETRI의 광인터넷 기술은 전용 광 파장을 이용해 현재보다 100배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한다. 5GB(기가바이트)급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현재 기술로는 6분 40초 이상 걸리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4초로도 충분하다. 다만 새로운 국제표준을 제시하는 연구결과이다 보니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국제전기통신연합 산하 표준전문가 그룹을 설득해야 했다. 이상수 ETRI 책임연구원은 “광인터넷 분야는 장비 간 연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표준전문가 그룹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기술 자체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텃세가 강하기로 유명한 표준전문가 그룹을 설득한 주인공은 패기로 무장한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 연구원’이었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표준화 전문그룹 회의에 참석한 이지현 선임연구원(34·여)은 ‘기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전문가들의 냉랭한 반응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대부분 경력 30년 이상의 원로인 이들은 자리에 앉아 문서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해왔다. ‘그러니 이해하기 힘들겠지’라고 생각한 이 선임연구원은 양해를 구한 뒤 화이트보드에 기술 개발의 과정과 의미를 써 내려갔다. 이런 적극적인 프레젠테이션은 표준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처음 있는 ‘파격’이었고 이 일을 계기로 ETRI는 국제표준화 그룹에서 인정받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젊은 박사의 발상의 전환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40)이 개발한 ‘에코 마그네슘’과 ‘에코 알루미늄’은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합금의 강도를 끌어올린 덕에 관련 업계에선 ‘21세기형 연금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미국의 보잉을 비롯해 글로벌 항공기 및 자동차 업체 8곳이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성균관대 박사과정 시절이던 2002년부터 합금 개발을 연구해 왔다. 그는 “본래 합금이란 금속끼리 결합시키는 과정이지만 어느 날 발상을 전환해 금속인 마그네슘에 비금속인 산화칼슘을 결합시켜 봤다”며 “비금속 소재가 나올 줄 알고 실험을 거듭했는데 예상치 못한 장점을 가진 새로운 합금이 나와 나도 놀랐다”고 했다. 세계 알루미늄 소재 시장은 약 200조 원 규모로, 에코 알루미늄 기술이 상용화되면 관련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로열티만 연간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무모한? 용감한! 도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경제적인 콘크리트 교량 기술을 개발했다. 김병석 건기연 SOC 성능연구소 소장은 “세계 콘크리트 시장에서 한국은 중상위권에 그쳤다”며 “공사비는 20% 줄이고 교량 수명은 200년까지 확보해야 프랑스, 미국 등 경쟁국을 제치고 해외 입찰을 따낼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 연구과제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건기연 연구진의 이 같은 목표는 처음에 다소 무모해 보였다. 예산을 따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할 수 있다’는 투지를 앞세워 연구원 내부부터 관련 정부부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회 등을 찾아다니며 심사를 받았다. 그리고 2년을 꼬박 연구한 끝에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 했던 기술을 개발했다. 건기연은 향후 기술 이전을 희망하는 국내 건설업체와 함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교량을 지을 계획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마힌드라)이 정치권의 쌍용차 청문회 등과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우려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자동차 농기구부문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24일 환노위원장인 민주당 신계륜 의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둘러싼 최근 한국 정치권의 청문회와 국정조사 요구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노위는 20일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쌍용차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을 벌였으며 야당 의원들은 쌍용차 사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고엔카 사장은 “2010년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법적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했는데도 한국 정치권은 2009년 8월의 구조조정 자체가 불법이고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인수계약의 근간을 흔들고 적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정치권의 목소리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 및 직원들의 고용 안정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엔카 사장은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앞으로 3, 4년 안에 제품과 설비, 마케팅 분야에 8000억∼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무급 휴직자들도 단계적으로 복직시킬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무급휴직자 및 해고자를 복직시키라는 (정치권의) 요구는 회사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투자계획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고자 복직을 추진하면) 회사가 다시 2009년 상황으로 되돌아가 현재 재직 중인 4500명 직원의 고용 유지와 그들 가족의 생계까지도 위태롭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고엔카 사장은 “청문회와 국정조사의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고위경영진의 노력을 분산시켜 단기 경영 성과와 회사 이미지 및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마힌드라와 쌍용차 경영진이 회사 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 내 반일(反日) 감정으로 한국 기업들이 6조 원 이상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는 21일 “최근 중국 전역으로 확산 중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경제 애국주의’가 결과적으로 한국 제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기업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반사이익은 56억 달러(약 6조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 KOTRA는 한국 중국 일본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무역구조의 변화를 분석한 지난해 3월 일본무역진흥회(JETRO)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다. JETRO는 한중 FTA가 한중일 3국 간 FTA보다 1년 앞서 체결될 경우 한국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은 173억 달러(약 9조3400억 원) 증가할 것이고 이 중 30%(약 53억 달러)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 일본산 제품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환 KOTRA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장은 “중국인의 반일 시위 등 최근 외교적 긴장은 한중 FTA 체결보다 3국 간 무역 및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소 56억 달러어치의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을 대체해 중국에서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시도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한 달 가까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시위에도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 군중의 습격으로 중국 내 일본계 기업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의 도요타자동차 대리점은 방화로 전소됐고, 인근 파나소닉 전자부품 공장도 방화 피해를 입었다. 혼다자동차와 마쓰다자동차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칭다오의 일본계 슈퍼마켓 체인점인 ‘자스코 이오지마점’은 임시 휴업을 했는데도 시위대가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제품을 약탈해갔다. 피해액만 2억 위안(약 358억 원)에 이르고 복구에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병구 KOTRA 후쿠오카무역관 과장은 “반일 시위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일본 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지금은 기업 이익보다는 주재원 안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KOTRA는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보더라도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중일 3국이 무역과 직접투자를 통해 쌓아올린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3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5월부터 추진 중인 한중일 FTA 협상도 중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KOTRA는 “중국과 일본은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인 만큼 양국 간 마찰은 한국경제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를 주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포스코, 탄소정보공개 우수기업 선정포스코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위원회’가 선정하는 탄소정보공개 우수기업군에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20일 밝혔다. 포스코는 세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탄소정보공개 상위 10% 우수기업군에 들면서 탄소정보공개리더십지수(CDLI)에 편입됐다. 세계 철강기업 중 CDLI에 편입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책을 포함한 환경 경영활동을 투자기관과 신용평가기관에 공개하고 있다. ■ 쌍용건설, 이라크 2억달러 공사 수주쌍용건설은 이라크와 적도기니에서 총 2억4000만 달러(약 27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 정수장 및 상수도 공사를 2억 달러에 단독 수주했으며, 적도기니에서는 국영기업인 아바약사(社)로부터 ‘몽고모 레지던스’ 건축공사를 4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 에쎄 3종 ‘2열 6각 패키지’ 리뉴얼KT&G는 에쎄(ESSE) 프리미엄급 3개 제품(사진)을 ‘2열 6각 패키지’를 적용해 새롭게 리뉴얼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리뉴얼되는 에쎄 프리미엄 제품은 국내 초슬림 시장에서 고가 제품인 ‘에쎄 골든리프’(4000원), ‘에쎄 스페셜골드 1mg 및 3mg’(이상 3000원) 등 3종이다. ■ 무협, 오늘 ‘한중 의료건강 상담회’한국무역협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한중 의료·건강 및 미용용품 상담회’를 연다. 이번 상담회에는 중국 수출을 희망하는 국내 의료·건강 및 미용용품 중소기업들이 참석해 중국의료기계유한공사 등 관계자들이 일대일로 사업 상담을 한다.}

“회사에서 추석선물로 받은 온누리상품권(1만 원권) 50장을 47만 원에 팝니다.” 온라인 물품거래 사이트인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는 이달 들어 온누리상품권을 사고판다는 글이 300여 건 올라왔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2009년 7월 만든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1100개 시장, 16만 가맹점포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이 대거 풀리자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온라인 상품권거래소 등을 통해 이를 액면가의 90∼95%에 매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른 상품권과 교환하기도 하지만 현금을 주고받는 사례가 훨씬 많다. 특히 정부가 정책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의 유통물량을 늘리자 온누리상품권만 전문으로 사들여 이를 은행에서 액면가대로 현금화할 수 있는 가맹 점포주 시장 상인에게 다시 팔거나 아예 상인과 손잡고 전문적으로 ‘현금깡’을 하는 전문업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온누리상품권 50만 원어치를 받은 직원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47만 원에 팔고, 매입자는 가맹 점포주에 48만 원에 팔고, 상인은 이를 은행에서 50만 원에 교환하는 식이다. 시장경영진흥원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유통과정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온라인 대형 상품권업체 10여 곳에 ‘현금 거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온누리상품권을 사고판다는 글은 주요 대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대기업들이 사들인 온누리상품권은 총 1800억 원어치로 지난해 전체(712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삼성그룹이 1400억 원어치를 사들여 계열사 및 협력사 직원에게 1인당 50만 원씩 지급했고 LG그룹이 120억 원, 현대자동차그룹이 200억 원어치를 나눠줬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전통시장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유가증권처럼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한 온누리상품권 매입업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온누리상품권 50만 원어치를 등기로 보내면 46만5000원까지 줄 수 있다”며 “이왕이면 회사 동료들이 갖고 있는 상품권까지 모아올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온누리상품권 현금거래가 늘어나자 일부 기업은 온누리상품권 봉투에 ‘꼭 시장에서 쓰자’는 메시지 카드를 넣기도 하고 공장에 현수막을 달아 홍보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社內) 온라인 게시판에 계도성 공지도 여러 차례 올렸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리는 온라인상품권이 빠르게 늘다 보니 현금거래를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 시장경영진흥원은 올 설 연휴 때 상품권의 유통 흐름을 점검해 할인 매입한 상인 5명을 적발하고 가맹을 취소했다. 시장경영진흥원 측은 “인쇄비 수수료 등 올해 온누리상품권에 들어간 예산만 100억 원”이라며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온누리상품권 구매자와 상품권 거래업자, 상인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처럼 실제 수요에 관계없이 상품권 발행만 늘리는 것이 오히려 전통시장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억지로 상품권을 나눠주니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대로 계속 발행을 늘린다면 상품권 할인율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전통시장의 이미지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동산 경기 침체로 무산됐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초고층 랜드마크빌딩 건립을 정부가 다시 추진한다. 앞으로 학교 주변에 유흥시설이 없는 호텔이 들어설 수 있게 되며 수도권 내 자연보전권역에 4년제 대학이 이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19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투자활성화 및 기업애로 해소 대책’을 내놨다.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지역민원해소 등 106개의 항목에 걸친 이번 대책은 수년간 관계부처 간 의견차 등으로 추진이 지연됐던 방안들에 종지부를 찍은 것들이다. 올해 들어 박 장관이 강조해온 ‘스몰 볼 정책’의 종합판인 셈이다. 건립을 재추진하기로 한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은 당초 총사업비 3조7000억 원을 투입해 133층 규모로 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시행사인 ㈜서울라이트타워 측이 토지대금 3600억 원 중 1122억 원을 체납해 서울시가 올 6월 계약을 해지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사업계획을 다시 짜 내년 초 사업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가 학교 반경 500m 이내 호텔 건립을 금지하던 규제를 완화해 유흥시설이 없는 호텔 건립을 허용함에 따라 경복궁 주변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 터에 한진그룹이 추진해온 고급 한옥호텔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는 경기도 자연보전권역으로 전문대의 이전만 허용됐지만 앞으로 4년제 대학도 이전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 돌아오는 ‘유턴기업’과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는 내년에 올해보다 36.1% 늘린 총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 ‘유턴기업 지원센터’를, 해외에 ‘유턴기업 지원데스크’를 세워 유턴기업이 복귀하는 데 필요한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한다. 또 올 하반기에 대규모(33만 m² 이상) 외국인 투자단지를 새로 지정하고 내년에는 2, 3곳을 더 늘릴 계획이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지난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커피 소비량은 약 300t이었다. 15세 이상의 인구 한 명당 하루에 한 잔 반씩을 마신 셈이다. 식지 않는 커피 열풍 속에 전국 커피전문점 수는 2007년 2305개에서 지난해 1만2381개로 늘었고 원두커피 시장도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원두커피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캡슐커피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동서식품과 보쉬가 합작해 출시한 ‘타시모’는 커피 기계와 전용 캡슐 ‘티 디스크’로 구성돼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마키아토 등 커피는 물론 코코아와 디카페인 커피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티 디스크는 질소 충전된 원형 디스크 모양의 캡슐로, 표면에 인쇄돼있는 바코드에 음료 종류별로 최적화된 물의 양, 추출 시간 및 온도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기존의 캡슐커피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타시모 시스템은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음료의 최적의 맛과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타시모 캡슐은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라테 마키아토 캐러멜, 디카페인 커피, 핫초코 등 6종류로 나온다. 동서식품의 원두커피 ‘맥심 그랑누아’를 비롯해 프랑스 ‘카르테 누아’, 독일 ‘카페 하그’, 스위스 ‘슈샤드’ 등 다양한 국가의 커피 브랜드를 즐길 수 있다. 타시모 머신은 우아한 디자인이 특징인 ‘T42’(23만9000원)와 간결하고 개성 있는 타입의 ‘T20’(18만9000원)의 두 가지 모델이 있다. 전국 할인점과 주요 백화점, 또는 온라인 쇼핑몰과 타시모 홈페이지(www.tassimo.co.kr)에서 살 수 있다. 올 추석, 커피를 좋아하는 소중한 이에게 캡슐 커피머신을 통해 특별한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동서식품은 추석을 앞두고 30일까지 타시모 머신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타시모 추석 선물세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타시모 머신을 산 고객은 기계 바닥에 적혀있는 일련번호를 홈페이지(www.tassimo.co.kr)의 이벤트 페이지에 입력하면 맥심 그랑누아 에스프레소(2팩), 카르테누아 카푸치노(2팩), 맥심 그랑누아 아메리카노(1팩), 카르테누아 라테 마키아토(1팩), 슈샤드 핫초코(1팩), 카페 하그(1팩) 등 약 7만5000원 상당의 타시모 캡슐 8팩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이미 타시모 머신 제품을 산 소비자라면 타시모 카페(cafe.naver.com/tassimokorea)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본인이 갖고 있는 타시모 기계에 기재된 일련번호를 카페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맥심 그랑누아 아메리카노 1팩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타시모 카페에서는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28일까지 ‘타시모 카페 속 숨은 글자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1등 당첨자 1명은 타시모 머신 T4를, 2등 당첨자 5명은 맥심 그랑누아 에스프레소 1팩, 3등 당첨자 10명은 온라인 문화상품권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하치수 동서식품 타시모 마케팅팀장은 “풍요로운 추석 명절 기간에 고객들이 가족, 지인과 따뜻한 시간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는 티 디스크 및 머신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상당수의 기업이 추석 대목 소비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직원들에게 상여금과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고 추석 전에 소득세 원천징수 감액분 환급을 추진키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상여금 규모는 ‘월급의 100% 이상’이라는 응답이 84.3%로 ‘100% 미만’(15.7%)보다 훨씬 많았다. 과일이나 건어물, 생활용품 등 선물을 제공하겠다는 기업은 52.6%였다. 또 백화점상품권이나 온누리상품권 등을 주겠다는 기업도 48.7%에 달했다. 특히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을 나눠주는 기업이 크게 늘면서 현재까지 기업이 산 온누리상품권 금액은 지난해 712억 원의 2.5배가량인 18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400억 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올해 1400억 원어치를 구입했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지난해 73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LG는 3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각각 구입금액을 늘렸다. 한편 추석 전에 소득세 원천징수 감액분을 환급하겠다는 기업도 전체의 61.9%로, 추석이 지나고 돌려줄 것이라는 기업(38.1%)보다 많았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