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석

장관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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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소식을 세밀히 파악해 전하겠습니다. 2009년 입사 후 사회부 법조팀, 정치부 정당팀에서 근무했습니다.

jks@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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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관계3%
러시아3%
  • [단독]싸움 말린 사람을 기소… 황당한 檢

    지난해 7월 23일 밤 이모 씨(56)는 채모 씨(50) 등 직장동료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들이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자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 신경이 거슬린 김모 씨(28)가 다가와 “시끄럽다. 조용히 하라”고 시비를 걸었다.나이가 한참 어린 김 씨의 말에 화가 난 채 씨는 김 씨의 멱살을 잡고 일어섰다. 채 씨는 김 씨를 밀고 당기다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아 김 씨의 이를 부러뜨렸다. 김 씨도 이에 대응해 채 씨와 싸웠다. 싸움이 커지자 이 씨는 이들을 말리며 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채 씨와 김 씨를 연행했지만 이들은 순찰차 안에서도 주먹다짐을 했다.사건을 송치 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채 씨와 김 씨를 약식기소하기로 하고 싸움을 말린 이 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려 했다. 그러나 수사검사는 피의자들의 인적사항을 착각해 채 씨와 이 씨를 공동상해 혐의로 약식기소하고 김 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억울하게 기소된 이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관용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씨는 “단순히 싸움을 말리기 위해 밖으로 끌고 나갔을 뿐 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채 씨도 “이 씨는 싸움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고, 김 씨 역시 “이 씨가 내 몸을 손으로 잡아 밀쳤지만 말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채 씨에게는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지만 “이 씨가 김 씨를 고의로 폭행했다는 공소사실은 증거가 없다”며 이 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이 씨도 김 씨를 밀고 당겼다고 조서에 기록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기 때문에 이 씨를 기소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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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MB 조카사위가 대표였던 기업 수사

    최근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대표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코스닥 업체 씨모텍의 최대주주인 인수합병(M&A) 전문회사 나무이쿼티의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나무이쿼티가 2009년 11월 T로그인 등 와이브로 단말기 제조업체인 씨모텍을 인수할 때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 전모 씨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최근 씨모텍 임직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씨모텍과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제이콤 임직원 등은 나무이쿼티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김모 씨와 이모 씨를 최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 씨와 이 씨가 씨모텍에서 256억 원, 제이콤에서 282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것. 나무이쿼티는 2009년 7월 기업 M&A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씨의 사위인 전 씨는 한때 이 회사의 대표이사와 씨모텍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씨모텍 인수 및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이쿼티는 지난해 제이콤을 인수했으며, 이후 제이콤을 통해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검찰은 나무이쿼티가 씨모텍과 제이콤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바람에 회사의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는 씨모텍 임직원들의 주장에 따라 사라진 회삿돈의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씨모텍은 최근 회계법인 감사에서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고 퇴출 직전의 상황에 몰렸으며 그 과정에서 씨모텍 대표 김모 씨가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제이콤은 최근 25억 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전 씨는 “김 씨와 이 씨에게 이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씨모텍의 소액주주들은 “전 씨도 씨모텍 인수 과정에서 이득을 챙겼다”며 나무이쿼티 관계자들과 전 씨를 곧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야당 의원은 “전 씨가 씨모텍 인수 이후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 등을 내세워 주가를 띄운 뒤 개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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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그룹 JYJ의 ‘무서운 아줌마 팬’

    ‘팬클럽 회원도 아닌 아줌마가 어디서 감히….’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모 씨(42·여)는 지난달 8일 오전 1시경 그룹 JYJ가 등장하는 인터넷방송을 보다 심술이 치밀어 올랐다. JYJ 팬클럽 회원도 아닌 K 씨가 JYJ를 위한 인터넷방송국을 차려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 인터넷에서는 JYJ 팬들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팬을 자처해온 동방신기 팬들까지 K 씨를 비난하고 있었다.K 씨의 인기에 질투를 느낀 이 씨는 K 씨의 신상정보를 털기 시작했고 K 씨가 서울 모 대학의 시간강사로 일하며 과거 조기유학 관련 책을 쓴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K 씨가 모 회사 이사직을 맡아 유명 포털사이트 인물정보란에 등록돼 있는 걸 찾아낸 것. 이 씨는 “인터넷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름 생년월일 소속회사와 당신이 쓴 책 표지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하고 신상정보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K 씨의 신상정보는 실시간으로 번져 나갔고 순식간에 욕설이 담긴 비난 댓글까지 퍼지면서 K 씨는 개국 나흘 만에 인터넷방송국 문을 닫았다.K 씨는 지난달 이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신유철)는 이 씨를 협박 혐의로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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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주정업체 “국세청 퇴직간부에 관행적으로 돈 줬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수천만 원씩을 지급한 주정(酒精)업체들이 한 전 청장 외에 다른 국세청 퇴직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명목으로 돈을 준 것으로 4일 알려졌다.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최윤수)는 최근 한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주정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주정업체 한 곳당 2, 3명씩의 전직 국세청 간부와 자문계약을 한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규모인 이들 업체에서 돈을 받은 전직 국세청 간부 중에 국세청 최고위직을 지낸 사람은 없었고 한 전 청장과 자문계약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검찰은 주정업체들이 한 전 청장에게 건넨 돈에 대해선 뇌물죄를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정업체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던 국세청 과장 A 씨가 업체 측에 먼저 자문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 자문료는 A 씨가 한 전 청장에게 뇌물을 주도록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병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A 씨를 병원으로 찾아가 조사를 마친 상태다.또 수사팀은 S그룹 계열사 두 곳이 한 전 청장에게 건넨 자문료도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 자문료를 건넨 S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은 자문계약을 체결할 즈음인 2009년 세무조사를 받았다. 또 한 전 청장의 측근인 장모 씨는 S그룹 계열사에 자문계약을 요구한 직후인 2010년 S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참여했다는 것.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S그룹 계열사의 자문료 지급이 장 씨의 압력을 받았기 때문인지, S그룹에 돈을 요구한 또 다른 국세청 고위간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 20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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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故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 과로사 인정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홍도)는 2009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으로 재직 중 과로로 숨진 김영정 서울대 교수(철학과)의 부인 김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지급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김 씨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교수가 강의와 연구는 물론이고 입학관리본부장 업무까지 겹쳐 과로한 데다 당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不)정책과 대입 전형안을 놓고 서울대와 교육당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숨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교수 사망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을 100% 가까이 확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학교 측 입장을 조율하고 언론 인터뷰를 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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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규 “경찰 편하게 하는게 개혁인가”

    전국의 고검장 및 검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소위원회가 내놓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및 판검사 비리 수사 전담 특별수사청 신설,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전국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45명은 2일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사개특위 6인소위가 내놓은 사법개혁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국회에 분명히 전달해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의견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경찰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개혁이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경찰을 편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개혁이냐”라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검사장들도 “중수부 폐지와 특수청 신설, 경찰 수사권 독립은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법제도의 틀을 바꾸는 문제는 국민의 입장에서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사법개혁은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패 수사에 더 매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수부 폐지는 전문화 조직화된 범죄에 대응하는 특별수사조직을 만드는 선진국 제도에 역행한다” “특수청은 통일된 국가소추권 행사라는 형사소송법에 위배된다”는 등의 발언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개혁안 발표 직후 검찰이 긴급고검장회의를 소집해 격앙된 성토와 비판을 쏟아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또 워크숍이 끝난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개특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1일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은 더 고칠 것이 없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하게 밝힌 만큼 국회와 대립하는 듯한 모양새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소설가 김훈 씨 등 검찰정책자문위원 9명도 참석해 “열심히 홍보하고 이미지를 가꾸기보다 국민에게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용인=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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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교과서 독도 왜곡 파문]日 교과서 찬물… 지진 ARS기부 크게 줄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30일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동일본 대지진 피해 구호를 위한 국내 ARS 전화 기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통에 2000원인 ARS 전화 기부 후원액은 지난달 29일 1067건이었으나 일본 정부의 검정 발표가 알려진 30일 256건으로 크게 줄었다. ARS 전화 기부는 기부를 하려면 개개인이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소액 기부를 측정하는 척도로 이용된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일본 교과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 정서를 자극해 ARS 기부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 개개인의 기부 감소가 계속되면 결국 기업이나 법인의 기부도 자연스레 줄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사정은 대한적십자사도 마찬가지다. 대한적십자사의 ARS 후원액은 지난달 29일 198만8000원이었으나 30일에는 소폭 감소해 173만6000원을 기록했다. 대한적십자사는 ARS 기부 부문에서 지난달 26일 1142만 원을 모금한 이래 28일에는 574만2000원을 모아 뚜렷한 하강세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지난달 30일 이뤄졌지만 인터넷 등에서는 이보다 며칠 전부터 이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교과서 문제 이후 ARS 기부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필 이런 시점에 교과서 문제를 일으킨 일본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대한적십자사 등 국내 기부 모금단체에 전화를 걸어 “배은망덕한 일본을 왜 돕느냐”며 항의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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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1조8000억 사기혐의 ‘제이유’ 前대표 구속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30일 불법 다단계 영업으로 1조8000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특가법상 사기) 등으로 제이유네트워크 전 대표 정모 씨(48)를 2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제이유그룹 회장 주수도 씨(수감 중)와 함께 다단계 영업을 하면서 제이유네트워크 회원을 포함해 9만3000여 명의 방문 판매원으로부터 모두 1조840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제이유네트워크의 창립 멤버로 주 씨의 최측근이자 회사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해 오다 제이유 사태가 불거지자 2006년경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중국 현지에서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비자와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돼 최근 귀국한 뒤 검찰에 자수했다.}

    • 20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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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요 일본’ 온정에 찬물 끼얹나

    동일본 대지진 참사로 막대한 피해를 본 일본을 돕자는 국내 성금 모금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9일 현재 국내 20개 구호단체가 모은 성금은 모두 400억 원을 넘어 섰다. 대한적십자사 등 주요 구호단체는 단일 자연재해로는 최대 모금 규모라는 새 기록을 매일 써 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는 자국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부 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일 자연재해로는 최대 모금 대한적십자사는 동일본 대지진 구호 모금을 시작한 지 14일 만인 27일 213억4480만 원의 모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자연재해 관련 모금 사상 최고액을 뛰어넘은 것. 종전 최고액은 2005년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때 약 4개월간 모금한 193억6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초 아이티 지진 때는 80일 동안 90억 원을 모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29일까지 모금액이 112억 원에 이르렀다. 이 같은 폭발적인 모금 열기는 일본이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데다 재일교포는 물론이고 유학생 주재원 등 수백만 명의 한국인이 사는 곳이라 재난에 대한 체감도가 더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한류 열풍’으로 일본에 진출한 인기 연예인과 기업의 솔선수범 기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 등 모금단체들은 여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원폭 피해자 모임 등 관련 단체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피해 일본인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에 나선 것이 열기를 증폭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독도 문제 변수될까 하지만 이 같은 모금 열기는 30일 일본 정부가 후소샤(扶桑社)의 중학교 공민 교과서 외에도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 등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은 지난주 인터넷 등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일부 누리꾼은 “공영방송 KBS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언론사, 정부기관, 대기업이 성금 모금에 동원된 것은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29일 일부 모금단체의 기부액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고 개인 후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ARS 전화 참여의 경우 대한적십자사에는 26일 1142만 원을 기록한 이래 27일 990만 원, 28일 574만2000원 등 뚜렷한 하강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생 심준보 씨(23)는 “이웃나라인 데다 인류애라는 마음에 성금 모금에 나서고 있는데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교과서를 또 인정하겠다니 화가 날 뿐”이라며 “정부는 영토가 침탈당하는데도 한가하게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일본 교과서 문제와는 별도로 인도적 차원에서 지진 피해를 본 일본을 지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9일 “이번 주 내로 생수 480t과 ‘햇반’ 20t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일본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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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권위 日 신건축 주택공모전

    겁 없는 한국 건축학도들이 세계적 권위의 건축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한양대는 5일 “올해 건축학부를 졸업한 김정훈(29), 임서연(28·여), 박현철 씨(25) 팀이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2011 신건축 주택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건축전문지인 ‘신건축사’가 주최하는 이 공모전은 주택건축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24개국에서 779개의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김 씨 등은 이번 작품에 아예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김 씨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이해와 감상을 유도하기 위해 작품명을 따로 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 등은 문 가구 계단 벽 바닥 등 주택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에 동화적 상상력을 접목했다. 책장에 걸쳐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문이 나오는데 이 문은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로 향한다. 안 뜰은 동화 ‘미녀와 야수’가 생활하는 공간으로 그려졌다. 또 하늘 위에는 구름 대신 양들이 떠다니고 집 밖 도로에는 ‘원더랜드’로 향하는 간판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등 판타지적 요소들을 많이 활용했다. 김 씨는 “굴뚝과 다락방이 없는 현대 건축물에 사는 어린 아이들이 산타와 요정을 상상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아이들은 상상력을 키우고 어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심사를 맡은 일본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 씨(45)는 “이번 수상작은 모더니즘을 추구한 지난 세기의 건축이 잃어버린 판타지를 되찾아낸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 등은 상금 50만 엔의 일부를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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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해병대 가혹행위 8명 조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병대 소속 한 연대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인 결과 이 부대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때리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등 인권 침해 행위가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사령관에게 사병 8명을 재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형사처벌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한 해병대 부대원이 선임병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해 조사한 결과 이 부대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선임병이 후임병을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거나 많은 양의 밥을 빨리 먹도록 강요하는 등의 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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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K까지 족집게 과외… 학원서 만들어진 ‘선수’ 뽑나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Mnet의 ‘슈퍼스타K’. 평범한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이 나와 자신의 꿈을 치열하게 펼친 이 프로그램은 허각, 존 박 등 평범한 참가자를 일약 스타로 도약시키며 ‘코리안 드림’을 실현시키는 꿈의 무대로 각광받았다. 당시 시청자들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들의 노력과 경쟁을 지켜보며 탈락의 아픔과 순위 통과의 기쁨을 함께했다. 하지만 현재는 각 방송사마다 아류작이 만들어져 속성 사설학원까지 등장한 상태. 이들 학원에서는 족집게 강사에서 현직 PD까지 나와 인위적으로 ‘코리안 드림’을 만들어내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직 PD가 직접 특강‘슈퍼스타K’의 성공은 많은 아류 프로그램을 등장시켰다. 10일 참가자 접수를 시작한 ‘슈퍼스타K 3’에는 하루 만에 5만 명이 넘게 몰렸다. MBC는 비슷한 포맷의 ‘위대한 탄생’을 진행 중이며 SBS는 연기자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참가자 접수를 17일 시작했다. 수요가 많아지니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 참가자들에게 노래와 연기를 가르치는 사교육 시장도 함께 달아올랐다. 최근 ‘슈퍼스타K 3’ 특별대비반을 만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실용음악학원은 수업 관련 문의 전화만 하루에 100통 넘게 받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일주일에 1시간씩 3번 보컬트레이닝을 받고 지도교사가 곡 선정까지 해준다”며 “30초∼1분 사이에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효과적인 길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SBS가 6월 방영하는 연기자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특별대비반도 만들었다. 자기만의 이미지를 가꿔주는 ‘이미지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현직 PD와 감독의 특강, 피부관리법 특강, 모의 오디션까지 한다. 두 달에 120만 원인 이 과정에는 정원을 초과해 수강생이 몰렸고 급기야 학원 측은 반을 하나 더 늘렸다.오디션 통과 ‘족집게 과외’도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의 B음악·연기학원은 “실제 방송 오디션에서 나올 만한 미션을 예측해 족집게 과외를 해준다. 단기간에 공개 오디션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즉흥 연기나 독백, 그리고 역할극 등 다양한 미션을 던져주고 수행하면서 저마다 모범답안을 만들어 둠으로써 수강생들이 사실상 ‘족집게 과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비용은 두 달에 80만 원이 넘었다.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C실용음악학원에서 공개 오디션 대비 일대일 과외를 받은 이솔지(가명·22·여) 씨는 “강사들이 ‘너무 잘하는 척해도 심사위원들이 싫어한다. 솔지 씨는 저음이 좋으니 가수 알리(ALI)의 노래를 주력 곡으로 삼으라’고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이 씨는 “소위 기획사의 ‘아이돌 고시’에 합격한 뒤에도 길게는 몇 년간 합숙생활을 해야 하지만 방송사 주관 공개 오디션은 통과만 하면 바로 가수로 활동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공개 오디션이라 선발도 공정할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가수 지망생들이 방송사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되는 개성 사설 학원들은 돈만 더 내면 각자의 개성도 연출해 주고 있다.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피아노나 기타 등의 악기 교습을 추가로 선택할 경우 10만∼20만 원을 더 내야 한다.대전 유성구의 D실용음악학원 상담 관계자는 직접 상담을 받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악기 하나는 추가해야 하지 않겠나. TV를 봐도 죄다 통기타다 뭐다 들고 나오는데 악기를 하나 하는 게 심사위원들 인상에 남는다”며 “악기 추가 시 15만 원을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이정선 교수(61)는 “음악의 기초를 다듬어주는 게 아니라 단지 몇 개 케이스를 두고 거기에 끼워 맞추는 식”이라며 “단기간에 합격을 목표로 가르치는 학원 수업이 인위적으로 앵무새들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공개 오디션 열풍은 학원 홍보 수단으로도 변질되고 있다. 일부 실용음악학원들은 해당 학원 출신 오디션 지원자가 본선을 통과하면 ‘○○○ 선생의 제자 △△△ 슈퍼스타K 본선 진출’이라는 플래카드로 만들고 블로그 등에서 홍보하고 있다.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개 오디션이 참가자들의 꾸밈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숨겨진 끼를 발산하는 무대가 아니라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 목적으로 변질됐다”며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으며 획일화하고 ‘조작된 개성’이 넘쳐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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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정아 자전에세이 파문]출간 첫날 2만부 팔려나가

    22일 발간된 신정아 씨의 자전 에세이 ‘4001’이 이날 하루만 출판업계 추정으로 2만여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 씨의 책을 출간한 ‘사월의 책’과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이 책은 1쇄로 5만여 부를 찍었으며 이날에만 이 중 2만여 부가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월의 책’ 안희곤 대표는 “생각보다 판매 속도가 너무 빨라 2, 3일 안으로 초판 인쇄 물량이 동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내일부터 추가로 2만∼3만여 부를 인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각종 포털에는 검색어 1위로 ‘신정아’가 등극하는가 하면 신 씨가 “도덕관념은 제로”라고 적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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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정아 자전에세이 파문]‘신정아 사건’은…

    30대의 젊은 나이로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신정아 씨의 학력위조 의혹이 불거진 것은 그가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직후인 2007년 7월이었다. 신 씨의 박사학위 위조 의혹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진상조사를 벌였고 그를 업무방해와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한 달 뒤 “권력층이 신 씨를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력위조 의혹은 권력형 스캔들로 옮겨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변양균 당시 대통령정책실장과 신 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정황이 확인됐고 변 실장이 기업 10곳에 부탁해 신 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8억5000만 원을 지원하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원이 신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법검(法檢)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이 밝혀낸 신 씨의 혐의는 △학위를 위조해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재단에 제출했고 △변 실장을 통해 기업에서 후원금을 받았으며 △성곡미술관 공금 2억여 원을 빼돌렸고 △기획예산처에 판매를 알선한 미술품 일부를 빼돌린 것 등이다. 1, 2심은 신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신 씨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파기환송했다. 2007년 10월 구속된 신 씨는 그 사이 형기를 모두 채우고 2009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다시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도 법원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신 씨가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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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한양대 外

    ◇한양대 △교학부총장 권오경 △경영〃 오웅탁 △도시대학원장 조세환 △산업경영디자인〃 류태수 △총무처장 전병곤 △관리〃 김병수 ◇건국대 △글로벌협력처장 김주권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오형규 오춘호 ▽편집국 △사회부 노동전문기자(부국장급) 윤기설 △IT모바일부장 조일훈 △증권부장 하영춘 △사회부장 허원순 △국제부장 오광진 △오피니언부장 최명수 △모바일뉴스팀장 양준영 △편집부 레이아웃총괄 겸 디자인팀장 조남규 △편집위원 부국장 양승현 ▽기획심의실 △심의위원 최승욱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고기완 ▽제작국 △부국장대우 양윤모 ▽독자서비스국 △부국장대우 지방독자부장 송재근 △독자지원부장 한규완 △독자개발부장 송주현 △지방독자부 대구지사장 윤현철 ▽광고국 △광고기획부국장 송광림 △광고마케팅총괄부장 겸 광고마케팅1부장 박준형}

    •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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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만취 의사, 운전중 도로에서 ‘쿨쿨’

    22일 0시 35분경 서울 중구 신당3동 약수 고가도로 인근에서 한 그랜저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 멈춘 상태로 발견됐다. 차는 다른 차로를 침범하지 않은 채 도로 중간에 세워진 상태.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차 안에 한 남성이 핸들 위에 엎드린 채 곤히 잠든 모습을 발견했다. 차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이 남성은 깨어나지 않았다. 이 남성이 숨졌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경찰은 구조인력을 동원해 차문을 열었다. 차 안에서는 강한 술 냄새가 확 풍겼다. A 씨는 오른발을 브레이크에 댄 채 잠들어 있었지만 기어는 자동차가 전진하는 ‘D’에 놓여 있었고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차가 그대로 전진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것.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서울 유명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4년차 A 씨. 음주측정 결과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64%의 만취 상태였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잠이 늘 부족했는데 퇴근 후 친구들과 소주 2병을 마셔 나도 모르게 운전 중에 잠들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그동안 당직, 임상 리포트 준비, 진료 및 논문 작성 등으로 하루 3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측정 결과 만취 상태의 수치가 나왔고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입건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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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폭침 1년]살아남은 자들에겐 끝없는 ‘고통의 터널’

    “지금 모두들 힘들겠지만 우리는 분명 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이 고난의 터널을 벗어난다면 우리에게도 행복한 일들이 생길 거야. 그리고 하늘나라에 있는 천안함 전우들아. ‘보고 싶다’라는 말밖에 나오지가 않아. 현충원 비석에 적힌 너희들 이름을 바라보다 생각했어. 지금이라도 이름만 부르면 모두들 금세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만 같은데’라고….” ‘천안함 폭침’ 1년을 앞둔 21일 생존 장병 가운데 가장 큰 부상을 입었던 신은총 씨(25)가 동아일보를 통해 천안함 동료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폭침과 함께 부러졌던 신 씨의 무릎은 매일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 부상의 후유증으로 수면제에 의지하고 있지만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의 많은 사람이 그의 쾌유를 기도하지만 그날의 충격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신 씨는 “(사건 이후) 친한 사람조차 기억을 잘 못할 때가 많다”며 “심지어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다른 사람에 대한 기억과 뒤섞여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동아일보는 당시 천안함에 승선했다 살아남은 장병들을 만났다. 이들은 그때 겪었던 처참한 고통의 기억을 뒤로하고 일상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천안함 폭침이 안겨준 고통은 이들에겐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현재진행형이다.○ 최원일 함장 “하루빨리 다시 바다로 나가고파” 지난해 3월 26일 폭침 당시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은 충남 계룡시 해군본부에 있는 해군역사기록관리단에서 9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최종적으로 징계유예 처분을 받기까지 조사와 통원치료를 받느라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29일 국방부는 최 중령에게 전투준비 태만 및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징계유예 처분을 내렸다.최 중령과는 21일 통화가 이뤄졌으나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그때의 아픔이 채 아물지 않은 탓에 지금으로선 어떤 얘기도 하기 어려운 듯했다.지난해 12월 안부차 통화했을 때 그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대도) 나가서 그보다 더 잘할 순 없을 테지만…하루빨리 바다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과 아내, 부모님이 모두 많이 힘들었다.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죠”라는 각오도 밝혔다.현재 기록물 연구위원으로 해군과 관련된 모든 사료와 기록물을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된 최 중령은 자신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천안함 폭침사건을 기록하는 일도 하게 돼 있다. 부함장이었던 김덕원 소령은 중견간부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코스인 해군대학 학생장교 과정을 밟고 있다. 사건 직후 인사이동 때 해군본부 국제해양력심포지엄 태스크포스로 옮긴 김 소령은 각종 해군행사 기획업무를 맡았다. 최 중령과 김 소령은 올해 초 발족한 천안함 재단에서 지원받은 금액을 전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숨진 동기들 아직도 꿈속에 나타나” 천안함은 처참한 모습으로 두 동강이 났지만 그날 살아남은 장병들의 가슴속에서 여전히 파도를 헤치며 달리고 있다. 아직 군에 남아 있는 현역 장병들은 ‘천안함 장병’이라는 직함으로 충남 천안시와 경기 화성시 에덴의 집 등 복지시설에 봉사를 나간다. 최근 한 현역 장병이 천안의 한 소녀가장에게 천안함 장병 이름으로 1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소녀가장은 이 돈으로 고등학교 입학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제대한 예비역들은 어느새 9명으로 늘었다.“틈만 나면 구토하던 것도 없어지고 살도 붙었고, 가끔 꿈에 죽은 동기들이 찾아오긴 하지만…시간이 지나다 보니 많이 괜찮아졌어요.”지난해 8월 전역한 해상병 546기 통신병 최성진 씨(22)는 최근 경남 창원의 자택 부근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최 씨는 “1월 천안함재단 멘터링사업 참여차 평택으로 올라가 오랜만에 생존 장병들을 다 만났는데 일상적인 대화만 오갔다. 사건과 관련해서는 누구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대한 지 한 달 된 병기병 안재근 씨(23)는 “선임이었던 김효형 하사와 계속 함께 지낸 것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동기였던 고 김선명 병장 아버지의 응원도 큰 힘이 됐고 재학 중인 계명대에서는 등록금 전액을 총장특별장학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고맙고 힘이 나지만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다고 한다.“죽은 애들이 나와 ‘내가 여기서 이런 자세로 여기서 죽었어’라고 말한 뒤 사라져 버리곤 해요. 배에 물이 차면서 가라앉는 모습도 자꾸 나오고요.”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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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폭침 1년]“음모론 떠드는 세력 있으니 北이 연평도에 또 쏘지”

    “1년이 지났지만 배(천안함) 안에서 타 들어간 ‘우리 아들들’ 생각하면 지금도 내 가슴에 커다란 불덩이가 솟아. 나라 지킨 우리 아들들이 북한 공격에 당했는데도 정신 못 차리고 떠들어대는 정치인들 내가 죽기 전까지 쫓아가서 따질 거야.”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8)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일부 정치인의 행태에 대해 “배웠다는 정치인들이 책임지지도 못할 음모론만 떠들어대고 우리 아들들에게 몹쓸 짓을 했다”며 “이런 세력들 때문에 북한이 대놓고 연평도에 ‘총질’(포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과 중소기업으로부터 받은 성금 898만여 원을 무기 구입에 써달라는 편지와 함께 기탁했다. 윤 씨는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허술한 우리 무기를 하루빨리 정비해야지 (북한에) 또 당하지 않는다. (돈을) 더 내놓지 못해 죄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도리어 미안해했다. 해군은 이 돈으로 K6 기관총 18정을 구입해 초계함 9척에 2정씩 장착해 25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소속 영주함(1200t급)에서 기증식을 연다. 총신에는 ‘3·26 기관총’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김진 기자 holyjin@donga.com}

    •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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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참전 유공자 아파트서 투신

    20일 오후 3시 5분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 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 박모 씨(78)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비원 박모 씨(64)는 경찰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노원경찰서 및 유가족 측에 따르면 박 씨는 20일 낮 12시경 중풍 증세로 같은 병실에 함께 입원해 있던 아내 이모 씨에게 “나 집에 가서 목욕 좀 하고 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병원을 떠난 지 3시간여가 지나 집 앞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14층 집 베란다에 박 씨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박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6·25전쟁 참전 용사로 국가유공자인 박 씨는 외동딸 집에서 살아왔으며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데다 최근 들어선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이렇게까지 살아서 뭐하나”라는 말을 자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이 씨는 가족에게 “(박 씨가) 갑자기 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목욕도 하고 온다고 해서 운동 삼아 집에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령에다 병환이 심해지면서 외동딸 신세를 져야 했던 고인이 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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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편들어 줬는데 왜 맞는 것 보고만 있나”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그 친구(M 씨)를 도와주려고 옆에서 말리다 내가 흠씬 두들겨 맞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마치 남의 일처럼 가만히 있어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 죽였습니다.” 19일 오전 5시경 서울 동대문경찰서 장안파출소에 몽골인 A 씨(40)가 자신이 사람을 살해했다고 당당히 말하며 걸어 들어왔다. A 씨의 사연인즉 이랬다.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술집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몽골인 M 씨(29), B 씨(24)와 술을 마시던 중 M 씨가 다른 몽골인 일행 7명과 예전 여자친구 문제로 시비가 붙은 걸 보고 직접 말렸지만 M 씨가 정작 자신을 도와주지 않아 화가 치밀어 집으로 데려가 M 씨를 죽였다는 것. A 씨의 온몸은 두들겨 맞은 듯 시뻘겋게 멍들어 있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경찰은 곧바로 A 씨의 집으로 출동해 숨진 M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이 본 M 씨의 시신은 23kg짜리 쇠망치로 40여 차례 온몸을 두들겨 맞아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A 씨를 긴급체포하고 살인 혐의 등으로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는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고 반성하는 모습도 안 보였다”며 “화가 나서 죽였다는 진술 외에는 다른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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