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편들어 줬는데 왜 맞는 것 보고만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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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몽골인 동족 잔혹 살해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그 친구(M 씨)를 도와주려고 옆에서 말리다 내가 흠씬 두들겨 맞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마치 남의 일처럼 가만히 있어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 죽였습니다.”

19일 오전 5시경 서울 동대문경찰서 장안파출소에 몽골인 A 씨(40)가 자신이 사람을 살해했다고 당당히 말하며 걸어 들어왔다. A 씨의 사연인즉 이랬다.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술집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몽골인 M 씨(29), B 씨(24)와 술을 마시던 중 M 씨가 다른 몽골인 일행 7명과 예전 여자친구 문제로 시비가 붙은 걸 보고 직접 말렸지만 M 씨가 정작 자신을 도와주지 않아 화가 치밀어 집으로 데려가 M 씨를 죽였다는 것. A 씨의 온몸은 두들겨 맞은 듯 시뻘겋게 멍들어 있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경찰은 곧바로 A 씨의 집으로 출동해 숨진 M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이 본 M 씨의 시신은 23kg짜리 쇠망치로 40여 차례 온몸을 두들겨 맞아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A 씨를 긴급체포하고 살인 혐의 등으로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는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고 반성하는 모습도 안 보였다”며 “화가 나서 죽였다는 진술 외에는 다른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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