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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원이 넘는 원 달러 ‘고환율’이 뉴노멀이 되면서 수입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도 뛰어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과일, 닭·돼지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고환율 리스크’가 실물경제 악화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8.17로, 2020년 10월(96.2)보다 43.6%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삼아 물가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석탄, 원유 및 천연가스, 광산품 등 원재료가 80.4%나 올랐다. 원재료 상승폭은 최종재(18.4%)의 4배가 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비철금속 같은 중간재도 39.5% 올랐다. 한국의 수입 중 80% 이상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원재료 값이 5년새 80% 이상 오르자 산업계는 ‘고환율 리스크’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제조업은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뒤 수출해 이익을 남기는 방식인데,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값 부담이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제조 및 임가공 기업인 함경배(63) 제일금속 대표는 “스테인리스 가격이 지속해서 올라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 정도 하락했다”고 말했다고 우려했다. 오르는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0.04%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 급등이 앞으로 수입물가에 반영돼 2~4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면 소비자물가 상승 체감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환율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오른 1458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1460.7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순매수에 나서며 그나마 상승 폭을 줄였다.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환율로 인한 물가 부담을 피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물가 관리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끌어 올려 물가상승의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대를 목전에 두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채권 투자를 줄이는 시기인 ‘연말 효과’에 향후 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대표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일 기준 전일 대비 0.12%포인트 오른 2.944%에 마감했다. 최종 호가수익률 기준으로 연 중 최고치이면서 지난해 11월 6일 2.96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2.5%로, 국채 3년물의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494%포인트 높은 것이다. 기준금리와 국채 금리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시장은 국고채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시장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금리가 지나치게 오르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정부도 국채를 발행할 때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최근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한은이 11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을 상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금리 인하 기대가 꺾여 국고채 등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시장 안정화 발언에도 시장의 채권 매도세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더군다나 전문가들은 매년 11∼12월 기관투자가들이 회계연도 마감(북 클로징)을 앞두고 자금 집행이 줄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연말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SK텔레콤 등 9개 기업밖에 없다. 불과 한 달 전 20개가 넘는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 역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작업이 막바지였던 11월 초 보름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다른 주요국 통화들에 비해 유독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연평균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환율(1394.97원)을 넘어서 사상 처음 1415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 원화 대신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더 사들이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15일 오전 2시 기준)는 1453.10원으로, 지난달 31일 1433.00원에 비해 1.4% 뛰었다. 같은 기간 미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8개 통화의 환율보다 더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오후 3시 반)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15.28원으로, 1998년 연평균 환율을 넘어 역대 처음으로 1415원을 뛰어넘었다. 서학개미들과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화로 대거 바꾸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교적 위험자산인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시장에서도 환율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10∼12월) 원-달러 환율을 1420원으로 전망하면서도 외국인들이 국채를 계속 팔 경우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외국인 9조 팔고, 서학개미 5조 美투자… 달러 수요 늘어 환율 상승[뉴노멀이 된 고환율]환율 6거래일 연속 1450원 웃돌아… ‘달러 공급처’ 기업은 환전 미뤄 “1500원 갈수도” 물가 상승 우려… 국민연금 환헤지 등 안정방안 거론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기준 종가가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1450원을 웃돌고 있다.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발표가 이어진 3∼4월 이후 다시 고환율의 일상화가 재연됐다. 당시에는 달러화가 강세였지만 현재는 ‘약달러’ 상황이라 원화의 약세가 더 특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학 개미 이달 2주간 사들인 美주식, 전달의 절반 넘어달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급에 균열이 생겼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3∼14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학 개미들의 이달 미국 주식 매수 추세는 지난달보다도 빠르다. 지난달 서학 개미는 미국 주식을 68억5499만 달러 순매수했는데, 이달 들어 2주간 이미 전달 순매수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이 급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섰다. 빅테크 기업 메타가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자 서학 개미들은 하락세인 메타 주식을 5억5988만 달러나 사들였고, 메타 주가의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2억7079만 달러나 사들였다.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환전은 느는데, 국내 달러 공급은 더뎌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 수요가 늘고 있어 미국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유인이 줄었다”며 “외국 시장에서 벌어온 달러가 시중에 공급되지 않고,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 강세’였던 과거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금리, 증시 모두 불확실글로벌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지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는 점도 환율 상승의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인사들이 잇따라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를 내놓으며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로 39개월이나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화가 유인될 요인이 더 줄어든 셈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국채 3조5937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또 AI 관련 주식 고평가 논란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급격하게 오른 국내 반도체 주식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9조1279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85%가 SK하이닉스(5조7515억 원), 삼성전자(2조375억 원)였다.고령화로 향후 한국의 장기 저성장이 우려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처럼 기업은 성장하면서 가계가 빈곤해지면 증시는 성장하는데 원화의 약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오를 수도”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환율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산업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외국 자본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한국 투자를 꺼리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격차가 벌어졌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환율에 나타난 것”이라며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계속 는다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뛰는 환율을 잡을 해결사로 국민연금의 환 헤지가 거론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국민연금의 환 헤지를 통한 시장 개입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국민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 안정에 나서면 장기적인 수익률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대를 목전에 두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채권 투자를 줄이는 시기인 ‘연말 효과’에 향후 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대표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일 기준 전일 대비 0.12%포인트 오른 2.944%에 마감했다. 최종 호가수익률 기준으로 연 중 최고치이면서 지난해 11월 6일 2.96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현재 기준금리는 2.5%로, 국채 3년물의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494%포인트 높은 것이다. 기준금리와 국채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시장은 국고채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시장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금리가 지나치게 오르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정부도 국채를 발행할 때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최근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한은이 11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을 상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금리인하 기대가 꺾여 국고채 등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시장 안정화 발언에도 시장의 채권 매도세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더군다나 전문가들은 매년 11~12월 기관투자자들이 회계연도 마감(북 클로징)을 앞두고 자금 집행이 줄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연말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SK텔레콤 등 9개 기업 밖에 없다. 불과 한 달 전 20개가 넘는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 역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인공지능(AI) 매일 사용하는 직장인의 90% 이상이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 직장인들은 AI활용도가 전세계 평균보다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글로벌 회계법인 삼일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매일 사용하는 직원들 중 생산성이 지난 1년간 개선됐다고 하는 응답이 92%라고 답했다. 비정기적으로 AI를 쓰는 이들(58%)에 비해 긍정 응답이 34%포인트 많은 것이다. 향후 3년간 나의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AI를 매일 쓰는 이들이 90%가 그렇다고 답했다. 67%에 그친 비정기적 AI 이용자들을 압도하는 결과다. 이 가운데 한국 직장인들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내 경력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고 답한 비율이 31%였다. 전세계 평균(5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해당 조사는 올해 7월 7일부터 8월 18일까지 48개국과 28개 업종에서 4만9843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 세계 직장인들은 아직 업무에 AI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생성형 AI를 매일 사용했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는 해당 응답이 12%였는데 소폭 상승한 것이다.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주 1회는 18%, 비정기적으로 사용은 22%였다. 한편, 한국 직장인들은 전 세계 직장인들과 비교해 직장에서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에서 만족·영감·흥분의 감정을 얼마나 자주 느끼냐는 질문에 한국 직장인들은 각각 46%, 27%, 21%만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다. 이는 각각 70%, 59%, 59%로 답한 글로벌 직장인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반면 피로·지루함·분노의 감정을 자주 느끼냐는 질문에는 한국 직장인들의 59%, 35%, 27%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세계 직장인들이 각각 45%, 23%, 21% 그렇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장범 PwC 인사전략 파트너는 “AI 시대의 진정한 혁신은 투명한 리더십과 신뢰 기반의 조직문화 정착, AX(AI 전환)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5배 징벌배상’ 상법 개정안에 대해 한국상장사협의회(상장협)가 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협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법무부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10일 제출했다. 해당 개정안은 상인이 고의나 중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손해의 5배 또는 그로 인해 얻은 이득액 중 더 큰 금액을 한도로 배상 책임을 지는 내용이 담겼다. 상장협은 의견서를 통해 “상법상 ‘상인’의 개념이 포괄적이므로 이러한 조항을 적용할 경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소상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및 소상인 등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는 부작용이 초래된다”고 설명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자도 갚지 못해 부도 위험이 큰 한계기업들이 그간 제대로 퇴출됐더라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4∼0.5% 성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명목 GDP를 적용하면 최소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본 셈이다. 한국이 1990년대 이후 주요 경제 위기를 맞을 때마다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이 정부의 금융 지원으로 연명하며 버틴 영향으로 풀이된다.12일 한국은행은 ‘경제 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저생산성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신생 기업들의 원활한 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은은 2200여 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기업에서 투자가 정체되거나 감소했으며, 이러한 투자 부진은 수익성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2020년 팬데믹발 위기 등 경제 위기를 거치며 성장 추세가 둔화됐는데 이는 대부분 민간 소비와 민간 투자의 위축 탓이라고 판단했다. 위기를 맞았을 때 한계기업 퇴출이 지연되는 바람에 신생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고 투자가 늘지 못해 성장이 둔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뜻이다.한은 조사 결과 퇴출 고위험 기업은 2014∼2019년 약 4%였지만 실제 퇴출된 기업은 2%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2022∼2024년에는 ‘퇴출 고위험’ 기업 비중이 3.8%였으나 실제 퇴출 기업 비중은 0.4%로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제대로 정리되고 정상 기업이 그 자리를 채웠다면 국내 투자는 2014∼2019년 3.3%, 2022∼2024년에는 2.8%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GDP는 각 기간에 0.5%, 0.4%씩 늘었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난해 제대로 이뤄졌다면 지난해 명목 GDP가 2556조8574억 원이었음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조2274억 원에서 최대 12조7843억 원이 증가할 수 있었던 셈이다.이는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정상적인 기업보다 투자를 현저히 적게 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나 퇴출이 원활했다면 상당한 투자 증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투자 증대는 직접 효과를 넘어 2차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한은은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가 가계소득 증대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보다는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선별적이고 보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종웅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한계기업의 퇴출은) 개별 기업보다는 산업 생태계 보호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등에 더해 규제 완화로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서비스 수요를 창출해 우리 경제의 미래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4,500에서 7,500까지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치보다는 그 근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 전망치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최고 7,500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으로 최고 4,500으로 내다봤다. 최고치 기준으로 증권사에 따라 3,000포인트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외에 신한투자증권은 5,000,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4,600으로 예상했다. 상승 이유로는 코스피가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이 지목됐다.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나왔다. 매해 연말마다 증권사들이 이듬해 증시를 전망하지만, 이들 전망치는 실제 증시를 빗나갈 때가 많다. 투자할 때 제대로 참고할 만한 증권사의 전망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 최고치를 3,000, KB증권은 2,980, IBK투자증권은 2,830, 한국투자증권은 2,800으로 제시했다. 모두 4,000 선 돌파를 맞히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른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전망은 의견일 뿐이므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증권사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 근거를 살펴 취사선택해야 합리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달 들어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4,000 고지를 밟은 뒤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변동 폭이 커진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1일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률은 2.41%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2.07%),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도 높다.● 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활발11월에는 하루 사이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날도 빈번했다. 이달 5일엔 코스피가 3,867.81까지 떨어졌다가 장 중 한때 4,055.47까지 반등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187.66포인트 널뛴 것이다. 이는 연중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이 총 7번인데 그중 6번이 11월에 나왔다.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징적인 이정표인 4,000 선 돌파 이후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장기 전망 최고치를 7,500으로 제시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초 2,300 선이던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적정한지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관론과 신중론이 뒤섞이자 한쪽에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약 3개월간 1,000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예민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빠지고 개인이나 기관 등이 들어오며 주가를 받치는 형세”라고 말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코스피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가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달 초에 삼성전자는 ‘10만 전자’가, SK하이닉스는 ‘60만 닉스’가 붕괴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3∼10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팔자 행렬에 앞장섰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315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AI 거품론 우려가 잠잠해진 11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81% 오른 4,106.39로 장을 마치며 4,100 선을 재탈환했다.● “AI 거품론 언제 또 등장할지 몰라” 11월에는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이슈도 코스피 변동성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 ‘B30A’의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중이 10일 상호 보복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 코스피 급등락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고, 코스피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본 체력) 대비 너무 빨리 올랐다는 우려도 여전하다”며 “연말까지는 이러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 외화가 빠져나간 영향으로 해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달 들어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4,000 고지를 밟은 뒤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변동 폭이 커진 모양새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1일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률은 2.41%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2.07%),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도 높다.●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활발11월에는 하루 사이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날도 빈번했다. 이달 5일엔 코스피가 3,867.81까지 떨어졌다가 장 중 한때 4,055.47까지 반등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187.66포인트 널뛴 것이다. 이는 연중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이 총 7번인데 그중 6번이 11월에 나왔다.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징적인 이정표인 4,000 선 돌파 이후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장기 전망 최고치를 7,500으로 제시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초 2,300 선이던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적정한지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관론과 신중론이 뒤섞이자 한쪽에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분위기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약 3개월간 1000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예민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빠지고 개인이나 기관 등이 들어오며 주가를 받치는 형세”라고 말했다.최근 다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코스피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가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달 초에 삼성전자는 ‘10만 전자’가, SK하이닉스는 ‘60만 닉스’가 붕괴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3~10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팔자 행렬에 앞장섰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3158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하지만 AI 거품론 우려가 잠잠해진 11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81% 오른 4,106.39로 장을 마치며 4,100 선을 재탈환했다.●“AI 거품론 언제 또 등장할지 몰라”11월에는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이슈도 코스피 변동성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 ‘B30A’의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중이 10일 상호 보복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코스피 급등락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고, 코스피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본 체력) 대비 너무 빨리 올랐다는 우려도 여전하다”며 “연말까지는 이러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오후 3시 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 외화가 빠져나간 영향으로 해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4,500에서 7,500까지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치보다는 그 근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 전망치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최고 7,500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으로 최고 4,500으로 내다봤다. 최고치 기준으로 증권사에 따라 3,000포인트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외에 신한투자증권은 5,000,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4,600으로 예상했다.상승 이유로는 코스피가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이 지목됐다.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나왔다.매해 연말마다 증권사들이 이듬해 증시를 전망하지만, 이들 전망치는 실제 증시를 빗나갈 때가 많다. 투자할 때 제대로 참고할 만한 증권사의 전망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 최고치를 3,000, KB증권은 2,980, IBK투자증권은 2,830, 한국투자증권은 2,800으로 제시했다. 모두 4,000 선 돌파를 맞히지 못했다.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른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전망은 의견일 뿐이므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증권사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 근거를 살펴 취사선택해야 합리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 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대 급등하며 4,000 선을 탈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으나 1450원대를 유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 오른 4,073.2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1조3088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1607억 원, 15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1.32% 오른 888.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당소득에 적용하는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세율이 완화되면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을 덜고, 기업의 배당 확대로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에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 주가가 강세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완화하면 최대 1900억 원가량의 추가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 기대감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7개월 만에 최고였던 7일 야간 거래 종가 1,461.5원과 비교하면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10.1원 하락한 것이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 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대 급등하며 4,000선을 탈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으나 1450원대를 유지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 오른 4,073.2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1조3088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1607억 원, 15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1.32% 오른 888.35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당소득에 적용하는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세율이 완화되면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을 덜고, 기업의 배당 확대로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에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 주가가 강세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완화하면 최대 1900억 원 가량의 추가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한편,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 기대감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7개월 만에 최고였던 7일 야간 거래 종가 1,461.5원과 비교하면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10.1원 하락한 것이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4000선을 탈환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6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보다 2.42% 오른 4049.6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417억 원, 404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587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0.53% 오른 881.48이다.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발표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주식시장 배당 활성화를 위해 정부안 35%에서 민주당 의원안인 25%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실효성 제고 방안과 관련,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최고세율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 세율 수준은 정기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이소영·안도걸·김현정 의원이 정부안보다 낮은 ‘최고세율 25%’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최고세율을 더 조정하면 투자자들의 세 부담이 완화되고,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배당 상장법인의 주주가 혜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증권 등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의 주가가 강세다.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5.33% 오른 9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어 KB금융(5.01%)과 신한지주(2.71%) 등도 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5.37%)과 삼성증권(4.15%) 등 증권주도 상승하고 있다. 현재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및 세율은 개인의 연간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액)이 2000만 원 이하면 해당 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원천징수 세율로 납세 의무가 없다. 그러나 연간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소득이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되어 6~45%의 누진세율(지방소득세 포함 시 최대 49.5%)이 적용되고 있다.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0.16% 오른 46,987.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0.13% 상승한 6,728.80, 나스닥종합지수는 0.21% 내린 23,004.54에 장을 마쳤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7조 원이 넘는 순매도에 코스피는 4000선을 내주며 지난 주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 시장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일시 업무 정지) 해제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주 외국인은 7조2638억 원 규모로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이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불러왔습니다. 7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 또한 1.81% 하락한 3,953.76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을 막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셧다운 해제 기대감 덕분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AI를 매우 좋아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가운데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셧다운 해제를 위한 타협안을 제시한 것도 시장의 호재로 작용했습니다.셧다운이 없었다면 이번 주 미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 판매 등의 경제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현재의 상황으로는 해당 지표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 가운데 이번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은 공식석상에 섭니다. 11일(현지 시간) 마이클 바 연준 이사를 시작으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애나 폴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등이 12일에 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합니다. 이어 13일에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과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발표합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계좌 소유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수십억 원 규모의 주식과 현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사장·사진)는 2023년 발생한 이 같은 해킹 사실과 관련해 100억 원대 피해를 주장하며 미래에셋증권에 소송을 제기했다. 9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배 전 사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주식과 현금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며 민사소송을 걸었다. ‘위·변조로 발생한 금융사고는 금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자거래법을 근거로 들었다. 해킹은 2023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걸쳐 일어났는데, 당시 배 전 사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으로 법정 구속됐던 시기였다. 당시 해킹 조직은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도 대응할 수 없었던 배 전 사장을 표적으로 삼았다. 배 전 사장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을 사전 확보한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대전화 이용이 불가능해진 시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 있던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수감 중이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도 범행 대상이 됐으나 증권사에서 이상 거래로 판단해 피해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배 전 사장은 해킹으로 현금 37억3000만 원이 인출됐고, 39억3000만 원어치의 주식이 강제 매도 후 빠져나갔다. 해당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현재 가격으로 110억 원이라는 것이 배 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계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보안 등 시스템상 문제가 없었고, 피해 금액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휴대전화와 시중은행, 정부시스템을 통해 3단계에 걸쳐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 전 사장의 휴대전화가 본인 명의였고, 정부시스템을 통한 신분증 진위 확인과 케이뱅크를 통한 1원 인증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피해액이 배 전 사장 명의의 삼성증권과 케이뱅크 계좌로 이체돼 모든 책임이 미래에셋증권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배 전 사장의 실제 피해액은 15억8000만 원이라고 반박했다. 총 피해액 76억6000만 원 중 60억8000만 원이 회수돼 차액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배 전 사장이 주식의 현재 시가를 근거로 피해액을 주장하고 있으나 법원에서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지난달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의 최종 발표가 지연되고,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커지는 등 연말까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0월 ‘경제 불확실성(EPU) 지수’는 214.08로 전달보다 28.7%(47.75) 올랐다. EPU 지수는 실시간 언론 보도의 데이터를 분석해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다. 숫자가 커질수록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472.29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2월 278.36으로 완화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4월 381.01로 뛰었다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월 새 정부 출범과 재정확대 정책 등으로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인 영향이 컸다. 특히 8월 말 미국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으로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져 9월에는 166.33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현금으로 일시에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간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미국의 요구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와 함께 서울 집값이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혼란도 커졌다. 정부는 서울 전체를 규제지역으로 묶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혼란 탓에 지난달 EPU 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난 한미 정상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지만 양국의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분야의 이견은 거의 해소됐고 안보 분야에서 추가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관세 인하 확정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7일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2.36%였다. 이는 4월(2.07%)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 높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건 외국인 투자가들이 ‘팔자’ 행렬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지난주(3∼7일)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7조2640억 원으로 주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7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거래 종가(이튿날 오전 2시 기준)는 1461.5원으로 일주일 새 28.5원 급등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장 중요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대미 투자 관련 세부 사항과 미국 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정책 수정 가능성에 따라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한국의 국부펀드가 앞으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수 있어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약 302조 원)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 수익과 기획재정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 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 자산 운용 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KIC에 위탁된 외화자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KIC가 시장 여건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간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엔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액이 연평균 122억 달러 정도로 대미 투자 연간 한도인 200억 달러에 못 미친다.대미 투자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을 테니 정부가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의 국부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기재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자산 운용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KIC 위탁 외화자산이다. 문제는 KIC가 전 세계 시황 등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 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 꼴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이에 KIC 운용 외화자산 규모도 2021년 말 2050억 달러에서 2022년 말 1693억 달러로 357억 달러나 쪼그라들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평균 연 122억 달러 정도로 매년 200억 달러인 대미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은 외자운용원이나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외화 표시 채권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미 투자 재원 조달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 외에 정부의 또 다른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즉,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데 정부 차원에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증시에서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전 분기에 비해 18조 원 이상 늘었다.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 증시에 직접 투자한 비중 1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 해당 기간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한 종목은 항공, 전기차 분야였다.● 미 증시 항공, 전기차, 레저 종목 추가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미국 552개 상장 종목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종목 수는 6월 말 534개에서 18개 늘었다. 보유 주식 수 또한 8억805만 주에서 8억5953만 주로 약 6.4% 많아졌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시장 평가액은 1158억3000만 달러(약 167조4438억 원)에서 1287억7000만 달러(약 186조1499억 원)로 11.2%(129억4000만 달러·약 18조7061억 원) 올랐다.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6월 말 기준 73억5210만 달러였던 평가액은 9월 말에는 92억4574만 달러로 18억9363만 달러(25.8%) 증가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은 엔비디아 보유 주식 수를 4654만 주에서 4955만 주로 6.5% 늘렸다. 이어 애플의 주식 평가액은 59억1177만 달러에서 75억6937만 달러로 16억5761만 달러(28.0%) 증가했고, 보유 주식 수도 약 3.2% 늘었다. 국민연금이 올 3분기 새롭게 투자한 기업은 항공, 전기차 등의 분야였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각각 2만1170주, 6652주로 새롭게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1만4206주)과 미국의 카지노 및 숙박시설 운영업체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2만3464주)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와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폭스코프 주식도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각각 8648주와 1만7134주를 새롭게 사들였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등 급하게 오른 기술주에서 벗어나 투자 범위를 넓히는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단기간에 소위 ‘뜨는’ 주식만을 사는 것보다는 새로운 투자 종목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다른 신흥국에 분산 투자해야” 국민연금이 신흥국으로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중 북미 비중은 지난해 말 70.5%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률 상승과 투자 손실 방어를 위해 인도와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비중을 나눠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증시는 ‘AI 거품 공포’에 따른 전일의 부진을 덜어내고 반등했다.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8% 오른 47,311.10에 장을 마치는 등 3대 주요 지수는 오름세였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