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담당하는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의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 있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2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30일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모든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어쩌면 담수화 시설까지도)을 폭파하고 완전히 제거해 우리의 작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썼다. 최근 중동 지역에 1만7000명의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하르그섬 장악과 추가 공격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어떤 방어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우리가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선 “이란과 곧 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또 30일 오전부터 대형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이 허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과 협상의 ‘투 트랙’ 행보를 보인 건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주유소에 원치 않는 팁을 잔뜩 주는 기분이에요.”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사는 스킨스 씨는 26일(현지 시간) 자신의 동네 주유소 주유기 화면을 바라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그는 보통 36∼37달러 정도면 가득 채울 수 있었는데 요즘은 45달러를 넘어도 연료탱크가 차질 않는다며 “불과 몇 주 만에 같은 양을 넣는 데 10달러 이상 더 내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자 바로 옆 주유기 앞에서 차의 주유구를 열던 애덤 씨도 거들었다. 그는 출퇴근에만 하루 평균 1시간 20분가량 운전을 한다면서 “주유소 오는 게 겁난다”고 말했다. 또 “이 좋은 봄날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에 놀러 갈 때도 기름값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지만 “이번만큼은 그에게 너무 화가 난다. 이건 내가 기대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며 시작된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폭등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 전역에서 껑충 뛴 기름값은 가계 경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9L)당 평균 4달러에 달해 전쟁 전보다 30% 넘게 치솟았다. 한 달 새 1달러 이상 급등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4달러를 넘은 곳도 적지 않고, 캘리포니아주 등에선 이미 5∼6달러대가 일반화됐다. 경유 가격 역시 기록적인 폭등세다. 갤런당 5달러를 훌쩍 넘는 등 전년보다 50% 이상 상승해 물류비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 “학부모들, 기름값 얘기만… 몇 주 더 이어지면 불만 폭발할 것” 휘발유값 상승은 단순한 교통비 부담을 넘어 소비 전반을 빠르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달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와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생활비 부담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 또 약 20%는 이를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토가 넓고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에서는 국민 대부분이 자동차를 사용한다. 휘발유 가격 동향은 민생 경제의 가늠자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기름값 폭등에 따른 고통은 현장 곳곳에서 확인된다. 배달 일을 하고 있다는 30대 남성은 “기름값이 오르니 수입에서 빠지는 연료비도 상당하다”며 “더 오래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수입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아이들 등하교와 출퇴근을 위해 자가용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메릴랜드주에 사는 전업주부인 수전 씨는 “요즘 학부모들을 만나면 기름값 얘기는 꼭 나온다”며 “이 상황이 몇 주만 더 이어져도 아이들 통학을 위해 적잖은 시간을 차에서 보내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상당하다. 특히 식당 등 외식업 종사자들은 기름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식자재를 들여오는 운송비와 배달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서다.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식당 운영자는 “고기나 채소를 납품받는 가격 자체가 이미 올라 있는데, 배송비까지 붙어 부담이 이중으로 커졌다”고 호소했다. 물류비 상승은 경제 전반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경유 등의 가격 인상은 많은 품목의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실질적이고 중대하다고 우려했다. 기름값 상승은 가계의 다른 소비 패턴에까지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가계들이 최근 외식, 여행, 의류 등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일부 가계는 식료품 구매를 할 때 할인 매장이나 저가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이용한다. 기름값 상승이 이미 ‘2차 소비 위축’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시민들이 차를 덜 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빈도도 늘었다. 지인들과의 약속을 줄이거나 교외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많아지고 있다. 기름값이 시민들의 생활 반경까지 줄인 셈이다.● 갤런당 8달러 넘는 주유소도… “폭리 취해” 분노 확산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급등이 ‘폭리’ 논란으로 번져 시민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물가가 높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선 갤런당 8달러가 넘는 주유소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특히 다른 주유소보다 더 비싸게 기름값을 받는 곳으로 시민들의 분노가 몰린다. 주유소의 높은 가격은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사실 법적으로 문제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업은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있으며, 연방·주·지방 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라면 가격 폭리 위반으로 간주하긴 어렵다. 또 주유소의 기름값은 교통량, 임대료, 공급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비슷한 지역에 있는 주유소라도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일각에선 주유소 운영자들이 높은 가격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휘발유 판매에 따른 수익률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테면 캘리포니아주에선 갤런당 약 0.9달러를 각종 세금으로 부과하는데, 그 밖에 원유 생산업체에 줘야 하는 비용이나 정제·유통·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게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갑자기 기름값에 대한 미국 내 소비자 불만이 급증한 건, 결국엔 전반적인 기름값 상승이 특정 주유소를 향한 ‘분노’로 표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쟁 여파로 유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더 “누군가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인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자 미국의 일부 주 정부는 가격 조작 여부 조사에 착수하는 등 나름의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폭등한 기름값, 흔들리는 표심 트럼프 행정부는 ‘기름값 여론’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움직이자 나름 각종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전략비축유(SPR) 방출 카드를 꺼내 들어 유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중동 산유국들에 대한 증산 압박에 나섰다. 또 이란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시 해제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에탄올 15%가 혼합된 ‘E15’ 휘발유의 여름철 판매 제한을 해제하는 등 환경 규제도 일부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책이 일부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970년대 1, 2차 석유 파동에 버금가는 충격파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에선 단기적인 대응 방안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단 지적이다. 이번 기름값 급등은 미국 내에서 적지 않은 정치적 파장도 낳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유권자들이 바로 느끼는 ‘체감 물가’인 만큼 민심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름값 불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치 리스크 중 하나로 굳어지고 있단 분석까지 나온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과 이란이 내일 당장 싸움을 멈추는 데 합의해도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4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유가가 단기간에 안정되지 않는다면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서 “결국 이번 기름값 급등 사태는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를 넘어 미국 경제 전반과 정치 지형까지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담당하는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의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 있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2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30일 트루스소셜에는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모든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어쩌면 담수화 시설까지도)을 폭파하고 완전히 제거해 우리의 작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썼다.최근 중동 지역에 1만7000명의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하르그섬 장악과 추가 공격을 거론한 것이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안쪽에 있고, 미군이 장악에 나설 경우 이란군의 집중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어떤 방어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우리가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선 “이란과 곧 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또 30일 오전부터 대형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이 허용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과 협상의 ‘투 트랙’ 행보를 보인 건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하르그섬을)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다. 일정 기간 그곳에 머무를 수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미국이 장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첫날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고 이후에도 계속된 공습으로 이란의 방어망을 크게 붕괴시킨 만큼 하르그섬 점령 같은 지상전 전개 역시 가능하단 의미다. 특히 그는 하르그섬에 머물며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에 막대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종전 협상에서도 유용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다만 미 지상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딛는 순간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본토와 인근 해역에서 대대적인 드론, 미사일, 해안포 등의 공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하르그섬 점령도 쉽지 않지만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29일 미군이 하르그섬에 진입한다면 “페르시아만 상어 떼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도 “우리는 패배를 모르는 민족”이라며 “미군 도착을 기다려 불을 지르고 응징하겠다”고 했다.● “하르그섬 점령, 유지가 더 어려워”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르그섬 점령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사례를 언급했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뒤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산업을 사실상 장악했듯 하르그섬 점령으로 역시 세계적 산유국인 이란산 원유의 통제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선적 가능한 대형 터미널을 갖춘 하르그섬은 사실상 이란의 ‘돈줄’이자 ‘핵심 자산(Crown Jewel)’으로 꼽힌다.미국이 하르그섬 점령을 시도한다면 최근 중동에 배치된 미 해병대를 앞세운 상륙 작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특수작전 병력을 활용한 섬 진입도 가능하다. 이 작전은 짧으면 몇 주, 길게는 약 2개월 걸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점령에 필요한 병력은 적게는 1000명 안팎이면 가능하단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2500명의 해병대를 최근 중동에 배치했고, 2500명의 해병대와 2000명의 공수부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 1만 명의 지상군을 더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1만7000명의 지상군이 중동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하르그섬을 확보하면 원유 통제는 물론 이란 일대에 대한 감시, 정찰, 해상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반면 점령에 따른 위험도 크다.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25km,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60km 떨어져 있다. 이란 본토에서 집중 공격이 가능한 데다 사방이 뚫려 있어 은폐와 방어가 어렵다. 또 원활한 물자 보급에도 제약이 많다.하르그섬 내 원유 인프라가 훼손된다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美, 이란 우라늄 반출 작전 검토…이란에선 NPT 탈퇴 주장 제기CNN 등은 미군이 아부무사섬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7개 섬을 단계적으로 무력화하는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아부무사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감시하는 방어 요충망 역할을 담당한다. 이 섬을 장악하면 중동산 원유 수송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다만 7개 섬 모두를 장악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물자가 필요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33km에 불과해 미군 함정 등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사거리 안에 오래 노출될 수 있다. 또 이란은 7개 섬을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부를 만큼 섬 주변에 상당한 군사시설을 구축해 놓았다.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일부 지역을 제한적으로 급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상군을 투입해 이곳의 이란군 미사일, 드론, 레이더 등 각종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이란의 이동식 발사대와 분산 배치된 무기를 한 번의 급습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규모로는 대규모 지상전 수행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군사 작전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농축 우라늄 확보는 미국이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성과로 꼽힌다. 다만 방사성 물질 취급 훈련을 받은 정예 특수부대가 필요하며 우라늄의 운반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방송은 29일 이란 내 강경파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핵개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국정 지지율은 30%대. 집권 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집권당은 안방에서도 선거를 패하며 텃밭까지 내줬다. 사법부는 그의 핵심 정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었다. 당 안팎에선 이미 차기 대선 주자들이 거론된다. 어느 나라 지도자든 이런 징후들을 겪는다면, 통상 ‘레임덕(권력 누수)’ 진단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레임덕이 시작되면 권력의 중심은 서서히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한다. 측근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며, 정책 추진력은 들이는 노력에 비해 힘을 못 받는다. 정치권의 관심 역시 대통령의 행보가 아닌, ‘그 이후’를 책임질 누군가로 향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징후들을 최근 한꺼번에 맞닥뜨렸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1월 재집권한 그의 4년 임기는 반환점도 찍지 않았지만, 이미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공공연히 거론된다.여기저기서 울리는 레임덕 신호 통상 레임덕의 신호는 여러 축에서 동시에 울린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논란은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불을 붙였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관세 정책을 위법으로 판단해 해당 정책의 구조적 기반을 흔들었다. 다른 신호는 집권 공화당 내부의 균열이다. 당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빈도가 늘었고, 입법 과정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띈다. 대통령의 의중이 당내에서 일사불란하게 관철되지 않는 건, 그의 권력이 통제 가능한 지휘 체계로 작동하지 않는단 사실을 반영한다. 잇따른 선거 패배도 레임덕 논란을 부채질한다. 최근 공화당은 플로리다 주(州)의회 보궐선거에서 무릎을 꿇었다. 플로리다는 2016년 대선부터 공화당 후보가 3연속 승리한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공화당은 이미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최대 도시 마이애미의 시장 선거에서 졌고, 그에 앞서 뉴욕 시장, 버지니아 및 뉴저지 주지사 선거 등에서도 모조리 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 원칙을 깨고 무리수로 여겨진 이란과의 전면전을 택한 것도 결국 레임덕 위기감에 따른 초조함 때문일 수 있다. 아직 견고한 마가… 레임덕 시기상조 반론도반면 레임덕 주장이 시기상조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레임덕의 확실한 징후는 권력의 실질적 이탈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화당과 보수 진영의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의 결속도 아직은 견고하다. 전통적인 정치인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제도권 정당이 아니다. 강력한 개인 팬덤에 뿌리를 둔다. 최근 CNN의 한 데이터 분석가는 NBC방송 조사 결과를 근거로, 스스로를 MAGA 공화당원이라고 규정한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00%에 달했다고 전했다. 통상 레임덕에 빠진 지도자는 대체로 방어적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안팎에서 자신이 의제를 선점해 공세적으로 밀어붙인다. 이란과의 전쟁 역시 레임덕에 대한 초조함이나 불안함 때문이 아닌, 오히려 강력한 리더십의 과시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결국 레임덕 논쟁의 향배는 올 11월 중간선거 결과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선전한다면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재확인돼 당분간 레임덕 논란은 가라앉을 것이다. 반대로 참패한다면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될 것이다. 또 마가조차 자신들의 서사를 충족할 새로운 인물로 눈을 돌릴지 모른다.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과 의지가 있었다. (두 정상 모두) 솔직하게 대화하는 분위기였다.” 2018년,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관으로 활동했던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지난달 은퇴했다. 그는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공직생활의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관심 있는 회담이었으니 정상들도 긴장하고 저도 긴장했다”며 “나름대로 (회담장) 분위기를 편안하고 긍정적이고 차분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어머니가 북한 평양 태생이어서 당시 통역을 한 것이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대외 경험이 많지 않은 김 위원장이 당시 정상회담을 “굉장히 잘 다뤘다”고도 평가했다. 이 전 국장은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교수를 지내던 2009년 국무부와 인연을 맺었다. 소수자인 한국계 여성으로서 국무부 고위직인 국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약 16년 7개월 국무부에서 근무하며 트럼프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의 통역을 맡았다. 그는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하기 어려웠던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법조인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은 구사하는 문장 또한 법률 문서처럼 길었다며 “문장 하나가 한 문단”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 어떤 얘기를 하다 갑자기 다른 주제로 넘어갈 때가 종종 있는데 그 이유를 잘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를 미 동부 시간 다음 달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4월 7일 오전 9시)까지 1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21일 이란이 전쟁 후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 안에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23일 “이란의 핵포기를 포함해 이란과 15개 부문에서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이어 이 유예 기한을 ‘10일’ 더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한 달 내내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21∼26일 5일 동안에만 두 번이나 이란 공격을 유예했다. 다만 그는 유예 이유가 이란의 협상 요청 때문이라며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같은 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의 맹공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미 중동 일대로 보낸 7000여 명의 병력 이외에 보병 및 기갑부대 병력 1만 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지상전 준비 또한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100만 명의 병력을 결집시시고 “적(미국)에게 지옥을 선사할 것”이라고 벼른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전했다. 지상전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는 것은 고유가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9∼23일 2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미 고위 관계자가 5차례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로부터 1시간 뒤엔 모두 유가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즉흥적이고 거래 우선주의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외교가 관세 정책에 이어 이번 전쟁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명확한 전쟁 목표 부재, 전문 외교관보다 소수 측근을 우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전쟁의 출구전략을 찾는 일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은 한 달간 아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은 적에게 고통을 가하는 능력과 자신의 고통을 버텨내는 능력 모두에서 미국보다 강함을 입증했다.”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가 전쟁 한 달의 상황을 26일 이같이 분석했다. 같은 날 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전략 부재, 전문 외교관보다 측근에게 의존하는 협상 스타일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전쟁 첫날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이란 군 수뇌부를 대거 제거했음에도 전쟁의 출구전략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이어 이란 전쟁에서도 ‘총을 먼저 쏜 후 과녁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란 신정일치 체제 붕괴, 이란 핵 포기 같은 명확한 목표 없이 전쟁을 시작한 데다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도 발목을 잡혀 난관에 처했다”고 논평했다.● “총 먼저 쏘고 과녁 찾는 트럼프식 외교 한계” NYT는 전쟁 한 달간 전통적인 외교 관례를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의사결정 구조가 야기한 각종 문제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핵 포기, 미사일 사거리 및 수량 제한 등의 15개 항목은 이란이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항목들이다. 즉, 애초에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운 것 자체가 ‘실패’에 가깝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이 전문 외교관, 주무 장관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을 소외시키고 부동산 사업가 겸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역시 사업가 출신이자 자신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이란과의 협상을 맡긴 점도 비판받는다. 이란은 모두 유대계인 두 사람에게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윗코프와 쿠슈너가 지난달 이란이 제시한 핵 관련 협상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정 공격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CNN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을 중동에 배치하면서도 이란과의 갈등을 심화시킬지를 두고 본인조차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칫 실수했다가 점점 더 피비린내 나는 장기전에 휩싸일까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이코노미스트에 “미국은 자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통제력조차 잃었다”고 지적했다.● “협상 타결-지상전 가능성 모두 열려 있어” 다만 미국이 이란과 지상전을 벌일 가능성,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시킬 가능성은 모두 상존한다는 분석도 있다. 26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현 상황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제가 미국이 ‘승전’을 선언할 유일한 방법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전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점쳤다. 인명 피해가 불가피한 지상전의 위험은 지금까지의 공중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반드시 약화시켜야겠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미군은 현존 최강의 군대”라며 “가장 좁은 폭이 33km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을 확보하라는 임무가 주어진다면 미군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과 미국 모두 협상 타결 의지가 있다. 이란 강경파도 (양측 피해가 클 것이 분명한) 지상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사실조차 부인하는 이란을 위해 미국 내에서 욕을 먹으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공간을 만들고 있는 만큼 “양측 모두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 역시 27일 자국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관계자가 ‘곧(very soon)’ 파키스탄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를 미 동부 시간 다음 달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4월 7일 오전 9시)까지 1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21일 이란이 전쟁 후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 안에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23일 “이란의 핵포기를 포함해 이란과 15개 부문에서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이어 이 유예 기한을 ‘10일’ 더 늘렸다.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한 달 내내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21~26일 5일 동안에만 두 번이나 이란 공격을 유예했다. 다만 그는 유예 이유가 이란의 협상 요청 때문이라며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같은 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의 맹공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미 중동 일대로 보낸 7000여 명의 병력 이외에 보병 및 기갑부대 병력 1만 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지상전 준비 또한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100만 명의 병력을 결집시시고 “적(미국)에게 지옥을 선사할 것”이라고 벼른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전했다. 지상전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는 것은 고유가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9~23일 2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미 고위 관계자가 5차례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로부터 1시간 뒤엔 모두 유가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즉흥적이고 거래 우선주의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외교가 관세 정책에 이어 이번 전쟁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명확한 전쟁 목표 부재, 전문 외교관보다 소수 측근을 우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전쟁의 출구전략을 찾는 일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이 이란과 휴전 협상을 추진하면서 이란 지도부 최고위급 인사 2명을 일시적으로 암살 표적에서 제외했다고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이 협상 전 선결 조건으로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암살 중단’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공식 협상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음은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토요일(28일)에 이란과의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도 나오면서 일단 협상을 위한 양측의 물밑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美, 이란 최고위급 2명 암살 명단서 제외 WSJ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최대 4, 5일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측근 중 공습을 피해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지목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초토화를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협상 대표로 나올 수 있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암살 유예’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가 전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의 휴전 조건을 타진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이란 국영TV에서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고는 있으나, 메시지 교환이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란은 전쟁을 갈구하지 않으며 분쟁의 영구적 종식을 원한다. 종전을 위해선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파괴한 시설에 대한 배상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핵 포기, 미사일 개발 제한, 무장단체 지원 중단 등 미국의 15개 요구 조건을 거부하는 대신 자신들의 5대 종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이란 고위 인사에 대한 암살 중단 △이란 침략 재발 방지 메커니즘 구축 △전쟁 피해 및 배상금 지급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행사가 포함돼 있다. 협상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미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자국 여론을 다독이고, 유가 급등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휴전 기대감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것. 반면 이란은 유가가 불안해져야 서방국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에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11월 중간선거 전 정국 안정이, 이란엔 체제 붕괴 방지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며 결국 양측 모두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상 성사를 위한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번 주말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열자고 양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미-이란 핵협상에 관여했던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이란 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말했다.● 이스라엘, 조기 휴전 우려하며 이란 집중 타격 이스라엘은 자국이 배제된 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휴전이 선언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이 이란에 제안한 15개 종전안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기 전 이르면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휴전 선언 전 이란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기 위해 핵심 표적을 재설정하고, 공습 강도도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26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휘해온 이란 혁명수비대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등 테러 작전을 지휘해온 탕시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합의해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에서도 “이란은 매우 간절히 협상을 원한다. 자국민에게 살해당할까 봐 두려워서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지도부가 협상을 원하지만, 내부 반발을 고려해 협상 사실을 공개 못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이 토요일(28일)에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25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좌진에게 전쟁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고, 자신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4∼6주 내 종전 계획을 지켜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대화를 부인하고 있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실제로 파키스탄 이샤크 다르 외교장관은 26일 X에 “미국과 이란 간의 간접 회담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되는 28일이 휴전과 확전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이스라엘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이란과 휴전 협상을 추진하면서 이란 지도부 최고위급 인사 2명을 일시적으로 암살 표적에서 제외했다고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이 협상 전 선결 조건으로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암살 중단’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공식 협상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음은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토요일(28일)에 이란과의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도 나오면서 일단 협상을 위한 양측의 물밑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美, 이란 최고위급 2명 암살 명단서 제외WSJ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최대 4, 5일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측근 중 공습을 피해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지목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초토화를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협상 대표로 나올 수 있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암살 유예’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이란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가 전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의 휴전 조건을 타진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이란 국영TV에서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고는 있으나, 메시지 교환이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란은 전쟁을 갈구하지 않으며 분쟁의 영구적 종식을 원한다. 종전을 위해선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파괴한 시설에 대한 배상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란은 미국의 핵 포기, 미사일 개발 제한, 무장단체 지원 등 15개 요구조건을 거부하는 대신 자신들의 5대 종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이란 고위 인사에 대한 암살 중단 △이란 침략 재발 방지 메커니즘 구축 △전쟁 피해 및 배상금 지급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행사가 포함돼 있다. 협상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미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자국 여론을 다독이고, 유가 급등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휴전 기대감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것. 반면 이란은 유가가 불안해져야 서방국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에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11월 중간선거 전 정국 안정이, 이란엔 체제 붕괴 방지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며 결국 양측 모두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협상 성사를 위한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번 주말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열자고 양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미-이란 핵협상에 관여했던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이란 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말했다. ● 이스라엘, 조기 휴전 우려하며 이란 타격 속도 높여이스라엘은 자국이 배제된 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휴전이 선언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이 이란에 제안한 15개 종전안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기 전 이르면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휴전 선언 전 이란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기 위해 핵심 표적을 재설정하고, 공습강도도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26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휘해온 이란 혁명수비대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등 테러 작전을 지휘해온 탕시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4일(현지 시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미국이 이 ‘15개 항’을 논의하기 위해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다만 CNN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이란이 해외 비(非)개입주의 성향이 강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협상 상대로 선호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등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핵 개발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 사항을 이란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미국은 ‘공동 관리’를, 이란은 ‘단독 관리’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란에선 지난해와 올해 전쟁 모두 미국과 핵 협상을 벌이는 도중 발발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함정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란 관계자들은 중재국에 “더 속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해협, 미-이란 입장 첨예채널12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15개 항에는 이란이 보유한 핵 능력을 해체하고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라늄 농축 금지 △60% 농축 우라늄(약 450kg)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이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의 핵 시설 해체 △역내 무장단체 지휘 및 지원 중단 △미사일 사거리와 수량 제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 등도 포함됐다. 미국은 그 대신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국제사회가 부과했던 여러 제재를 해제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이 핵 관련 합의를 위반하면 경제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도 폐기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미국의 15개 요구 조건이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인 ‘12일 전쟁’ 직전 핵 협상 당시 미국이 이란에 제시했던 내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란이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1년 전 요구를 다시 전달한 것 자체가 이란과의 협상 의지 부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등 중재국과 협상을 위한 기초 여건이 마련됐는지를 타진하는 ‘예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가 제3자를 통해 간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르면 이번 주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 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 이란에선 혁명수비대 출신으로 강경파로 분류되는 갈리바프 의장과 온건파인 아라그치 장관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협상에 임할 경우 △미군의 군사 행동 중단 보장 △이번 전쟁 피해에 대한 금전적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인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제한에 대해선 ‘절대 불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란은 밴스 선호하고, 윗코프와 쿠슈너는 불신”이란이 협상 파트너로 밴스 부통령을 선호하는 것 또한 주목받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2024년 미국 대선 때부터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란이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했던 미국과의 핵 협상 중 이번 전쟁이 발발해 두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 전 고문 모두 유대계이며 이스라엘 정부와 가깝다는 것도 단점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밴스도 관여하고 있고 나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쿠슈너 고문, 윗코프 특사도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밴스 부통령에게 협상의 전권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이란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전쟁 중인 이란과의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선물이 “핵과 관련이 없다”면서도 “원유, 가스, 호르무즈 해협 등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된 세부 설명은 없었지만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 방안 등을 놓고 이란과 협상 중임을 시사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어제 그들(이란)은 놀라운 일을 했다. 매우 크고 엄청난 가치를 지닌 선물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올바른 상대와 협상하고 있다. 지금 협상 중인 집단이 있다”고도 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이란 고위 관계자와 협상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란 지도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정권 교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정권의 수뇌부 중 다수를 전쟁 발발 당일 제거한 것을 부각시키며 미국의 승리를 강조하고, 동시에 전쟁의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도 미국이 이란에 전달한 ‘15개 요구 항목’을 논의하기 위해 전쟁을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23∼25일 3일 연속 “미국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도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란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자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非)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겉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부인하지만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물밑 대화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중재자를 통해 간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CNN 등은 이란이 올 1∼2월 핵협상 때 미국 측 대표였던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대신 J D 밴스 미 부통령을 협상 파트너로 선호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22일(현지 시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배정된 전력 중 상당수가 그냥 ‘주차(park)’돼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을 포함해 인태사령부 전력의 상당수가 비효율적으로 고정 배치돼 있는 만큼 해외 주둔 미군 병력과 자산을 특정 지역·임무에 고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바꾸는 ‘전략적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한미군 운용에 깊이 관여하는 이 관계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동아일보 기자에게 인태사령부 전력의 작전 유연성 및 즉각 투입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란과의 전쟁 중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던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등을 중동으로 차출하거나 차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주한미군이 소속된 인태사령부 전력의 고정 배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건 향후 미국의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 전력을 신속히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기조를 유지·확대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또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증액) 압박이 1조5000억 달러(약 2245조 원)의 미 국방 예산을 (의회 등에) 요청하는 추진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향후 한국 등 동맹에 방위비 증액을 더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중동에 패트리엇 차출해 간 美, 주한미군 전력 추가 이동 시사[美-이란 전쟁 분기점] 美국방 최고위 “한국 문제 많이 고민”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밝혀“한국, 대북 억제에 주된 책임져야동맹이 더 내야 美국방비도 늘어”“우리는 한국(주한미군) 문제를 매우 많이 고민하고 있다.” 주한미군 운용에 깊이 관여하는 미국 국방부(전쟁부) 최고위 관계자는 22일(현지 시간) “국가방위전략(NDS)에 주한미군에 대한 특정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단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새 NDS에선 주한미군 병력 규모나 재배치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규모, 역할, 운용 방식 등에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관계자는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란과의 전쟁을 위해 패트리엇 등 주한미군의 미사일 전력을 최근 중동으로 차출했다. 주한미군의 주요 전력도 언제든 한반도 밖으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 파견 등도 요청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역할 조정을 이미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韓, 對北 재래식 방어에 1차 책임”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전체 미 합동전력의 ‘우선 순위’를 고려해 가면서 운용할 방침이다. 이는 주한미군을 별도 운용 전력이 아닌, 글로벌 작전 체계 속에서 미군의 작전 ‘우선 순위’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보고 있단 의미다. 또 중국 견제는 물론 이번 이란과의 전쟁처럼 중동 등 다른 전장으로도 우선순위에 따라 언제든 유연하게 역할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은 (북한에 맞서) 재래식 방어에 대한 1차 책임을 점점 더 크게 맡고 있다”면서 “이에 주한미군은 제한적인 지원만 제공하는 형태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북한 방어와 관련된 역할도 유지하겠지만,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은 사실상 한국에 있단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는 NDS에서도 한국에 대해 “중요하지만 제한된 미국의 지원을 통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primary responsibility)을 질 능력이 있다”고 적시했다. 한국이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해 ‘북한’의 위협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주한미군은 상대적으로 중국 견제 등에 치중하는 식으로 책임을 분담하자는 의미다. ● “韓 등 동맹이 국방비 늘려야 美국방비 증액 추진력 확보” 이 관계자는 “한국과 유럽 등이 (국방비 증액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며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증액) 압박은 1조5000억 달러(약 2245조 원)의 미 국방 예산 요청에 대한 추진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호주, 캐나다도 (국방비 증액에) 동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동맹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미국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미 국방 예산으로 1조500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국방예산 대비 66% 급증한 수치라 의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국의 동맹들이 국방비를 늘리면 트럼프 행정부 또한 미 의회와 여론을 움직이기 용이하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 등 주요 동맹에 ‘책임 분담’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위비 증액을 더 압박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이례적인 군사력 증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팽창하는 중국 군사 역량에 대한 견제 의지도 분명히 했다. 또 “동맹과 함께 (중국의) 침략을 억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선으로 꼽히는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점도 거듭 확인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공항에서 테네시주 멤피스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항목에서 이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를 놓고도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협이) 열릴 것”이라며 “나와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공동으로 (해협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 발전소 초토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 유가 급등, 금융시장의 혼란을 고려해 협상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달 28일 발발한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어느 정도 무력화했다고 판단해 ‘출구’를 모색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미국이 다음 달 9일을 전쟁 종식 목표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액시오스 등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미국의 협상 상대로 지목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이다. 모즈타바는 8일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어떤 회담도 가진 적 없다”고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국영 IRNA통신에 “최근 며칠간 몇몇 우호 국가를 통해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우리는 원칙적 입장만 전달했다. 미국과 어떤 협상과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갈리바프 의장도 X에 대화 사실을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다만 두 나라 모두 전쟁 장기화로 부담이 커진 만큼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물밑 대화에 나섰을 가능성은 상당한 편이다. 특히 이란은 보수 강경파의 반발 등을 우려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연막전술’ 차원에서 5일간의 공격 유예를 발표했고,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방송은 24일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 ‘모즈타바가 미국과의 회담을 승인했다’는 메시지를 비밀리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부문에서 합의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이란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부문의 합의가 이미 이뤄졌고,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또한 향후 공동 관리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비축분에 대해서도 미국이 직접 수거할 것이라며 사실상 종전을 위한 출구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2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가해진 경제 제재의 일부를 해제할 뜻도 내비쳤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동결 중인 이란 자산의 일부를 해제해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배상금을 충당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이 이런 수준의 합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란은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고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미국의 후퇴’라고 규정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상당해 어떤 식으로든 물밑 접촉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CNN 또한 “이란이 잠재적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양측 메시지가 오갔다는 점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이란 핵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의 대화 등을 통해 이란과 “많은 합의점이 있다. 15개 정도”라며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게 1, 2, 3번”이라고 했다.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협상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는 핵 물질을 원한다. 그것(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쟁 발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후 승전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석유가 시장에 공급되길 원한다”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자신과 이란 최고지도자(아야톨라)가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 관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 “이기는 중에는 휴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21일에는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했다. 그랬던 그가 불과 며칠 만에 이란과의 협상으로 눈을 돌린 건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국내외 여론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는 전쟁 후 치솟은 미국 휘발유 값과 출렁이는 금융시장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 그의 이란 발전소 공격 위협 발언 후 이런 상황은 더 심화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전쟁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를 초래하고 광범위한 경제적 고통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CNN은 걸프국 등 중동의 미국 우방국이 “이란 발전소를 타격하면 재앙적 수준의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美, 갈리바프와 대화 추진” vs “군사계획 위한 시간 벌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거 숨진 이란의 어떤 인물이 대화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8일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습으로 다리와 얼굴 등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폴리티코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모즈타바의 측근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주목했다. 갈리바프가 그간 미국에 보복을 강조한 강경파이지만 협상이 가능한 상대로 꼽힌다는 것이다. 액시오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등이 갈리바프 의장과 막후 접촉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1961년생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을 지냈다. 또 대선에도 3번 출마할 만큼 권력의지도 강하다. 1999년 7월 학생들이 주도한 반(反)정부 시위 당시 유혈 진압을 주장해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신임을 얻고 승승장구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같은 인물을 이란에 세우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앞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다. 당시 마두로 정권의 2인자 겸 부통령이던 로드리게스를 포섭해 미국에 협조하도록 했다.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X를 통해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 금융, 석유 시장을 조작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갇힌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고위 안보 분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의 군사적 위협과 미국과 서방에서 증가하는 경제위기로 인한 압박 뒤 후퇴했다”며 “심리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되살리거나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움직임이 종전을 위한 외교적 선택이라기보단, 지상군 투입 등 추가 군사 옵션 실행을 위한 ‘연막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력 재배치와 작전 계획 정비를 위한 ‘시간 벌기’ 의도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은 중동 지역으로 병력과 자산을 계속 이동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이란과 협상을 진행하던 중 공습을 결정했다. 이란 메르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발언을 “군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시간 벌기 의도”라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23일 의회에서 이번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란 잘못된 안도감에 빠져선 안 된다. 전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에 따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위협으로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국제유가 급등 현상 등이 지속되자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부문에도 충격을 줄 수 있는 발전소 공격을 언급한 건 이란의 국가 운영을 마비시키는 수준으로 공격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2일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적대국의 어떠한 공격에도 더 심각한 결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미국이 이란의 연료 및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역내 모든 미국의 에너지, 정보기술(IT), 담수화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란은 20일 자국에서 4000km 떨어진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를 향한 공격 범위 확대 방안을 거론하면서, 전쟁 격화 및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요청과 관련한 소통을 위해 미국 워싱턴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를 위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기여를 강조하는 가운데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난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란을 궤멸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며 공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상륙강습함 ‘복서함’ 등 군함 세 척과 해병대·해군 병력 약 2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일본에 주둔 중이던 해병대 2500여 명을 이미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의 반격도 거세다. 이란은 20일 자국에서 4000km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 발은 비행에 실패하고 다른 한 발은 요격됐지만,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까지 겨냥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또 21일에는 걸프지역 등의 미국 관련 에너지와 정보기술(IT) 인프라,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보복 의지를 밝혔다. 식수 공급에 절대적인 담수화 시설 공격은 사막기후인 걸프지역 특성상 대규모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 모두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이번 전쟁이 더욱 격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증시 하락, 연료값 상승에 트럼프 불안 폭발” 그동안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기지, 드론·해군 전력, 방공망 등 주로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집중 공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발전소 공격은 군사 분야는 물론이고 산업·통신·행정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국가기능 타격’ 전략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초강수를 경고한 건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국제유가 급등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로선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유권자들의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미 증시가 금요일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이 크게 오르자 트럼프의 불안감이 토요일(21일) 밤 폭발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초조함을 보여주는 사례란 지적도 있다. 그는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히기 하루 전엔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이 4주째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목표에 대해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토요일의 최후통첩은 이런 혼선의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늘 그렇듯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 이란, 사거리 4000km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 ‘핵시설’도 공격이란도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이 2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 요충지다. 이란이 사거리가 4000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처음으로, 미국의 동맹인 서유럽의 주요 도시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거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이란은 미사일 사거리를 2000km로 제한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거리 2000km만으로 ‘주적’ 이스라엘 공격이 가능하고 미국에 공격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21일 이스라엘의 핵심 핵시설이 있는 남부 사막도시 디모나를 공격해 7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디모나엔 핵원자로를 갖춘 시몬 페레스 네게브 핵연구센터가 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핵단지를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테러 정권과 그들이 의존 중인 시설을 겨냥한 공격 강도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왜 진주만에 대해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에게 ‘진주만 공습’을 거론했다.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이로 인해 당시까지만 해도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유럽을 배후 지원하는 데 주력하던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그간 다른 미국 대통령들은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의식해 일본 정상 앞에서 진주만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꺼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례를 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공격할 때 일본 등 동맹에 왜 먼저 알려주지 않았는가’라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진주만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에 기습을 원했다면서 “기습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자신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일본에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두 손을 모은 채 경청하던 다카이치 총리의 표정은 잠시 굳었다. 놀란 듯 눈도 커졌고, 눈썹도 치켜 올라갔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손목에 찬 시계를 보는 등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 지도자 앞에서 그 나라 역사 속 민감한 순간들을 다시 꺼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장면은 그와의 백악관 회담이 지닌 예측 불가능하고 불편한 현실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내내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트럼프 대통령 품에 안기듯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연신 미소를 지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의 일본식 발음 ‘도나르도’로 불렀다. 공식 직책 등이 아닌 이름만 부를 정도로 가깝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3남 2녀 중 막내이며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낳은 배런(20)도 거론했다. 그는 “내일은 배런의 생일”이라며 “배런이 매우 키가 크고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도널드 당신을 보니 배런이 누구를 닮았는지 분명하다”고 추켜세웠다. 또 영어로 “저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을 외치며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벚나무 250그루를 미국에 선물했다. 일본은 앞서 1912년에도 양국 우호를 기리기 위해 벚나무 3000여 그루를 선물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