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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구호활동에 전념하겠다며 당분간 공식 경기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추성훈은 14일 소속사인 스페셜조인트그룹을 통해 “20일로 예정된 네이트 마쿼트와의 UFC128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진 피해를 본 친척과 재일교포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안전 대책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이런 비상사태에 공식 행사와 개인 훈련을 하는 것보다는 작은 보탬일지라도 다각적으로 구호작업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는 경기 강행을 통해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에게 힘을 주고 있다. 14일 일본 기후 현 나가라가와 구장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두 팀인 요미우리와 한신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렸다. 지진 발생 후 첫 시범경기다. 홈 팀인 요미우리 관계자는 “경기장이 진앙과 멀리 떨어져 있어 관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 팀 경기는 기후 현에선 1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다.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사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단이 입장 수입(한국과 달리 일본 시범경기는 입장료를 받는다)과 물품 판매 수입 전액을 지진 피해자를 위해 내놓기로 한 방침이 사전에 알려졌기에 이날 구장은 1만3411명의 팬으로 빼곡히 들어찼다. 주니치 역시 나고야돔에서 열릴 예정인 17일 히로시마전과 18∼20일 라쿠텐전을 자선경기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 역시 전액 지진의연금으로 기부한다. 선수들의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장을 맡고 있는 한신의 아라이 다카히로는 “선수회 차원에서 성금이든 물품이든 되는 대로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회는 상세한 지원책을 협의한 뒤 15일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는 개인적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주니치의 다니시게 모토노부는 200만 엔(약 2744만 원)을 내놓았다. 도호쿠고교를 나온 다르빗슈 류(니혼햄)도 트위터를 통해 20만 명 넘는 팔로어에게 복구를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아리무라 지에, 바바 유카리 등은 1라운드만 치른 채 취소된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대회 때 즉석 사인회를 열었고, 모금활동을 계속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복귀 무대로 기대를 모았던 도쿄 세계피겨선수권대회(21∼28일)는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14일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를 정해진 기간에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회 연기나 취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출범 30년째를 맞은 프로야구가 롯데카드를 새로운 타이틀스폰서로 영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롯데카드와 2011시즌 공식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하기로 합의하고 23일 조인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간 후원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에서 투구 스피드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스피드건의 제조사나 각도, 위치에 따라 스피드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구단 전력분석팀이 잰 스피드는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가장 좋은 위치에서 가장 좋은 장비를 쓰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선수는 KIA 한기주다. 2007년 5월 27일 SK와의 경기에서 전광판에 159km를 찍었다. SK 엄정욱(2004년)과 롯데 최대성(2007년)이 158km로 뒤를 잇는다. 그 기록을 LG의 새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사진)가 깼다. 그것도 정규 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에서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연습경기에서 158km를 던졌던 리즈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회 선두 타자 강동우를 상대로 던진 2구가 160km로 기록됐다. 전광판에는 159km가 찍혔지만 포수 뒤에 자리 잡은 각 구단 전력분석팀의 스피드건에는 160km가 나왔다. 리즈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162km까지 던진 적이 있어 시즌 중 이 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도 있다. 리즈는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 타선을 5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투구 수 66개 가운데 직구가 42개였다. LG가 11-10으로 승리. 일본에서 돌아온 두산 이혜천은 삼성과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아내며 3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삼성을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SK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를 5-1로 눌렀고, 넥센은 KIA를 4-3으로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의 복귀 무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쿄 세계피겨선수권대회(21∼28일)가 11일 발생한 일본 도호쿠 대지진의 영향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지진 이튿날인 12일만 해도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장소인 요요기 스타디움은 피해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여진이 계속되고 도쿄와 멀지 않은 후쿠시마 현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긴박해지자 대회를 연기하거나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세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관전차 독일 인젤에 머무르고 있는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스케이팅연맹으로부터 일단 대회를 치르기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나리타 공항이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등 사태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그는 “1961년 미국의 비행기 사고로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취소된 적이 있다. 일본에 가는 것 자체를 고민하는 선수도 있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대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면 첫 훈련이 열리는 20일 입국할 예정이다.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골프 등은 경기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릭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12일 오릭스-요미우리전을 포함해 12, 13일 예정된 시범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특히 김병현의 소속팀이자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센다이를 연고지로 하는 라쿠텐은 홈구장인 크리넥스 스타디움이 크게 파손돼 25일로 예정된 정규 시즌 개막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미국 뉴욕 양키스에서 뛰는 이가와 게이는 가족의 안부를 살피기 위해 구단의 허락을 얻어 일시 귀국한다.J리그가 주말 전 경기를 취소한 데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도 13일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중인 나고야와 가시마의 경기 일정은 다음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과 코치 4명도 지진 피해를 우려해 12일 이탈리아로 출국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다수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도 11일 1라운드만 치른 채 중단됐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선두를 달리던 이보미(하이마트)와 송보배는 우승 상금의 50%를 나눠 받게 됐다. 하지만 공식 우승자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JLPGA는 18일부터 가고시마 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티포인트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도 취소한다고 13일 발표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1일 일본 도호쿠와 도쿄 등에서 발생한 강진의 영향으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중단되는 등 일본 스포츠계도 혼란에 빠졌다. 도쿄와 가까운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야쿠르트의 경기에서는 6회가 끝난 뒤 발생한 지진으로 선수와 관계자, 팬들이 그라운드 가운데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쿠르트 임창용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한 40대 팬은 “이렇게 큰 진동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조명탑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넘어지는 줄 알았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경기는 바로 중단됐고 선수와 팬들은 재빨리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효고 현 아카시 구장에서 열린 라쿠텐과 롯데의 경기는 지진의 직접 피해는 없었지만 8회 초 공격이 끝난 뒤 중단됐다. 미야기 현 센다이를 연고로 하는 라쿠텐 선수들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등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롯데 김태균은 IB스포츠를 통해 “여기는 피해가 없었다. 도쿄에 있는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도 무사하다”고 전했다. 일본야구기구는 12일 열릴 예정인 시범경기 6경기 중 야쿠르트-니혼햄전(도쿄 진구구장), 롯데-세이부전(지바 마린필드), 요코하마-라쿠텐전(요코하마 스타디움) 등 3경기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 외에도 각종 대회나 경기의 취소가 속출했다. J리그는 12, 13일 예정된 19경기(2부 리그 포함) 모두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2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현 고리야마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챔피언 결정전 3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11일 센다이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안양 한라 선수들은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지만 후쿠시마 공항까지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도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 이 대회는 일본 도쿄에서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대회 조직위 측은 “경기가 열리는 요요기 스타디움은 피해가 없다”면서도 “국제빙상연맹(ISU)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치 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 대회는 11일 1라운드를 치렀으나 남은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는 이보미(23·하이마트)를 비롯해 송보배 전미정 박인비 등이 참가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저런 몸 갖고 야구 하면 반칙 아닙니까.”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의 경기에 앞서 알렉스 로드리게스(36·뉴욕 양키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이범호(KIA)가 내뱉은 말이다. 늘씬한 키에 탄력 넘치는 몸, 그리고 야구공을 골프공처럼 날려버리는 파워. 완벽한 신체 조건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로드리게스는 같은 선수가 보기에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야구 선수였다. 2001년 텍사스와 10년간 2억5200만 달러(약 2831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한 상태였다. 2004년 양키스로 이적한 뒤 그의 몸값은 더 뛰었다. 텍사스 시절 맺은 계약이 유효했지만 2007시즌 후 10년간 2억7500만 달러(약 3090억 원)에 계약을 경신했다. ○ 박찬호-이승엽의 日 오릭스 전체 연봉보다 많아 10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메이저리그 고액 연봉 선수 자료에 따르면 그는 올해 3100만 달러(약 348억 원)를 받아 여전히 연봉 1위를 차지했다. 평균 연봉은 2750만 달러이지만 해마다 액수가 조금씩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연봉과 맞먹는 금액이다.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신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8개 구단 등록 선수 406명의 연봉 합계는 353억3800만 원이었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SK의 팀 연봉(59억2900만 원)의 다섯 배가 넘는다. 국내 최고 연봉 선수인 두산 김동주가 받는 돈(7억 원)의 거의 50배. 한국보다 연봉 액수가 큰 일본 프로야구와 비교하면 최고 인기 팀 요미우리(39억1400만 엔·약 440억 원)보다는 적지만 박찬호와 이승엽이 소속된 오릭스(22억3690만 엔·약 303억 원)보다 많다.○ 쓰는 만큼 버는 장사 ‘악의 제국’답게 양키스 선수들이 대거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C C 사바티아는 2300만 달러(약 258억 원)로 미네소타의 조 마우어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고, 주포 마크 테세이라는 2250만 달러(약 252억 원)로 공동 4위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양키스가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스타들을 활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최고 인기 팀답게 양키스 경기에는 관중이 꽉꽉 들어찬다. 팬들은 구장에서 먹고 마시고 주차료를 내고 각종 용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수익원은 바로 중계권료다. 폭스TV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위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8억 달러(약 2조241억 원)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낸다. 스포츠전문 케이블인 ESPN도 조 단위의 중계료를 지불한다. 폭스TV나 ESPN 같은 전국 방송의 중계권료는 30개 구단에 분배된다. 양키스는 이와는 별도로 몇 해 전 예스네트워크라는 지역 스포츠 케이블 방송국을 차려 성업 중이다. 여기서 나오는 광고 수입 등은 고스란히 양키스의 몫이다. 요즘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 미디어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더 많은 중계권 수입을 올린다. 한마디로 쓰는 만큼 버는 장사인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릭스 에이스’ 박찬호(38), ‘라쿠텐 수호신’ 김병현(32), ‘센트럴리그 세이브왕’ 임창용(35·야쿠르트).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한국인 투수 3인방은 올해 이 같은 수식어를 얻을 수 있을까. 시범경기가 한창인 요즘 이들은 ‘필살기’를 다듬고 있다. 올 시즌 성패는 이들이 익히는 신(新)구종에 달려 있다.○ 박찬호를 살린 컷패스트볼 박찬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기록하며 야구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은퇴를 고민할 시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유는 바로 컷패스트볼이었다. 컷패스트볼(일명 커터)은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공이다. 빠른 슬라이더로 보면 된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는 커터를 무기로 수년째 부동의 마무리로 군림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해 초 몸담았던 양키스에서 리베라로부터 커터 그립을 배웠다. 박찬호는 지난해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1년 넘게 연습한 컷패스트볼을 지난 시즌 막판 손에 익히는 데 성공했다. 이 공이 잘 들어가면서 미래를 갈등하게 됐다”고 밝혔다. 땅볼 유도에 제격인 커터를 잘 던지면 범타가 많아진다. 박찬호는 5일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서 커터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는데 “그립을 약간 바꿔볼까 해서 변화를 줬는데 실투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 김병현 부활의 열쇠는 싱커 김병현은 애리조나와 보스턴에서 86세이브를 거뒀던 2000년대 초반까지 싱커를 던질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를 던졌고 프리스비(아이들이 갖고 노는 플라스틱 원반)처럼 변화무쌍한 슬라이더 역시 명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3년간의 실전 공백 탓으로 구위가 떨어지자 싱커가 필요해졌다. 싱커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데 컷패스트볼과는 반대로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휜다. 일반적으로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약한 편이다. 공의 궤적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공이 싱커다. 실제로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에서 김병현을 상대한 5타자 중 4타자가 왼손 타자였다. 김병현은 싱커를 적절히 구사하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 일본 야구에서 사이드암스로 투수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야마다 히사시 전 주니치 감독한테서 싱커를 배웠다.○ 주마가편이 될 임창용의 커브 3년간 야쿠르트의 뒷문을 굳게 지킨 임창용은 지난해까지 던진 구종만 갖고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시속 160km의 빠른 직구에 140km를 넘나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공략할 타자는 많지 않아서다. 올해는 여기에 너클 커브를 추가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구종은 모두 다 빠른 편이다. 여기에 느린 구종 하나만 더하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훨씬 유용할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전에도 커브를 던질 줄 알았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던진 적이 없다. 꺾이는 각도가 밋밋해 장타를 맞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해태 신인 시절 만루 위기에서 류중일 감독님(삼성)께 커브를 던지다 싹쓸이 안타를 맞은 후엔 거의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캠프에서 연습한 커브는 실전에서도 쓸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엽 1안타… 김태균에 판정승이승엽(35·오릭스)과 김태균(29·롯데)이 모처럼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9일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앞서 김태균은 타격 훈련 중이던 이승엽을 찾아가 인사했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해 5월 인터리그 이후 10개월 만이다. 기대를 모았던 화끈한 홈런 대결은 없었다. 경기 내용에서는 이승엽이 판정승을 거뒀다.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6회 오른손 투수 미쓰하라 아쓰히로로부터 우익수 앞 안타를 때리는 등 3타수 1안타에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200. 4번 1루수로 출전한 김태균은 볼넷 1개를 얻었을 뿐 두 차례 삼진을 당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수비 때 교체됐다. 오릭스가 3-1로 이겼다. 이승엽의 팀 동료인 박찬호(38)는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야쿠르트 임창용과 라쿠텐 김병현도 출전하지 않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성 추문에 이은 부진으로 세계 랭킹 5위까지 떨어졌지만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는 여전히 골프계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왕년의 ‘골프 황제’ 우즈가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아마추어 골퍼들과 만난다. 나이키골프 코리아는 우즈가 4월 14일 ‘메이크 잇 매터(MAKE IT MATTER)’ 투어차 한국을 찾아 아마추어 골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 투어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진행되는 행사. 아마추어 및 주니어 골퍼들에게 골프를 스포츠로 즐길 수 있도록 격려하는 프로그램이다.우즈의 한국 방문은 2004년 제주 라온골프장에서 열린 스킨스게임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당시 한국 남녀 골프의 간판스타인 최경주 박세리 그리고 유럽의 강호 콜린 몽고메리와 스킨스게임을 했다.이 투어에 참가하려면 9∼27일 나이키골프의 메이크 잇 매터 홈페이지(twtour.nikegolf.co.kr)에 참가 신청을 하고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미션을 통과해야 한다. 나이키골프는 이들 가운데 심사를 통해 100명을 선발해 4월 초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또 나이키골프 공식 판매점에서 20만 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면 이 투어의 갤러리로 응모할 수 있다. 500명의 갤러리는 우즈의 샷 시연 및 필드레슨을 관람한다. 행사 장소는 추후 확정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 이놈 봐라.” 이렇게 프로야구 두산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느낌이 꽂힌 이들에겐 충분히 기회를 준다. 몇 해 전부터 두산에선 매년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가 꾸준히 나왔다. 일명 김경문식 ‘화수분 야구’다. 이종욱(2006년)과 김현수(2007년)가 대표적이다. 2009년의 신데렐라는 정수빈이었다. 지난해엔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이성열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만년 유망주 투수 노경은(27)이 주목받고 있다.○ 삭발로 감독 눈에 띄어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불린 노경은은 2003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3억5000만 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올해 일본 전지훈련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선수 생명의 위기 속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 출발 하루 전 삭발을 하고 나타난 그를 김 감독이 눈여겨봤다. 때마침 박정배의 부상으로 한 자리가 비었다. 노경은은 막차로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노경은은 “(2군 훈련장인) 이천에서 열심히 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삭발을 했는데 그걸 감독님이 유심히 보신 것 같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에서 그는 예전과 달라진 투수가 됐다. 4경기에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 1.50을 기록했다. 2월 23일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선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6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4회 등판해 김현수-김동주-최준석 등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막았다. ○ 야구에 대한 간절함-열정 불태워 김 감독에게 왜 노경은을 점찍었냐고 물었더니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역대 김 감독이 기회를 준 선수들 역시 야구에 배고픈 선수들이었다. 이종욱은 현대에서 방출됐고 김현수 역시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 선수였다. 지난해 양의지 역시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1군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주전으로 발탁됐다. 김 감독은 “경은이나 의지처럼 오랜 기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가 커 올라올수록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근 들어 야구 아는 여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직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처럼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구종까지 아는 여자는 얼마나 될까. 2004년 개봉한 ‘아는 여자’(감독 장진)는 한 커플이 숲길을 걷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손을 잡고 걷던 여자가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포크볼이네.” 프로야구 두산 선수인 남자 주인공 동치성(정재영)이 여자의 주먹을 검지와 중지를 벌려서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둘의 인연은 거기까지다. 포크볼 그립까지 아는 여자는 “아프지 마, 이젠. 나 시합 구경 못 갈지도 몰라”라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설상가상으로 동치성은 의사에게서 3개월 시한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사랑도, 야구도, 인생도 모두 끝날 위기에 처한 동치성은 자포자기한다. 이때 예전부터 동치성을 짝사랑해 온 한이연(이나영)이 다가온다. 동치성에게 한이연은 그냥 동네의 ‘아는 여자’다. 얼굴만 알 뿐 이름도 모른다. 이름 같은 걸 물어볼 이유도, 여유도 없다. 당장 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데 이름은 알아서 무얼 하겠는가. 그녀는 야구를 모르는 여자다. 동치성과 함께 TV로 야구를 보다가 나누는 대화는 이런 식이다. “1루 주자가 그냥 3루로 바로 뛰면 안 되나요?” “수비가 땅볼을 잡아서 확∼ 관중석으로 던지면 안 되나요.” “(때리는 시늉을 하며) 그냥 확∼. 안 돼요. 그러면.” 한이연은 동치성을 따뜻하게 대한다.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동치성이지만 한결같은 그녀를 위해 죽기 전에 한 번만 더 마운드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품는다. 마침내 마운드에 선 동치성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한다. 9회 말 2사 후 마지막 타자가 친 공은 투수 앞 땅볼. 1루로 던지면 완봉승이다. 이 순간 그는 생각한다. “내가 살아서 던지는 마지막 공이다. 오늘의 내 모습을 내가 아는 여자도, 날 아는 다른 모두도 잊지 못할 것이다. 모두 안녕.” 그러고는 공을 1루 측 관중석으로 던져 버린다. 황당해하는 감독과 코치에게 그는 “진짜로 궁금했어요. 땅볼 잡아서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되는지”라고 말하며 마운드를 내려온다. 남은 것은 해피엔딩이다. 시한부 진단은 오진으로 밝혀지고 동치성은 마침내 ‘아는 여자’에게 이름을 묻는다. 야구광 장진 감독의 영화답게 곳곳에 흥미로운 장면이 숨어있다. 등번호 27번을 단 동치성의 모티브가 된 선수는 당시 두산 박명환(현 LG)이다. 말미에 동치성과 한이연이 혈액형을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둘의 혈액형을 합치면 OB다. OB는 두산의 전신이다. 마지막 질문. 수비수가 땅볼을 잡아서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될까. 기록은 실책이 되고, 타자 주자는 2루까지 진루할 수 있다. 예전 2루에 있던 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던진 공이 주자의 헬멧을 맞고 관중석으로 들어간 일도 있었다. 주자는 안전 진루권을 얻어 홈을 밟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화제가 만발했던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는 한화 ‘괴물투수’ 류현진(24)과 SK 에이스 김광현(23)의 맞대결이 이런저런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두 투수는 지난해 사이좋게 타이틀을 나눠가졌다. 다승은 김광현(17승), 탈삼진과 평균자책은 류현진(187개, 1.82)의 차지였다. 구위나 성적을 볼 때 둘의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SK 포수 박경완(사진)에게 누가 더 좋은 투수인지를 물어봤다. 자타 공인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박경완은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체인지업이 슬라이더보다 낫다 박경완은 일단 직구 위력은 김광현이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둘 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광현이는 공을 던지는 팔의 타점이 높다. 타자들이 그 각도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판단하면 류현진이 한 수 위다. 현진이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당대 최고의 무기다”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필살기는 종(縱)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다. 김광현은 횡(橫)으로 꺾이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박경완은 “‘직구+체인지업’ 조합과 ‘직구+슬라이더’ 조합을 비교하면 앞의 것이 타자 입장에서 더 어렵다. 특히 현진이의 체인지업은 속도까지 빨라 직구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속도는 물론이고 떨어지는 각도까지 컨트롤할 줄 안다는 것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등 2개 구종인 김광현에 비해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을 비롯해 수준급의 커브와 슬라이더도 던진다. 박경완은 “광현이는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투구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지만 현진이는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이리저리 빠져나갈 줄 아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경기 운영에서도 류현진이 한발 앞선다는 의미다.○ 발전 가능성은 김광현이 위 그러면 김광현도 체인지업을 던지면 되지 않을까. 사실 김광현은 지난해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타자에게 위협이 될 만한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기존의 장점마저 갉아 먹었다. 박경완은 “광현이가 지난해 17승을 거뒀지만 팀 분위기와 자신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20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즌이었다”고 했다. 여기에서 2% 부족했던 게 바로 체인지업과 같은 구종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광현이가 체인지업으로 10개 중 5, 6개만 마음먹은 곳에 던질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류현진을 넘어설 수 있다. 발전 가능성만 놓고 보자면 광현이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했다. 류현진은 신인 시절 구대성(전 한화)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김광현은 여러 코치의 지도를 받았지만 손에 딱 맞는 새로운 구종을 습득하지 못했다. 박경완은 “류현진은 지금 당장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더라도 통한다. 광현이도 해외 진출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체인지업을 배워야 한다. 마운드에서의 침착함에서도 류현진으로부터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 사령탑들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삼성 김응용 고문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김 고문은 해태 시절 9번, 삼성 시절 1번 등 모두 10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정이 이러니 “지장(智將)도 좋고 맹장(猛將)도 좋다. 하지만 복장(福將)은 따라갈 수 없다”는 부러움 섞인 말이 나오기도 한다. 스포츠계에서 흔히 쓰이는 ‘운칠기삼(運七技三·운이 7할, 실력이 3할을 좌우한다)’이란 말도 같은 맥락이다. 각 구단의 연고 도시도 마찬가지다. 복 받은 도시가 있는가 하면 비운의 도시도 있다. 역대 성적을 바탕으로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연고 도시들의 희비를 조명해 봤다.○ 비운의 도시, 부산 “이제 부산에서도 우승팀이 한번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창진 프로농구 KT 감독이 얼마 전 양승호 프로야구 롯데 감독, 안익수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에 비해 부산 연고 프로팀들은 2000년대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은 적이 없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기아가 우승한 게 마지막이다.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롯데는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아이파크는 2005년 4위에 올랐을 뿐 최근엔 만년 하위권이다. 전 감독이 이끄는 KT가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이어 올 시즌 1위를 질주하며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게 위안거리다. 양 감독이 이끄는 롯데도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갖춰 1992년 이후 근 2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 이름값 못하는 서울 서울은 우리나라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지만 스포츠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두산과 LG는 서울에서 지난해까지 각각 2번씩 우승했지만 모두 2001년 이전의 일이다. 그나마 두산은 2001년 우승 이후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지만 LG는 역대 최장인 8시즌 연속 가을잔치에도 나가지 못했다. 2001년 서울에 입성한 프로농구 삼성과 SK 역시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이 2006년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이었다. 2009년부터 리그에 참가한 프로배구 우리캐피탈은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 보인다. 프로축구 FC 서울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은 지난해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6만747명)과 K리그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54만6397명)을 세웠고, 컵 대회와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했다. ○ 중소도시의 분전, 원주와 천안 대도시에서도 정착이 쉽지 않은 프로 스포츠지만 인구가 많지 않은 강원 원주와 충남 천안은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 원주와 천안은 각각 대표적인 농구와 배구 도시로 성장했다. 이들 팀이 경기를 할 때면 구장이 관중으로 꽉꽉 찬다. 성적도 좋아 원주를 연고로 했던 프로농구 TG는 6시즌 동안 2번 우승했고, 동부는 2008년 우승했다. 천안의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6시즌 동안 우승 2차례와 준우승 4차례를 차지했다. 광주와 대전은 각각 야구와 배구로 특화된 도시다. 광주 연고의 프로야구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대전 삼성화재도 4번이나 우승했다. 성적과 팬 관심도가 거꾸로 가는 경우도 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는 모두 7차례나 우승했지만 팬들이 그에 비례한 만큼 많지는 않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프로야구 현대도 수원에서 3차례나 우승했지만 포스트시즌 때도 빈 좌석이 적지 않았다. 반면 창원 연고의 프로농구 LG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창단 이후 지난해까지 9차례나 홈 관중 1위를 차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에선… 시애틀 ‘비운의 도시’▼농구 - 미식축구 -야구 총 36회 PO 도전… 1979년 농구서 단 1회 정상에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선 시애틀이 가장 비운의 도시로 꼽혔다. 1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연고지 가운데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실패를 맛본 도시를 조사한 결과 시애틀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애틀은 농구 슈퍼소닉스가 22번, 미식축구 시호크스가 11번, 야구 매리너스가 3번 플레이오프 문을 두드렸다. 이 가운데 우승을 차지한 건 단 한 차례. 1979년 슈퍼소닉스가 유일했다. 2001년 매리너스는 정규 시즌 116승 46패를 기록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뉴욕 양키스에 무기력하게 패했고, 1994년 슈퍼소닉스는 1번 시드를 받고 플레이오프에서 8번 시드 팀에 패하는 등 시애틀 연고 팀들은 유독 큰 경기에 약했다. 시애틀 다음으로 비운의 도시로 꼽힌 곳은 애틀랜타. 야구 브레이브스는 1991∼2004년 매년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1995년 한 차례 우승에 그쳤다. 1999년엔 미식축구 팰컨스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농구 호크스 역시 번번이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야구 다이아몬드백스, 농구 피닉스 선스, 미식축구 애리조나 카디널스 등이 속한 피닉스는 비운의 도시 3위를 차지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2인자 필 미켈슨(이상 미국)의 조합이 익숙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세계 남자 골프계의 중심은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옮겨가는 듯하다. 28일 미국 애리조나 주 마라나의 리츠칼턴G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결승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결승에 오른 두 선수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마르틴 카이머(독일). 도널드는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카이머를 상대로 2홀을 남기고 3홀을 앞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반면 우즈는 1회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미켈슨도 2회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럽 선수들은 남자 세계 골프 랭킹 1위부터 4위까지를 휩쓸게 됐다.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카이머는 평점 8.36점을 기록해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8.16점)를 2위로 밀어내고 새로운 1인자에 올랐다. 도널드는 6.64점으로 9위에서 3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북아일랜드의 그레임 맥도웰(6.44점)은 4위를 유지했다. 반면 우즈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고, 미켈슨 역시 5위에서 6위로 밀렸다. 7위와 8위에 오른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포함해 유럽 선수가 톱10에 6명이나 포진했고 나머지 4명은 미국 선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마신(大魔神)’이라 불린 사나이가 있었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두 종류의 포크볼로 무장한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특급 소방수였다. 1990년대 후반 주니치의 수호신으로 군림했던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한 번도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에 오르지 못한 건 그 때문이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00년 시애틀 마무리 투수로 37세이브를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따냈다. 이듬해엔 45세이브에 평균자책 0.89라는 경이적인 성적도 거뒀다. 현재 닛칸스포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사키 가즈히로(43) 얘기다. 사사키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LG 투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투수력 강화에 사활을 건 LG가 그를 인스트럭터로 특별 초빙했다. LG 투수들을 조련하고 있는 사사키 코치를 지난달 이시카와 캠프에서 만났다.○ 사사키와 선동열 사사키는 선수 시절 소문난 애주가였다. ‘국보 투수’ 선동열 전 감독 역시 술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선 전 감독 얘기를 꺼내자 그는 “아, 선 짱(ちゃん·친근한 사이에서 붙이는 호칭)”이라며 표정이 밝아졌다. 사사키 코치는 “선 짱은 얼굴에 좋은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 ‘호빵맨’을 닮지 않았나. 사석에선 친했지만 경기장에서는 지고 싶지 않은 라이벌이었다. 선 짱을 이기기 위해 더 노력했다”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선 전 감독 역시 사사키 코치와의 인연을 털어놓았다. 그는 “선수 시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자주 가던 술집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집에 갈 때마다 사사키가 한쪽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있더라. 둘 다 술 좋아하면서 야구 참 잘했다. 한 번은 단둘이 대작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 사사키와 박찬호, 임창용 사사키 코치는 메이저리그 시절 박찬호(오릭스)와도 좋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박찬호의 장인과도 잘 안다. 가끔 식사도 함께한다. 박찬호가 일본에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김병현(라쿠텐)도 마찬가지다. 둘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만큼 일본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사키 코치는 “프로에 입단할 정도의 투수라면 누구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내겐 포크볼이 있었듯 누구나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야 한다. LG 투수들에게도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살릴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사사키 코치는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임창용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투수라면 누구나 자신 있는 승부구를 갖고 있어야 한다. 임창용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공을 모두 자신 있게 던진다. 맞더라도 내 공을 던진다는 자신감이 돋보인다”고 했다. ○ 사사키와 LG 투수 사사키 코치는 2월 6일 LG 캠프에 합류한 뒤 두 번 크게 놀랐다. 첫 번째는 이렇게 좋은 투수가 많은 팀이 지난해 팀 평균자책이 5점을 넘었다는 데서, 두 번째는 불펜에서와 달리 실전 투구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서 놀랐다고 했다. 그는 고졸 신인 임찬규 신정락 박현준 등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기술적으로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LG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능력에는 낮은 점수를 줬다. 사사키 코치는 “직구를 던질 때와 변화구를 던질 때의 투구 폼이 다르다. 대부분 투수들이 변화구를 약하게 던지는 게 눈으로 보인다. 목표를 향해 힘껏 던질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낮게 던지려고만 신경 쓰면서 높낮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투수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화의 말미는 다시 술 얘기였다. 사사키 코치는 “야구를 하는 시간은 짧고 안 하는 시간은 길다. 그 시간을 즐겨야 하지 않겠나. 술을 마시면 그걸 만회하기 위해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최고의 성과를 낸 뒤 마시는 술은 더 맛있다”고 했다. 그는 천생 애주가 야구인이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타이거 우즈(36·미국)는 가고 마르틴 카이머(27·독일)의 시대가 올 것인가. ‘황제’ 우즈의 퇴조 속에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세계 남자 골프에서 독일의 신성 카이머가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예약했다. 카이머는 27일 미국 애리조나 주 마라나의 리츠칼턴 G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4강전에서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을 1홀 차로 꺾고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지난주 세계 랭킹 2위였던 카이머는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2회전에서 탈락하면서 결승전 결과에 상관없이 28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1위에 오른다. 카이머는 1986년부터 골프 랭킹 집계 이후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1인자가 됐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21세이던 1997년 1위에 오른 우즈가 갖고 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카이머는 유럽투어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2008년과 2009년 2차례씩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엔 4개 대회를 석권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며 세계 골프계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올해 1월 열린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당시 세계 2위였던 우즈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에 올랐다. 카이머는 “경기 중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더 좋겠지만 세계 1위에 오른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우즈는 이번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하며 세계 랭킹이 5위까지 밀릴 위기에 처했다. 양용은(39)은 8강전에서 맷 쿠차(미국)에게 2홀 차로 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00개 던지면 제대로 들어가는 공은 5∼10개 정도예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한 김병현(32·사진)이 22일 100개의 불펜 피칭을 마친 뒤 한 말이다. 김병현은 “그래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걸 느낀다. 앞으로 마음에 드는 공이 15개, 20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90개를 던졌다. 마무리 후보인 김병현에게는 이례적인 투구 수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도 “현재 김병현의 몸 상태나 구위는 전성기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역시 김병현이었다. 3년간의 공백을 딛고 첫 실전 투구에 나선 26일 오키나와 자탄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시범경기. 8-3으로 앞선 8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8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8개 중 6개가 힘이 가득 실린 직구였다. 경기 후 “좋은 공을 던졌다. 1군을 상대로도 저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좋겠다”던 호시노 감독은 27일 나고 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경기에 김병현을 또 등판시켰다. 이날 역시 김병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1-2로 뒤진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2년 연속 3할 타자 이토이 요시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야마 유지를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이야마가 2루 도루에 실패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김병현은 대타 마쓰사카 겐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 수는 13개. 2경기 연속 무안타 무실점. 김병현과 마무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마 마나부는 26일 경기에서 1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줘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저런 공으로는 마무리로 쓸 수 없다”는 혹평을 들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김병현이 다음 달 25일 정규시즌 개막 때 마무리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전날 한신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던 오릭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롯데 김태균은 주니치전에서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5남매가 단칸방에서 살던 때가 있었다. 없는 살림에도 부모님은 보약을 지어 야구선수인 막내에게만 먹였다. 가족 중 집에서 우유를 먹는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야구 회비를 낼 돈이 없어 도망을 다니곤 했던 그는 요즘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가 됐다.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5) 얘기다. 그는 올해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한국 야구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받는다. 지난 3년간 96세이브를 올린 덕분에 지난해 말 야쿠르트와 3년간 15억 엔(약 205억 원)의 대형 계약을 했다. 임창용의 성공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21일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시민구장에서 만난 그는 “내 야구 인생의 완결편은 메이저리그가 될 것이다. 야쿠르트와의 계약이 끝난 뒤 어릴 때부터의 꿈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야구가 즐거웠던 해태 시절 임창용은 고등학생 때까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운동부 특유의 억압적인 분위기를 싫어했다. 그는 “내가 가장 위였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등 딱 3년만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했다. 뛰어난 야구 재능을 가진 그에겐 그걸로 충분했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에 입단한 뒤의 4년간을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했다. 그가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은 직구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누구도 그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일명 ‘뱀 직구’였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그냥 포수 미트 한가운데만 보고 세게 던졌다. 그 공이 어떤 때는 몸쪽으로, 또 어떤 때는 바깥쪽으로 휘면서 스트라이크가 됐다. 정말 야구가 재미있는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 성공과 좌절이 교차한 삼성 시절 임창용은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 참가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자들은 그에게 몰렸다. 그가 양준혁 황두성 곽채진 등 선수 3명에 현금 20억 원을 더해 삼성으로 트레이드됐기 때문이었다. 팀을 옮겼지만 구위는 여전했다. 1999년 38세이브에 평균자책 2.12로 두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1년 선발로 전환한 뒤에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선발을 하면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새 구종을 배웠다. 2004년 시즌 직후 그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어릴 적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해외 진출이 물 건너가면서 모든 의욕을 잃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고 했다. 2005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다. 그의 선수 생명은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다. ○ 제2의 전성기 야쿠르트 시절 2007시즌 후 그는 삼성을 떠나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보장된 연봉은 단돈 30만 달러(약 4억 원).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의 야구가 그의 의욕을 일깨웠다. 2005년 수술을 한 뒤 세월을 허비한 것만은 아니었다.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야구를 보는 눈이 생겼다. 그는 “바둑이나 장기도 훈수 둘 때 더 잘 보인다고 하지 않나. 한발 떨어져서 보니 야구의 흐름이 보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성공비결은 바로 ‘3단 투구’였다. 원래 사이드암스로인 임창용이지만 일본에서는 오버스로나 스리쿼터로도 공을 던진다. 이 역시 수술 후 재활을 하면서 꾸준히 익혀왔던 그만의 투구 동작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고 시속 160km의 빠른 공이 어느 높이에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니 일본 타자들이 당황한 것은 당연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불안했던 제구력도 좋아졌다. ‘언터처블’의 신화가 일본에서 재현된 것이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여러 팀에서 그를 잡기 위해 거액을 제안했다. 부자 구단인 요미우리도 뛰어들었다. 야쿠르트가 제시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그는 야쿠르트 잔류를 택했다. 그는 “야쿠르트는 내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준 구단이다. 돈도 중요하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의 야쿠르트에서 뛰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의 전력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 1,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 나도 힘을 보태 팀을 우승시킨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 꿈의 완결판인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는 그에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꿈이었다. 해외 진출 FA 자격을 얻은 2002년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포스팅 시스템에서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응찰액은 겨우 65만 달러(약 7억3000만 원)였다. 완전한 FA가 된 2007년 직후 다시 한 번 도전했을 때도 눈길을 준 구단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자 분위기는 달랐다. 야쿠르트를 선택하긴 했지만 그에게 관심을 나타낸 구단이 세 팀 이상 됐다. 아메리칸리그의 한 명문팀은 3년간 20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창용은 오히려 이를 거절했다. 그는 “고민은 됐지만 아직 일본에서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야쿠르트와의 계약은 2+1 계약이라 2년 후 내가 원하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그때까지도 잘 던질 자신이 있다. 단지 시기를 늦추는 것뿐”이라고 했다. 2년 뒤 야쿠르트 잔류를 택하면 그는 여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조건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 임창용은 “2년 후에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미국으로 갈 생각이다. 생활비만 나오면 된다(웃음). 미국에 가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같은 임창용의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우라소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쿠르트 임창용 "한국 선수들과는 상대하기 싫다"}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었다. 삼성과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의 연습 경기가 열린 2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 구장. 재기를 노리는 라쿠텐 김병현(32)이 불펜 피칭 연습장에 들어섰다. 그의 바로 옆에서 피칭을 한 선수는 지난해 LG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오카모토 신야였다. 오카모토 옆에선 지난해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켈빈 히메네스가 공을 던졌다. ‘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세 선수가 라쿠텐에 입단해 함께 공을 던진 것이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 역시 대표적인 지한파다. 주니치 감독 시절 선동열(전 삼성 감독)과 이종범(KIA), 이상훈(전 LG) 등 한국인 3인방을 이끌고 1999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병현은 “호시노 감독님이 가끔 ‘괜찮아요’라고 한국말로 물어보신다. 오카모토나 히메네스도 짧은 한국말로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고 말했다.》○ 완벽한 투구를 찾아서 두 선수의 불펜 피칭은 약 15분 만에 끝났다. 하지만 김병현은 거의 1시간가량 100개의 공을 던졌다.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투구 도중 끊임없이 사토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세를 교정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밝게 웃으며 김병현은 긴 불펜피칭을 마쳤다. 지난 3년간 실전 공백이 있는 김병현은 “오늘 100개를 던졌지만 제대로 던진 건 5∼10개다. 3년간 정답을 구했지만 정작 야구는 못하고 산으로 갔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캠프에서는 3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하면 좋아지겠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야구를 했지만 처음 1, 2년을 빼면 내 마음에 드는 공을 던진 적이 없다. 다시 제대로 한 번 던져보고 싶었다. 그런데 미국엔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다 보니 힘들었다. 여기는 투수코치도 있고 좋은 폼을 가진 선수도 많다. 그만두더라도 여기서 제대로 한 번 던지고 그만두자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 호시노, 김병현 살리기 대작전 이날 호시노 감독은 구장을 찾은 선 전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병현을 마무리 후보로 점찍어 놓은 호시노 감독은 “김병현이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냥 미국에서 좋았을 때의 이미지를 갖고 편하게 던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폭력도 불사하는 ‘열혈남아’로 유명한 그는 선 전 감독에게 “김병현에게 내 스타일을 잘 알려주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선 전 감독은 “보통 일본에서는 단점을 지적하고 이를 고치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다. 그런데 호시노 감독은 김병현에게는 반대로 자신이 가진 장점을 되찾으라고 격려하고 있다. 무서운 분이지만 야구만 잘하면 더없이 잘해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선 전 감독 역시 인사차 찾아온 김병현에게 비슷한 조언을 했다. 선 전 감독은 “3년의 공백을 뛰어넘는 게 보통 일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한 번 칠 테면 쳐 봐라’는 식의 무모함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인기남 김병현 훈련 내내 김병현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인터뷰를 회피했던 과거와는 달리 카메라 앞에서도 연방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병현은 “함께 밥 먹고 함께 잠자는 식의 단체훈련은 정말 오랜만이다. 혼자 오랫동안 훈련을 해서인지 이런 생활 자체가 무척 즐겁다”고 했다. 김병현은 “무엇보다 내 공에 자부심을 갖고 던지고 싶다. 혹시 홈런을 맞더라도 내 공이 좋았다면 인정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하라 감독 앞에서 보란듯 3점포▼한편 오릭스 이승엽(35)은 지난해까지 5년간 뛰었던 요미우리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평가전에서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회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대형 3점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이승엽은 경기 전 배팅 훈련 때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온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시속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제구력까지 갖췄다면 당연 메이저리거감이다. 여기에 젊기까지 하다면 금상첨화.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춘 투수가 LG에서 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마른 LG가 데려온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레다메스 리즈(28·사진). 한때 미국에서 161km의 강속구를 던진 ‘100마일의 사나이’다. 19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보인 그의 강속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투구 17개 중 직구는 11개. 이 중 선두 타자 강동우에게 홈런을 맞은 147km 직구를 제외한 10개가 모두 150km를 넘었다. 한상훈을 상대로 던진 초구는 157km가 나왔다. 첫 실전 피칭에서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 구속인 158km(엄정욱·SK)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 것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제구도 괜찮았고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했다. 이런 투수가 왜 메이저리그가 아닌 한국에서 뛰게 되었을까. 박종훈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경험 부족 때문인지 경기 운영 능력이 미흡하다. 한국 야구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다른 팀의 한 전력분석원은 “스피드에 비해 볼 끝이 가벼워 보인다. 한국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년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지만 리즈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활약했다. 2008년에는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6패를 거두기도 했다. 리즈에게 LG가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그걸 가장 바라는 것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가 절실한 LG일 것 같다. 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