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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1)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이탈리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테니스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1년 후 올해 대회에서도 그는 결승에 올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그의 상대는 중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리나(29)다. 세계 랭킹 5위 스키아보네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11위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를 2-0(6-3, 6-3)으로 눌렀다. 스키아보네는 4일 결승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꺾은 세계 7위 리나와 맞붙는다.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리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올라 ‘황색 돌풍’을 다시 일으켰다. 스키아보네와 리나는 역대 4차례 맞대결을 펼쳐 2승 2패로 팽팽히 맞섰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프랑스오픈 32강전에서는 스키아보네가 2-0으로 이겼다. 30대 노장인 스키아보네는 키가 165cm로 작은 편이지만 빠른 발과 끈질긴 집중력으로 장신 선수들을 연파했다. 리나 역시 서른 줄을 앞두고 있어 둘 다 뒤늦게 꽃을 피운 경우다. 스키아보네는 리나와의 결승에 대해 “몇 년 전만 해도 어린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었지만 이젠 다르다. 풍부한 경험이 도움이 된다. 마치 병 안에 오래 둘수록 더 좋아지는 와인과 같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나이를 합하면 60세로 1998년 윔블던 때 야나 노보트나와 나탈리 토지아의 61세 이후 메이저대회 최고령 기록이다. 리나 역시 “나이는 그저 종이에 적힌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며 투혼을 보였다. 중국을 뛰어넘어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여자 챔피언을 꿈꾸는 리나는 모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체육부 장관은 응원을 위해 파리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년 넘게 잡은 마이크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새 역할을 맡게 돼 가슴이 뛰고 부담이 큽니다.” 이날 그는 제7대 KBL 총재로 선출됐다. 연단의 주인공은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52·사진)이다. 한 의원은 총재 경선에서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의 지지를 얻어 1일에 이은 재투표 끝에 전육 현 총재를 제치고 당선됐다. 임기는 3년.○ 농구 마니아 한 의원은 “농구로 뭔가 해보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을 이뤘다. 의원 당선 때와는 다른 희열을 느낀다”며 흥분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준농구인이다.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2학년 때 체육 시간에 배구공으로 농구를 하며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그는 중학교 때 YMCA에서 농구를 배웠다. 1984년 MBC 아나운서 입사 후 그토록 바라던 농구 중계 기회를 잡지 못하다 1995년 농구대잔치에서 감기가 걸린 선배의 대타로 나섰다. 프로 원년인 1997시즌 대우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아 농구인들과 교분을 쌓았다. 정치 입문 전 1주일에 서너 차례 경기장을 찾은 그는 2002년부터 1년 넘게 본보에 ‘한선교의 농구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현장감 넘치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았다.○ 무거운 어깨 한 의원은 “분명 위기 상황이다. 총재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부지런히 현장을 다니겠다”고 말했다. 체육관 귀빈석은 구단 VIP, 팬들에게 내드리고 관중석에 앉겠다는 얘기다. 정치인의 스포츠단체 총재 겸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재선 의원인 그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KBL 사무실까지 차로 12분 거리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이 진정성을 보여드린 것 같다.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치인이)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3년 안에 150만 관중 동원을 목표로 삼겠다. 언론, 구단, 팬과의 스킨십을 강화해 소통하겠다. 90점 이상 득점이 나오는 공격농구를 유도하겠다. 1년 후 재신임을 받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년 넘게 잡은 마이크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새 역할을 맡게 돼 가슴이 뛰고 부담이 큽니다." 이날 그는 제7대 KBL 총재로 선출됐다. 연단의 주인공은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52)이다. 한 의원은 총재 경선에서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의 지지를 얻어 1일에 이은 재투표 끝에 전육 현 총재를 제치고 당선됐다. 임기는 3년. ●농구 마니아 한 의원은 "농구로 뭔가 해보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을 이뤘다. 의원 당선 때와는 다른 희열을 느낀다"며 흥분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준 농구인이다.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2학년 때 체육 시간에 배구공으로 농구를 하며 잘 한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그는 중학교 때 YMCA에서 농구를 배웠다. 1984년 MBC 아나운서 입사 후 그토록 바라던 농구 중계 기회를 잡지 못하다 1995년 농구대잔치에서 감기가 걸린 선배의 대타로 나섰다. 프로 원년인 1997시즌 대우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아 농구인들과 교분을 쌓았다. 정치 입문 전 1주일에 서너 차례 경기장을 찾은 그는 2002년부터 1년 넘게 본보에 '한선교의 농구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현장감 넘치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았다. ●무거운 어깨 한 의원 앞에 놓인 국내 프로농구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화려한 과거는 자취를 감췄고 주위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가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변화의 목소리가 있었다. 한 의원은 "분명 위기 상황이다. 총재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부지런히 현장을 다니겠다"고 말했다. 체육관 귀빈석은 구단 VIP, 팬들에게 내드리고 관중석에 앉겠다는 얘기다. 정치인의 스포츠단체 총재 겸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재선 의원인 그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KBL 사무실까지 차로 12분 거리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이 진정성을 보여드린 것 같다.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치인이)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3년 안에 150만 관중 동원을 목표로 삼겠다. 언론, 구단, 팬과의 스킨십을 강화해 소통하겠다. 90점 이상 득점이 나오는 공격농구를 유도하겠다. 1년 후 재신임을 받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이 다시 깨졌다. 마리야 샤라포바(24·러시아)의 야망을 무너뜨린 건 중국의 리나(29)였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4강전. 세계 8위 샤라포바는 세계 7위 리나의 집요한 공략에 막혀 1시간 48분 만에 0-2(4-6, 5-7)로 졌다. 이 대회에 9년 연속 출전한 샤라포바는 4대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 유독 프랑스오픈에서만 우승이 없는 징크스를 탈출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올 1월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리나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랑스오픈 결승에 올라 사상 첫 메이저 챔피언을 노리게 됐다. 172cm의 리나는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자신보다 16cm나 큰 샤라포바를 압도했다. 샤라포바보다 2배 많은 24개의 위닝샷을 날렸다. 강풍에 서브가 흔들린 샤라포바는 10개의 더블폴트로 자멸했다. 남자 단식 4강에는 세계 1∼4위 선수가 모두 진출해 트로피를 향한 치열한 막판 승부를 예고했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8강에서 세계 5위 로빈 쇠델링(스웨덴)을 3-0(6-4, 6-1, 7-6)으로 완파했다. 현지 언론은 ‘나달이 클레이의 제왕다운 면모를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이 대회에서 통산 43승 1패를 기록한 나달은 이번에 대회 2연패이자 비에른 보리의 최다 우승 기록(6회)과 타이를 노리고 있다. 나달은 3일 세계 4위 앤디 머리(영국)와 4강전을 치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사상 첫 경선으로 관심을 모은 한국농구연맹(KBL) 차기 총재가 당선인을 내지 못해 재투표를 하게 됐다.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전육 현 총재,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 이인표 KBL 패밀리 회장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10개 팀 구단주의 위임을 받은 단장들이 투표에 나섰으나 당선 커트라인인 7표 이상을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KBL 규정에 따르면 10개 구단 중 3분의 2(7개 구단)가 찬성해야 총재 신임을 받을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전 총재가 5표, 한 의원이 4표를 얻어 이 회장을 제외하고 2∼5차 투표가 진행됐으나 계속 5 대 5로 승부가 나지 않자 3일 오전 10시 다시 임시총회를 열어 두 후보를 대상으로 재투표하기로 했다. 이날 6표를 얻는 후보가 나오면 그 한 명을 두고 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승자를 가리지 못할 경우 총재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전육 총재는 “구단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연임한다면 경기 문화를 선진화시키고 국제대회 유치 등 농구 외교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은 “KBL에 지지 기반이 없는 내가 5표를 얻었다는 것 자체가 선전한 것이다. 이틀 동안 더 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남자 농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20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당시 대표팀 주장은 문경은(40)이었고 막내는 연세대에 다니던 방성윤(29·사진)이었다. 9년이 흘러 문경은은 지난달 SK 감독대행이 된 뒤 SK텔레콤 사옥에서 구단 고위층에게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맨 먼저 방성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SK에서 오랜 슬럼프에 허덕이던 방성윤에게 “한번 잘해보자”고 했더니 “자신이 없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그 후에도 문 감독은 누구보다 방성윤의 재기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허사였다. 방성윤은 1일 SK로부터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돼 코트를 떠나게 됐다. SK는 “방성윤이 반복되는 부상과 그에 따른 재활에 대한 심리적 육체적 부담감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알려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시아경기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방성윤과 오리온스 김승현이 모두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부상과 뒷돈을 둘러싼 구단과의 갈등이 빚은 결과라는 것도 비슷하다. 임의탈퇴 신분이 되면서 방성윤은 SK의 동의 없이는 어떤 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됐다. 방성윤은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뒤 다른 팀으로 이적을 희망했지만 어느 팀의 러브콜도 받지 못해 2억7000만 원이 삭감된 1억3000만 원에 SK와 재계약했다. 심한 의욕 상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팀을 떠나 미국에서 재활을 하기도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 코트도 검은돈으로 얼룩졌다. 오스트리아 대표 출신 다니엘 쾰러러(28·사진)는 승부 조작 혐의로 영원히 코트를 떠나게 됐다. 국제테니스연맹(ITF)과 남자프로테니스(ATP), 여자프로테니스(WTA)가 공동으로 만든 테니스 진실성위원회는 1일 “2009년 10월부터 2010년 7월 사이에 쾰러러는 세 차례 승부 조작에 연관된 행위를 저질렀다”며 영구 제명과 함께 벌금 10만 달러의 징계를 내렸다. 테니스 선수가 승부 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기에서 어떤 식으로 승부 조작이 이뤄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선수에게 금품을 제공해 특정 경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일부러 패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쾰러러와 그의 매니저 만프레드 나레이카는 지난해 선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경기 배당률 리스트와 베팅 사이트 연결 링크를 올려놓아 3개월 출전 정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쾰러러는 “충격적인 일이다. 나는 오히려 다른 선수들로부터 승부를 조작하자는 제의를 받았을 뿐이며 명백한 증거도 없다”며 억울해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쾰러러는 2009년 10월 기록한 세계 랭킹 55위가 최고 순위였으며 현재 385위까지 떨어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키가 컸던 초등학생 소녀는 운동보다는 바느질을 좋아했다. 두 살 아래 여동생은 키는 작아도 공놀이를 즐겨 언니를 설득해 함께 농구를 시작했다. 농구 선수로 꿈을 키워온 이들 자매가 이제 같은 프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우리은행 포워드 박언주(23·180cm), 가드 혜진(21·178cm) 얘기다. 이들은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는 자매다. 지난달 언니 박언주는 삼성생명에서 우리은행으로 트레이드돼 동생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지난주까지 강원 평창에서 열흘 동안 실시한 전지훈련에선 서로 의지하며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는 고된 체력훈련을 견뎌냈다. “힘든 일 있으면 가족이니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아요.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신경 쓰고 조심해야 될 부분도 많습니다. 동생과 같이 뛰면서 생기는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극대화하겠습니다.”(박언주) “처음에 언니가 온다고 했을 때 울었어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됐기 때문이죠. 언니가 아니라 팀 선배로 여기며 대합니다. 그래도 든든하기만 하고 큰 힘이 되죠.”(박혜진) 이들은 부산 대신초등학교, 동주여중, 삼천포여고를 2년 시차를 두고 졸업한 뒤 프로에 뛰어들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금호생명에 지명된 박언주는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을 거쳤다. 강팀에서 뛰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5득점에 3점슛 성공 39개(6위), 3점슛 성공률 29.3%(7위)를 기록했다. 동생 박혜진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뒤 만장일치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평균 10.4득점, 4.6리바운드, 3.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다른 팀에서 뛸 때는 1년에 얼굴 보는 날을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래도 가끔 비시즌에 만나면 서로의 플레이에 대한 얘기가 화제가 될 만큼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박언주는 “3점슛만 고집하지 않고 드라이빙, 패스, 수비도 고르게 잘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약점인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근력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 이들 자매는 “아빠 엄마가 이젠 한 팀만 응원하면 된다고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우리은행 정태균 감독은 “언주가 들어와 취약했던 슈터 부문에서 숨통이 트였다. 신장도 좋고 3점슛 능력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의욕이 대단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리야 샤라포바(24·러시아)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독 프랑스오픈과 인연이 없다. 2004년 17세의 나이로 윔블던 챔피언에 오른 뒤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트로피를 안았지만 프랑스오픈에서는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해는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따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수 있을까. 일단 행운까지 따르고 있다. 강호 비너스, 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미국)가 불참했다. 우승 후보로 꼽힌 1번 시드 카롤리네 보스니아키(덴마크), 2번 시드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 3번 시드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는 16강전 이전에 탈락했다. 프랑스오픈에 9번째 출전한 세계 7위 샤라포바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3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를 접전 끝에 2-0(7-6, 7-5)으로 물리쳤다. 2년 가까이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샤라포바는 2009년 이후 다시 메이저대회 8강전에 올랐다. 세계 7위 리나(중국)는 16강전에서 9위 페트라 크비토바(체코)에게 2-1(2-6, 6-1, 6-3)로 역전승해 중국인 선수로는 사상 첫 프랑스오픈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리나는 3세트에 0-3으로 뒤지자 지켜보던 남편이자 코치인 정산이 경기장을 떠난 뒤 내리 6게임을 따냈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자 남편 대신 새 코치를 영입했던 리나는 “남편이 떠난 게 전환점이 돼 이길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르비아 특급’ 노바크 조코비치(24)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와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아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랭킹 2위 조코비치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6위 리샤르 가스케(프랑스)를 3-0(6-4, 6-4, 6-2)으로 완파했다. 올 시즌 개막 후 41연승을 달린 조코비치는 이 부문 최다 기록인 1984년 존 매켄로(미국)의 42연승에 1승 차로 다가섰다. 지난해 12월 데이비스컵에서 거둔 2승을 포함하면 43연승. 남자 테니스 최다 연승 기록은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의 46연승이다. 조코비치는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달리고 있다. 연승이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세계 49위 파비오 포니니(이탈리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조코비치의 위세에 밀려 있기는 하지만 세계 3위 페데러도 값진 기록을 추가했다. 메이저대회 통산 16회 우승에 빛나는 페데러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복식 금메달 파트너였던 세계 14위 슈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를 3-0(6-3, 6-2, 7-5)으로 완파하고 그랜드슬램 대회 28회 연속 8강 진출 신기록을 세웠다. 지미 코너스(미국)가 1973년부터 1983년 사이에 기록한 27회를 넘어섰다. 조코비치와 페데러가 나란히 8강전에서 이기면 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5위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가 10위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를 2-1(6-3, 2-6, 6-4)로 꺾고 8강전에 진출했다. 2009년 챔피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14위·러시아)도 다니엘라 한투호바(29위·슬로바키아)에게 2-1(6-7, 6-3, 6-2)로 역전승해 8강에 합류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꿩 먹고 알도 먹었다. 트로피를 안은 그는 손가락으로 ‘1’자를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우승과 세계 1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잉글랜드의 루크 도널드(34)였다. 도널드는 30일 영국 서리의 웬트워스GC(파71)에서 끝난 유럽골프투어 BMW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뤘다. 세계 2위였던 도널드는 세계 1위였던 웨스트우드보다 이 대회에서 한 순위만 높으면 생애 처음으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도널드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3번째 샷을 핀 1.5m에 붙인 반면 웨스트우드는 93야드를 남기고 한 3번째 샷이 백스핀이 심하게 걸리면서 그린 옆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도널드는 버디를 낚아 더블보기를 한 웨스트우드를 제쳤다. 올 시즌 도널드는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무대를 꺼리는 일부 유럽 출신 스타들과 달리 PGA투어와 유럽투어를 번갈아 뛰면서 두 군데 모두 상금 랭킹 1위(PGA투어 334만4867달러, 유럽투어 258만1495유로)에 올랐다. PGA투어에서는 첫 대회였던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예선 탈락한 뒤 7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유럽투어에선 6개 대회에서 2개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톱10 진입 확률 100%였다. 세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3차례 찾아온 기회를 날린 그가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의 아성이 무너진 뒤 세계 1위 자리는 6개월 동안 4번이나 바뀌는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맹렬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널드가 왕좌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흥미로워졌다. 도널드는 “이 순간이 매우 특별하고 자랑스럽다. 고된 훈련의 대가였다. 웨스트우드나 마르틴 카이머 같은 추격자가 있기에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널드는 1986년 세계 랭킹 제도 도입 후 15번째로 세계 1위가 됐다. 역대 1위 가운데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경우는 데이비드 듀발, 프레드 커플스에 이어 3번째다. 2월 첫딸을 얻어 더욱 성숙해졌다는 도널드가 여전히 배고픈 이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축구의 승부조작뿐 아니라 스포츠토토의 고액 베팅을 위한 불법도 자행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토토는 사행성 방지를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가동 중이다. 개인의 베팅 한도액은 10만 원이다. 토토 판매점은 10분에 100만 원 이상 발매할 수 없다. 한 판매점에서 같은 베팅이 계속 발매될 경우에도 일시 중단된다. 또 특정 조합에 10억 원이 채워졌다면 더 이상 발매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승부조작을 한 업자들은 장시간에 걸쳐 다수의 판매점에서 10만 원, 8만 원 식으로 금액을 쪼개 돈을 건 것으로 보인다. 검은돈이 굳이 감시의 눈초리가 심한 제도권 내 베팅으로 흘러온 것은 4월 6일 열린 러시앤캐시컵대회 대전-포항, 광주-부산 2경기의 배당금 환급 상황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시 베팅 방식은 이 2경기의 승무패를 동시에 맞히는 프로토 승부식이었다. 프로토는 일반 토토처럼 베팅 금액에 따라 배당률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경기 전에 스포츠토토 측에 의해 고정 배당률이 발표된다. 브로커들은 대전과 광주의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들에게 각각 1억2000만 원과 1억 원을 전달했다. 대전과 광주는 0-3, 0-1로 졌다. 이 2경기가 조합된 프로토의 고정 배당률은 2.20이었다. 다른 회차에 비하면 오히려 낮은 배당률이다. 하지만 승무패만 맞히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승부조작 업주의 입장에선 땅 짚고 헤엄치기인 셈이다. 실제로 이 2경기의 환급률은 68%로 프로토의 연간 평균 환급률 60%를 웃돌았다. 만약 4억 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베팅했다고 하면 배당금은 8억8000만 원에 이르러 베팅 원금, 선수 매수 비용(2억2000만 원), 5% 정도로 알려진 판매점 수수료(2000만 원) 등을 제하고도 2억4000만 원이 남게 된다. 배당금이 3억 원을 초과하면 33%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쪼개기 베팅으로 세금은 피할 수 있다. 스포츠토토의 한 관계자는 “제도 보완과 철저한 관리로 불법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에서 모든 불법의 고리를 끊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신체장애를 극복한 최호성(38)이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30개월 만에 우승했다. 20세 때 사고로 오른쪽 엄지손가락 한 마디가 절단돼 4급 장애 판정을 받은 최호성은 29일 함안 레이크힐스경남골프장(파72)에서 열린 레이크힐스오픈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합계 8언더파로 전날 공동 선두였던 재미교포 존 허(한국인삼공사)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여자 프로골퍼가 남자 대회에 출전해 성대결을 벌이는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는 한술 더 떴다. 남자프로골프투어에서 한 시즌 출전권을 딴 첫 번째 여자 선수가 됐다. 캐나다의 이사벨 베이지겔(32·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AP와 AFP 등 주요 외신은 29일 베이지겔이 캐나다 투어 조건부 시드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지겔은 2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팍스빌의 모닝스타GC(파72)에서 끝난 캐나다 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 4라운드에서 섭씨 10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 3타를 잃었지만 합계 8오버파 296타로 9위를 차지해 6위부터 10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2011시즌 조건부 출전권을 확보했다.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의 호성적을 거둔 덕분이었다. 우승자와는 9타 차가 났으며 전 경기 출전권 커트라인인 3오버파 291타에는 5타가 부족했다. 이 대회에 3번째 출전 만에 합격의 기쁨을 안은 베이지겔은 “믿기지 않는다. 가슴이 뛴다”며 기뻐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2000년 미국 오클라호마대를 졸업한 베이지겔은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Q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한 뒤 이듬해 LPGA투어에 데뷔했으나 우승한 적은 없다. 그는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Q스쿨에 여성 최초로 출전해 낙방한 것을 포함해 남자대회에도 여러 차례 도전하며 자신의 능력을 시험했다. 지난해 LPGA투어 Q스쿨에서는 63위로 탈락했다. 장타자로 소문난 그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70야드에 이른다. 2005년 11월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등 골프 선수로는 치명적인 약점에 시달렸다. 2006년 3월 수술대에 오른 그는 이듬해 병마를 극복하고 필드에 복귀한 끝에 골프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1970년 창설된 캐나다 투어는 2003년 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 2005년 US오픈 우승자 마이클 캠벨 등 유명 스타들을 배출해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영춘 전 ㈜한독 사장 별세·성은 재희 씨 부친상·김두원 씨 신정훈 아주물산 사장 장인상=29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2-2227-7587}
댈러스 매버릭스는 21년 묵은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댈러스가 미국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 먼저 올랐다. 댈러스는 26일 홈에서 열린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결승(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 100-96으로 이겼다. 4승 1패로 5년 만에 서부 콘퍼런스 타이틀을 차지한 댈러스는 마이애미 히트-시카고 불스의 동부 콘퍼런스 결승 승자와 대망의 파이널 트로피를 다투게 됐다. 1980년 창단해 비교적 역사가 짧은 댈러스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댈러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면 누구나 최후의 승리를 염원하고 있겠지만 노장 제이슨 키드(38)와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33)는 우승 반지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현역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리는 키드는 1994년 데뷔 후 19시즌째 뛰고 있지만 무관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현역 선수 가운데 플레이오프 최다 출전 기록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우승의 꿈을 이루려고 처음 유니폼을 입었던 댈러스로 2007년 돌아왔다. 정규시즌 트리플 더블을 107회나 기록했을 정도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뭐 하나 모자란 데가 없다. 독일 출신으로 1998년부터 줄곧 댈러스에서만 뛰어온 노비츠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콘퍼런스 결승에서 평균 32.2득점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특히 4쿼터 평균 득점이 11.4득점에 이를 정도로 고비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노비츠키는 “오늘 기쁨은 잠시 묻어두겠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며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환호하는 댈러스 선수들 틈에는 ‘괴짜 구단주’로 유명한 마크 쿠번(53)도 있었다. 쿠번은 2000년 2억8500만 달러에 댈러스를 인수한 뒤 전폭적인 투자로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었다. 상대 선수와 심판에 대한 잦은 욕설로 한 시즌에 50만 달러가 넘는 벌금을 물기도 했지만 농구단에 대한 애정은 소문났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찾은 관중 2만 명에게 30억 원 상당의 공짜 항공권을 나눠주는 통 큰 서비스를 펼친 적도 있다. 댈러스는 3승 1패로 앞서 있는 마이애미와 우승을 다툴 공산이 크다. 마이애미와는 5년 전 챔프전에서 2연승 후 4연패로 무릎을 꿇은 아픈 기억이 있다. 주인 없는 송아지라는 뜻을 지닌 매버릭스가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이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SK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는 대학 시절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연세대에 다니던 문 감독(90학번)과 고려대에서 활약한 전희철 코치(92학번)는 19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에서 이름을 날렸다. 어느덧 지도자로 변신한 이들이 요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짬짬이 슈팅 연습까지 하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 최고의 스타들이 모처럼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통합법인인 CJ E&M은 6월 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1990년대 코트를 화려하게 수놓은 연세대와 고려대의 OB 스타들이 출전하는 빅 매치 라이벌전을 열기로 했다. 박수교 전 전자랜드 단장이 감독을 맡은 연세대는 문 감독을 비롯해 ‘황태자’ 우지원, ‘스마일 슈터’ 김훈, ‘저승사자’ 정재근, 석주일 등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김동광 한국농구연맹 경기이사가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른 가운데 전 코치, 김병철, 박훈근, 정인교 신세계 감독, 서동철 오리온스 코치, 김상식 대표팀 코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은 감독은 “농구대잔치 때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학교 관할 우체국의 업무가 팬레터와 선물 소포로 마비될 정도였다. 농구 붐을 다시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희철 코치는 “고려대 출신 중 최근 은퇴 선수가 많아 전력에서 앞설 것 같다. 꼭 이기고 싶다”며 웃었다. 추억의 스타들이 결전에 앞서 몸을 만들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모교 후배들을 위한 농구발전기금도 전달하기로 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어어∼. 와!”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GC 8번홀(파3). 130야드에 티박스와 그린의 표고차가 15m 이상 나는 내리막 홀이었다.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을 두 차례 튕기더니 또르르 굴러가 홀 안으로 사라졌다. 평생 한 번 하기 힘들다는 홀인원의 주인공은 프로농구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었다. 유 감독은 지난주 2주 일정으로 선수들과 전지훈련을 왔다가 월요일인 23일 오전 쉬는 시간에 모처럼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과 라운드를 했다. “바람이나 쐬려고 나왔는데 덜컥 이런 일이 일어났네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기려는 걸까요.” 유 감독의 운은 당장 동반자에게 전파됐다. 홀인원한 홀에서 임근배 코치는 벙커샷 버디를 낚았고 이동훈 운영팀장은 10m도 넘는 거리의 칩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유 감독은 구력 15년이지만 연습할 시간이 없어 평균 스코어는 90대 후반이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로 알려졌다. 홀인원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유 감독은 “새로운 도약이 절실한 시즌을 앞두고 활력소가 되기를 바란다. 사실 운보다 땀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웃었다. 모비스는 이번에 처음 평창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뒤 지난 시즌 주전 입대와 이적으로 8위에 그쳐 분위기를 바꿔 보려 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강인한 체력으로 더욱 끈끈한 팀 컬러를 갖추기 위해 오전 6시 15분 새벽 구보를 시작으로 하루 4차례 훈련이 밤늦도록 이어진다. 볼 감각을 키우기 위해 드리블하며 트랙을 돌고 스키장 슬로프 오르기, 산악 달리기, 슈팅 등을 하다 보면 선수들의 몸은 늘 파김치지만 표정만큼은 어느새 자신감이 흐르고 있다. ‘어린 왕자’ 김동우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삶의 기로에 서 있을 만큼 고되다.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단잠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경희대 출신 슈팅가드 이지원과 파워포워드 김동량 등 신인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었다. 유 감독은 “경험 많은 선수가 적다 보니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많이 뛰어야 한다. 체력과 부상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근성과 투지 넘치는 농구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저 1회전을 이겼을 뿐인데 승리가 확정된 순간 코트에 무릎을 꿇고 환호했다. 하마터면 첫판에서 가방을 쌀 뻔했던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이었다.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나달은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4시간 1분의 접전 끝에 세계 39위 존 이즈너(미국)에게 3-2(6-4, 6-7, 6-7, 6-2, 6-4)로 역전승했다. 나달은 올해 역대 최다 타이인 6번째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노리는 ‘파리의 사나이’. 지난해까지 38승 1패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206cm의 큰 키로 13개의 서브 에이스를 낚은 이즈너에게 세트 스코어 1-2까지 뒤지며 고전했다. 경기 막판 이즈너가 실수를 쏟아내 기사회생한 나달이 이 대회에서 5세트까지 치른 것은 통산 40번째 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나달은 “내가 질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자 단식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는 2회전에 합류했다. 지난주 약혼자이자 코치였던 스테판 비달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은 비르지니 라자노(프랑스)는 검은 리본을 달고 출전해 자밀라 가조소바(호주)에게 0-2로 패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