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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일전은 뜨겁다. 지난해까지 두 번 열렸던 한일 남자 골프 대항전도 마지막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첫 대회가 열렸던 2004년 첫날 싱글 홀 매치에서 5승 5패로 맞섰던 두 팀은 이튿날 싱글 스트로크 매치에선 4승 2무 4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서든데스 연장전에 돌입했고 양용은(39·KB금융그룹)의 버디에 힘입어 한국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6년 만에 부활한 지난해는 한국의 아쉬운 패배로 끝났다. 9승 1무 10패의 근소한 차이였다. 최정예 멤버가 모두 출전한 일본에 비해 양용은과 최경주(41·SK텔레콤) 등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일정이 겹쳐 대회에 나서지 못한 게 뼈아팠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에는 반가운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바로 ‘바람의 아들’ 양용은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는 27일 밀리언야드컵에 나갈 대표 선수 10명 가운데 단장 추천 2명을 제외한 8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을 필두로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2008년과 2009년 한국 투어 상금왕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 김도훈(22·넥슨) 등 4명이 세계 랭킹 상위 랭커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국내 상금왕 김대현(23·하이트)을 비롯해 강경남(28·우리투자증권) 손준업(24) 최진호(27·현대하이스코)도 대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대회는 7월 1일부터 사흘간 경남 김해의 정산CC에서 열리며 대표팀은 세계 랭킹 상위자 4명과 지난해 대상 포인트를 기준으로 한 밀리언야드컵 포인트 상위자 4명, 단장 추천 2명으로 구성된다. 일본은 이시카와 료를 비롯해 후지타 히로유키, 이케다 유타, 마쓰무라 미치오, 가와이 히루, 다카야마 다다히로, 곤도 도모히로, 가타야마 신고 등 8명의 정예 멤버로 팀을 꾸렸다. 한일 양 팀은 다음 달 초 남은 2명의 단장 추천 선수를 발표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제6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에서 고교야구 ‘빅3’로 꼽히는 부산고, 대구고, 경남고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팀은 부산고다. 우승 후보끼리 맞붙은 1회전에서 대구고를 꺾은 경남고가 지난주 16강전에서 충암고에 3-4로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된 부산고는 28일 16강전에서 서울의 다크호스 경기고와 맞붙는다. 에이스 이민호는 지난주 열린 포철공고와의 1회전에서 최고 시속 146km의 강속구를 뽐내며 7이닝 3안타 9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타선도 폭발하며 8-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빼어난 타격감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하주석을 앞세운 신일고는 충청권 전통의 강호 북일고와 8강행을 다툰다. 29일에도 16강전 2경기를 치러 8강을 모두 가리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의 중심타자 추신수(29)는 타석에 들어설 때 양쪽 귀를 덮는 양귀헬멧을 쓴다. 마이너리그에서 쓰던 양귀헬멧을 메이저리그의 일급 선수가 된 지금도 사용하는 것이다. LG 서동욱(27)이 양귀헬멧을 쓰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몇 안 되는 스위치 타자다.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 왼손 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양귀헬멧을 사용한다. 스위치 타자이기 때문에 타격 훈련시간이 다른 선수에 비해 조금 길다. 하지만 그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에 비하면 양쪽에서 치는 것쯤은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다. 보통은 2개 포지션을 가진 선수를 멀티 플레이어라고 하지만 그는 올 시즌에만 벌써 5개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갔다. 26일 현재 그는 팀이 치른 44경기 중 23경기에 선발로 나섰는데 내야수로 18번, 외야수로 5번 선발 출장했다. 좀 더 세분화하면 2루수가 9번으로 가장 많았고, 1루수가 6번, 3루수는 3번이었다. 또 좌익수로 4번, 우익수로 1번 선발 출장했다. 2003년 KIA에 입단할 당시 그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한마디로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상무 시절 선수가 모자랄 때는 포수 마스크를 쓴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그의 가방은 글러브로 항상 묵직하다. 1루수용 미트를 시작으로 외야용 글러브, 내야용 글러브 2개가 있다. 연습용 내야 글러브까지 합치면 모두 5개를 넣어 다닌다. 수비 능력이 특출 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5개 포지션의 수비가 모두 무난하다. 팀으로서는 구멍이 생길 때마다 투입할 수 있으니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실제로 1루수 이택근이 부상일 때는 1루수로, 2루수 김태완이 2군으로 내려가 있을 때는 2루수로 나선 적이 많다. 선발로 출장하지 못하더라도 대타나 대수비요원으로 나갈 수 있다. 더구나 방망이에서도 한 방을 갖췄다.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2회 대타로 경기에 나선 서동욱은 3-3 동점이던 4회 상대 에이스 김선우를 상대로 결승홈런을 때린 것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회 수비부터는 2루를 굳게 지켰다. 박종훈 감독은 “팀 사정상 멀티로 활용하고 있지만 동욱이 개인한테는 미안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동욱이는 이제 자기 자리를 찾아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많은 경기에 출장 기회를 잡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동욱 역시 “사실 내 실력이 어느 포지션에서건 주전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지금으로선 많은 경기에 나가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다. 나만의 포지션을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그의 올 시즌 연봉은 3200만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0년대 초반 그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스타였다. 모 아니면 도 식의 호쾌한 풀스윙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2000년 39홈런에 110타점, 2001년 46홈런에 132타점을 올렸다. 이듬해인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은 일본 퍼시픽리그 최고 연봉인 5억 엔(약 67억 원)을 받았다.그가 국내 팬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한국과 일본이 3, 4위전에서 맞붙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다. 그는 이승엽(현 오릭스)의 결승타를 앞세운 한국에 패한 뒤 중계 카메라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그만큼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했다. 그의 이름은 나카무라 노리히로(38·사진)다.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카무라는 요즘 일본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라쿠텐에서 방출돼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으나 23일 전격적으로 요코하마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그가 올해 받는 연봉은 고작 500만 엔(약 6700만 원). 전성기에 받았던 금액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요코하마로부터 연락을 받고 온 가족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믿고 기다렸더니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혼자서 배팅 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치며 현역 복귀를 준비해 왔다. 일본 팬들은 그가 앞으로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004년 이후 그의 야구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긴테쓰와 오릭스의 합병 와중이던 2004년 겨울 그는 오랫동안 꿈꾸던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다. 결국 LA 다저스에 입단했지만 수중에 들어온 돈은 겨우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였다. 다저스에서 그가 경쟁한 선수는 다름 아닌 최희섭(KIA)이다. 1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그는 고작 17경기에만 출전한 뒤 2006년 2억 엔(약 26억9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일본 오릭스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해 잇단 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0.232, 12홈런, 45타점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시즌 후 오릭스는 60% 삭감된 8000만 엔(약 10억8000만 원)의 연봉을 제시했고, 그는 이를 거부하고 육성선수(한국의 신고선수) 자격으로 주니치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연봉은 400만 엔(약 5400만 원)이었다. 정식 선수로 승격된 후엔 연봉이 600만 엔(약 8100만 원)으로 조금 인상됐다.2007년에 그는 선수 생활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맞는다. 정규 시즌에서 20홈런을 친 데 이어 일본시리즈에서 맹활약(타율 0.444, 4타점)하며 생애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MVP에 선정된 것이다. 그는 당시 주니치 소속이던 이병규(LG)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듬해 연봉은 5000만 엔(약 6억7200만 원)으로 뛰었다. 그는 2008년 24홈런을 친 뒤 최근 2년간은 라쿠텐에서 뛰었다.‘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산전수전, 우여곡절을 다 겪은 나카무라는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올해로 프로 20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가 탄 롤러코스터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내뱉은 욕설은 이미지 훼손은 물론이고 금전적인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입조심, 말조심해야 하는 것은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의 센터 조아킴 노아는 욕설 한마디로 5만 달러(약 547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22일 열린 시카고와 마이애미의 동부콘퍼런스 챔피언십 3차전 1쿼터에서 그는 자신을 놀리던 팬을 향해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욕설을 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시청자는 미국프로농구(NBA) 사상 두 번째로 많은 1100만 명. 노아가 욕을 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히자 전국의 동성애자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노아는 경기 후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지속적인 조롱을 들어 잠시 이성을 잃었다. 하지만 팬이 무슨 말을 했든 그런 언어를 사용한 데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NBA 사무국은 이튿날 벌금 5만 달러를 부과했다. 지난달에는 LA 레이커스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경기 중 심판을 향해 역시 동성애자 비하 욕설을 해 10만 달러(약 1억94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벌금액이 노아의 2배인 것은 심판에게 욕을 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번째 우승을 이끈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지난 3월 첼시전에서 1-2로 진 뒤 심판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5경기 출장정지와 함께 벌금 3만 파운드(약 5280만 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욕설이나 비난을 해 징계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지 기옌 감독은 지난달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뒤 트위터에 심판을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가 ‘경기 중 SNS 금지’라는 규정 위배를 이유로 2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만 달러를 부과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공격수 칼턴 콜(잉글랜드)은 가나와의 A매치에 앞서 응원 온 가나 축구팬들을 불법이민자로 비하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2만 파운드의 벌금을 물었고, 리안 바벌(호펜하임)도 리버풀 시절 트위터에 심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1만 파운드의 벌금을 냈다. 한국 프로축구에서 가장 많은 벌금을 낸 선수는 안정환(다롄)이다. 안정환은 수원 시절이던 2007년 서울과의 2군 경기 도중 상대 서포터스의 야유와 비난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돌진해 설전을 벌여 벌금 1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프로야구에선 2000년 한화에서 뛰었던 댄 로마이어가 심판에게 욕설을 해 200만 원의 벌금을 낸 게 최고액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처럼 선수 이름을 딴 프로골프대회가 국내에서 처음 창설된다. 주인공은 13일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다. 최경주는 2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가진 출국 기자회견에서 10월 20일부터 나흘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KJ Choi 인비테이셔널’(가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최경주재단과 아시안투어미디어의 파트너십으로 창설됐으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및 아시아투어 공동 주관으로 2013년까지 3년간 열린다. 원래 이 기간에는 유진투자증권오픈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 대회에 자리를 양보하고 대회 개최 일자를 변경하기로 했다. 총상금은 75만 달러(약 8억2300만 원)다. 최경주는 “사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전부터 올해가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 겹치면서 이 자리가 더 빛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2년간 PGA투어를 다니면서 선수의 명예를 걸고 하는 대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대회가 잘되도록 지역사회 모든 사람이 자원 봉사에 발 벗고 나서 열의를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최경주는 “우리 재단(최경주재단)은 늘 사회에 무언가 환원하려는 마음이 크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소유보다 나눔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이번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금 전액을 최경주재단에 기부해 그것으로 대회를 치르는 지역에 발전기금을 내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할 생각”이라며 “소외된 이웃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출전 예정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PGA투어에서 뛰는 후배 한국 선수들이나 자신과 가까운 선수들이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최경주는 이번 주말부터 열리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2주 연속 출전한다. 전자는 선수 이름을 따서 여는 대회이고, 후자는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대회다. 최경주는 “이 두 대회도 선수가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직구는 시속 150km를 넘나든다. 슬라이더는 어지간한 투수의 직구 스피드인 140km를 쉽게 넘긴다. 타이밍을 빼앗는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도 간간이 섞어 던진다. 더구나 이 모든 구종을 마음먹은 곳에 꽂을 수 있다. 타자 처지에서 보면 이런 투수는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에 바로 이런 투수가 있다. KIA의 에이스로 부활한 오른손 투수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22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 1회 2사 후 장성호에게 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6회까지 1개의 안타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는 뱀의 머리처럼 솟아올랐고, 슬라이더는 칼날처럼 떨어졌다.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방 허공을 갈랐다. 6회까지 빼앗은 삼진만 7개였다. 윤석민은 이날 호투로 팀의 3연패를 끊었다. 또 자신은 4월 20일 삼성전 이후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5월 들어 등판한 네 경기 27이닝 동안 한 점의 자책점도 주지 않았고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윤석민은 “이달 들어 투구 밸런스와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직구와 슬라이더에 힘이 많이 붙었다. 볼 배합도 자신있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팀의 연패는 끊고 연승은 이어가는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IA 타선은 5회말 공격에서 역대 한 이닝 최다 타이인 5개의 2루타를 집중시켜 7득점하며 윤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윤석민은 6회까지 81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타선이 6회까지 12점을 뽑으면서 더는 등판하지 않았다. KIA는 13-1로 크게 이겼다. 한화는 최근 연승을 네 경기에서 마감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두산을 5-4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주포 최형우는 1회 역전 3점 홈런을 날리며 시즌 11호로 선두를 지켰다. 반면 두산은 4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LG는 박용택과 정성훈의 홈런 두 방으로 롯데에 7-4로 역전승했다. SK는 2-2 동점이던 7회 김강민의 결승 홈런 등에 힘입어 넥센을 4-2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성적 부진에도 우즈는 지난해 운동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8개월 전 호주 마스터스대회 이후 우승하지 못해 세계 8위에 머물고 있는 우즈는 다음 주 발표될 랭킹에선 11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이날 발표한 ‘100대 명사’ 명단에 따르면 우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에서 6위에 올라 명단에 포함된 19명의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고 순위에 올랐다. 수입에서도 우즈는 지난해 7500만 달러(약 815억 원)를 벌어들여 운동선수 중 최고의 수입을 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3자세 결선. 매슈 에먼스(미국)의 금메달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9발째까지 2위 자장보(중국)에게 3.0점이나 앞서 있었다. 마지막 10발째 총성이 울렸을 때 모든 사람은 눈을 의심했다. 에먼스의 점수가 0점으로 나온 것이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기 표적이 아닌 옆 선수 표적에 총을 쐈기 때문이다. 많은 종목이 그렇지만 사격은 특히 긴장과의 싸움이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팬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전 종목에 걸쳐 선수들의 긴장과 부담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규칙을 개정했다. 한 발을 쏠 때마다 장내 아나운서가 점수만 불러주던 것을 올해부터는 누가 최고점을 쐈는지, 순위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누가 누구를 몇 점 차로 추격하고 있는지 발표한다. ISSF는 또 선수가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자기 점수는 물론이고 상대 선수의 점수까지 상세하게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선수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안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마음이 약한 선수, 일명 ‘새가슴’은 살아남기 힘들다. 극도의 긴장을 이겨낼 수 있는 강심장이 돼야 한다. 19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계속된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도 장내 아나운서의 순위 변동 발표 직후 점수가 널뛰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었다. 이날 남자 공기권총 일반부 10m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4관왕에 오른 이대명(23·경기도청)은 “부담이 되지만 재미있기도 하다. 선수들은 힘들어도 좋은 팬 서비스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여자 대학부 25m 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딴 ‘사격 얼짱’ 이호림(23·한국체대)도 “모니터를 안 보려고 노력하는데 나도 모르게 점수를 확인하게 된다. 더 냉정하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새로 바뀐 규칙은::모든선수 점수-순위변동, 매 발 자세하게 발표선수 주변에 모니터 설치,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광저우 아시아경기 사격 영웅 이대명(23·경기도청·사진)과 김윤미(29·서산시청)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입을 모아 “런던 올림픽 2관왕”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공기총 3관왕 이대명은 18일 경남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첫날 2관왕에 올랐다. 이대명은 남자 50m 권총 일반부 본선에서 566점으로 1위를 한 뒤 결선에서도 가장 높은 98.2점을 쏴 합계 664.2점으로 우승했다. 이대명은 본선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이 종목 단체전에서도 최영래(556점), 지두호(547점)와 1669점을 합작해 1662점을 쏜 경찰체육단을 누르고 우승해 2관왕이 됐다. 이대명은 19일 계속되는 10m 공기권총에도 출전해 전관왕을 노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공기권총 10위, 50m 권총 20위에 그쳤던 이대명은 내년 열리는 런던 올림픽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이대명은 “내년 1월 아시아선수권까지 꾸준히 성적을 유지해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 2개를 목에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여자 10m 공기권총 2관왕에 오른 김윤미는 여자 일반부 25m 권총 본선에서 284점을 쏴 25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윤미는 “임신 중에는 배 속 아기 걱정에 조용한 공기총만 쏘다가 오랜만에 큰 소리가 펑펑 터지는 25m 화약총을 쏘니 속이 다 후련하다”며 “빨리 대표팀에 복귀해 예전 감각을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 후 첫 복귀 무대였던 경호처장기에서 공기권총 380점, 25m 권총 574점을 쐈다. 오랜만의 실전 치고는 괜찮았다”며 “두 종목 모두 런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어 모두 메달을 따고 싶다. 이왕이면 금메달이면 좋겠다. 그때쯤이면 말을 깨칠 아들도 응원해줄 것”이라며 웃었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첫 구원왕에 도전하는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5)이 센트럴리그 구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임창용은 17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인터리그 첫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시즌 8세이브째를 수확했다. 13일 요코하마전 이후 4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낸 임창용은 히로시마 서페이트, 요미우리 로메로와 함께 세이브 공동 1위가 됐다. 2-0으로 이긴 야쿠르트는 16승 7패 3무로 리그 선두를 굳게 지켰다. 롯데 김태균은 이날 주니치와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은 5-6으로 역전패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단단해 보이는 몸집에 까무잡잡한 얼굴, 그리고 매서운 눈빛.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는 한눈에 봐도 운동선수의 몸을 타고났다. 하지만 골프선수라고 하기엔 어딘가 낯설다. 바닷가인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어릴 적 다양한 운동을 했다. 완도 화흥초등학교를 다닐 때 그의 주종목은 씨름과 창던지기였다. 6학년 때는 축구선수로 변신했다.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그것도 주전이 아닌 후보였다. 완도중에 진학해서는 3년간 역도를 했다. 그런 그가 완도수산고 1학년이던 1986년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인 골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어릴적 씨름-창던지기-역도로 다져진 하체-손목이 무기처음엔 골프가 뭔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통학길에 멀리 보이던 골프연습장을 그는 꿩사육장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체육교사는 그에게 반강제로 골프채를 쥐였다.그는 아버지가 모는 경운기를 타고 골프장을 다녔다. 역도와 씨름 등을 통해 다져진 튼튼한 하체와 손목은 골프엔 제격이었다. 더구나 그의 고향엔 널린 게 모래밭이었다. 그가 나중에 ‘벙커샷의 달인’이 된 것은 필연이었다.벙커샷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9년 최경주는 한국 투어에서 뛰는 후배들인 배상문과 김대현을 미국 댈러스 집으로 초청해 사흘 내내 하루 4시간씩 벙커샷만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최경주는 “4시간 동안 벙커에서 아예 못 나오도록 했다. 쉴 때도 모래 위에서 쉬라고 했다”고 했다. 그 후 배상문과 김대현의 벙커샷은 몰라보게 늘었다.美 무명시절 인사 외면한 엘스에게 끝까지 사과…미국에 건너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연습장에서 어니 엘스(남아공)와 마주쳤다. 그런데 엘스가 인사를 받지 않자 그는 엘스의 연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왜 인사를 받지 않느냐”고 따져 결국 사과를 받았다. 그만한 오기와 배짱이 있었기에 생면부지의 미국 땅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고집이 셀 것만 같지만 그의 행동과 사고는 유연하다. 골프클럽도 자주 바꾸고 신제품을 남보다 먼저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는 이듬해 시판 예정이던 사각 드라이버를 미리 들고 나와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샤프트 끝과 중간에 2개의 그립이 있는 희한한 모양의 퍼터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체중 감량과 스윙 교정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2009년에는 “비행기도 장거리를 날려면 잠시 쉬지 않는가. 재도약을 위한 시행착오”라고 했다. 그때 말처럼 그는 2010년 부활의 시동을 걸더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했다.우승 상금 10% 기부… 재해성금… 골프꿈나무 육성도최경주는 평소 아낌없는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2002년 PGA 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그는 우승 상금의 10%를 국내 자선단체와 미국 현지의 교회에 기부했다. 그는 “돈을 무덤까지 싸 가지고 갈 것도 아니지 않나. 나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좋은 일”이라고 했다. 2008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뒤에는 경기 이천시 냉동물류창고 화재 참사 유가족을 위한 성금으로 3억 원을 기부했다. 또 그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한 뒤에는 상금 1억2000만 원 가운데 5000만 원을 불우아동돕기 성금으로 쾌척했다. 그는 2007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재단’을 출범시켜 골프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17일 금의환향하는 최경주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해 후배 선수 및 팬들과 반가운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단단해 보이는 몸집에 까무잡잡한 얼굴, 그리고 매서운 눈빛.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는 한 눈에 봐도 운동선수의 몸을 타고났다. 하지만 골프 선수라고 하기엔 어딘가 낯설다. 바닷가인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어릴 적 다양한 운동을 했다. 완도 화흥초등학교를 다닐 때 그의 주 종목은 씨름과 창던지기였다. 6학년 때는 축구 선수로 변신했다.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그것도 주전이 아닌 후보였다. 완도중에 진학해서는 3년간 역도를 했다. 그런 그가 완도수산고 1학년이던 1986년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인 골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완도 촌놈, 프로 골퍼가 되다 처음엔 골프가 뭔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통학 길에 멀리 보이던 골프연습장을 그는 꿩 사육장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체육교사는 그에게 반 강제로 골프채를 쥐였다. 그는 아버지가 모는 경운기를 타고 골프장을 다녔다. 역도와 씨름 등을 통해 다져진 튼튼한 하체와 손목은 골프엔 제격이었다. 더구나 그의 고향엔 널린 게 모래밭이었다. 그가 나중에 '벙커샷의 달인'이 된 것은 필연이었다. 벙커샷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9년 최경주는 한국 투어에서 뛰는 후배들인 배상문과 김대현을 미국 댈러스 집으로 초청해 사흘 내내 하루 4시간씩 벙커샷만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최경주는 "4시간 동안 벙커에서 아예 못 나오도록 했다. 쉴 때도 모래 위에서 쉬라고 했다"고 했다. 그 후 배상문과 김대현의 벙커샷은 몰라보게 늘었다. 1993년 프로에 데뷔한 최경주는 1995년 팬텀오픈을 시작으로 매년 우승을 거뒀고 1999년 일본을 거쳐 2000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 ● 때론 강하게, 때론 유연하게 미국에 건너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연습장에서 어니 엘스(남아공)와 마주쳤다. 그런데 엘스가 인사를 받지 않자 그는 엘스의 연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왜 인사를 받지 않느냐"고 따져 결국 사과를 받았다. 그만한 오기와 배짱이 있었기에 생면부지의 미국 땅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2002년 5월 월 열린 컴팩 클래식 우승이 시작이었다. 2004년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3위에 오른 그는 2005년 클라이슬러 클래식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매년 한 번 이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집이 셀 것만 같지만 그의 행동과 사고는 유연하다. 골프 클럽도 자주 바꾸고 신제품을 남보다 먼저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는 이듬해 시판 예정이던 사각 드라이버를 미리 들고 나와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샤프트 끝과 중간에 2개의 그립이 있는 희한한 모양의 퍼터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체중 감량과 스윙 교정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2009년에는 "비행기도 장거리를 날려면 잠시 쉬지 않는가. 재도약을 위한 시행착오다"라고 했다. 그 때 말처럼 그는 2010년 부활의 시동을 걸더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 골프계의 기부 천사 최경주는 평소 아낌없는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2002년 PGA 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그는 우승 상금의 10%를 국내 자선단체와 미국 현지의 교회에 기부했다. 그는 "돈을 무덤까지 싸 가지고 갈 것도 아니지 않나. 나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좋은 일"이라고 했다. 2008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뒤에는 경기 이천시 냉동물류창고 화재 참사 유가족을 위한 성금으로 3억 원을 기부했다. 또 그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한 뒤에는 상금 1억2000만 원 가운데 5000만 원을 불우아동 돕기 성금으로 쾌척했다. 그는 2007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 재단'을 출범시켜 골프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17일 금의환향하는 최경주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해 후배 선수 및 팬들과 반가운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KIA의 경기. 2-0으로 앞선 8회 초 롯데 외국인 투수 코리가 등판할 때만 해도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선발투수로 뛰다 허약한 불펜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부터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꾼 코리는 3일 삼성전 이후 전날까지 6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이 순간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2사 후 4번 타자 이범호를 시작으로 김상현과 김주형까지 3타자가 연속 홈런을 터뜨려 단숨에 경기를 뒤집은 것. 올 시즌 처음 나온 3타자 연속 홈런이자 통산 20번째 진기록. 하지만 롯데의 저력은 무서웠다. 4번 타자 이대호는 곧 이은 8회 말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선발 로페즈의 바깥쪽 높은 투심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동점 1점 홈런을 쳤다. 롯데는 연장 10회 초 1점을 내줘 3-4로 뒤졌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연장 10회 말 첫 타자 박종윤의 타구는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었다. 하지만 이 공이 KIA 중견수 신종길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면서 2루타로 돌변했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강민호가 친 평범한 땅볼도 유격수 김선빈이 실책을 저지르면서 동점으로 연결됐다. 롯데는 계속된 2사 1, 2루 찬스에서 조성환의 끝내기 좌전 안타로 5-4,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선발 주키치의 완봉역투에 힘입어 넥센을 8-0으로 꺾었다. 8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던 주키치는 송지만에게 이날의 유일한 안타를 허용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인생은 돌고 돈다. 야구도 돌고 돈다. 10년 가까이 고교 야구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영남지역 고교들이 모처럼 주목받고 있다. 14일 화려한 막을 올리는 제6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한결같이 경남고 부산고 대구고 등 영남권 3개 팀을 빅3로 꼽았다. 권윤민 KIA 스카우트는 “추신수(클리블랜드·부산고)와 이대호(롯데·경남고) 등을 배출했던 영남권에서 이처럼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온 건 2000년대 초반 이후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경남 부산 대구의 3파전 경남고 부산고 대구고는 모두 초고교급이라고 할 만한 확실한 에이스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고 에이스는 ‘제2의 임창용’이라 불리는 한현희다. 그는 4월 9일 경상권 A리그 개성고와의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4경기에 등판해 29이닝 동안 1점도 주지 않았다. 안타는 5개밖에 맞지 않았고 삼진은 44개나 잡았다. 사이드암스로로는 상당히 빠른 시속 140km대 중반의 직구와 날카로운 커브를 던진다. 주말리그에서 그 경남고를 꺾은 유일한 팀이 바로 부산고다. 경남고가 한현희 1명에게 기대는 팀이라면 부산고는 에이스 이민호를 비롯해 2학년 송주은, 1학년 김태석 등 투수진이 두껍다.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이민호 역시 4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이 1점도 없다. 가장 많은 스카우트들이 우승후보 0순위로 꼽은 팀은 대구고였다. 투수력은 물론이고 공격력과 수비력까지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고교 최고의 왼손 투수 대접을 받고 있는 박종윤은 시속 140km가 넘는 직구를 비롯해 다양한 구질의 공을 던진다. 유격수 전호영(타율 0.391), 3루수 구자욱(0.526), 외야수 김호은(0.261) 등 야수들도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 미래의 스타들 각축광주일고와 동성고 등 호남권 고교들은 영남세를 견제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패권을 차지한 광주일고는 에이스 유창식(한화)을 비롯해 우승 멤버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주말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면서 전통의 강호다운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내야의 안정감이나 수비력, 기동력 등은 여전히 고교 최고 수준이다.동성고에는 김원중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있다. 2학년이던 지난해 최고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져 한국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투수다. 다만 올해 페이스가 좋지는 않다.이 밖에 올해 고교생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 계약한 야탑고 포수 김성민, 1학년 때부터 2년 연속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 등도 눈여겨볼 선수들이다. 이번 대회는 아마야구닷컴(www.amayagoo.com)에서 전 경기를 문자로 생중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궁 제조업체로부터 장비 구입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양궁 지도자 135명과 관리를 소홀히 한 공무원 7명, 양궁 제조업체 관계자 1명 등 모두 14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중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양궁 장비 구입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재 사기 횡령 등)로 양궁 장비 제조업체 백모 대표(36·양궁선수 출신)와 부산시양궁협회 이모 전무이사(45·전 국가대표)를 구속했다. 백 씨에게 200만 원 이상을 받은 모 군청 양궁팀 김모 감독(37·전 국가대표) 등 4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올 2월 이 씨가 선수훈련비와 스카우트비를 횡령하고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 씨가 부산 모 대학 양궁팀 감독 시절 모두 7600만 원을 횡령했다는 것을 밝혀낸 경찰은 이 씨 개인 계좌를 뒤지던 중 백 씨가 23차례에 걸쳐 8250만 원을 건넨 것을 확인했다. 백 씨 회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실명 또는 차명 계좌에서 5억2000만 원가량이 전국 86개 초중고 및 대학 실업팀 감독과 코치 135명에게 송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 결과 백 씨는 2006년 양궁 국가대표 출신 한모 씨(36)를 로비스트로 고용한 뒤 계약을 체결한 지역 양궁협회와 학교, 실업팀 지도자들에게 화살 날개 조준기 표적 등의 구입 내용을 담은 소모성 장비 견적서를 보냈다. 견적서는 형식에 불과했다. 백 씨는 장비 일부를 돌려받고 반품액수만큼 돈을 건네는 ‘장비깡’을 사용했다. 이 대가로 백 씨는 1인당 100만∼수천만 원을 건넸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전국 학교와 실업 양궁팀은 348곳. 감독 코치 등 지도자는 742명이다. 국내 양궁 지도자 20%가량이 백 씨에게 돈을 받은 셈. 돈을 받은 피의자 가운데는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콕과 부산아시아경기 금메달 2관왕, 장애인올림픽과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 5명 등도 포함돼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한국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KIA 윤석민(사진)과 올해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두산 니퍼트.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에선 에이스 맞대결답게 수준 높은 투수전이 펼쳐졌다. 누구의 손을 들어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지만 승리의 영예를 안은 것은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막강 두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2안타 4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4월 20일 삼성전 이후 3연승이자 최근 16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 KIA도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달렸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이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에 버금가는 시속 142km까지 나왔을 정도로 윤석민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찍혔다. 두 차례나 김현수를 병살타로 잡아낸 것은 이날 투구의 압권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에이스답게 완벽한 투구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월 9일 두산전에서 5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던 윤석민은 한 달 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반면 전날까지 4승 무패에 평균자책 2.04를 기록 중이던 니퍼트는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시즌 첫 패를 당했다. KIA는 1회 1사 2루에서 이범호의 결승타로 선제점을 뽑은 뒤 7회 1사 2루에서 김원섭이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이현승으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날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2-5로 뒤진 7회말 대거 7득점하며 9-5로 역전승했다. 최근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LG는 박경수의 역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7개의 안타와 3개의 4사구를 집중시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 4번 타자 최진행은 1회와 3회 각각 2점 홈런, 7회 1점 홈런 등 하루에 3개의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시즌 9홈런으로 홈런 단독 선두. 롯데는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을 4-3으로 꺾었다. 삼성은 선두 SK에 2-1로 신승하며 SK를 시즌 첫 3연패에 빠뜨렸다. SK가 3연패 이상을 당한 것은 지난해 8월 13일부터 6연패한 뒤 9개월 만이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과 일본의 경제 격차는 상당히 좁혀졌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591달러였다. 4만2820달러인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선 여전히 큰 차이가 난다. 일본프로야구 선수는 한국 선수에 비해 평균적으로 연간 6배 이상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연봉, 한국의 6배 이상 일본프로야구선수회는 올 시즌 등록 선수 734명(외국인 선수 제외)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연봉은 3931만 엔(약 5억2700만 원)에 이른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선수회가 조사를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에 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월 발표한 한국 선수 406명의 평균 연봉은 8704만 원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연봉이 많은 구단은 열성 팬이 많은 한신이었다. 가네모토 도모아키, 후지카와 규지, 조지마 겐지 등 인기 스타들을 보유한 한신의 평균 연봉은 5546만 엔(약 7억4350만 원)으로 국내 최고 연봉 구단 SK의 평균 연봉 1억1402만 원의 6.5배에 이른다. 1988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요미우리는 4729만 엔(약 6억3400만 원)으로 작년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일본 최고 연봉 선수는 니혼햄의 에이스 다루빗슈 유. 그는 5억 엔(약 67억265만 원)을 받는다. 7억 원을 받는 한국 연봉킹 김동주(두산)의 10배 가까이 된다. 더구나 일본 선수들은 연봉 외에 거액의 옵션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좋은 성적을 올리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한국 선수들이 너도나도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타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국 억대연봉 작년보다 10명 줄어 한국프로야구의 억대 연봉 선수는 지난해보다 10명 줄어든 100명이었다. 수준급 선수의 기준이랄 수 있는 연봉 1억 엔(약 13억4000만 원) 이상을 받는 일본 선수는 80명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가장 많은 수다. 리그별로는 센트럴리그가 38명, 퍼시픽리그는 42명이다. 박찬호와 이승엽(이상 오릭스), 김태균(롯데), 김병현(라쿠텐) 등 한국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는 퍼시픽리그에 더 좋은 선수가 많다는 뜻이다. 구단별 억대 연봉 선수는 한신과 주니치가 각각 9명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와 세이부, 니혼햄 등은 8명이었다. 반면 오릭스와 요코하마는 3명으로 가장 적었다. 오릭스와 요코하마는 10일 현재 각각 퍼시픽리그 최하위와 센트럴리그 5위에 처져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계에는 “2군에 오래 두면 제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2군 선수가 되고 만다”는 말이 있다. 이승엽도 지난 3년간 요미우리에서의 2군 생활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오릭스로 이적해 명예 회복을 노리던 이승엽(35·사진)이 극심한 타격 침체 끝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8일 롯데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성적만 보면 할 말이 없다. 4월 12일 개막전부터 주전 1루수로 나선 이승엽은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5(62타수 9안타)로 부진했다. 홈런은 1개밖에 없었고 삼진은 27개나 당했다.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알렉스 카브레라(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부진이 길어지자 4일부터는 왼손 투수가 나오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더니 8일 경기에서는 오른손 투수가 선발로 나왔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계에는 "2군에 오래 두면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2군 선수가 되고 만다"는 말이 있다. 이승엽도 지난 3년 간 요미우리에서의 2군 생활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오릭스로 이적해 명예 회복을 노리던 이승엽(35)이 극심한 타격 침체 끝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8일 롯데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성적만 보면 할 말이 없다. 4월 12일 개막전부터 주전 1루수로 나선 이승엽은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5(62타수 9안타)로 부진했다. 홈런은 1개밖에 없었고 삼진은 27개나 당했다.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알렉스 카브레라(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부진이 길어지자 4일부터는 왼손 투수가 나오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더니 8일 경기에서는 오른손 투수가 선발로 나왔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승엽의 부진은 포크볼 등 퍼시픽리그 투수들의 떨어지는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초반 성적이 나지 않자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타격 폼도 무너져 버렸다. 선수 층이 얇은 오릭스이니 만큼 조만간 1군 승격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2군 경기에서 확실히 회복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2군 체류가 길어질 수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