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남은과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7일 00시 21분


코멘트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는 IOC 규정에 따라 개최지 선정일로부터 5개월 이내에 올림픽조직위원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은 조직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지만 대회가 열리는 2018년까지 각종 경기시설 신설 및 확충에 힘써야 한다.

유치위는 평창과 정선 일대에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다양한 경기장 시설 확충 계획을 세워놓았다. 스키점프대는 이미 지난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에 지어놓았지만 대다수 경기장은 기본 설계나 입지 선정만 끝낸 상태다.

신설이 필요한 경기장은 알파인 스키장(정선 중봉)을 비롯해 루지 봅슬레이 스케레톤 경기장(알펜시아), 스피드스케이트장(강릉과학산업단지)과 피겨 쇼트트랙 경기장(강릉체육시설단지), 아이스하키 경기장 2곳(강릉체육시설단지, 영동대학교) 등 6개다. 예상 사업비만 해도 500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컬링이 열리는 강릉빙상장이나 스노보드가 열리는 보광휘닉스파크 등은 기존 시설을 보완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평창 겨울올림픽의 진정한 성패는 올림픽이 끝난 뒤 경기장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데 달려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도시는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다.

미국 동북부 뉴욕 주의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던 이 곳은 1980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뒤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스포츠 휴양도시가 됐다. 이 곳에서는 요즘도 각종 국제 겨울스포츠 대회가 심심찮게 열린다. 2009년 김연아는 이곳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다.

반면 1998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겨울올림픽을 유치했던 일본 나가노는 아직까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대비된다. 대회를 치를 때까진 좋았지만 올림픽 이후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았고, 지금도 스키점프 경기장 등 올림픽 시설물에 대한 관리비로 연간 수십 억 원이 빠져 나가고 있다.

유치위는 이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 신설하는 중봉 알파인 경기장은 올림픽이 끝난 뒤 스키리조트로 활용하고 빙상장은 시민체육시설이나 다목적 홀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강릉에 짓는 하키장은 가건물로 지어 폐막 뒤 원주로 옮겨 재활용할 계획도 세웠다. 축제는 한 순간이지만 이후에 남는 경기장이나 시설물은 반영구적이다. 평창을 제2의 레이크플래시드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