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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퇴위아 섬의 참극이 벌어지기 1시간 반가량 전인 22일 오후 3시 26분 오슬로 도심 정부청사와 인근 건물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범인은 역시 브레이비크였다. 폭탄은 그가 석유부 건물 앞에 세워둔 소형 화물차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로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범행에 사용된 차가 세워진 도로는 조만간 안전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공사 때문에 교통이 통제될 곳이었다. 경찰은 폭탄이 정밀한 원격조종장치로 작동된 게 아니라 타이머가 사용된 시한폭탄이며 미국 오클라호마 차량 폭탄테러 때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인 비료와 연료를 혼합해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브레이비크는 폭탄이 폭발하기 전 현장을 떠나 자신의 은회색 밴을 몰고 우퇴위아 섬으로 이동해 잔혹한 학살극에 들어갔다. 경찰은 폭발로 정부청사 구조물이 매우 허약해져 추가적인 잔해 수색 작업은 멈췄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정부청사에서 폭발물이 터졌을 때 재택 근무 중이어서 다치지 않았다고 정부 대변인이 23일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당초 총격 사건 다음 날인 23일 우퇴위아 섬 캠프장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연쇄테러가 총리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와 총리 연설이 예정된 곳에서 잇따라 벌어진 점을 들어 총리를 노린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폭발현장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주노르웨이 한국대사관의 이병현 대사는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은 한인 관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곳은 왕궁과 정부청사가 밀집해 있는 관광중심지다. 한편 브레이비크는 “나 혼자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르웨이 경찰은 총격 사건 현장에 총을 든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공범을 찾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사할린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북한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예 노보스티’는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이 크렘린의 지시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이 같은 가스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가 내년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북아 지역 안정화에 필수적인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북한으로 가스관을 부설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를 크렘린이 받아들여 가스프롬에 프로젝트 준비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가스프롬 관계자는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부설을 건설하려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혼소송을 당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64·사진)가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 씨(56)에게 위자료와 변호사 수임료를 지급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초 두 사람은 별다른 법정 공방 없이 조용히 이혼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가 슈라이버 씨의 요구를 거부하는 소장을 20일 법원에 제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슈라이버 씨는 1일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자녀 4명 중 미성년자인 두 아들 패트릭(17)과 크리스토퍼(13)의 양육권과 위자료, 변호사 수임료를 요구했다. 슈라이버 씨는 캘리포니아 주 법에 따라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의 재산에서 반을 나눠받을 수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콜롬비아 카르게로스 지역 금광 채굴꾼 지메네스 씨(30)는 한 달에 1000달러를 벌기도 한다. 콜롬비아 최저 임금의 3배 이상이다. 그러자 농부들까지 밭을 버리고 금광으로 달려가고 있다. ‘21세기판 골드러시’인 셈이다. 금값 상승은 중남미 시골 주민들과 범죄조직의 행태에도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마약에만 돈줄을 의존했던 게릴라와 무장단체들은 금광 채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남미 최대의 좌익 반군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은 채굴업자로부터 굴착기 사용료로 매달 3800달러(약 400만 원)를, 특정 지점에서 채굴 시 월 14만1000달러(약 1억4800만 원)를 허가료 명목으로 뜯어낸다. 금광통제권 쟁탈전을 벌이는 무장단체의 싸움이 격렬해지면서 애꿎은 주민들의 집이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 수류탄 공격을 받기도 한다. ‘우라베노스’와 ‘라스트로조스’라는 두 무장단체는 최근 금광, 코카인 무역 통제권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지난해 코카시아 지역 살인율은 전국 평균의 5배가 넘는 10만 명 중 189명꼴이다. 게릴라와 범죄 연합체들의 골드러시는 환경 문제도 일으킨다. 안티오키아 지역 채굴꾼들은 액화 수은을 이용해 강 침전물로부터 금을 분리해낸다. 유엔에 따르면 이곳은 전 세계에서 수은 오염 농도가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골드러시에 참여하는 채굴꾼 3만여 명이 매년 이 지역에 쏟아 붓는 수은량은 대략 67t 정도라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전했다. 하지만 수은에 노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들은 금광 채굴을 멈추지 않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금광이 반군단체들의 돈줄이 됐다”며 50개의 불법 광산에 대한 군의 공격을 지시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넘어선 새로운 싸움, 금광전쟁의 시작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972년 경기 동두천 미군 부대 근처. 19세 미군 병사 로널드 루이스 씨의 눈에 늘 혼자 바깥에 앉아있던 15세 소녀가 들어왔다. 무척 외로워 보였던 소녀의 이름은 김인순. 그런데 소녀는 또래 한국 아이들과는 달라 보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병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가 혼혈아라며 또래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알게 된 루이스 씨는 동료들과 함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소녀에게 루이스 씨는 ‘키다리 아저씨’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루이스 씨가 이듬해 귀국한 이후 두 사람의 인연은 끊기는 듯했다. “단 한 번도 루이스의 눈을 잊어본 적이 없어요.” 루이스 씨의 턱수염은 어느덧 희끗희끗해졌지만 갈색의 깊고 따뜻한 눈은 소녀가 기억하는 옛 모습 그대로였다. 16일 미국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서 가수 인순이(54)는 ‘키다리 아저씨’ 로널드 루이스 씨(58)를 만나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38년 만의 재회였다. 현재 미국 뉴저지 주 시코커스에 머물고 있는 인순이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간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났기 때문에 담담했고 만나도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이 터졌다”며 이틀 전의 감동을 전했다. 인순이는 루이스 씨의 세심한 배려에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이후 가졌던 미국인에 대한 혐오감을 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치 친여동생을 대하듯 그들은 맛있는 음식과 옷, 귀걸이를 사줬어요. 못 알아들을까봐 영어로 천천히 말해주기도 했고요” 그는 오래전부터 루이스 씨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만날 길이 없어 희망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고 했다. 하지만 한 미군 장성의 도움과 페이스북 덕분에 기적적으로 루이스 씨와 연락이 닿았다. 인순이는 “3, 4월경 처음으로 연락처를 알게 됐다. 그때 7월에 미국 공연이 있으니 가겠다고 통화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의 감동적인 만남에 루이스 씨 가족을 포함해 온 동네 사람들이 함께 기쁨을 나눴다. 루이스 씨 교회 지인들의 권유로 인순이는 즉석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열창했고 모두가 그의 노래에 눈물을 흘렸다고 델라웨어온라인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어릴 적 인순이의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던 루이스 씨는 17일 열린 인순이의 공연을 관람했다. 인순이는 “내 공연을 보고 ‘어릴 적 그렇게 수줍어했던 소녀가…’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이날 루이스 씨에게 꽃과 오리 7마리가 그려진 조각을 선물로 건넸다. 조각에는 ‘당신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Without You, I′m Nothing)’라고 적혀 있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피츠버그에 사는 한 소녀가 남자 친구에게 보낸 편지가 53년 만에 배달됐다. 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캘리포니아대에 1958년 2월 20일자 소인이 찍힌 연애편지가 도착했다. 사랑의 표시로 우표가 거꾸로 붙여진 채 온 편지의 수신인은 ‘클라크 무어’였다. 무어 씨는 이 대학을 졸업한 뒤 개종해 ‘무함마드 시디크’로 개명하고 현재 인디애나폴리스에 살고 있는 74세의 남자. 시디크 씨는 “대학 2학년 때인 1958년 편지의 발신인인 ‘보니’와 일주일에 한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편지를 주고받았다”며 편지를 반겼다. 시디크 씨와 보니 씨는 결혼에 성공해 자녀 4명을 낳았으나 8년 만에 이혼한 뒤 현재는 연락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스토리에 영감을 준 홀로코스트 생존자 루비노 로미오 살모니 씨(사진)가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이탈리아계 유대인인 살모니 씨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40년대 초 형제들과 함께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살아남았다. 두 형제는 그가 24세 때 수용소에서 숨졌다. 수형번호 A15810으로 불리며 맨발로 눈밭에서 쉴 새 없이 일하던 그때,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던 아우슈비츠에서의 기억을 그는 “한마디로 지옥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나는 금혼식도 올렸고, 12명의 훌륭한 손자 손녀들도 있으며 아직도 정정하다”며 “내 인생이야말로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 계획을 완전히 망치게 했다고 말할 자격이 있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1일 전했다. 그는 번뜩이는 역설과 유머를 섞어 ‘결국 나는 히틀러를 이겼다’라는 회고록을 출간했다. 가장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1998년 이탈리아 영화배우 로베르토 베니니가 제작, 감독, 주인공까지 맡은 ‘인생은 아름다워’의 탄생에 결정적 모티브를 제공했다. 이 영화는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는 등 국제 영화제에서 총 40개의 상을 수상했다. 유대인 귀도가 함께 수용소로 끌려간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웃음을 잃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모습, 특히 어린 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게임으로 가장했던 그가 사살당하러 끌려가는 마지막 순간에도 익살맞게 걸으며 사라지는 장면은 전 세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영화 ‘러브스토리’의 남자주인공으로 유명한 라이언 오닐은 1979년 연인 파라 포셋을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에게 인사시켜줬다. 워홀은 포셋을 모델로 2점의 초상화를 그려 한 점은 포셋에게, 한 점은 오닐에게 줬다. 그로부터 32년, 올해 70세가 된 오닐이 소송분쟁에 휩싸였다고 BBC가 11일 보도했다. 포셋의 모교인 미국 텍사스대가 포셋 초상화(사진)를 달라며 소송을 건 것이다. 포셋은 1976년부터 5년간 인기리에 방영됐던 TV 드라마 ‘미녀 삼총사’의 주인공으로 금발에 푸른 눈, 늘씬한 몸매로 전 세계 남성의 사랑을 받은 ‘섹시스타’였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주인공 리 메이저스와의 첫 결혼이 실패로 돌아간 뒤 오닐과 1979년부터 연인이 됐다. 둘 사이에는 아들(26)이 있지만 포셋이 결혼에 동의하지 않아 1990년대 후반 한때 결별했다. 하지만 2001년 오닐이 백혈병에 걸리면서 재결합했고 오닐은 포셋의 간호로 백혈병을 이겨냈다. 이후 포셋이 2006년 항문암 진단을 받으면서 둘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포셋은 결국 62세인 2009년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유언장에서 “워홀의 포셋 콜렉션을 모교인 텍사스대가 소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텍사스대는 포셋이 소장하고 있던 초상화를 확보한 데 이어 조사관을 고용해 또 다른 1점의 행방을 추적했지만 찾는 데 실패했다. 그러던 중 최근 오닐이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말리부에 있는 자택을 공개했는데 침대 위에 포셋 초상화가 걸려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텍사스대는 즉각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닐의 대변인은 “오닐이 워홀에게 포셋을 소개시켜 준 뒤 두 점의 초상화가 탄생했는데 하나는 포셋을, 다른 하나는 오닐을 위한 것이었다”며 1점의 소유권은 오닐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포셋 초상화 가치는 3000만 달러(약 318억 원)로 추산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의 부모가 1961년 오바마 임신 기간 중 그가 태어나면 구세군을 통해 입양을 보내겠다고 이민국에 진술했었다고 일간 보스턴글로브가 7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하와이대 2학년 재학 당시인 1961년 호놀룰루 이민국이 중혼(重婚) 혐의로 조사에 나서자 입양 계획을 밝혔다는 것. 아버지는 당시 외국인 학생 상담사와의 상담에서 케냐에 부인이 있지만 이혼했고 미국 시민권자인 앤 더넘(오바마의 어머니)과 결혼해 임신 5개월 된 태아(오바마 대통령)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민국 관리와의 면담에서는 구세군에 아이를 넘기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곧 출판될 ‘또 다른 버락: 대통령 아버지의 대담하고 무모한 삶’의 저자인 샐리 제이컵스 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이민국 관리의 메모에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입양시킬 계획을 했던 건지, 아니면 케냐인인 아버지 오바마가 미국 체류기간을 늘리기 위해 그냥 그렇게 진술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과 친척들은 “입양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어머니가 그랬을 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로버트 기브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이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이 아닌 말을 했을 것”이라고 진화했다. 아버지 오바마는 케냐에서 하와이대로 유학와 대학 1학년 때 백인 여성인 더넘과 사랑에 빠져 오바마를 임신한 상태에서 1961년 2월 결혼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대학원 진학을 위해 아내와 아들 곁을 떠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9일 유엔 193번째 회원국으로 태어나는 남수단이 건국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국가적 위기부터 수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955년 영국과 이집트로부터 독립한 뒤 60년에 가까운 내전을 치른 끝에 마침내 홀로서기에 성공한 남수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에 찾아온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기근이다. 지난달 28일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남수단과 이웃하고 있는 케냐, 소말리아 등지에는 최근 3년째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며 2012년까지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남수단은 아직까지 직접적인 가뭄 영향권에 들지 않지만 가뭄 지역이 확산되고 있어 남수단에 가뭄이 몰아닥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현재도 남수단은 전체 인구가 하루 50센트(약 550원)로 연명할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어 가뭄이 닥치면 아사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성인 80%가 글을 모르는 등 문맹이 많은 것도 남수단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땅을 외국인들에게 헐값에 매각하는 사례도 벌써부터 잇따르고 있다. 분리독립을 앞두고 남수단 영토의 9%가량인 최소 260만 ha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헐값에 팔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일 전했다. 49년간 60만 ha의 땅을 빌리기 위해 미국 텍사스 주 소재 기업이 낸 임차료는 1만7000파운드(약 2900만 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부족장에게 위스키 ‘조니워커’ 한 병을 건네고 땅을 빌린 사례도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북수단과의 내전 종식도 과제다. 5월 30일 아프리카연합(AU)의 중재로 양국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나 국경에 비무장지대(DMZ)를 만드는 협정에 서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군사 충돌이 극심한 남코르도판 지역에서는 정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남코르도판은 군사적 요충지인 데다 비옥한 토양, 광물, 생산성 높은 유전이 포함돼 있는 등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2000km가 넘는 국경확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남북 분쟁의 소지는 여전하다. 특히 유전지대이자 풍부한 목초지인 아비에이 지역 귀속 문제는 양쪽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남수단의 앞날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석유 60억 배럴이 묻혀 있는 아프리카 석유매장량 5위 국가 수단의 유전 75%를 남수단이 보유하고 있다. 비록 현재는 송유관과 수출항이 북수단에 몰려 있지만 앞으로 유전 개발 기술을 쌓고 시설을 설치한다면 잠재력은 충분하다. 남수단의 한 관리는 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 들어설 독립) 정부가 동아프리카 송유관을 연결해 석유를 실어나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수단은 국가 인터넷 도메인을 나치 친위대를 연상시킨다는 반발도 있었지만 ‘SS’로 쓰기로 했다. 수단과의 조율이 필요한 통화는 화폐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발생을 우려해 1년 정도 도입을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제강점기 민족의 애환을 담은 노래 ‘눈물 젖은 두만강’이 탄생한 ‘만춘려관’이 복원된다. 6일 중국 연변(延邊·중국명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도문(圖們·투먼)시는 1930년대 두만강변에 세워진 도문시 최대의 여관이었던 만춘려관 복원에 착수했다며 이달 말 완공해 다음 달 8일 준공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문과 북한 남양을 잇는 두만강 철교 상류 나루터 부근에 복원되는 만춘려관은 ‘ㄴ’자 형태에 붉은색 벽돌을 쌓고 양철 지붕을 얹어 1930년대 모습 그대로 재현된다. 만춘려관은 14개 객실이 있었으며 당시 독립운동이나 무역을 위해 두만강을 건너 간도를 오가던 조선인들이 즐겨 묵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1935년 간도 순회공연에 나섰던 유랑극단 ‘예원좌’ 단원들도 이곳에 투숙했는데 당시 극단의 지휘자 겸 작곡가였던 이시우 씨(1913∼75년)가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었다. 당시 독립운동을 하던 남편을 수소문해 두만강까지 찾아온 한 여인이 이미 일본군에 의해 남편이 처형됐다는 소식을 듣고 구슬피 울고 있었는데 이 씨가 여관 주인을 통해 이 사연을 듣고 밤을 새워 작곡한 노래가 ‘눈물 젖은 두만강’이다. 예원좌의 소녀 가수 장성월이 간도 순회공연에서 처음 부른 이 노래는 이후 서울에서 2, 3절 가사가 붙여지고 1938년 음반이 취입됐다. 음반이 발매된 직후 조선총독부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으나 광복과 함께 널리 불리면서 국민 애창곡이 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이슬람 지역 여성들은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반팔 옷을 입을 수 없고, 가족이 보는 때 외에는 머리에 뒤집어쓴 히잡을 벗어서도 안 된다.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통념과 여성들 스스로의 사고방식, 생활도 서구사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집트 여성들이 요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열광하는 외국 문화가 바로 ‘한류’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과 ‘한드(한국드라마)’에 열광하는 층은 대부분 여성으로 소녀부터 중년여성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회사원 아메니 살레하 씨(29)는 “한국드라마 속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지지 않는 독립적인 캐릭터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했다.6월 27일 카이로 한국대사관 내 한국문화원. 히잡을 두른 여대생 6명이 머리를 맞대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들은 곧 있을 한국노래자랑대회에서 선보일 노래와 춤을 고르기 위해 MP3로 내려받은 케이팝을 들으며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서툰 한글로 쓰인 A4용지를 가득 채운 곡목 중에는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샤이니의 노래를 비롯해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 김용임의 ‘정선 아리랑’까지 있었다. 여대생들은 미스에이의 ‘배드 걸 굿 걸’이 흘러나오자 손가락을 내세우며 몸을 흔들었고, 원더걸스의 ‘노바디’도 노래와 안무를 그대로 흉내 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을 묻자 “믹키유천” “소지섭” “권상우” “슈퍼주니어” 등 남자 연예인들 이름이 줄줄 나왔다. 사마르 씨(21·여)는 “한국 남자들은 잘생겼다기보다 예쁘고 귀엽게 생겨 맘에 든다”고 했다. 남성우위 문화가 지배적인 이 나라에서 한국 남자들은 개방적이고 여자 입장을 잘 배려해주는 걸로 통한다. 2009년 12월 카이로에서 열린 한국어말하기대회에 출전한 마리암 씨는 한국 남자와 이집트 남자를 비교하면서 “이집트 남자들은 예비 신부가 음식을 못하면 결혼하지 않는데 한국 남자들은 요리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하지 않아 좋다. 또 이집트 남자들은 집안일을 거의 도와주지 않는데 (드라마 속의) 한국 남자들은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한드’에 빠졌다가 한국 요리에 빠진 여성도 많다.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 음식 문화에 푹 빠졌다는 아말 맘두으 씨(35·주부)는 “한식에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혼(soul)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최한 독후감쓰기 대회에서 지정 도서였던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을 읽고 쓴 비평으로 1등을 차지하기도 한 ‘한국문학’ 마니아이기도 하다. 번역가 가다 씨(36)의 가족 식단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끼니마다 한식이 빠지질 않는다. 잡채, 불고기, 김밥, 시금치나물무침, 배추김치, 부침개, 호박찌개 등 메뉴도 다양하다. 1994년부터 이집트 내 한인식당 주인에게서 틈틈이 배운 덕에 재료가 부족한 이집트에서도 맛이 수준급이다. 전을 만들기 위해 능숙하게 계란을 휘젓는 모습, 간장으로 간을 해가며 잡채를 버무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주부다. 그의 보물 1호는 한국 친구들로부터 받은 한국 요리책과 레시피들을 스크랩한 자료들. 정성스레 김밥을 말던 가다 씨는 “빵과 치즈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집트인들에게 한식은 건강식이지만 사 먹기에는 매우 비싼 음식”이라고 말했다.일찍이 ‘태권도 한류’가 뿌리 내린 이집트에는 ‘사커 맘’ 대신에 ‘태권도 맘’이 있다. 자녀들에게 도복을 입히고 띠를 매줘 도장에 들여보낸 뒤 수업이 끝날 때까지 도장 앞을 지키고 서있는 이집트 아줌마들의 모습은 흡사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한국 어머니들을 연상케 한다. 카이로에 있는 마디클럽스포츠센터 내 태권도장에서 만난 모나 씨(37)는 “태권도를 배운 뒤 태도가 점잖게 변한 아들을 보고 주변 아줌마들이 자기 아이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쳐야겠다고 난리”라고 말했다. 도장에서 만난 다른 아줌마들은 자녀들이 세계대회에서 딴 메달들을 보석함에 넣고 다니며 아이 자랑에 열심이었다. 태권도 맘을 하다 선수가 된 아줌마들도 있다. 이달 2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에 ‘51세 이상 여성 부문’에 출전하는 나디아 씨(54)는 “내 또래 여성들이 태권도를 통해 자기 관리를 하면서 한국의 정신문화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라고 말했다.▼ 민주화 시위중에도 “한국 민주주의 배우자”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30년간 이 나라를 철권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난 지 6개월여가 지난 요즘도 매주 금요일 시위 참가자들로 북적인다. 불안과 두려움이 팽배했던 과거 시위와는 많이 다르다. 경찰은 자취를 감췄고 사람들은 그동안 쌓여있던 불만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있다. 무함마드 사브르 이집트국립도서관장은 “독재자가 물러났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사회가 안정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며 “1987년 민주화 운동을 거친 한국도 과도기 후유증을 잘 알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민주화 변혁기에 있는 이집트 지식인들 중 상당수는 한국을 벤치마킹의 대상이자 닮고자 하는 모델로 꼽는다. 광장과 대학 등에서 만난 지식인들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발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집트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팀 코치인 웨삼 씨(33)는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해 6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1960년대 한국 재건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민주주의를 이뤄가며 경제발전을 이룩한 한국을 보며 이집트도 지금은 혼란스럽지만 언젠가는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집트에서의 한국어 열풍은 올봄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2002년 개설된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한국어강좌는 본래 올해 2월 개강 예정이었지만 민주화 시위로 3월 21일 개강했다. 이집트 전역에 통금령이 내려졌던 때라 지원서 접수를 나흘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무려 400여 명이 몰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지난해 6월 이집트국립도서관에는 한국자료실이 문을 열었다. 이집트는 물론이고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 전체에서 특정 국가 자료실이 문을 연 것은 한국자료실이 처음. 이곳에는 한국 관련 장서 4000여 권과 CD 2000개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향후 5년간 매년 200권(400만 원어치)의 한국 관련 도서가 추가된다. 도서관의 장서담당 총책임자인 제인 압둘 하디 국장은 “민주화 격동기를 거치면서 이집트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도서관의 한국 도서들을 통해 한국의 진면목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최초로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카이로의 아인샴스대도 지적 한류 열풍을 느낄 수 있는 곳. 이집트 최고 어문대학이 있는 이곳은 2005년 한국 국제교류재단과 공동으로 한국어학과를 개설해 2009년 1회 졸업생 28명을 배출했다. 졸업 논문 주제들도 ‘한국의 3·1운동과 이집트의 1919혁명 비교 연구’ ‘김동인 소설 감자를 통해 본 한국 식민지 시대 문학 비교’ 등 전문적이며 깊이가 있다. 이 학과에는 특히 여학생이 많다. 한 학년 재학생 25∼30명 중 여학생이 20∼25명으로 압도적이다. 남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는 목적이 뚜렷하다면 여학생들은 드라마나 노래 같은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는 ‘순수파’가 많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여학생들 중에는 더 깊이 있게 한국어, 한국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한국 유학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1년 전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알레 씨(21)는 올 9월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문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이집트 젊은이들에게 ‘한류’는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어과 4학년 남학생들은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한국계 기업에 취직을 하거나 한국문학을 아랍어로 번역하는 일에 종사하고 싶어 한다. 졸업 후 삼성전자에 취업한 사라 씨(22)는 후배들의 롤 모델. 회사도 다니면서 학업과 강사를 병행하고 있는 맹렬 여성이다. 회사일이 끝나면 대학원도 다니고 1, 3학년 후배들에게 한국어도 가르친다. 사라 씨도 9월 서울대 언어학 석사과정에 입학해 한국음운론과 음성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이 나라 최고 관광산업 인재를 키우는 헬완대 관광학부는 2009년 9월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다. 한국어보다 먼저 이집트에 상륙한 중국어와 일본어는 아직 제2외국어로 채택되지 않았다.카이로 한국대사관 내 한국문화원에는 기차로 일주일에 두 번, 왕복 3∼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에도 아랑곳없이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열혈 학생이 여러 명 있다. 한국어 관광가이드를 하는 메드하트 씨(35)는 “교과서가 별로 없다 보니 책 한 권을 다 떼고도 보던 책만 반복해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집트인들을 위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높다.카이로=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월 11일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무너뜨리면서 북아프리카 중동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떠오른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해방) 광장이 다시 시위로 얼룩지고 있다. 6월 29일 오전 찾아간 타흐리르 광장은 대규모 시위로 혼란스러웠던 5개월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날 시민 5000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군경과 충돌한 대규모 시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시위대가 던진 보도블록은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고, 경찰이 시위 진압에 사용한 고무총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철제 바리케이드도 눈에 띄었다.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시위는 이날 아침까지 이어질 정도로 격렬했다.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군경이 최루탄과 고무총탄 등을 사용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하룻밤 사이에 무려 1000여 명이 다쳤다.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많이 다친 환자만 120여 명에 이른다. 이번 시위는 1월 25일부터 18일간의 민주화 시위 끝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이후 이집트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다. 경찰이 광장 주변을 둘러싸고 삼엄하게 감시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6월 29일 오후부터는 타흐리르 광장에 주저앉아 무기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기기 이브라힘 씨는 뉴욕타임스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민주화 시위 시작일인) 1월 25일 당시와 비슷하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에도) 변화는 오지 않았고, 군 최고위원회도 우리의 요구를 충분히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다음 날인 30일 오전에도 타흐리르 광장에는 5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날 경찰은 보이지 않았지만 극심한 차량 혼잡이 빚어졌다. 시위대를 응원하기 위해 빵을 전달하는 어린이도 보였다. 기자가 시위대 속으로 들어가자 30여 명이 에워싸고 “우리 얘기를 전달해 달라”고 외쳤다. 일부는 기자에게 “프레스카드(신분증)를 보여 달라”며 의심하기도 했다. 광장에서 만난 시민 알리 씨(35)는 “경찰이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현지 신문엔 경찰이 칼과 돌을 들고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진과 여성이 최루탄 가스에 질식해 쓰러져 있는 사진 등이 실렸다. 주최 측은 “1일에 백만 인 시위를 하자”고 선동했다.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이끌며 무바라크 퇴진까지 끌어냈지만 다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4·6청년운동’ 관계자는 “다음 달로 예정된 연좌농성을 6월 29일로 앞당겼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는 점이 확실해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긴급조치법의 즉각적인 폐지와 내무장관 재무장관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한편 이집트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군부는 사회혼란을 노리는 세력들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시위에 동참하지 말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군 최고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충돌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번 시위는) 이집트의 안보와 안정을 해치려는 목적 이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비난했다.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진 이후 이집트는 군부의 감독하에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화 혁명으로부터 근 5개월이 지났지만 국민들의 불만은 가라앉기는커녕 높아져 가고 있다. 무엇보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의 과오 청산과 이후 집권한 군부의 개혁 작업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실망감이 크다. 1000여 명이 부상한 이번 시위도 군 최고위원회가 부정부패 및 시위대 학살 혐의자에 대한 처벌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아이들의 시력이 나빠지는 이유는 야외보다 실내에서 많이 활동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의 샌드라 아모트 전 편집장과 샘 왕 프린스턴대 부교수는 현대인들의 근시가 급속히 증가한 것은 실내 활동이 잦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인간의 두뇌와 눈은 오래전부터 태양 아래서 활동할 수 있도록 발달해 왔다. 눈의 경우 망막과 수정체 사이의 거리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면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야외보다 실내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면 망막과 수정체 사이의 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멀어지기 때문에 멀리 있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면서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08년 안과학회지에 실린 한 연구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호주 시드니와 싱가포르에 살고 있던 중국계 어린이들을 비교한 결과, 싱가포르 아이들 중 근시 환자비율이 시드니보다 9배 이상 높았다. 시드니에서 아이들의 평균 야외활동이 일주일에 14시간이었던 반면, 싱가포르는 3시간에 그쳤던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 광둥 성 광저우 시에서 의료 공급품을 22년간 수출해온 미국인 사업가 찰스 허브스 씨(64)는 “최근 2년 사이에 인건비가 무려 50% 가까이 올랐다”며 “더는 노동자들을 부리기가 어려워졌고 새로운 인력을 끌어오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중국의 공장을 옮겨 갈 대안 지역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안에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값싼 인건비에 무한한 노동력으로 ‘다국적 기업의 천국’이었던 중국이 달라지고 있다. 저임금을 앞세워 지난 20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의 제조업이 최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으로 구조 변화를 맞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홍콩 지사의 헬렌 차오 수석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중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연간 실질임금은 매년 12%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제조업 노동자의 평균 시급은 3.1달러로 미국(22.3달러)의 7분의 1에 그쳐 아직은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미국 평균임금의 36%였던 중국의 평균임금은 2010년 말 48%까지 상승했다. BCG는 “이 같은 추세라면 2015년에는 69%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 노동자의 임금 상승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시작한 노동자들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쓰촨 성, 하이난 성 주민들은 돈을 벌기 위해 멀리 고향을 떠나 공장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과거와 달리 임금 조건이 괜찮고 집과 가까운 근무처를 선호한다. 미국 본토로 되돌아가는 제조업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훌라후프 등을 만드는 왬오는 중국에 있는 생산시설의 절반을 미국 본토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쑤시개나 나무젓가락처럼 과거 중국 제조업 수출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단순 공산품이 미국에서 생산돼 중국으로 역수출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중궈징잉(中國經營)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이걸 씨가 지난해 10월 조지아 주 아메리커스에 세운 ‘조지아 찹스틱’이라는 회사는 하루 200만 짝의 나무젓가락을 생산해 중국과 한국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 씨는 “중국에서 만들려면 원재료를 중국으로 운반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아메리커스에 우수한 노동력이 더 풍부해 중국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메리커스는 인구 약 1만7000명의 소도시로 실업률이 12%에 달한다. 중국 제조업의 변화가 빈곤 국가와 부자 국가 모두에 이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은 중국을 제치고 값싼 노동력을 내세워 다국적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기업은 새로운 인력시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스페인 국민 10만여 명이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섰다. AFP통신 등은 19일 수도 마드리드 4만 명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총 10만여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시위에는 청년, 실업자는 물론 유모차 부대까지 등장했다. 자칭 ‘분노한 사람들(The indignant)’이라 명명한 시위대는 정치인들과 은행가들의 부패로 금융위기가 초래됐고 이로 인해 긴축정책이 도입됐다며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우리는 정치인이나 은행가들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긴축 조치와 예산 삭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서 한 연설자는 “우리는 이 나라를 마비시킬 것이다. 이번 시위가 총파업 실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페인은 43%에 달하는 청년실업률(총실업률은 21.3%로 17개 유로존에서 최고치)과 치솟는 물가(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대, 유로존 평균 2.4%) 때문에 시민 불만이 커져 지난달 15일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가 시작돼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스페인은 2008년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시장이 붕괴되고 극심한 실업률에 시달려 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메릴린 먼로가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입었던 흰색 드레스(사진)가 50억 원에 팔렸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할리우드 배우들의 출연 의상 경매에서 먼로의 드레스가 460만 달러(약 49억7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당초 최고가로 예상했던 200만 달러(약 21억 원)의 2배를 훌쩍 넘긴 액수다. 이 드레스는 극중 먼로가 지하철 통풍구 위에 서서 바람에 휘날리는 치맛자락을 붙잡는 장면으로 유명한 홀터넥 드레스.드레스 소유자는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배우 데비 레이놀즈 씨(79). 그는 지난 50여 년간 먼로의 드레스를 포함해 그레타 가르보, 엘리자베스 테일러, 찰턴 휴스턴, 말런 브랜도 등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 3500여 점을 모아 라스베이거스에 개인박물관을 열어 전시해 왔다. 그러다 박물관이 재정난에 휩싸이자 문을 닫고 이번 경매에서 일부를 처분한 것. 이번 경매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마이 페어 레이디’(1964년)에서 입었던 드레스가 약 40억 원,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먼로가 입었던 붉은 쇼걸 가운과 깃털 모자가 합계 약 16억 원,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디 갈런드가 입은 파란 드레스와 루비레드 슬리퍼가 각각 약 12억 원, 6억8000만 원에 팔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3월 수성 궤도에 진입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메신저호가 보내온 사진들이 16일 공개됐다. BBC는 3개월간 수성 궤도를 돌면서 밝혀진 자료들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약 40억 년 동안 수성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추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션 솔로몬 카네기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건 사실상 새 행성을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껏 관찰해 왔던 종류의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지금까지 학자들은 수성에는 황(sulfur)처럼 가벼운 물질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메신저가 보내온 자료를 보면 수성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화산 폭발이며 이로 인해 황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속에 드러난 광대한 고대 용암평원은 최대 400만 km²에 이른다. 이는 미국 영토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면적. 수성의 자기장은 북쪽이 남쪽보다 강한 비대칭형이라는 사실도 메신저호가 밝혀냈다. 수성은 지구 외에 자기장을 가진 유일한 ‘지구형 행성’이다. 지구형 행성은 대기가 있을 뿐 아니라 밀도가 크고, 반지름이 작고, 단단한 지각을 갖는 행성들로 수성, 금성, 화성, 지구가 여기에 속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통일 독일의 주역인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사별한 부인이 소녀 시절에 소련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렸으며 콜 총리와의 결혼생활이 불행했다는 사실이 최근 출간된 전기에서 알려졌다.헤리베르트 슈반 씨가 쓴 ‘그의 옆에 있는 여자(The woman at his side)’에 따르면 콜 전 총리의 첫 아내였던 하넬로레 콜 여사와 그녀의 모친은 1945년 5월 독일 패전 후 구소련의 ‘붉은 군대’에 성폭행을 당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한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콜 여사는 “성폭행을 당한 뒤 감자가 담긴 자루처럼 1층 창문으로 내던져졌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등에 입었던 상처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콜 여사는 그 후 남성의 땀과 마늘, 알코올 냄새와 러시아 말에 몸서리를 치게 됐다고 한다.그녀는 열다섯 살 때 한 무도회에서 당시 열여덟 살이던 콜 총리를 만나 10년 후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책에 따르면 라인란트팔츠 주(州) 지역 보수 정치인이었던 남편 헬무트 콜의 압도적인 우선순위는 정치였고 가족과 부인은 언제나 뒷전이었다고 한다. 남편이 정치인이 되지 않기를 바랐던 콜 여사의 바람과는 달리 남편은 1982년 서독 총리가 됐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무려 8년간 총리직에 앉았던 남편이 1998년 총선 도전 의사를 밝혔던 것도 TV 뉴스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한다.그녀는 남편의 총리 취임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두 아들에게 정치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1998년 총선을 앞두고 콜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주변의 비웃음을 대신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남편이 사무실 직원과 불륜설이 돌았을 때 친구들은 모두 이혼하라고 종용했지만 조용히 거절했다고 한다.콜 여사는 잘못된 항생제를 복용해 1993년 심한 햇빛 알레르기를 앓다가 탈모증에 걸리고 바깥 출입을 못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하다 2001년 68세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남편에게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했어요”라는 짧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아들 발터 콜 씨(49)는 8년 전 부자간의 인연을 끊은 뒤 아버지 콜 총리를 냉혈한으로 그린 에세이를 발표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콜 전 총리(80)는 3년 전 35세 연하의 여성과 재혼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케이팝 열기는 아시아, 유럽을 넘어 이제 중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남미 한국문화원은 11일 “제2회 중남미 케이팝 경연대회를 9월 아르헨티나에서 열 계획”이라며 “10일까지 중남미 14개국 171개 팀 407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1회 대회와 비교하면 참가 팀과 인원이 2배 정도 늘어났다는 것. 쿠바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을 제외하면 중남미 대륙 대부분의 국가에서 참가 신청자가 나왔다. 중남미 한국문화원은 “중남미에서 멕시코 칠레 페루 등은 비교적 빨리 한류를 접한 데 비해 아르헨티나는 한류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며 “9월 경연대회가 ‘라틴 한류’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화원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케이팝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조회 현황을 분석해보면 이번 소녀시대의 ‘지니(Genie)’ 공연 실황은 유럽뿐 아니라 브라질 같은 남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알제리 같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