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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나이지만 격세지감을 느낄지 모를 일이다. 제125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4강 진출자 가운데 최고령인 마리야 샤라포바(24·러시아·사진) 얘기다. 세계 랭킹 6위 샤라포바는 29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 24위 도미니카 시불코바(슬로바키아)를 2-0(6-1, 6-1)으로 눌렀다. 2세트 동안 2게임만 내줬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샤라포바에게 윔블던은 스타 탄생을 알린 무대였다. 17세 때인 2004년 트로피를 안으며 세인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5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에 오른 그는 세계 62위인 강서버 자비네 리지키(22·독일)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대진표 다른 쪽 준결승에서는 세계 5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2·벨라루스)와 세계 8위 페트라 크비토바(21·체코)가 맞붙는다. 이달 초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둘이 합쳐 60세인 리나(29·중국)와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1·이탈리아)의 노장 대결이 성사된 것과 대조적이다. 신예 돌풍 속에서 어느덧 샤라포바가 고참 대접을 받고 있다.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샤라포바는 “세월은 참 빠르다. 모처럼 4강까지 온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낼 기회”라며 우승 의지를 밝혔다. 고질인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데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 스타 사야 부야치치(뉴저지)와의 약혼으로 심리적 안정까지 되찾은 게 샤라포바가 최근 2연속 메이저 4강에 오른 원동력으로 꼽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 이제 그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필드에선 화려했던 과거를 부활시키며 골프 종가의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28일 발표된 세계 남자 골프 랭킹에서 영국 선수 3명이 1∼3위를 휩쓸었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위를 지켰고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2위를 유지했다. 지난주 US오픈에서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주 4위에서 개인 최고인 3위에 진입했다. 1986년 세계 랭킹 제도가 도입된 뒤 영국 선수 3명이 상위 세 자리를 휩쓴 것은 처음이다. 영국 선수들은 축구처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이름을 걸고 출전하고 있다. 6∼15위에도 8위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13위 폴 케이시, 14위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가 포진해 있다. 15위 이내에 영국 선수는 40%에 이른다. 올해 초 세계 10위였던 매킬로이는 랭킹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매킬로이는 “우리는 남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서로를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경쟁하면서 실력을 키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국 선수들은 세계 골프의 주도권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 탄탄한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집중적으로 키운 효과를 보고 있다. 어려서부터 난도가 높은 코스와 악천후 속에서 집중적으로 실전 위주의 훈련을 하다 보니 악조건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특정 지역의 대회를 고집하지 않고 아시아, 호주,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을 돌며 두루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랭킹 상승의 비결로 꼽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골프 랭킹(28일 현재):: (1)루크 도널드(잉글랜드·포인트 9.14점) (2)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8.66점) (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7.23점) (4)마르틴 카이머(독일·7.12점) (5)스티브 스트리커(미국·6.39점) … (16)최경주(4.35점) (17)타이거 우즈(미국·4.22점) … (30)김경태(3.43점) (33)양용은 (3.19점)}

207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km에 가까운 강속구. 언뜻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한 장면을 떠올릴 만하지만 국내에도 이런 선수가 나올 뻔했다. 프로농구 LG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37). 그는 농구공보다 먼저 야구공을 잡았다. 서울 학동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부에 입단했다. 당시에도 이미 또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체격에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투타에 걸쳐 활약했다. 제1회 OB베어스기 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 전 한화 포수인 동갑내기 친구 이도형 등과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 방망이는 자신 있었죠. 투수도 가끔 보면서 주로 1루수와 중견수를 맡았죠.” 서울 선린중에 야구선수로 스카우트된 그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많았던 휘문중으로 전학을 갔다. 당시 1년 선배가 투수 임선동이었다. 전학 규정에 따라 야구를 잠시 중단한 사이 “키가 크니 농구를 해보라”는 학교 체육부 관계자의 권유에 전업하기에 이르렀다.그런 서장훈이 글러브를 벗은 지 24년 만에 다시 뜻깊은 마운드에 오른다.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게 됐다. 비시즌 동안 전자랜드에서 LG로 이적한 뒤 자매 구단의 홈팬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좋은 기회다. LG야구단은 서장훈의 몸에 맞는 특별 유니폼을 제작했다. 서장훈은 “캐치볼 몇 번 하면 옛 생각이 날 것 같다. 구속이 100km나 나올까 싶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면 무기 연기된다는데 은근히 날씨에 신경이 쓰인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청야니(22·대만)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청야니는 27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6타를 더 줄여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나흘 연속 선두를 질주한 끝에 2위 모건 프레슬(미국)을 10타 차로 제쳤다.○ 큰 무대 체질 청야니는 신인이던 2008년 19세로 이 대회에서 미국 무대 첫 승을 거둔 뒤 통산 8승 중 4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메이저 4승 달성이다. 타이거 우즈와 박세리는 24세 때 4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했다. 가히 ‘메이저 퀸’이라 할 만한 청야니는 지난해부터 열린 6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 5번 들었으며 공동 19위가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다음 주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겨냥하고 있다. 그의 우상 안니카 소렌스탐은 24세 때 메이저 첫 승을 신고했다.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70야드(5위)의 장타를 날리면서도 그린 적중률이 75.2%로 1위에 오를 만큼 아이언 샷까지 정확하다. 홀당 평균 퍼트 수도 1.71개로 3위. 골프다이제스트는 “임팩트 때 하체를 단단히 잡아두면서 힙을 타깃 방향으로 밀어주는 차별화된 동작이 파워의 비결이다. 큰 스윙 아크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적응 끝, 고공비행 시작 미국 진출 초창기에 청야니는 언어장벽으로 애를 먹었다. 지난해 1주일에 5번, 하루 3시간 씩 어학연수기관에 다니며 노력한 결과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인터뷰나 팬들과의 대화에도 거침이 없다. 붙임성이 뛰어난 그는 신지애 최나연 등 동료 선수들과 어울리며 된장찌개, 삼겹살 같은 한국 음식을 즐긴다. 그는 2009년 소렌스탐이 살던 올랜도 집을 구입했다. 소렌스탐과 이웃사촌으로 자주 조언을 구하고 있다. 소렌스탐에게 “이번에 트로피 꼭 갖고 돌아오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청야니는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남녀 천재 청야니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역전패를 허용했다. 같은 22세인 남자 골프 신성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선두였다가 무너졌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메이저대회에서 압도적인 타수차로 설욕했다. 일찍이 천재성을 보인 이들은 폭발적인 장타에 세밀한 쇼트 게임을 겸비했으며 최연소 기록 달성 전문이다. 다만 청야니가 이미 정상의 반열에 올라선 반면 메이저 1승의 매킬로이는 아직은 미완의 대기로 불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내 여자 프로농구는 최근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았다. 팬들의 무관심 속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각 구단은 눈앞의 성적에만 매달려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갈등 양상을 보였다. 한때 세계 4강의 실력을 갖췄던 여자 농구의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68·사진)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김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6개 구단 정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5대 총재에 선임됐다. 1999년 2대 WKBL 수장에 오른 김 총재는 3년 임기를 보장받아 2014년까지 연맹을 이끌게 됐다. 김 총재는 “내부적으로 쌓인 문제점을 털어내라는 것이 여자 농구계의 요구였고 내게 주어진 과제였다”며 “15년간 연맹을 맡게 됐으니 여자 농구의 부흥을 위해 직접 몸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재임 기간 타이틀 스폰서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리그의 재정을 탄탄하게 했으며 인터넷 및 TV 중계 활성화 등을 주도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한국농구연맹 이사회에서는 오리온스가 신청한 대구에서 고양으로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명분 없는 연고지 이전이라는 비난을 들었던 오리온스는 1997년 프로 원년 때부터 홈으로 쓰던 대구를 떠나 다음 시즌부터 고양에서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퍼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공을 식별하기 위해 남다른 볼 마크를 한다. 그는 하트 모양을 그린다. 필드에서 공에 그린 그림을 볼 때마다 새삼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심장질환을 극복하고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뛰고 있는 에릭 컴튼(32·미국·사진) 얘기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두 차례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컴튼이 네이션와이드 투어 멕시코오픈에서 트로피를 안았다. 컴튼은 27일 멕시코 레온의 엘보스케 골프장(파72)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17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9세 때 심장 이상을 발견한 컴튼은 12세 때 심장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2007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재수술이 필요했던 그는 2008년 6월 새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는 수술 후 5개월 만에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조지아대 출신으로 2001년 프로로 전향한 그는 이날 뜻깊은 첫 승을 거두며 12만6000달러의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 2위(21만5709달러)에 올랐다. 2부투어 상금 랭킹 상위 25위 이내에게 주어지는 내년 시즌 PGA투어 출전권 획득의 희망을 가지게 된 컴튼은 “그동안은 내 병력 때문에 PGA투어 대회 (초청선수 등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는데 이젠 실력으로 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04년 17세 소녀가 윔블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88cm의 큰 키에 금발의 미모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마리야 샤라포바(24·러시아)다. 윔블던에서 만인의 연인으로 불린 샤라포바. 올해 대회에는 한 남자의 여인으로 코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샤라포바와 약혼한 미국프로농구 뉴저지 네츠의 가드 사샤 부야치치(27·슬로베니아)가 항상 관중석을 지키며 간절한 응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6위 샤라포바는 26일 35위 클라라 자코팔로바(체코)를 1시간 19분 만에 2-0(6-2, 6-3)으로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왼손에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낀 샤라포바는 “부야치치가 LA 레이커스에서 뉴저지로 옮겨 자주 보기 힘들어졌다. 이번 동행이 충분한 보상이 된다. 정말 멋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둘 다 테니스를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201cm인 부야치치가 샤라포바의 경기를 볼 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중요한 포인트를 따내면 연방 “브라보, 컴 온 마리야”를 외쳐댔다고 보도했다. 샤라포바는 “부야치치를 만나면서 이제껏 본 농구보다 더 많이 봤다. 조마조마해서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샤라포바는 2009년 레이커스 시절 2차례 정상에 올랐던 부야치치를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처음 만난 지 1년 되는 날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우승자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도 16강에 합류했다. 남자 단식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로저 페데러(스위스)도 16강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 김경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상금왕 출신 배상문,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 이시카와 료. 화려한 스타들이 일제히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트로피의 주인공은 이름조차 낯선 황중곤(19·사진)이었다. 26일 일본 오카야마 현 세토나이카이GC(파72)에서 끝난 JGTO 미즈노오픈. 올해 JGTO에 데뷔한 황중곤은 선두에게 3타 뒤진 5위로 출발했으나 이날 6언더파를 몰아치면서 합계 13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프로 첫 승. 223야드의 3번홀(파3)에서 17도 유틸리티 클럽 티샷으로 낚은 홀인원이 이변의 서막이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앳된 얼굴의 황중곤은 “존경하는 선배인 경태 형을 꺾고 우승한 것과 메이저 대회에 나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김경태와 배상문은 고국 후배의 돌풍에 막혀 우승 꿈을 접었다. 김경태는 18번홀(파5) 버디에 실패하며 1타 차 2위, 배상문은 이시카와와 함께 3타 차 공동 3위에 그쳤다. 2009년 말 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테스트를 1위로 통과한 황중곤은 지난해 국내와 일본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일정이 겹쳐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 퀄리파잉스쿨에서 5위를 차지해 올 시즌 데뷔한 그는 지난주까지 7개 대회에서 5연속 예선 탈락하는 등 부진을 보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상금 2200만 엔(약 3억 원)뿐 아니라 다음 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챙겼다. 규정에 따라 내년 시즌 국내 투어 출전 자격도 확보했다. 한편 이날 횡성 오스타CC(파72)에서 끝난 KGT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는 강경남이 합계 8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해 10월 매치플레이로 치른 먼싱웨어챔피언십 이후 통산 7승째이며 스트로크플레이 대회에선 2007년 11월 하나투어챔피언십 이후 4년 만의 정상 복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본보 1995년 2월 2일자 스포츠면에는 농구대잔치 정규경기 1위 결정전이 머리기사로 실렸다. 코트의 주인공은 삼성 현대 기아 같은 실업팀이 아니라 연세대와 고려대였다. 대학생 돌풍을 일으켰던 양 팀의 젊은 오빠들은 치열한 맞대결 끝에 연세대가 서장훈의 6m 버저비터에 힘입어 77-7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기사에는 ‘1만5000여 명의 관중이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함성을 토해냈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그 경기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뛰어요. 종료 1분 정도 남기고 블록슛을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쳐 물러났죠. 벤치에서 발을 동동 굴렀어요.” 당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던 그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당시 연세대 졸업반 가드였던 이상민(39)이었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저지로 유학을 떠난 이상민이 최근 일시 귀국했다. 어학연수를 받던 영어학원이 여름방학에 들어간 데다 마침 26일 오후 3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추억 라이벌전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어게인 1995’란 타이틀이 붙은 이 경기에서 올스타전 부동의 1위였던 이상민은 최고 흥행 카드다. 24일 서울 휘문고에서 16년 만에 등번호 ‘11’이 새겨진 푸른색 모교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상민은 문경은 우지원 석주일 김훈 정재근 오성식 등 옛 동료들과 반갑게 재회했다. 연습경기에도 나선 그는 날카로운 패스에 정교한 외곽슛을 선보여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양교 응원단도 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대학 때 추억이 되살아날 것 같아 기대가 커요. 망신당하면 안 되는데….” 이상민은 “대학 때 양교 멤버는 화려했다. 농구 인기가 하늘을 찔러 신촌 숙소에 밤늦도록 팬들이 수백 명씩 몰렸고 팬레터가 하루에 몇백 통씩 쏟아졌다. 돌이켜보면 그런 영화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 같다. 이번 행사가 반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1990년대 코트를 수놓은 양 팀 OB들은 최근 보름 가까이 맹훈련을 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술 약속도 피하며 현역 때 못지않게 땀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려대는 최근 은퇴한 김병철 박훈근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며 전희철은 종아리 부상까지 당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미즈노는 2011년형 JPX 800 드라이버(사진)를 출시했다. 공의 초속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 부분의 두께를 부분적으로 얇게 해 고반발과 스위트 스폿 확대를 동시에 실현했다. 샤프트 그립 부분에 13g의 텅스텐 시트를 채택해 안정된 스윙과 비거리 향상을 이끌었다. 460cc 헤드에 샤프트 길이는 46.5인치. 70만 원. 02-3143-1288○ 7월 20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시범 라운드 중인 춘천 남춘천CC(사진)는 오픈 기념 특별 상품을 모집하고 있다. 입회비 4억 원을 내면 무기명 4인에게 주말 4회, 주중 6회 예약을 보장하며 7억5000만 원짜리 상품은 주말 6회, 주중 10회 예약에 무기명 4인의 그린피를 면제해 준다. 18홀 규모에 전장이 7450야드에 이르러 수도권 최장 규모. 산악 지형이지만 페어웨이 폭이 평균 74m에 이르러 호쾌한 장타를 노려볼 만하다. 송호골프디자인에서 설계를 맡았으며 삼성에버랜드가 시공했다. 경춘고속도로 남춘천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있다. 02-558-0888○ 한국야쿠르트그룹에서 2009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동두천 티클라우드CC(사진)는 잔여 투자비 50억 원에 대한 법인 목적의 특별 무기명 회원권을 소수 분양하고 있다. 월 4회(성수기 3회) 주말 예약을 보장하는 특별 무기명 회원의 입회 금액은 5억 원이며 월 8회(성수기 6회) 주말 부킹을 할 수 있는 특별 무기명 플러스 회원은 10억 원이다. 2013년 자동차전용도로 개통 예정으로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02-561-1997○ KJ골프는 예스 코드 시리즈 퍼터, I.D7 드라이버와 유틸리티 우드의 렌털 서비스를 8월 말까지 실시한다. 이 퍼터는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윤슬아가 우승할 때 사용해 관심을 받고 있다. 렌털 기간은 제품 수령 후 7일간이며 신청은 홈페이지(www.kjgolf.net)에서 할 수 있다. 02-578-0728}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나연, 김송희 등을 지도하는 로빈 사임스 코치(31)는 요즘 축하받느라 바쁘다. 그의 모국 북아일랜드 출신의 로리 매킬로이(22)가 US오픈에서 갖가지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는 지난해 그레임 맥도웰에 이어 2년 연속 US오픈 챔피언을 배출했다. 내전과 테러로 얼룩졌던 북아일랜드 골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2006년 한국에 와 현재 인천 스카이72 드림레인지 RNY 인스티튜트에서 유망주를 지도하고 있는 사임스 코치는 “매킬로이는 어려서부터 알았다. 쇼트게임 연습을 정말 즐겼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11세 때 매킬로이는 아홉 살이나 많은 내 스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당돌했다. 그 나이 치고는 늘 자신감이 넘쳤다”며 웃었다. 국가대표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임스 코치는 “북아일랜드의 골프장은 진짜 험난하다. 억센 러프와 해변에 조성된 링크스 코스에선 강풍, 폭우와 맞서야 한다. US오픈 코스 역시 난도가 높다. 인구 160만 명에 불과한 북아일랜드에서 메이저 우승자가 연이어 탄생한 것은 어려서부터 그런 환경에서 다양한 기술을 익히며 편하게 적응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사임스 코치는 자국 주니어 골퍼 육성이 잘되는 3가지 이유를 꼽았다. “연중 골프장마다 치열한 대항전이 열려 주니어 선수들이 성인들을 상대로 강한 정신력과 기량을 키운다. 앞서 말한 대로 코스가 워낙 어렵다 보니 적절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주니어 선수들은 연간 100파운드(약 17만 원)만 내면 회원 대우를 받게 돼 싼값에 원 없이 공을 칠 수 있다.” 그는 “북아일랜드에선 연습장보다 실제 코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매킬로이가 주니어 때 자주 찾은 골프장에는 연습장과 쇼트게임장이 없다. 그 대신 하루 36홀씩 돌기도 했다. 그들에겐 골프 코스가 바로 놀이터였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된 한국의 상황은 어떻게 볼까. 그는 “한국은 선수들의 성실함과 부모들의 헌신으로 골프 강국이 된 것 같다. 하지만 훈련 여건과 환경은 최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농구 장내 아나운서로 유명했던 염철호 씨(76)가 마이크 앞에서 자주 하던 얘기가 있다. “체육관은 교실이 아닙니다. 마음껏 소리를 지르세요.” 함성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는 스포츠 관전의 묘미 가운데 하나다.하지만 테니스 코트는 다르다. 선수들의 랠리 도중에 관중석은 쥐죽은 듯 조용하며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선수들이 코트를 바꿀 때만 이동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테니스 선수들까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 이번 주 개막한 제125회 윔블던에서 괴성녀 논란이 재연됐다. 주인공은 여자 단식 3번 시드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였다. 1회전에서 아자렌카가 공을 칠 때 낸 소리는 95dB(데시벨)에 이른 것으로 측정됐다. 현지 언론은 그의 괴성이 저음으로 시작해 한 옥타브 정도를 올라간 뒤 흐느끼며 마무리됐다고 묘사했다.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소음이 100d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귀마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대회를 주관하는 올 잉글랜드 클럽의 이언 리치 전무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괴성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나치게 소리를 지르면 상대 선수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심판에게 항의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코트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심하게 소리를 지르는 선수들에게 경고나 벌점 같은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코트의 괴성녀로는 원조로 꼽히는 모니카 셀레스를 비롯해 ‘비명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리야 샤라포바,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 옐레나 데멘티예바 등이 대표적이다. 포르투갈의 미셸 라르셰르 드 브리투는 2009년 윔블던에서 사자가 포효하는 소리(110dB)에 육박하는 109dB의 괴성을 냈다.괴성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영국 브루넬대의 앨리슨 매코널 교수는 “테니스 칠 때의 괴성은 호흡과 관련이 있다. 임팩트에 앞서 숨을 들이마신 뒤 내뱉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극대화하면서 나오게 된다. 심리적 안정을 주며 파워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팬들은 신음에 가까운 소리에 묘한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셀레스는 1992년 윔블던 결승에서 슈테피 그라프와 맞붙어 패했는데 괴성을 지르는 데 제약을 받았던 걸 패인으로 꼽기도 했다. 윔블던에서 이런 논쟁이 되풀이되는 건 오랜 역사 속에서 여전히 흰색 운동복만을 고집하고 영국 왕실에 대한 예의를 주문하는 등 유달리 매너를 강조하기 때문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농구 장내 아나운서로 유명했던 염철호 씨(76)가 마이크 앞에서 자주 하던 얘기가 있다. "체육관은 교실이 아닙니다. 마음껏 소리를 지르세요." 함성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는 스포츠 관전의 묘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테니스 코트는 다르다. 선수들의 랠리 도중에 관중석은 쥐죽은 듯 조용하며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선수들이 코트를 바꿀 때만 이동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테니스 선수들까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 이번 주 개막한 제125회 윔블던 에서 괴성녀 논란이 재연됐다. 주인공은 여자 단식 3번 시드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였다. 1회전에서 아자렌카가 공을 칠 때 낸 소리의 소음은 95dB(데시벨)에 이른 것으로 측정됐다. 현지 언론은 그의 괴성이 저음으로 시작해 한 옥타브 정도를 올라간 뒤 흐느끼며 마무리됐다고 묘사했다.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소음이 100d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귀마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대회를 주관하는 올 잉글랜드 클럽의 이언 리치 전무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괴성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나치게 소리를 지르면 상대 선수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심판에게 항의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코트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심하게 소리를 지르는 선수들에게 경고나 벌점 같은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트의 괴성녀로는 원조로 꼽히는 모니카 셀레스를 비롯해 '비명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리야 샤라포바, 비너스 세리나 윌리엄스 자매, 엘레나 데멘티에바 등이 대표적이다. 포르투갈의 미셸 라셰르데 브리토는 2009년 윔블던에서 사자 포효 소리(110dB)에 육박하는 109dB의 소음을 기록했다. 괴성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영국 브루넬대의 앨리슨 매코넬 교수는 "테니스 칠 때 괴성은 호흡과 관련이 있다. 임팩트에 앞서 숨을 들이마신 뒤 내뱉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면서 나오게 된다. 심리적 안정을 주며 파워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팬들은 신음에 가까운 소리에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셀레스는 1992년 윔블던 결승에서 슈테피 그라프와 맞붙어 패했는데 괴성을 지르는 데 제약을 받았던 걸 패인으로 꼽기도 했다. 윔블던에서 이런 논쟁이 되풀이되는 건 오랜 역사 속에서 여전히 흰색 운동복만을 고집하고 영국 왕실에 대한 예의를 주문하는 등 유달리 매너를 강조하기 때문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관중석에는 백발의 어르신들이 목이 쉬어라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대구 계성고 출신의 농구 원로들이었다. 올해로 개교 105주년을 맞은 계성고는 1922년 농구부를 창단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계성고 농구부는 올 시즌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계성고는 2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고려대 총장배 전국남녀고교농구대회 남고부 결승에서 용산고를 77-68로 꺾었다. 이로써 계성고는 5월 협회장기 결승에서 경복고를 누르고 2002년 이후 9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뒤 2관왕에 등극했다. 계성고 코치로 36년 동안 일했던 임판석 씨(70)는 “한 해에 타이틀 2개를 안은 건 1975년 이후 36년 만이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계성고 돌풍의 주역은 이날 18세 생일을 맞은 졸업반 포인트가드 최창진(187cm). 경희대에 스카우트된 최창진은 절묘한 패스와 과감한 골밑 돌파로 29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최우수선수, 득점상(21.3점), 어시스트상(6.5개), 수비상을 거머쥐며 4관왕이 된 최창진은 “1, 2학년 때 늘 경복, 용산 같은 팀에 패해 우승 한 번 못했는데 열심히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2001년부터 계성고를 이끌고 있는 김종완 코치는 “강한 수비와 속공이 우리의 강점이다. 1월 대만 전지훈련 때 경희대, 한양대 등과 강도 높은 실전 경험을 쌓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KCC 허재 감독의 장남인 용산고 허웅은 19점을 넣었으나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여고부에서는 1980년대 명가드로 이름을 날린 박정숙 씨가 지휘봉을 잡은 삼천포여고가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한비(179cm)가 26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상주여고를 55-36으로 꺾었다. 연맹회장기에 이어 시즌 2관왕. “이름이 비슷한 신한은행 김단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한비는 동료들의 부상으로 7명만 출전한 어려운 팀 사정 속에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관중석에는 백발의 어르신들이 목이 쉬어라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대구 계성고 출신의 농구 원로들이었다. 올해로 개교 105주년을 맞은 계성고는 1934년 농구부를 창단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계성고 농구부는 올 시즌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계성고는 2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고려대 총장배 전국남녀고교농구대회 남고부 결승에서 용산고를 77-68로 꺾었다. 이로써 계성고는 5월 협회장기 결승에서 경복고를 누르고 2002년 이후 9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뒤 2관왕에 등극했다. 계성고 코치로 36년 동안 일했던 임판석 씨(70)는 "한 해에 타이틀 2개를 안은 건 1975년 이후 36년만이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계성고 돌풍의 주역은 졸업반 포인트 가드 최창진(187cm). 경희대에 스카우트된 최창진은 절묘한 패스와 과감한 골밑 돌파로 29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최우수선수, 득점상(21.3점), 어시스트상(6.5개), 수비상을 거머쥐며 4관왕이 된 최창진은 "1,2학년 때 늘 경복, 용산 같은 팀들에게 패해 우승 한 번 못했는데 열심히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2001년부터 계성고를 이끌고 있는 김종완 코치는 "강한 수비와 속공이 우리의 강점이다. 1월 대만 전지훈련 때 경희대, 한양대 등과 강도 높은 실전 경험을 쌓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KCC 허재 감독의 장남인 용산고 허웅은 19점을 넣었으나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여고부에서는 1980년대 명가드로 이름을 날린 박정숙 씨가 지휘봉을 잡은 삼천포여고가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한비(179cm)가 26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상주여고를 55-36으로 꺾었다. 연맹회장기에 이어 시즌 2관왕. "이름이 비슷한 신한은행 김단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한비는 동료들의 부상으로 7명만 출전한 어려운 팀 사정 속에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144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주위의 부러움을 살 만한 거금을 손에 쥐었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노다지를 향한 문을 활짝 열었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36·미국)를 대신할 새로운 슈퍼스타로 부각되면서 스폰서십 수입과 대회 초청료는 천정부지로 뛸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마케팅 업체인 스포츠 임팩트사의 존 테일러 회장은 “그는 젊고 카리스마가 넘친다. 위대한 골퍼로서 남성에게 어필할 뿐 아니라 앳된 소년 같은 이미지는 여성에게도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매킬로이는 일찌감치 필드의 샛별로 주목받으며 이미 10개 업체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 메인 스폰서인 주메이라는 두바이의 최고급 호텔 체인으로 지난해 계약을 3년 연장하면서 100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용품업체 타이틀리스트, 선글라스로 유명한 오클리, 럭셔리 스포츠 시계 브랜드인 오데마 피게 등과도 손을 잡았다. 이 업체들과 재계약할 경우 적어도 기존 계약금의 배 이상 몸값이 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BC는 오클리 로고가 붙은 선글라스뿐 아니라 티셔츠, 벨트, 바지를 입은 매킬로이 덕분에 이 회사는 1470만 달러의 TV 광고 대체 효과를 봤다고 보도했다. US오픈 동안 오클리 브랜드는 매킬로이를 통해 36분 50초 동안 노출된 것으로 측정됐다. 오클리 최고경영자 콜린 바든은 “모두가 우리를 선글라스 회사인 줄로만 안다. 로리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 영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겸손하며 친화적이고 나긋나긋한 언변을 지닌 매킬로이가 밀려드는 계약으로 2014년 한 해에만 1억 달러를 벌지 모른다”는 핑크빛 예측을 하기도 했다. 유럽 투어에 전념하고 있는 매킬로이가 황금알을 찾아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총상금 규모는 유럽투어의 3배 정도이며 미국 대기업의 지갑을 열려면 자주 모습을 내비칠 필요가 있다. 다만 유럽투어에서는 PGA투어에서 금지하고 있는 초청료를 허용하고 있어 오히려 실속이 있을 수도 있다. 올해 초 우즈는 유럽투어 두바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초청료로 300만 파운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브스는 ‘매킬로이는 가족,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미국에 거주하면 유럽보다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며 유럽 잔류 쪽에 무게를 뒀다. 매킬로이의 집에서 100km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고향 선배 그레임 맥도웰은 지난해 US오픈 우승 후 후원 계약이 쏟아져 한 달에 스폰서 수입으로만 100만 파운드를 벌고 있다. 매킬로이는 빛나는 US오픈 트로피를 계기로 필드 안팎에서 대박을 바라보게 됐다. 2009년 스폰서십 수입으로만 9200만 달러를 번 우즈는 성추문과 부상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우즈가 내놓은 돈방석을 매킬로이가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로리, 로리”를 외치는 함성이 진동을 쳤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은 전성기 시절 ‘신이 지상에 내려온 것 같다’는 평가를 들었다.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가 바로 그랬다. 현장에서 지켜본 매킬로이는 프로 골퍼로 성공하기 위한 5가지 조건을 균형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우선 체격과 체력이다. 매킬로이는 평균적인 PGA 투어 선수보다 왜소하지만 골프 스윙에 요구되는 근력을 내기 위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두 번째 요소는 골프 샷을 구사하는 기술이다. 매킬로이는 식사할 때 숟가락질을 하듯 참 편하게 스윙을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아직도 자신의 스윙과 퍼팅에 대하여 의구심을 갖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이것은 게임에 충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좀 아쉬웠지만 노력하는 측면으로 해석을 했다. 어쨌든 게임에 들어서면 매킬로이처럼 스윙보다는 어떻게 이 홀을 공략할 것인가에 모든 집중을 해야 한다. 세 번째 요소는 강인한 정신력이다. 매킬로이는 4월의 마스터스에서 마지막날 선두로 나섰지만 80타로 무너졌다. 악몽을 떠올릴 법했으나 그는 반면교사처럼 실패를 통해 성공의 열쇠를 찾았다. 마지막 요소는 사회성이다. 프로 골퍼의 세계는 험난하고 일정도 고되다. 이를 극복하려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다시 집중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기간에 숙소에 돌아가면 고향 북아일랜드 친구들과 통화를 하고 노래도 듣고 일부러 잠을 청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간혹 다른 외국 선수들에게서 느껴지는 거만함이 없다. 관계자들의 덕담도 잘 받아들였다. 기자회견장은 웃음이 넘쳐났다. 스타의 자질을 겸비한 매킬로이가 써내려갈 새로운 골프 역사가 궁금해진다.―베세즈다에서원형중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교수}

“19세 때의 우즈보다 스윙이 낫다.”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타이거 우즈의 절친한 이웃사촌이자 멘터로 유명한 마크 오메라에게 이런 칭찬을 들었다. 2009년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했을 때였다.일찍부터 주위의 찬사가 쏟아진 매킬로이는 이번 US오픈에선 더욱 빛을 발했다. 평균 비거리 310.62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버 티샷을 날렸고 그린 적중률은 86.11%나 됐다.멀리 똑바로 치는 게 주말골퍼의 로망이라면 매킬로이는 선망의 대상 이상이다. 당장 이번 주말 연습장에 가면 그의 스윙을 따라하는 골퍼들을 심심찮게 볼지도 모를 일이다.매킬로이의 유일한 스승인 북아일랜드 뱅고르GC의 헤드프로 마이클 배넌은 “선천적인 능력에 피나는 훈련의 결과다. 14세 때 완성한 스윙 그대로다”라고 칭찬했다. 골프장 바텐더로 일하던 아버지 게리 씨의 영향으로 그는 생후 21개월에 플라스틱 클럽으로 공을 치며 놀았다. 4세 때는 칩샷으로 부엌문을 통과해 세탁기 입구에 공을 넣는 재미에 빠졌다. 이런 재능에 아버지는 스포츠센터 화장실 청소, 골프장 일, 바텐더 등을 일주일에 100시간씩 닥치는 대로 하며 아들에게 본격적으로 골프를 가르쳤다. 매킬로이는 처음 그립 쥐는 법을 배울 때 클럽을 잡은 채 잠들기도 했다. 배넌은 “누구를 모방하거나 골프 이론을 따지기보다는 자신만의 간단명료한 스윙을 강조했다. 13세 때 매킬로이가 우즈의 팔로스루를 따라해 꾸짖은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키 178cm, 몸무게 72kg인 나는 체격에 비해 공을 멀리 쳐 왔다. 타고난 스피드에 몸 중심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을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의 30cm 앞쪽에 점 하나를 두고 그곳을 향해 볼을 보내려고 하면 스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매킬로이 스윙의 백미는 균형 잡힌 피니시로 꼽힌다. 고덕호 해설위원은 “모든 스윙 과정이 매끄러운 결과다. 하체 위주의 스윙”이라고 평가했다.2009년 한국오픈에 매킬로이와 함께 출전했던 배상문은 “엄청난 스윙 스피드에도 피니시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평소 스트레칭 같은 유연성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독설가로 유명한 미국 NBC 골프해설위원인 자니 밀러는 “일정한 템포로 하나 둘에 모든 스윙이 끝난다. 피니시 동작은 미켈란젤로의 조각을 떠올리게 한다”고 극찬했다.매킬로이는 우즈를 대신할 필드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근육질 우즈는 큰 몸통 회전에 다운스윙 때는 왼쪽 무릎을 심하게 비틀면서 폭발력을 일으켰다. 워싱턴포스트는 ‘우즈의 스윙은 몸의 모든 마디가 마찰음을 낸다’고 표현했다. 매킬로이가 메이저 14승에 빛나는 우즈를 넘어서려면 갈 길이 멀다. 우즈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강한 카리스마와 절묘한 상상력, 결정적인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클러치 능력 등도 아직 약하다. 하지만 탄탄한 기본기에 긍정적인 성격을 지녔기에 매킬로이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홀인원하면 3년 동안 운이 좋다고 한다. 이미림(21·하나금융그룹·사진)도 그랬을까. 이미림은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1시즌 개막전인 현대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 홀인원을 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4000만 원 상당)를 부상으로 받았다. 그 후 올해 1월 대만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더니 19일에는 K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미림은 19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파72)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최종 3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인 8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16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3명의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이미림은 버디 9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지난해 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았다. 2008년 국가대표를 지냈던 이미림은 이듬해 프로에 데뷔해 2부 투어를 거쳤다. 우승 상금 8000만 원에 코스 레코드로 200만 원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이미림은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1번홀에서 OB가 날 뻔했기에 긴장하고 친 게 잘됐다. 제 캐디를 하느라 고생하다 군대에 간 남동생 생각이 맨 먼저 난다”며 기뻐했다. 김보경(던롭스릭슨)은 2위(13언더파). 이로써 올 시즌 KLPGA투어는 상반기 8개 대회를 모두 마쳤다. 8명의 서로 다른 우승자가 나올 만큼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는 푸른 텃밭을 지킬 수 있을까. 페데러는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 5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통산 6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8강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02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었다. 페데러는 20일 영국 런던 인근의 유서 깊은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세계 3위까지 처진 페데러는 올 시즌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2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3강 체제를 이루고 있기는 해도 ‘지는 해’ 취급을 받는 게 사실. 이달 초 프랑스오픈 결승 진출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페데러에게 이번 대회는 그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다. 코트 표면이 빠르고 공이 낮게 튀는 잔디 코트에서 페데러의 주무기인 서브 앤드 발리는 더욱 위력을 떨친다. 2003년 윔블던에서 메이저 첫 승을 장식한 그는 잔디 코트 승률이 90%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인 65연승을 달린 적도 있다. 황혼을 맞은 페데러가 피트 샘프러스의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7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왼손 천재 나달은 클레이코트를 뛰어넘어 어느덧 잔디 코트까지 지배하고 있다. 2007년 윔블던 결승에서 페데러에게 무릎을 꿇은 뒤 패한 적이 없다. 2008년 우승에 이어 2009년 불참한 뒤 지난해 다시 트로피를 안았다.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2연속 메이저 타이틀을 꿈꾼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우승자인 조코비치는 올해 41연승을 질주하다 프랑스오픈 4강전에서 페데러에게 져 상승세가 꺾였다. 윔블던에서 두 차례의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인 조코비치는 서브와 스트로크에서 좀처럼 허점을 찾기 힘든 데다 자신감까지 붙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1877년 시작돼 올해로 125회째를 맞는 유서 깊은 윔블던에서 세계 4위 앤디 머리는 영국의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머리는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5년 만에 영국 선수 챔피언을 노린다. 19일 발표된 대진표에서 지난해 1회전에서 테니스 역사상 최장 시간인 11시간 5분의 사투를 펼친 존 이즈너(미국·세계 46위)와 니콜라 마위(프랑스·세계 99위)는 1년 만에 다시 맞붙게 돼 묘한 인연을 보였다. 여자 단식에서는 프랑스오픈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우승한 리나(중국)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세계 4위 리나는 올해 열린 두 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 후 부상으로 1년을 쉰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세계 26위), 세계 1위 카롤리네 보스니아키(덴마크), 17세 때인 2004년 윔블던 트로피를 안은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등도 흥행카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