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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핸드 투수 정대현(33·전 SK)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한국에 남겠다"는 내용의 e메일이 도착한 것은 13일 오후 2시 경이었다. 그로부터 3시간도 안된 오후 4시 반 경 롯데는 정대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4년 간 계약금 10억 원에 연봉 5억 원, 옵션 6억 원 등 총액 36억 원. 중간 계투 투수로서는 이례적인 대형 계약이다. 정대현은 2001년 SK에 입단한 뒤 477경기에 나가 32승 22패 99세이브 76홀드에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올 시즌 직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해 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2년 간 320만 달러)이 나왔고 볼티모어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계약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7일 별다른 성과 없이 조용히 귀국하면서 한국 잔류가 예상됐다.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메디컬 체크 결과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무릎이나 어깨, 팔꿈치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대신 간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볼티모어에 그동안 추진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대현은 "절대 한국 구단의 제안 때문에 흔들린 것이 아니다. 일찌감치 미국행을 선언해 어느 구단으로부터도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준급 중간계투 투수를 원했던 롯데는 정대현이 미국에 머물고 있을 때도 안부 전화를 하며 그의 영입을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하루 전인 12일 저녁 정대현을 직접 만나 계약을 이끌어냈다. 정대현은 롯데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 힘들었는데 롯데의 적극적인 공세로 마음이 움직였다. 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야구 도시 부산에서 뛸 수 있어 행복하다. 내년 팀 우승을 위해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SK에서 FA로 풀린 이승호(20번)에 이어 정대현까지 영입하며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늘이요? 골프도 잘 치고 착해요.”(프로야구 한화 류현진)“원래 야구를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2008년 현진이 오빠랑 같이 인터뷰한 걸 계기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프로골퍼 김하늘)‘괴물 투수’ 류현진(24)과 ‘미녀 골퍼’ 김하늘(23·비씨카드)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대다수 참석자가 자연스럽게 둘의 러브라인을 연상했다. 보통 자리였다면 공식석상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국 5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의 대표 스타가 한자리에 모이는 ‘스포츠토토와 함께하는 2011 동아스포츠대상’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은 각 종목 스포츠 스타와 관계자들이 종목의 벽을 넘어 교류하는 장이었다. 또 같은 그라운드와 코트, 필드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이 투표를 통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해 더 의미가 깊었다. 류현진은 야구 부문에서 윤석민(KIA)에게 뒤져 상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는 김하늘이 골프 여자 부문에서 상을 받자 꽃다발을 들고 무대로 올라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김하늘과의 사진 촬영에 응하며 “하늘이가 내년에도 아프지 말고 우승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윤석민은 프로야구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에 이어 동아스포츠대상까지 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프로축구에서는 올해 공격 포인트 1위에 오르며 팀 우승을 이끈 전북의 이동국이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 지난해 일본골프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대상을 수상한 김경태(신한금융그룹)는 올해는 한국 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김경태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달라고 하자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 프로도 힘이 들어가 샷을 망치곤 하는데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남자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문태종은 귀화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여자 선수로는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의 김정은(신세계)이 상을 받았다. 남녀 배구 선수로는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과 흥국생명 세터 김사니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투표에 참여한 선수들이 팀을 위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많은 표를 줬다.이번 동아스포츠대상의 선정 투표인단은 총 283명. 각 팀을 대표하는 투표인단은 자신과 소속팀을 제외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선수를 1∼3위로 나눠 뽑았다.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는 1점을 줘 이를 종합해 최다 포인트를 얻은 선수가 대상을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늘이요? 골프도 잘 치고 착해요."(프로야구 한화 류현진)"원래 야구를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2008년 한 인터뷰에서 현진이 오빠랑 같이 인터뷰 한 걸 계기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프로골퍼 김하늘)'괴물 투수' 류현진(24)과 '미녀 골퍼' 김하늘(23·비씨카드)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대다수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둘의 러브라인을 연상했다. 보통 자리였다면 공식석상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국 5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의 대표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스포츠토토와 함께 하는 2011 동아스포츠대상'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은 각 종목 스포츠 스타들과 관계자들이 종목의 벽을 넘어 교류하는 장이었다. 또 같은 그라운드와 코트, 필드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이 투표를 통해 주는 직접 수상자를 선정해 더 의미가 깊었다. 류현진은 야구 부문에서 윤석민(KIA)에게 뒤져 상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는 김하늘이 골프 여자 부문에서 상을 받자 꽃다발을 들고 무대위로 올라가 축하를 전했다. 그는 김하늘과 사진 촬영에 응하며 "하늘이가 내년에도 아프지 말고 우승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윤석민은 프로야구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에 이어 동아스포츠대상까지 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 프로축구에서는 올해 공격 포인트 1위에 오르며 팀 우승을 이끈 전북의 이동국이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 지난해 일본골프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대상을 수상했던 김경태(신한금융그룹)는 올해는 한국 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김경태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달라고 하자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 프로도 힘이 들어가 샷을 망치곤 하는데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남자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문태종은 귀화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여자 선수로는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의 김정은(신세계)이 상을 받았다. 남녀 배구 선수로는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과 흥국생명 세터 김사니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투표에 참가한 선수들이 팀을 위해 궂을 일을 도하는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많은 표를 줬다. 이번 동아스포츠대상의 선정 투표인단은 총 283명. 각 팀을 대표하는 투표인단은 자신과 소속팀을 제외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선수를 1~3위로 나눠 뽑았다.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는 1점을 줘 이를 종합해 최다 포인트를 얻은 선수가 대상을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2011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된 이대수(30·한화)는 수상 소감을 말하던 도중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부모님 이야기를 할 때는 울컥하며 눈물까지 쏟았다. 굴곡진 그의 야구 인생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다. 정확히 10년 전 그는 고향인 전북 신시도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신시도는 군산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이나 들어가야 되는 작은 섬이다.1999년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했던 그는 2000년 쌍방울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2001년 쌍방울이 SK로 인수됐지만 정식 신고 선수가 아니었던 그는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해온 야구가 아까워서, 힘든 김 양식을 해서 그를 뒷바라지했던 부모님께 미안해서 신시도로 가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3주 후에야 SK에서 연락이 왔다. 연봉 1500만 원짜리 정식 신고 선수로 들어갔다. 주전의 문턱은 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김민재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처음 주전이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 나주환과 일대일 트레이드가 돼 두산으로 이적했다. 당시 두산은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군 입대로 유격수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렇지만 2년 뒤 손시헌이 돌아오자 그는 또다시 설 자리가 없었다. 결과는 2009년 시즌 말 한화로의 트레이드였다. 프로 10년차이던 올해 그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폭발했다. 122경기에 출장하며 유격수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3할 타율(0.301)을 기록했고 8홈런과 50타점을 올렸다. 이대수는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127표를 받아 111표를 얻은 삼성 김상수를 제치고 감격적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대수는 “10년 전 생각했던 꿈을 오늘 이 자리에서 이뤘다. 오늘 이후엔 더 높은 꿈을 향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방출을 당했다가 홈런왕에 오른 삼성 외야수 최형우, 2007년 최다패 투수에서 투수 4관왕에 오른 KIA 윤석민 등 사연 많은 선수들이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꼈다. 손아섭(롯데), 안치홍(KIA), 최정(SK)을 포함해 총 6명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 오릭스 입단이 확정된 이대호(전 롯데)는 4번째, 홍성흔(롯데)은 지명타자 부문 4년 연속을 포함해 6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반면 LG와 두산, 넥센 등 서울 연고 3개 구단은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SETEC) 열린 2011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된 이대수(30·한화)는 수상 소감을 말하던 도중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부모님 이야기를 할 때는 울컥하며 눈물까지 쏟았다. 굴곡진 그의 야구 인생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다. 정확히 10년 전 그는 고향인 전북 신시도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다. 신시도는 군산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이나 들어가야 되는 작은 섬이다. 1999년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했던 그는 2000년 쌍방울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2001년 쌍방울이 SK로 인수됐지만 정식 신고 선수가 아니었던 그는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해온 야구가 아까워서, 힘든 김 양식을 해서 그를 뒷바라지 했던 부모님께 미안해서 신시도로 가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3주 후에야 SK에서 연락이 왔다. 연봉 1500만 원짜리 정식 신고 선수로 들어갔다. 주전의 문턱은 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김민재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처음 주전이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 나주환과 1대 1 트레이드가 돼 두산으로 이적했다. 당시 두산은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군 입대로 유격수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렇지만 2년 뒤 손시헌이 돌아오자 그는 또 다시 설 자리가 없었다. 결과는 2009년 시즌 말 한화로의 트레이드였다. 프로 10년 차이던 올해 그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폭발했다. 122경기에 출장하며 유격수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3할 타율(0.301)을 기록했고 8홈런과 50타점을 올렸다. 이대수는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127표를 받아 111표를 얻은 삼성 김상수를 제치고 감격적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대수는 "10년 전 생각했던 꿈을 오늘 이 자리에서 이뤘다. 오늘 이후엔 더 높은 꿈을 향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방출을 당했다가 홈런왕에 오른 삼성 외야수 최형우, 2007년 최다패 투수에서 투수 4관왕에 오른 KIA 윤석민 등 사연 많은 선수들이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꼈다. 손아섭(롯데), 안치홍(KIA), 최정(SK)을 포함해 총 6명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 오릭스 입단이 확정된 이대호(전 롯데)는 4번째, 홍성흔(롯데)은 지명타자 부분 4년 연속을 포함해 6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반면 LG와 두산, 넥센 등 서울 연고 3개 구단은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한국 양궁은 자타 공인 세계 최강이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국가대표 되기가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한국 양궁을 배우려는 나라가 많다. 이기석(미국) 석동은(이탈리아) 김정호(이라크) 이웅(멕시코) 조형묵(스페인) 등 30여 명의 한국 지도자가 외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같은 국제대회는 한국 지도자들의 동창회 무대다.그런 한국 양궁이 외국인 지도자를 국내로 초빙한다. 이제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은 새파란 지도자다. 9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12∼16일 충북 괴산군 중원대에서 열리는 지도자 강습회에 덴마크 국가대표 마르틴 담스보(26·사진)가 특별 강사로 나선다.담스보가 한국 지도자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은 콤파운드다. 남자 콤파운드 90m 세계기록(350점) 보유자인 담스보는 콤파운드 활에 대한 기초 설명과 관리법, 분해 및 조립 방법, 발사 기술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양궁은 리커브와 콤파운드 두 종목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양궁은 리커브다. 콤파운드는 2개의 케이블과 2개의 도르래를 사용하는 활이다. 한국은 리커브에선 세계 최강이지만 콤파운드에선 약소국이다. 선수도 70∼80명에 불과하고 체계적인 지도자도 없다. 조립과 분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기술을 가진 사람도 별로 없다. 하지만 양궁에서 콤파운드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선수권에서는 리커브와 함께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장기적으로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돌이켜보면 상상도 안 되는 이야기다. 1999년 세인트루이스가 앨버트 푸홀스(31)에게 제시한 계약금은 1만 달러(약 1140만 원)였다. 당시 푸홀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02위로 지명된 평범한 유망주에 불과했다. 푸홀스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세인트루이스가 선심을 쓰듯 그를 붙잡은 돈은 6만 달러(약 6800만 원)였다. 그러나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푸홀스의 인생은 변했다. 3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마치고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해 타율 0.329에 38홈런, 130타점을 몰아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후 ‘괴물’의 질주는 한 해도 멈추지 않았다. 푸홀스는 2000년대 메이저리그의 최고 스타였다. 평생 한 번 치기 힘든 3할 타율을 2010년까지 10년 연속 기록했다. 많은 선수가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든 30홈런도 10년 연속 날렸다. 극소수만 할 수 있다는 100타점 역시 10년 연속 해냈다. 그는 ESPN이 꼽은 최근 10년간 가장 위대한 스타에도 선정됐다. 푸홀스는 올해 부상 등으로 다소 주춤했음에도 타율 0.299에 37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의 위압감은 여전했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올 시즌 직후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마이애미 등이 2억 달러가 넘는 돈다발을 들고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푸홀스가 선택한 구단은 10년간 2억5400만 달러(약 2910억 원)를 제시한 LA 에인절스였다. 1140만 원짜리 계약금에 상처를 받았던 그가 3000억 원 가까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계약 조건에는 그가 트레이드를 거부할 권리도 포함돼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잭팟을 터뜨린 선수는 2명뿐이다. 역대 최고 금액은 2008시즌 직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맺은 10년간 2억7500만 달러다. 로드리게스는 2001시즌 직전에도 텍사스와 10년간 2억52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푸홀스를 데려오는 데 성공한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는 “에인절스 팬들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레노 구단주가 2003년 월트디즈니로부터 에인절스 구단을 사들일 때 지불한 비용은 1억8400만 달러(약 2108억 원)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IA 윤석민(25)은 에이스다웠다. 폼은 군더더기가 없었고 스윙은 부드러웠다. 이에 맞선 한화 ‘괴물’ 류현진(24)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가 닥쳐도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스코어를 지켰다.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야구 관계자는 “여유의 석민과 투지의 현진이 만났다”고 표현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우완 에이스 류현진과 윤석민이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였다. 무대는 야구장이 아닌 골프장. 8일 경기 가평군 베네스트CC에서 열린 제30회 야구인 골프대회는 둘의 맞대결로 후끈 달아올랐다. 도전장을 던진 건 류현진이었다. 한 달 전부터 정식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한 류현진은 최근 초보의 첫 관문인 100타를 깼다. 자신감이 충만한 그는 윤석민이 이 대회에 참가한다는 말을 듣고는 “한 조에 넣어 달라”고 주최 측에 요청했다. 라운드 직전에도 윤석민에게 “타당 돈내기를 하자”며 신경전을 펼쳤다. 구력 1년에 80대 후반을 치는 윤석민도 “멀리건과 컨시드는 없다”며 도전을 받아들였다.드라이브 비거리는 체격이 작은 윤석민이 앞섰다. 그리 크지 않은 몸에서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듯 250m 이상을 곧잘 날렸다. 좌투우타인 류현진보다 5m 이상 더 나갔다. 그나마 류현진의 드라이브샷은 거칠고 들쭉날쭉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드라이브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계의 명언은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윤석민은 정교한 드라이브샷에 이은 깔끔한 아이언샷으로 곧잘 투온에 성공했지만 퍼팅이 홀을 빗나가기 일쑤였다. 반면 류현진은 마무리에 강했다. 세밀한 감각이 요구되는 결정적인 퍼팅을 여러 차례 성공시켰다. 최종 결과는 류현진이 88타를 기록해 윤석민(89타)에게 1타 차 승리. 류현진은 “석민이 형을 이긴 것도 좋지만 생애 최고 스코어가 나온 게 더 좋다”고 했다. 윤석민은 “오늘 최선을 다했는데 현진이가 더 잘 쳤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이날 메달리스트는 삼성 류중일 감독(76타)이, 대상은 신페리오 방식에서 핸디캡 7을 적용받아 1언더파를 친 두산 김선우(78타)가 차지했다. 롱기스트는 넥센 김성갑 코치(310야드), 니어리스트는 KIA 선동열 감독(25cm).가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와 현지에서 입단 협상을 진행 중이던 정대현(33·전 SK)이 7일 조용히 귀국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2년 간 320만 달러)이 나오는 등 입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의 갑작스런 귀국이라 계약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대현은 "계약서 사인 직전 메디컬 부분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한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확실히 하기 위해 구단에서 '한국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해 돌아왔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대현은 2009년 시즌 후 왼쪽 무릎수술을 받았는데 이 부분이 메디컬 테스트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정대현은 국내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28·고양시청·사진)의 꿈은 대학교수다. 훈련으로 한창 바쁠 때도 태릉선수촌에서 밤에 열리는 영어 수업에 참가하곤 했다. 장미란이 자신의 오랜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용인대 대학원 체육학 박사과정에 지원해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이다. 용인대 관계자는 5일 “장미란이 지인의 소개와 추천으로 우리 학교 박사과정에 지원했다. 국제대회 성적 등 선수 생활 경력이 중요한 특별 전형을 통해 최종 합격했다”고 전했다. 세부 전공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평소 관심이 많던 스포츠 심리학이나 사회학을 공부할 것으로 보인다. 장미란은 2001년 원주공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했다. 운동에 열중하느라 2005년에야 만학도로 고려대(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여기에 2007년 초 ‘실업 선수는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경우 일반부로 등록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막혀 등록을 하지 않아 미등록 제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체육회가 이듬해 이 규정을 바꾸면서 복교의 길이 열렸고 장미란은 2008년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고려대를 졸업한 뒤에는 성신여대 체육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장미란은 “나중을 위한 포석이라기보다는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버디-버디-우승.’예전 그 모습처럼 화려한 피날레였다. 18번홀(파4)에서 1.8m 버디 퍼트를 한 공이 홀 속으로 사라졌다. 허공을 향해 오른 주먹을 날린 그는 모자를 벗어 갤러리의 환호에 답했다. 오랜 체증을 확 푼 듯 후련해 보였다. 타이거 우즈(36·미국)가 돌아왔다. 우즈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에서 끝난 셰브런 월드챌린지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했다. 재크 존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렸다.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이후 섹스 스캔들, 부상, 이혼, 결별 등 쏟아지는 악재로 무관에 그쳤던 우즈. 749일 만에 트로피를 안은 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비록 공식대회도 아니고 자신이 주최한 이벤트 대회였지만 그 기쁨은 메이저 우승이라도 한 듯했다.“황홀했다”는 그의 첫 소감만큼 짜릿한 승리였다. 16번홀까지 1타 차 2위였던 우즈는 남은 두 홀에서 버디가 절실했다. 반면 예전 같았으면 마지막 날 우즈가 입은 빨간 셔츠의 공포에 휩싸여 무너졌을 존슨은 돌부처처럼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플레이 속도를 늦춰가며 우즈를 압박했다.하지만 우즈는 역시 우즈였다. 17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을 핀 4.5m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공동 선두가 된 그는 어퍼컷을 날렸다. 동타로 나선 18번홀에서는 3번 아이언으로 호쾌한 저탄도 티샷을 구사한 뒤 다시 9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존슨이 먼저 퍼트를 한 것도 라인 파악에 도움이 됐다는 게 우즈의 얘기.우즈의 부활에는 찬사가 쏟아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칼럼니스트 론 시라크는 ‘이륙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어떤 면에서 슈퍼맨이었다. 내년에도 최고가 될 것 같다”며 갈채를 보냈다.지난 2년이 20년 같았을 우즈가 이중삼중의 중압감을 극복하고 우승하면서 그의 재기에 대한 주위의 의구심도 말끔히 씻어냈다. 우즈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페어웨이 적중률이 48.9%(18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3번 우드와 롱 아이언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버디 기회를 노렸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이 예리해졌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쐐기를 박는 클러치 퍼팅 능력도 되찾았다. 샷을 하기 전의 반복 동작도 예전보다 느려지고 세밀해졌다. 여유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거듭된 추락으로 실종된 자신감이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시 싹트게 된 것은 내년 시즌 우즈의 경기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최근 두 차례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우즈는 “지난해까지는 좌우로만 움직이는 1차원적인 골프였다. 요즘은 다양한 각도와 탄도를 낼 수 있는 구질이 가능해졌다. 션 폴리 코치와 연구한 스윙 변화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우즈와 호흡을 맞춘 새 캐디 조 라카바는 “18명이 출전했든, 마스터스든 우승 자체가 큰 의미가 된다. 위너스서클에 재가입하면서 비로소 정상 궤도를 향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52위였던 세계 랭킹을 21위까지 끌어올린 우즈는 내년 1월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HSBC챔피언십으로 시즌을 연다.우즈의 부활로 내년 PGA투어에서는 ‘골프 황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신구 대결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전망된다. 매킬로이는 6월 US오픈에서 역대 최소타(268타)와 최다 언더파(16언더파),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연소(22세 1개월) 등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우승해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킬로이는 4일 유럽투어 UBS 홍콩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호랑이’가 없는 사이 PGA 무대는 절대 강자가 사라진 혼전 양상을 보였다. 돌아온 우즈는 다시 필드를 평정할 것인가. 팬들의 가슴이 벌써부터 뛰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셰브런 월드 챌린지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이벤트 대회다. 1999년 첫 대회가 열렸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식 대회는 아니지만 이에 못지않은 500만∼600만 달러(약 57억∼68억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세계 골프 랭킹 포인트도 준다.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골프 랭킹 상위 선수 등 18명만 참가한다.}

프로야구 롯데의 납회가 열린 30일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바다에는 뿌연 안개가 자욱했다. 그 광경을 쳐다보던 이대호(29)가 한마디 했다. “꼭 내 마음속을 보는 것 같네요.”일본 오릭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는 이대호는 이제 롯데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날 롯데 점퍼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정들었던 팀과 동료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복잡한 심경이지만 오릭스에서 뛰게 될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마지막으로 롯데 점퍼를 입는 날이 될 것 같다.“롯데 유니폼을 입고 좋았던 기억, 아쉬웠던 기억이 너무 많다.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8년, 9경기 연속 홈런을 친 지난해 등이 많이 생각난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해 보고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 ―팬들의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어차피 야구는 부딪쳐봐야 안다. 지난해 내가 7관왕을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 중요한 건 후회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나보다는 팀을 위해 뛸 것이다. 롯데에서처럼 오릭스에서도 이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오릭스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예상하나.“2년 안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고로 인정받는 타자가 되고 싶다. 2년 후엔 오릭스와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거나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팀으로 갈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도 있다. 선수라면 누구나 더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란다. 이번에 오릭스에 가기로 한 것도 최고 대우(2년간 7억 엔)로 자존심을 세워줬기 때문이다.”―오릭스라는 팀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뛰었던 팀이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승엽이 형과 (박)찬호 형이 뛰어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팀이지만 올해 아깝게 4위를 했다. 사실 1위 팀에 가봐야 내가 뭘 하겠는가. 중위권 팀을 1위 팀으로 만들고 싶다.”―해외 생활이 끝나면 롯데로 복귀할 것인가. “돌아오게 된다면 잘해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오겠다. 어릴 적 찬호 형과 승엽이 형을 보며 꿈을 키웠듯 나도 후배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롯데의 4번 타자가 아닌 한국의 4번 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일본의 세밀한 야구에 대비를 하고 있나.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몸쪽을 던지면 맞고 나가면 되고 유인구를 던지면 안 치면 된다. 일본 투수가 아무리 제구력이 좋아도 실투는 한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노려서 치면 된다.”―앞으로 일정은…. “다음 주 부산에서 오릭스와 계약하고 기자회견을 할 것이다. 일본은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니까 일찍 몸을 만들 생각이다. 롯데의 양해를 얻어 내년 1월에 사이판 전지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야구 잘하는 것밖에 없다. 내 홈런으로 스트레스가 풀리셨으면 좋겠다. 사실 난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많은 고정관념을 깨왔다. 뚱뚱한 사람도, 발 느린 사람도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일본 진출 첫해에 타자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지만 내가 바로 첫 번째 주인공이 되고 싶다.”통영=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추대하자며 만들어진 인터넷 사이트가 폐쇄됐다고 29일 밝혔다. 올댓스포츠는 김연아의 공식 영문 이름을 내건 사이트(www.kimyu-na.com)의 개설자에게 불법성을 알리고 사이트 폐쇄를 요구했고 재발 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 사이트는 28일 오후 8시 경 문을 닫았다. 김연아를 좋아하는 오스트리아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사이트의 개설자는 '김연아가 IOC 위원이 되는 데 찬성합니까'라는 질문을 게시하며 김연아가 IOC 위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메인 등록자의 주소는 한국이고 이재민을 돕자며 국내 은행 계좌번호를 남겨 김연아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이 사이트는 김연아의 영문 이름은 물론 이미지를 무단 사용했다. 또 IOC 위원 추대라는 명목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적인 모금운동과 광고행위를 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올해 일본투어 상금왕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사진)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세 번째로 도전한다. 배상문은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골프장에서 열리는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 출전해 내년 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노린다. 이번 퀄리파잉스쿨은 PGA웨스트 골프장 내 잭 니클라우스 코스와 스타디움 코스에서 번갈아 치러지며 상위 25위 안에 들어야 내년 시즌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2008년과 지난해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배상문은 세계 랭킹이 27위여서 내년 시즌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등 주요 대회에 출전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정식 투어 멤버가 되겠다는 생각에 ‘삼수’를 결정했다. 올해 PGA에서 뛰었지만 상금 125위 안에 들지 못해 출전권을 잃은 김비오(21·넥슨)와 ‘영건’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도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 참가한다. 약 200명이 출전하는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는 한때 세계 1위였던 데이비드 듀발(미국) 등 올해까지 PGA투어에서 뛴 선수가 대거 포함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가 3년 만에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아사다는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로스텔레콤컵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8.96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64.29점)과 합쳐 총점 183.25점으로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180.45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8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NHK컵 이후 첫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

한국 선수가 2년 연속 일본 프로골프 남녀 상금왕에 올랐다.배상문(우리투자증권)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준비하느라 27일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시카와 료(일본) 등 경쟁자들이 우승하지 못해 남은 1개 대회와 상관없이 상금왕이 확정됐다. 배상문은 이번 시즌 3승을 수확해 1억5107만 엔(약 22억70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이로써 한국은 안선주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일찌감치 상금왕 2연패를 확정한 데 이어 JGTO에서도 지난해 김경태(신한금융그룹)에 이어 2년 연속 상금 1위를 차지했다.한편 전미정(진로저팬·사진)은 이날 JLPGA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8언더파 280타로 송보배(6언더파 282타)를 따돌리고 우승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에는 좋은 왼손 타자가 많다. 오른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왼쪽으로 치도록 훈련시킨 타자들이다. 이들은 오른손으로 던지고, 칠 때는 왼쪽 타석에 들어선다. 올해 20홈런을 친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나 교타자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등이 대표적이다.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는 왼손 투수가 효과적이다. 왼손 타자들이 많이 활동하면서 왼손 타자를 막기 위한 뛰어난 왼손 투수도 대거 등장했다. 올해 저팬시리즈 우승을 이끈 소프트뱅크의 스기우치 도시야나 와다 쓰요시 같은 투수들이 그 예다.야구는 돌고 돈다.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다시 정통 오른손 거포가 환영받는 시대가 됐다. 한 야구 평론가는 “요즘 우승하려면 반드시 우타 거포가 필요하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이대호는 때를 잘 만났다. 오른손 타자 이대호에게 꾸준히 눈독을 들여오던 오릭스는 최근 만남에서 이대호에게 2년간 총액 7억 엔(약 105억 원)을 제시했다. 이대호 본인조차 “깜짝 놀랐다. 만족스러운 금액”이라고 했을 정도로 좋은 조건이었다. 더구나 대부분 옵션이 걸리지 않은 보장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2003년 56홈런을 친 이승엽이 그해 말 롯데와 계약하면서 받은 금액은 2년간 5억 엔(약 75억 원)이다. 2006년 말 이병규(LG)는 주니치와 3년간 4억 엔(약 60억 원), 2009년 말 롯데로 건너간 김태균은 3년간 5억5000만 엔(약 83억 원)에 계약했다. 이 중 이승엽과 이병규는 왼손 타자다. 파워와 정교함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이대호에게 오른손 거포라는 점은 후광효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다른 선수들과 견주어도 이대호의 조건은 훌륭하다. 요즘 일본 FA 시장의 최대어는 요코하마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무라타 슈이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4번 타자로 나섰던 무라타는 정통 오른손 거포로 9년간 홈런 251개를 때렸다. 지난해 2억2000만 엔(약 33억 원)을 받았던 무라타에게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좌타자가 많은 요미우리다. 하라사와 아쓰시 요미우리 구단대표는 지난 주말 무라타에게 연봉 3억 엔(약 45억 원)에 다년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평균 3억5000만 엔(약 52억 원)을 받기로 한 이대호의 조건이 무라타에게 제시된 조건보다 낫다. 한때 일본 선수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선수가 이제는 일본 특급 스타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일본에 진출하는 날이 온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21)가 3년 만에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아사다는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6차 대회인 로스텔레콤컵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8.96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4.29점을 받았던 아사다는 총점 183.25점으로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180.45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8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NHK컵 이후 첫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 아사다는 이날 트레이드마크인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 대신 더블 악셀을 하는 등 기술 난도를 하향 조정해 안정적으로 점수를 챙겼다. 이날 우승으로 다음 달 8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한 아사다는 "오늘 내 기량의 50%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해 실망스럽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꼭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윤진호, 너밖에 없냐.” 살벌하기까지 했던 분위기는 김기태 감독의 이 한마디에 눈 녹듯 사라졌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 터졌다. 당사자인 윤진호(25)마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22일 새벽 경남 진주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LG 선수단엔 다시 ‘비보’가 날아들었다. 14년간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조인성이 3년간 총액 19억 원(계약금 연봉 각 4억 원, 옵션 1억 원)을 받고 SK로 가기로 했다는 거였다. 20일에는 주전 1루수 이택근이 넥센으로 갔고 시즌 중 마무리 투수로 영입한 송신영은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자유계약선수(FA)들을 속속 사들였던 LG가 3명의 소속 FA를 모두 놓친 것이다. 한마디로 충격이자 당혹이었다. 최근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전력 보강은커녕 핵심 전력들이 빠져나갔으니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김 감독은 3년 차 내야수 윤진호를 마무리 캠프의 임시 주장으로 임명하며 팀 리빌딩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이름값이 아니라 열정과 실력으로 선수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신임 감독으로 참 어렵게 시작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감독이 먼저 인상을 쓰면 선수들이 더 힘들어하지 않겠나. 지금부터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있는 전력으로 잘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FA로 풀린 거포 김동주에 대해 “외부 FA 영입은 더는 필요치 않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주전 선수들이 떠난 자리는 남은 선수들에겐 좋은 기회다. 근성 넘치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LG의 한 코치는 “인성이가 좋은 포수인 건 분명하지만 그가 마스크를 쓴 9년간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나. 팀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전 롯데)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 조만간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2년 계약에 총액 5억 엔(약 74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전 SK)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년간 총액 320만 달러 계약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대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평균자책이 2점을 넘지 않은 1급 투수”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SK에서 FA로 풀린 왼손 투수 이승호(등번호 20번)가 롯데와 4년간 총액 24억 원(보장금액 20억 원+옵션 4억 원)에 계약하면서 FA 신청자 중 실질적인 미계약자는 김동주(전 두산)만 남게 됐다.진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시즌 초 잘나가던 LG가 속절없이 추락한 8월 21일. 수석코치였던 김기태 LG 감독(42·사진)은 삭발을 한 채 운동장에 나타났다. 선수도 아닌 코치가 파르라니 깎은 민머리라니…. 김 감독은 입을 열기 전까진 무서워 보일 수 있는 인상이다. 팀 성적이 안 좋으니 표정인들 좋았겠는가. 그땐 몰랐다. 정확히 3개월이 지난 21일 마무리 훈련 중인 진주 연암공전에서 만난 김 감독의 머리엔 흰 머리카락이 가득했다. 프로야구 감독, 그것도 인기 팀인 LG 감독은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다. 그렇지만 최근 9년 연속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LG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김 감독 역시 팬들의 비난을 숱하게 들으며 ‘현재 위치’에 올랐다. 그의 하얗게 센 머리에는 그간의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짧은 시간 동안 흰 머리가 많이 는 것 같다. “감독이 되고 나서 정말 힘들었다. 전임 박종훈 감독님에 대한 죄송함이 컸다. 팬들로부터 욕도 정말 많이 먹었다. 감독 통보를 받은 저녁 혼자서 캔 맥주 마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텐데….“사실 팬들이 욕을 하실 만하다. 9년 연속 4강에 못 들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지금 욕하시는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팬들의 미움을 사랑으로 바꿀 자신이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감독직을 맡지도 않았을 거다.”―전력 보강 등의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아 보인다. “따지고 보면 우리 선수들은 참 불쌍하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또 못했을 때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두려움을 갖는다. 그런 걸 없애는 게 급선무다. 선수들에게 ‘올 한 해만 자신의 모든 걸 다 버리고 (4강 탈락의) 늪에서만 벗어나 보자’고 주문했다. 개개인의 능력만 보면 좋은 팀이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이택근과 송신영이 팀을 떠났다. 조인성과도 아직 계약을 못했다. “3명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된 19일은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자기 인내력을 시험해 보고 이겨내라’고 말해온 내가 이걸 못 이기면 안 되겠더라. 요즘은 즐겁게 생각한다. 나간 자리에 보상 선수 2명이 오고 보상금까지 받지 않느냐고. LG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내부 선수들에겐 기회다. 빈 포지션을 향해 달려들면 된다. 기회는 왔을 때 스스로 잡는 거다.”―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하는 게 있나.“야구를 못하는 건 괜찮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걸 안 하는 건 용서가 안 된다. 전력질주, 콜 플레이, 베이스 커버, 선후배 간의 예의 지키기 등은 기본 중 기본이다. 억지로 강요하진 않는다. 하기 싫은 선수는 그냥 집에 가서 쉬면 된다. 내가 감독일 땐 이런 선수가 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밖에서 본 LG와 직접 맡아본 LG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 선수들이 정말 다들 착하다. 그런데 착한 것만으론 안 된다. 운동장에서는 철저하게 냉정해야 한다. 그라운드에는 9개밖에 자리가 없다. 여기서 떨어지면 끝나는 절벽과 같다. 그런 처절함을 가져야 한다.”―LG는 모래알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지난해부터 그런 일이 종종 있긴 했다. 최근에도 한 투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상한 글을 올리지 않았나. 그날은 선수단 미팅 자체를 하지 않았다. 왜 잘못한 한 사람의 책임을 잘하는 선수 50명이 져야 하나. 선수들에게도 판을 깨는 행동만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4강에 대한 구상을 어떻게 하고 있나. “대충 큰 그림은 있다. 박현준과 재계약이 확정된 리즈, 주키치는 선발이다. 여기에 (후반기에 돌아올) 봉중근이라는 히든카드가 있다. 나머지는 남은 전력으로 퍼즐 맞추기다. 전력을 떠나 4강은 결국 어느 팀이 더 절실하냐의 문제다. 가족에게, 팬들에게 떳떳해지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 우리 선수들도 다 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진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