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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수입 관세를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내 생산 기지가 있는 파트너사 물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국에 생산 기지가 없는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은 일본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후지필름다이오신스바이오테크놀로지와 30억 달러(약 4조28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제네론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홀리스프링스 지역에 있는 후지필름의 생산 시설에서 상업용 바이오의약품의 원료의약품을 제조할 계획이며 올해 말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리제네론은 “이번 투자는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대규모 제조 역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리제네론이 후지필름과의 계약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밝힌 것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가 임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쟁사에 생산 규모 및 전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CDMO 기업과의 계약 규모와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 이번처럼 리제네론이 계약 규모와 기간 등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미국에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며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 정부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가는 동시에 관세가 부과될 시 빠르게 미국 생산 기지를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리제네론은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한 CDMO 사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뉴욕주의 태리타운 캠퍼스에 36억 달러(약 5조 1400억 원)를 투자하고 렌슬리어와 사라토가 스프링스 지역에도 생산 시설을 확대할 방침이다. 같은 날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 역시 향후 5년간 미국 시장에 500억 달러(약 71조44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3개 연구개발(R&D) 센터를 확대하고 미국 제조 및 유통 역량을 확대하는 데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로슈는 “이번 투자로 미국 제조 역량을 지원하기 위한 1만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수입하는 의약품보다 더 많은 의약품을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들보다 앞서 일라이릴리는 270억 달러(약 38조58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내 새로운 제조시설 4곳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 역시 향후 4년간 미국 내 제조 및 R&D 등에 총 550억 달러(78조58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노바티스도 이달 초 향후 5년간 미국 내 10개 생산 시설을 새로 짓고 기존 시설을 확대하는 데 230억 달러(약 32조87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GC녹십자, 바이넥스 등 국내 주요 CDMO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기지가 없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모두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CDMO가 워낙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공지능(AI)으로 웹툰 숏폼 영상을 만드는 ‘헬릭스 숏츠’ 서비스를 도입해 카카오페이지 전체 이용자에게 적용했다고 22일 밝혔다. 카카오페이지 이용자는 헬릭스 숏츠를 통해 대략적인 웹툰의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헬릭스 숏츠는 웹툰을 짧은 영상(쇼츠)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기반 기술이다. 완성된 쇼츠는 카카오페이지 앱 내 홈 화면에 노출돼 이용자가 작품 줄거리, 관전 포인트 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AI 개인화 기반 자동 편성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춰 쇼츠를 노출시킨다. 헬릭스 숏츠에 적용된 AI 기술은 컷 구성, 말풍선, 대사, 캐릭터 표정 등 웹툰의 주요 요소를 분석해 줄거리를 자동 요약하고 쇼츠용 내레이션 문장을 생성한다. 생성된 내레이션은 음성으로 변환돼 자막과 함께 쇼츠에 삽입된다.기존에는 일일이 사람이 줄거리를 요약하고 쇼츠를 제작해야 해 약 3주의 제작 기간과 200만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다. 회사는 헬릭스 숏츠를 도입해 이를 자동화하고, 약 3시간 만에 6만 원 수준으로 쇼츠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CJ올리브네트웍스는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CJ SW창의캠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5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정보통신 유공 정부포상으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CJ올리브네트웍스가 수상한 정보통신 유공 정부포상은 정보방송통신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되는 상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CJ SW창의캠프는 디지털 사각지대 발굴 및 교육격차 해소 등에 대한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았다.CJ SW창의캠프는 청소년의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쉽고 재미있게 소프트웨어를 경험하며 논리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지난 10여 년간 임직원 및 대학생 강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총 1만4700여 명의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AI와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왔다. 유인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는 “앞으로도 최신 IT 기술과 연계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청소년이 미래 AI 및 소프트웨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의 진화 과정을 규명했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예후가 나쁜 악성 뇌종양으로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이번 발견으로 교모세포종의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KAIST는 21일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이 교모세포종의 근원인 ‘전암(前癌) 세포’의 유래와 진화 과정을 밝혀 국제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 16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2018년 교모세포종이 뇌 깊은 곳에 있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돌연변이 줄기세포가 어떻게 전암 세포로 분화되는지 규명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암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전암 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방식의 교모세포종 치료법을 제안한 것이다. 교모세포종은 암세포가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는 ‘이질성’을 보인다. 형태가 다른 암세포는 각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달라 교모세포종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에 연구진은 암세포 자체를 제거하는 기존 방식의 치료가 아닌, 전암 세포를 제거해 암의 성장과 재발을 막는 새로운 치료법의 기반을 마련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념식은 제58회 과학의 날과 제70회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과 디지털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과학기술 유공자 등을 포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과학기술 진흥,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정보통신 등 세 개 부문에서 총 157명의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과학기술 진흥 부문에서는 총 84명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됐으며, 과학기술 창조장은 황규영 KAIST 교수,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에게 돌아갔다.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부문에서는 총 21명이 정부포상을 받았으며, 과학기술훈장 웅비장은 김양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수상했다. 정보통신 부문은 총 52명이 정부포상을 받았고, 황조 근정훈장은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가 수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및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이 발전하며 중국, 북한, 러시아의 생물학 무기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핵무기와 함께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되는 생물학 무기 개발 우려가 커지며 국제사회에서는 지금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16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2025 군비통제·비확산·군축 합의와 약속의 준수·이행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생물학 무기 파트에는 “중국이 지난해 군사 의학 기관에서 생물학 무기로 응용 가능한 독소 및 생명공학 연구개발을 수행했다”며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AI와 기계학습 도구를 활용해 생물학 무기 관련 응용 연구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됐다. 북한에 대해서도 “크리스퍼(유전자 편집 기술)와 같은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조작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생물학 무기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러시아 역시 과거 소련 시대에 생물학 무기 연구실로 사용됐던 러시아 국방부 산하의 ‘제48중앙과학연구소’를 최근 증축하며 개조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의견을 담았다. 생물학 무기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체나 독소를 사용해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를 말한다. 단 1g만으로도 1000만 명가량을 살상할 수 있어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1975년 세계 22개국은 생물학 무기를 핵무기와 함께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며 ‘생물무기금지협약(BWC)’을 체결했다. 현재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86개국이 BWC 회원국이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생물학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50년 전 선언적 성격의 협약에 머물고 있는 BWC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BWC 회의에서 “인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많은 연구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생물학 무기는 핵무기에 비해 더 저렴하고 쉽게 개발할 수 있다”며 “나라 간 갈등이 ‘제2의 핵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물학 무기에 대한 연구자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것은 최근 AI, 유전자 편집, 합성생물학 등 다양한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며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까지 합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새롭게 만든 생물학 무기에 대해서는 유전자 정보나 대응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AI, 합성생물학 등의 기술은 일반인도 쉽게 접근 가능해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올해 초 중국의 생성형 AI인 ‘딥시크’가 생물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과 같은 위험한 질문을 거르지 않고 답해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일반인도 무기 제조법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유전자를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설계하는 합성생물학의 경우 일반인도 유전자 조각들을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해 시도할 수 있다. 김현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정책개발실 실장은 “기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탈숙련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일반인도 책임 있는 기술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윤리적인 원칙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더나를 상대로 제기했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국내 특허 무효 심판에서 2년 만에 승기를 잡았다. 이번 승소로 mRNA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특허 리스크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특허심판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기한 모더나 변형 mRNA 국내 특허 무효 심판에서 특허 무효를 결정했다. 2023년 SK가 무효 심판을 낸 지 2년 만이다. 문제가 된 특허는 mRNA를 체내 세포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메틸슈도유리딘’의 용도 특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특정 질병 백신에만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mRNA 치료제 및 백신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기술이다. 특허청은 모더나가 출원한 특허가 독점적인 특허권을 인정할 정도로 진보된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효 결정했다. 만약 모더나가 여기에 항소한다면 특허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최종 판결이 나오게 된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해당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라 mRNA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모두 ‘특허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mRNA 플랫폼을 국산화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현재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mRNA 백신을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본뇌염과 라싸열, GC녹십자가 인플루엔자, 에스티팜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각각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오픈AI가 14일(현지 시간)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GPT-4.1’을 공개했다. GPT-4.1은 ‘지브리풍’ 이미지 생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멀티모달 AI 모델 ‘GPT-4o’의 후속작이다. 오픈AI는 GPT-4.1이 이전 모델보다 코딩 성능과 긴 글의 맥락 이해도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코딩 성능 면에서 GPT-4.1은 GPT-4o보다 21%, 올해 2월 출시한 ‘GPT-4.5’보다 27%가량 향상됐다. GPT-4.1은 최대 100만 토큰(문장의 기본 단위)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12만8000개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GPT-4o의 8배에 달한다. GPT-4.1은 GPT-4o보다 26% 저렴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날 GPT-4.1과 함께 소형 모델인 ‘GPT-4.1 미니’와 ‘GPT-4.1 나노’를 함께 공개했다. GPT-4.1 미니는 소형 모델이지만 여러 테스트에서 GPT-4o의 성능을 넘어섰다고 회사는 밝혔다. 비용도 GPT-4o 대비 83%나 낮췄다. GPT-4.1 나노는 오픈AI 모델 중 가장 작고 빠르고 저렴한 모델이다. 새로운 AI 모델은 개발자에게 먼저 제공된다. 일반 사용자들이 쓰는 챗GPT에 GPT-4.1 등 신규 AI 모델을 적용하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정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내 수출 물량을 확보하고 미국 파트너사를 물색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경쟁력이 하락해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韓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력 하락 가능성 14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와 의약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조사 및 관세 부과 결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의약품 관세가 결정되면 국내 기업들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은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판매 전략 중 하나다. 관세 영향으로 국내 기업이 생산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올해 3분기(7∼9월)까지 추가 수입 없이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현지 생산기지의 인수 또는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고 있는 SK바이오팜 역시 “미국 내 6개월분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미국 내 위탁생산(CMO) 기업을 이미 확보해 필요시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캐나다에서 정제와 제품 포장 단계를 거쳐 완제 의약품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26%로 유럽(65%) 다음으로 크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주요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아사히글라스(AGC) 중에 미국 생산 기지가 없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우시바이오로직스뿐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미국 내 CDMO 생산 기지가 있는 기업들에 벌써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CDMO의 경우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 피해는 없겠지만, 고객사에서 계약 조항을 조정하자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美 내에서도 거센 반발… 단계적 인상 전망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미국병원협회(AHA), ‘접근가능의약품협회(AAM)’ 등은 앞서 “의약품 관세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늘릴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은 대부분의 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수입 품목에서 의약품은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케미컬의약품의 재료가 되는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미국 내 모든 의약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 중순께 의약품 관세 정책의 상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커트니 브린은 “(의약품 가격 급증을 고려해) 관세를 10∼25% 수준으로 천천히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일(현지시간)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해 환자들의 약 값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이나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10일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항체 의약품을 시작으로 신약 허가 요건에 명시된 동물실험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와 유럽 집행위원회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허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물실험 대신 다른 방식의 데이터로 전임상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FDA의 이번 발표는 실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실험 데이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1조 원대 신약개발 비용, 크게 낮출 수 있어FDA가 신약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폐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안전성 확보와 비용 및 시간 절감이다.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동물실험 폐지가 적용되는 항체 의약품의 경우, 동물과 사람의 면역 체계가 달라 동물실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2006년 독일의 테제네로가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한 항체 의약품 ‘ TGN1412’는 동물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났다, 그 결과 6명이 중환자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FDA에 따르면 항체 의약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6억5000만~7억5000만 달러(9446억~1조900억 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신약 동물실험에 필요한 영장류는 총 144마리인데 한 마리당 최대 5만 달러(7265만 원)의 비용이 든다. FDA는 “보다 예측력이 높은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약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결정에 대해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제약 회사들은 너무 오랫동안 동물실험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계획은 약물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동물 실험을 줄이는 동시에 의미 있는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AI·오가노이드 등 대체시험 시장 주목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미니 장기라고 불리는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예측 모델링 방식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간의 특정 장기를 칩 위에 그대로 모사한 것이다. 사람의 장기를 모사했기 때문에 동물실험에 비해 인체 반응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를 활용해 임상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도 있다. 항체의 유전자 서열, 구조, 알려진 임상 결과를 AI가 학습한 뒤 약물 후보물질의 서열을 분석해 면역 반응과 독성 등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11일 동시에 크게 올랐다. AI 신약 개발 기술을 보유한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은 FDA의 발표 이후 약 2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시험법 개발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오가노이드나 AI에 대한 신뢰성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점차적으로 FDA가 그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가수 지드래곤(사진)의 신곡과 홍채 이미지가 KAIST의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됐다. KAIST는 9일 KAIST 우주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 ‘우주 음원 송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예술, 대중음악이 결합된 융복합 프로젝트로, 이진준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와 현재 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지드래곤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영상에 지드래곤의 음원 ‘홈스윗홈’을 결합해 13m 크기의 KAIST 우주 안테나에 상영 및 송출했다. 음원은 KAIST 우주 안테나를 통해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우주에 실제 송출된다. 이번 송출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해 진행 중인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의 첫 SETI 참여다. NASA는 앞서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음악을 우주로 송출한 바 있다. KAIST는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 함께 ‘AI 엔터테크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과학기술 기반의 창의적 문화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내 대표 과학축제인 ‘사이언스데이’를 12∼13일 이틀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이언스데이는 1998년에 시작해 올해로 28년째를 맞는 국내 대표 과학축제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기획한 과학체험부스, 주니어 과학커뮤니케이터 경진대회, 전시관 탐험미션 이벤트, 사이언스 서바이벌 퀴즈쇼, 이색 과학강연 등이 마련돼 있다. 과학체험부스에는 과학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부스와 항공 모빌리티 기술 체험존 등 60여 개의 부스가 운영된다. 항공 모빌리티 기술 체험존에서는 항공 최신 기술 소개 및 항공시뮬레이터 조종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사지가 불편한 환자의 생각을 읽어 컴퓨터와 연결해주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업을 창업하거나 거금을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뇌 임플란트 산업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영기업인 뉴사이버뉴로테크가 공동 개발한 뇌 임플란트 제품 ‘베이나오 넘버원(No.1)’이 올해 3월까지 세 명의 환자에게 인체 이식을 완료했다. 자세한 이식 방식이나 제품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뇌 표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에 전극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미국 뉴럴링크보다는 덜 침습적인 방식이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이다. 뉴사이버뉴로테크는 “연내 환자 10명에게 베이나오 넘버원을 추가 삽입하고, 내년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약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또 다른 BCI 기업 스테어메드는 지난달 3억5000만 위안(약 702억 원)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원숭이 뇌에 뇌 임플란트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스테어메드의 제품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제품인 ‘텔레파시’의 절반 정도인 4mm로, 매우 얇은 전극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당초 뇌 임플란트 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지방 정부는 침습적인 뇌 임플란트는 시술당 약 6552위안(약 131만 원), 비침습적 제품은 966위안(약 19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뇌 임플란트 제품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상용화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뇌 임플란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국방, 안보까지 기술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지만 향후 생각만으로 로봇,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칭화대와 톈진대 연구진은 최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뇌 임플란트 기기를 개발해 이를 착용한 10명의 참가자가 생각만으로 드론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 CEO 역시 뉴럴링크의 기술과 테슬라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뇌 임플란트 분야로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에이비엘바이오가 4조 원대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신약 개발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9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약 개발 플랫폼 ‘그랩바디-B’의 기술 수출 의미와 향후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회사는 전날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그랩바디-B 플랫폼을 기술 수출해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 1480억 원을 포함해 총 4조1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규모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랩바디-B는 뇌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종의 막인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지금껏 많은 제약사들이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BBB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GSK는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그랩바디-B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이날 간담회에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계약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랩바디-B를 적용한 신약의 임상 및 상업화는 모두 GSK가 부담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한 그랩바디-B는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표적하는 물질만 다르다면 다른 기업에도 기술 수출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번 GSK와의 계약은 글로벌하게 우리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크다”며 “약간의 변형을 통해 또 다른 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사지가 불편한 환자의 생각을 읽어 컴퓨터와 연결해주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업을 창업하거나 거금을 투자하고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뇌 임플란트 산업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뇌연구소(CIBR)와 국영기업인 뉴사이버뉴로테크가 공동 개발한 뇌 임플란트 제품인 ‘베이나오 넘버 원(No.1)’이 올해 3월까지 세 명의 환자에게 인체 이식을 완료했다. 자세한 이식 방식이나 제품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뇌 표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에 전극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미국 뉴럴링크보다는 덜 침습적인 방식이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이다. 뉴사이버뉴로테크는 “연내 10명의 환자에게 베이나오 넘버 원을 추가 삽입하고, 내년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약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임상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중국의 또 다른 BCI 기업 스테어메드는 지난달 3억5000만 위안(약 702억 원)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원숭이에게 뇌 임플란트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스테어메드의 제품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제품인 ‘텔레파시’의 절반 정도인 4mm로, 매우 얇은 전극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당초 뇌 임플란트 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지방 정부는 침습적인 뇌 임플란트는 시술 당 약 6552위안(약 131만 원), 비침습적 제품은 966위안(약 19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뇌 임플란트 제품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상용화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뇌 임플란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국방, 안보까지 기술을 빠르게 확대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지만 향후 생각만으로 로봇,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칭화대와 톈진대 연구진은 최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뇌 임플란트 기기를 개발해 이를 착용한 10명의 참가자가 생각만으로 드론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 CEO 역시 뉴럴링크의 기술과 테슬라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뇌 임플란트 분야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인 조니 김(41)이 임무 수행을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떠났다. 한국계 우주비행사가 ISS 임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SA는 8일(현지 시간) 김 씨를 태운 러시아 소유스 MS-27 우주선이 발사되는 현장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한국 시간 오후 2시 47분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소유스 우주선은 오후 5시 57분 ISS에 결합(도킹)했고, 오후 8시 28분 해치가 열리며 김 씨는 ISS로 들어갈 수 있었다. 1984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김 씨는 2002년 샌타모니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해군 특수전 부대인 네이비실에 입대했다. 네이비실 요원으로 두 차례나 이라크에 파병됐던 그는 2006년 이라크 라마디에서 목격한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의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2017년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우주비행사 선발 과정에 지원했다. 그 결과 2020년 1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NASA의 우주비행사 최종 12인에 선발됐다. 이 같은 이력으로 그는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그가 내 친척이 아니라서 감사하다”는 일종의 ‘밈(meme)’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 씨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와 함께 8개월간 ISS에서 과학 조사 및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ISS 임무는 평균 6개월 정도지만 달, 화성 등 심우주 유인 탐사를 대비해 NASA는 이번 발사부터 임무 기간을 8개월로 늘렸다. 이를 통해 우주인의 장기 체류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올해 12월 9일경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김 씨는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SS에 머무는 동안 ISS 밖으로 나가 우주 유영을 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주 유영을 위해 훈련했고, ISS의 정비, 라디오 수리, 연구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핵심광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포스코홀딩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두 기관은 4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지질연 본원에서 협약식을 열고 핵심광물 탐사와 추출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이차전지, 반도체, 방산 등 주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이뤄졌다. 글로벌 원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원료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핵심광물 자원탐사 및 평가기술과 관련한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광석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선광’, 공정과 품위를 높이는 ‘제련’ 등 핵심광물 추출기술 개발을 통해 자원 회수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평구 지질연 원장은 “이번 협약은 단순히 기술 개발 차원을 넘어 핵심광물 자원의 효율적인 개발과 관리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광동제약이 한 번에 페트병 라벨을 벗겨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광동제약은 7일 경기 과천시 광동과천타워에서 광동제약, 푸른하늘, 삼양패키징이 친환경 라벨 개발 및 생산을 위한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장동민 푸른하늘 대표, 오형석 광동제약 F&B 마케팅부문장, 윤광석 삼양패키징 PU장이 참석했다.이번 협약은 푸른하늘이 개발한 특허 기술 ‘원터치 제거식 용기 포장지 및 이를 포함하는 용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기술은 기존 페트병의 가로형 라벨을 세로형으로 바꿔 병뚜껑을 돌리면 라벨이 함께 분리되게 한다. 협약에 따라 푸른하늘은 원천 특허기술을 제공하고, 광동제약은 기술의 사업화를, 삼양 패키징은 기술의 생산성 검토와 제품화 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로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에 기여한 이들이 선정됐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열풍을 불러온 위고비는 비만 환자들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위고비 개발에 기여한 5명의 수상자들은 총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받게 된다.5일(현지 시간) 브레이크스루재단은 부문별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 상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이 함께 만든 상이다. 이들이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재단은 매년 물리학, 생명과학,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과학자를 선정해 주제당 최대 3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는 노벨상 수상자가 받은 금액(약 14억 원)의 약 세 배 정도다. 올해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GLP-1을 발견하고 기능을 규명한 4명의 연구자와 약물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비에레 크누센 노보노디스크 연구개발(R&D) 고문에게공동 수여됐다. GLP-1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 디옥시리보핵산(DNA)편집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도 함께 수상했다.GLP-1은 소화 과정 중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후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오젬픽’ ‘위고비’와 같은 GLP-1 비만치료제로 이어진 것이다. 위고비의 경우 임상 시험에서 비만 환자의 체중을 평균 20% 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수상자 5명은 대니얼 드러커(Daniel Drucker)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조엘 하버너(Joel Habener) 미국 보스턴 하버드의대 교수, 옌스 율 홀스트(Jens Juul Holst)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스베틀라나 모이소프(Svetlana Mojsov) 뉴욕 록펠러대 교수와 비에레 크누센 노보노디스크 R&D 고문이다. 크누센 고문은 GLP-1이 체내에서 약물로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물리학 분야에서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진행된 네 개의 공동연구에 참여한 1만3508명의 과학자들이 공동 수상했다. CERN은 상금을 국제 학생들의 CERN 방문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올라가면 농경지는 12.8%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AIST는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와 가오페이차오 중국 베이징 사범대 교수 등 국제연구팀이 파리 협정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파리 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조약이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 3월 24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5㎢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한 뒤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든다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남미는 농경지의 24%가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식량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은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 교수는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국제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