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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고관세 여파가 철강, 자동차를 넘어 반도체와 의약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의약품 등 한국의 핵심 수출품에 대한 품목 관세 인상을 언급하면서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최종 관세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우회 수출로 확보,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반도체, 의약품 압박 나선 美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반도체와 의약품의 이익률이 (자동차보다) 더 높다”며 이들 품목의 관세가 자동차 관세(25%)보다 더 높게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고, 의약품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150%부터 25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강경한 관세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자국 산업계를 달래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당초 반도체 관세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직접적인 관세 인상의 ‘피해자’가 엔비디아나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정보기술(IT), 자동차, 가전 등 모든 분야에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반도체 관세 인상이 국내 물가 인상으로 즉각 이어져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도 낙관론의 근거가 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반도체 관련 품목별 관세 인상률을 언급하면서도 미국에서 생산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은 예외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언급으로 반도체 역시 관세 인상의 ‘안전 지대’는 아니게 됐다는 게 국내 산업계의 분석이다.한 대기업 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바꾸기로 인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투자를 비롯한 각종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韓 기업, 우회 수출·美 생산 확대 국내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내부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할 상황을 가정해서, 미국 수출 비중을 최소화하고, 이를 일본이나 대만 등으로 우회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세 인상에 따라 한국보다 미국의 생산비용이 낮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고 했다. 국내 의약품 업계에서도 관세 인상에 대비해 미 현지 생산 확대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의 항체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에 나섰다. SK바이오팜은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다만 산업별·품목별로 온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도체의 경우 자동차 등과 달리 국내 생산분 중 미국 수출 비중이 7% 안팎에 불과하다. 관세 인상을 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의약품 역시 미국발 관세 인상이 이뤄져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쪽으로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일본과의 무역협정에서 제너릭(저분자화합물 복제약)의 관세는 면제해 주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의약품은 총 39억8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로, 이 중 65%가량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파악된다.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나 의약품 분야에서 100% 이상의 품목별 관세를 맞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어렵지만 경쟁자와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금 시끄럽게 들리는 이 소리는 저기 서 있는 누리호의 내부를 최적의 습도와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돌아가는 공조 시스템 소리입니다.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영하 180도의 액체 산소가 누리호에 들어가게 됩니다.” 16일 전남 고흥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를 위한 ‘추진제 충전·배출 사전시험(WDR)’이 한창이었다. 산을 깎아 만든 해발 100m의 발사대에는 아파트 16층 높이의 누리호와 이를 지탱하고 있는 장비들이 서 있었다. 김대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은 “지금 눈에 보이는 발사대 장비들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며 “나머지는 발사대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뉴스페이스’의 첫 단추가 될 4차 발사 이날 웅장하게 서 있는 누리호 아래서 연구원들은 누리호에 연료를 넣어줄 배관들을 연결하는 작업에 분주했다. 누리호 바로 옆에 서 있는 엄빌리컬타워는 ‘탯줄’이라는 의미대로 추진제와 산화제, 고압 가스 등 누리호의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날 배선 작업이 모두 완료되면 170t에 달하는 추진제와 산화제를 누리호에 주입하고 다시 빼는 작업이 이뤄진다. 박종찬 항우연 누리호고도화사업단장은 “산화제로 사용되는 액체 산소는 영하 180도의 극저온으로 유지된다”며 “극저온 연료가 주입됐을 때 누리호의 형태 변화나 작동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이번 발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바로 앞선 발사인 3차 발사가 2023년 5월에 수행된 만큼 2년 6개월 만에 진행되는 발사인 데다, 누리호의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제작의 주관을 맡아 이뤄지는 첫 발사이기 때문이다. 이전 발사까지는 한화가 1~3단의 단 조립 정도에만 참여했지만, 이번 발사에서는 각각의 단 조립부터 전기체 조립 등 제작 전 과정을 주관했다. 박 단장은 “민간 기업이 주관하는 첫 발사이다 보니 WDR 등 여러 사전 점검 절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누리호 첫 중형위성 발사 시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고흥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의 순천에서 발사체 조립동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에 예정된 누리호 5차 발사까지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단 조립을 진행하게 되지만 2027년 6차 발사는 한화의 순천 발사체 조립동에서 단 조립을 완료한 뒤 배를 통해 나로우주센터까지 이동시킬 예정이다. 11월로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 및 큐브위성 12기가 실릴 예정이다. 누리호는 고도 6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각 위성을 하나씩 사출하게 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약 580kg으로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실었던 차세대소형위성 2호(180kg)의 3배 이상의 무게다. 누리호가 중형위성급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형위성급 위성의 경우 우주 공간에서 궤도를 조정하기 위해 ‘하이드라진’이라는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항우연은 이번 발사를 위해 약 20억 원을 투자해 하이드라진 충전 설비도 새로 구축했다. 막바지 점검 중인 누리호 4차 발사는 11월 말경 진행될 예정으로, WDR 결과에 따라 발사관리위원회가 이달 말 최종 날짜를 결정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를 신설한다. 국회 본회의 및 국무회의를 거쳐 10월께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내년 1월 시행되는 ‘AI 기본법’에서도 과태료 부과 기간을 1년 유예할 예정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열린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설되는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는 범정부 차원에서 AI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회의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회의체는 부총리로 격상된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재하게 되며, AI와 관련한 범부처 정책예산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배 장관은 “내년 AI 예산이 올해 대비 크게 늘어 10조 원이 넘는다”며 “부처 간 중복된 예산을 없애고 효율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시행되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에서 과태료 부과를 1년간 유예할 계획이다. 배 장관은 “AI 기본법은 AI 남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두는 것”이라며 “최소 1년 이상 과태료를 유예하고 상황에 따라 연장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배 장관은 한국이 로봇에 AI를 접목한 이른바 ‘피지컬 AI’ 분야에서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 장관은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이 있다고 생각한다. 피지컬 AI를 학습시킬 제조 데이터를 한국이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가 가입자 5561명의 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무단 소액결제 등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추가 해킹 위험은 없는지 등 의문점과 소비자들이 무단 소액결제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보안 전문가들과 알아봤다. Q. 이번 해킹의 원인이라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뭔가.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란 이동통신 3사 기지국의 범위에서 벗어나 신호가 약한 통신 음영지역에서 사용되는 작은 기지국이다. 집 안이나 작은 사무실 등 반경 10m 내외의 공간에서 통신을 제공한다. KT를 포함한 통신 3사 모두 통신 음영지역에 펨토셀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트래픽 분산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은 불법 개조됐거나 해커가 사제로 만든 펨토셀을 의미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해커가 ‘불법 초소형 기지국’에서 IMSI와 ARS 및 문자 인증 정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Q. 내 정보가 유출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KT 고객센터 및 매장, KT 닷컴 등에서 IMSI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KT 닷컴 메인 페이지에 로그인을 하면 IMSI 정보가 유출된 경우 팝업 페이지를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확인된 경우에는 KT가 개별 연락을 통해 소액결제 청구 면제 등을 안내하고 있다. KT 측은 무단 소액결제된 고객들에게는 모두 연락을 마쳤다고 밝혔다. Q. IMSI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 가능성은 없나. IMSI가 유출됐을 경우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복제폰이 개설된 경우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때도 IMSI 정보가 다량 유출되며 복제폰 개설 위험이 거론된 바 있다. 다만 김용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아직까진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IMSI 정보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복제폰 개설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개인 인증키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 인증키 정보는 KT의 핵심인증서버(HSS)에 보관돼 있는데, 아직 이 서버가 해킹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Q. 애플 계정으로 소액결제가 이뤄지기도 했다던데…. 11일 애플 계정을 탈취당한 한 KT 가입자가 수년간 쓰지 않던 애플 계정으로 한 번도 접속한 적 없는 게임에서 콘텐츠 결제가 이뤄진 사례가 나왔다. KT는 “해당 피해자의 계정을 확인한 결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접속한 이력이 없었다”며 “이번 무단 소액결제 건과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Q. 무단 소액결제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KT 가입자가 소액결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소액결제를 원천 차단하거나 △소액결제 한도를 0원으로 줄이거나 △추가 보안 인증을 설정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소액결제 원천 차단은 영구적이라 향후 소액결제가 필요하더라도 다시 복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소액결제 한도를 0원으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해커가 ARS 인증 등을 통해 소액결제 한도를 최대로 늘린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KT는 12일부터 소액결제를 통한 상품권 결제 시 ARS나 문자 인증이 아닌 ‘패스’ 앱을 통해서만 결제되도록 변경했다. 가입자는 추가로 지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가 진행되도록 보안 인증을 강화할 수도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를 신설한다. 국회 본회의 및 국무회의를 거쳐 10월께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내년 1월 시행되는 ‘AI 기본법’에서도 과태료 부과 기간을 1년 유예할 예정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열린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설되는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는 범정부 차원에서 AI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회의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회의체는 부총리로 격상된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재하게 되며, AI와 관련한 범부처 정책예산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배 장관은 “내년 AI 예산이 올해 대비 크게 늘어 10조 원이 넘는다”며 “부처 간 중복된 예산을 없애고 효율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부처 내 범정부 AI 정책을 총괄할 장관 직속의 국장급 조직을 신설할 방침이다. 장관회의 출범과 함께 과기정통부 내 신설 조직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정부는 국내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시행되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에서 과태료 부과를 1년간 유예할 계획이다. 배 장관은 “AI 기본법의 핵심은 산업 진흥이다. AI 남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두는 것”이라며 “최소 1년 이상 과태료 유예하고 상황에 따라 연장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배 장관은 한국이 로봇에 AI를 접목한 이른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 기반이 약한 미국이 중국을 가장 경계하는 기술 분야가 피지컬 AI이기 때문이다. 배 장관은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이 있다고 생각한다. 피지컬 AI를 학습시킬 제조 데이터를 한국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통신사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오늘(12일) 오전에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며 “과기정통부 차원에서도 2차관 중심으로 해킹 사고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최대한 대응을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제가 교수로 있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암센터입니다. 그런데 같은 미국 뉴욕에 있어도 길 하나만 건너도 병원의 치료 수준이 확 떨어집니다. 그 차이는 의사의 실력이나 최신 장비가 아니라, 환자에 대한 치료 계획에 대한 차이입니다. 우리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설립됐습니다.”지난 달 서울 강남구의 니드 사무실에서 만난 윌 폴킹혼 니드 대표는 니드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2019년 미국 테크 기업들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기업이다. 현재 니드 직원의 절반은 실리콘밸리에, 절반은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니드의 핵심 수익 모델은 ‘암보호시스템’으로 암의 예방부터 진단,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AI를 이용해 제공한다. 폴킹혼 대표는 “암 치료에서 의사의 ‘경험’이나 노하우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미국 존스홉킨스대, 하버드대 등의 세계 유수기관 출신의 170명 이상의 의료진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AI 학습하는 데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이런 의료진들의 경험은 모두 AI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이를 학습한 AI 플랫폼은 ‘웰빙·치료·회복’ 등 세 가지의 모드의 암 치료 전과정을 지원한다. 니드는 2021년 한화생명과 파트너십을 맺고 암보호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니드 통합 암보험 상품’을 내놨다. 니드는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미국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한국의 많은 IT 기업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한다. 니드는 반대로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으로 ‘역주행’을 했다. 왜 한국이었나.실리콘밸리가 투자를 받기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니드는 미국의 최대 부호 가문으로 알려진 록펠러 가문에서 설립한 벤처캐피탈 ‘벤록’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우리의 사업을 하기에 미국은 좋은 환경이 아니다. 우리의 수익 모델은 결국 ‘보험’이다. 고객들의 암을 예방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서 치료율을 높이는 게 보험사에서도 이득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나. 한국처럼 공공 보험이 잘 된 국가가 많지 않다. 미국의 경우 국가 주도의 건강보험이 아니라 민간 주도로 발전해왔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와 같은 곳이 대표적인 대형 보험사다. 미국의 사보험 고객은 개인이 아니라 대부분 기업이다.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임직원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줄이고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은 공보험 기반 위에 사보험이 존재하는 구조다. 기본적인 보험 보장은 받는 상태에서 개인이 추가적인 보장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 부분이 큰 차이다. 한국의 보험사들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상품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한다. 좀 더 나은 보장을 통해 매출과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 우리가 수년째 협업을 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우리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보험 매출 증대한 것을 확인했다. 한국의 이런 보험 환경은 앞으로 더 늘어날 AI 바이오 기업들에게 좋은 사업 환경이 될 것이다. 이런 강점을 한국이 잘 파악하면 좋을 것 같다.니드의 AI 서비스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 건가.니드의 웰빙, 치료, 회복 모드 중 실제 의료 현장과 가장 큰 연관을 가지는 것은 치료 모드다. 피보험자가 암 진단을 받은 즉시 치료 모드가 시작된다. 니드는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170개 이상의 병원과 연계해 병리 슬라이드,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법(PET), 의무기록 등 핵심 데이터를 24시간 내에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서울과 부산에 있는 데이터 허브로 전송돼 디지털화된다. 이후 AI가 분석을 진행해 최종 치료 계획은 전담 의사에게 전달된다. 치료 계획을 도출하는 과정에는 니드 소속의 글로벌 암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학습한 AI가 도움을 준다. 이 모든 과정이 현재는 3일 이내 완료된다. 연말까지 24시간 안에 의사에게 전달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암 생존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치료 계획인데, 환자들이 몰리는 이른바 ‘빅5’ 병원을 제외한 지역 병원에서는 환자 케이스가 많지 않기 때문에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니드의 서비스는 이런 격차를 줄이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도 압도적으로 줄여 전국의 암 치료 퀄리티를 높이고자 한다.한국이 보험 환경은 좋을지 모르지만 병원 간 데이터 교류가 법적으로 제한돼 있는 등 의료 데이터에 대한 법적 규제가 많은 편이다. 데이터 사업을 하는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어려운 환경이 아닌가.현재 한국 의료법상 병원 간 또는 병원과 기업 간의 직접적인 의료 데이터 전송은 불가능하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의료 마이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정책 시도가진행되고 있다.다소 제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앞으로는 병원 내부의 환자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AI와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본다. 현 정부에 이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AI가 의료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를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니드는 이런 큰 방향성을 보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에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니드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환자의 명시적 동의와 법적, 윤리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수집하는 데이터는 치료 모드 내 임상 지원 목적으로만 사용되며, 어떤 경우에도 보험사와 공유하지 않는다. 이 절차는 국내 규정을 준수해 법률 검토를 모두 마친 상태다. 최근 론칭한 ‘니드 키즈’는 어떤 사업인가. 어떤 배경에서 시작됐고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니드 키즈는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한다는 기본 철학에서 파생한 사업으로, 암 중에서도 소아암에 집중한 사업이다. 현재 니드의 암보호시스템은 한화생명 암 보험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특정 보험을 가진 사람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우리는 ‘누구나’ 최선의 암 아웃컴(결과)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니드의 핵심 미션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니드 키즈를 론칭하게 됐다. 니드 키즈는 니드의 AI 플랫폼을 아동 환자군에 무상으로 제공하려는 사업이다. 현재 부산대학교 어린이 병원, 칠곡 경북대 임상시험센터, 제주대 병원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해당 병원들의 의료진은 AI 기반으로 최선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니드의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소아암을 선택한 것으로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은 소아암 분야에서 전문 인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세분화가 거의 안 돼 있다. 그나마 있는 전문의들은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 소아암 치료를 받으려면 수도권까지 올라와야 한다. 그럼 병원 주변에 묵을 곳도 구해야 하고 치료에 드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전국 소아혈액종양과 전문의는 69명으로, 이중 60%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10년 이내 은퇴 예정인 고령 의사가 절반 이상으로, 전공의 지원율은 2025년 2.7%로 매우 적어 세대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 니드가 가진 기술과 글로벌 전문가 네트워크가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소아암 분야라고 판단했다. 현재 3곳의 지역 거점 병원과 협력 중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정부 기관들과는 아주 초기 단계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에서 5년간 사장직을 맡았던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49)이 12일 구글 측에 퇴직 의사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최근 출범한 오픈AI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초대 지사장 인사를 이르면 9월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오픈AI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으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을 내정했다. 구글 측은 “김경훈 사장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했다. 김 사장이 퇴직 의사를 밝힌 것은 12일 오전인 것으로 알려졌다.김 사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근무했고, 2015년 구글코리아 커스터머 솔루션 본부에 합류했다. 국내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총괄했던 김 사장은 2021년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선임돼 약 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한국은 AI 에이전트 활용도가 높은 나라에 속한다. 오픈AI의 AI 에이전트 챗GPT의 유료 구독자 수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2위다. 그만큼 현재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픈AI와 구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다. 세계적으로는 구글 ‘제미나이’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챗GPT의 이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5월 기준 챗GPT 이용자는 약 1017만 명, 제미나이 이용자는 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구글에서는 김 사장 외에도 일부 엔지니어들이 오픈AI로 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을 포함한 국내 IT 기업들 사이에서는 오픈AI코리아가 출범하며 핵심 인재들의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IT 기업의 한 관계자는 “오픈AI로 이직하는 동료들의 소식이 들리며 회사가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오라클과 400조 원대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 오픈AI가 향후 5년간 오라클로부터 컴퓨팅 파워를 3000억 달러(약 416조 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서 오라클이 오픈AI에 제공해야 할 컴퓨팅 파워는 약 4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4.5GW(기가와트) 규모다.오픈AI는 올해 초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어떻게 유치할 것이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계약은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스타게이트의 실체를 보여준 계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등장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지출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오라클은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35.95% 폭등한 323.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지난해 채취한 암석에서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를 확인한 것이다. 숀 더피 NASA 임시 국장(교통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진이 1년간의 검토 끝에 ‘(생명체의 흔적 말고는) 다른 설명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며 “우리가 화성에서 발견한 가장 명확한 생명체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조엘 휴로위츠 미국 스토니브룩대 교수팀은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퍼서비어런스가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제로 크레이터(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함몰 지역)’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브라이트 에인절’ 지역에서 채취한 암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파이어 캐니언’이라고 불리는 이 암석 샘플에는 마치 표범 무늬와 같은 작은 반점들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반점 무늬에서 철 인산염과 철 황화물이, 암석 전반에서 유기화합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철 인산염과 철 황화물은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고 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마이클 타이스 미국 텍사스 A&M대 교수는 “지구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섭취하고 호흡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며 “화성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됐다는 것은 유사한 과정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흔적이 정말 고대 미생물의 흔적인지 혹은 단순히 물질들 간의 화학 반응에서 나온 것인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휴로위츠 교수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서 실제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났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 이용자 5000여 명의 유심(USIM) 정보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섭 KT 대표가 직접 브리핑에 나서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개인정보 해킹 정황은 없다”고 정보 유출 가능성을 부인하며 늑장 대응을 했던 KT를 향한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11일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를 자체 조사한 결과, 불법 초소형 기지국 접속으로 인해 가입자 5561명의 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IMSI는 유심에 저장된 고유식별번호로, 국가코드·통신사코드·개인고유번호(전화번호)로 구성되는 개인정보에 해당된다.KT에 따르면 확인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은 두 개로, 이들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를 수신한 고객은 1만9000여 명이다. 이 중 5561명의 휴대전화 단말기에서 IMSI 신호가 불법 기지국을 통해 KT 기지국으로 전달됐다.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이용자 전원에게 무료 유심 교체와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소액결제 피해자는 278명(1억7000만 원)이지만 KT는 피해자 규모가 수십 명 정도 증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KT 측은 “소액결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금전 피해가 100% 없도록 선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하는 등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해킹이 이뤄진 데다, 이름이나 생년월일 등의 정보가 필요한 소액결제 인증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서다. KT는 해킹된 초소형 기지국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개조됐거나 KT 망에 연동됐던 장비였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수사에 적극 공조하고 있고, 실물이 확보되면 정확한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5000여 명의 IMSI 값이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KT의 발표에 고객들은 복제폰 개설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KT는 “개인 인증키 값이 보관된 핵심인증서버(HSS)에는 해킹 이력이 없다”며 복제폰 개설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복제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유자 및 개인고유번호(전화번호), IMSI 값과 개인 인증키가 필요하다. IMSI 값은 현재 유력한 해킹 경로로 거론되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에서 유출될 수 있지만 개인 인증키는 HSS 서버에서 빼내야 한다. 그러나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IMSI 외 다른 개인정보를) 범인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 해킹은 없다”고 장담하더니 상반된 결과를 공개한 KT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KT는 경찰이 소액결제 피해 사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지 나흘이 지나서야 비정상적인 소액결제 시도를 차단해 늑장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받았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통신사에서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모를 속히 확인하고 추가 피해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겠다”고 지시했다. 이어 “일부에서 사건의 은폐 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 또한 분명히 밝혀서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 되겠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구체적인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 KT의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법 위반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개인정보위는 약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지난해 채취한 암석에서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를 확인한 것. 숀 더피 NASA 임시 국장(교통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연구진이 1년간의 검토 끝에 ‘(생명체의 흔적 말고는) 다른 설명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며 “우리가 화성에서 발견한 가장 명확한 생명체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조엘 휴로위츠 미국 스토니브룩대 교수팀은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퍼서비어런스가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브라이트 엔젤’ 지역에서 채취한 암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파이어 캐니언’이라고 불리는 이 암석 샘플에는 마치 표범 무늬와 같은 작은 반점들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반점 무늬에서 철 인산염, 철 황화물이, 암석 전반에서 유기화합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철 인산염과 철 황화물은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고 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마이클 타이스 미국 텍사스 A&M대 교수는 “지구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섭취하고 호흡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며 “화성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됐다는 것은 유사한 과정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하지만 이 흔적이 정말 고대 미생물의 흔적인지 혹은 단순히 물질들 간의 화학 반응에서 나온 것인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휴로위츠 교수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서 실제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났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화성 시료 귀환’ 프로젝트에 따라 2028년까지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내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시료를 2033년까지 지구로 가지고 돌아올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10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NASA의 과학 예산을 최대 절반 가까이 삭감하겠다고 나서며 화성 샘플 귀환 계획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 건수가 10일 기준 278건, 피해 금액은 1억7000여만 원으로 KT 자체 조사 결과 집계됐다. 기존 경찰에 접수된 피해 집계(총 124건, 피해 금액 8000여만 원)보다 더 큰 규모다. KT는 “아직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에게 오늘부터 개별 연락할 계획”이라며 피해 금액은 KT가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액결제 피해 사고 브리핑을 열고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 원인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KT를 포함한 이동통신 3사의 전국 불법 기지국 유무를 파악하고 접근을 차단하도록 조치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통신 3사와 긴급 점검회의를 갖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는 불법 기지국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만약 동일한 유형의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 금액을 소비자에게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음영지역 지원하던 ‘펨토셀’, 해킹 통로로이번 해킹 통로로 지목된 펨토셀은 집이나 작은 사무실 등 반경 10m 내외의 작은 공간에서 사용되는 초소형 기지국이다. 통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트래픽을 분산해 원활한 통신을 돕거나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진 통신 음영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다. KT를 포함한 이통 3사 모두 펨토셀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KT는 8일 인증되지 않은 기지국 ID가 접속한 흔적을 발견해 과기정통부 및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 신고를 접수시켰는데, 과기정통부 등은 이것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 구재형 KT 네트워크기술본부장은 “저희 관리 시스템에 없는 장비라 실물을 봐야 정확한 해킹 경로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문자나 통화 데이터는 단말기에서 기지국까지 가는 동안 모두 암호화돼서 전달된다. 하지만 기지국에 도달하는 순간 평문으로 다시 복호화된다. 특정 통신사와 동일한 주파수, 통신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작은 기지국인 펨토셀에서도 문자 인증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용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만약 해커가 이 방법을 썼다면 은행이나 암호화폐 거래소처럼 여러 단계의 인증이 필요하지 않고, 문자 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소액 결제만 노린 것도 설명이 된다”고 했다. ● 민관조사단·개보위,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조사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꾸려진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각각 이번 해킹 사고에 개인정보 유출이 있지는 않았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소액 결제를 하려면 단말기 고유번호와 소유주, 휴대전화 번호 등 최소한의 개인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KT 코어망이나 서버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더라도 다크웹을 통해 유출된 KT 고객의 개인정보를 사거나 다른 우회로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KT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보안 전문지 ‘프랙’을 통해 드러난 KT, LG유플러스 해킹 정황과 관련해 두 통신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프랙은 지난달 8일 두 통신사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 및 개인정보위는 이번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프랙에서 공개한 개인정보 유출 건의 연관성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사태와 관련해 KT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첫 신고를 접수하고 이달 1일 KT 본사 및 지점, 중계소 등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KT 측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다가 나흘이 지난 5일에야 비정상적인 소액결제 시도를 차단했다. 이에 대해 KT는 “원인 파악 등에 시간이 필요했고, 당시엔 스미싱 및 악성 앱 설치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해 따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KT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서 무더기로 소액결제 피해를 본 사건은 해커가 세운 유령 기지국이 활용돼 발생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피해 지역 일대 가입자 통화 이력에서 미상의 기지국 ID를 발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T가 관리하는 기지국이 아닌 미상의 기지국에 피해자가 접속한 이력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 일시적으로 가상 기지국을 세워 개인정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 이용자가 특정 지역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휴대전화가 가상 기지국으로 접속되는 식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액결제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는 조사 및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해킹은 그간 국내에서는 없었던 초유의 방식이다. ‘가입자식별번호(IMSI)-캐처’라고 불리는 해킹 방식으로, 전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작은 장비로 ‘가짜 기지국’을 흉내내 IMSI 정보를 빼낸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가짜 기지국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아 그간 주로 논문에서만 다뤄진 해킹 방식”이라며 “만약 실제 이 방식으로 해커들이 고객 정보를 빼돌렸다면 복제폰을 만들어 소액결제를 시도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해킹 공격이 일부 지역에서 특정 통신사의 고객들에게 국한됐다는 사실도 이런 특수한 해킹 방식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국은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는 이번 피해와 관련해 8일 오후 7시 16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를 신고했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해킹 등 침해사고를 알게 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발생 일시, 원인과 피해 내용 등을 과기정통부 장관이나 KISA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KISA는 KT에 관련 자료 보전을 요구한 뒤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 KT를 방문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9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단장으로 이동통신 및 네트워크 전문가를 포함한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엔 1,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최근까지 주로 새벽 시간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지역의 KT 이용자들로부터 ‘나도 모르게 모바일 상품권 구매 등이 이뤄졌다’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 신고가 74건 접수됐다. 경기남부청은 이 사건을 병합 수사 중이다. 신고된 피해액은 광명경찰서 3800만 원, 금천경찰서 780만 원 등 총 4580만 원이다. 1인당 피해 규모는 수십만 원 수준으로 연령대와 휴대전화 기종, 개통 대리점은 다양했다. 부천 소사경찰서도 같은 유형의 신고 5건(총 411만 원)이 접수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건의 동일성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KT 전산망 해킹 가능성 등을 포함해 정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개인정보 해킹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과기정통부는 아직 조사 중인 만큼 단정을 짓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소액결제 피해 고객에게는 금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사전 조치 등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결제 한도 하향 조정 등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약사로부터 1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9일 삼성바이오는 공시를 통해 미국 소재 제약사와 12억9464만 달러(약 1조8001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올해 1월 유럽 제약사와 체결한 약 2조 원대 계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9년 12월 31일까지이며,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압박으로 대미 수출 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가 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생산 역량이 입증된 곳에서 계약을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4월 5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해 세계 최대 규모인 총 78만4000L의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한 글로벌 의약품 규제 기관에서 받은 380여 건의 제조 승인 이력 역시 차별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는 올해 누적 수주 금액 5조2435억 원을 기록했다. 8개월 만에 전년도 수주 금액인 5조4035억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서 무더기로 소액결제 피해를 본 사건은 해커가 세운 유령 기지국이 활용돼 발생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피해 지역 일대 가입자 통화 이력에서 미상의 기지국 ID를 발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T가 관리하는 기지국이 아닌 미상의 기지국에 피해자가 접속한 이력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 일시적으로 가상 기지국을 세워 개인정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 이용자가 특정 지역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휴대전화가 가상 기지국으로 접속되는 식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액결제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는 조사 및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해킹은 그간 국내에서는 없었던 초유의 방식이다. ‘가입자식별번호(IMSI)-캐처’라고 불리는 해킹 방식으로, 전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작은 장비로 ‘가짜 기지국’을 흉내내 IMSI 정보를 빼낸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가짜 기지국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아 그간 주로 논문에서만 다뤄진 해킹 방식”이라며 “만약 실제 이 방식으로 해커들이 고객 정보를 빼돌렸다면 복제폰을 만들어 소액결제를 시도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해킹 공격이 일부 지역에서 특정 통신사의 고객들에게 국한됐다는 사실도 이런 특수한 해킹 방식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국은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는 이번 피해와 관련해 8일 오후 7시 16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를 신고했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해킹 등 침해사고를 알게 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발생 일시, 원인과 피해 내용 등을 과기정통부 장관이나 KISA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KISA는 KT에 관련 자료 보전을 요구한 뒤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 KT를 방문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9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단장으로 이동통신 및 네트워크 전문가를 포함한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엔 1,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최근까지 주로 새벽 시간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지역의 KT 이용자들로부터 ‘나도 모르게 모바일 상품권 구매 등이 이뤄졌다’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 신고가 74건 접수됐다. 경기남부청은 이 사건을 병합 수사 중이다.신고된 피해액은 광명경찰서 3800만 원, 금천경찰서 780만 원 등 총 4580만 원이다. 1인당 피해 규모는 수십만 원 수준으로 연령대와 휴대전화 기종, 개통 대리점은 다양했다. 부천 소사경찰서도 같은 유형의 신고 5건(총 411만 원)이 접수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건의 동일성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KT 전산망 해킹 가능성 등을 포함해 정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개인정보 해킹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과기정통부는 아직 조사 중인 만큼 단정을 짓긴 어렵다는 입장이다.KT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소액결제 피해 고객에게는 금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사전 조치 등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결제 한도 하향 조정 등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아내를 따라 처음으로 보톡스를 맞아 봤는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습니다. 평소 고민이었던 미간 주름도 옅어져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맞을 의사도 있습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36세 남성 A 씨는 최근 생애 첫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아내가 다니던 피부과에 남성들도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위해 많이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툴리눔 톡신을 맞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A 씨는 “아직 나이도 젊고 피부과가 낯설어 몇 달 고민을 했는데, 최근 살이 빠지며 주름도 짙어지고 관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찾게 됐다”고 했다.● ‘젠더리스’ ‘얼리 케어’ 열풍이 키운 보톡스 시장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툴리눔 톡신을 찾는 고객층이 확대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국소적으로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미국 애브비의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2023년 79억 달러(약 11조 원)였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2034년에는 216억 달러(약 30조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A 씨의 사례처럼 최근 유행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문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고 여러 화장품 브랜드에서 남성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며 미용이나 피부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에 따르면 연간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술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약 12.3%에서 2023년 15%까지 높아졌다. 보툴리눔 톡신을 맞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어린 나이부터 피부와 건강을 관리하는 ‘얼리 케어(early care)’가 유행하면서부터다. 기존에는 40, 50대가 주름을 펴기 위한 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주로 맞았지만 최근에는 20, 30대도 주름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한다. ISAPS가 분석한 보툴리눔 톡신 시술 연령대 비중을 살펴보면 35∼50세가 47.9%로 가장 높고 18∼34세가 24%로 그다음을 이었다. 51∼64세는 23.3%를 차지했다. 유희건 셀팅의원 원장은 “최근 보툴리눔 톡신을 맞으러 오는 환자들의 연령층이 다소 낮아지고 있다”며 “20, 30대에서도 노화가 진행되기 전에 미리 표정 주름을 방지하고자 맞기도 한다”고 했다. ● 즉각 효과·저내성형·장기 지속 등 차별점 모색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커지며 국내외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3사가 이른바 ‘빅3’로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휴온스바이오파마, 파마리서치바이오, 종근당, 한국비엔씨, 종근당바이오, 제테마 등 다양한 기업들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업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인 애브비, 입센, 멀츠를 포함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 휴젤 등도 차별점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는 애브비는 즉각 효과가 나타나는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트레니보트 E’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주사를 맞고 8시간 내 효과가 나타나며 효능 지속 시간은 2, 3주 정도로 짧다. 회사는 효과가 오래 지속됨으로써 나타나는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싫은 고객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애브비는 올해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트레니보트 E에 대한 신약 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멀츠의 경우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저내성형 톡신인 ‘제오민’을 보유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이 ‘내성’인데 이 문제를 최소화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생산할 때 우리 몸에서 ‘남’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단백질(항원)을 잘 정제한 제품이 내성이 적다”며 “정제가 잘 안된 제품을 너무 자주 과용량으로 주입하면 몸에서 이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효과가 듣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장기 지속형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사업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고용량 제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해 6개월간 효과가 장기 지속된다는 것을 확인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전 세계 900만여 명이 앓고 있는 선천적 유전질환인 ‘제1형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평생 당뇨병 치료제를 맞지 않아도 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바이오 기업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를 활용해 인슐린 분비에 문제 없는 ‘췌도 베타세포’를 만들어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했다고 밝혔다. 5세 때 발병해 37년간 제1형 당뇨병을 앓아온 42세의 남성은 해당 베타세포를 이식받아 당뇨병 치료제를 맞지 않고 3개월 이상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했다. 췌도에 있는 베타세포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1형 당뇨병은 면역세포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도 베타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과는 다르게 선천적인 유전 질환으로 주로 20세 미만의 어린 나이에 발병한다. 발병을 하고 나면 제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당뇨병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한다.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아이디어는 췌도 베타세포가 면역세포에 ‘적’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이다. 모든 세포에는 면역세포에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기능이 있다. ‘이름표’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내보여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셈이다. 자가면역 질환은 주로 이 과정에 오류가 생겨 발생한다.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췌도 베타세포에서 해당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 2개를 크리스퍼로 제거하고, ‘나를 공격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CD47) 유전자를 도입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치료법이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은 당뇨병 치료제 및 면역억제제 투여 없이도 정상적인 인슐린 분비가 가능하다. 팀 키퍼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효능을 확인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도 “면역 억제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영광의 수상자들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8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9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해밀학교는 다문화 학생이 사회에 나가 양쪽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굳은살’을 만들어 주기 위한 학교입니다. 오랜 시간 해밀학교를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의미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수 인순이로 널리 알려진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68)은 해밀학교가 인촌상 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학생들에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고 모두 특별한 아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밀학교는 다문화 학생 교육을 위해 2013년 강원 홍천군에 설립된 중학교 학력 인정 다문화 대안학교다. 김 이사장은 과거 라디오 방송을 듣다 다문화 학생의 고교 졸업률이 낮다는 사실을 접하고 학교 설립을 결심했다. 그는 “‘다문화 학생은 사춘기를 보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옆에서 도와주면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고 사춘기를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개교 당시 교사와 학생이 각각 6명씩인 소규모 학교였다. 친환경 농촌 체험관을 빌려 교실로 꾸미고 민가를 임차해 기숙사로 사용했다. 현재는 교사 10명, 학생 55명 규모로 성장했고 별도의 학교 건물과 기숙사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경진 해밀학교 교장은 “설립 초기에는 다문화 학생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잘 몰라 힘들었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다”며 “여러 선생님이 학생 교육에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후원금이 모이며 학교 건물도 짓고 대안학교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밀학교에는 다문화 학생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 학생이 아닌 학생들도 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다.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서 함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국어 성장 과정 데이터화 및 교육과정 반영, 학습자료 다국어 동시 번역 시스템 개발 등의 노력으로 많은 다문화 학생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입학 전 한국어를 전혀 못 했던 학생이 3년간 교육을 받으며 한국어가 상당한 수준으로 늘었고 해밀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고를 거쳐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 교장은 “한국 사회에 적응해 잘 살아가고 있는 해밀학교 졸업생들로부터 ‘해밀학교를 늘 기억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정말 감격스럽다”며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가족 같다”고 말했다.공적2013년 가수 인순이(김인순) 씨가 다문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강원 홍천군에 만든 학교. 교사 10명, 학생 55명으로 운영 중이며, 40여 명의 시간강사가 한국어, 방송 촬영, 코딩, 드론 교육 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이주 배경의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학습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다국어 자동 번역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적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2023년 강원도 최초로 구글 레퍼런스 스쿨에 선정됐다. 해밀학교는 함께 살아갈 다문화 사회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등단 61년 맞은 현대시 산증인… “시는 내게 멈출 수 없는 호흡”언론·문화 신달자 시인“(수상 소식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인촌상을 받는다는 건, 시를 잘 써왔다는 것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아왔다는 의미가 담긴 거니까요. 이 상을 받은 만큼, 남은 인생에서 말 한마디라도 힘을 불러들이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올해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달자 시인(82)은 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나 수상 소식을 들었던 감격적인 심경을 떠올렸다. 1964년 등단한 뒤 지난해 시력(詩歷)으로 환갑을 맞은 시인에게도 인촌상 수상은 너무나 특별한 의미였기 때문이다.그는 평생 시가 곧 삶이었기에 이런 기쁨도 찾아왔다고 믿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시와 만난 뒤 한 번도 이 길을 의심하지 않았다. 신 시인은 “시는 내게 호흡과 같다”며 “숨을 멈추면 죽듯, 시를 쓰지 않으면 나는 없다. 죽을 때 ‘시인 신달자가 갔다’고 불리면 영광”이라고 했다.신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봉헌문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7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의 시는 한국 현대시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수필집 ‘백치 애인’과 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도 각각 70만 부,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작품들을 통해 결혼 직후 투병 중인 가족을 간호하고 세 딸을 키우며 가장 역할을 한 모습이 알려지며 독자들의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든 작품엔 어려운 삶의 풍경을 담아내는 따뜻한 온기가 배어난다.“당장 내일 아침 끼니가 막막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 ‘더 이상 못 해’라는 말을 집어던지고 ‘이 순간을 반드시 글로 쓸 거야’라는 마음 하나로 버텼습니다. 글로 쓰기 위해 돌을 씹어서라도 일어서야 한다는 마음, 그것이 제 생명줄이었죠.”신 시인은 문단 선후배들의 신뢰가 두텁기로 유명하다. 한국시인협회장과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주변을 챙겼다. 그는 “여든이 넘으니 모든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며 “남을 미워할 시간이 없다. 예전엔 가끔 지적도 했지만 이젠 ‘괜찮아, 너 잘하는 것도 있잖아’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그게 나이가 가르쳐주는 너그러움 같아요. 이번 여름 무척 더웠지만 가을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잖아요. 요즘 하늘이 얼마나 예뻐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게 많습니다.”시인은 인촌상 수상 소감을 전하는 순간 역시 ‘축복’이라고 불렀다. “살면서 헛된 시간은 없어요. 지금 이 시간도 얼마나 축복인가요. 내일로 가서 이날이 과거가 되면 또 하나의 재산이 쌓이는 겁니다. 누군가 ‘마지막 순간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전 ‘감사합니다’일 거예요.”공적1964년 여성지 ‘여상’에 시 ‘환상의 방’이 당선됐고,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본격적인 문단 활동에 나섰다. 여성 특유의 심미감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고뇌를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하며 여성성을 바탕으로 시 세계를 확장했다. 결혼 직후 남편과 시어머니가 투병할 때 간호하고, 세 딸의 어머니로 가장 역할을 했다. 어려운 삶의 모습을 따뜻한 온기로 표현하며 공감을 얻었고, 한국의 대표적 여성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같이 얻기 어려운 문학 장르에서 문학성 높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북한 경제 데이터 분석한 석학… “北 제대로 아는게 통일 열쇠”인문·사회 김병연 교수“북한 경제를 전공하면 교수로 자리 잡기 힘들다며 말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며 북한 경제 연구에 매진해 온 모든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63)는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인촌상을 수상하게 돼 놀랍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옛 소련과 동유럽 등 사회주의 경제가 자본주의로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연구하며 세계적 석학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를 통해 북한 경제를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최근에는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에서 통일, 이주민 적응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김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3000명 이상의 탈북자를 조사해 북한 경제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동료 연구자들과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180여 개 중국 기업의 자료도 수집해 북한의 실질 장기경제 성장률 등을 추산했다. 그 결과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이 1960년대 후반부터 북한을 앞서기 시작했음을 밝혀냈다.김 교수는 2017년 북한 경제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집대성한 저서 ‘북한 경제의 실체를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를 통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등 주요국 대북 정책 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이 책으로 2018년 대한민국 학술원상, 서울대 학술연구상도 받았다. 그는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 연구는 ‘학문의 대상’이 아니라 ‘이념의 전쟁터’였다”며 “북한 경제를 객관적으로 실증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북 정책을 펼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 또한 북한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수립된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권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만 말하고, 진보 정권은 ‘평화와 경제협력’만 강조하는데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는 대북 정책을 제대로 펴기 어렵다”며 “‘짬뽕’과 ‘자장면’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실(fact)에 기반해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있는 ‘코스 메뉴식’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가 통일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 경제를 모르면 북한이라는 배가 어디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을 공부하는 경제 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공적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기에 일어나는 경제 변화 등을 연구하는 ‘이행기 경제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 북한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 북한 경제와 국가 간 경제 제도의 비교연구라는 비주류 분야를 소신 있게 연구했다. 비교경제 분야 최고학술지에 8편 등 총 50편에 가까운 논문을 게재했다. 2017년 영문 서적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북한 경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이론적 추론을 넘어선 실증적 연구를 했다.고체-액체 사이 ‘네마틱’ 관측… “꿈의 물질 고온초전도체 연구”과학·기술 김범준 교수“한국에 훌륭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꿈의 물질로 불리는 고온초전도체의 비밀을 밝힐 수 있도록 더욱 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범준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49)는 2일 본보 인터뷰에서 “요즘 한국 과학계의 전반적인 연구 역량이 많이 올라갔다고 느낀다”며 “노벨상 시즌이 곧 돌아오는데 한국인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김 교수 역시 한국 과학계의 경쟁력을 높인 데 크게 일조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23년 ‘제4의 상’이라고 불리는 ‘네마틱 상’(액체와 고체 성질을 동시에 갖는 상)을 관측한 연구는 김 교수의 대표 공적으로, 이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의 세 가지 상으로 존재하지만 스마트폰 액정처럼 고체와 액체 사이의 ‘제4의 상’도 존재한다. 이런 네마틱 상이 양자역학계에도 존재한다는 이론은 있었지만 이를 실제 물질에서 관측하지는 못했다. 김 교수는 네마틱 상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 ‘공명 비탄성 X선 산란 장비(RIXS)’를 개발해, 이리듐 산화물에서 네마틱 상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네마틱 상태의 이리듐 산화물로 ‘꿈의 물질’이라고 불리는 고온초전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고온초전도체는 절대온도 77K(캘빈·영하 196도) 이상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의미한다. 고온초전도체가 개발되면 양자컴퓨터의 개발 가능성도 커진다. 기존 초전도체의 경우 극저온에서만 안정적으로 작동해 복잡한 냉각장치를 갖춰야 하고, 온도가 올라가면 에러율이 높아지는 한계가 있었다. 고온초전도체가 실현되면 이 같은 ‘양자 오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남은 연구 인생을 고온초전도체를 양자컴퓨터에 활용하도록 하는 데 다 쓰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다소 생소한 연구를 한국에서 꽃피우기까지는 많은 역경이 있었다. 물질의 양자 스핀을 관찰할 수 있는 방사광가속기가 포스텍에 있는 포항방사광가속기 하나뿐이었고, 연구비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포스텍에 자리 잡기 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그룹리더로 있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독일은 다 천천히 가는 사회라 사는 데는 불편함이 많지만 기초과학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긴 호흡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한국의 기초과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국민들도 조금은 느긋하게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공적2008년 최고 권위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이리듐 산화물에서의 새로운 부도체 상태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전자 사이의 강한 상호 작용으로 인해 일반적 물리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강상관 물질 중 이리듐 산화물에 대한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세계적 연구 확산을 선도했다. 최근 세계 최초로 스핀 액정 상을 관측해 양자컴퓨팅과 초전도체 등 미래 혁신기술 분야 경쟁력 향상에 기대감을 낳고 있다. 또 비탄성 공명산란 연구 기법을 최초로 도입한 대형 장비를 포항 가속기연구소에 구축했다.제39회 인촌상 심사위원(가나다순)▽교육 △위원장 백순근 서울대 교수·한국교육학회 회장 △위원 이용균 중앙고 교장, 임창빈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 이사장, 장덕호 건국대 교수▽언론·문화 △위원장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위원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이은주 서울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김혜숙 전 이화여대 총장 △위원 김두얼 명지대 교수, 이철승 서강대 교수, 임준철 고려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노정혜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창영 서울대 교수, 심현철 KAIST 교수, 예종철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베를린=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전 세계 900만 여명이 앓고 있는 ‘제1형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평생 당뇨병 치료제를 맞지 않아도 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바이오 기업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를 활용해 인슐린 분비에 문제 없는 ‘췌도 베타세포’를 만들어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했다고 밝혔다. 5살 때 발병해 37년간 제1형 당뇨병을 앓아온 42세의 남성은 해당 베타세포를 이식 받아 당뇨 치료제를 맞지 않고 3개월 이상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했다.췌도에 있는 베타세포는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1형 당뇨병은 면역세포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도 베타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과는 다른 기전으로 발생한다. 발병을 하고 나면 제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당뇨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한다.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아이디어는 췌도 베타세포가 면역세포에게 ‘적’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이다. 모든 세포에는 면역세포에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기능이 있다. ‘이름표’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내보여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셈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주로 이 과정에 오류가 생겨 발생한다.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췌도 베타세포에서 해당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 2개를 크리스퍼로 제거하고, ‘나를 공격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단백질(CD47) 유전자를 도입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치료법이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은 당뇨병 치료제 및 면역억제제 투여 없이도 정상적인 인슐린 분비가 가능하다. 팀 키퍼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효능을 확인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도 “면역 억제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실 확인을 위해 조사에 나섰다. 2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최근 양 통신사의 개인정보 침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지난달 8일 미국 해킹 전문지 ‘프랙’이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비롯됐다. 프랙 보고서는 “KT와 관련된 인증서와 개인 키가 존재한다” “LG유플러스와 관련된 수많은 비밀번호가 해킹됐다. 시큐어키(보안 솔루션 기업)를 해킹한 뒤 (여기서 확보한 ID와 비밀번호로) LG유플러스의 내부 네트워크로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시큐어키는 LG유플러스의 서버 접근 제어 솔루션을 담당하는 협력사다. KT의 경우 인증서 및 개인 키 파일이, LG유플러스에서는 8938대의 서버 정보와 4만2526개의 계정 및 167명의 직원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자체 분석 결과 서버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아직 정밀 포렌식 분석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침해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두 통신사의 자체 분석이 아닌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KT의 경우 서버가 파기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두 통신사 모두 정부 권유에 따라 사실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하며 KT의 서버 파기 문제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KT는 서버 파기와 관련해 정상적인 내부 일정에 따라 파기한 것으로,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과기정통부의 조사 결과는 두 달 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안 업계에서도 일단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보안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협력사에서 계정 정보가 빠져나갔다고 하더라도 통신사 보안 정책상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중, 삼중으로 인증 절차를 마련하거나 외부망 접속을 차단하게끔 보안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면 거의 접속이 불가능하다”며 정식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해킹 여부를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