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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내야 하는 공사대금을 수급사업자에게 대신 내라고 요구하는 등 ‘하도급 갑질’을 한 효성중공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18일 공정위는 효성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2021년 11월과 2022년 2월 하도급업체 A사에 자사가 다른 2개 사업자에게 줘야 하는 공사대금 총 3850만 원을 대신 내라고 구두로 지시했다. A사는 두 업체에 공사대금을 내야 할 법률상, 계약상 의무가 없는데도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이다. 당시 효성중공업은 대납 요구의 배경도 알려주지 않았고, 사후에 대납 대금을 정산해주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효성중공업 측은 “A사가 수행해야 하는 공사를 하지 않아 그 공사 비용을 부담시키고, 초과 지급된 기성금을 반환받는 대신 다른 공사 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것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같은 효성중공업 측의 주장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데다, 대납 요구 자체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효성중공업이 심의일 이전에 A사에 대납 비용과 그 지연 이자를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하지는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를 적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여야가 17일 반도체 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을 논의했지만, ‘주 52시간 예외 조항’ 신설 문제를 두고 충돌하면서 결국 상임위원회 소위 처리가 또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예외 규정 없이 특별법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산업 분야의 파급력을 감안해 예외 규정은 안 된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 관련 토론회에서 주 52시간 예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통과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야 합의가 또다시 무산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산업계에선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은 빠르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한국만 주 52시간제 논란에 발목이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與 “52시간 조항 필수” 野 “쟁점 빼고 처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고 ‘반도체 특별법’을 심사했다. 지난해 11월 21일 반도체 특별법을 처음 심사한 이후 상임위 차원의 두 번째 심사다. 여야는 특별법상 반도체 산업에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할 법적 근거를 만들고,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에 대해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핵심 쟁점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고소득 연구직 주 52시간 예외)을 두고는 여전히 극심하게 대치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3일 반도체 토론회에서 마치 주 52시간 예외로 할 것처럼 했다”며 “그런데 강성 노조가 반발하자 없던 것처럼 해 또다시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반도체 특별법에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부터 먼저 처리하고, 양대 노총 등에서 반대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 예외 문제는 추후 근로기준법 개정 사안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도체법에 예외 조항을 신설할 경우 다른 산업 분야로 요구가 이어지면서 근로기준법상 주 52시간 규정이 유명무실해진다는 것. 민주당 산자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원이 의원은 “52시간 예외 조항은 반도체 특별법 전체 내용상 꼬리에 불과하다”며 “꼬리 때문에 몸통이 흔들리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52시간 예외 조항이 빠진 반도체 특별법’을 반대할 경우 이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이날 소위 단독 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가능한 설득을 통해 합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른바 ‘에너지 3법’으로 꼽히는 전력망 확충법·고준위 방폐장법·해상풍력 특별법은 여야 합의로 이날 소위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들은 정치권 정쟁 속에서 수년째 법안 처리가 지연돼 왔다.● 산업계 “李 우호적 입장 기대했는데…”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는 세액공제를 모두 포함해도 1조2000억 원 수준으로,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산업계는 반도체 분야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이 무산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급 인력의 유연 근무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도 “한국 반도체 산업은 연구원들의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로 환경의 조성이 절실하다”며 “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를 해소해 기술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가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 기대가 컸는데 (입장을 바꿔) 안타깝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 공정률이 55%를 넘어섰다고 17일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는 9조2580억 원을 투입해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시설과 원유를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TC2C 시설, 에틸렌을 원료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2026년 상반기(1∼6월) 준공, 같은 해 하반기(7∼12월)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시설에서 생산한 기초 원료를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다운스트림은 기초 원료를 분해해 폴리에틸렌(PE) 등의 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이를 위해 신규 배관망 등 추가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에쓰오일은 “관련된 업체들과 원료 공급을 위한 장기 협약을 체결 중”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수입하는 주요국 자동차에도 4월 2일경부터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다음 달 12일부터 철강, 알루미늄에 각각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자동차까지 ‘관세 무기화’ 목록에 포함시킬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구매 시 부가가치세(VAT)를 적용하는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마 4월 2일”이라고 답했다. 이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이를 감안할 때 자동차 관세 부과 역시 ‘국가별 차등 관세’ 형식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자동차 관련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큰 국가를 일렬로 세운 후 부가가치세, 각종 규제 등 비(非)관세 장벽을 명분으로 압박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부가가치세 제도를 운용하는 국가들은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세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관세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부가가치세는 자동차 구매 시 소비자가 내는 국세(國稅)인데, 이를 일종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으로 보고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현재 한국은 자동차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3800억 원)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자동차 해외 수출액 중 미국 시장 비중은 49.1%를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21억 달러(약 3조 원)에 그쳤다. 대체재가 드문 한국산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는 대체재가 많아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면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의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현지에서 100만 대 이상을 생산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관세 부과를 피한다는 계획이다.수출 2위 자동차도 관세 빨간불… 현대차, 美 생산 늘려 방어[한국車 겨냥한 트럼프]트럼프 “4월부터 부과”… 업계 긴장 작년에만 미국에 153만대 수출 “美, 수입차에 관세 10% 부과하면 현대차그룹 영업익 4.3조 줄어” 상의 등 민간사절단, 통상외교 나서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조치 발표를 앞두고 한국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간 수출 효자 노릇을 해왔던 자동차가 미국의 관세 조치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단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지만, 각국의 이익과 산업별 이해관계가 얽힌 ‘고차 방정식’을 풀기 위해 정부 간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관세 예고에 빨간불 켜진 ‘K-자동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수입 자동차에 4월 2일 경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미국은 우방국이든 적대국이든 다른 국가들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동맹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도 관세 부과의 예외가 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번 예고는 한국, 일본, 독일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국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자동차 약 153만5616대를 수출했다.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자동차는 4만7190대에 그쳤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16.8%가 한국(8.6%)과 일본(8.2%)에서 생산돼 역대 최대 점유율을 나타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FTA를 체결해 서로 자동차에 관세를 거의 물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철저하게 고려해 관세로 보복 대응하겠단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관세 폭풍을 지나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4월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하면 자동차 산업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은 10.4%로 반도체(20.8%) 다음으로 컸다. 자동차는 철강,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 주는 영향도 크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액 중 절반 가까운 49.1%(347억4400만 달러)가 미국으로 향했다. KB증권은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 10%를 부과하면 현대차그룹 영입이익이 4조3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협상 무대로 떠오른 메타플랜트 준공식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대관 조직을 강화해 온 현대차그룹은 그동안의 대미 투자와 미국 현지 생산량 증가 등을 ‘카드’로 제시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미국에 205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자했으며, 미국에서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준공식에 초청해 협상 무대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운영 중인 앨라배마 공장(36만 대), 조지아 공장(34만 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50만 대)의 생산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연간 약 120만 대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계인 한국GM은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해 자동차 47만4700여 대를 생산해 88.2%(41만8800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포함된 민간 경제사절단이 대미 통상외교에 나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성 김 현대차 사장 등 사절단을 구성해 미국 정재계 인사와 접촉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인텔의 미국 내 공장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브로드컴 또한 인텔의 반도체 설계 및 마케팅 부문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반도체의 상징인 인텔이 쪼개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 측에 인텔과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고 TSMC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직 협의가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협력 구조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TSMC가 미국 내 인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TSMC가 미국의 주요 반도체 설계 업체와 함께 인텔 공장의 지분 투자를 하고 미국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미 행정부가 TSMC에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미국 정부 및 기업과 인텔 파운드리에 출자 △인텔의 TSMC 미국 고객사 관련 패키징 주문 직접 인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TSMC에 인텔과의 협업을 제안했지만 TSMC가 거절했다고 한다. 이미 엔비디아와 애플 등 빅테크 고객사를 유치하고 있는 TSMC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감수하고 인텔과 협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해당 거래를 적극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TSMC가 인텔의 반도체 생산 부문을 인수한 뒤 남는 반도체 설계 부문은 브로드컴이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간) 브로드컴이 인텔의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분 인수를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인텔의 반도체 제조 부문을 인수할 파트너를 찾을 경우에만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WSJ는 브로드컴과 TSMC가 협력해 인텔 사업부 인수를 논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GS칼텍스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인공지능(AI) 자율제조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인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8년까지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정유·석유화학 공정을 분석하고 원재료 투입량과 제품 수율,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에 따라 최적의 설비 운용을 결정하는 AI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개발된 AI는 GS칼텍스 여수공장에 적용되며 개선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산업부는 AI 기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지난해 ‘AI 자율제조 전략 1.0’을 발표하고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를 출범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해당 얼라이언스의 12개 주력 산업 가운데 석유화학 분야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AI 플랫폼 구축을 위해 산업부에서 국비 약 80억 원을 지원받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 인공지능(AI)연구원은 10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 참여했다고 12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세계 100여 개국 정상과 기업, 학계 인사들이 모여 공공 이익을 위한 AI, AI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LG AI연구원은 LG의 AI 윤리 원칙 이행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AI 개발을 위한 기업의 역할과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AI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모든 연구 과제를 대상으로 AI 윤리 영향 평가를 의무화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역대 정부의 경제 사령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 간담회를 열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마련한 이날 자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최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무역전쟁과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합치면 최근 우리 경제에 ‘네 개의 폭풍’이 몰려온다”며 “(경제)원로들의 경험과 식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경제원로들은 한국 경제가 현재 ‘위기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정 전 총리는 “트럼프 2기 보호무역 체제에서 대한민국이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AI 산업 생태계가 잘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R&D, 투자,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산업 경쟁이 단순히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항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정 전 총리의 진단이다. 이 전 부총리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의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선 기업이 주도하는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며 “(미국과) 파트너십이나 합작 등의 방안을 모색할 때가 왔다”고 조언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전자 등의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전대미문의 외우내환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수 활성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을 위해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특히 국회가 산업 개발을 위한 기본법을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부총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행정부의 소통 부재를 언급하며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면 민간이라도 나서서 (소통을) 해야 한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모든 자원을 가용해야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과거 진보·보수 정권에서 경제 위기 극복과 성장을 책임졌던 사령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마련한 이날 자리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1%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원로분들의 경험과 식견을 통해 우리 경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최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세 개의 폭풍’이 몰려온다고 말씀드렸다”며 무역전쟁과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러면서 “여기에 또 하나의 폭풍인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합치면 네 개의 폭풍”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경제)원로분들의 경험과 식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며 참석한 원로들에게 발언을 넘겼다. 경제 원로들은 한국 경제가 현재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 공감했다. 정 전 총리는 “트럼프 2기 보호무역 체제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며 “우리 대한민국이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AI 산업 생태계가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R&D, 투자,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산업 경쟁이 이제는 국가 대항전이 되고 있다는 게 정 전 총리의 진단이다.이 전 부총리는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선 기업이 주도하는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며 “(미국과)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파트너십 또는 합작 등의 방안을 모색할 때가 왔다”고 조언했다. 이 기회에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윤 전 장관은 “전대미문의 외우내환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정국 안정 최우선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내수활성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 등을 위해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특히 국회가 산업 개발을 위한 기본법을 서둘러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유 전 부총리는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을 면밀히 살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행정부의 소통 부재를 언급하며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면 민간이라도 나서서 (소통을) 해줘야 한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모두 가용해야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S일렉트릭은 12∼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스마트 전력·에너지 전시회 ‘일렉스 코리아 2025’와 ‘코리아 스마트 그리드 엑스포 2025’에 동시 참가한다고 11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전시회 참가 기업 중 최대 규모인 450m²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서 초전도 전류제한기와 스마트 배전반, 반도체 변압기, 반도체 차단기, 공조시스템 등 차세대 데이터센터 맞춤형 패키지를 선보인다. 하이퍼스케일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하이퍼그리드NX’도 소개할 계획이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에 AI 및 디지털 기술을 더해 세계적인 전력 슈퍼 사이클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세계 D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업계가 중국 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10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컨설팅 업체 첸잔을 인용해 연간 900억 달러(약 130조7600억 원) 규모인 D램 시장에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점유율이 5%로 늘어났다”며 “CXMT의 성장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CXMT는 중국 D램 1위 업체다.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 2위로 전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까지 합세하면 세 업체의 점유율이 96%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CXMT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저가에 범용 D램을 공급하며 기존 3강 체계를 흔들고 있다.CXMT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만 해도 0%에 가까웠다. 그러나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과 정부 투자에 힘입어 구형 메모리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CXMT는 지난해 최신 제품인 DDR5 생산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CXMT의 DDR5 성능은 아직 국내 제품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업계는 기술 발전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의 재생에너지 입찰 서비스 운영사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선은 한림해상풍력단지 운영사로 앞으로 발전량을 예측하고 한국전력거래소 입찰 하루 전 또는 실시간으로 잉여 발전량을 입찰한다. 이후 전력 거래가 이뤄지면 단지에서 만들어진 전력이 한국전력으로 송전돼 전국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형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과잉 생산된 전력을 비축한다. 이후 전력이 필요할 때 이를 다시 보낼 수 있어 발전량 예측 오차를 낮출 수 있다. 이는 해상풍력 발전에서 꼭 필요한 조건이다. 해상풍력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다의 영향을 받아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예측과 관리가 어려운 에너지로 꼽힌다. 정부는 해상풍력발전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제주도에 한해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우선 구매해 주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이 입찰에 참여해 발전량 예측치와 가격을 제출하고, 낙찰되면 예측치만큼만 전기를 공급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 참여자들은 정확한 발전량 예측 능력을 갖추는 게 필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 인공지능(AI)연구원이 서울대 연구팀과 협업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LG그룹 차원에서는 그동안 구광모 ㈜LG 대표(사진)가 강조해 왔던 ‘미래 먹거리’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실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LG AI연구원은 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LG AI연구원은 백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AI를 활용한 체내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자다.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연구로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함께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개발한 바 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은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LG AI연구원은 백 교수팀과 함께 단백질의 다중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AI를 올해 안에 개발할 방침이다. 만약 공동 연구가 성공한다면 LG가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잭슨랩(JAX)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 및 신약 개발 역시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은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아직 성숙된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단일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신약을 설계하는 단계일 뿐, 주변과 계속 상호작용하며 상태가 변화하는 단백질의 ‘다중 상태’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이 난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백질의 다중 상태 구조를 예측하는 AI 개발에 성공하면 전임상 이전에 수년이 걸리는 신약 설계 단계가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AI가 중요한 도구지만 그동안 그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LG AI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검증과 실험으로 이어지는 단백질 구조 예측의 새로운 단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백 교수팀과의 연구 계약 체결이 구 대표가 구상해 왔던 LG그룹 미래 바이오 비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구성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할 것”이라는 신약 개발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23년 LG화학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기업 아메오 파마슈티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바이오 사업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그동안 바이오 사업 투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제 말보로는 박물관으로 보내겠습니다.”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필립모리스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윤희경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자사 대표 담배 브랜드 ‘말보로’의 궁극적인 은퇴를 암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중심으로 사업 전환 의지를 밝혔다. 윤 대표는 “2023년 말 기준으로 봤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연간 순 매출이 이미 말보로의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이날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신제품 ‘일루마 i 프라임’과 ‘일루마 i’를 공개했다. 기존 제품에 없던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기기의 예열 상태, 잔여 사용 시간과 사용 횟수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최대 8분 동안 기기의 사용일 일시 정지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연속 사용도 1회 늘려 3회까지 가능하고 사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최대 4회까지도 연속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7일부터 사전구매가 시작되며 13일부터 공식 판매가 시작된다. 신제품을 소개한 바실리스 가젤리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동아시아, 호주 및 글로벌 면세사업부 총괄 사장은 “필립모리스는 2030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것”이라며 “전체 제품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비연소 제품에서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과거를 뛰어넘어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필립모리스는 2019년경부터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피우고 있다면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렇지 못한 흡연자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 등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자사 공장 내부 흡연실을 모두 없애고 ‘베이핑 룸(전자담배 흡연실)’으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 일반 담배 흡연실과 구분된 베이핑 룸을 설치하는 등 흡연 문화를 바꾸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일반 담배 흡연자는 조금씩 줄어드는 반면, 액상형, 궐련형을 모두 포함한 전자담배 흡연자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 담배 흡연자는 18.9%로 전년 대비 1.4% 포인트 감소했다. 9년 전인 2015년(22.3%)에 비해 3.4% 포인트 줄었고, 전자담배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9년 대비해서는 1.4% 감소했다. 반면 전자담배 흡연자는 지난해 8.7%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고, 2019년(5.1%)에 비해 3.6%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730조 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했다. 스타게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 발표한 초대형 인공지능(AI) 투자 프로젝트다. 중국발 ‘딥시크 쇼크’가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들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45분경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VIP 접객실 코퍼레이트 클럽에서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전날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스타게이트 협력과 관련된 이날 한미일 3자 회동이 이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선 첫 공식 행보였다.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스타게이트를 비롯해 글로벌 AI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2029년까지 미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잠재적 투자자인 동시에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손 회장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좋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게이트와 관련된) 업데이트와 모바일, AI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무죄선고’ 이재용 첫 행보는 AI… 스타게이트 협력-AI동맹 논의[한미일 AI 동맹]올트먼-손정의와 3자 회동美 AI기술-日 자금에 韓 HBM 더해… “한미일 AI동맹 주요축 완성” 평가손정의 3자 회동뒤 “좋은 논의”… 최태원도 올트먼과 회동 “AI 협력”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 거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한미일 AI 동맹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계가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최근 이어진 불확실성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죄 선고’ 이재용 회장, 첫 행보로 AI 회동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 회장과 올트먼 CEO, 손 회장 등 3자 회동은 오후 2시 45분경부터 오후 4시 30분경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손 회장과 동행한 르네 하스 ARM 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경영진이 배석했다.이날 회동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비롯해 3개 기업 간의 AI 협력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통해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이상을 미국 전역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특히 최근 중국이 딥시크로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들자 손 회장 등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측이 ‘중국 굴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스타게이트 합류를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손 회장은 3자 회동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와 스타게이트 업데이트 및 협력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끝났을 때는 “좋은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업계에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도의 생성형 AI와 AI 반도체, 일본 소프트뱅크·ARM의 자금 조달과 칩 설계 기술에 한국 기업이 갖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더해지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주요 축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올트먼 CEO는 3자 회동에 앞서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며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들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내 재계 3, 4세들과 오찬 회동하며 스타게이트 청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조현상 HS효성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투자 합류에 촉각… 최태원도 올트먼 만나손 회장이 이번 방한에서 삼성 측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투자 요청을 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대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스타게이트와 오픈AI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스타게이트의 자금 확보 가능성에 회의를 제기하기도 했다.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트먼 CEO와 개별 회동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이 자리에 동석했다.최 회장은 오픈AI가 추진하는 자체 AI 칩 개발에 꼭 필요한 HBM 탑재와 함께 SK텔레콤의 AI 비서, 데이터센터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 1위 기업으로, 엔비디아 등에 5세대 HBM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방한한 올트먼 CEO와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에서 올트먼 CEO와 회동한 바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정치 상황과 대내외 경제 리스크가 중첩되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4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의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되면 환율이 향후 1500원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SGI는 올해 중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5.7%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러한 예상이 현실화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기관의 예측치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SGI는 한국 경제가 국내 정치 상황과 분리될 경우 환율이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GI는 “미국의 수입품 관세 부과는 자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 요인이 된다”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이 확대돼 원-달러 환율은 4% 이상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GI는 환율 급등의 대응 방안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와 반도체특별법 및 전력망특별법의 신속 처리를 제시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 이후 1400원대 중후반을 오가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과 국내외 경제적 리스크가 중첩돼 복합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4일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향후 1500원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올해 안에 해소되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이 5.7%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SGI 보고서는 과거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국내 경제 여건이 양호해 환율이 안정적이었던 반면,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 부진과 주력 사업 경쟁력 약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대내외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GI는 “정치적 갈등 장기화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기관 예측치(한은 1.6~1.7%, KDI 2%)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현 국내 정치 상황과 경제가 분리돼 정책적 대응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GI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국의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폭이 더욱 확대돼 원-달러 환율은 4% 이상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SGI는 환율 급등의 대응책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정책 패키지 시행과 반도체특별법·전력망특별법 신속 처리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미스와프 재개와 해외 기업활동을 통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산업계 숙원인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해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박양수 SGI 원장은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한 대응책들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1기 행정부에 이어 2기 행정부에서도 되풀이되며 결국 피해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관세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의 부담을 미국 소비자가 지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 부과한 한국 세탁기 관세가 대표적인 소비자 피해 사례라고 2일(현지 시간)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20%의 관세를 부과했고, 수입 물량이 120만 대를 넘어서자 관세를 50%로 올렸다.이로부터 1년 후 시카고대와 연방준비제도(Fed) 연구팀은 이러한 세탁기 관세 조치로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이 대당 평균 12%, 금액으로는 86달러(약 12만6000원) 올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관세가 부과된 이후 1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세탁기 구매에 추가로 부담한 금액을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추정했다. 관세로 인해 제조업체의 생산·유통 비용이 증가했고 그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세탁기 관세 조치는 미국 기업 월풀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파괴하고 일자리를 없앤다”며 세이프가드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발효 이후에도 월풀의 시장 점유율은 오르지 않았고, 오히려 관세를 피해 미국 내 생산기지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지위가 공고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전면 부과하는 것도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70%를 차지한 상위 6개 자동차 제조업체 등이 멕시코에 최소한 한 곳 이상의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는 2만5000달러(약 3664만 원)짜리 차량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6250달러(약 917만 원)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이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가 천장 단 내림 공사를 하지 않아도 시스템에어컨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삼성 인테리어핏 키트’(사진)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내벽과 외벽 사이가 좁은 구축 아파트나 주택에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천장의 단을 내리는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천장 단 내림 공사는 천장 내벽을 절단하고 목공과 도배 등의 작업이 필요해 통상 2, 3일의 시간이 걸린다. 공사 후 층고가 낮아지거나 공사 부위가 돌출되는 단점도 있다. 삼성 인테리어핏 키트를 활용하면 단 내림 공사를 패널 설치로 대체할 수 있다. 하루 만에 설치할 수 있고 천장과 시스템에어컨의 단 차이를 들뜸 없이 연결해 미관도 해치지 않는다. 인테리어핏 키트는 삼성전자 가정용 무풍 시스템에어컨 전 모델에 적용할 수 있으며 설치 비용은 패널 크기에 따라 18만∼19만 원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휘발유와 경유 물량이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가 수출한 휘발유는 1억1189만 배럴, 경유는 2억166만 배럴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이 같은 실적은 석유 수출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최대치”라며 “지난해 글로벌 정제마진의 약세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국내 정유사가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석유 제품 수출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휘발유와 경유 수출에 힘입어 전체 석유제품 수출도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석유제품 수출은 4억9045만 배럴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 가운데 52.5%를 정제해 수출한 셈으로 수출 비중 또한 역대 최고치다. 다만 수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451억7000만 달러(약 61조6000억 원)로 집계됐다. 제품별 수출량 비중으로는 경유가 41.1%로 가장 높았고 휘발유(22.8%), 항공유(18.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휘발유 수출이 전년 대비 12.1%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대일본 수출량이 33%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은 10년 전 정유공장을 통폐합해 연료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해 해외 관광객이 급증해 휘발유와 항공유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 또한 일본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정제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에 주력해 석유제품 수출의 질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